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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선을 초래할 수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맹자는 인간의 선한 행동을 마음이라는 내재적 기준이 아닌 마음 밖의 외부의 기준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들을 공격한다.53) 맹자의 이러한 비 판은 인간 본성의 無善無惡을 주장한 告子와 위아주의를 내세우는 楊朱 학 파뿐만 아니라 兼相愛를 주장하는 墨子54) 학파에게도 적용된다.55)

중국 철학에서는 인간을 天地와 같은 반열에 놓을 뿐 아니라 천지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두기도 한다. 이는 중국의 인간 중심주의의 사유 형태를 보여주는데, 인간이 하늘과 땅의 공능에 참여하고 돕는 존재로 드러나는 것 또한 인간의 권능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우주는 자연의 영역만이 아 닌 天과 地와 人이 함께 창생해 나가는 세계이다. 즉 우주는 天地人의 三 參로 이루어진 인문 영역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 세계에 지배받는 피동 적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고 공능적인 존재이다.56)

맹자 역시 이러한 인간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자신의 인간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맹자는 다른 종과는 다른 인류만의 共通性을 근거 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간의 도덕적 잠재 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다음 구절들에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도덕성의 보편적 속성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드러낸다.

“堯舜도 보통 사람과 같다”57)

조교가 물었다. “사람은 다 堯舜이 될 수 있다 하니, 그러한 것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길 “그러하다”58) 聖人도 나와 똑같은 부류이다.59)

안연이 말하기를 “舜임금은 어떤 분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룸이 있는 자 는 또한 舜 임금과 같다.”60)

유가 사상에서 堯舜은 윤리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를 대표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요와 순은 유가에서 인간을 교화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표상으로

56) 김충열, 『중국철학사』,(서울 : 예문서원, 2006), pp.68-70 57)『孟子』, 「離婁 下 32」 “堯舜與人同耳.”

58)『孟子』, 「告子 下 2」 “曺交問 曰人皆可以爲堯舜 有諸. 孟子曰然.”

59)『孟子』, 「告子 上 7」 “聖人與我同類者.”

60)『孟子』, 「滕文 上 1」 “顔淵曰 舜何人也 予何人也. 有爲者 亦若是.”

내세우는 인물이다. 『尙書』의 「堯典」에서 堯의 인격은 다음과 같이 묘 사된다.61)

堯는 경건하고 영민하고 문아하고 사려적이며 온화할 뿐 아니라 대인 관계에 서도 지극히 공순하고 예양을 갖추어, 그 인품의 고명함이 사방에 미치고 그의 정성은 천지를 감동시켰다. 또 그의 공덕은 자신의 원숙하고 고상한 인격을 다 른 사람에게 미치게 하여 먼저 9족을 감화시키고, 그 9족을 통해서 온 나라 백 성들을 교화했으며, 나아가 온 천하를 평화롭게 하였다.62)

堯는 현실 세계 속에서 인간의 덕성을 가꾸고 키워서 현실을 승화시키고 미화하는 인물이다. 이처럼 요는 지덕을 갖춘 인격과 부드러운 인간 관계, 자기의 아름다운 품덕을 남에게 미치게 하는 감화력을 갖춘 인간상을 대표 한다. 또한 은 평민의 지위에서 출발하여 제위에까지 놀라 聖人의 경지 로 끝맺음을 한 인물이다. 그는 불우한 환경에서 孝로써 이름을 알렸고, 그 로 말미암아 堯에게 발탁된 인물이다. 그는 제왕의 후보에 있을 때 五倫을 제정63)하였고, 인품을 바탕으로 법전을 만들고 상벌을 행하였다. 또한 인격을 갖춘 인물로서 공자는 을 “은 지혜로운 분이셨다. 은 사람들 의 일을 묻고 살펴서 여론에 귀를 기울였으며, 선을 부양하고 악을 억제하 였다. 양 극단을 들어서 그 중을 가지고 백성을 다스리셨으니, 이것이 의 위대한 면이다”64)라고 평가했다.

맹자는 모든 인간이 요순으로 대표되는 聖人65)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 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신뢰와 긍정을 드러낸다. 맹

61) 김충열, 위의 책. pp.115-123

62)『尚書』,「虞書·堯典」“帝堯欽明文思安安 允恭克讓 光被四表 格于上下. 克明俊德 以親九族. 九族既睦 平章百姓. 百姓昭明 協和萬邦. 黎民於變時雍.”

63) 맹자는 舜의 사적을 서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孟子』, 「滕文 上 4」 “使 契爲司徒 敎以人倫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64)『中庸』“子曰 舜其大知也與 舜好問而好察邇言 隱惡而揚善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其 斯以 爲舜乎.”

65) 주지하듯 유가에서 기대하는 인간상은 현세 속의 ‘聖人’일 뿐, 출세간적인 신격적 존재가 아니다.

자는 모든 인간의 존재 가치 측면에서의 평등성을 인정함으로써 유가적 이 상사회의 실현을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 사상 이 보편적 가치로 대두되는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맹자의 이러한 주장은 당연한 소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맹자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에서 이 러한 주장은 상당히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것이었다.

맹자가 생존(B.C. 372〜289)했던 전국 시대는 衰亂의 시기로 도덕 가치 는 소멸되었고, 문화적 이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쟁이 일상다반사였으 며, 흉년과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굶어 죽어서 그 시체 가 도랑과 골짜기에 뒹굴었다.66) 또한 『史記』「孟子荀卿列傳」에 의하면 맹자가 살던 시대는 천하가 온통 合從과 連衡에 힘쓰고, 공격과 정벌을 현 명한 것으로 여겼다.67)

도덕과 윤리가 타락한 이 시기에 맹자는 시대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인간 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인간의 본래적 도덕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누 구나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창한다. 이는 인간이 우주의 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우주적 존재로서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 다는 유가적 믿음68)이 반영된 것이다. 맹자는 인간의 도덕적 지위를 긍정 함으로써 만인에 대한 불신과 폭력이 난무한 혼란의 사회를 상호 신뢰에 기초한 도덕질서가 구현되는 사회로 변화시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사회의 변동 가능성으로서 인간의 도덕심을 제시한 것이다.

66)『孟子』, 「公孫 下 4」 “凶年饑歲 子之民 老羸轉於溝壑 壯者散而之四方者 幾千人 矣.”, 「梁惠 下12」 “凶年饑歲 君之民 老弱轉乎溝壑 壯者散而之四方者 幾千人矣.”

67)『史記』,「孟子荀卿列傳」“當是之時 秦用商君 富國彊兵. 楚 魏用吳起 戰勝弱敵 齊 威王 宣王用孫子 田忌之徒 而諸侯東面朝齊. 天下方務於合從連衡 以攻伐為賢.”

68) 유가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의 중요한 위치를 인정하였다. 『易傳』에서는 天 과 地와 人을 三才로 삼았다. 『孝經』「聖治」편에서는 공자의 말을 기술하여,

“천지 사이의 존재 중에 사람만이 최고로 존귀하다[天地之性人爲貴]”고 말한다.

『禮記』「禮運」편에서는 “사람은 천지의 중심이고, 오행의 발단이며, 음식을 먹 고, 소리를 분별하고, 옷을 입고 사는 것이다[人者天地之心也 五行之端也 食味別 聲被色而生者也]” 이는 모두 우주에서의 사람의 중요한 의의를 강조한 것으로, 張 岱年은 이를 人類中心論이라고 칭한다. (張岱年, 박영진 역, 『중국윤리사상연 구』, (서울 : 소명출판, 2012) pp. 20-21

모든 사람이 聖人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은 북송시기를 거쳐 본격적으로 체계화되어 유학 내부에서 견고한 사상으로 자리잡았다. 유학에서는 배움 [學]을 통해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聖人에 도 달할 수 있는 배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69) 이 문제에 관련해 서는 다음 장에서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