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학회지: 제 77 권 부록 4 호 2009 □
특별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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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사례를 통해서 본 조직의 성장과 발전과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안 철 수
직접 경험했던 안연구소의 창업, 성장, 위기 극복 과정을 들려드림으로써, 하나의 조직이 탄생하고 변화하고 성장하 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시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의대 박사과정 당시인 1988년에 우연히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컴퓨터 바이러스인 브레인 바이러스를 접하고, V3의 시초인 백신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됩니다. 그 이후 7년간을 새벽에는 백신 연구를 하고, 낮에는 의학 연구를 병행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더 이상은 두 가지 일을 모두 잘할 수 없다는 생각 에, 1995년 의대 교수를 포기하고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했습 니다. 처음에는 한글과컴퓨터 사가 독점 판권을 가지면서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고, 안철수연구소는 연구개발(R&D) 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하였습니다. 초창기에 부딪혔던 문제는 첫째 대기업 선호의식의 팽배로 유능한 인재 영입이 어려웠고, 둘째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셋째 제가 의사로서의 경험만 가지고 있다보니 경영과 조직에 대한 경 험이 전무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제게 남겨진 유일한 해결책은, 최단기간동안 간접경험을 많이 함으로써 시행착 오를 줄이기 위해서 미국에 가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것이었 습니다.
1997년에는 IMF 환란으로 인하여 국내 기업들이 힘들어 지고, 외국기업들도 지사를 철수하는 상황이 전개되었습니 다. 그러나 경영학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한 보수적인 경영으로 차입금을 최소화했기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고, R&D에 집중하는 동시에 조직과 채널을 정비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준비의 시기로 삼았습니다. 1999년 CIH 바이러스 사 태로 인하여 백신시장이 급성장했고, 준비된 역량이 빛을 발하며 도약의 시기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에는 안주하려는 조직을 다시 추스르고 4대 변화 를 주창하게 되었습니다. 백신회사에서 통합보안기업으로, 국내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작은 조직에서 큰 조직으로, 비상장 기업에서 상장기업으로의 변화가 그것입니다.
2002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성장 정체에 빠졌는데, 이 시기를 경험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어려울 때 해야 할 3가지 일로서 첫째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둘 째 문제점을 고쳐야 하며, 셋째 미래에 대한 믿음과 서로간 의 사기진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회사 설립 만 10년이 되는 2005년에 건전한 지배구조를 정착하고, 바람직한 창업자의 선순환 모델을 만들고, 중소 벤처업계 전반에 공헌을 하고자, 스스로 CEO 직에서 물러 나서 미국 와튼스쿨의 MBA 학생으로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2008년 5월 귀국하여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영년직교 수이자 석좌교수로서 이공계 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기업 가정신을 불어넣고 중소벤처기업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 중에 항상 염두에 두었던 생각은, 기업이란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이 모여 함 께 이루어가는 것”이며, “이윤창출은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이 생각 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