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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는 인간-뇌교육적 인간학을 위한 시론(試論)-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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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교육적 인간학을 위한 시론(試論)

이승호**

Ⅰ. 서론

Ⅱ. 용서와 건강

Ⅲ. 타고난 기능, 용서

Ⅳ. 인간 뇌와 용서

Ⅴ. 자기용서와 정화, 그리고 휴먼 테크놀로지

Ⅵ. 결론

* 이 논문은 국학연구원 37회 학술대회(2018. 5. 21)에서 발표한 글을 수정한 글이다.

**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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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요약】

용서는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이나 단체에 대한 분노나 복수, 원한 등 의 감정을 풀어내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결정이다. 용서는 육체적·심리 적 건강에 이득을 주며, 부부생활과 직장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서를 하게 되면 집단 구성원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 어 생존에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 본성으로 볼 수 있으며 뇌가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기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선천적이고 본능적인 용서 능력을 활용하는 기술을 뇌교 육에서는 휴먼 테크놀로지라고 부른다. 진화생물학적으로 용서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갖고 있는 고유한 능력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을 대상화 하는 자의식을 바탕으로 자기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인관계 용서와 자 기용서가 가능하다. 신경생물학적의 관점에서, 용서에 대한 인간의 고유 한 능력은 전전두엽의 발달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전두엽을 포함 한 피질과 변연계와 뇌간을 포함하고 있는 피질하부 간의 신경 연결이 원 활할 때 제대로 된 용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용서를 통해 인간 만이 갖고 있는 뇌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다. 용서는 단순히 암묵적이고 본능적인 것을 넘어서 있다. 용서하기 위해서 분노, 복수, 원한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 평화, 용기, 당당함 등과 같은 용서와 관련된 긍정적 감정은 분노, 두려움, 미움, 피해의식 등 과 같은 복수하게끔 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줄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며, 부 정적 감정을 줄이고 조절하여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하고 행동으로 발현될 때 부정적인 감정은 정화되고, 인간은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의식과 새로운 삶 을 만들어가겠다는 변화의 주체자임을 인식하게 된다.

주제어 : 용서, 뇌교육, 인간학, 뇌, 휴먼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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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가 ‘진정 한 용서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으로, 용서할 수 있는 것만을 용서하는 것이라면 용서라는 개념 자체는 사라진다.’라고 말했듯이(2001, pp.32-33), 그 만큼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나 세상을 용서한다는 것 은 어려운 일이다. 소년이 쏜 총에 의해 전신마비가 되었지만 이듬해 범 인을 용서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평생을 희망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하 며 살다 고인이 된, 전 뉴욕시 경찰 스티븐 맥도널드(Steven McDonald, 1957~2017)가 뉴욕시경의 영웅이 된 것은, 용서하기 어려운 일에 기꺼 이 용서하고 평생 동안 희망과 용서를 실천했기 때문이다(Goldstein, 2017). 그는 ‘왜 용서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등에 박힌 총알보다 가 슴속에서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하니까요.’라고 대답을 했다(Arnold, 2010). 어찌 보면 용서는 자신의 관대함이나 자비심을 자랑하기 위해서 라기보다, 타인 혹은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에 의해 생긴 내면의 원망 과 증오, 복수심과 분노로부터 자신이 자유로워지는데 있다. 이러한 의미 에서 용서는 ‘자기치유(self-healing)’이며 궁극적으로 ‘자기사랑(self- loving)’이다(Lee, 2016, p.188).

인간이란 누구나 용서받고 용서하는 것에 대하여 씨름하며 살아가는 존 재이다. 이처럼 용서가 인간 삶의 모든 영역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음에 도 불구하고, 용서는 1980년대까지 주로 종교적 차원의 문제로 다루어졌 다(강남순, 2017, pp.18-19).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용서에 대한 담론 은 종교를 넘어 철학, 예술, 정치, 경제, 과학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 었다(Pettigrove, 2012).

용서를 정의할 때 흔히 ‘분노’와 ‘용서’를 어떤 관계로 보는가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정의된다(강남순, pp.59-66). ‘용서하다’의 영어는 ‘forg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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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포기하다(give up)’의 ‘give’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이렇듯 분노나 복수심, 또는 보상받으려는 감정을 포기해야 한다는 분노의 단념으로서 용서를 정의하는 ‘단념 모델’이 있다. 또 다른 모델은 분노의 감정을 포기 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는 인간의 도덕적 의무이자 윤리적 반응으로, 가 해자에 대한 연민의 감정으로 용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덕목 모델’이 있다. 대상에 따라서 용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 될 수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타인을 용서하는 ‘대인관계 용서 (interpersonal forgiveness)’이고, 다른 하나는 가해자인 자신을 용서하 는 ‘자기용서(self-forgiveness)’이다(Hall & Fincham, 2005).

이러한 용서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다.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이나 세상을 용서하기 어려운 것은 용서 개념을 이해 못해서가 아니 라 자신의 내부에 생겨난 분노와 복수심을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한 타인에게 상처를 준 후 혹은 타인으로부터 상처받은 후에 생긴 수치심 이나 죄책감에 의한 자기비난과 자기혐오 때문에 우리는 쉽게 자기용서 를 할 수 없게 된다. 자신 안의 분노나 복수심, 자기비난과 자기혐오가 일 정부분 해결이 된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용서를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용서를 단념과 덕목이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 개념에서만 구할 것이 아니라, 상처를 받고 준 것에 따른 내적인 부정적 감정을 어떻 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용서를 구현함에 있어 더 효과적 일 수 있다.

감정은 인간의 실존과 관련된 문제이다. 최근 정서과학(affective science)에서는 ‘인간의 감정이야말로 의미 있는 삶의 근원’이라고 주장하 면서, 감정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표시이며, 우리 신체와 뇌 속 에 부호화되어 저장되어 있으며, 도덕적 직감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특 히 감정은 도덕적 직감이며, 이 직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도덕성의 근원 을 이룬다고 한다(Keltner, 2011, p.23). 이러한 관점에서 용서가 도덕적 의무가 되기 위해서는 관념적인 윤리교육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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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가능하며, 용서하는 인간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뇌 영역이 망가 지고 이성의 뇌 영역만 발달한 사람은 사이코패스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Baron-Cohen, 2013). 사이코패스 경향의 사람들은 자신 안에 용서할 수 없는 응어리진 감정을 갖고 있고, 무의식적으로 이를 타인과 세상에 투사한다. 바꾸어 말해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타인과 세상을 용 서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용서에 관한 담론은 개념적이 고 형식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용서의 필요조건인 자기치유에 관한 문제 로 나아가야 한다.

이 글에서는 먼저 용서가 건강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살펴 볼 것이다. 이어서 용서를 적응적이고 본능적인 것으로, 타고난 것이라 고 주장하는 진화론과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살펴볼 것이다. 인간의 고 유한 능력이며 기능인 자기용서와 방법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 본 후, 뇌교육(Brain Education)01)에서 주장하는 휴먼 테크놀로지(Human Technology)02)의 관점에서 용서가 갖는 의미와 왜 인간이 용서하는 존재 인지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01) 뇌교육(Brain Education)은 대한민국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을 기 반으로, 뇌과학, 생리학, 심리학, 교육학 등 인간의 육체와 정신 작용을 탐구하는 제반 학문을 융합하여 인간의 건강, 행복, 평화를 실현하는 학문이다(이승호, 2017).

02) 휴먼 테크놀로지(Human Technology)는 인간 삶의 핵심 이슈들을 스스로 관리하기 위한 일종의 툴킷(toolkit)으로, 삶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간단한 기술이며, 어떤 기계 나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Lee, 2005,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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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용서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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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서가 의미하는 것 을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용서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연구 자들 간의 견해는 서로 다르다. 심리학자들은 용서를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이나 단체에 대한 분노나 복수, 원한 등의 감정을 풀어내는 의식적이 고 의도적 결정이라고 개괄적인 정의를 한다. 용서에 대한 정의는 대체로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지속적인 관계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용서할 경 우, 사람들은 용서를 복수에 대한 동기나 원한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가까운 관계일 경우, 용서는 단순히 복수 동기나 원한 과 같은 부정적인 것을 제거하는 것 이상을 내포하게 된다(McCullough, Worthington Jr, & Rachal, 1997). 용서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을 불쾌 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가능한 보복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갖고 있으며, 관 계 속에서 소원해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좀 더 선의지(goodwill)의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용서할 대상이 가까운 관계일 경우, 사람들은 용서를 통해 과거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서 긍정적인 느낌을 갖기를 희 망한다. 그렇다고 용서할 대상이 저지른 범죄를 잊어버리거나 죄 자체를 용서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을 때는 분노, 적개심, 원한,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갖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꼭 용서를 해야 할 필요 성을 느끼지 못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변화시켜야겠다는 의지도 별로 없 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적 반응을 변화시키 지 않으면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심지어 영적인 건강은 해를 입는다.

반대로 용서는 사람들의 건강에 큰 이득을 준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용 서하지 않고 원한을 가질 때 육체는 흥분되고 혈압과 심박수는 상승되고

03) 용서와 건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Toussaint, Worthingtion Jr, & Williams (2015) 을 참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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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난다. 뿐만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불쾌한 반 추적 사고가 증가하게 되어 스트레스 반응이 높아지고, 결국 분노, 슬픔,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불쾌한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워진다. 반대 로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육체적 흥분은 가라앉고, 일상생활 속에 서 더 적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Witvliet, Ludwig, & Laan, 2001),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cortisol) 분비는 정상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Berry & Worthington Jr, 2001).

용서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사실은 용서할 때 얻을 수 있는 신체적 건 강이 나이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미국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Toussaint et al., 2001)에 따르면, 사람들이 용서를 연습하고 경험하 게 되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진다고 한다. 특히 노년과 중년의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타인을 더 잘 용서하며, 게다 가 건강과 용서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났다. 누구를 용서해 본 적이 있는 45세 이상의 사람들의 삶 만족도는 높았고, 초조함이나 신경질 그 리고 슬픔과 같은 심리적 고통은 훨씬 적었다. 이처럼 용서하지 않은 것 과 건강하지 않은 것 사이에 상관이 있는 이유는 용서하지 않음의 대표적 인 감정 중의 하나인 적대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적대감 은 주로 A-유형성격(Type A personality)의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데, 이러한 성격은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비단 적대감과 스트레 스만이 용서하지 못함이나 건강하지 못함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용서하 지 못하는 것은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용서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 속에 있을 때, 세포는 중요한 호르몬 생산을 중단하게 되어 박테리아의 공격과 감염으로부터 노출되기 쉽다 (Worthington & Scherer, 2004).

용서는 다양한 대인관계 생활에도 유익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신뢰를 느끼면 용서를 더 잘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파트너를 위해 기꺼이 희 생도 한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용서는 건강과 관련이 깊다. 특히 친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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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계일수록 그 관련성이 높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높은 친밀감을 갖 고 있는 관계가 파탄되면 더 큰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모임의 구 성원들이 희생이나 용서보다는 복수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면, 소속 사 람들은 갈등과 부정적 감정으로 고통 받고, 불가피한 견해 차이가 있을 때 이를 타협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Karremans &

Lange, 2008).

결혼 생활에서 용서와 건강은 다른 관계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 다. 결혼 생활에서 배우자간의 용서는 만족감과 보람을 높이는데 있어 아 주 훌륭한 전략이 된다(Fincham, Beach, & Davila, 2004). 복수와 회 피를 선호하는 부부들은 상호 관계 만족도가 낮고, 반대로 용서하는 경 향이 있는 부부들은 더 큰 관계의 질과 상호 관계에서 깊은 헌신을 보여 준다(McCullough et al., 1998). 또한 부부간의 용서는 서로를 자애롭 게 하고 협력적인 상호 작용을 맺도록 하기 때문에 친밀한 부부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부부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Fincham, Hall, & Beach, 2006).

최근 연구(Toussaint et al., 2018)에 따르면, 용서는 직장생활에도 긍 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용서의 힘은 건강뿐 아니라 전문분야에서 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직장 내 갈등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한 갈등은 스트레스와 심리적·육체적 건강 문제를 증가시키고 생산성을 저 하시킨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용서는 생산성 증가와 결근이나 슬픔 이나 두통과 같은 심리적·육체적 건강 문제의 감소와 연관이 있었다. 용 서하는 너그러운 성격을 갖게 되면 대인관계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감 소한다. 반대로 용서의 결핍은 개인이나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다(Worthington Jr et al., 2010). 조직원들 간에 갈등이 있은 후, 부정 적 감정을 계속 갖고 있으면 직장이탈, 협력부족, 공격적인 행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갈등에 의한 원한은 스트레스 증가와 관련이 있 고 분노, 적개심, 복수심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한다.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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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많은 갈등 속에서 지속적으로 협력을 해야 하는 것이 직장생활이다.

따라서 용서는 행복한 직장생활을 영위하는 데 효과적인 기술이 될 수 있 으며 신뢰를 회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용서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용서는 육체적 건 강과 정신적 건강을 포함한 결혼생활이나 직장생활과 같은 대인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용서라는 것이 이성적 차원 에서 당연히 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넘어선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임 을 알려준다.

Ⅲ. 타고난 기능, 용서

앞의 장에서 용서의 긍정적 효과와 복수나 원한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 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복수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질병이 있는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것은 자 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 본성의 보편적 특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 다. 왜냐하면 복수가 오늘날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었기 때 문이다. 진화 과학(evolutionary science)은 복수심과 같이 용서하는 능 력 역시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의 본성이라고 본다. 이처럼 진화 론적 관점에서 복수와 용서는 생존을 위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었다. 그리고 용서와 같은 이타심이 신에 의해서 주어진 것 이든 자연선택으로 생겨난 것이든 간에, 현재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내재 한 것으로(Keltner, 2011), 뇌가 갖고 있는 일종의 자연스러운 기능이다 (Pfaff, 2015). 용서할 수 있는 힘과 복수하고자 하는 욕구가 인간의 타 고난 사회적 본능일지라도, 인간이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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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복수와 원한으로 가득 찬 곳이 될 수도 있고 용서와 희망으로 만연하 는 곳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용서와 복수가 타고난 인간의 고유 기능이 라면, 용서하고 용서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굳이 인간 본성, 즉 인간 자체를 도덕적 인간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차라 리 용서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움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 는 것이 훨씬 더 이치에 맞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 본성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간 본성 중의 하나인 용서 와 복수에 대한 과학적 주장을 간단히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세기 동안 사회 및 생물과학 분야의 연구에서는 복수하고자 하는 욕 망이 인간 본성이라고 주장했다. 복수 행동이 도덕적으로는 올바른 행동 일 수 없을지라도, 복수에 대한 욕망은 지구상의 인류에게 신경생물학적 하드웨어로 갖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정상적이다. 전 세계의 60개 사회를 조사한 진화생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중의 95% 사 회에서 복수하고자 하는 욕망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Daly & Wilson, 2017). 이처럼 복수는 특정 문화나 사회적 어떤 요인의 산물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용서와 화해와 같은 개념 역시 모든 사회의 93%에서 발견된다 고 한다(Mccullough, 2008). 그렇다면 남은 7%의 사회들에서는 용서와 화해가 존재하지 않는 걸까? 나머지 7%는 주로 수렵사회인데, 수렵사회 에서 용서하는 문화를 찾는 것은 어렵다. 그 이유는 용서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자연스럽게 발생해서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Wilson, 2010). 사실 이는 수렵사회뿐 아니라 모든 사회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 상이다. 재미있는 것은 용서가 인간뿐 아니라 동물 사회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용서가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을 의미한다. 영장류 학자들은 침팬지 연구를 통해 공격적인 갈등 이후 키스, 목소리, 포옹 등과 같은 우호적인 행동이 실제로 매우 일반적 현상 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용서 행동은 비단 영장류에만 국한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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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라 염소, 양, 돌고래, 하이에나 등도 갈등이 끝난 후 서로 화해하 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de Waal & Waal, 2007).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 이 기꺼이 용서와 화해를 하는 이유는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데 있다.

동물은 용서와 화해를 통해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집 단 구성원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생존에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Cords & Thurnheer, 1993). 자연선택에 의한 용서와 화해가 인간 본성의 보편적 특징이 되었다 할지라도, 그러한 행동이 동일하게 또 는 동일한 빈도로 행해지는 것은 아니며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러나 일반적인 사회적 조건 하에서 용서하는 것이 사회를 유지하고 보전 하는데 있어 더 안전한 방법이다.

진화생물학과 인류학 분야에서 수십 년간 진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연선택이 인간의 마음에 용서를 부여했다는 것은 용서하는 것이 본능 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측면에서 용서는 도덕적이고 신비한 힘에 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기능이기도 하 다. 이러한 선천적 기능을 활용하는 기술을 일종의 ‘휴먼 테크놀로지’라고 부를 수 있다(Lee, 2005). 세상을 좀 더 용서하는 곳으로 만드는 데는 기 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선천적으로 갖추어진 기능을 활용하는데 있다.

Ⅳ. 인간 뇌와 용서

진화생물학적으로 용서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갖고 있는 고유한 능력 이다. 그러나 신경생물학적으로, 용서하는 인간 뇌(human brain)의 기 능이 동물의 뇌 기능과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 뇌는 원숭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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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장류, 포유류, 파충류의 뇌와 비교했을 때 해부학적 혹은 기능적 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고 있다. 공통점은 헤켈(Hackel, 1834~1919) 이 주장한 ‘개체 발생이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라는 ‘발생 반복설 (recapitulation)’이라는 가설(Sagen, p.75)과 맥클린(MecLean, 1990) 의 ‘삼위일체의 뇌(triune brain)’ 이론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인간의 뇌 는 지구생명 진화의 연속선상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인간 뇌가 다른 포유 류 뇌와 가장 큰 차이점은 ‘의식하고 있음을 의식할 수 있는 자의식(self- consciousness)’, 즉 감각질(qualia)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Edelman, 2009).

인간은 자의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대상화 혹은 객관화할 수 있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 가능하다(Morin, 2005). 침팬지, 오랑우탄, 돌 고래, 코끼리, 까치 등은 거울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인식할 수 있는 것 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개, 고양이, 새, 원숭이와 고릴라 등을 대 상으로 실험했을 때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 는 것으로 밝혀졌다(Prior, Schwartz, & Güntürkün, 2008). 인간조차 도 태어난 후 18개월 이전까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거울 속의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소수의 동물이나 특정 발달단계를 거친 인간에게 제한되어 있다(Lewis & Brooks-Gunn, 1979). 자의식 중, 자신의 정신 상태를 알고 있고 이를 보고할 수 있는 의식을 ‘충만한 의식(full consciousness)’이라고 하는데, 인간만이 갖고 있는 고차원적 자의식은 자기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충만한 의식은 어떤 것에 대해 생각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Jayner, 1976). 이러한 고차원적 의식을 갖고 있는 인간 만이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나는 누구인 가?’, ‘나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과 같은 질문은 자의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질문들이다.

인간의 용서는 본능적인 것을 넘어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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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기반으로 타인과 자신을 대상화하여 용서하지만 자기인식이 없는 동 물은 자기와 융합되어 본능적이고 적응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진화 생물학자들의 주장처럼 인간과 동물의 용서 행동이 유사하더라도, 신 경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서로 다른 것이다. 물론 이러한 차이점이 인간 의 생존에 기여했다면 진화론적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은 자기 인식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할 수 있고(이승헌, 2008, p.48) 의 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의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서는 감정 인지와 재평가, 감정을 객관적으로 이질화시킬 수 있는 능 력, 즉 ‘탈융합(defusion)’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거리두기 (distancing)’, ‘탈중심화(decentering)’, ‘알아차림(awareness)’, ‘마음 챙김(mindfulness)’ 등의 용어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메타인 지(meta-cognition)’ 능력을 높여주고 인지-행동-정서에 긍정적 도움 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신경학적 관점에서 볼 때, 감정 조절은 감정을 생 성하는 시스템이 전두통제시스템에 의해 조정되는 것과 관련지어 이해한 다. 전두통제시스템은 선택적 주의와 작업 기억과 관련 있는 배외측전전 두엽(dorsolateral PFC04)), 반응 억제를 담당하는 복측전전두엽(ventral PFC), 감시 기능을 조절하는 전방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정서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배내측전전두엽(dorsomedial PFC) 등으로 구 성되어 있다(Modinos, Ormel, & Aleman, 2010; Ochsner & Gross, 2008). 주로 이러한 영역들은 전전두엽에 속하는 영역들로 뇌의 감각 처 리과정을 통합하고 조절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용서와 관련된 두뇌 영역은 흔히 이성적 판단과 관련된 전전두엽을 포 함한 대뇌 피질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변연계로 알려진 감정 중추와도 관 련이 깊다(Farrow & Woodruff, 2005). 소위 마음이라고 하는 것 혹은 이성이라고 하는 것(전전두엽)들은 정서를 포함한 육체(변연계와 뇌간) 와 신경생물학적으로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Lehrer, 2009). 몸-

04) PFC : 전전두엽, PreFrontal Cort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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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결은 실재하는 것으로 이원론적으로 딱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 니다. 그리고 전전두엽을 활성화시켜 감정과 육체를 조절하고 스트레스 를 인지하는 등의 감정조절과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이승호, 2017).

신경과학의 발달로 이러한 과정들은 신경학적으로 객관화될 수 있으며 조절 가능하고 더욱이 관련 뇌 영역을 찾아낼 수도 있게 되었다. 흥미롭 게도 전전두엽과 변연계 사이를 연결하는 영역은 연결감, 수용감, 소속감 이라는 주관적 경험, 즉 공감을 일으키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전 전두엽과 변연계의 연결은 연민, 개방, 평정 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편 도체의 억제 효과와 더불어 해마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측두-두정 연접부 위와 후방대상피질을 활성화시킨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인지된 내용들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즉 개인적인 관점에 서 평가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Desbordes et al., 2012; Hölzel et al., 2011; Khalsa et al., 2009).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정서 조절이나 자기 조절의 신경학적 기제가 훈련을 통해 변형될 수 있다는 것이다(Newberg et al., 2010). 이러한 훈련은 인간 뇌에 없는 기능을 새롭게 장착시켜주 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뇌 기능을 발현시켜주는 휴먼 테크놀로지에 속한 다. 어찌 보면 인간은 용서를 통해 인간만이 갖고 있는 뇌 기능을 잘 활용 할 수 있다. 용서는 단순히 암묵적이고 본능적인 것을 넘어서 있다.

Ⅴ. 자기용서와 정화, 그리고 휴먼 테크놀로지

자기용서는 의식적으로 자신에 대한 원한이나 분노를 없애고 자신에 대 한 연민, 관대함, 사랑을 키우는 것이다(Enright, 1996). 의식적인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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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암묵적이고 본능적인 용서에는 차이가 있다(이승헌, 2018). 여기서 의 식적이라는 것은 자의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의식을 통해 자신 을 대상화하여 자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의 용서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남을 헤하려 공감할 수 있을 때 내면의 평화를 찾 을 수 있다(이승헌, 2017). 자기용서는 동물들과 달리 인간만의 고유한 기능이다. 인간적 용서의 시작은 자기용서로부터 시작된다. 크거나 작거 나 간에 자신 스스로를 용서하는 능력은 심리적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내면의 수치심과 죄책감 같은 자기비난과 자기혐오적 감정은 자기용서를 어렵게 한다. 피해자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부당한 일을 가해자가 아닌 자 신의 잘못으로 생각할 경우, 피해자는 무슨 일이든 자신의 잘못으로 돌림 으로써 피해의 내면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내면화는 자신에 대한 파괴적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 타자를 악마화하면 그 악마화된 타자에 대한 분노는 나의 내면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작동된다. 결국 그러한 파괴 적 분노 감정이 내면에서 부정적 에너지로 엄청나게 분출되면서 스스로 의 인간됨에 손상을 입힌다(강남순, 2017, pp.55-56).

수치심과 죄책감은 인간 의식 수준의 맨 밑바닥에 있는 것으로 자살, 학대, 중독 등 심각한 정신병리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자신을 비롯한 타인과 세상을 용서할 수 없게 만든다(Hawkins, 2011, pp.90-92). 그 러나 자기용서는 자신의 지은 죄를 면책받기 위해서, 보상하고자 하는 의 지를 줄이기 위해서 또는 도덕적 책임감을 줄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 다. 그런 자기용서는 일종의 유사(pseudo) 자기용서에 해당한다(Hall &

Fincham, 2005). 그렇다면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건전한 자기용서 방 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용서프로그램들은 엔라이트와 피츠본스 (Enright & Fitzgibbons, 2015)가 개발한 20단계 용서프로그램, 스탠 포드(Stanford) 대학이 장기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대인관계 용서프로 그램(Luskin, 2006), 오랫동안 용서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해온 워싱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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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thington Jr, 2013)이 개발한 5단계 REACH 용서프로그램 등이 있 다. 이러한 용서 프로그램들은 주로 부정적인 감정을 변화시킴으로써 타 인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하는 대인관계 용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용 서 프로그램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으며, 아직 까지 가장 효과적 변인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효과 변인 중, 앞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정서로부터의 탈융합 능력 이 효과 변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Hayes & Strosahl, 2015; Kabat- Zinn, 2005; Linehan, 2007; Teasdale et al., 2002).

이러한 효과는 자기비난과 자기혐오를 대상화하여 탈융합할 수 있는 인 간 뇌의 기능에 인한 것이다. 이 기능은 자기를 용서할 수 있는 힘과 밀접 한 관계가 있을 뿐 아니라 심리적 고통을 성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 이 되기도 한다. ‘내가 누구인가’를 물을 수 있는 능력, 즉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은 이기심을 통해 조건 없는 사랑의 위대함을 배우게 하며 분노를 통해 평화를 갈구하도록 하며, 두려움을 통해 용기를 배우게 하고 미움을 통해 용서를 배우게 하며, 피해의식을 통해서 당당함을 배우게 한 다(이승헌, 2013). 인간은 역경을 통해 성장한다. 그렇기에 자신 내면에 생겨나는 분노의 감정 자체는 나쁜 것은 아니다. 핵심 문제는 그러한 감 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에 있다. 콘트롤할 수 없는 스트레스 반응은 사고와 감정, 행동을 신경증적으로 고착화시키지만, 반면에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끔 하는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Hüther, 2007).

뇌교육에서 주장하는 ‘새로운 길’은 용서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정적 감 정을 억제하고 없애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뇌교육적 수련 방법인 휴먼 테크놀로지가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이승호, 2017). 그러나 사랑, 평화, 용기, 당당함 등과 같은 용서와 관련된 긍정적 감정은 이기심, 분노, 두려움, 미움, 피해의식 등과 같은 복수하게끔 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줄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정적 감 정을 줄이고 조절하거나 억압함으로써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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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하고 이것이 행동 으로 발현될 때 부정적인 감정은 정화되고(아래의 글 참조), 자기 삶에 대 한 책임의식과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겠다는 변화의 ‘주체자(agent)’임을 인식하게 된다.

정화(이승헌, 2012)

두려움, 분노,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정화 되면

위대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과거에 고통을 준 사람이 불쌍하게 보입니다.

옛날의 자신이 아니므로,

용서할 수 있고 연민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위대한 영혼이 있다고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메시지를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듣는다고 해도

스스로 자신이 위대한 영혼이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위대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고자 하면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이 정화되어야 합니다.

구름이 태양을 가리면 태양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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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구름처럼 가립니다.

생명전자는 감정을 정화하고, 여러분의 아름답고 위대한 영혼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영혼에 대한 담론은 철학과 종교 분야에서 오랫동안 진행되었다. 그러 나 아직까지 영혼의 존재가 증거기반의 과학적 담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영혼은 주관적인 느낌이고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 다는 점이다. 용서 역시 그렇다. 용서가 인간의 육체와 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결과로 일정부분 실증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용서 는 여전히 주체자의 개인적 경험의 문제로 남기 때문이다.

Ⅵ. 결론

티베트(Tibet)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Dalai Lama)는 ‘용서는 단지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 은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스스로를 놓아 주는 일이다. 그 러므로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다(Dalai Lama & Chan, 2004, p.57).’라고 했고, 남아프라카 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대주교는 ‘용서는 실제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 는 최상의 길이다(p.86).’라고 했다. 이외에 수많은 정치적·종교적 인물 들이 용서의 아름다움과 효과를 몸소 실증했다. 하지만 인간 사회에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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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과 갈등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인간 성격의 날카로운 모서리는 일 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을 자극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용서를 일반 사람 들이 행하기 힘든 아주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용서에 대한 과학적 지식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 다. 하지만 우리 삶의 가장 큰 기반인 지구를 평화롭게 하기 위해서는 용 서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 문화는 보편적이지 못하다. 우리는 어떻게 용서하고, 용서하는 법을 어떻게 배 울 것인지도 거의 모르고 있다. 용서 프로그램에 의해 누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은 또 누구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용서 프로 그램을 실시해야 하는가? 우리는 여전히 용서가 사회에 어떤 유익을 주는 지 잘 모른다. 폭력 대신 협력과 용서를 도모하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 그 리고 정치가들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까? 아직도 용서를 종교적 전통에 의탁해야 하는가? 그리고 용서 프로그램이 정신건강 전문가에 의한 치료 법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위에서 언급한 위대한 지도자들만 이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것인가?

용서는 행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적 어도 용서는 어떤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자연적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 다.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은 만인에게 존재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자신을 용서하고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타인을, 더 나아가 세상을 용서할 수 있다. 용서하는 능력이 창조주의 축복으로 인간에게 주어졌던, 아니면 자 연선택에 의해 진화되었던지 간에 어떤 사람들도 용서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올바른 용서 훈련을 통해 지금까지 논의한 용서의 혜택을 누구나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용서 훈련을 어떤 기계나 단체에 의탁할 필 요가 없다. 인간에 내재한 용서의 힘을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뇌 교육에서 주장하는 휴먼 테크놀로지의 개념이다. 이 글에서 용서에 관한 구체적인 뇌교육 방법론과 뇌교육적 인간론은 다소 미진하게 마무리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에 대한 나머지 논의는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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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forgiving human : An essay on brain educational anthropology

Lee, Seung-Ho (University of Brain Education)

Forgiveness is a conscious and intentional decision to unravel feelings of anger, revenge, grudge, etc. against a person or organization that has harmed him. It is known that forgiveness is beneficial to physical and psychological health and positively affects marital life and work life.

Forgiveness can be seen as a human nature created by natural selection and can be understood as a natural function of the brain, because it can lead to cooperation among group members and be in a favorable position for survival. The technology that exploits this innate and instinctive forgiveness is called human technology in Brain Education. Evolution Biologically, forgiveness is a unique ability possessed by animals, including humans. However, human beings are able to forgive others(interpersonal relationships) and themselves(self-forgiveness), because self-awareness is possible based on self-conscious that can objectify itself. From a neurobiological point of view, human inherent ability to forgiveness can be attributed to development of the prefrontal cortex. When the nerve connections between the cortex including the prefrontal cortex and the limbic system and the brainstem are performed well, it is possible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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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 a proper forgiveness function. Human beings can make good use of human brain functions through forgiveness. Forgiveness is beyond just implicit and instinct. Forgiveness does not mean that negative feelings such as anger, revenge, grudge, etc. must be suppressed. Positive emotions related to forgiveness such as love, peace, courage, and dignity do not come from abating negative emotions such as anger, fear, hate, and victim mentality, and do not create positive emotions by reducing and controlling negative emotions. When feeling, experiencing and acting on the beauty of the divine hidden in human beings, the negative emotions are purified, and the human being recognizes that he is the subject of change to create a sense of responsibility for his life and a new life.

Key words : forgiveness, Brain Education, anthropology, Brain, Human Technology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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