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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경험의 진리이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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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적 경험의 진리이해 문제

아도르노 미학과 가다머 해석학의 관계를 중심으로

-

주*

들어가는 말 .

수수께끼로서의 예술과 의미의 통일체로서의 예술 .

미적 경험의 구조 .

진리이해의 방법론으로서의 미적 경험 .

들어가는 말 I.

하나의 예술작품을 체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꾸어 말해서 미적 경험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칸트가 말한 것처럼 미를 도덕적 선의 상징 으로? , “ 서 목적 없는 합목적성으로 파악하고 무관심적 관조로 향유하는 것이 보편적인 우리의 미적 경험인가 혹은 루카치에서처럼 현실을 리얼리즘적으로 반영하고 모방하는 인간적? , 형상화로 비유되는 예술작품을 통해 자본주의가 심화시키는 파편화된 삶을 총체성으로 보존시킬 수 있는 유일한 체험인가 이러한 관점들에서 과연 현대예술이 거듭해 가는 미? 적 경험의 해결할 수 없는 애매성1)에서 비롯되는 미적 이해의 문제는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던져 본 것은 이 논문에서 찾고자 하는 미적 경험에서의? 진리이해라는 문제가 칸트와 루카치에게서 풀어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인식을 아도르노 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서구의 역사에서 진리가 삶과 동떨어진 개념적인 것으로. 현실을 매개하지 못하는 데 대한 아도르노의 비판적 이론과 전통적 형이상학이 지나치게 주관주의로 흘러 정당한 이해나 해석이 실행되어 오지 못함을 반성하고 논리적이거나 과

* 한남대학교 강사

1) Christoph M enke, Die Souveränität der Kunst, S.9 참조.

(2)

학적인 진리에서는 구할 수 없는 예술의 진리개념을 주장하는 가다머의 해석학을 연결시 킨다.

아도르노에게서 예술과 철학은 진리요구라는 점에서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도 . 르노에 따르면 작품의 진리내용은 작품이 의미하는 바가 아니라 작품이 자체로서 참이, “ 냐 거짓이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작품 자체의 진리가 철학적 해석과. 공통된 기반을 가지며 그 이념상으로 볼 때 철학적 진리와 일치한다, .”2) 그러나 이처럼 아도르노의 미학은 예술 속에서 철학적 진리를 붙잡으려는 시도로 이해될 수 있어야 할 지 모르지만 그에게서 이 진리는 명백히 철학적으로 주어지는 방식으로는 아니다 왜냐, . 하면 철학은 그 자체가 예술 속에서 다시 근거 지워지기 때문이다.3) 이와 같이 진리를 축으로 하는 철학과 예술의 관계는 아도르노가 줄곧 강조해 온 예술의 수수께끼적 성격 이 미적 경험의 구조 속에서 통찰되어질 때 해명될 것이다.

아도르노의 미학이 가다머의 해석학과 만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미적 경험에 있어 서이다 그 이유는 가다머도 아도르노와 마찬가지로 진리의 구현 가능성을 예술에서 찾고. 있으며 그가 진리와 방법 의 존재론적 미학 속에서 미적 경험의 이해, 계기를 예술 의 진리로 근거 짓고 있기 때문이다.4) 그러나 이 두 사람의 미적 경험에서의 예술적 진 리 발견 과정은 각각 다르게 수행된다 그러면서도 또한 그러한 미적 경험의 분석과정에. 서 아도르노의 미학이론이 가다머의 해석학과 연관성을 지니게 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러한 연관성은 이들 두 사람의 미학이 예술을 규정하는. 성격에서 그 단초를 발견할 수가 있다 따라서 아도르노와 가다머가 예술에 대해 내리고. 있는 성격 규정을 먼저 진단해 보기로 하겠다.

수수께끼로서의 예술과 의미의 통일체로서의 예술 II.

아도르노는 호르크하이머와 함께 저술한 계몽의 변증법에서 서구 문명사에서 진보로 , 일컬어졌던 계몽주의의 주체인 이성이 무한 질주하는 합리성을 수행키 위해 도구적 이성 으로 전락하여 세계의 외적 자연지배뿐 아니라 내적인 자연까지 지배함으로써 인간이 이 제 그러한 지배수단이 되는 전도된 현실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그러한. 현실의 심연에 깔린 철학으로 헤겔의 변증법이 정신의 자기실현을 위해 대상을 무차별적

2) Th. W . Adorno, Ästhetishe Theorie 이하,( ÄT로 표기), S.197

3) P.C. Lang, HermeneutikIdeologiekritikÄsthetik, Forum Academicum in der Verlangsgruppe Athenäum, H ain Scriptor, Hanstein, 1981, S.186.

4) Ibid., S.19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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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개념화함으로서 동일화시키는 데 반기를 든다 개념으로 동일화할 수 없는 것 헤겔. , 이 도외시한 비동일적인 것을 마치 블랙 박스에서 건져 올리듯 아도르노는 그것에서 진 리의 인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부정변증법의 미학이론은 이렇게 헤겔의 변증법. 에 대한 사유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한다.

예술을 인식의 형태 (Gestalt) 5)로 보는 그는 예술을 특별히 이성과는 다른 것의 인식 형태로 보고 있거나 이성에 의하여 행해지는 인식이 예술에 의하여 행해지는 인식으로, 필연적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말한 것은 아니지만 예술이 철학과 더불어 진리를 목, 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인식목표를 취하는 상호 보완적인 인식형태라고 말한다 그러. 나 예술적 인식은 개념과 논리를 통해 행해지는 인식이 아닌 6) 인식이므로 개념이 그 매체가 되는 철학적 인식과 개념 이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이러한 개념 없는 인식으로서 . 의 예술의 인식은 합리적 미메시스7)를 통해 대상을 대상 그대로 인식하는 참된 인식을 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예술에서 수행되는 비개념적 인식은 개념적 논리를 수단으로. 하여 일반화의 틀을 의도하는 인식의 기준으로 볼 때 비합리적이지만 바로 이와 같은, 비합리적 특성이야말로 대상을 지배적으로 인식하는 개념적 인식에 대한 비판으로서 도 구적 합리성을 비판하고 참된 합리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8) 이와 같은 예술인식

5) ÄT, S.383

6) R. K ager, Herrschaft und Versähnung, S.225

7) 모방이라고 번역되는 미메시스 M im esis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문학 예술 논의에서 결, , 정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개념이지만 아도르노의 경우 근본적인 개념의 확장이 일어난다 즉 아도. 르노는 예술에 고유하게 내재하는 자연적 속성으로서 미메시스를 규정하는데 그것은 대상을 인식, 하는 데 있어서 사고의 폭력이 행사되지 않고도 원시시대의 제전이 의도하는 목적인 자연의 위력 으로부터 해방을 시도하는 것을 성취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원시 제전에 있어서는 주체 객체관.  계를 인식에 전용시킬 때 주체가 자연 지배적 사고의 폭력을 통해 대상을 동일화하지 않고 객체, 에 대한 친화성 및 유사성을 통하여 대상을 미메시스적으로 인식함으로써 참된 인식이 가능하다.

이러한 미메시스적 행동은 문명사의 과정에서 배척되고 추방되어 왔지만 아도르노에 의하면 유일 하게 예술에서 그것이 보존되고 유지된다.(M . Horkheimer/ Th. Adorno: Dialektik der Aufklärung, S. Fisher Verlag, Frankfurt am M ain. 1972, S.13 참조)

8) 아도르노에게서 예술의 인식이 비개념적인 인식이라고 하는 논제가 성립되는 배경에는 칸트의 무 개념적 미적 판단이라는 명제가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견해가 이론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Peter V. Zim aLiterarische Ästhetik 허창운 역 을유문화사( , , P. 197)에서 아도르노는 정의 변증법 에서 뿐만 아니라 미학이론 에서도 칸트를 근거로 해서 예술작품을 일의적으로 개념적 등가치에 고정시키고 타율적 미학을 옹호하는 헤겔주의적 마르크시즘적 시도를 비판하고( ) 있다 는 주장뿐 아니라.” , Lang의 앞에 인용된 책에서도 헤겔이 자연미의 결함이라고 생각한 확 , 고한 개념에서 벗어난 것들은 미 자체의 실체’(ÄT, S.118)라고 아도르노를 인용하면서 이와 같, 은 헤겔에 반대해 아도르노가 칸트에게로 향하게 된다 개념에서는 나오지 않는 미적인 것과 예 . 술의 계기가 그 미학의 중심에 있다 는 주장을 볼 수가 있다 이 때의 개념에서 나오지 않는 것.” . 이 곧 자연미로서 헤겔이 예술미보다 하위의 것으로 본 데 반해 칸트는 이것을 예술미보다 우위

(4)

에서 출발한 그의 저서 미학이론 에서는 이러한 비합리적 합리성의 인식이 예술의 수 수께끼적 성격에 맞물려 일어나는 현상을 고찰하고 있다 .

미학이론 에 나오는 예술의 수수께끼적 성격에 대한 부분에서 아도르노는 예술작품이

,

무엇인가를 말하면서 동시에 감추는 것 바로 이 점이 언어적인 측면에서 본 수수께끼적 성, 격 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사람들이 예술작품 속에서 작품과 더불어 작품을 완성해 나아 . 가면 이 수수께끼적인 성격은 눈에 띄지 않지만 작품에서 벗어나 작품의 내재적 연관 관계, 와의 계약을 깨뜨리게 되면 다시 유령처럼 나타나는 것 이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

9)

그는 이 것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기를 종종 비예술적인 사람들이 음악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소란스러운 것만을 느끼고 이 시끄러운 것이 무엇인가 하고 의아해하 는 경우에 음악의 수수께끼적 성격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림이나 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로 작품의 질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 나타나는 무기력감이나 공허감 역시 미적인 체험에 수반되는 예술의 수수께끼적 성격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음악을 연주하. 는 데 있어 그것을 의미에 맞게 연주한다고 해서 다시 말해 어떤 작품을 객관적으로 체험, 속에서 내부로부터 다시 만들어내는 일과 같이 예술을 이해한다고 해서 예술의 수수께끼적 성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도르노에 따르면 예술작품을 작품에 내재하는 의식. 을 통해 이해하는 자는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이해가 커질수록 이해. 가 부족하다는 감정이 유발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서 그러한 것은 예술 자체의 진리내용과 대 립되는 예술의 한계 내에 맹목적으로 머물게 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 작품을 이해하. , 면 할수록 어느 한 차원에서는 그것의 수수께끼가 해명되지만 작품에 본질 구성적인 수수, 께끼적 성격은 오히려 그만큼 더 해명되지 않는다.

10)

이처럼 아도르노는 작품의 본질 구성적인 성격이 수수께끼적인 것임을 밝힌다 이는 . 작품의 관찰자가 끝없는 퍼즐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알아 맞추기 그림 으로 비 유된다 따라서 아도르노의 이론을 따르자면 고찰과 사유를 통해 완전히 해명되는 작품. 은 예술작품이 아니 게 된다 그러나 해명할 수 없기에 역설적으로 예술작품의 진리내용 . 은 모든 개별적인 작품의 수수께끼를 객관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운명을 지니게 된다.11) 언뜻 모순이 느껴지는 이러한 방식의 사유야말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도르노 특유의, 부정변증법에서 비롯된 예술인식 형태인 비합리적인 합리성의 사유라고 하겠다 예술작 . 품에서 이러한 사유 즉 이러한 인식의 미적 경험은 예술작품의 체험을 저자의 주관적인 의도로만 보는 허쉬(Hirsh)와 같은 주관주의적 해석에 또는 작품의 객관적 해석의 규준,

에 있다고 함으로써 아도르노와 일치하게 된다 그러나 칸트와 아도르노의 자연미 개념이 일치하. 는 것은 아니다.

9) ÄT. S.182 참조. 10) Ibid. 참조. 11) Ibid., S.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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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주장하는 베티(Betti)류의 객관주의적 해석에 반대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가 다머의 철학적 해석학이 주장하는 미적 경험을 아도르노에게 연결시키는 계기를 찾아볼 수가 있게 된다 그러한 근거로서 가다머가 주장하는 예술작품의 성격 규명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년에 출간된 진리와 방법 에서 가다머는 기본적으로는 하이데거적인 전망에서

1960

그리고 언어존재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철학적 해석학의 입장에서 근대의 미학과 역사이 래 이론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를 제시한다 특히 정신과학의 방법론적 기초로서 해석학을. 이해하던 낡은 견해는 이제 사라지게 되고 방법 자체의 진위가 의문시되는 상황이 된 것 이다 즉 방법이란 더이상 진리에 이르는 길이 아니다 이해란 객관 즉 대상보다 우위에. . 서서 그와 대립하는 인간의 주관적인 과정이 아니라 인간 자체의 존재방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다머의 해석학은 정신과학의 일반적인 보조 분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론 적 과정으로서의 이해를 설명하려는 철학적 노력이라고 정의되어야 한다.12) 그렇다면 가 다머에게서 진리이해는 어떤 비판적 반성을 함축하는가 그것은 이성의 확실성을 준거점? 으로 삼아서 성립된 근대의 조작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으로서 아도르노가 계몽주의, 가 맹신했던 이성을 도구적 합리성으로 비판하고 그에 따라 진리에 대한 경험이 예술에 서 이루어진다고 본 것처럼 가다머 역시 근대의 주관주의에 뿌리를 둔 기술론적, 또는 과학적 방법론을 넘어서 진리의 진정한 경험이 과학 외적인 장소 (Technological)

에서 즉 예술에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13) 이와 같은 맥락에서 가다머가 보기에 헤겔 의 변증법이 의식의 자기 대상화라는 주관주의적 속성의 과정을 갖는다면 그 자신의 해 , 석학은 해석자 자신의 지평과 전통의 지평간의 융합이 이루어지는 변증법으로서 결코 주 관적인 속성이나 객관적 실체를 드러내는 입장과는 다른 작품 안에서의 사태, (sache) 직시하는 현상학적 태도14)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가다머는 예술작품을 요컨대 의미의 통일체 (Einheit von Sinn)”15), 즉 내재적 텍스트 의 속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완성된 통일체라고 가정한다 가다머에 의하면 이 개념은. 텍스트의 내재성뿐만 아니라 텍스트의 진리성까지도 인정하고 있다 즉 이 개념을 통하여. 텍스트 즉 여기서는 예술작품에 주로 한정된 텍스트를 말할 때 의 의미는 주제를 향하여( )

12) Richard E. Palm er, Hermeneutics 이한우 역 문예출판사, , , p.239-240참조. 13) G adam er, Wahrheit und Methode, S.118

14) G adam er, Ibid., S.79(Peter E. Zim a, Ibid., p.264 재인용 이제 미적 경험으로서의 현상학),“

적 회귀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 미적 경험이 현실 연관을 통해 사유하지 않고 경험하, 는 것 속에서 곧바로 고유한 진리를 발견한다는 사실이다.”

15) P.C. Lang, Ibid., S.191.

(6)

초월된다.

독자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의미의 내재적 통일성뿐만 아니라 의미되어진 의미의 진리

에 대한 관계로부터 나옴과 동시에 끊임없이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기도 하는 의미의 초월적 기대가 전개된다.”

16)

가다머가 강조하는 것은 예술작품과의 대화로서 작품의 중심적인 내용(Sache)에 관한 것이다 이는 예술작품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지평에서만 수용하는 일방적인 해. , 석자의 독백도 아닌 또한 작품의 외적인 연관성을 거부하는 내재적 언어로만 이해하려는 태도를 벗어나는 것이다 가다머가. 진리와 방법 에서 , “대화의 진리 안에서 나타나는 것은 진리를 전하는 언어(logos)이며 이 언어는 너의 것도 나의 것도 어느 누구의 것도, , , 아니며 토론에 참가하는 어떤 사람의 주관적인 의견을 완전히 초월하기 때문에 토론을 주도하는 사람까지도 항상 결국에 있어서는 무지한 자일 수밖에 없다 고 말한 것처럼" , 이 초월된 의미가 바로 작가의 주관적 의도나 객관적 해석의 실체를 부인하는 그가 말하 는 의미의 통일체 로서의 진리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

미적 경험의 구조 III.

아도르노의 미적 경험에 있어서 예술의 수수께끼적 성격으로 인해 해석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언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떠한 예술작품도 합리주의적인 제반 규정이 혹은 작품 자체가 판단하는 바와 동화되지

는 않지만 모든 작품은 그 수수께끼적 성격의 필연성으로 인해 해석을 수행하는 이성을 지, 향하게 된다.”

17)

그렇다면 아도르노에게서 해석(Deuten)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에게서 해석은 불완전? 하고 모순으로 가득 차고 깨지기 쉬운 텍스트들의 구성적인 읽기(Lesen) 이다 즉 존재. 하는 것들이 수수께끼적인 형상 속에서 달아나고 사라지는 암시로부터 새로운 독서법을 얻고 프로이드적인 현상계의 쓰레기 로부터 변화된 세계층 (Weltsichten)을 해명하는 것 이다 한마디로 해석은 수수께끼의 해결에 비유를 할 수 있다. .18) 그러나 철학의 과제는

16) G adam er, Wahrheit und Methode, S.278 17) ÄT, S.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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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배후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시키는 요소들의 복합물의 똑같 이 기술적 실험적인 구성을 즉 그것들이 새로운 형상을 만드는 것이 서로에게 적합한 , 전에 발견되었던 요소들의 성좌(Konstellation)의 복원을 발견하는 것이다.19) 부정의 변 증법에서 말한 바 있듯이 존재의 파편들에서 읽을 수 있는 구성에 대한 본질적인 모델, 은 우리의 언어의 개념적인 성좌들이다 따라서 아도르노에게서 이 성좌는 언어의 성좌인. 데 이때 중요한 것은 성좌 안에서 개념들이 사태, (Sache)에로 중심을 두게 되는 점이다. 바로 이점이 아도르노와 가다머가 만나는 지점이다 가다머에게 있어 언어는 우리의 주관. 성보다는 세계의 명령을 따르는 인식의 공통 기반이며 이 언어적 경험이 바로 텍스트의 해석의 지평을 열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미적 경험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 주관적 의도로. 빠져들지 않도록 한다는 점에서 아도르노와 가다머의 언어에 대한 근본적 자세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미적 경험에 대한 분석은 예술 속에서 진리가 예. 술작품에서의 예술경험의 구성적 계기들 중의 하나인 투사된 실체(Hypostase)로서 이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20)

가다머에 있어서 예술의 진리 발견 과정은 아도르노와 마찬가지로 미적 경험의 구조 속에서 수행된다 대체로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첫번째는 미적 의식의 추상화에. , 대한 묘사와 비판이며 두 번째는 이 비판으로부터 미적인 무차별성, (Nichtunterschei-

에서 예술의 진리를 근거지운다 첫번째와 두 번째 방법은 사실상 밀접한 연관을

dung) .

띠고 있다 우선 가다머가 볼 때 미적 의식이란 미적인 형상. , (Bildung)과 그것의 자기해 석으로서 순수한 미적인 것을 추상화 (Abstraktion) 함으로써 형식적으로 특징지워져 온 것이며 이러한 미적 의식의 역사적 형태를 경험미학에서는 더이상 다루지 못한다 가다머. 는 이 추상화를 미적 차별성 (Unterscheidung) 으로 부른다 말하자면 미적 차별성은. 미적인 특질만을 골라낸 추상화인 것이다.21) 보다 근본적으로 가다머는 이러한 추상화된 미적 의식이 데카르트 이래로 근대 서구사상이 주관주의화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주관주의가 산출한 결과들로서 대표적인 것이 예술의 형식과 내용의 분리이며 미적 쾌락 이 형식에만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현상을 가다머는 지적한다 이에 그는 비미학적인. 것과 미학적인 것과의 차별성은 예술작품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충분치 못 하다고 보고, 예술의 매개는 전체로서 사유되어야 한다 고 주장한다 따라서 미적 무. 차별성이란 그에게 있어 미학적인 것과 예술작품 내의 기타 요소들과의 철저한 무차별을

18) H . Brunkhorst, Theodor. W. Adorno, S.235 참조.

19) Ibid., S.235. 성좌는 진리를 나타내기 위한 아도르노의 방법론으로 개념들을 별자리처럼 병치시 키는 것들 가리키는 것이다.

20) P.C. Lang, ibid., S.192.

21) Ibid., S.192 참조.

(8)

요구하는 개념인 것이다 예컨대 에술작품 안에서 형식과 내용을 또는 재료와 의도된 사. 상을 분리시키는 것은 미적 무차별성과 반대되는 태도이며 참된 미적 경험이 아니다 결. 과적으로 가다머의 입장에서 예술작품의 미적 경험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은 내용이나 형, 식이 아니라 형상과 형식에 의해 총체적으로 매개되고 의도된 사상( ) 즉 그 자체 역 동적인 세계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가다머의 예술적 진리는 의미의 통일체 로서 예술. 작품의 미적 경험 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

진리이해의 방법론으로서 미적 경험 IV.

가다머의 의미의 통일체 로서의 예술작품의 미적 경험은 예술작품의 존재방식인 놀 (Spiel)’ 개념과 연관된다 가다머가 말하는 놀이는 인간 주체를 창조하고 즐겁게 하는. 태도나 활동이 아니다 그의 놀이 개념은 기본적으로 예술을 주관의 활동과 관련짓는. 전통적인 경향에서 벗어나고자 하기 때문이다.22) 마치 게임과 같은 것으로서 놀이는 주 체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자기 계기에 의해 스스로 진행되어 가 는 사건으로서의 예술작품이 갖는 성격이다 예를 들어 시를 시이게 해주는 것은 시의. 내용만도 형식만도 아닌 시의 형식과 만나고 있는 미적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는 의미, 생성이다 즉 작품 안에서 미학적 의식이 작품에 존재하는 사태. (Sache)를 역동적으로 취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진리이해야말로 예술작품의 존재이유가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아도르노와 가다머가 예술적 진리를 미적 경험의 구조 속 에서 발견하려고 하며 예술작품의 해석에 있어서도 주관적 의도나 객관적 규준의 판단을, 배제하고 언어가 함유하는 사태(Sache)로 하여금 말하게 하는 점에서 공통된 미학적 태 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두 사람 모두 주관과 객관의 이분법적 도식을 넘어서. 는 변증법적 태도에서 예술의 진리를 구현한다 특히 철학적 진리와 예술적 진리를 미적. 경험 속으로 융해하려는 아도르노의 태도는 가다머가 예술에서 진리를 구하는 맥락과 크 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그만큼 가다머 역시 주관화된 개념적 사유방식에 대항해 철. 학적 진리를 예술에서 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가다머는 미학과 해석학의 근접. 한 지점을 미적 경험을 통해서 이루고자 시도한다 예컨대 그는 문학을 예술에 대한 경. 험이 정신과학의 이해방법으로의 내재적인 이행을 하는 것으로 설정한다.23) 심지어 그는

해석학이 예술의 경험이 되어야 할 정도로 거꾸로 완전히 규정되어야 한다

24)고 말한

22) Palm er, Ibid., p.251, 252 참조. 23) Ibid., S.12 참조.

(9)

다 가다머에 따르면 미적 무차별성을 통해 규정된 놀이. ― 의미 생성(Spiel-Sinngeschen) 으로 예술의 경험 즉 미적 경험에 대한 규정에 상응하여 이해는 미적 경험에서 모든, 진술들 예술의 진술들과 모든 옛것의 진술들 의 의미가 형성되고 완성되는 의미생 성의 부분으로서 생각되어야 한다 .25) 가다머의 이해가 이와 같이 미적 경험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할 때 가다머의 미적 경험은 시간성 즉 역사성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 바로 이점은 아도르노와 가다머가 예술작품에 대한 견해를 구분시켜주는 차이점이다.

예술작품에서 역사적 시간적 성격을 경험한다는 것은 과거에서 전승된 것과 현재의 만 남이라는 가다머의 대화적 텍스트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가다머가 고전을 중시. 하는 것도 이해의 역사성이라는 관점에서 설명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작품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피하고 진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평과 융합되는 과거의 지평 사 이의 시간적 거리는 참된 의미를 드러나게 해주는 것으로서 시간의 경과를 통해서만 작 품이 말하는 바를 우리는 알게 되는 것이다 이에 가다머에게서 고전과 현대에 대한 통. 일이 그리고 전통과 연관된 자율적으로 된 고대예술과 해로운 예술의 인류학적 토대 유( 희 상징 축제 가 현대에서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만들, , ) . 어야 하며 사회적으로 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26) 시간성을 중시하고 고전의 가치를 인정하는 가다머의 미적 경험은 아도르노가 과거의 것을 부정하고 혁신적인 것을 추구해 가는 모던 미학에 대한 옹호와 대조를 이룬다.

결론적으로 아도르노가 가다머의 해석학적 진리와 관계를 갖는 부분은 두 사람이 각자 추구하는 수수께끼적인 것으로서의 예술적 진리 와 의미의 통일체로서의 예술적 진리 를 예술작품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보는 점이다 이는 예술작품이 고착된 진리를 그 스. 스로 드러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아도르노에게서 예술작품은. . 과정적 성격을 띠고 끊임없이 형성되어 가는 것27)이며 또한 가다머에게는 해석자가 전, 승된 텍스트의 지평과의 만남이라는 지속적인 대화적 형태를 취하는 속에서 해석학적 이 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로써 예술작품은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 된다 이. . 렇게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드는 계기는 본질적으로 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석이나 비 평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도르노와 가다머는 다같이 예술작품에서의 진리이. 해를 철학적 인식론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해석과 비평의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과

24) W .M ., S.157, 95f 참조. 25) P.C. Lang, Ibid., S.13 참조. 26) H . Brunkhorst, S.89.

27) ÄT, S.262. 참조 예술작품이 존재가 아닌 형성과정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내재적 역동성을 이룬, 다는 점에서 아도르노는 미적인 체험을 성적인 체험과 유사한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10)

는 거리를 둔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아도르노와 가다머가 보건대 비합리적인 지배관계가. , 이 시대의 진리를 눈멀게 하고 주관적 이성의 전횡이 인문과학의 방법론에 위기의식을 가져 온 작금의 현실에서 진리이해의 요구는 바로 예술작품의 미적 경험을 통해서 이루 어질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 것은 그들의 철학적 인식론에서 나온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 다 또한 그것은 미적 경험의 아포리즘이라고 언명할 만큼 그 난해함이 도를 더하는 세. 기말에 비추어 볼 때 예술에서 참된 진리인식을 요망하는 미학적 시도로서 의의를 갖는, 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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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gative Dialektik, GS Bd. 6

Th, W. Adorno und M. Horkheimer, Dialektik der Aufklärung-Philosopische Fragmante,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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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 Lang, Hermeneutik Ideologiekrietik Ästhetik, Forum Academicum in der Verlangsgruppe Athenäum. Hain. Scriptor. Hanstein, 1981

H. Brunkhorst, Theodor. W. AdornoDialektik der Moderne, Serie Piper, München, 1990 , Die ästhetische Konstruktion der ModerneAdorno, Gadammer, Luhmann, In:

Leviathan, Zeitschrift für Sozialwissenschaft, Westdeutscher Verlag, Jahrgang, 1988 R. Kager, Herrschaft und Versöhnung, Campus Verlag, Frankfurt am Main, 1988 H.-G. Gadammer, Ästhetik und Hermeneutik, Tübingen,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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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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