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EP Supplement 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Vol. 10, No. 2, page 353~370,1 9 9 9
정신분석이란 무엇인가
*
하 혜 경**
What is Psychoanalysis*
Heikyöng Moser-Ha, Zürich**
제가 마지막으로 정신과 학회에 참석한 것이 약 15년 전의 일인데, 이렇게 초청을 해주셔서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제가 오늘 정신분석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어떤 한 가지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종합적으로 일상적인 인간관계의 예를 들어 학설을 설명하도록 노력하겠 습니다. 제가 만약 너무 쉽게 설명을 해서 지루하다고 느끼시거나 혹은 회비 낸 것이 너무 아깝다고 느끼시면 언제든지 손들고 저에게 의견을 발표해 주십시오. 가능한 한 청중의 요구와 가능성에 맞추어서 이 시간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 것이 바로 정신분석가의 기본적인 자세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즉, 정신분 석가는 어떤 환자가 왔을 때 분석가의 의도나 수준을 환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가 어떤 수준에 있는가를 맞추어서 같이 보조를 맞추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 자 세입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같이 길을 걸어간다 할 때 분석가는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빨리 걸어갈 수도 있지만, 환자로 하여금 이 길이 어 떠한 경로를 거치는가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환자의 보조에 맞추어 서 같이 길을 찾아가는 것이 분석가의 자세가 되겠습니다. 이러한 점을 영국의 유명한 정신분석가 Donald Winncott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모든 생물의 발달 과정에는 특 유한 진행 과정이 있으며 아무리 인간이 그 진행 과정을 인공적으로 빨리 이루려고 노 력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될 수가 없고 인공적으로 빨리 진행시키려는 과정에서 더욱
*본 논문은 1999년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 한국정신분석학회 Institute에서 구연되 었음.
Read at the Annual Academic Meeting of the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October 28, 1999.
**Dr. med et. phil Heihyöng Moser-Ha, Othmorstr. 8, 8008, Zürich, Switzerland
더 부작용을 가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분석가는 환자가 왔을 때 그 환자에 게 필요한 특유한 진행 과정을 파악해서 그것에 맞추어서 분석을 진행합니다.
그러면 Fig. 1번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그림에는 정신치료 범주에 속하는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열거했으며 그럼으로써 분석이 이러한 치료 방법 중에 어떠한 위치 에 있는가를 알아보려 합니다. 왼쪽에는 미술요법, 운동치료, 맛사지 등등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있는데 이것도 정신치료의 한 범주에 넣은 이유 중 하나는 두 인간이 만 나서 어떠한 치료적 상황이 이루어질 때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주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맛사지를 받으러 간다 하더라도
Fig. 1.
맛사지를 받는 사람과 맛사지를 해주는 사람 사이에 인간관계가 벌써 성립되며 그런 인간관계의 영향을 받아서 치료 또는 맛사지 효과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정신치료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오른쪽을 보면 좀 더 심층심리학에 근 거를 둔 방법이 되겠는데 이중에는 Freudian 정신분석이 있겠고 그 외에 Jung 학설 을 중심으로 한 Jung 정신분석, Adler 정신분석, 실존정신치료 방법 등 여러 가지 다 른 정신치료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정신치료 방법의 중요한 차이점의 하나는 Freudian 정신분석은 무의식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무의식의 갈등에서 Oedipus complex를 중심으로 하는 갈등을 가장 중요한 학설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Freudian 분석의 특징이 되겠습니다. Jung 정신분석도 무의식을 인정하긴 하지만 Oedipus complex의 갈등 개념을 많이 이용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실존정신 치료는 무의식의 갈등 개념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의식에 있는 갈 등 특히 Oedipus complex를 인정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차이점의 하나가 되겠습 니다. 하단에서는 치료 요인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비특이적 치료 요인이라 고 하면 말하자면 분석이든지 맛사지든지 여러 가지 치료 방법에 공통적으로 존재하 는 요인이 되겠습니다. 그것은 치료자가 환자를 위해서 규칙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마 련해줌으로써 환자의 정신 세계 속에 의사에 대한 신뢰감과 지속성을 발달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환자가 어떤 것을 이야기하더라도 비판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받 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지지 환경(holding environment)을 마련해 주는 것입 니다. 지지환경(Holding environment)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환자가 죄책감이나 수치감 때문에 속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공격적 성향이나 성적인 내용의 환상, 욕구 등 을 치료상황에서 말로 표현 할 때 이것을 분석가가 감싸주고 이해해줌으로써 환자의 정신 세계가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때 환자는 속으로 죄책 감이나 수치감 때문에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을 어떤 다른 인간이 자기만을 위해서 시 간을 마련해주며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그 자체 때문에 많은 긴장과 불안이 해소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분석에 대한 특정한 수련이 없는 치료자가 환자에게 일주일 에 한번씩 이 시간에 오라고 해서 몇 개월간 환자 얘기만 들어줘도 환자가 마음이 정 리되었고 훨씬 가벼워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봅니다. 이것은 전부 비특이적 치료 요 인으로 인해서 좋아진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Fig. 1에서 점선으로 된 둥근 원이 있습니다. 이것이 비특이적 치료 요인(nonspecific therapeutic factor)으로 좋아질 수 있는 영역이 되겠습니다. 즉, 주로 환자의 narci- ssism에 결핍되었던 것을 치료자가 보충해 줌으로써 좋아지는 것입니다. 또한 Freud 가 얘기한 대로 우리의 Ego에는 연결시키고 통합하는 능력이 있으므로 치료자가 특별 히 노력하지 않고 지지환경만 만들어 주어도 스스로 깨쳐 나가는 것을 봅니다. 자, 이 렇게 몇 개월간 치료를 하다 보면 환자는 마음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그것이“내가 이렇
게 다시 올 필요가 뭐 있나요, 이제 치료를 그만두어도 될 것 같은데요.” 이렇게 얘기하 는 것을 종종 경험하셨으리라고 짐작이 됩니다. 어떤 경우는 환자가 1년 혹은 2년 후 에 마음이 정리된 것 같으니까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자, 이것이 저항의 시작입니다. 왜냐하면 비특이적 치료 요인으로 좋아진 것은 그 환자의 무의식에 있는 갈등이 풀어져서 좋아진 것이라기보다는 겉에 쌓여져 있는 여러 가지 비특이적인 문제 즉,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 누구에게서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 또는 혼자 내버려져 있었다는 실망감 등이 채워졌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고 좋아졌 다고 느끼는 것이지 내면에 갈등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무의식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이적 치료 요인(specific therapeutic factor)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James Strachey라는 영국의 유명한 정신분석가가 1924 년에‘Therapeutic mutative interpretation’이라고 개념화하여 논문으로 발표해 주장 했습니다. 그러니까 분석가가 해석을 해줌으로써 무의식의 갈등을 풀어줘야 환자의 성 격구조에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이러한 정신 세계의 내면 속에 잠재한 갈등 의 매듭을 풀어주어야 진정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이러한 치료 효과가 있어야 치료 종 결 후에도 그 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해석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분석가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중 하나입니다. 이것은 마치 침술과 같이 어떠 한 갈등의 매듭이 있는 부분을 침술로 딱 꽂아서 매듭을 풀어주는 과정이 되겠습니다.
분석이 다른 치료 방법과 다른 중요한 차이점 중에 하나가 이런 mutative interpre- tative technique을 쓰는 것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언어가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분석을 하게 되면 언어로 해주는 해석이 정말로 침술같이 환자 가슴에 꽂혀서 매듭이 풀어져 나가는 것을 매일 분석시간에 경험하실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분석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침이 가슴속에 꽂혀서 매듭이 풀어져나가는 과정에서 매듭이 풀어지면 전에는 정말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 새롭게 깨달은 부분이 있게 되면 과거에 자신이 얼마나 자기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잘못했는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럼으로써 여러 가지 죄책감과 수치감을 경험하고 동시에 후회를 하게 됩니다. 후회라는 감정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어려운 감정 중 의 하나입니다. 자신의 과거 인생에서 내가 이렇게 잘못했기 때문에 남에게 이렇게 피 해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도 이렇게 허비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될 때, 과 거의 지나간 것은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는 것 때문에 굉장히 가슴 아픈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가슴 아픈 경험이 하나 하나의 매듭이 풀어져 나가는 과정에서 반복됩 니다. 또한 여러 가지 인생경험을 다시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방어 기제를 통 해 과거에 파묻었던 여러 가지 가슴 아픈 경험들을 다시 돌이켜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떠오를 때마다 정서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순간을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분석 이라는 것은 그냥 매일 누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이 아니고 해석을 통해서 매 듭이 풀어져나가는 순간에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되기 때문에 굉장히 정서적으 로 힘든 경험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가면담(assessment interview)을 해서 이 환자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분석가가 결정했을 때는 환자에게 분석을 권유하면서 잘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분석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결정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30, 40년을 자기 혼자서 인생을 살아왔는데 다른 인간이 함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파헤쳐 나간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이것이 일주일에 다섯 번씩 와야 되고 동시에 몇 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을 분석가가 미리 예측하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환자를 처음 만난 순간에 치료 결 과를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직도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고 싶은 유아 적 욕구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석가도 어떤 환자가 왔을 때 이 환자 가 몇 년이 필요하리라고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동시에 이 환자가 정말로 분석을 통 해서 어떤 결과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는 것도 역시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 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이 환자의 문제점을 봤을 때 분석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인 것 같고 대강 이러이러한 점은 분석으로서 고칠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적어도 몇 년이 걸릴 것 같다고 윤곽은 잡을 수 있으나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점이 바로 외과의사들이 수술하는 것과의 차이점입니다. 외과의사들의 수술은 인간의 신체적 구 조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어떠한 과정을 거치면 성공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 인 할 수 있으나 분석의 경우는 인간의 심리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불확실합 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에게 이러이러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나하고 몇 년 간 같이 길을 걸어갈 각오를 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해보라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Fig. 2.
그러면 Fig. 2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내면적 심리적 상황인 내적 현 실(internal reality)에 대한 그림이 되겠습니다. 이 중간에 있는 것이 매체로서의 인 간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외부적 현실(external reality), 즉 우리가 눈으로 보고 현실로 느끼고 감지할 수 있는 그런 현실적 상황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외부적 현실 경험을 인간이 매체가 되어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내면적 세계를 이 루게 됩니다. 이것이 내적 현실(internal reality)이 되겠고 이것이 내적 정신세계(in- trapsychic world)를 이루게 됩니다.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우주 세계가 되 겠습니다. 여기에 외부 현실의 A라는 경험, 어떤 특수한 경험이 인간이란 매체를 거쳐 서 B로 변하는 것을 봅니다. 즉 A가 A로 되는 것이 아니고 A가 B로 변하는 것을 봅 니다. 여기서 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A가 B로 변하는가 하는 것을 보는 것이 분석의 과정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8세 된 미국 남 자 환자가 저한테 왔습니다. 이 사람이 직장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분석에 오는데 분석에 오기 전에 종종 기차역에 있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중국 식당에 가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고 옵니다. 이때 중국 여자인 그 식당 주인이 단골인 환자에게“어디서 왔느 냐, 뭘 하느냐, 직업이 무엇이냐”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 이 환자의 마음속에서는 자신 이 중국여자와 성교를 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자, 이 중국여자가 자기에게 좀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한 것 그것이 A라는 현실 상황인데 이 환자의 마음속에는 성교를 하는 것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B로 변하는 것입니다. 치료란 왜 이렇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우리가 분석 상황에서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되겠습니다. 밑의 도표를 보도록 하겠습 니다. 분석전의 상황에서는 A가 B로 바뀌게 되지만, 분석의 과정을 통해서 A가 A로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분석의 목적이 되겠습니다. 바로 A가 B로 변화하는 과정을 파악하고 이해해서 결국은 A를 A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분석의 과 정입니다. 즉, 유아가 갖고 있는 전지전능적 경향을 줄이고 현실을 현실로 파악해 자 신이 어떠한 인간인가, 어떠한 방어 기제를 쓰는가, 어떤 것이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 점이 되어왔는가 하는 것을 앎으로써 내적 갈등과 외적 갈등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해결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은 크건 작건 어느 정도 분석에 관심이 있으리라 짐작되며 또 한 만일 기회가 되면 분석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대 부분 분석을 받고 싶은 욕구의 이면에는 왜 인생이 이렇게 고통스러운가, 이러한 좌절 을 겪고 실망을 겪어야 하는가, 왜 이러한 불행한 경험을 해야 하는가 하는 등의 의문 과 동시에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분석을 받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분석을 끝내고 나면 이러한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되리 라고 기대를 합니다. 제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분석을 끝내고 나면 이러한 고 통에서 완전히 전지전능하게 해방되는 것이 아니고, 인생의 제한점과 미숙한 점 그리
고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것들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분석의 효과라는 것입니다. 즉, 전지전능하 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제한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내적 현실(internal reality)에는 내적 대상(internal object)이 있습니다. 즉 자신이 태어난 후에 아버지나 어머니 형제 또는 외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이러한 것이 incorporation, introjection, internalization, identification등의 과 정을 거쳐서 내적 대상들을 형성하게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외적 현실에서 보면 A라는 사람인데 이 환자의 마음속에서 환자 자신의 특성 때문에 여러 가지 변화 과정을 거쳐서 B라는 인간으로 아버지가 마음속에 간직됩니다. 즉, 단순히 아버지가 아버지로서 internalization이 되는 게 아니라 환자 자신의 욕구나 의도, 방어기제, 여 러 가지 특성의 영향을 받아서 이것이 B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석가는 아 버지가 A라는 사람이냐, 아니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환자가 내면 속에 어 떠한 아버지의 상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또한 중 요한 것은 우리가 아버지라는 인간을 우리 마음속에 왜곡되게 간직할 뿐만이 아니라 자기와 아버지와의 관계 양상도 자기의 마음속에 그렇게 internalization이 됩니다. 즉 예를 들면, 아버지라는 한 인간뿐만이 아니라 자기와 아버지간에 가학-피학적(sado- masochistic)인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하면 이러한 관계 양상이 자기 마음속에 박히게 되고 이러한 관계 양상이 다른 인간과의 사이에서도 즉 학교 선생이나 회사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재현되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C. Bollas라는 영국의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는 분석 상황에서 이러한 아버지의 상이 왜곡된 것뿐만이 아니라 관계 양상의 왜곡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즉, 환자가 자신과 분석가와의 관계를 새로 운 관계 양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분석가가 만들어주며 그럼으로써 이 관계 양상이 환자의 내면 세계 속에 internalize되어 새로운 양상으로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그렇다면 이것이 Franz Alexander의 교정적 감정 경험(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과 어떤 점이 다른가 하는 의문이 생기실 것 입니다. 교정적 감정 경험이라는 개념은 예를 들어 환자의 아버지가 난폭한 사람이었 는데 환자가 난폭한 아버지 때문에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었다고 할 때, 분석가가 의 도적으로 난폭하지 않은 사랑의 태도를 보여주면, 환자는 분석가의 자세를 동일시해서 난폭한 아버지로부터 해방된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정신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내면 적 경험입니다. 외부적으로 치료자가 아버지처럼 난폭한 사람이 안 되게 하는 것이 중 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적 경험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 도표에서 환자의 아버지 가 난폭한 사람이 아니라고 합시다. 그런데도 환자 자신의 어떤 특유한 욕구 때문에 아버지가 난폭한 사람이라는 내적 대상을 갖게 될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 무리 치료자가 난폭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 하더라도 우리가 환자 자신의 내면적 기
본 기제를 이해하고 해석을 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그러한 경험을 외부적으로 한다 해 도 이것이 B로 바뀌어서 난폭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석과 교정적 감정 경험과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의 하나는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즉, F. Alexander 는 인간의 내면 세계에 있는 여러 가지 내적 방어 기제라든지 욕구, 갈등에 대한 해결 의 차원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A가 난폭한 사람이 아니라는 경험을 하게 해주면 환자 가 난폭하지 않은 사람과의 경험을 internalize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단순 하지 않다는 것이 분석의 자세입니다.
즉, 분석가는 환자의 내면적 메카니즘과, 내적 대상과 환자와의 관계 양상 등을 파 악해 그것을 교정함으로써 스스로 치료자의 태도를 즉 A를 A로 동일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되겠습니다.
다음 Fig. 3은 인간의 마음은 어떤 직선 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삼차원적인 세계라 는 것을 표현하려는 그림입니다. 여기에 둥근 원통이 있습니다. 과거에 Freud나 Anna Freud는 developmental line이라 해서 psychosexual development가 어떤 선 상의 과정을 거쳐서 oral stage, anal stage등으로 발달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최근에 와 서는 삼차원적 세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납니다. 여기서 둥근 원통의 한 단면은 Freudian structural model로서 인간의 정신 세계의 한 단면을 설명하는 모델이 되겠 습니다. 또 하나의 단면은 대상관계학설로서 Freud의 구조이론과는 중점을 두는 부분 이 다른 학설인데, 그것은 정신 세계의 또 다른 면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 니다. 제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신분석학설에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며, 어떤 학설이라도 인간의 내면 세계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설은 어떤 특유한 부분을 설명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고 다른 학설은 다른 양상을 설명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어느 정
Fig. 3.
신분석 학설이라도 인간의 모든 임상적 현상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설은 없습 니다. 그래서 항상 어떤 경우에는 이런 학설을 이용하는 게 더 도움이 되고 다른 임상 현상은 다른 학설을 적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본적인 자세로 갖고 있으 면 여러 가지 임상 양상을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Fig. 4는 전이와 역전이 과정을 설명하는 그림입니다. 여기 원통이 있는데 이 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제가 여기에 세 가지 표시를 했는데 가장 겉으로 나타나는 그림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위의 Abcd를 제가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 습니다. 환자가 왔는데 보통 이 환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주일에 네 번 옵니다.
그런데 국가공휴일이 겹쳐서 월요일이 공휴일이라서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일간 휴 가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 환자가 금요일 시간에 이야기했읍니다.“어머니가 개를 나한 테 맡기고 휴가를 갔어요. 내가 이 개를 보면 마치 개가 나를 정말로 불쌍한 눈으로 쳐 다보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너무 자주 휴가를 가버리니 이 개는 항상 혼자 남아 있어 서 정말 불쌍해요. 그러니 산책도 못하니까 자기가 불쌍하고 애처로운 존재라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요.” 이 환자는 개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그 이면을 보면 개를 통 해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전이 현상입니다. 즉, 치료자가 휴가를 떠나버려서 4일 동안 자기와 같이 못 있게 되면 자기는 마치 개처럼 혼자 남아서 그렇게 불행하게 느껴진다 하는 것을 분석가한테 얘기하는 것이 되겠습 니다. 이것이 1999년 10월의 상황입니다. 그러면 원통의 밑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환자가 약 20년 전의 국민학교 시절의 경험을 얘기합니다.“초등학교 때 기억인데 수
Fig. 4.
업이 끝나고 나면 어머니가 나를 데리러 올 것이라서 기다렸습니다. 학교 앞에서 1시 간이 지나도 어머니가 오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비를 맞으면서 30분이 넘게 집으로 걸 어왔습니다. 집에 와보니 아무도 없고 너무나 배가 고파서 혼자서 빵을 구워 먹었던 기 억이 납니다.” 이것은 어머니가 없어져서 혼자 남아 버림을 받았다는 감정을 표현하지 만, 1999년의 경험과는 약간 달리 어머니가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나왔다는 것을 통해, 내가 화요일에 다시 온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것을 믿고 장담 할 수가 없다, 즉 대상이 약속을 해도 그것을 믿을 수 없다는 차원이 첨가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1999 년 10월에 혼자 남아서 버림을 받았다 하는 감정과 20년 전의 그러한 경험에서는 혼 자 남아서 버림을 받았다는 것이 상통하는 경험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원통의 다음 단 계를 보겠습니다. 이 환자가 2살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파티에 가고 혼자 남아 있었는 데, 이때 세 살 반된 오빠가 자기를 너무 심하게 때려서 두피가 찢어졌습니다. 이웃 사 람이 와서 자기를 응급실로 데려가 꿰맸던 기억이 납니다. 응급실 안에서 굉장히 심하 게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고 얘기를 합니다. 즉, 이 상황은 어머니가 없이 혼자 남 았을 때 난폭한 사람으로부터 자기 신체에 어떤 손상이 왔었고 이런 때 모르는 사람에 의해 자기가 구조되었다고 하는 경험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 환자의 정신 세계 속에 는 혼자 남아 있으면 신체에 손상이 오는 위험 상황에 노출되고 이때 자신은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이 상처를 받게된다 하는 경험이 뿌리 박히게 되겠습니다. 여기서 이 세 가지 경험의 공통된 점은 어머니가 없어져서 자기는 버림을 받았다는 경험이 되겠 습니다. 이것이 전이 현상이며 그러면 어떻게 이것이 치료 상황에서 전달이 되느냐 하 면 이 밑에 제가 그림을 그린 것과 같이 여러 가지 공통되는 경험이 쌓여서 마치 메아 리같이 크게 전파되기 때문에 환자와 분석가와의 상황을 통해서 전달이 가능합니다.
제가 왜 이 이야기를 강조하느냐 하면 환자가 어떤 특정한 전이 현상 즉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경험을 가지고 왔을 때 이것이 어떤 상황에서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 라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비슷한 경험들이 축적되고 이것이 마치 메아리처럼 점점 커 져서 이것이 분석가에게 전달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을 한 면마다 점 점 깊이 파헤쳐 나가는 것이 훈습(working through) 과정이 되겠습니다. 이 원통을 보면 어느 한 점이라도 항상 똑같은 점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삼차원적인 세 계이기 때문에 환자가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하더라 도 환자는 똑같은 경험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환자의 성격 구조가 변화해 나감과 동시에 환자의 경험, 기억, 감정, 감각 이런 것들도 전부 변화해 나가기 때문에 훈습의 과정은 같은 경험을 반복해 해나가는 것이 아니고 항상 새로운 상황의 경험입 니다. 즉 항상 다른 정신 수준(psychic level)에서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석가 는 분석의 상황이 항상 새로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것을 분석가가 잘 파 악해서 환자가 어떤 수준에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어떤 환자들이 정신분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 다. Fig. 5를 보겠습니다. 이것은 텐트입니다. 지지대가 세 개가 있어야 어떤 공간이 마 련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정신 구조도 지지대가 세 개가 있어야 튼튼한 공간이 형성이 됩니다. 즉, Oedipal triangle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어야 이 공간이 형성되 며 이 공간이 형성되었을 때 그 안의 내부 수리가 분석을 통해서 가능하게 됩니다. 인 간의 마음을 집이라고 생각을 해 봅시다. 이때 그냥 가구만 들어낸다던가 벽은 그대로 두고 그 안의 구조만 약간 바꾸는 경우를 neurotic case로 보겠습니다. 즉, 부엌과 침 실이 너무 크고 거실과 서재가 너무 좁다면 id가 ego를 지배해 성격 구조의 균형이 안 맞으므로 부엌과 침실을 적당한 크기로 바꾸고 거실과 서재를 보강해서 ego의 능 력을 길러 주는 것 등이 neurosis 환자의 치료가 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그냥 가구만 들어내어 고치는 것뿐만이 아니라, 수리를 하다보면 벽 안쪽에 숨겨져 있는 수 도관, 전깃줄, 가스 파이프 이런 것들도 전부 들어내서 다시 수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게 되는데, 그 때에는 벽을 뜯어내고 가스파이프 따위를 들어내어도 과연 튼튼한 벽 이 남아서 집을 지탱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겠습니다.
집이 전부 무너지고 나면 psychotic breakdown이 되니까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 해서는 평가를 할 때 이 환자의 Oedipal triangle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가 또한 그것 이 얼마나 튼튼하게 기반이 잡혀져 있는가 하는 것을 판단해서 분석에 적당한 가를 결 정합니다. 여기 보면 Oedipal triangle의 여러 가지 모양이 있습니다. 첫 번째 것은 세 개의 지지대는 잘 잡혀져 있는 것 같은데 이 환자가 내면 속의 어머니나 아버지의 내 적 표상에 문제가 있어서 이것이 확고히 정립이 안된 상태에서 정신적 퇴행이 일어나 겉으로 보면 마치 borderline 환자인 것 같이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bo- rderline환자라 하더라도 분석을 통해서 잘 치료가 된다는 것이 최근의 의견입니다.
또 하나의 경우는 삼각형은 분명히 확립되어 있는데 developmental arrest 때문에 삼각형의 공간이 확고히 자리 잡히지 않은 경우가 되겠습니다. 이것도 분석을 통해서 치료가 된다는 것을 Peter Fonagy가 1992년에 논문을 통해서 발표하였고 또한 대부
Fig. 5.
분의 분석가가 같은 경험을 합니다. 또 하나의 삼각형은 환자와 어머니와의 관계, 환 자와 아버지와의 관계는 큰 문제가 없으나 환자가 어머니와 아버지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입니다. 이것도 Oedipal triangle의 문제점 중의 하나인데,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환자가 자기가 2살 때 남동생이 태어나서 남동 생에 대한 질투심과 시기심, 경쟁심으로 굉장히 고통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를 합니다.
이럴 때 이것은 단순히 동생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심뿐만이 아니고, 사실은 이 동생이 태어나기 위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잠자리를 같이 해서 한 커플이 되어서 어머니가 임신을 하여 동생이 태어났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Oedipal couple에 대 한 시기심과 질투심이 동생에게 투사되어 의식적으로는 마치 동생에게만 시기심과 질 투심이 있는 것 같아 보여도 무의식 선상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커플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심이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Oedipal complex가 얼마나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여러분도 인생의 드라마를 통해서 잘 아실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꼭 삼각 관계에 들어가야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즉, 아버지와 어머니 의 관계를 끊어서, 즉 커플의 관계를 끊어서 중간에 들어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Oedipal stage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 부부라는 것을 인정하기가 그렇게 어렵기 때문에 그 관계를 끊어야 만족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비서로 있는 여자직원이 유부남인 상사에게 끌려서 혼외정사를 한다는 그런 얘기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것은 그 이면에는 이 남자가 특별히 매력이 있어서라기 보다 이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속해 있기 때문에 그런 남자를 다른 여자로부터 빼앗는 다는 것, 그런 승리감, 쾌감, 만족감 때문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 겠습니다. 이것도 Oedipal stage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자기가 아이의 입장으로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봤을 때‘아! 어머니가 소유하고 있는 이 남자’에 더 매 력을 느껴서 아버지를 소유해야만 하고 그래야 자기가 어머니보다 더 큰 존재라는 것 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 여자가 다른 유부남을 성취할 때 이 남자를 성취했다는 것 때문에 오는 쾌감이라면 그것은 정신 기능이 높은 단계에 속하 는 경우가 되겠지만, 이 여자가 무의식적으로 다른 여자의 소유물인 남자를 성취했다 는 것이 더 큰 쾌감을 준다면 이것은 Oedipal stage에서 좀 더 primitive level이 되 겠습니다. 즉, 어떤 이성적인 대상에의 성적 만족감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이 여자 는 다른 여자의 소유물을 뺏는다는 것에 대해서 더 큰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이것은 좀 이 여자와 어머니 사이의 동성애적인 문제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분석에서는 이 환자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이것이 무의식상의 어떠한 정신 수준에 있는가를 판단해 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부정적 치료 반응(negative therapeutic rea- ction)에 관한 개념입니다. 왜냐 하면 최근에 와서 정신분석은 전통적인 신경증 환자
만이 아니라 경계선 환자의 정신 기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넓어짐으로써 경계선 환자 를 많이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 때에 부정적 치료 반응을 종종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이 개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 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이 개념은 환자가 겉 으로는 아주 치료에 관심이 있고 열심히 하는 것 같이 보이면서도 그 이면의 무의식에 서는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정신분석 과정이 발전되는 것을 방해하는 상황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물론 저항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그것이 ego와 superego와 의 갈등이나 ego와 id의 갈등으로 인한 불안상황으로 야기되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 개념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보통 저항과 다른 점은 대 부분 환자의 무의식 선상에서 이런 기제가 일어나므로 분석가가 발견하기가 더 어렵 고 또한 종종 환자의 narcissism과 연결이 되어 치료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최초로 이 문제점을 지적한 분석가 중의 하나로는 Karl Abraham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분은 독일의 베를린에서 태어나 Freud가 학설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독특한 개성을 가지 고 분석 학설의 발달에 기여한 분석가입니다. Karl Abraham은 1919년 논문에서 최 초로 환자의 narcissism이 부정적 치료 반응과 연결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즉, 환 자가 분석가로부터 해석을 받고 또한 분석의 작업을 통해 발달을 하게 되면, 내면적으 로는 자신의 전지전능성과 분석가보다 강한 위치를 차지하고 싶은 유아적 욕망 등으 로 인해 이러한 상위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서, 겉으로는 분석에 잘 적응하는 것 같 이 행동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이 분석 과정을 사보타지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분 석가는 이런 현상을 파악해 환자의 자아 성격 구조의 욕구인 전지전능한 유아적 욕망 을 해석해 주어서 이러한 욕망을 완화시켜 나감으로써 환자가 분석 과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Freud는 부정적 치료 반응을 success phobia의 개 념으로 설명했습니다. 즉, 환자가 치료를 통해서 정신적으로 발달하게 되면 자신의 내 적, 정신적 성장을 가져오게 되며, 그러면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아버지와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되므로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어머니와 경쟁할 수 있는 상황) 아버지와 경쟁하게 되면 정말로 이제는 자신이 어머니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 런 근친상간의 상황이 두려워 스스로 자기 처벌을 함으로서 성공의 기회를 박탈시킨 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Freud의 전통적인 개념입니다. Melanie Klein은 이것을 환자 의 질투와 시기심을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즉, 환자는 분석가가 좋은 해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환자는 자신이 이러한 좋은 해석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분석가 가 자기에게 준다는 것에 대한 시기심 때문에 분석가의 해석을 받아들여 소화시켜서 그것을 이용하기 보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내버리는 역동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동은 무의식 선상에서 일어나므로 이것을 분석가가 해석해 주어서 이것을 분석상황에서 환자가 통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치료 효과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Joan Riviere라는 영국의 유명한 정신분석가는 1936년에‘A contribution to the
analysis of the negative therapeutic reaction’이라는 논문을 썼습니다. 정말 역사상 에 남을 훌륭한 논문들이 있는데, 이 논문도 그런 논문중의 하나입니다. 이 논문에서 는 환자가 치료 효과를 제대로 이용해 발달하는 데 쓰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를 Klein 의 개념인 depressive position과 연결했습니다. 즉, 환자가 분석을 통해 자신의 파괴 적 욕구 등으로 얼마나 좋은 대상들을 파괴해서 나쁜 대상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가를 인식하게 되면 죄책감을 갖게 되며 그 죄책감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 처벌의 양상으로 부정적 치료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Klein의 paranoid position 과 depressive position은 Freud의 success phobia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즉, 이것 은 ego, id, superego사이의 갈등으로 또는 Oedipal situation에서 생기는 죄책감이 아니고, 대상관계 이론적 측면에서 환자가 대상에게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한 인식을 갖 게 되면 거기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이때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너무나 두려워 서 paranoid position에 머물러 있게 됨으로써 보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자 환자가 왔는데 어머니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가를 계속 얘기하면서 동시에 어머니 때문에 얼마나 자신의 인생이 어렵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불평하는 상 황이 있다고 합시다. 이때 몇 년간 분석을 해보면은 분석가는 사실은 어머니가 나쁜 사람이었다기보다 사실은 환자가 아주 어렵고 까다로운 아이여서 어머니가 애를 많이 먹었고 그 애를 먹은 상황에서 가끔 인간이기 때문에 인내를 못하고 화가 폭발했을 것 이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물론 환자는 어머니가 자기에게 잘 해주었다는 것은 기억 에 없고 폭발한 것만 기억에 남아서 어머니에 대한 분개, 원망, 불만, 불평 등으로 가 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간 분석을 하게 되면 환자 자신도 사실은 어머니가 나빠 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가 어머니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 황이 오게 됩니다. 이때 환자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온갖 이유를 들어 서 자기는 나쁜 어머니로부터 핍박을 받은 희생자였다고 계속 고집합니다. 몇 년간 분 석을 해야만 이러한 상황이 오게 되는데, 즉 자신이 좋은 어머니를 나쁜 어머니로 만 들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자신의 파괴적 욕구와 그 결과를 인정을 해야 되기 때문 에 그것을 인정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인정하게 되면 자신의 죄책 감, 자신의 책임감을 받아들여야 되는데 이것이 굉장히 어려우니까 그 책임감을 지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신분석적 상황을 사보타지 합니다. 동시에 좋은 어머 니를 나쁜 어머니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동시에 분석가가 좋 은 어머니가 되지 못하게 하는 역동도 일어나게 됩니다. 즉, 아무리 분석가가 좋은 해 석을 주어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린다든지 아니 면 A로 들었으면 B로 기억을 하고 있다든지 즉 왜곡시켜서 그것을 마음속에 간직하 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Hanna Segal은 인간을 두 종류로 분류했습니다. 한 종류의 인간은 아기였을 때 배가 고프면 울어서 어머니한테 알리고 그래서 어머니가
그 메시지를 알아듣고 젖을 주면 반갑게 받아먹는 아기이고, 다른 종류는 배가 고플 때 울고 어머니가 제때 안 오면, 자기가 원하는 때 안 와서 자기가 기다려야 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자기의 전지전능한 욕구가 좌절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어머니가 나중에 젖을 주어도 배가 고픈데도 젖 먹기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는 아기입니다. 그 래서 어떤 환자는 내면적 배고픔에 아무리 분석가가 젖처럼 좋은 영양분을 즉 해석을 준다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불평, 불만, 원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제가 종종 무의식적 의사소통(unconscious communication)을 강조하는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즉, 분석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과정을 의식 선상의 의사소통으로만 생각하면 분석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분석이 아닙니다. 왜냐하 면 가장 중요한 치료의 과정은 무의식 선상의 대화를 통해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제 가 정신분석 수련을 받을 때 제 supervisor인 Mrs. Burgner 여사는 저에게 우리가 두 귀를 가지고 있으나 환자와의 대화는 세 번째 귀로 들으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두 귀 로만 들으면 의식 선상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분석을 위해서는 세 번째 귀로 무의식 선상의 대화소통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supervisor인 J. Steiner 는 저에게 침대 머리맡에‘전이 해석’이라고 써 놓고 잠잘 때도 그것을 기억하고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라고 얘기했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40대 초반의 독일인 남자 환자였습니다. 체격도 아주 건장하고 키가 190cm인데다가 검은 수염이 많아서 좀 무 서운 느낌이 드는 환자였습니다. 이 남자는 샌디에고 대학에서 신경생리학을 연구한 사 람으로서 취리히 대학에 조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분석을 받겠다고 저에게 왔 으며 독일어보다는 영어를 쓰기를 원했습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이 환자의 영어가 정 말 영어가 아니고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해서 하는 영어라서 차라리 독일어로 분석하 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가 암시했지만 환자는 영어 쓰기를 고집했습니다. 물론 이 이면 에는 이 환자가 자신의 모국어-독일어에 관한 양가 감정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어머 니와의 문제로서 모국어보다는 외국어를 씀으로써 분석가와 거리를 두려는 시도였습 니다. 이 환자는 아직도 샌디에고에 여자 친구가 있어서 e-mail로 대화하고 있었습니 다. 하루는 분석상황에서 자신이 지난밤에 이 여자친구와 e-mail로 밤새도록 싸웠다 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갑자기 이 환자가 제 자궁 속에 들어와 있다는 직감이 드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이 환자가 내 뱃속에 들어와 있으며, 이 속에서 무언가 하고 있다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순간에 저에게 영화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샤이닝이라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이 가족과 함께 산 속 외지 깊숙이 떨어져 있는 호텔 에 갔는데, 이때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길이 막혀 일주일간 이 호텔에 있게 되 었습니다. 이렇게 갇히니 주인공이 완전히 미쳐서 자기 가족을 다 죽이고 나중에는 자 기도 죽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이 저에게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
는 어머니 속에 자신이 갇히게 되면 폐쇄공포증 때문에 완전히 정신이 돌아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표현한 영화였습니다. 또 다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는데, 미국 영화 였습니다. 내용은 한 젊은 부부가 새로 집을 사서 이사를 했는데 수리할 것이 있어서 사람을 채용했습니다. 이 남자가 여러 가지 이유를 핑계로 이 부부를 굉장히 어렵게 만 들며 나중에 가서는 수리공이 아주 이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이 수 리공이 부부침실에 들어가서 자기가 수리를 하는 중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실은 그 안 에 있는 가구, 벽, 모든 것들을 산산조각으로 파괴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은 좀 전 에 말 한대로 아기가 oedipal couple에 대한, 즉 부모가 커플이라는 것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그것을 파괴하고 싶은 욕구를 드러내는 그 장면입니다. 저는 이 장면이 떠올랐 을 때 솔직히 말해서 내가 정신이 돌았나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갔고 환 자는 이런 얘기를 하는데 내가 이 환자 얘기를 듣지 않고 왜 이 장면이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몇 초가 지나서 이런 충격에서 벗어나자 저의 정 신분석적 태도가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장면을 보면 환자는 카우치에 누워서 여자친구와 싸우며 자신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는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외 부적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분석가의 내적 현실은 폐쇄공포증으로 정신이 돌아서 전 부 죽이거나, 또는 부부에 대한 적개심으로 부부의 침실을 파괴하는 그러한 잔인한 공 격성을 표현합니다.
여기에는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한 그래서 상식을 상실한 정신병적 상황이 보입니다.
이때 분석가 자신의 역전이를 그대로 환자한테 얘기해서 당신은 지금 내 뱃속에 들어 가서 나를 속으로부터 파괴한다고 얘기하면 환자는‘이 분석가가 정신이 돌았구나. 내 가 정신이 돈 분석가와 여기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것입니다.
이때 정신분석 기법에서는 이런 역전이를 그냥 그대로 환자에게 얘기하는 것이 아 니고 분석가가 이것을 분석 상황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을 소화시켜서 그 것을 환자한테 이야기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이 환자는 여자친구와 관계가 깊 어지게 되면 이 관계 속에 사로잡혀서 자신이 미칠 것 같은 그러한 공포증 때문에 그 녀로부터 수 천 키로 미터의 거리에 있는 취리히에 직장을 구했고, 그녀와 컴퓨터를 통 해 싸우면 같은 방에 갇혀서 싸우는 것 보다 안전하니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 래서 전 이렇게 해석을 했습니다. 이 방안에 당신과 나-여자분석가와 같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상당한 불안을 느끼며 특히 이 불안은 자신의 상식을 상실할 것 같은 불안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 내면 세계 속의 이러한 불안을 방어 하기 위하여, 몇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자와 관계를 가지며 e-mail을 통해서 싸우면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즉, 분석가가 역전이를 이용하되, 이것을 환자의 병리 와 분석 상황과 연결시켜 해석을 해 주어야 전체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기법은 꿈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됩니다. 즉, 꿈 분석에서도 전이와 외부적
상황, 환자의 현실, 외부적 상황과 내면적 전이, 역전이 상황을 종합해 그 의미를 파악 해야 합니다.
그러면 정신분석이 결국 무엇을 지향하느냐 하는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정신분석을 하면 정말 모든 관점에서 벗어나 성숙한 인간이 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성숙한 인간의 개념이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도덕적 성인의 이미지와 차이 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도덕적 개념은 무엇이 옳고 그르냐 하는 것을 판 단하는 기준을 전제로 합니다.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없는 것, 옳은 것, 그 른 것 또한 도덕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문화에 따라서 다른 것입니다. 그 러므로 정신분석이 지향하는 성숙이라는 개념은 도덕적으로 성숙하다는 개념과 완전 히 다르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오히려 정신분석에서는 어떠한 개념, 또는 가치 관에 집착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한가지 확고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 이 정신분석에서 중요한 사고의 자유와 반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한가지 가치 관만 갖고 있다면 그것이 편견이 됩니다. 우리는 편견이 없을 때 불가피하게 마주 대 하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 미래를 조절할 수 없다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을 방어하 기 위해 편견과 신념을 갖는 것을 종종 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분석에서는 아무런 규칙이 없다는 것도 중요한 사 실이 됩니다. 저의 분석가인 Ronald Baker는 저에게 분석과정에서 얘기했습니다,‘분 석에는 아무 규칙이 없다는 것이 단 한가지 규칙이다’라고. 만일 분석가가 이래야만 한다 또 저래야만 한다라는 규칙에 매달려 있으면 환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 렵게 됩니다. 그리고 분석의 발전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발전을 위해서는 항상 자 신의 현재 정신 상황에 의문을 가지고 변화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석을 하게 되면 단순히 마음의 갈등이 없어지고 증상이 소실되는 것만을 지향하는 것이 아 니고, 환자가 매사를 경험할 때 그 경험을 통해 항상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가며 항 상 창조적으로 인생의 발달을 지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되겠습니다. 동성 애 환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동성애 환자가 분석에 오면은 분석가가 동성애 환자 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동성애를 하면 안 된다 혹은 된다라고 판단을 하면 이 환자 를 치료할 수 없습니다. 또는 이 환자를 이성애 환자로 만들어서 결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이 분석가의 치료 목적이다라고 생각하면 이 환자의 존엄성을 제대로 존 중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석가가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다른 인간에게 자신의 가치 관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다른 인간의 자유를 침범하는 범죄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분 석가가 환자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려고 한다면 분석이 안됩니다. 분석가의 역할은 단순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관찰자(active participating observer)입니다. 우리는 관찰자입니다. 환자와 함께 환자의 허락 받고 환자의 인생 속에 들어가 환자와 인생을 같이 경험하지만 단순히 관찰자로서 자신이 관찰한 것을 환자한테 이야기 해 주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이 관찰을 통해서 자신의 과거의 잘못된 성격 양상이나 욕구나 사고 등을 고칠 것인가 안 고칠 것인가 하는 것은 환자에게 달려있습니다. 환자가 다 알면 서도 안 고치겠다하면 그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너 왜 안 고치냐, 고쳐야만 한 다는 식의 태도는 부모라면 자녀가 어렸을 때 가질 수 있겠지만 분석가는 다른 한 인 간으로서 다른 인간에게 그러한 영향력을 행사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 석가는 영국의 정신분석가인 Wilfred Bion이 얘기한대로 기억이나 욕구를 배제하고 (without memory and desire) 즉 과거의 자기 경험이나 자기 내면의 욕구를 초월해 모든 것을 벗어나서 환자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분석 가가 자기 분석을 하는 것이 분석가가 되는데 아주 중요한 전제조건이 됩니다. 그래서 분석을 통해서 제가 앞에서 얘기한대로 A를 A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환자를 환 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환자한테 얘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되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자신의 주체성(identity)을 파악할 뿐만이 아니라 그 주체성이 무엇을 의 미하는 것을 앎음으로써 제한된 주체성의 경계(boundary)를 넘어서는 것이 중요합니 다. 이 경계를 넘어가게 되면 매 순간의 경험이 그냥 과거의 경험의 반복이 아니고 항 상 새로운 상황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창조적인 기회가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마음 자세로 살아갈 수 있게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