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위대한 사상가들
4. 러셀의 윤리학
초기 입장
- 윤리학의 목표는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에 관한 참인 명제들을 발견하는 것. 윤리학에서 다루는 가치의 문 제는 과학이 그러하듯 사람에 따라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성을 지닌 것이다.
-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다’와 같은 명제들이 왜 참이 되는지를 물어야 하며, 더 이상의 증명 이 필요 없이 확실하게 참이 되는 윤리적 명제에 도달하기 위한 탐구를 계속 해야 한다.
- 선과 악은 우리의 의견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대상들의 객관적인 속성이라고 보았다. 그 자체로 선하 거나 악한 것. 그리고 이러한 객관적이고 본래적인 선과 악은 과거의 윤리 이론과 달리 정의가 불가능하다.
- 선과 악이 객관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에서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시시비비가 일어나는 이유는 행 동의 옳고 그름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임.
1910년대 중반 이후의 입장
- 윤리학은 과학과 같은 객관적인 학문이 아니라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전환함 - 인간의 모든 활동은 충동과 욕구라는 두 원천에서 나오며, 선과 악은 사람들이 지닌 감정이나 집단적 이
익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윤리학이 아무리 정교화 된다 해도 다소간 주관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 선과 악이 욕구에서 생겨난다면 사람마다 다른 욕구를 가질 것이므로 선과 악이 객관성을 지닌다고 말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선한 행동에 대한 참인 명제와 거짓인 명제를 이야기 할 수도 없게 된다.
- 윤리학은 객관적 사실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며, 과학과는 다른 종류의 탐구가 된다.
- 과거의 입장: ‘불우이웃을 돕는 것은 선하다’는 윤리적 명제는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는 과학적 명제에 비견될 정도로 객관적으로 참이다.
- 변화된 입장: ‘불우이웃을 돕는 것은 선하다’는 문장의 의미는 ‘나는 모든 사람이 불우이웃을 돕는 것을 욕구하기를 바란다’와 같은 것이다.
- 이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진술이 아니며, 따라서 참 또는 거짓으로 판단할 수 있는 명제가 아 니다. 왜냐하면 이 문장은 불우이웃을 돕는 것에 관한 ‘나의 욕구’가 ‘다른 모든 사람들의 욕 구’이기를 바라는 나의 심리적 상태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 따라서 러셀은 그러한 문장들을 다루는 윤리학은 지식의 영역 밖에 있다고 보며, 진정한 의 미에서 지식이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과학이 가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가치의 문제가 지적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인 것은 아니며, 참과 거짓의 영역 밖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어떠한 지식도 과학적 방법으로 얻어져야 하며, 과학이 발견할 수 없는 것
은 인류가 알 수 없는 것이다.” <과학과 윤리학>
5. 이성적 시각에서 본 종교
열다섯 살까지 할머니를 따라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심을 지녔던 러셀은 청소년기에 접어들 면서 3년에 걸친 철학적 고뇌를 통해 종교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 종교와 관련된 고뇌를 그리스어 알파벳을 이용한 비밀 일기에 기록
- 열여섯 살에는 자유의지를 믿지 않게 되었고, 이어 영혼불멸도 믿지 않게 되었고, 열여덟 살에 이르러 신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기에 이름
- 이성적으로 확실성을 지니지 않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러셀로서는 신의 존재에 대한 이성적으로 확인 가능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함
“나의 아버지는 ‘누가 나를 만들었나?’라는 물음은 그러한 물음이 ‘누가 신을 만들었나?’라는 물
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답할 수 없는 물음이라고 가르치셨다.” 내가 밀의 <자서전>에 서 이
문장을 읽은 순간, 제1원인의 논증은 오류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의 지적 발전>
- 제1원인 논증은 세상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또 다른 원인 을 가질 것이며, 이렇게 원인들의 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 최초의 원인에 도달하며, 그 최초의 원인이 신.
- 여기서 문제는 최초의 원인이라고 여기는 신에 대해서는 왜 그 원인을 물을 수 없는가 하는 점 이다. 모든 것에 원인이 있으므로 논리적으로 당연히 신의 원인을 물을 수 있지만, 그에 대해 답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 논증의 오류라는 것이다.
- 이처럼 러셀로서는 신 존재 증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확신했을 뿐 아니라, 실제 기독교가 역 사적으로 사람들에게 박해를 가해왔으며,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죄악시하고, 성 서에서 보복과 처벌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점 등을 들어 기독교가 불교보다 제도적으로 더 나은 종교라고 할 수 없으며, 구세주로서의 그리스도 역시 부처나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롭거나 위대한 인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러셀이 기독교에 대해 신성모독적 발언을 일삼고 제도화된 기독교에 반대한 것은 사실이지 만, 그를 무신론자라고 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정당한 평가라고 할 수 없다. 신 존재 증명의 오류를 지적한 것은 신의 존재를 부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의 입장은 무 신론이 아니라 불가지론이다.
- 불가지론이란 종교와 관련해서 신이나 사후세계의 존재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입장 을 뜻한다. 즉 신의 존재 여부와 관련해서 어떤 것이 참인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러셀은 어떤 것에 대해서 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그것이 이성적으로 뒷받침되는 근거를 지 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이성적으로 뒷받침 될 수 없는 것이 거짓이라는 주장과 다르 다.
- 러셀은 ‘신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참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인데, 마찬가지 논리 에 의해 ‘신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 역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 따라서 러셀의 최종 입장은 ‘신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알 수 없다’인 것이며, 이는 무신론에 가까운 생각이지만 불가지론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 만약 죽은 뒤에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받고 러셀은 “신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하겠다”고 답했다.
- 신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신을 믿는 데서 오는 이득이 그렇지 않은 데서 오는 손실보다 더 크기에 믿어야 한다는 파스칼의 변신론에 대한 질문에 러셀은 “만약 신이 존재 한다면 신은 온갖 두뇌를 이용하고도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린 사람 을 지지할 것이다”라고 응수했다.
- 러셀은 기독교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이성적 건전함을 넘어선 도그마에 사로잡힌 기독교에 반대한 것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교회에 의해 제도화 된 기독교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수많은 해악 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종교의 진정한 의미는 사회적으로 제도화 된 교회가 아니라 개인적 차원의 신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러한 종교가 지니는 가장 중요한 성격은 무한성이라고 보았다. 유한성은 동물적이고 자기중심 적 특징을 지니는 반면 무한성은 보편적이고 공평한 특징을 지닌다. 인간은 두 본성이 갈등관계에 있다.
- 사람은 두 본성 사이의 갈등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과거에는 도그마적 믿음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었고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그런 도그마적 믿음 없이 자기중 심적인 생각을 버림으로써 무한성의 본성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러셀은 자기를 포기함으 로써 무한성에 이르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보았다. → 사랑과 복종, 믿음을 모두 얻을 수 있음.
6. 반전, 반핵, 평화운동가 러셀
러셀은 젊은 시절부터 사회주의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의 첫 저서는 독일에 머물면서 독 일의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연구한 결과물인 <독일 사회민주주의>였다.
- 여성 참정권에 관심이 많았던 러셀은 그러한 제도가 사회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사회주의 연구를 시작했다.
- 이후 좌파 지식인으로 인식되었는데 명문가 귀족 출신으로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음 에도, 노동당원이 되었고, 1965년 영국의 집권 노동당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지지하는 데 격분하여 당원증을 찢어버릴 때까지 공식적으로 노동당원이었다.
- 사회주의자였지만 마르크스주의는 비판했는데, 그것이 인상적인 지적 구성물이었지만, 행동 에 대한 올바른 지침은 되지 못한다고 보았다. 노동가치론은 틀렸으며, 마르크스의 예언도 전부 틀렸다고 보았다.
- 러셀은 자본주의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는데, 양차 세계대전에서 보듯이 자본주의는 세상 을 평화가 아니라 전쟁으로 내몰았으며, 결국 자본주의 체제의 지속은 문명의 지속과 양립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러셀은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사회주의의 버전으로 길드 사회주의를 지지했다. 이는 프랑 스 생디칼리즘의 영국식 버전이었는데, 국가 사회주의에 반대하면서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통해 국가를 전복하고 해방되어야 한다는 생디칼리즘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완화한 입장이 었다.
- 길드 사회주의는 국가 권력을 축소하고 노동조합이 자율성을 확보해 노동자들이 직접 공장 을 운영해야 하며, 산업은 길드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 국가의 대의 체제인 의회에 대응하는 노조 의회, 즉 길드 의회를 결성해 두 의회가 국가를 통 치해야 한다고 보았다. 러셀은 이 체제가 국가가 지배하는 사회주의나 무정부주의의 폐해로 부터 벗어나 산업문명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 체제라고 보았다.
- 러셀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미국의 원자폭탄 공격, 미국의 베 트남 참전 등에서 문명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핵전쟁이 인류를 파멸에 이르게 할 것에 대해 우려했다.
- 반전, 반핵 운동가로서 러셀은 세계정부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한 미국과 소련의 지도 자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고, 영향력 있는 과학자들과 연대해 핵무기 종식을 위한 선언을 주도했다.
- 1958년에는 핵무장해제운동의 초대 회장이 되었고, 이어 100인 위원회의 회장이 되어 연좌 농성 등 반핵 관련 비폭력 시민불복종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https://youtu.be/fb3k6tB-Or8
https://youtu.be/N3m2r0Ln0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