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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국가경쟁력 분석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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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스위스는 빈약한 자원, 소규모 국가1)

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고 개 방적인 정치·사회·경제 체제를 바탕 으로 국가경쟁력 1위2), 1인당 국민소

스위스의 국가경쟁력 분석과 시사점

- 강소국 스위스의 저력 : 관용과 통합 -

성 윤 모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

스위스는 빈약한 자원, 소규모 국가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고 개방 적인 정치·사회·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강소국 모델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 다. 스위스 경제는 ① 소국경제, 분권형 자율경제, 금융·관광 등 서비스산업 중심의 경제구조, ② 대외개방형 경제체제, ③ 첨단기술, 우수인력, 풍부한 자 본을 바탕으로 화학, 기계·전자, 정밀기기 산업 등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 을 보유한 제조업 강국이다.

스위스의 경쟁력 요인으로 전략적 개방형 자율경제 체제라는 경제적 요인 과 정치, 역사, 국민성이라는 비경제적 요인을 들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양 한 국가, 언어, 종교와 직업군 간의 조화를 통하여 보여 준 스위스만의 독특 한 관용(tolerance)과 통합(integration)으로 대표되는 융합(unique blend) 정신을 들 수 있다. 스위스의 융합 정신은 개방성(openness)으로부터 출발 하는데, 개방성을 통해 유입된 다양한 요소들이 통합과 관용 정신을 통해 새 로운 국가 경쟁력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와 함께 스위스의 개방성, 다양성이 융합 의 힘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폐쇄적, 보수화되는 위기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는 이제 지난 시대의 성공요인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버림으로부터 출발하여 새로운 시대를 관통하는 스위스만의 DNA를 찾기 위해 끊임없는 혁 신(innovation)을 실천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요 약〉

1) 인구 759만 명, 면적 4만 1,284㎢(남한의 2/5), 영세중립국으로 종교는 가톨릭(41.9%), 개신교

산 업 경 제 분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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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 6위(2009년),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취리히 1위, 제네바 3위(2010 년) 등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스위스는 험준한 산악국 가로 이민과 용병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던 과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프 랑스, 영국 등 정치, 경제, 철학, 문화 를 주도해 왔던 유럽의 다른 나라들 을 제치고 지난 세기 동안 세계화의 모범국가로서 발전을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위스는 알프스산 맥의 소떼와 하이디가 연상되는 국가 이지만 조금만 가까이 살펴보면 우수 한 인적 자원과 연구개발력을 바탕으 로 화학·제약산업과 정밀기계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고, 비밀유지와 안정성 을 바탕으로 자신의 특성에 맞는 금 융산업을 만들어 내고, 세계경제포럼 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혁신을 창조하 여 산업화 시대를 이끌고 있는 주역 임을 알 수 있다.

21세기 들어와 세계 각국은 냉전체 제의 종식, 지식정보화 사회의 도래에 따라 중국 등 아시아의 부상, 단일 세 계시장 형성, 세계화와 지역주의 심화 등 변화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을 경주하고 있다. 21세기의 새로운 모습이 완전하지 않은 지금이야말로

20세기 세계화의 모범국가로 산업화 시대를 리드했던 스위스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최근 이슬람 건 축물(minarets) 설치 금지, 외국인 범 죄자의 강제추방 등 외국인 혐오정책 (Xenophobia Populists)을 강화해 스 위스 성공신화의 핵심인 통합(integr- ation)과 관용(tolerance)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 도 한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와 함 께 EU의 확대, 애국주의 확산 등 스 위스가 극복해야 할 새로운 도전이 거세게 다가오고 있다. 본고에서는 스 위스 경제의 특징은 무엇인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당면 과제는 무엇인 지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다언어, 다민족, 다종교와 소규모 국 가라는 주어진 유형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화 시대의 모범국가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 준 스위스에 대한 분석은 지난 20세기 산업사회의 최빈국에서 당당히 세계 주요 국가로 도약하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리 더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 대된다.

(35.3%), 언어는 독일어(63.7%), 프랑스어(20.4%), 이탈리아어(6.5%), 레토로만어(0.5%)를 사용하고 켈트족과 게르만족이 주류이다.

2) WEF(World Economy Forum) 발표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스위스는 2009년, 2010년 1위를 차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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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위스 경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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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경제 현황

스위스는 2009년 현재, 국내총생산 (GDP) 4조 9,100억 달러, 1인당 GDP 6만 7,000CHF(스위스 프랑), 실 업률 3.8%(2010년), 물가상승률 0.5%

(2010년)를 기록하였다. 특히, 스위스 는 지난 세계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지난해 2.7%의 경제성장을 거둠으로써 세계경제 회복의 선두주 자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그리고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1위, 1인당 국민소득 6위(2009년), 인구당 노벨상 수상자 1위, 철도보급 1위, 도 로 사정 3위, 전화설비망 3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구축 등이 세계 경제에서의 스위스의 위상을 보다 쉽 게 보여 주고 있다.

스위스는 인구 760만 명, 면적 4만 1,284㎢(남한의 2/5), 영세중립국이 며, 농업 1%, 제조업 27%, 서비스업 72%로 전형적인 선진국형 산업구조 를 갖추고 있다. 스위스는 인구, 국토, 경제면에서 소규모 국가로서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독일, 프랑스 등 거대한 인근 시장을 두고 남부와 북 부 유럽의 교역 통로인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이점을 활용하여 지난 12세 기 이전부터 대외 개방적 경제체제를 구축해 왔다.

스위스의 대외무역 동향을 살펴보

면, 2010년 현재 수출 1,933억 스위스 프랑(전년 대비 7.1% 증가), 수입 1,737억 스위스 프랑(전년 대비 8.4%

증가)으로 196억 스위스 프랑(2009년 213억 스위스 프랑)의 무역수지 흑자 를 기록하였다. 스위스의 수출품으로 시계, 초콜릿, 치즈가 유명하지만, 실 제 수출금액의 대부분은 화학, 기계· 전자, 정밀기기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 다. 예를 들면, 스위스 의약품은 전 세계 수출시장에서 4%를 점유하고 있으며, 세계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견고 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였다. 스위스 의 수입시장은 소비재 44%, 자본재 24%, 원료 및 반제품 24%, 에너지 8%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위스가 부족한 공장부지와 노동력, 협소한 내 수시장으로 인하여 소비재 중 자동차, 전기·전자제품 등 대규모 시설과 국 내 수요에 필요한 산업 재화와 에너 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스 위스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자본재와 원료 수입은 수출재화 생산 을 위한 것으로 세계경제 변동에 따 른 자국의 수출규모의 변동에 의존하 고 있다.

스위스 서비스산업은 GDP의 2/3, 전체 일자리의 3/4을 창출하는 주요 산업이며, 금융과 관광산업은 스위스 의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이다. 우선 스 위스 금융산업은 2009년 현재 근로자 19만 5,000명을 고용하여, 전체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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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스위 스에는 327개(외국은행 포함, 2008 년) 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으나, UBS, Credit Swiss 등 2개 은행이 전체 예 금, 대출의 30%를 차지하고 GDP의 6배에 이르는 자산규모를 가지고 있 다. 이와 함께 24개의 칸톤(지방)은 행, 537개의 지점이 독립적으로 운영 하는 협력은행(cooperative banking) 등이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스 위스는 개인은행(private banking) 분야의 선구자이자 리더로서 세계 전 체 개인은행 자금의 27%를 운영하고 있으며, UBS, Credit Swiss 이익금에

서 개인은행 부문이 1/3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수익분야이다. 스위스 금융 산업의 성공요인으로 지리적 위치, 정 치적 안정성, 스위스 프랑의 강세, 낮 은 물가 상승률, 엄격한 비밀주의, 엄 정한 규제하의 선진화된 금융기법 등 을 들 수 있다. 이 중 영세 중립국, 지 방분권, 주민자치 등에 따른 정치적 안정성과 엄격한 비밀주의를 스위스 금융의 대표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는 1713년 제네바 지방정부의 법제화 이후 1907 년 중앙정부가 민법, 1911년 노동법에 법제화3)시켰으며, 1930년대 히틀러의

<표 1> 스위스의 품목별 수출 동향

주 : ( ) 안은 전년 대비 증가율.

단위 : 백만 스위스 프랑 2009년(%) 2010년(%)

화학 71,665 (-0.3) 75,879 (7.1) (의약제품, 비타민) 58,136 (5.2) 60,647 (4.2) 기계·전자 33,762 (-22.9) 36,439 (8.0) 정밀기기(의료용 기기 등) 13,840 (-7.2) 14,388 (4.0) 시계 13,227 (-22.3) 16,139 (22.0) 금속 10,488 (-31.3) 12,736 (21.4)

식료품 7,088 (-0.2) 7,369 (4.0)

액세서리·보석 4,412 (-12.9) 5,143 (16.6) 플라스틱 3,415 (-19.7) 3,603 (5.4)

총계 180,287 (-12.6) 193,253 (7.1)

3) 은행비밀주의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낭트칙령 철회 이후 신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제네 바로 이주하여 은행업에 종사하게 되었으며, 프랑스 왕은 사치 등을 이유로 제네바 은행으로부 터 큰돈을 대출하면서 자신의 대출 사실을 숨기길 원하였다는 사실로부터 유래되었다. 이후 은 행비밀이 누설되어 고객이 피해를 보는 경우 피해 고객의 손해를 배상하는 규정을 민법과 노동 법에 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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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금도피 금지조치에 대항하여 1934년‘은행에 관한 연방법’으로 은 행비밀규정의 위법자를 형벌로 처벌 하는 것으로 규정을 강화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나치 독일시대에 희생된 유대인 예금의 불로취득, 이란 등 테러국가 자금의 보호, EU와의 이 중과세 방지 규정 제정, 미국의 조세 회피자 정보 제공 등으로 스위스 은 행의 비밀주의는 도덕적, 경제적 타격 을 입고 이제는 비밀주의 원칙을 일 정 부문 수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스위스는 관광의 나라이다. 스위스 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가장 경 쟁력 있는 관광지로 선정(2007년)되 기도 하였다. 스위스를 찾은 해외 관 광객 수는 약 840만 명(2008년)에 이 르며, 이들은 약 156억 스위스 프랑을 지출하고 있다. 스위스 관광업에 종사 하는 인력은 총 노동인구의 4.4%

(2005년 기준)로 산악지방 인력 고용 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 관 광산업의 경쟁력은 알프스 등 수려한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철도, 도로 등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여 스 키, 산악, 휴양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공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 의 금융과 관광산업 등 서비스산업의 높은 경쟁력으로 인하여 스위스는 1966년 이후 상품수지가 적자인 경우 에도 서비스 수지의 흑자를 통하여 거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여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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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경제 분석

스위스 경제는 한 마디로 요약하자 면, ‘강소국 모델’, ‘21세기 세계화의 모범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 위스 경제의 특징은 ① 소국경제, 분 권형 자율경제, 금융·관광 등 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 ② 대외개방형 경제체제, ③첨단기술, 우수인력, 풍부 한 자본을 바탕으로 화학, 기계·전자, 정밀기기 산업 등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제조업 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위스 경제의 첫 번째 특징인 강 소국, 분권형 자율경제, 금융·관광 등 서비스산업 중심의 경제구조형 특성 을 살펴보면 스위스가 지닌 유형적 조건으로부터 기인하는 필연적 결과 라고 할 수 있다. 협소한 국토, 적은 인구로부터 기인하는 소국경제 모델, 영세 중립국, 연방제, 내각 중심제, 지 방분권주의, 직접 민주주의 전통 등으 로부터 유래된 분권적, 자율적 경제체 제, 그리고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확보 하고 있는 금융·관광산업의 강세와, 성공적인 경제발전으로 경제발전 단 계에 따른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 하는 스위스 경제가 지닌 일반적인 경제구조적 특성이다.

이 중 특히 분권적 자율 경제체제 의 성립은 영세중립국으로서 법치주 의, 직접 민주주의 적용, 지방분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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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정치적·역사적 전통을 통해 성 립되었다. 즉, 정책의 변화가 있는 경 우에도 직접 민주주의 적용으로 철저 하고 광범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야 하므로 정책적 변화는 매우 점진 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안정된 정책적 환경 속에서 각 칸톤별, 각 칸톤 내 읍·면별로 세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하 는 등 각 지방별로 낮은 세율, 규제완 화에 따른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경쟁 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분권형 자율경 제 체제를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안정적인 정치·경제·사회 적 환경 속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보장은 스위스 경제의 경쟁력 확보의 기본 토대를 형성하였다.

20세기 산업화 시대를 선도하는 모 범국가로서‘대외 개방형 경제’는 스 위스 경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스위스는 빈약한 내수시 장과 거대하고 강력한 인근시장 등 주어진 지리적·경제적 환경 때문에 대외 개방적 경제의 채택은 불가결한 선택이었다.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현대 산업사회의 발전 을 주도한 국가들과 인접한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소극적·수동적 개 방이 아닌 과학·기술의 습득, 고급 인 력의 확보, 거대 판매시장으로의 활용

등 능동적·적극적 개방을 통해 경쟁 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대외 개방형 경제체제를 구축하였다.

현재 스위스는 대외의존도(GNP 대비 무역규모)가 70%이며, 스위스 의 주요 수출품목인 의약품의 경우 생산금액의 85% 이상을 수출하고, 정 밀기계의 경우는 80% 이상을 수출하 고 있다. 스위스에는 대형기업이 거의 없다. Nestle, Norvatis, ABB 등 세 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은 거의 모두 다국적 기업이며, 다국적 기업도 중규 모 자회사를 전 세계에 설립·운영하 고 스위스에서는 중소규모 인력으로 연구개발 등 핵심 업무만을 수행하고 있다. 스위스의 대외 개방형 경제는 스위스 기업의 해외 투자를 촉진하여 해외 순자산 규모가 GDP의 116.5%

(2006년)에 이르고 있고, 해외자회사 의 외국인 고용규모는 약 22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4,900여 개의 외국 다 국적 기업4)들이 스위스에 소재하는 등의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요한 스 위스 경제의 특징은 스위스가 제조업 강국이라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스 위스를 대표하는 상징 또는 상품을 들라 하면 알프스, 초콜릿, 치즈, 금융 을 들지만, 실제로 스위스는 Norvatis,

4) 스위스 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중 스위스에 소재지(본부, 지역본부, 현지 법인 등)를 두고 있는 기업이 2,435개, 외국의 다국적 기업으로서 스위스에 소재를 두고 있는 기업이 4,903개이다. 제네바의 경우 2001년 기준 440개 외국 다국적 기업이 3만 450명을 고용하 였고, 이는 제네바 전체 개인 고용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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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he, ABB, 만터보 등 주요 다국적 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이 의약·화학, 기계·전자, 정밀기기 부문에서 첨단기 술, 우수 인력,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 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제 조업 국가이다. 이와 같이 스위스가 제조업 강국이라는 사실은 수출 실적, 기업경쟁력 등 객관적인 통계 및 사 례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5) 우선, 스 위스의 의약품은 전 세계 수출시장에 서 4%를 점유하고 있으며, 바젤에 소 재한 다국적 회사인 Novatis, Roche 등이 주요 수출기업으로 생산의 85%

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시계로 대표 되는 스위스의 정밀기계산업은 세계 최첨단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여 시 장을 선도하고 있다. 정밀기계산업은 전체 수출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의 80% 이상을 수출하고 약 33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 는 스위스의 중추산업이다. 특히 4세 기 이상의 역사를 지닌 스위스 시계 산업은 최초 손목시계, 최초 수정시 계, 최초 방수시계 등 끊임없는 혁신 과 창조적 제품 개발로 전 세계 시계 시장을 리드하는 대표산업이다. 또한 스위스 시계산업은 70년대 이후 해외 생산, 수정시계의 보편화로 인해 대부

분 시계 기업들이 도산하는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였지만, 그 이후 생산기 지의 스위스 귀환, 정교한 고급시계, 패션화 등 혁신을 통한 차별화 전략 으로 시계시장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 복함으로써 제조업은 진화하며 발전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현재 서울 수도권에 배치된 대공포 가 스위스 윌리콘(Wilikon)사 제품이 고 동 회사는 최근 Sky Schield 35라 는 첨단 대공포를 제작하였으며, 스위 스 필라투스(Pilatus)사와 루와(Ruag) 사는 항공기도 제작하고 있는 등 조 금만 눈을 돌려 보면 스위스 제조업 의 힘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전임 대통령(2003년, 2008년)이었던 Psacal Couchepin은 “컴퓨터 마우스의 3개 중 1개가 Logitech이라는 스위스 기 업 제품이고, 최첨단 섬유기계의 1/3 이 스위스 제품이며, 볼펜심 10개 중 9개가 스위스 기계로부터 만들어진 다”(Federal Councilor for Economic Affairs, 2001)라며 스위스가 제조업 강국임을 자랑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스위스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는 스위 스가 20세기 산업화 시대의 성공한 경제모델, 세계 최강의 국가경쟁력 보 유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5) 물론, 스위스의 서비스산업은 전체 생산의 2/3, 고용의 3/5을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자, 금융, 관 광산업 등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에서 살펴본 바 와 같다. 여기에서 스위스를 제조업 강국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산업화 시대의 성공한 경제발전 모델로 스위스의 제조업 분야의 성공과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스위스 경제에서 서비 스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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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 주고 있다.

스위스의 제조업 강국 전략은‘선 택과 집중’원리의 적용 결과라 할 수 있다. 고급 인력, 기술, 자본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생산 요소를 의약·화학, 정밀기계 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특화하여 차별화된 고부가가 치 상품의 생산에 주력하였기 때문이 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직물기계, 시 계 등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지녀온 기계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보완·발전 시켜 고급 시계, 정밀기계, 기계공학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 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19세기 말 바젤을 중심으로 인조 합성염료를 만들었던 화학산업의 발전을 이어받 아 고부가가치 산업인 연구개발 중심 의 제약산업을 발전시켜 Novatis, Roche 등 시대를 선도하는 유명한 다 국적 회사를 낳았던 것이다. 특히 이 들 기업들은 초창기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특수하거나 부가가치가 높 은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전략을 통 해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에서 스위스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했던 핵 심 요인을 꼽으라면 무엇보다도 우수 한 인력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들 수 있다.

먼저 스위스의 우수인력 확보는 세

계경제포럼의 고등교육 및 훈련 분야 경쟁력 중 연구훈련 지역 활용 부문 1위, 교육체계의 수준, 직장 훈련정보 부문에서 2위 등의 결과로부터 확인 할 수 있다. 스위스 인적 경쟁력은 각 칸톤별 자율적 교육시스템을 유지하 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학문연구 및 직업훈련 체제를 운영하여 인력 수요 에 적합한 노동인력을 산업계에 공급 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특히, 전체적 으로 우수한 교사 자질, 질 높은 교육 과정, 최고 교육시설 제공 등 교육을 가장 중시하는 스위스 국가 시스템은 지금까지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 출하고 취리히 공대, 로잔 공대 등 세 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보유하는 결 과를 낳았던 것이다.6) 한편, 노사 간 의 원활한 협력을 바탕으로 파업 등 노사갈등에 따른 사회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유연하고 안정된 고용 및 해 고 관행의 정착에 따른 적정한 노동 인력의 원활한 수급 체제는 노동시장 의 효율성을 증가시켜 스위스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직접적으로 기여했음 은 물론이다.

스위스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의 핵 심은 연구개발에 대한 전략적·지속적 투자에 있다. 스위스는 GDP 대비 연 구개발 투자가 2.7%(2008년)로 선진 국 중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

6) 스위스는 인구 수 대비 노벨상 수상자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이며, 학생인구의 15%

정도만이 대학으로, 나머지는 직업훈련 학교에 진학하는데, 대학진학의 경우 대부분 취리히 연 방공과대학이나 로잔 연방공과대학으로 진학하는 등 이공계 중심의 교육 문화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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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 전체 연구개발 투자의 2/3가 민 간으로부터, 20%가 중앙 및 지방 정 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세 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중 혁신수 준 평가에서, 과학연구기관의 수준,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 연구개발 분 야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스위스가 얼마나 연구개 발을 중시하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다.

스위스의 과학연구는 취리히, 로잔 의 연방기술연구소(The Federal Institutes of Technology), 폴셰러연 구소(Paul Scherrer Institute) 등에 서 약 3만 8,000명의 고급인력이 결집 된 국가연구센터(National Research Centers)를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고, 스 위 스 는 CERN(The Europrean Organisation for Nuclear Research), IBM 유럽연구소 등 국제과학 및 산 업연구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스위스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연 구개발 부문에 적극 적용하여 생명공 학(Biotechnology), 제약(Pharmace- uticals), 화학(Chemicals), 환경 및 의학기술(environmental and medical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등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 자를 집중해 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나

노기술(nanotechnology), 우주연구 (space research), 기후변화연구(climate research) 등 주요 프로젝트를 선정 하여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 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스위스의 연 구개발의 특징 중 하나인 산학 협동 의 활성화는 Swissnex(Switzerland’s Knowledge Network) 운영7)은 물론, 세계적 수준의 공대(취리히 공대, 로 잔 공대), 기초과학연구기관과 산업계 등과의 공동연구 등을 통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

스위스의 경쟁력 요인 분석

경제적 요인: 전략적 개방형 자율경제 체제

스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우선 앞에서 살펴본 스위스 경제의 특징을 만들어 낸 전략적 개방형 자율경제 체제 구축이라는 경제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즉, 강소국이라는 제약 속에 서 최소한의 규제로 세계시장을 겨냥 한 자유로운 경제활동 체제의 구축은 스위스 경제의 불가피한 선택이자 강 점이 되었다. 그리고 자유로운 경제활 동 속에서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효

7) Swissnex는 스위스와 협력국가 사이의 교육, 연구와 혁신의 양자협력기구로서 대학, 산업계, 이 해그룹, 후원자 등과의 협력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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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선택과 집 중’이란 원칙의 적용을 통해 스위스 의 전통적 강점을 살리면서 미래 경 쟁력 확보라는 기준에 의거, 스위스 대표산업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 결 과, 금융·관광산업 등 대표 서비스산 업은 물론, 고급시계, 정밀기계산업, 의약·화학산업 등의 제조업도 스위스 경제를 이끄는 대표 산업이 되었다.

비경제적 요인: 정치·역사·국민성

스위스의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경 쟁력 확보는 앞서 살펴본 경제적 요 인과 함께 스위스 특유의 정치·역사· 국민성 등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가 능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우선 스위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영세중립국, 칸톤 중심의 지방 자치, 그리고 주민투표로 대표되는 직 접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은 스위스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고 안정적 인 정치·경제 환경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였다.

스위스는 산업혁명 시대에는 프랑 스, 독일 등 산업화 시대를 선도하는 대국의 바로 인근에 위치하여 산업혁 명에 따른 선진 제도, 첨단기술을 자 연스럽게 도입하여 자기 자본화시킴 에 따라 농업국에서 제조업 국가로의 원활한 전환에 성공하였다. 또한 두 차례의 세계대전 시대에는 영세 중립 국을 선포하여 다른 유럽 국가와는

달리 축적된 자본의 파괴가 아닌 인 적·물적 자본 축적의 기회로 만들었 다. 즉, 스위스는 역사적 전환기를 발 전의 계기로 적극 활용하는 지혜를 발 휘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정 이념이나 가치보다 는 실질적인 이익을 중시하는 실용적 이고 근면한 스위스 국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 도록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스위스 는 냉전시대에 이념을 넘어선 평화와 대화의 대표적인 장소였고, 안락사 프 로그램 허용, 유골의 퇴비 활용, 은행 비밀주의 등으로부터 스위스가 얼마 나 실용적 이익을 중시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민, 용병 등 과거부터 척박한 환경 탓 에 몸에 밴 스위스 국민의 근면성, 성 실성, 장인정신은 안정된 노사관계, 직업교육 강조 등으로 재현되어 국가 경쟁력 제고의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위스DNA : 통합과 관용

스위스를 20세기 세계화의 모범국 가로 만든 요인으로 앞서 살펴본 경 제적, 비경제적 요인과 함께 다양한 국가, 언어, 종교와 직업군 간의 조화 를 통하여 보여 준 스위스만의 독특 한 융합(unique blend) 정신을 들 수 있다. 통합(Integration)과 관용(tol- erance)으로 대표되는 스위스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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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스위스 정치·경제·사회 체제 모든 곳에서 발현되어 스위스를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로 만든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스위스는 사상의 자유를 기반으로 안정된 경제, 사회, 정치 체제를 구축 하여 질 좋은 노동력과 사회 인프라 를 바탕으로 개방 지향적 소규모 경 제 강국을 이룩하였다. 스위스의 경쟁 력은 유형적인 인적·물적 경쟁력 요 소보다는 다양한 언어, 종교, 지방과 직업군 간의 조화를 통한 스위스만의 독특한 융합(unique blend)에 기인한 다고 할 수 있다. 스위스는 프랑스어, 독어, 이탈리아어, 레토로만어 등 4개 의 공식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종교 혁명의 본산지임에도 불구하고 가톨 릭과 기독교가 큰 충돌 없이 공존하 고 있으며, 인종면에서는 켈트족과 게 르만족이 정착하여 현재는 독일계, 프 랑스계, 이탈리아계가 주류를 형성하 고 26개 칸톤 중심의 지방자치를 근 간으로 하는 연방제 국가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이 언어, 민족, 종교 등 여러 면에서 스위스가 하나의 국가로 뭉쳐질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스위스는 이러한 독립적, 개 별적, 분열적 요소를 성공적으로 조 화·융합시킴으로써 500년 민주주의와 평화의 전통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 양한 분열적 요소를 발전적으로 통합 하여 승화시킨 스위스의 성공사례는 바로 EU 탄생의 모델이 되었고, 처칠

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스위스 취리히 에서 EU 창설을 제창하였던 것이다.

스위스의 융합은 개방성(openness) 으로부터 출발한다. 우선 종교·사상의 자유를 보장해 온 역사적 전통은 볼 테르(Voltaire), 조이스(James Joyce) 와 유대인들에게 공산주의와 나치즘 을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했 으며, 국제적십자사, 국제연합 본부, 국제난민고등판무관 등 각종 국제기 구가 제네바에 모여 들었으며, 레이 건-고르바초프 회담 등 각종 평화회 담과 조약이 제네바, 바젤, 베른, 취리 히 등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근원을 제공해 왔다. 스위스의 개방성은 경제 적 측면에도 반영되어 5,000여개의 다 국적 기업이 스위스에 위치하였고, 헤 르만 헤세(Herman Hesse), 찰리 채 플린(Charlie Chaplin),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등 문학, 예술, 과 학 분야의 유명 인사도 스위스에서 자신의 분야를 넓혀 갔다.

스위스의 개방성을 통해 유입된 요 소들은 통합과 관용의 정신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 내었다. 4개 국 언어의 공용화 정책은 스위스 국 민들에게 2개 이상의 언어 습득 기회 를 제공하여 인적 경쟁력을 확장하였 고, 종교, 이념, 인종에 대한 개방성은 우수한 인력, 기술, 자금의 유입으로 연계되어 스위스 제조업과 금융산업 의 발전으로 직결되었다. 특히, 스위 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공산주의, 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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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파시즘 체제하의 자금에 훌륭한 피난처를 제공하여 스위스 금융산업 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스위스의 개방성은 이념, 종 교, 인종, 직업 등에 대한 관용을 바 탕으로 통합을 이루어 스위스를 20세 기 세계화의 모범국가로 만들 수 있 었다.

이러한 통합의 중요한 장치는 바로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한 스위스 국 민의 직접투표를 통한 칸톤 중심의 주민자치 제도이다. 스위스는 1848년 헌법 이래 교육, 사법 등 주요 문제에 대해서는 각 칸톤과 읍·면의 주민투 표로, 국가 전체 문제는 국민투표(연 3~4회)로 결정해 오고 있다. 특히 일 정 수 이상의 지지자들이 헌법·법률 개정, 정책결정을 제안할 수 있는 시 민발의제도(popular initiative)는 스 위스 직접 민주주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8) 스위스의 직접 민주주 의 제도는 언어, 인종, 종교 등의 다 양성을 통합하여 스위스 DNA로 융 합시키는 훌륭한 장치였던 것이다. 이 러한 스위스의 관용과 통합을 통한 융합으로 스위스는 세계화의 모범국 가로 20세기 산업사회의 발전을 이끌 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3. 스위스의 당면 과제와 시사점

(1) 스위스의 위기

스위스는 지난 세계경제 위기를 극 복하고 2010년 2.7%라는 견실한 경 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세계경제포럼에 서 여전히 세계 1위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스위 스의 미래를 어둡게 바라보면서 위기 의 도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도 있다. 스위스 위기는 스위스 경쟁력에 관한 탄탄한 수량적 지표에 도 불구하고 스위스 경쟁력의 원천인 관용과 통합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조짐으로부터 나타나고 있다.

우선 스위스의 관용을 바탕으로 한 개방성이 변질되고 있다. 세상의 많은 사상가와 자유인을 불러들였던 스위 스는 최근 주민투표를 통해 이슬람 건축물(minarets) 설치 금지(2009년 11월) , 외국인 범죄자의 강제추방 (2010년 11월) 등 외국인 혐오주의와 스위스의 폐쇄성을 강화하는 일련의 조치들이 공공연하게 도입되고 있다.

또한 EU 등 국제기구 참가 반대 등 극우주의적 보수정당인 스위스 국민 당(Swiss peoples party)의 지지도가 30%를 넘어서면서(2007년 이후) 최

8) 스위스의 시민발의제도는 연방의회가 통과한 법률에 반대하는 국민이 100일 이내 5만 명의 서 명을 얻을 경우, 정부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헌법 개정 논의는 18개월 이내 10만명의 서명을 요하고 있다. 시민발의제도는 1866년부터 지금까지 약 160번 행사되었으며, 그 중 100개의 안건이 국민투표에 붙여져 단 8개만이 법으로 제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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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정당으로 부상하였고, 스위스의 독 일어 사용 확대, 독일 교수 및 교사 수의 제한 등 외국인 차별정책의 도입 이 확대되고 있는 사실로부터 스위스 가 관용과 개방성보다 배타성과 폐쇄 성이 짙어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의 다양성은 통합을 통해 융 합된 힘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4 개 공식 언어 중 2개 이상 언어습득 정책은 영어 사용의 확대로 말미암아 스위스 국민의 언어 습득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념전쟁의 종식, 세계 단일시장 형성,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탈이념, 개방화는 더 이 상 스위스만의 전유물이 아님에 따라, 스위스 은행의 무차별한 비밀주의 유 지는 나치자금, 테러자금에도 적용되 어 도덕적 상처를 입고 조세회피처라 는 비난과 견제를 받아 비밀주의를 일정 부문 수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 렀고, 국제 이단아인 이란과 북한에 대한 다자외교 노선의 유지는 더 이 상 세계의 관심 대상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스위스는 두 번에 걸친 EU와의 통합 반대(1992년, 2001년) 에도 불구하고 인력, 투자 교류 등 7 개 분야에 걸쳐 EU와 양자협정 체결 (2000년)과 쉥겐협정(2007년) 참여에 따라 실질상의 EU 회원국(passive member of EU)이 되어 버림으로써 EU 회원국과의 차별성을 더 이상 찾 기 어려운 실정이다.

스위스가 통합을 통한 스위스만의 독특한 융합의 힘을 잃어버린 것은 주민투표로 대표되는 직접 민주주의 라는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까닭이 크다. 지금까지 스위스의 개방성, 관용성, 통합성을 제고해 주 던 주민투표 제도가 이제는 오히려 이슬람 건축물(minarets) 설치 금지, EU 가입 반대 등 폐쇄성, 배타성, 고 립을 불러일으키는 정책 도입의 장치 로 변절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20세기 EU 탄생의 모범이었 던 독특한 스위스 융합의 힘은 더 이 상 창의적으로 발휘되지 못하면서, 스 위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도 못하 고 필요한 것만 취해 가는 무임승차자 (free rider) 신세로 전략하고 말 것이 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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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당면 과제와 시사점

스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탄탄한 수량적·경제적 성과를 보여 주고 있 고, 아직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우 월한 법치 전통, 활발한 언론, 청렴한 국가라는 제도적 장점을 보유하고 있 다. 그리고 스위스는 우수한 인적 자 원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을 가지고 세계 경제를 선도할 잠재 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위스는 관용과 통합을 원리로 작동 하는 스위스 고유의 융합의 힘이 제 대로 발휘되지 않고, 곳곳에서 위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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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스위스 위기의 도래는 우선, 이념 전쟁의 종식, 세계단일 시 장 형성과 지식기반사회의 도래에 따 른 시대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스위스 융합의 힘은 전쟁과 이념의 시대, 보호주의 산업화 시대에서 평 화, 개방, 통합과 혁신을 통해 지난 세기를 선도하는 아이콘이었다. 하지 만, 융합의 힘이라는 기존 스위스의 DNA는 지식기반사회, 세계화와 지역 화의 공존, 지속 가능한 발전 등 새롭 게 형성되는 21세기에는 더 이상 만 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스위스의 당면 과제는 현 재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위기를 극 복하고 21세기 선도국가로 다시 도약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를 관통하 는 스위스만의 DNA를 찾는 작업으 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스위스의 당면 과제에 대한 해법은 자신의 것을 버림으로부터 출발하여

야 할 것이다. 스위스는 지난 시대의 성공요인에 대한 철저한 성찰로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세계를 다시 리드할 수 있는 스위스만의 DNA를 찾기 위 한 끊임없는 혁신(innovation)을 자 신의 화두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리 고 이제는 점점 폐쇄적, 보수적, 이념 적이 되어 버린 경제, 사회, 정치체제 를 주민투표에 의한 밑으로부터의 개 혁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과감한 위로부터의 개혁으로 새롭게 하는 노 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 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스위스가 보여 준 저력을 보면, 스위 스가 자신의 알을 깨뜨리고 나오는 노력을 통하여 21세기를 선도하는 모 습을 다시 한 번 보여 줄 수 있을 것 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스위스의 20세 기 성공경험과 21세기 도전과제에 대 한 공유와 극복은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국가로 새롭게 도약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믿는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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