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일자리가 시대정신이다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일자리가 시대정신이다"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2년 10월 고용동향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경제활동 인구 2,579만 명 중 직업이 안정적인 상용근로자는 1,130만 명에 불과하다. 경제활 동인구의 43.8%다. 나머지 666만 명은 임시‧일용직이고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가 711만 명이다. 실업자는 60만 명이다. 한국사회에서 근로자 가운데 안 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절반도 안 된다는 의미다. 임시‧일용직의 월평균 임금이 130만 원 정도이고 자영업자 가운데 300만 명 정도는 월수입이 100만 원도 안 된 다는 조사도 나오고 있다. 실업자를 포함해서 대략 1000만 명 정도가 월수입이 100만 원 안팎이란 얘기다. 이것이 말이 되는 얘긴가.

2012년 10월말 고용동향

(만 명)

경제활동인구 2,579

상용직근로자 1,130

임시‧일용직근로자 666

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 711

실업자 60

자료: 고용노동부

왜 이렇게 되었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일할 만한 기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987년 이른바 정치민주화 이후 한국기업들은 고 임금과 강성노조 등으로 사업여건이 악화된 한국을 떠나 기하급수적으로 해외로 나 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대기업 수는 자꾸만 줄어들기 시작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 면 1986년에 1,255개였던 300인 이상 고용 대기업 수가 2007년에는 675개, 2008 년에는 660개, 2009년에는 650개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기 업 수는 52,000여 개로 늘어났다.

성장을 견인해 왔던 대기업이 줄어드니 성장률도 낮아지고 일자리도 없어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1963-91년 간 평균 9.5%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경제는 1992년부터 2011년 까지 평균 5.1%의 중성장기로 주저앉았다. 그마나 최근에는

일자리가 시대정신이다

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2012-12-07

(2)

더 낮아지고 있다. 이러니 청년들이 일할 자리가 있겠는가. 더구나 청년들은 중소기 업은 안가고 대부분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매년 대졸자만 50여만 명 쏟아 져 나오는데 3~4%의 성장으로 20여만 명 내외의 일자리만 생기니 나머지는 물리 적으로 갈 데가 없게 된 것이다. 매년 30여만 명은 임시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이 다. 이런 현상이 20여 년 지속되면서 오늘날 임시‧일용직 666만 명, 자영업자 711 만 사태를 유발한 것이다.

세계 석학들의 장기침체 경고, 경제민주화 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대정신

최근 "국가의 실패"(Why Nations Fail)라는 저서를 발간한 MIT대의 대런 에이스 모글루(Daron Acemoglu) 교수는 한국이 성장하려면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10개는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대기업을 더 육성해도 모자랄 판에 한국의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어디 에도 없는 강도 높은 대기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대선후보들은 계열기업 출자를 규제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강제 해소하거나 의결권을 박탈하겠다고 으름장을 내놓 고 있다. 기업에 노사공동결정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나오고 있다.

2008년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위기 기간 중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국경제도 세계경제 장기침체에 따른 수출수 요 둔화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뉴욕대의 루비니(Roubini) 교수는 세계 경제는 장기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빠질 것이라고 하고, 하바드대의 로고프(Rogoff) 교수는 대불황보다 더 심각하여 공황에 가까운 장기 대수축(great contraction)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 국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살아남아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면 기존에 있는 규제도 완화하여 기업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판국에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경제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규제양산과 대기업 때리기에 여념이 없으니 어이가 없 다 못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러고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일 자리를 만들어 줄 것인가. 청년 취업자 수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2년에는 480만 명이었으나 2007년에는 420만 명으로 60만 명이 줄었다. 현 정부 들어서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라는 전례 없는 악조건 속에서 2009년에는 OECD 국가 중 몇 안 되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선방 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청년 취업자 수는 2008년 408만 명에서 2012년 10월 말 374만 명으로 34만 명이 줄었다.

(3)

한 가지 아이러니는 더욱 강도 높은 경제민주화로 청년들의 일자리를 더 많이 쫓 아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공약을 많이 하는 후보일수록 청년들의 지지율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달콤한 사탕발림에 현혹된 것인지, 일자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대선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지 난 20년간 평균 0.75%의 장기저성장으로 일자리 자체를 만들어 내지 못하여 잃어 버린 20년이 된 일본의 전철을 따라갈 것이라는 점이다. 정말로 현명한 선택이 요 구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후보들도 진정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이들에 게 어떻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 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참조

관련 문서

본 연구에서는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질 경우 기업들이 일정 비용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고용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지연시키는 정책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 소비자 및 NGO의 기업에 대한 기대 수준이 크게 증가 – 법과 규제의 영역을 넘어 선 윤리적 의사결정을 요구. • 예 :

- 인도 시장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한편,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 ㆍ이를 통해 인도의 우수 인력 확보, 인도 우량 기업에 대한 정보 축적 등. 을 추진하는

결합재무제표의 도입은 회계정보로서의 유용성은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반면, 이를 작성할 경우 기업에 추가적으로 과중한 비용과 업 무부담을 가져오고 정보공시에

차수가 가장 큰 항이 3x@이므로 a=2 x의 계수는 -1이므로 b=-1 상수항은 4이므로 c=4 /

오늘날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대부분 문제의 뿌리를 들여다보면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안 생긴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일례로 부동산 경기도 활성화되려면 수요 가 있어야 하는데,

제 조업의 경우 중간 일자리 및 중간임금계층의 비중이 서비스업보다 높고, 추세 적으로도 중하위 일자리가 줄어들고 일부 상위일자리만 만들어지는 J자 형태 의

최종 합격시, 지원현황에 기재한 순서대로 기업에 배정해 드리는 것이 아니니 순서와 상관없이 이력서 제출한 기업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