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윤리강령과 디오스코리데스선서
주상훈#·신범수·박민수*
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경성대학교 약학대학
(Received August 10, 2012; Revised October 22, 2012; Accepted October 25, 2012)
Pharmacist Code of Ethics and Oath of Dioscorides
Sang Hoon Joo#, Beom Soo Shin and Min Soo Park*
College of Pharmacy, Catholic University of Daegu, Gyeongbuk 712-702, Korea
*College of Pharmacy, Kyungsung University, Busan 608-736, Korea
Abstract — The history of pharmacist code of ethics in Korea with comparison to the codes found in other countries and other professionals was reviewed, with the emphasis on the oath of a pharmacist, known as oath of Dioscorides.
Keywords □ oath, code of ethics, Dioscorides, professionalism, history
대학의 역사를 고려할 때 옛날부터 전문직으로 여겨지던 직업 은 신학, 의학과 법학의 3개 영역에 국한되었지만, 근현대사회에 이르러 약사를 비롯한 많은 직업군이 전문직으로 인정받게 되었 다. 전문직이란 흔히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직업으 로 정의되며 대개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가진다. 우선 전문직 인 력의 양성에 필요한 대학교육기관이 설립되어 있고, 이렇게 대 학교육기관에서 정해진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국가 면허제도에 따라 면허를 취득할 자격을 갖게 된다. 면허제도는 이들 전문인 들이 자신들의 전문직능을 수행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부 여하며, 전문인들은 자신들의 직업 수행을 통해서 사회에 봉사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전문인들은 면허 취득 이후에도 직업수 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며, 자신들이 봉사하 는 대상, 즉 환자나 고객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며, 이들 의 행동규범이 될 수 있는 윤리 원칙이 존재한다. 또한 이들 전 문인들은 개개인으로 활동할 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가규모의 전문직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이러한 전문직단체(약사의 경우 대 한약사회)는 우선 전문직업인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존재할 뿐 만 아니라 직업수행에 있어 지켜야 할 규범이라는 의미로 받아 드릴 수 있는 윤리강령(code of ethics)을 스스로 제정하는 등 전 문직업인들의 자질향상과 윤리확립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저자
는 위에서 밝힌 여러 가지 전문인의 특성 중에서도 특히 윤리강 령내지 윤리원칙의 존재에 주목한 바, 약사 및 약학 관련 종사자 에게 요구되는 윤리원칙이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명문화된 과정 을 간단히 살펴보고, 타 직업과 비교하였으며, 이러한 약사 윤리 원칙이 갖는 시대적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윤리강령 과 함께 별도로 존재하는 선서문에 대해서도 그 유래를 찾고, 현 시대가 요구하는 선서문의 필요성을 정립하고자 하였다.
본 론
약사윤리강령의 역사적 고찰과 내용
주지하는 바와 같이 약사의 직능이 전문직으로 법제화된 것은 1241년 독일의 프레더릭 2세 황제의 살레르노칙령(Edict of Salerno)에 의해서 의사가 약사로서의 역할까지 이중으로 수행하 는 것을 금하면서부터이다. 이로써 의사가 약을 처방하여 금전 적 이익을 취하지 못하게 되었고, 또한 약사의 직능이 의사의 직 능으로부터 제도적인 독립을 하게 된다. 플로렌스 약사길드의 선 서문은 이미 14세기에 존재했다고 하며, 길드는 선서문의 내용 을 통해 직능단체 내의 질서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1)하지만 16세기 초에 활동한 파라셀수스가 스위스 바젤의 시의회에 보낸 탄원서에서 약사의 독립적인 활동의 보장, 약사의 선서낭독 필 요성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2)약사 직능단체의 윤리 강령이나 직무선서가 유럽 전역에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닌 듯 하 다. 같은 시대인 16세기 영국에서 활동한 약사 윌리암 볼린
#본 논문에 관한 문의는 저자에게로 (전화) 053-850-3614 (팩스) 053-850-3602 (E-mail) [email protected]
종설
(Boleyn, 여왕 앤 볼린의 사촌)은 약사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정한 규칙을 제시하였으며(Table I), 3,4)이 직무규칙 이 아마도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약사의 윤리규칙일 것이다. 이 를 요약하면 신에 대한 봉사,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 작업시 Table I − Code of ethics by boleyn*
약사는 우선 하느님께 봉사하는 사람으로, 일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하며, 청결을 유지하고, 가난한 이들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그 가 사는 곳과 점포는 단정하게 유지되어 오감을 만족시켜야 한다. 약초밭에서 약초와 씨앗, 뿌리를 충분히 준비해야 하고, 디오스코리데 스를 읽어야 한다. 갖고 있는 유발, 유봉, 용기, 여과기, 초자기, 상자 등은 단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점포는 두 구역으로 나누어서 관리하 는데 하나는 환자의 처치를 위해서 가장 깨끗하게 유지하는 장소요, 다른 하나는 기본 장소이다.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양을 절대로 줄 이거나 경감시키지 않으며, 부패한 약을 사고 팔지 않는다. 늑막염의 치료를 위해서 정맥을 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직업에만 전념하 며, 의사의 지시대로 일하는 사람임을 잊어선 안 된다.
The apothecary must first serve God; foresee the end, be cleanly, and pity the poor. His place of dwelling and shop must be cleanly, to please the senses withal. His garden must be at hand with plenty of herbs, seeds and roots. He must read Dioscorides. He must have his mortars, stills, pots, filters, glasses, boxes, clean and sweet. He must have two places in his shop, one most clean for physic and the base place for chirurgic stuff. He is neither to decrease nor diminish the physician's prescription. He is neither to buy nor sell rotten drugs. He must be able to open well a vein, for to help pleurisy. He is to meddle only in his own vocation, and to remember that his office is only to be the physician's cook.
* Korean text translated from English text in reference 4.
Table II − Oath of apothecary in 16th century france
16세기 프랑스의 약사의 선서문*
영원히 찬미 받으실, 삼위일체이시며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 앞에서 나는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맹세합니다.
하나, 나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고 살고 죽겠습니다.
둘, 나의 부모님을 사랑하고 존경하겠습니다. 또한 내게 약사의 임무를 부여한 의사, 내가 직무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전해준 선생 님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며 이들에게 봉사하겠습니다.
셋, 누구든지 옛 스승들을 비방하지 않겠으며 이들의 명예와 영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 배은망덕한 사람이나 바보를 제자로 두지 않으며, 의사의 도움 없이 어떤 일도 황급히 처리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단지 이익만을 위 해서 일을 처리 하지 않겠으며, 급성질환을 앓는 이에게 의사 상의 없이는 어떠한 약도 주지 않겠습니다.
다섯, 중요한 필요성이 있거나 필수적인 치유를 제공하기 위함이 아니면 절대로 여성을 은밀히 검진하지 않으며, 내가 알게 된 비밀을 공개하지도 않겠습니다.
여섯, 어느 누구에게도, 심지어 적이 되는 사람이라도, 독약을 직접 투여하거나, 그런 일을 권유하지 않겠습니다. 의사의 처방 없이는 유 산을 일으키는 약을 주지 않으며, 의사의 처방에서 임의로 가감하는 일 없이 "정확히" 투약하겠습니다.
일곱, 나보다 현명한 사람의 조언 없이는 함부로 대체품을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연금술이나 돌팔이들의 악습을 포기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아무런 차별 없이 나의 직능을 수행하며, 내 약국에 변질된 약품을 놔두지 않겠습니다. 이 약속들을 지키는 한 하느님께서 내게 축복을 허락해주시기바랍니다.
I swear and promise before God, the Author and Creator of all things, One in Spirit and divided in Three Persons, eternally blessed, that I will observe strictly the following articles:
First. I promise to live and die in the Christian faith.
Second. To love and honor my parents to the utmost; also, to honor, respect and render service, not only to the medical doctors who have imparted to me the precepts of pharmacy, but also to my teachers and masters from whom I have learned my trade.
Third. Not to slander any of my ancient teachers or masters, whoever they may be; also, to do all I can for the honor, glory and majesty of physic.
Fourth. Never to teach to ungrateful persons or fools the secrets and mysteries of the trade; never to do anything rashly without the advice of a physician, or from the sole desire of gain; never to give any medicine or purge' to invalids afflicted with acute disease without first con- sulting one of the faculty.
Fifth. Never to examine woman privately, unless by great necessity, or to apply to them some necessary remedy; never to divulge the secrets confided to me.
Sixth. Never to administer poisons, nor recommend their administration, even to our greatest enemies, nor to give drinks to produce abor- tion, without the advice of a physician, also to execute accurately their prescriptions, without adding or diminishing anything contained in them, that they may in every respect be prepared "secundem artem".
Seventh. Never to use any succedaneum or substitute without the advice of others wiser than myself; to disown and shun as a pestilence the scandalous and pernicious practices of quacks, empirics and alchymists, which exist to the great shame of the magistrates who tolerate them.
Lastly. To give aid and assistance indiscriminately to all who employ me, and to keep no stale or bad drug in my shop. May God continue to bless me so long as I continue to obey these things.
*Translated from reference 4.
설의 위생, 충분한 의약품 재고의 확보, 갖추어야 할 시설의 기 준, 의사 처방을 임의로 줄여 이익을 취하거나 부패한 의약품 유 통을 금할 것, 마지막으로 직업 전념의 의무에 대해 명하고 있다.
또한 디오스코리데스를 읽도록 하는 구절은 계속하여 자신의 지
식과 기술을 연마할 것에 대한 요청이다. 볼린의 약사 직무규칙 을 현재 대한약사회의 약사윤리강령(대약강령)과 비교한다면, 약 사와 약사 상호간의 질서확립에 대한 부분이 대약강령에 포함되 어 있음을 제외하면 이미 16세기에 마련된 규칙에 대부분의 윤 리원칙이 확립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볼린의 직무규칙이 약사 스스로 자신의 의무를 규정한 규범인 데 반해, 다른 직능, 즉 의사들이 약사들의 윤리규범을 강제한 경 우도 있었다. 프랑스의 경우 의약분업이 정착되어 가는 과정의 초창기에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약사들이 의사처방에 대해 충고 하는 상황을 의사들이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의사들 은 최소한의 처방으로 약사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감소시켜 생계를 위협했고, 의사들이 만든 약사의 선서(Table II)를 낭독하 도록 강요하며 약사들의 굴복을 이끌어 냈다. 비록 태동과정이 의사와 약사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선서문의 내용 중 다섯 번째 항목은 환자와 약사간의 비밀유지에 대한 사항을 이 야기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4)
16세기 볼린의 직무규칙이 개인이 정한 윤리강령이라면, 1848 년 필라델피아 약학대학의 윤리강령은 단체에 의해 제정된 강령 으로서, 현대의 약사윤리강령과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이 윤리강령을 기초로 하여 1852년 미국 약사 윤리강령(American Pharmacy Code of Ethics)가 제정되고, 이후 1922, 1952, 1969, 1981, 1994년도까지 5회 개정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3)
시대를 통틀어 꾸준히 약사 윤리규범은 존재해왔으며, 이는 약 사가 자신의 직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면에서의 자격조건, 꾸준한 기술연마, 환자를 대하면서 필요한 윤리, 다른 약사나 의사들과의 관계설정 등에 대해 지침을 제공해 왔다.
대한약사회의 윤리강령
대한약사회의 약사윤리강령은 대한약사회 1965년제5차 이사
회(10월 15일)에서 상임이사회초안이 가결된 후, 같은 해 10월 19일 정기총회 (제 12회, 회장 조성호)에서 채택된 것이다.5)이 강령은 이후 1984년에 말투를 현대적으로 변경하여 사용되고 있 으며, 그 이후에도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 견들이 있어 한두 차례 개정안이 마련되긴 했으나, 현재 사용되 고 있는 약사윤리강령은 1984년 개정안이다(Table III). 약사회 외에도 우리나라의 다양한 직능단체들이 명시적인 윤리강령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1997년도에 제정된 의사윤리강령과 이를 구체화한 의사윤리지침이 마련되어 있으며,6)대한간호협회의 경우에도 1972년 제정된 한국간호사윤 리강령과 이를 구체화한 윤리지침(2007년)이 마련되어 있다.7)이 밖에도 다른 보건의료 직업군에서 윤리강령이 존재함은 물론이 고, 사회적으로 널리 전문직으로 인식되는 검사8)(1998년), 변호 사9)(1962년), 법관10)(1995년)을 비롯한 많은 직업군에서 직능에 걸맞은 윤리강령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약사윤 리강령이 다른 직업군의 윤리강령들과 비교할 때에 시기적으로 많이 앞서서 제정되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약강령의 내용을 살펴보면 약사직능의 다양한 면, 즉 공중위생에 대한 조언자, 약학의 전문가, 약업의 주관자로서의 역할을 언급하며, 국민의 일원으로서 준법정신을 강조하며, 최종적으로는 약업의 공익성, 이의 실현에 필요한 상 호협조와 질서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대약강령의 중요한 윤리원 칙들이 1965년 제정 이후 50여년이 지난 현재에도 크게 달라질 리는 없지만, 이미 한두 차례 개정논의가 진행된 바 있듯이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대약강령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대약강령은 미국의 약사윤리강령과 비교해볼 때에는 환자와 약 사의 관계, 비밀유지의 의무 항목 등이 빠져있으며, 타 보건의료 인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2007년 안 에서 제시한 바와 같은 약사의 조제업무 중 처방검토와 복약지 Table III − Timeline of code of ethics for Korean pharmacists
최초 약사윤리강령(1965년 제정) 현행 약사윤리강령(1984년 개정) 약사윤리강령(개정안)*(2007년)
1. 약사는 선량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준 법정신에 투철하며, 국민보건향상을 위하여 헌신한다.
2. 약사는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한사람으 로서 그 사명에 충실하고, 공중위생에 대한 최선의 조언자가 되어야 한다.
3. 약사는 약학의 전문가의 한사람으로서 항상 그 신지식을 흡수하여 우수한 의약품 의 개발에 精進하여야 한다.
4. 약사는 약업의 주관자의 한사람으로서 항상 최량의 의약품을 준비하여 질병의 효 과적인 치료에 供하여야 한다.
5. 약사는 약업의 공익성을 지켜야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하 여 상호 협조하고 질서확립에 挺身하여야 한다.
ㅡ. 약사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준법정신 에 투철하며 국민보건향상을 위하여 헌신 하여야 한다.
ㅡ. 약사는 국민보건을 위하여 그 사명감에 충실하고 공중위생에 대한 조언자가 되어 야 한다.
ㅡ. 약사는 약학의 전문가로서 항상 새로운 지식을 연마하여 우수한 의약품의 개발에 기여하여야 한다.
ㅡ. 약사는 약업의 주관자로서 항상 우수한 의약품을 준비하여 질병의 효과적인 치료 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ㅡ. 약사는 약업의 공익성을 지켜야 하며 약 업의 정상적인 발전을 위하여 상호협조하 고 질서확립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ㅡ. 약사는 약학의 발전과 인류의 건강증진 을 위해 주어진 소명을 다하며 국가보건자 원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전문인의 높은 긍 지를 지켜야 한다.
ㅡ. 약사는 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생명윤리 관과 준법정신을 함양한다.
ㅡ. 약사는 효과적인 질병 치료를 위해 새 로운 의약품 개발에 정진한다.
ㅡ. 약사는 의약품의 합리적 사용을 위해 처방검토와 복약지도에 최선을 다한다.
ㅡ. 약사는 새로운 약학정보와 지식의 수용 을 위해 평생학습을 충실히 이행한다.
ㅡ. 약사는 국민보건교육에 앞장서야 하며 사회봉사와 공익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ㅡ. 약사는 모든 보건의료인과 상호협조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약질서를 확립한다.
*Revision proposed in 2007 was not adopted. Text provided by Korean Pharmaceutical Association.
도에 관한 사항이나, 약사의 국민보건교육에서의 역할 등이 새 롭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약사의 선서문, 디오스코리데스선서
윤리강령이 지켜야 할 규범의 명문화라고 한다면 선서는 윤리 강령의 핵심이 되는 사항을 증인(들) 앞에서 약속하는 공적인 행 위로 이해할 수 있겠다. 윤리강령과는 별도로 선서문을 따로 갖 고 있는 의사, 간호사 등의 전문직업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약, 혹은 선서(oath, vow)는 자신의 직업/소명을 시작하기 전 에 공개적인 약속을 하는 행위로서 예전부터 서구사회에서는 신 을 증인으로 세우는 것이 보편적인 관행이었다. 의사들의 선서 인 히포크라테스선서(Hippocratic oath)의 원문을 살펴보더라도 아폴로를 비롯한 여러 신 앞에서의 약속을 볼 수 있다. 또한 간 호대학생들이 실습 전에 하게 되는 나이팅게일선서(Florence Nightingale Pledge) 역시 '하느님 앞에'라는 구절이 있다. 다양한 종교와 무신론이 공존하는 현시대에 종교와 무관한 전문직업인 들이 신을 증인으로 세워 선서를 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대 통령이 "국민 앞에 엄숙히11)" 취임선서를 하듯이 모든 선서는 공 적인 약속의 행위임에 분명하다.
선서문들 중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사실 유일한 의사들의 선서문이 아니었으며, 그 외에도 12세기 스페인에서 태어난 유대인 의사 모세스 마이모니데스(Moses Maimonides)의 기도와 선서12)가 있어, 외국에서는 의과대학 졸 업식 중에 졸업생으로 하여금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마이모니데 스 선서 중에서 본인이 선택하여 선서문을 낭독하는 경우도 있 다. 그런데 마이모니데스의 기도문 중에는 약사의 직무와 관련 된 사항이 언급되기 때문에 약사 직무에 관한 최초의 선서로 볼
수 있다. 즉, "주님께서는 땅과 강물과 산에 치료제를 선사하시 어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낫게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람 에게 지혜를 허락하시어 형제들이 고통을 겪을 때 병을 알아내 고, 치료제를 찾아내어 갖가지 질병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 셨습니다."라는 구절은 약사의 직무와 직접 관련이 큰 부분이라 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약사의 선서가 미국 약학대학 협 의회에 의해 제정될 당시 마이모니데스의 선서와 기도문을 바탕 으로 하여 그 문안이 준비되었으며 1963년도에 처음 제정된 이 래 1983년, 1994년, 2007년 세 번의 개정 과정을 거쳐 사용되고 있다(Table IV).13)다만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사의 선서는 그 기원인 마이모니데스의 이름을 포함하지 않은 채 약사의 선 서로 불린다. 이는 비록 마이모니데스의 기도와 선서가 약사의 선서 초안으로서 손색이 없지만, 마이모니데스의 역할이 의사에 더 가까웠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대한약사회나 대한약학회, 혹은 한국약학교 육협의회 차원에서 약사의 선서를 제정한 적은 없다. 다만 2001 년부터 경성대학교 약학대학에서 디오스코리데스의 선서(Table V)라 하여 당시 미국 약사의 선서 문안을 번안하여 사용해 왔다.
당시 이 선서문을 디오스코리데스의 선서문으로 정한 이유는 디 오스코리데스가 약학의 아버지로서 널리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 이다. 앞에 기술한 윌리암 볼린의 약사 직무규칙에서 디오스코 리데스를 읽도록 지시할 정도로, 디오스코리데스가 저술한 약물 학(Materia Medica)은 약사들의 교과서로 16세기 르네상스기까 지 꾸준히 사용되는 등, 디오스코리데스는 약사의 선서문에 권 위를 부여할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이다. 사실 히포크라테스 선서 를 제정한 사람이 누군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간호사 들의 선서문으로 사용되는 나이팅게일 선서(the Nightingale
Table IV − Oath of a pharmacist by 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of pharmacy
1994년안 2007년안*
At this time, I vow to devote my professional life to the service of all humankind through the profession of pharmacy.
I will consider the welfare of humanity and relief of human suffering my primary concerns.
I will apply my knowledge, experience and skills to the best of my ability to assure optimal drug therapy outcomes for the patients I serve.
I will keep abreast of developments and maintain professional com- petency in my profession of pharmacy.
I will maintain the highest principles of moral, ethical and legal con- duct.
I will embrace and advocate change in the profession of pharmacy that improves patient care.
I take these vows voluntarily with the full realization of the respon- sibility with which I am entrusted by the public.
I promise to devote myself to a lifetime of service to others through the profession of pharmacy.
In fulfilling this vow:
I will consider the welfare of humanity and relief of suffering my pri- mary concerns.
I will apply my knowledge, experience, and skills to the best of my ability to assure optimal outcomes for my patients.
I will respect and protect all personal and health information entrusted to me.
I accept the lifelong obligation to improve my professional knowledge and competence.
I will hold myself and my colleagues to the highest principles of moral, ethical and legal conduct.
I will embrace and advocate changes that improve patient care.
I will utilize my knowledge, skills, experiences, and values to fulfill my obligation to educate and train the next generation of phar- macists.
I take these vows voluntarily with the full realization of the respon- sibility with which I am entrusted by the public.
*Revised code adopted in 2007 contains statements regarding protection of personal information, and education and training of the next generation of pharmacists. See reference 13.
Pledge) 역시 문안 작성은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1820~1910)이 아닌 미국의 그레터(Lystra Gretter; 1858~1951) 에 의해서 1893년에 이루어 졌으니, 이들 모두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게일의 업적을 기리고 그들의 권위를 가져오기 위함이다.
이 선서문은 현재 전국의 약학대학 학생회의 자율조직인 전국약 학대학학생회협의회에서 매년 출범식 때마다 낭독되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이 국내 언론에 수 차례 보도된 바 있다.14)
디오스코리데스 선서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생명의 존중과 인 류의 복지, 행복을 위하여 약학의 전문인으로서의 헌신적인 삶 을 선서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성실성, 꾸준한 약학지식/기 술의 연마, 법제도와 도덕적 가치규범의 준수를 약속하고 있다.
이러한 선서문의 낭독은 사회로 진출하는 약학도들로 하여금 자 신의 직업을 수행하면서 계속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사람들 앞 에서 약속하는 계기가 되며 사명감 있는 직업수행을 시작하는 데 의미 있는 통과의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서문은 약학대 학 입학을 희망하는 미래의 약학도들에게는 얕게나마 전문직으 로서 약사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는데 도움 줄 것 으로 기대된다.
결 론
위에서 저자는 약사 윤리강령 및 선서문의 역사적 배경 등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아직 우리나라 약사 윤리강령이 제정된 지 반세기가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제정 과정에 대한 정확한 기원 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채 벌써 한 번의 개정이 이뤄졌고, 재개정에 대한 논의가 한동안 진행되다가는 현재 답보상태이다.
또한 약사의 선서문이라 할 수 있는 디오스코리데스 선서문의 경 우 전국의 약학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아직 제도적인 명문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윤리강령의 경우 약사회와의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 많겠지만, 디오스코리데 스 선서문은 이제라도 약학회 차원에서 공식화 작업, 필요하다 면 문안의 재검토 및 수정의 작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작 업은 전문직으로서 약사의 직능과 사명에 대한 약학인들 사이의
공감대 형성에 기여할 것이며 직업에 대한 자긍심 함양에도 크 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감사의 글
약사윤리강령 연혁 자료를 제공해 주신 대한약사회 정명찬 부 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참고문헌
1) Haddad, A. M. : Teaching and Learning Strategies in Pharmacy Ethics: 2nd ed., Informa Healthcare, New York, USA (1997).
2) Backhaus, U. M. : A history of German and Austrian economic thought on health issues. The University of Groningen, Netherland (2007).
3) Smith, M. C., Strauss, S., Baldwin, H. J. and Alberts, K. T.
(editors) : Pharmacy Ethics. Pharmaceutical Products Press, England (1991).
4) Peters, H. : Pictorial History of Ancient Pharmacy. 2nd ed., G.P. Engelhard & Company, Illinois, USA (1899).
5) 대한약사회, 대한약사회사, 서울 (1970)
6) 대한의사협회: http://www.kma.org/contents/intro/intro03.html#.
7) 대한간호협회: http://www.koreanurse.or.kr/.
8) 법무부훈령 제404호 (1998.12.29).
9) 대한변호사협회: http://www.koreanbar.or.kr/info/info03.asp.
10) 대법원규칙 제1374호 (1995.6.23).
11) 대한민국 헌법 제 69조.
12) http://guides.library.jhu.edu/content.php?pid=23699&sid=
190571.
13) Minutes of the House of Delegates Sessions, American Journal of Pharmaceutical Education 71, S16 (2007).
14) 연합뉴스 (2011.9.7):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
article/ArticlePhoto/YIBW_showArticlePhotoPopup.aspx?
contents_id=PYH20110907095400013.
Table V − Oath of Dioscorides*
디오스코리데스 선서
나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앞에서 약학의 전문인으로서 내 삶을 인류를 위해 바치겠다는 엄숙한 선서를 합니다.
■나는 오늘 이 순간부터 고통 받는 인류의 복지와 행복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살아갈 것입니다.
■나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여 어떠한 생명이라도 소홀히 여겨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언제나 나의 모든 지식과 능력을 발휘하여 인류복지의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는 약학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꾸준히 발전시켜 항상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나는 약학과 관련한 모든 법규를 엄격히 준수할 것이며 대중의 이익을 위한 모든 법제도를 준수하겠습니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도덕적 가치 규범을 따르겠습니다.
■나는 약학의 전문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이 모든 조항들을 자발적으로 수행할 것임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The oath written in Korean was prepared by M.S. Park based on 1994 oath (see Table IV), with some modif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