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사실주의
1848-1890
사실주의 REALISMUS란?
• ‘일반적 사실주의’ 개념: 라틴어 ‘res 사물, 사태, 현실’ 에서 유래
• ‘역사적 사실주의’ 개념:
• 1) 시적 사실주의: 독일의 3월혁명의 좌절부터 1890년 자연주의 문학의 등장까 지 19세기 후반부의 일련의 작품들이 여기에 해당. “독일의 19세기 후반의 사 실주의는 시적 사실주의다.” 1871 Otto Ludwig
2) 비판적 사실주의: 19세기 유럽각국의 ‘위대한 리얼리즘 시대’의 문학 작품들 3)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20세기 초반 동구권에서의 반파시즘적 사회주의 정치 문학
독일 사실주의 시대의 사회정치사
• 1948 3월혁명이 빈과 베를린 등장에서 진압됨
• 1861년 빌헬름 1세가 프로이센 왕으로 즉위/ 1862년 비스마르크의 국무총리 등용
• 1871년 베르사이유에서 빌헬름1세의 황제 대관식/ 비스마르크의 제국총리 격상
• “ Zuckerbrot- und Peitschenpolitik”: 사회복지제도와 자유주의자 및 사민당 탄압 병행
• 1890 비스마르크 퇴임/ 빌헬름 2세의 군비확장, 식민정책
사실주의의 사상적 배경
• 19세기 후반부에 과학 발전과 유물론의 영향 하에 사변(思辨) Spekulation철학 대신 실증주의 Positivismus 사고가 득세 “인식은 자연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Hippolyte Taine (1828-1893), Auguste Comte (1798-1857)
• “ 역사는 신화적 시대에서 철학적 시대를 거쳐 과학적 시대로 발 전한다. ”
• Karl Marx (1818-1883) / Ludwig Feuerbach (1804-1872)의 역사유물론 Der historische Materialismus “ 존재가 의식을 지배한다. ”
• Marx und Engels <das Kommunistische Manifest> 1848
독일어권의 대표적 사실주의 작가
• 스위스
• 고트헬프(Jeremias Gotthelf, 1797-1854),
• 켈러 (Gottfried Keller, 1819-1890): 〈녹색(綠色)의 하인리히(Der grüne Heinrich)〉 (1851-1855), 〈젤트빌라 사람들(Die Leute von Seldwyla)〉
(1856)
• 독일
• 슈티프터 (Adalbert Stifter, 1805-1868) <늦여름>
• 슈토름 (Theodor Storm, 1817-1888) <백마의 기사>
• 라베 (Wilhelm Raabe, 1831-1910) <포겔장의 서류들>
• 폰타네(Theodor Fontane, 1819-1898) <에피 브리스트>
사실주의 문학의 특징
• 독일 사실주의 문학은 현실묘사와 주관적 서술행위를 결합하여 현 실과 내면의 화해를 모색
• 현실을 유머와 이로니 정신으로 감싸면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변용 Verklärung”
• 복잡한 언어실험이나 서술구조 대신에 단순한 문체 사용
• 현실의 시공간과 내면의 시공간의 통일로 독자에게 강한 현실감 유발
• 현실감을 위해 토속적 방언을 사용
다양한 산문형식의 발전
• 성장소설 Entwicklungsroman
• 사회소설 Gesellschaftsroman
• 역사소설 Historischer Roman
• 노벨레 Novelle
• 마을이야기 Dorfgeschichte
대표적 노벨레 NOVELLE 작품
• Kellers Novellenzyklus <Die Leute von Seldwyla>
• Storms Novellen <Der Schimmelreiter> <Immensee>
• C. F. Meyer
• A. Stifter <Der Hochwald>,
• J. Gotthelf <Die schwarze Spinne>,
• F. Grillparzer <Der arme Spielmann>,
• W. Raabe <Zum wilden Mann>,
• Ferdinand v. Saar
• Marie von Ebner-Eschenbach
기타 장르에서의 사실주의적 경향:
극소수의 시와 드라마
• 비극 Hebbel <Judith> 1843, <Maria Magdalene> 1843
• 사물시 Dinggedicht (Mörike, C. F. Meyer, Rilke)
켈러의 시적 사실주의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UND JULIA AUF DEM DORFE >
• 단편집 《젤트빌라의 사람들 Leute von Seldwyla》(1856) 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
• 두 농부 만츠와 마르티의 대립
• 만츠의 아들 살리와 마르티의 딸 브렌헨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극
• 농부들의 이기심 비판
라베의 시적 사실주의
<포겔장의 서류들>
• 산업화의 뒤안길에 드리운 소외감과 회환의 그림자
• 산업혁명과 독일통일 이후 자본주의가 득세한 독일사회 에서 시민계급의 정체성 혼란
• 서술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서술자에게 차츰 동화 되어 간다.
• 서술자: 칼 크룸하르트(행정국장) 현실주의자
• 피서술자: 푈텐(시인) 낭만주의자
그[푈텐]는 그때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말할 줄 알았다. 그는 어떤 왕국 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왕국은 이 세상에 속한 곳이 아니었다. 나는 이것을 서류로 갖고 있다. 서류에 걸맞은 양식은 아니지 만. 나는 작성되지 않은 것, 기록되지 않은 것, 도장 찍히지 않은 것, 봉 인되지 않은 것에서 이 모든 것을 꺼내어 그것들이 사실임을 보증한다.
(제9장, 67쪽)
• 이 서류들을 오래 붙잡고 있을수록, 이 종이 위에 쏟아놓은 것이 더 분명하고 명확하게 내 감각과 사고 속으로 들어올수록, 윗사람과 아랫사람에게 인정받은 나의 좋은 사무용 문체는 사라져간다! 지금까지 지극히 냉정했던 문체가 이제 허깨비 같은 것이 된다.
서류더미는 진동한다. 사방 벽에 있는 서류철 속에서 점점 더 위태롭게 진동하 더니 기어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듯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어쩔 수 없다. 처음으로 이 책상에서, 그렇다, 이 책상에서 내 손에 들려 있 는 펜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제10장, 76쪽)
• 그는 나의 친구였고 나는 그의 친구였다. 나는 그의 인생을 함께 겪었다. 하지만 여기 이 서류들 앞에서, 페이지가 한 장씩 넘어갈수록 그에 대해 말하는 과제를 수행하기엔 내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엄습한다.
나는 내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루었다. 그는 세상이 말하는 것처럼 아무것 도 이루지 못했다. 그렇지만 속에서 그에 대한 질투심이 솟지 않게 정신을 차려 야 한다!
오늘 내가 그의 무덤 앞에서, 나를 포함한 우리 세계에 대한 그의 압도적 승리로 끝난 소송의 무미건조한 기록자가 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제 15장, 107쪽)
• 나는 이 원고를 어떻게 시작했던가! 일정을 기록하는 수첩에 쓰듯 이 기 억에서 저 기억으로 냉정하고 솔직하게, 정말 공정하게 쓰겠다고 다짐하 지 않았던가, 그래서 어느 정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결말에 이르겠다는 학신을 갖고 시작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된 거지? 낮이건 밤 이건 펜을 쥐면 글이 대체 어떻게 풀려나가는 거지? […] 펠텐 안드레스에 대해 내가 실제 서류로 갖고 있는 것과, 문서와 증언을 통해 증명할 수 있 는 모든 것은 형식적인 면에서도, 그 색채에 있어서도 충분하지 못하다.
제17장, 119~120쪽
인물 펠텐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사실상 화자 자신 칼에 대한 기록
• 칼에 대한 32건의 서류[파일]에 기록되는 인물 펠텐의 모습
• 나무에 올라가기 좋아하는 인물, 동산에 올라가지 좋아하는 인물, 시를 쓰기 좋아하는 인물, 별똥별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인물, 헬레네를 따라가는 인물, 자기 재산을 불태우는 인물
• 사실은 펠텐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그에 대해 기록하는 화자 자신의 심경에 대한 기록
• 이 작품은 “사실주의적 realistisch”인가?
아니면 “시적 poetisch”인가?
서사형식 측면에서의 “시적인 것”/ “사실주의적 인 것”은?
• 작품 내용이나 인물보다는 그것들을 서술하는 화자의 글쓰기 태도에 따 라서 “시적인 것”/ “사실주의적인 것”을 결정할 수 있음
1) 비판적 => 사실주의적
2) 우호적(비가적, 목가적) => 시적 3) 중립적 => 르포르타주, 자연주의 4) 양가적 => 시적 사실주의
“시적인 것?”: 현실에서 시의 세계로의 이행:
모사MIMESIS에서 창작 POIESIS으로
• 서술행위 자체가 묘사된 서류는 ‘더이상 서류가 아닌 것’이 되고, 서 술행위의 현재가 서술대상이 되는 역전이 발생한다.
• 서술주체 칼 자신이 서술대상이 된다.
• 결국 ‘포겔장의 서류들’ 형식은 합리적인 용도를 지닌 객관적 문서가 아닌, 글쓰기 자체를 위한 공간이 된다.
• 서술에 있어서 사실주의적인 태도에서 시적인 태도로의 이행이 생 겨난다.
메타소설
• 소설에 대한 소설
• 서술자에 대한 서술
• 서술자인 칼은 회상하면서 그 회상을 옮겨 적음으로써 두 개의 시공간을 엮게 된다. -> 틀소설
• 틀이 소설 내용을 규정하면서 틀이 주제가 된다.
- > 서술자는 현재와 과거의 시공간을 오가면서 기록하는 동안 최초의 평정심을 잃게 된다.
- > 글쓰기 틀의 욕망이 생겨난다.
“경솔하게 동요하는 가슴은 화를 부르는 자산이야 요동하는 세상에서는.”
제30장, 228쪽
이 대목은
“사실주의적”인가? 아니면 “시적”인가?
게오르그 루카치
대표적인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이론가
• “라베는 자신의 꿈들을 작품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사실주 의자다. 그는 꿈과 꿈의 실현을 현실과의 생생한 연관성 속에서 본 다.” 루카치
-> 이 말에서 “시적인 것”을 지시하는 구절은?
-> “사실주의적인 것”을 지시하는 구절은?
• 슈토름 Th. Storm , 켈러 G. Keller 의 경우는?
서술자의 “시적”인 태도
• 삭막한 현실의 서술 => 사실주의적인 것
• 주관적으로 질서부여 => 시적인 것
상징
• “제후 빌헬름 시대부터 브리스트 가문이 살고 있는 호헨크레멘의 종가집 앞에 있는 한낮의 한가로운 마을길에 밝은 햇살이 비쳤다. 집 안쪽에 있는 공원처럼 넓은 정원에는 본채와 직각으로 날개처럼 붙여 지어진 사랑채 건물이 있고 그 그 림자는 흰색과 초록색 타일이 모눈종이처럼 배열된 복도를 폭넓게 드리웠으며 이 그림자는 그 너머로, 해시계를 중심으로 둥글게 가장자리에 칸나와 대황이 심 어진 원형 꽃밭까지 닿아 있었다.
[…] 본관, 사랑채 그리고 교회마당 담장은 조그만 정원을 말발굽모양으로 에워 싸고 있었고 그 열려진 쪽으로는 호수가 눈에 보였다. 호수 위로는 선착장으로 사용되는 다리가 놓여 있었으며 보트가 한 척 매여 있었다. 거기에 가까이 그네 가 보였으며 이것의 수평으로 놓인 발판의 위 아래로 밧줄들이 매어져 있었다.
그네 들보의 기둥은 이미 약간 비스듬히 서있었다. 호수와 원형 꽃밭 그리고 그 네를 시야에서 절반은 가리면서 오래 된 서너 그루의 장대한 플라타나스 나무들 이 서있었다.” 폰타네 <에피 브리스트 Effi Briest>
유머
• “유머를 이해하는 작가는 누구인가? 벽 또는 고상한 관 중의 두뇌에 미세한 바늘을 꽂는 사람, 자신의 시대와 지나간 모든 시대의 옷가지를 거기에 거는 사람이다.”
빌헬름 라베
• 비판의 대상을 미소 지으며 포용하기
• 시적 사실주의
유머
• “젤트빌라에서 삼십분 정도 떨어진 곳,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강가에 널따란 구릉이 물결처럼 솟아올랐다 가 잘 경작된 비옥한 평원 속으로 아스라이 스러진다.
멀리 구릉의 끝자락에는 큰 농가들 여러채로 이루어진 마을이 있고, 완만한 언덕 위로는 몇해 전부터 기다랗 고 멋진 밭 세개가 마치 세 개의 커다란 리본처럼 길쭉 하게 뻗어 있다.”
켈러 <젤트빌라 사람들>, 권선형 옮김, 창비, 15쪽
이로니
• 내용상의 시적인 것에 대해 다시 비판적인 거리를 취하 는 작가의 인식적 태도
• -> 카타르시스보다는 통찰과 인식을 목표
• 토마스 만 <마의 산>
사실주의 문학작품들에서
“사실주의적인 것”이 자주 “시적인 것”으 로 변용되는이유는?
• 사태들의 객관적 관찰에 의한 귀납법적 서술은 문학서술가능성 의 축소이므로
• 결국 작가들은 리얼리즘의 경계를 돌파
• 리얼리즘 정신이 세계의 외부로 향하는 것만큼 시정신은 내면을 복잡하게 구성한다.
유럽의 사실주의 문학의 시적 경향
• 사실주의 문학이 부르주와 계층과 정치에 대해 비판적이고
• 과거역사, 환상, 목가, 순수예술, 이상주의를 거부하지만
• 사회를 측정할 수 있는 고유의 문학스타일을 개발하려 함으로써 사실주의의 객관성에서 벗어나기 일쑤
• 보들레르 Baudelaire의 대도시 고발문학 <악의 꽃
The
Flowers of Evil
> 1886도 상징주의 Symbolism 선언이 된다• 플로베르 <보봐리 부인> 혈연, 금, 살 그리고 보석의 낭만적 환상
• 톨스토이: 장편소설, 자서전 경향, 도덕의 문제로 넘어가고
• 도스토예프스키: 장편소설, 비극적, 영혼의 문제라는 형이상학의 문제를 질문하며
• 입센: 드라마<페리귄트>는 환상적, 상징적 언어로 진입하고
• 체홉: 드라마<벚꽃동산>, <세 자매>는 대도시의 삶에서 소외감 을 느끼며 강한 향수(鄕愁)에 사로 잡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