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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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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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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22, No. 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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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강 정 원 교수 (고려대학교)

클래식 음악을 좀 더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 연주 자의 다양한 스타일을 느껴보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많이 듣는 고전/낭만 시대의 명곡들은 곡마다 수백에서 수천을 넘는 음반이 이미 출시되어 있고, 우리는 거기서 어떤 연주를 들을 것인가에 대해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말에 따르면 이미 수백 년 전에 작곡한 음악이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은 연주자에 의한 재생산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작곡가가 악보로 남긴 음악은 연주자에 의하여 다 시 생명력이 부여되고, 연주자의 영감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음악을 공부하기 위하여 명반을 소개한 책들을 보면 “이 곡에 대해서는 이 연주자의 음반이 최고다.”라는 식 의 문구가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미 고인이 된 작곡자의 의도는 알 길이 없고, 짜장면이 더 나은지 짬뽕이 더 좋은지는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날씨나 감정에 따라서도 미각의 취향이 바뀌는데, 음악도 그렇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연주자에 의한 음악의 차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템포인데, 작곡자는 악보의 앞에 어떻게 연주할 것을 지시해 놓았지만 “빠르게”, “우아하게”, “보통 속도로”, “매우 느리게” 등으로 모호하 게 적어놓았기 때문에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컴퓨터가 있던 시대라면 1분당 몇 개의 음표를 연주해야 하 는지 정확히 적어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연주자가 컴퓨터가 아닌 이상 개인적인 해석에 맡겨야 할 것이다. 독 일의 지휘자 세르지우 첼리비다케는 대부분의 곡 들을 아주 느리게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캐나다의 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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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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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22권 제4호, 2019

니스트 글렌 굴드는 어떤 곡은 매우 빠르게, 어떤 곡은 매우 느리게 연주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곡 전체의 템포뿐만이 아니라, 곡 일부분에서 의도적으로 조금 빠르게 또는 느리게 연주하는 것을 루바토(Rubato) 라고 한다. 루바토는 이탈리아어로 “도둑맞는다”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템포를 빼앗아서 그렇게 사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루바토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음악의 아름다움이 더해질 수도 있고, 너무 지나치면 경박스 럽게 들리기도 한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같은 악기들은 연주자의 연주 스타일에 따라가 매우 다른 음색이 생성된다. 피아노의 경 우에는 가벼운 터치와 육중한 터치, 페달의 사용 방법 등에 따라서 연주의 결과가 달라진다. 피아노 자체의 음 색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바이올린의 경우에는 악기의 차이도 매우 심하지만, 손가락이 움직이는 스타일(운 지)과 활을 움직이는 스타일(운궁)에 따라서 소리의 현격한 차이가 나타난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음의 일치도, 목관/금관 악기의 음색 등의 차이가 현격하다. 결과적으로 템포, 루바토 그리고 연주 스타일 등을 종합해 보면 같은 음악이라고 하더라고 전혀 다른 해석이 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들을 통하여 서로 다른 스타일의 연주를 느껴보고자 한다. 실 제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2번보다 먼저 작곡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번호와 상관없이 1번이 더 음악 적으로 성숙해 보인다. 쇼팽은 원래 피아노 음악에 전문성이 있어서 이 곡에서도 관현악이 피아노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쇼팽답게 피아노 솔로 연주 부분의 아름다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이 곡 은 쇼팽이 19살일 때 말 한번 못 걸어본 짝사랑의 추억에서 작품을 썼다고 하니 못 다한 사랑의 아픔이 지금까 지 전해지는 듯하다. 특히 1악장과 2악장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 중 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크게 반영된 결과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1985년 쇼팽 국제 콩쿠르 실황으로 연주한 스타니슬라프 부닌의 연주를 가장 좋아한다. 약간 빠른 듯 한 템포에 청량감 있는 터치로 마음속에서 못 다한 불타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좀 오래되었지만, 다행히도 실황 앨범이 발매되었고, 유튜브에서도 그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청량감 있는 연주로 여류 피아니스트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연주도 훌륭하다.

부닌처럼 강렬하고 빠른 터치는 아니지만, 여성스러운 터치의 쇼팽을 느껴볼 수 있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연주는 앞에서 소개한 두 연주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육중하고 중후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손가락의 무게가 다른지, 울리는 음의 두께에서 현격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클라우디오 아라우의 연주도 루빈스타인처럼 중후한 연주를 들려주는데, 페달의 사용이 약간 다른지 중후함에 명확성이 더해지는 듯하다.

프랑스의 연주자 프랑소와의 연주는 느릿한 템포에 루바토를 많이 사용한 지극히 주관적인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준다. 이 연주는 다른 연주와는 차별되는 특별한 감성을 선사한다.

타마슈 바사리의 연주는 비 오는 날 듣는 피아노의 연주를 연상시킨다. 부닌/아르헤리치와 같이 청량감은 없지만, 낭만적이고 어두운 터치는 이 곡에 어울리는 슬픈 감정을 추가해 준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조성진의 연주는 적당한 빠르기에 루바토를 많이 사용한 감성적인 연주다. 프랑소와는 다르게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루바토를 사용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성적이다 보니 치밀하게 계 산된 작위적인 연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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