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창출의 개념적 혼란과 경제질서의 상호의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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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이와 관련된 단체들은 매혹적이지만 모순투 성이고 실현가능 하지 않는 선전과 구호 그리고 정책대안들을 봇물 터지듯이 쏟아 내고 있다. 무상급식, 반값등록, 이익공유제, 휘발유 원가공개가 그것들이다. 대한민 국 수립 후 이처럼 과감하고 어쩌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대안들이 국민들을 현혹시 킨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사회주의의 도래를 걱정하고 또 다른 이는 한 국번영의 끝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사회가 급속히 ‘동반, 연대, 불평등의 축소’와 같은 사회민주주의 구 호로 몰아간 데에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이익공유제’ 추진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필자는 ‘이익공유제’를 예로 들어 최근 제기되고 있는 사회주의적 정책대안들의 문 제점을 두 가지 관점에서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뿌리 깊은 가치창출의 개념적 혼란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질서의 상호의존성 문제이다.

가치창출의 개념적 혼란

‘이익공유제’는 이익이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창출했다는 사고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가치는 생산요소의 투입에서 창출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얼 마나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사회주의적 정책대안 들은 가치가 생산에서 창출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되며 대중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 인다. 이것은 피상적인 눈으로 보면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경제학적 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어떤 생산물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평가에 의해 그것의 가치가 결 정되기 때문이다. 가치는 생산에서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로부터 발생한다. 생 산요소가 투입되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가치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평 가에 의해서 생산물의 가치가 결정될 뿐이다. 그러므로 생산에 함께 참여했기 때문 에, 여기에서 생긴 이익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접근이다.

기업가는 현재 시점에 생산요소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미래에 제품을 생산하여 판 매한다. 하청업체는 자신의 제품을 납품하는 순간에 이미 그 대가를 지불받는다. 반

가치창출의 개념적 혼란과 경제질서의 상호의존성

배진영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교수

201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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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에 기업가는 제품의 판매가격에 따라 이익을 남길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 다. 하청업체는 확실함을 택한 반면 대기업은 불확실을 택한 것이다. 그 불확실에 도전한 대가가 이익이다. 그러므로 확실함을 택한 하청업체는 이익에 관여할 자리 는 없다. 기업가가 그 이익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순전히 그 다음의 문제이며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물론 그는 그것을 사회에 환원할 수도 있다. 자유와 소유권이 보 장된 사회에서 이익이 하청업체와 공동으로 창출된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는 시장경제질서를 위태롭게 한다.

경제질서의 상호의존성

‘이익공유제’의 또 다른 문제는 이 제도가 질서의 상호의존성을 전혀 고려하고 있 지 않다는 점이다. 정운찬 위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이익공유제를 순수한 마음에서 추진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는 '공'자가 들어가서 '빨갱이' 같다거나 '제'자 가 들어가 규제같이 보인다고 해서 이름을 바꾸려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하였다. 동 반성장위원회는 이 제도에 참여하는 데 강제성이 없으며 시장경제에서 그럴 수도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위원장이나 위원회의 진심이 어떻든지 간에 그것이 현실에 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통제가 불가피하며 이것이 질서 상호간의 충돌을 일 으켜 혼란과 자원 낭비를 야기한다.

이미 정부는 시장의 경쟁질서에 이런 저런 형태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 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익공유제’는 ‘동반성장지수’와 함께 추 진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자율적 참여라는 주장은 위선적이기도 하다. ‘동반성 장지수’는 ‘이익공유제’의 추진을 위한 대기업 통제의 한 장치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질서의 상호의존성으로 이 통제장치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소 하청 업체와 대기업은 이 제도에 발 빠르게 적응하여 이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것이 뻔하다.

중소기업은 납품단가를 후려친다고 불평하지만 이 제도가 실시되지 않는 지금에 도 어떻게 하든지 대기업과의 하청관계를 맺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납품업 체만 되면 그 중소기업은 판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사실 중소기업에 게 납품단가보다 더 무서운 것이 미래의 불확실이다. 오늘날 수많은 젊은이가 공무 원이 되기 위해 몰려드는 것을 보아도 안정적인 미래가 개인의 행동을 얼마나 크게 지배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대기업의 하청업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중소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도 상승한다. ‘이익공유제’는 여기에다 높은 수익을 덤으로 보 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대기업과의 하청관계 를 유지하고자 기업의 운명을 걸 것이 뻔하다. 이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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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래를 위배하는 각종 비리와 부조리 그리고 음성적인 납품단가 후리치기를 더욱 기승부리게 할 개연성이 높다. 우리 사회는 이를 감독하고 통제하는 또 다른 장치 를 마련하라는 요구로 이어질 것이다. 다른 한편, 대기업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각종 편법을 동원할 것이다. 초과이익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그 런 편법은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는 이런 편법을 가려내기 위한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기업의 직접 통제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는 일이다. 어떻게 하든지 ‘이익공유제’의 효과를 내려고 한다면,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통제 장치를 마 련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정부가 이에 부담을 느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에 머문다면 자원배분의 왜곡과 이로 인한 자원낭비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가치는 소비에 의해 창출되고 이익은 미래의 불확실을 택한 기업가의 몫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시장개입은 더 강한 시장개입을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 다. 누군가가 시장경제의 악습을 일소하기를 원한다면, 그는 사회주의를 택해야 한다.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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