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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신체성의 표상: 아브젝트 개념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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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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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21.04.10 심사기간_2021.05.01-14 게재확정일_2021.06.08 DOI https://doi.org/10.47294/KSBDA.22.3.12

잔혹한 신체성의 표상: 아브젝트 개념을 중심으로 The Brutal Symbol of Corporeality

-centered on the concept of the Abject-

류호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전공 / 주혜미, 중앙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Ryu, Ho Yeol_Dept of Sculpture, Chung-ang University /

Ju, Hye Mi_Graduate School of Sculpture, Chung-ang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아브젝트와 현대미술

3.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 고찰 3.1. 아브젝트와 주체의 경계

3.2. ‘아브젝트 미술’의 미적 가치

4. 아브젝트 미술의 다양한 출현 4.1. 저항과 전복

4.2. 주체의 위기: 디스토피아적 미래 5. 결론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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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신체성의 표상: 아브젝트 개념을 중심으로 The Brutal Symbol of Corporeality

-centered on the concept of the Abject-

류호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전공 / 주혜미, 중앙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Ryu, Ho Yeol_Dept of Sculpture, Chung-ang University /

Ju, Hye Mi_Graduate School of Sculpture, Chung-ang University

요약

중심어 아브젝트 신체미술 페미니즘 반-인종주의 미술 유전자 변형 미술

현대미술은 모더니즘 이후 인간의 ‘몸’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를 겪으면서, 완전하고 이상적인 신체 이미지를 추구하는 대신 다양하게 변주된 신체 이미지들을 사회와 문화의 쟁점들에 투사하고 있 다. 본 연구는 혐오와 불쾌를 미학적 도구로 삼는 그로테스크한 신체 이미지들이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을 경유하며 주체와 타자의 경계에 관한 오래된 철학적 문제와 ‘고정된 진리’나 금기 (taboo)에 대한 새로운 반성을 촉구하게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특히 ‘동시대적 문제의식’ 안에서 사 회적 억압이나 차별에 의해 희생되는 개인의 존재론적 현실을 새롭게 환기할 필요성으로부터 출발한 다. 이에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몸’을 예술표현의 도구로 사용하여 혁신적인 주제 의식을 제시하고 다원성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동시대 미술 작품들이 어떠한 사회정치적 지향성과 표현적 절차를 통해 미학적 가치를 획득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의 방법으로는 먼저,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오 늘날까지 몸에 대한 확장된 패러다임 안에서 크리스테바의 이론을 새롭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아브젝 트 신체미술의 핵심 담론을 고찰한다. 이어서 이러한 신체미술이 정체성과 주체성에 관한 ‘비판적 도 구’로서 작용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인종차별, 유전자 조작 등을 다룬 작품들을 분석하여 동시대의 대표적인 이슈들과 잔혹하고 비천한 신체성이 맺고 있는 밀접한 미학적 상관관계를 재구축하고자 한 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불쾌와 매력이라는 양가적인 속성의 아브젝트 미술을 전개하는 동시대 작가 들의 예술적 목표를 이해하고, 나아가 다양한 관점의 사회적ㆍ문화적 논의를 통해 현대 신체미술에 대 한 확장된 시각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ABSTRACT

Keywords abject body art feminism anti-racism art genetically modified

art

As contemporary art has undergone a fundamental change in the perception of the human “body”

after modernism, it has projected varied body images in a different way onto social and cultural issues, instead of seeking a perfect and ideal body image. This study focuses on the phenomenon that as grotesque body images, which incorporate hatred and displeasure as aesthetic tools, pass through the theory of the Abject by Julia Kristva, they trigger a new self-reflection on the long philosophical question regarding the boundaries between the subject and others and the “fixed truth” or taboos. Especially, it stems from the idea that it is necessary to newly recognize the existential reality of an individual who is sacrificed due to social oppression or discrimination with “the critical mind of the contemporary era.” Thus, this study aims to analyze the sociopolitical orientations and expressional processes through which contemporary artworks that have offered innovative themes and created a world of pluralism by taking “the body” as the tool for artistic expression have obtained aesthetic values. For the methodology, the study provides a fresh perspective on the theory of Julia Kristva within the paradigm on the body that has been extended from the mid-20th century to today, and through this, contemplates on the main discourse on the Abject and body art. Moreover, the intention is to reconstruct the close aesthetic interrelation between the main issues of the contemporary world and the brutal and humble corporeality by analyzing artworks dealing with feminism, racism and genetic modification in that such body art serves as “a critical tool” as to identity and independence. As a result, this study can understand the artistic goals of contemporary artists who have presented Abject Art with the ambivalent attributes of displeasure and attrition and locate its significance within the suggestion of an extended perspective to contemporary body art through social and cultural discussions presented from various perspectives.

본 논문은 2019년도 중앙대학교 연구장학기금 지원에 의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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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인간의 몸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의식과 사상을 내포하는 장소인 동시에 당대의 사회상을 직·간 접적으로 반영하는 일종의 정신적 거울이며, ‘몸’을 다룬 미술 작품은 각 시대의 미학적 패러다 임 안에서 이를 시각화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의 현대미술은 새로운

‘신체 개념’을 중심으로 모더니즘 미술의 형식적 전형에서 탈피하여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중요 하게 여기기 시작했는데, 이로써 현대미술은 이상적이고 이분법적인 신체에 대한 오랜 탐닉이 만들어 낸 환영으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날 수 있었으며, ‘몸-주체’의 가능성을 다원주의적 입장 에서 새롭게 재구축할 수 있었다.

오늘날 미술가들은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몸을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영역에서 다루 면서 현대인의 자유와 평등에 관한 실천적인 예술 담론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줄리아 크리스테 바(Julia Kristva, 1941-)의 아브젝트(Abject; 비천한) 이론은 신체의 현실을 주체의 현실과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해볼만 하다. 그의 이론은 몸을 반사회적인 요소를 표출하는 매개체이자 억압과 배척에 저항하는 장소로 보고, 주체가 추방했었던 혐오스럽고 비 천한 신체 현실들이 다시 존재의 현실로 회귀하는 원인과 그 인류사적인 과정을 설명한다. 크리 스테바의 이론에서 주체는 자신의 의식에 위협을 가하는 것들을 멀리 밀어내고 경계를 구축함 으로써 자신의 자아를 이상적인 방식으로 실현하고자 하는데, 이는 개인의 영역에서뿐만 아니 라 사회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즉, 한 사회의 권위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든 종류 의 ‘기준’은 반(反)사회적 요소라고 판단되는 현상들을 금기(taboo)의 영역으로 추방하고 부정 하면서 통제에 의한 사회적 질서를 확립하게 된다.

이에 본 연구는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을 바탕으로, 개인과 사회, 주체와 타자, 질서와 금기 간의 복잡한 변증법적 맥락들을 고찰하여 현대미술에 나타난 혐오와 불쾌의 이미지의 근본적인 동기와 목적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아브젝트 이론의 예술적 실천으로서 20세기 중반 이후 크게 대두된 여성과 유색인종의 역사적 소외 문제, 그리고 최근 공론화되고 있는

‘유전자 변형’(Genetically Modified, GM) 기술의 위험성 등을 예로 삼아 현대인이 처한 존재 론적 위기 상황을 반영하는 작품들의 미학적 전략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1)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 본 연구는 첫째, 존재의 ‘차이’(difference)를 긍정하고, 절대적 인 진리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개인에 가한 억압과 폭력에 저항하며 ‘신체’에 대한 새로운 패러 다임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일면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에 나타난 ‘몸’의 다양한 기호 작용을 환기한다. 둘째, 크리스테바 이론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 안에 나타난 정신 분석학적 의미를 도출하여 ‘아브젝트 미술’(Abject Art)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대인의 의식과 무의식에 관여하는지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불쾌와 매력을 동시에 지닌 양가적 속성의 아브 젝트 미술에서 몸의 전복적인 출현은 어떤 사회 비판적 담론을 창출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특히 유전자 변형 기술 시대의 디스토피아적 미래관 안에서 제작된 아브젝트 미술 작품들을 통해 포스트휴먼시대에 새롭게 제기되는 인간의 실존 문제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1)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을 바탕으로 한 현대미술 관련 국내 연구는 활발한 편이다. 최근의 연구를 살펴보면, 「제니 샤빌 의 작품에 나타나 혐오의 미학: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애브젝트 개념을 중심으로」(Chung, Y., The Journal of Basic Design &

Art, 2020), 「파편화된 여성 신체 표현 연구」(Kim, S., The Journal of Art and Culture Studies, (13), 2018), 「현대미술에 나 타난 애브젝트로서의 여성의 몸: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애브젝트(Abject) 개념을 중심으로」(Chung, Y.,& Kim, N., Journal of Contemporary Art Studies, 2018) 등이 있다. 이 논문들은 주로 페미니즘 이론에 근거한 여성의 몸에 초점을 맞춰 신체 이미지 의 다양한 미학적 · 의미론적 양상을 고찰하고 있다. 본 연구는 아브젝트 이론을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반-인종차별주의 미 술, 나아가 포스트휴먼 시대의 유전자 변형 미술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동시대 신체미술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 편, 유전자 변형 미술을 다룬 최근의 연구로는, 「현대미술에 함의된 ‘몸’ 연구」(Yang, K., Korea Art Education Association, 2016),「인간의 미래와 미술: 포스트휴먼 시대 미술의 현황」(Jeon, H., journal of Research in Art Education, 2019) 등이 있는 데, 이 논문들은 주로 포스트휴먼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신체, 정신, 기계, 생명, 환경, 생태, 생명공학 등의 개념들에 긴밀하게 연 결된 인간 표현의 새로운 미학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는 유전자 변형 미술을 아브젝트 이론과의 상관관계 안에서 재 구성하면서, 기술 발전 시대의 탈-인간중심주의적 신체 표상이 아브젝트의 공포와 혐오를 통해 위계적인 이분법적인 사고를 근본적 으로 해체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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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브젝트와 현대미술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의 삶에 가공할만한 위협을 가한 사건이었다.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 를 일으킨 이 전쟁은 근대 사회의 여러 고질적 문제들, 예를 들어 강대국 간의 패권 다툼, 신제 국주의와 쇼비니즘(chauvinism), 그리고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인간 소외, 환경오염, 폭발적인 인구의 증가 등과 같은 복합적인 사건들의 총체적 결과였다. 전쟁 이후 현대인은 과거의 삶의 방식에 대한 강한 불신과 회의를 두게 되었고, 그 결과 기존의 전통과 권위에 저항하려는 지적 분위기가 정치와 사회 영역은 물론, 철학과 예술 영역에서도 크게 만연하게 되었다. 해체주의 (de-constructivism)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고방식과 확장된 자유를 추구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이 태동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예술의 형식과 표현 매체는 점차 다원화되어서, 급기야

‘몸’에 대한 급진적이고 새로운 인식의 장을 여는 ‘신체-아브젝트 미술’도 국제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인간의 몸은 자신의 자유나 개성이 억압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직접 적이고 구체적인 매개체이다(Pi et al,. 2004, p.237). 현대미술에 새로운 역동성을 부여했던 1960-70년대의 신체미술가들도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 재해석의 과정에서 주체의 ‘몸’을 자신 들의 작품에 끌어들이며 인간 소외의 근본적인 이유를 추적하였다. 억압된 신체의 현실을 통해 정신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한 그들의 작품은 외부의 질서와 관습에 따라 규정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자각하고 이를 역사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도구로 활용한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 1908-1961)의 현상학적 관점에 따르면, 19세기 후반 만 해도 몸은 ‘물질의 한 조각(un morceaux de matière)’이자 ‘어떤 조직구조들의 한 집합(un faisceau de mécanismes)’이였다.(Merleau-Ponty, M., 1960, p.287). 그러나 퐁티가 주목하 듯이, 20세기에 이르러 몸은 점차 ‘살아있는 몸(le corps animé)’ 개념으로 복원되어 과거와는 다른 인식의 조건에 놓이게 되었다(Merleau-Ponty, M., 1960, p.287).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등장한 현대미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도 이러한 ‘살아있는 몸’의 전면적인 등장이었다. 이때 부터 미술에서의 몸은 재현의 대상이었던 ‘모델’ 역할에서 해방되어 그 의미가 크게 확장되었는 데, ‘살아있는 몸’ 개념은 여성 주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1세대 페미니즘 미술가들, 예를 들어 캐롤리 슈니먼(Carolee Schneemann),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발리 엑스포트 (Valie Export), 오노 요코 (Yoko Ono) 등 1960-70년대의 전위적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에서 예술담론의 주체로 등장한다. 이 여성주의 미술가들은 신체의 생물학적 특성을 강조한 공격적 나르시시즘(Narcissism)을 여성에 대한 편견과의 싸움에 결부시켰고, 여성의 몸이 만드는 차 이를 드러내면서 여성에 가해진 역사적 차별을 공론화시킬 수 있었다(Lee, J., 2017, p.477).

1980년대 이후부터는 신디 셔먼(Cindy Sherman)과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그리고 키키 스미스(Kiki Smith)로 이어지는 2세대 페미니즘 미술가들에 의해 ‘몸’의 새로운 미학적 전략이 대두되었다. 이들은 몸을 하나의 ‘기호적 지시대상’으로 삼아 남성 중심의 역사적 상징 들에 대한 가치 전복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몸’은 역사적으로 남성과 여성, 혹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별적 경계를 설정해왔던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와 모순에 대항하는 이념적·미학적 무기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20세기 중후반에 역동적으로 등장한 페미니즘 미술을 포함하여 신체의 잔혹한 현실을 주제로 삼은 일련의 현대미술을 이해하는데 아브젝트 이론이 중요한 이론적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미술가가 몸의 반-이상적인 상태, 예컨대 신체의 부분들을 파편화하거나 병치하여 ‘전체’로서의 통일된 신체 성을 해체한다거나, 머리카락이나 피 혹은 내장이나 배설물 이미지 등을 이용하여 과거 미술에 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신체의 비천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는데(Robertson & McDaniel, 2011, p.126), 이러한 현상은 아브젝트 이론에서 말하는 주체의 저항 혹은 ‘질서의 해체’ 측면 에서 이해될 수 있다. 흑인으로 재탄생한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1968-)의 작품(Figure 5, 6), 자신의 혈액뿐만 아니라 배설물을 재료로 사용하여 인간의 물질 적, 실존적 유한성을 표현한 마크 퀸(Marc Queen, 1964-)의 작품(Figure 1), 조각난 형태로 벽에서 튀어나온 현대인의 파편화된 심리상태를 보여줌으로써 개인에 대한 사회의 정신적 억

<Figure 1> Marc Queen,

<Self>,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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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을 고발한 로버트 고버(Robert Gober, 1954-)의 작품(Figure 2) 등은 그 좋은 예이다. 이 작품들은 분명히 당혹스럽고 모호하며 때로는 위협적이다. 하지만 이 안에서 아브젝트 신체들은 용인할 수 있는 외양이나 행위를 의도적으로 위반하면서 고정된 규범의 권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 고, 인간 존재의 냉혹한 현실을 예술의 주제로 상정할 수 있었다. 크리스테바의 말처럼 아브젝트 신체는 부적절하고 비위생적인 신체의 현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봉하던 동일성에 대한 믿음이나 체계와 질서에 대한 교란자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Kristeva, J., 2001/1980, p.12).

3.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 고찰 3.1. 아브젝트와 주체의 경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개념은 그의 저서 <공포의 권력: 아브젝션에 관한 에세이 (Pouvoirs du l’horreur: Essai sur l’abjection, 1980)>에서 출발했다. 크리스테바의 연구는 주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이 사회-문화적인 주체성은 물론 특정한 개인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 는지를 향하고 있다(Lee, M., 2012, p.75). 앞서 보았듯이, 아브젝트란 먼저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똥과 오줌 같은 오물이나 시체 등 더럽고 혐오스럽고 위협적인 것들이라고 판단되어 배척되고 분리되는 것들을 뜻한다. 그러나 아브젝트가 지닌 본래의 힘은 체계와 질서 그리고 정체성을 어지럽히고 규칙, 경계를 무시하면서 발휘된다. 아브젝트의 산물들은 주체가 혐오스 러움과 불쾌함, 거부감 등을 느끼며 자신의 경계 밖으로 밀어낸 것으로서 사회에 적합한 주체가 되기 위하는 과정에서 필수조건으로 버려진 것들이다.

이때, 아브젝트의 작용적 측면인 ‘아브젝시옹(Abjection)’은 주체가 아브젝트를 추방하고 배제 하는 현상, 즉 아브젝트에 대한 주체의 육체적이고 상징적인 느낌과 반응이며, 주체가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외부 위협에 대한 주체의 저항이다(Lee, M., 2012, p.76). 크리스테바는 아브 젝시옹이 유아와 어머니의 결합이 분리되는 과정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고 말한다. 라캉 (Jacques Lacan, 1901-1981)식으로 말하자면, 아브젝시옹은 상징계가 요구하는 주체의 모습 을 갖추기 위해 이질적이고 위협적인 것들을 추방하는 과정은 유아가 자신의 거울상을 인식하 기 이전에,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상징적 영역으로 진입하기 이전에, 어머니와의 상상적 결합 상태에 있을 때 처음 발생하게 된다(McAfee, 2004, p.95). 유아는 어머니와 결합한 상태에서 체액과 배설물과 같은 육체적인 폐기물에 뒤엉켜 있다가 자신의 자아를 성립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경계함과 동시에 정체성 확립에 방해된다고 여겨지는 요인들을 가치 없고 혐오스러 운 존재로 기피하여 경계 밖으로 밀어냄으로써 육체적, 정신적으로 깨끗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이 과정에서 유아는 가장 먼저 추방되어야 할 사물로 자신의 기원인 어머니의 몸을

‘아브젝시옹’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유아는 자신의 정체성을 수립하기 위해 어머니와의 결합 에서 분리되고자 어머니를 거부하면서 결국 어머니와 자신 사이에 ‘상징적 경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브젝트는 주체에 친밀하면서도 소외적인 것으로서 신체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내가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제거해야 하는 것이며, 모성적 신체에서 부성적 법률로 넘어가는 과정의 주체가 처한 곤경이나 구토스러운 상황을 지시한다고 볼 수 있다(Kong, J., 2010, p.39). 하지만 앞서 유아가 정체성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추방한 것, 예를 들면 어머니의 영역과 같은 아브젝트는 우리의 의식과 행동 안에서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주체가 추방한 것들은 주체의 삶에 계속해서 출몰하고 주체의 정체성 주변을 끊임없이 맴돌게 된다. 결국 모호한 경계 에 서 있는 아브젝트는 주체가 건립한 의식의 경계를 균열시키고 와해시키면서 혐오와 매력과 같은 상반되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완전한 주체’라는 믿음을 붕괴시킨다.

“경계선임에 틀림없는 아브젝시옹은 경계선 중에서도 모호한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방해를 제거하면서 주체를 위협하 는 것으로부터 주체를 분리시키는 대신, 반대로 주체에게 끊임없는 위험을 고백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브젝시옹 자체가 판단과 정서, 구형과 심정의 토로, 기호들과 충동들의 혼합물이기 때문이다”(Kristeva. J., 2001/1980, p.32).

<Figure 2> Robert Gober,

<Untitled>,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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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크리스테바는 이와 같은 현상을 기호계와 기호계 코라(Semiotic Chora)로 설명한다. 그 녀는 라캉과 달리 유아가 언어를 습득하기 전, 즉 상징계 이전부터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보고 라캉이 상상계라고 부르는 단계를 기호계라고 칭한다. 기호계는 주체가 어머니의 곁에서 머물던 공간이었지만 부성 사회의 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주체로부터 배척당 한 단계를 뜻한다. 하지만 배척당한 기호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무의식 속에 맴돌 며 주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여기서 기호계 코라는 아브젝트의 대상으로 가장 먼저 배척되는 어머니의 영역으로 설명된다. 코라는 그리스어의 어원상으로 볼 때 ‘자궁, 밀폐된 공간’을 의미 하는 것으로서 우리 신체의 에너지가 집결되는 그러나 해부학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결코 개 념화될 수도 파악될 수도 없는 공간을 의미한다(Kong, J., 2010, p.46). 즉, 크리스테바의 기호 계 코라는 타자를 품은 어머니의 신체와 같이 주체와 객체 모두를 포함하는 공간으로 상징계 안에서 기호적 언어를 생성해 내는 자양분을 주는 모성적으로 함축된 공간이다(Kim Y., &

Lee, Y., 2018, p.72).

3.2. ‘아브젝트 미술’의 미적 가치

앞서 보았듯 주체가 자아의 형성 과정에서 위협을 느끼고 밀어내고자 하는 아브젝트는 결코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코라로 상징되는 모성적 신체가 타자성과 차이가 억압받 거나 전멸되는 일 없이, 또는 동시에 완전히 정체성을 붕괴해버리는 일 없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과 같이 애매하고 난감한 대상으로 존재하게 된다(Kong, J., 2010, p.48). 이처럼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아브젝트는 주체의 곁에서 떼어낼 수 없는 대상으로 존재하며 모성적 기호계와 부성적 상징계 사이의 경계를 해체한다. 이때, 자아와 타자, 주체와 객체, 고급과 저급 등 수많 은 위계적 경계들은 불분명해지게 됨에 따라 절대적 주체성이나 고정된 경계란 존재할 수 없다 는 사실이 강화된다(Kim, Y., & Lee, Y., 2018, p.73).

이 혼란스러운 경계성은 아브젝트의 육체적 징후에 의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여기서 육체적 징후란 음식물, 배설물, 월경수와 같은 몸의 외부와 내부의 작용으로 생성되는 물질로 인해 주체가 받는 위협으로 물리적으로 나타나는 반(反)상징계적 속성을 뜻한다. 아브 젝트의 육체적 징후는 가장 먼저 우리의 몸을 통해 경험되는데 이는 주체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로 아브젝시옹하여 추방하는 영역이 자신의 기원인 어머니의 영역이라는 점과 더불어 이 과정을 통해 주체가 깨끗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크리스테바에 의하면 육체적 징후로 나타나는 아브젝트는 승화하는 과정을 통해 갈등을 해소 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발현하게 된다.

“음식물이나 더러움 · 찌꺼기 · 오물에 대한 혐오감, 나를 보호하는 근육의 경련이나 구토, 그러한 것들이 나를 보호하는 까닭은, 혐오감이나 욕지기가 너로 하여금 오물이나 시궁창 같은 더러운 것에서 멀어지게 하고 피해 가게 만들기 때문 이다. (...) ‘내’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맹렬한 구토물과 오열과 더불어 자아를 낳는다”(Kristeva. J., 2001/1980, p.23).

크리스테바는 아브젝시옹의 ‘순기능’인 정화와 숭고의 작동으로서 아브젝시옹이 가진 정화 작 용의 다양한 양태, 즉 ‘아브젝트-카타르시스’를 기반으로 한 것 중에 종교와 예술을 그 중요한 예로 든다(Kristeva, J., 2001/1980, p.43). 결과적으로 그는 인류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아브젝 트를 주체를 위협하는 것인 동시에 주체의 정체성을 환기하는 것이며, 나아가 혐오와 매력이라 는 특유의 양가적(ambivalent) 방식으로 정화와 승화 작용을 일으켜 주체의 원초적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세기 중후반에 이르러 많은 현대 미술가들이 똥, 오줌, 정액, 피, 시체, 쓰레기 등과 같은 저속하고 비속한 재료를 주체와 정체성의 문제의식 안에서 활용한 사례가 많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은 주체가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겨 드러내고 싶지 않아 감추는 것들을 소재로 택함과 동시에 파괴되고 부서진 잔혹한 형식을 작품의 전면에 내세우며 관람객에게 시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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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을 안겨준다(Kim, D., 2018, p.28). 그리고 이렇듯 혼란스럽고 모호한 시각성을 토대로 제작된 작품들은 인간 존재와 문명에 관한 정신분석학적이고 기호학적인 문제와 결부된 아브 젝트 개념을 개인과 집단에 관한 논의로 확장하면서 ‘예술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 창출에 활용 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브젝트 미술’은 탄생과 죽음, 젊음과 늙음, 미와 추 등을 하나의 같은 몸에 지니며 혐오와 매력을 동시에 보유하는 인간의 몸을 진정한 주체의 진정한 모습으로 보고 인간 을 다양한 신체 이미지로 재현하고 있다(Kim Y., & Lee, Y., 2018, p.77). 아브젝트 미술에서 신체는 해체되고, 재구성되며, 잔인하게 조각나며 점차 그로테스크(grotesque)로 향해 간다.

그리고 우리 앞의 현실이 불결하고 추악할수록 그 엽기성과 잔혹성은 짙어진다. 결국, 아브젝트 미술은 잔혹한 존재론적 사건의 중심에 서서 우리 현실의 부조리함을 ‘미학화’ 하고, 타자의 문제를 주체의 문제와 미의 문제를 추의 문제와 비천함의 문제를 숭고함의 문제와 연결하고 있다. 이는 비의미나 불가능한 현실을 향한 동요가 아니라, 아브젝시옹으로서의 ‘자아’(아닐 수도 있는)를 표상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Kristeva, J., 2001/1980, p.34).

4. 아브젝트 미술의 다양한 출현 4.1. 저항과 전복

가부장적인 사회는 역사 안에서 여성을 독립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여성 고유의 능력 과 가능성을 정당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여성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에 따라 그 존재 감이 제한되어 왔으며, 남성 중심적,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만들 놓은 차별적 지배 체계 아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20세기에 이르러 여성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열망의 결과로 비로소 사회 적 연대의 형태로 등장한 페미니즘(feminism) 운동은 남성 중심의 오래된 이데올로기에 맞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주체성의 확립을 주장하며 부당한 차별과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사회적 차별로 연결하는 논리에 대항하여 몸을 가장 핵심적인 논제로 다루고 그것에 대해 다양한 개념화와 이론화를 시도해왔 다(Lee, M., 2012, p.71). 미술에서 페미니즘 또한 기존의 여성의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 하고 불평등에 저항하며 주체로서의 여성의 몸을 보편적 자유와 평등에 관한 논의의 장으로 이끈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의 몸을 하나의 ‘투쟁의 장소’로 등장시키고 있는 이 작품들이 비천 한 배설물과 체액과 같은 신체적 분비물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고통스럽고 퇴행적인 실존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저항정신의 강도를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키키 스미스(Kiki Smith, 1954-)는 여성의 몸을 관능적인 관점에서 다루어 왔던 미술사의 관습적인 형식에 대한 공격으로 비천하고 혐오스러운 여성 신체를 주제로 삼는다.

그의 작품에서 시체성의 출현을 부추기는 배설물이나 각종 여성적 분비물들은 여성을 타자화 하여 미적으로 소비해 왔던 미술사에 대한 일종의 반란으로 볼 수 있다. 스미스는 몸이 모든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주체의 본질이며 삶을 경험하는 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중요한 인식적 수단이라는 전제하에 여성의 아브젝트 몸을 통해 각종 사회적 통념들로부터 여성 주체를 과감 하게 분리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서 여성의 몸은 ‘대상’(모델)이 아닌 ‘주제’ 그 자체 였으며, 역사적 관념의 사물이 아닌 실존의 산 물에 가까운 것이다.

스미스는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여 성의 몸을 변형시켜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 의 대표적인 작품들은 주로 여성의 몸의 구멍 을 통해 체액이나 배설물 등이 외부로 표출되 는 형상을 하고 있다. <오줌 누는 인체 (Pee Body)>(Figure 3)를 예로 들면, 웅크리고 주 저앉아 오줌을 누고 있는 여성의 몸은 종이와 마찬가지로 연약하고 ‘비-남성적’ 조각 재료

<Figure 3> Kiki Smith, <Peeboby>,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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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왁스로 표현되었고, 오줌은 그 비천한 속성과 어울리지 않게 장식적인 재료인 노란색의 유리 구슬들로 표현되면서 조각 기법에서부터 역설적이고 전복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작가에 게 주체로서의 여성의 몸은 위생적인 생존을 위해 기피하고 싶은 배설물의 충격적인 등장 방식 을 통해 가능했고, 몸의 구멍을 통해 쏟아지는 체액과 배설물은 여성의 신체를 향한 남성의 역사적 시선에 큰 거부감과 혐오감을 조성한다. 이처럼 혐오스러운 신체를 적나라하게 표현하 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의 육체도 완벽히 조절하지 못하는 인간이 만든 규범과 위계질서의

‘불완전한’ 가치를 재고하는 데 있을 것이다(Lee, M., 2018, p.203). 스미스의 또 다른 작품

<이야기 (Tale)>(Figure 4)는 대변을 길게 늘어뜨리고 바닥에 엎드려 있는 여성의 몸을 수치 스러운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지극히 비문명적인 행위(배설)를 하는 여성의 몸을 통해서 인간으로서의 보편적 권리와 주체성을 상실하고 관음(觀淫)의 대상으로 존재했던 여성의 비천한 과거를 발견한다.

아브젝트 전략을 미학적 도구로 삼는 또 다른 현대 미술가 중에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1968-)는 흑인이라는 특정 인종에게 부당한 평가를 가하며 역사적인 소외와 폭력을 일삼은 백인 중심적 질서를 특유의 위트와 표현법으로써 비판한다. 오필리는 영국에서 현대미술 분야 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터너(Turner)상의 1998년 수상자이면서 흑인 최초의 터너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인종차별에 대한 주제를 통해 사회에서 발생한 불합리한 인종 간의 부당한 폭력성을 고발하는 그가 터너상의 역사에서 “최초의 흑인 미술가”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 것 역시 인종차별적 정의(定意)인 것은 역설적이긴 하지만, 그간 미술사에서 철저히 소외되었 던 흑인의 예술에 대한 당시 영국 미술계의 변화한 태도는 꽤 고무적이었다. 작가는 ‘코끼리 똥’ 작가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그 계기는 1992년 짐바브웨 국제예술가 워크숍이었다. 워크숍 여행 중에서 우연히 보았던 코끼리 똥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아프리카인으로서의 진정한 자아의 뿌리에 관해 고민하던 오필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는 이 비천한 물질을 아프리카 대륙의 상징물로 받아들였으며, 이 상징물에 아프리카인들 고유의 문화와 정신, 토속 적 생활방식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후 작가는 코끼리의 배설물을 자신의 여성적, 인종 적,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아브젝트 미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해 오고 있다. 오필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그가 1999년에 제작한 <성모 마리아 (The Holy Virgin Mary)>(Figure 5)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백인이 아닌 흑인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 것으로서, 마리아의 배경에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건축 및 연료 재료인 코끼리의 배설물이 칠해져 있다. 감상자들은 백인이 아닌 성모 마리아와 코끼리 배설물 이라는 비-유럽적 재료 등에서 작가가 대상의 기호학적 의미를 전복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각종 포르노 잡지에서 오려 콜라주(Collage) 방식으로 붙여진 성기 이미지들은 이 작품이 인종 차별 문제뿐만 아니라, 남성 중심사회의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질서에도 저항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물론, 1999년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열린 <센세이션: 사치 컬렉션의 젊은 영국 미술가들 (Sensation: Young British Artists from the Saatchi Collection)> 전시에서 이 작품 을 본 관람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였던 당시 뉴욕 시장인 루돌 프 줄리아니(Rudolph Giuliani)는 <성모 마리아> 작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마리아를 흑인 으로 표현하고 코끼리 똥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행위는 역겨운 행위이며, 명백한 신성 모독 행위라고 말하며 예 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줄리아니의 ‘보수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이 작품의 궁극적인 의미에 접근해 보면, 이 작품이 전통으로 위장한 관습적 편견에 문제를 제기하고, 흑인 여성의 인권과 정체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동시대적 글로컬리즘 (Glocalism) 패러다임의 확장을 꾀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특 히 ‘코끼리 똥’이 아브젝트의 물리적, 조형적 출현인 동시에, 아프리카 에서 연료와 약재로 쓰이는 흔한 재료라는 측면에서, 양육과 치유의 목적을 지닌 마리아의 상징성과 그 의미를 공유한다는 점은 이 작품이

<Figure 4> Kiki Smith,

<Tale>, 1992

<Figure 5> Chiris Ofili, <The Holy Virgin Mary>,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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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개념을 현대적 감각의 다원주의 이념 안에서 찾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의 또 다른 작품 <여인이여 울지 마라 (No woman No cry)>(Figure 6)도 마찬가지로 코끼 리 배설물을 사용한 회화 작품이다. 특이한 점은 이 작품이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1993년 4월, 귀가를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평범한 학생 스티븐 워렌스(Steven Lawrence)가 단지 흑인이라는 무참히 백인 무리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용의자 5명은 조사를 받았으나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풀려나게 되었고, 인종차별과 계급 차별이 일상화되어 있었던 당시 영국 사회에서 런던 남부에 사는 한 흑인 청소년의 죽음은 그렇게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잊힐 분위기였다. 하지만 피해자의 어머니인 도린 워렌스 (Doreen Lawrence)는 아들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사건 재수사를 요청하였고 다행히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준 여론에 힘을 입어 사건은 재수사를 진행하게 되고 용의자 중 2명이 유죄를 판결 받게 되었다. 18년이라는 긴 고독한 싸움 끝에 그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낼 수 있었는데 <여인이여 울지 마라>는 한 흑인 어머니의 슬픔과 고통을 상기하면서 탄생하였다. 작품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도린 워렌스의 눈물방울은 꽤 크게 표현되어 있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눈물방울 안에 아들 스티븐 워렌스의 얼굴이 콜라주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필리는 이 작품을 통해 실제 사건에 드러난 사회 속의 인종차별과 계급의 문제의 부당 함과 어머니의 숭고한 모성애를 이야기하며 여전히 불합리함에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자메이카 출신 미국의 현대 미술가 르네 콕스(Renee Cox, 1960-)도 마찬가지로 흑인이자 여성 미술가로서 인종과 성별에 대한 사회의 차별에 저항하는 예술을 발표하고 있다. 콕스는 1990년대 초반부터 자기 자신과 가족, 친구의 신체를 활용해 사진 작업을 펼쳐 왔는데, 그는 주로 역사에서 전개된 흑인 여성의 표상을 사진으로 연출하면서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비천하게 취급되었던 흑인 여성의 주체적인 자아를 되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 품에서 노예나, 창녀, 원시성의 표상 혹은 하 위계층으로 재현되어 비춰지는 흑인 여성의 상대적으로 ‘비천한’ 존재 현실은 단숨에 해체 되어 자유로운 주체의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Joo, H., 2012. p.543). 콕스는 <그녀의 귀환 (Baby Back)>(Figure 7)이라는 작품에서 앵그 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Grande Odalisque, 1814)>의 누드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 패러디(Parody) 형식으로 재현된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새빨간 하이힐을 신고 손에 깃털 부채가 아닌 채찍을 들고 있다. 여기서 콕스는 백인 중심의 미술사에 흑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킴으로써 본래 노예나 하녀와 같은 신분으로 등장했던 흑인 모델을 백인 모델의 자리에 위치시키면서 흑인 여성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성적 이미지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작가는 또한 흑인이자 성 소수자인 남성 작가 라일 애쉬튼 해리스(Lyle Ashton Harris, 1965-)와 협업하여 <홋-엔-토트 (Hott-En-Tot)>(Figure 8) 작품을 선보이며 인종차별의 희생양인 남아프리카 코이산족 출신의 사키 바트만(Saarje Baartman, 1789-1815)을 패러디하기도 했 다. 해리스는 콕스와 마찬가지로 인종, 성적 취향, 젠더 등의 이슈로 복잡해진 정체성 개념을 파헤치기 위하여 계속해서 자신의 사진을 작업의 매체로 활용하고 있는 현대 미술 작가이다.

또한 남성과 여성,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흑인과 백인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깨부수고 조롱하 기 위해 의상이나 화장, 몸집, 자세를 활용하여 아브젝트 미술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Robertson & McDaniel, 2011, p.82).

콕스와 해리스의 작품의 모티프가 된 실존 인물 사키 바트만은 ‘호텐토트 비너스’라는 이름으로 19세기 초 런던과 파리에서 서커스의 흥행거리로 5년간 나체로 전시되며 사람들의 구경거리 대상이었던 흑인 여성이다. 바트만은 사망 후에도 과학이라는 명분 아래 해부되어 박물관에

<Figure 7> Renee Cox, <Bady Back>, 2001

<Figure 8> Renee Cox &

Lyle Ashton Harris,

<Hott-En-Tot>, 1994

<Figure 6> Chris Ofili,

<No woman No cry>,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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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되었는데 이는 당시 권력계층이 보여주는 인종주의, 흑인 여성에 대한 관음증이 낳은 결과 의 악명 높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홋-엔-토트>에서 콕스는 자신의 몸 위에 거대한 유방 형태의 모형과 엉덩이 모형을 부착하는 모습으로 분하는데, 이는 인종차별적인 시각적 클리셰 안에 존재하는 비인간성을 드러내는 행위인 동시에 여성이 역사적으로 겪은 ‘타자화’의 고통스 러운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콕스의 작품은 이렇듯 아브젝트 미학 안에서 정체성과 주체의 상징적 공간으로 인종과 성차별, 계급, 권력 관계의 다중적 구조를 흔드는 강렬한 기제로써 흑인 여성의 신체성을 작품의 오브제로 활용하고 있다(Joo, H., 2012. p.541).

4.2. 주체의 위기: 디스토피아적 미래

인간이 기이하게 변형된 형태로 표현된 패트리샤 피치니니(Patricia Piccinini, 1965-)의 작품

<젊은 가족 (The Young Family)>(Figure 9)은 1996년에 사회적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복제 양 돌리(Dolly) 사건에서 시작하였다. 복제 양 돌리의 탄생은 인간의 섭리와 이치에 반하는 행위로 여겨져 사람들에게 인간 복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안겨준 과학적 사건이기

도 했다. 종교계를 비롯하여 여러 인권 관련 단체들은 이와 같은 복제 연구를 윤리에 반하 는 비인간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여타의 생명 복제 실험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였다. 피치니 니는 과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야기한 복 제 양 돌리 논쟁을 바탕으로 인류의 미래에 물 음표를 던지며 작품을 제작했다. <젊은 가 족>은 어미와 젖을 물고 있는 새끼들의 모습 을 표현한 것인데, 문제는 이 존재들이 인간과 동물 사이에 존재하는 생경한 괴생명체라는 것이 다. 피치니니가 만들어낸 이 생명체는 커다란 귀와 큰 코를 지녀서 흡사 돼지와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눈빛과 피부의 리얼한 색감과 질감, 그리고 주름의 형태와 같은 세밀 한 묘사에서 인간의 형상과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작품 속에서 어미 생명체는, 인간의 마음과 심리를 갖추고, 자신뿐만 아니라 어린 새끼들마저 희생될 수밖에 없는 가혹한 현실에 저항하지 못하고 힘없이 슬퍼하고 있다. 작가는 이 괴물의 형상(무의식) 안에서 인간의 현실(의식)을 직시하고 있으며, 인간성 내부에 자리 잡은 괴물성(인간 영역 밖)의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듯이, 아브젝트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대립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타자’, ‘안’과 ‘밖’의 대립이 존재하게 된다(Kristeva, J., 2001/1980, p.29). 인간의 욕심 이 탄생시킨 이 새로운 생명체는 우리 의식과 주체성의 경계를 위협하면서 인간 본연에 잠재된 아브젝트를 메타포(metaphor)하고 있다. 결국 작가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 낸 기괴한 복제 생명체를 보여줌으로써 생명에 관한 우리의 비윤리적 태도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또한, 이

‘비생명체적 생명체’는 주체도 대상도 아니며, 생성도 변질도 아닌 이질성의 세계 속 ‘나’(je)를 드러낸다. 크리스테바에 의하면, 이때의 ‘나’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어떤 것’으로서, 무와 환각, 그리고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내가 현실을 인식하려 하면 할수록 ‘나’는 전멸하게 된다

(Kristeva, J., 2001/1980, p.22).

1997년경부터 유전자 변형 생물을 다루며 돌연변이와 비자연적인 작업을 계속해온 오다니 모토히코(Motohiko Odani, 1972-)도 이러한 관점에서 사진, 조각,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생물학적, 유전학적으로 변형된 신체를 표현해 왔다. 특히 모토히코의 비디오 작품

<롬퍼스 (Rompers)>(Figure 10)는 돌연변이와 같은 생명체들이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 게 등장하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작가가 상상해낸 가상의 숲은 활발하고 즐거 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생명체들은 모두 혼종적이고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 위에 걸터앉은 주인공 소녀의 몸에는 꼬리가 달려 있고, 눈꺼풀 위로는 뿔이 자라나 있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변형되어있다. 원을 그리며 돌아다니는 개구리들은 인간의 귀 모양과 유사한 날개를 펼치면서 비현실적으로 긴 다리를 가지고 있다.

<Figure 9> Patricia Piccinini, <The Young Family>, 2002

<Figure 10> Motohiko Odani, <Romper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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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에서 소녀는 갑자기 혀를 내밀어 파충류처럼 벌레를 낚아채는데 이 장면은 유쾌한 상상 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인간의 무의식 안에 자리 잡은 괴물성도 동시에 일깨우며 오히려 공포감 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롬퍼스>는 대중문화의 섹슈얼리티가 가미된 유머러스한 분위기와 생명공학의 암울한 미래를 결합하고 있으며, 과학 실험의 가치와 목적에 대한 진지한 윤리적,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Robertson & McDaniel, 2011, p.336).

앞서 이해했듯이, 아브젝트는 매혹과 반감이 공존하는 장소에 존재하며, 모든 주체성과 통일성 은 물론 질서와 체계를 위협하는 ‘중간적인 것’, ‘모호하며 위협적인 것’이다. 모토히코가 창안 한 이 괴기한 현상과 인물들은 결국 아브젝트가 가진 전복과 해체의 힘을 얻게 된다. 크리스테 바가 아브젝트의 육체적 징후를 “포기하는 언어, 동화될 수 없는 이상한 것, 괴물, 종양(腫瘍), 암적인 것”으로 정의하듯이(Lee, M., 2012, p.71), <롬퍼스>는 우리의 질서정연한 믿음 안에 존재하는 ‘주체’의 형질과 권위를 온갖 기호들과 충동의 혼합물로 대체하고 있으며, 결국 인간 존재의 본질을 관통하는 아브젝트를 상징계적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초월한 영역 이자 미적인 영역인 예술로 승화하고 있다.

5. 결론

현대미술에서 ‘몸’은 이상적인 미의 표현이나 관습적인 질서에서 벗어나, 해체되고 변형되고 재구성되는 방식으로 아브젝트의 미학적 특징과 역동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아브젝트 몸은 담 론 생성의 현장으로서, 예술적 저항의 도구로서 인간의 정체성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추적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의 몸과 몸 외부의 삶은 서로 불가 분의 관계로 얽혀있기에 많은 현대 미술가들은 몸의 현실로부터 삶의 부조리한 측면을 비판적 으로 점검할 계기를 만들어 낸다. 본 연구에서는 주체가 자신의 독립적인 영역을 구성하는 데 있어 방해요소로 여겨 배척하고자 하는 아브젝트의 특성이 예술의 형태로 승화되는 과정과 이 과정에서 도출해 볼 수 있는 아브젝트 미학의 긍정적 가치에 주목해 보았다. 특히, 현대인의 정체성 문제를 화두로 삼는 페미니즘 미술과 반-인종차별 미술에 나타난 아브젝트의 의미론적 가치를 환기하고,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불안감을 반영하는 유전자 변형 기술 관련 작품들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봄으로써, ‘신체’에 대한 동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고찰해 보았다.

크리스테바의 이론은 혐오와 불쾌는 물론 그 모호한 경계성으로 인해 기이한 매력까지 유발하 는 ‘아브젝트 미술’이 어떠한 방식으로 미적, 철학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본문에서는 아브젝트 미술의 예로 키키 스미스, 크리스 오필리, 패트리샤 피치니니 등을 언급하 였는데, 이 미술가들은 각각 다른 주제와 표현법을 지녔음에도, 이들의 저항적이고 전복적인 표현 안에는 우리의 존재론적 현실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아브젝트가 공통으로 작동하 고 있었다. 웅크리고 배설하고 있는 여성의 형상에 나타난 불완전하고 차별적인 사회의 규범, 흑인 정체성 표출의 대리물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작동하는 코끼리 배설물, 고정적인 관념을 해체하는 심각한 수준의 혼종성과 괴물성을 통해 되돌아보는 인간의 이기심과 암울한 미래 등, 앞서 다룬 미술가들에게 아브젝트는 이 모든 사건의 도화선이자 사건 해결을 위한 논의의 시작점이었으며, 갈등의 유발자이면서 그 갈등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하는 사유의 통로였다.

아브젝트의 권력은 예술적 표현 혹은 예술적 승화는 이렇듯 인간의 삶이 불평등과 부당한 역사 적 폭력에 의해 위태해지는 순간 절실히 요구되어 왔다. 그리고 이 ‘불쾌한 권력’은 문명화의 과정에서 파생된 모든 종류의 억압적인 ‘경계 짓기’와 그 안에 내재한 비인간적 폭력을 비판적 으로 점검하는 힘을 갖춤으로써 우리를 자유와 평등에 관한 진일보한 사유의 장(場)으로 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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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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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W.. 국가는 국토, 주권과 더불어 국민을 국가성립의 가장 주요한 요소로 삼았고 ,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발원한다고 근대국 가의 헌법에 명문화하였다.

나는 알을 낳은 뒤에 뚫어지게 나를 내려다보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만, 네게는 그런 기억이 없었다.. 헝겊처럼 너덜너덜해진 어머니의 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