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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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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Reports 精 神精 神 分 析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精 神精 神分 析分 析分 析 :: 第第 11 卷卷 第第 2 號 號 2 0 0 0 Vol. 11, No. 2, page 326~328, 2 0 0 0

전남대학교 설립 90주년 기념 한·중·일 국제 심포지움:

‘문화와 정신분석’

한 성 희*

International Symposium::Culture and Psychoanalysis

Sung-Hee Han, M.D.*

2000년 9월 30일 전남대학교 병원 강당에서는‘문화와 정신분석’이라는 제목의 한・중・일 국제 심포지움이 개최 되었다. 정신분석과 관련되어 국제심포지움이 국내에서 개최 된다는 사실이 뿌듯했고, 한・중・일 동양 3국의 문화를 정 신분석적으로 논한다는 것이 흥미로왔다.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를 생각하며, 또 전남대학교 설립 90주년 기념 심포지움으로 정신분석에 관련된 주제를 올릴 수 있었다는 것 모두 이무 석 선생님의 노고가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마침 그날은 토요일 이었다. 이미 전날 식전행사가 있었 지만 필자는 느긋한 기분으로 토요일 아침의 광주행 비행기 에 올랐다. 일상의 근무지를 벗어난 호젓한 기분도 잠시, 토 요일 아침 출근시간대의 광주 역시 교통이 붐비고 있었다.

처음 방문한 전남대학병원을 둘러볼 겨를도 없이 7층 강당 으로 향했다. 곳곳에“문화와 정신분석” 심포지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어느 대학병원이고 가면 흔히 보게되는 종양학, 분자생물학 류의 강좌제목이 아닌, 인문학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이 제목을 병원복도에서 마주 대하고 보니 새삼 새 로운 느낌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일 것인지 사뭇 궁금해하며 엘리베이터에 이르니 벌써 사람들 이 붐비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강당은 초만 원으로 별도의 의자가 동원되기도 하였으나 그나마 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서 강의를 듣는 상황이었다. 대다 수의 청중이 젊은층이었고 간혹 간호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 는데 정신분석에 대한 일반대중의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 었다.

이번 한・중・일 국제 심포지움에는 국내 연자로는 단국 의대 김현우 선생님, 한양의대 김광일 선생님 두 분의 발표 가 있었고, 중국의 연자로는 북경시립대의 Huayu Yang 선 생, 일본 연자로는 후쿠오카 대학의 Osamu Kitayama 선생 과 하쿠오 여자대학의 Junko Izaki 선생이 참가하였다.

오전에는 좌장이신 조두영 선생님의 편안하고 여유있는 진행하에 세 가지의 연제가 발표되었다. 첫 번째 연제로 김 현우 선생님의‘문화와 정신분석’ 발제 강연이 있었다.‘문 화’라는 것의 개념과 다양성, 변화의 속성을 언급하고,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한・중・일은 공통점 못지않게 서 로 다른 문화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환자 치료에 있 어서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을 개괄적으로 강조하였다.

두 번째 연제는 북경 시립대 Huayu Yang 선생의‘기공 현상과 기공으로 유발된 장애’(Qigong phenomenon and qigong induced disorder)이었다. 국내에도 기공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고 관심을 가진 사람도 많다고 들었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중국에서 기공 수 련자가 l억명에 이른다는 말에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Huayu Yang 선생은 이러한 기공유행(Qigong hot)이후 자 신이 근무하는 북경의 안딩병원에서 경험한 기공수련에 의 해 야기된 정신증상의 임상예를 모아 발표하였다. 총 214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임상특성, 진단기준, 소인, 정 신분석적 관점에서 본 정신병리 연구결과를 상세히 발표하 였다. Yang 선생의 보고에 의하면 환자의 96.7%(거의 대 부분이다)가 초자연적 능력이나 신비로운 경험을 체험하기 위해 기공을 한다고 하였다. 당연히 환자들의 정신병리는 퇴 행의 경향과 전지전능함, 일차적 사고등의 구강기적 특성을 보였다. 그는 이러한 중국인의 퇴행현상을 논하는데 있어서

*국립서울정신병원

Seoul National Mental 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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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 희

참참 참참 관관관관 기기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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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영향과 중국의 최근 상황이 같이 작용할 것이라고

하면서, 전통의 영향으로 유교에서 비롯된 아버지에 대한 두 려움 또 그에 따른 거세불안을 말하였다. 이 거세불안으로 리비도는 구강기이더라도 에디푸스기에 고정되기 때문에(?) 많은 중국사람들이 기공현상과 같은 퇴행을 보인다고 설명 하였는데 ……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아발 달이 미숙하고 불안정한 에디푸스 전기의 병리에 대해 중국 인 특유의 전통문화적 요인이 무엇인가가 사실 궁금했었다.

그런데 Yang 선생은 그것을 단지 거세불안과 에디푸스 갈 등으로서 설명을 하는데, 어떤 설득력있는 연결 고리 없이 마치 무슨 도식적 답안인양 불쑥‘거세불안’이라는 상투적 단어로 덮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아직 중국 정신과의사들의 정신분석적 탐구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교 만한 생각을 해보았다. 또 Yang 선생은 기공현상을 최근 중 국의 환경적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것이라고 하면서도 이 에 대한 설명은 극도로 꺼리는 인상을 주었다. 이에 대한 질 문이 들어왔을때도 현 중국정부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되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인지 답변을 보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연수차 나와있는 연 변 정신과 선생님은 (그녀도 심포지움에 참석했었다) Yang 선생의 태도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귀뜀을 하였다. 중국 정부가 그렇게 정치적 탄압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쨌든 중국특유의 문화적 특성이 기공현상과 어떻게 관련 을 맺고 있는지 확실한 해답을 얻을수는 없었으나, 그러한 사회 현상을 정신분석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국 에서 시도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강의였다.

세 번째 연제는 한양의대 김광일 선생님의‘한국의 문화 와 정신분석’ 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김광일 선생님은 이미 문화정신의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해오신 분이다.

그러한 풍부한 경험과 오랜기간 정신의학을 이끌어오신 원 로답게 국내 정신분석의 역사, 한국전통문화에 나타난 정신 분석학적 특성, 한국전통문화에 나타나고 있는 에디푸스 복 합을 승화시키는 문화적 지혜, 그간 한국인의 정신분석 임 상경험에서 경험한 교훈들을 토대로 향후 한국에서의 정신 분석적 치료의 과제등을 폭넓게 조망하였다. 특히 우리가 가 지고 있었던 에디푸스 갈등을 해결하는 문화적 지혜로서 대 가족 제도와 효의 개념을 언급한 대목이 돋보였다. 대가족 제도 내에는 다양한 부모 대리인이 있게되므로 이들을 통해 에디푸스 삼각관계의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과 동성의 부모에 대한 적개심과 이성의 부모에 대한 친족상간의 환상

이 효의 개념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 우리 문화 가 가지는 전통적 지혜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문화변천 에 따라 에디푸스 복합의 표현양상과 해결양상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서구의 분석적 정신치료가 한국인에게 아주 성공적인 경우도 있겠 으나 전통적 가치관에 젖은 환자에게는 한국의 전통에 적합 한 방법으로 변형해서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면서 그 동안 경험한 한국인의 특성상 이론이나 논리적 접근보다 는 억압된 감정에 접근하는 것이 정신치료에서 상당히 중요 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후 김이영 선생님의 호방하면서도 폭넓은 포괄적 토론이 이어졌다.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시간에 연자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 가 있었다. 확실히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동양인과의 만남 은 무언가 편안한 느낌이 있다. 중국의 Huayu Yang 선생 은 친절한 미소를 보이며 나를 (최근에) 어디선가 보았다고 하는데, 아마도 착각을 하시는 것 같았다. 일본의 Osamu Kitayama 선생은 일본인 답지않게 큰 키에 활달하고, 말하 기를 상당히 좋아하는 듯 했다. 대부분 일본인들이 조용하 고 다소 수줍은데 비해서 제스쳐도 크고 목소리도 크고 영 어 또한 상당히 잘하였다. 그런데 하쿠오 여자대학의 Junko Izaki 선생은 젊은여성이었는데 말이 없고 긴장되고, 수줍은 인상이었다.

오후 발표는 좌장 황익근 선생님의 진행하에 두 개의 연 제가 발표되었다.

첫 번째로 후쿠오카 대학 Osamu Kitayama 선생의 정서 와 언어:동양과 서양(Affect and Language;East and West)라는 제목의 발표가 있었다. Kitayama 선생의 발표 내용은 제목에서 보여지는 대로 개념적이고 다소 난삽한 인 상을 주었으나 영어가 듣기에 편했고 또 여러 그림을 인용 하여 비교적 쉽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그는 주로 동서양의 비교 문화적 연구내용을 토대로 이야기 하였는데 서양인과 달리 일본인은 실제의 정서체험이 언어 배후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고, 일본에서는 육아를 포함한 타인과의 인간관계 에서 언어적 의사소통과 정서적 의사소통이 공존하고 있으 며, 정서적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따 라서 일본인을 치료하는 정신분석가는 언어적 의사소통을 위해 정서를 언어에 통합시키는 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되 고 내적인 정서적 의사소통과 외적인 언어적 의사소통의 이 중성의 균형을 이루도록 도와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정 서와 언어가 대립된다는 말을 하면서 애매한 부분을 명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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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설립 90주년 기념 한·중·일 국제 심포지움:‘문화와 정신분석’

참참 참참 관관관관 기기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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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 언어의 편리한 점이지만, 언어를 통해 명확하게 되면 실제 체험하고 있는 정서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정서는 언어에 의해 파괴되기 쉽다는 말을 했다. 또 Kitayama 선생은 동양인은 타자중심의 경향인데 에 비해 서양인은 개인중심이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 차 이 일뿐이고 동양인의 겉으로 보이는 타자중심의 이면에는 자기 중심적 성향이 강하다고 하면서, 이러한 이중적 의사 소통의 배경에는 일본의 부모가 공적인 언어적 의사소통과 사적인 정서적 의사소통의 방식으로 아이를 양육하는데에 원인이 있다며 모자관계에서의 joint attention이라는 개념 으로 설명하였다. 그는 모자의 그림을 여러 장 보여주며 그 와같은 모자간 정서소통을 보여주는 서양화는 보기 힘들다 고 지적하고, Winnicott의 capacity to be alone(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에 덧붙여 그는‘둘이 함께 있을 수 있는 능 력’을 강조하고 싶다고 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에는 한국 인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물론 있었지만‘일 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언어적인 치료에 대한 저항이 있으며 일본인들은 인간관계를 움직이는 것은 언어가 아니다 라고 생각할 정도이다’라거나‘일본에서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무언가 큰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라는 부분은 무언가 그 정도에 있어서 한・일간의 문화적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아 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Kitayama 선생의 발표에 대 해 정도언 선생님의 명확하고도 날카로운 토론이 있었다.

정선생님은 분명한 영어로 정서와 언어는 대립이 아니라 서 로‘co-work’하는 것이라는 것, 일본과 한국은 차이가 있 으므로 아시아적인 것으로 일반화하지 말 것과, 비교문화적 토론은 너무 도식화, 단순화될 위험이 있다는 부분을 지적 하였다.

마지막 연제로 하쿠오 여자대학 Junko Izaki 선생의 Ja- panese child-rearing in comparative culture studies;

Maternal separation anxiety(일본인의 아이키우기;엄마 의 분리불안)라는 제목의 Video Session이 있었다. Izaki 선생은 아마도 아동발달을 전공하는 심리학자인 듯 했다. 이 제목은 필자가 소아정신과를 하고 있는관계로 관심을 끌었 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아동 의 분리불안이 아니라 엄마의 분리불안를 다루고 있다는 점 에서, 또 일본인의 아이 키우기라는 점에서 도대체 어떤 방

식의 연구이며 어떤 결론을 도출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Izaki선생은 엄마의 분리불안이란 아이들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는데 따른 엄마의 외로움과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없게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이라고 정의 하였다. Ains- worth의‘strange situation’과 유사하게 모자간의 분리 상 황을 연출한 semi-structured observational situation을 만들어 총24쌍의 엄마-아이 쌍을 대상으로 엄마의 분리불 안정도와 엄마들이 면담자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 아동의 기 질, 발달점수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다. 대인관계의 불안 이 높은 엄마일수록 아이와의 분리를 힘들어했고,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또 아동의 발달이 양호할수록 분리불 안이 낮았다고 하였다. 일하는 엄마가 중가함에 따라 엄마 와 아기의 분리가 많이 예상되는데도 엄마들은 분리에 대해 과도한 책임감을 느껴오고 있음을 지적하고 특히 유아를 가 진 일본의 젊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약 81.9%가 남에게 맡기지않고 직접 키우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 수치는 잘은 모르겠으나 한국 엄마들 보다 월등 높지 않을 까 한다. Izaki선생은 일본 아이들이 두 살이 지나서도 엄마 를 떨어지지 못하는 것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세 살이 될 때 까지 유아-엄마 분리를 촉진하지 않는 일본문화의 영향이 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엄마의 분리불안에 초점을 맞 춘 연구 디자인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고, direct obser- vational situation을 이용한 전향적 연구를 시도한 것에 부 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 연제에 대해 홍강의 선생님의 토 론이 있었으며 부모-아이 관계를 너무 에디푸스 갈등으로 만 보려해서는 안된다는 요지의 말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이상 참관기를 쓰면서 아쉬운 것은 참관기를 써달라는 원 고청탁을 1개월이 지나서야 받았다는 점이다. 그런 까닭에 필자의 한심한 기억력으로는 강의의 세밀한 부분을 전달할 수 없었을뿐만 아니라 토론 선생님들의 그 주옥같았던 토론 내용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다. 전체적으로 한・

중・일 동양 3국 문화의 공통점과 상이점을 보다 더 정신분 석적 측면에서 조망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 은 아니나, 일단 한・중・일 세 나라가 정신분석이라는 Key word로 같이 의사소통을 하고 정신분석학적 연구교류의 초 석을 놓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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