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국토 제419호(2016. 9) KRIHS 보고서
우리나라에서 인구 50만 명 미만의 중소도시의 운명은 그 것이 입지한 곳이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에 따라 극명 하게 대별된다. 지방중소도시의 활성화 방안을 다룬 본 보 고서에서도 비수도권에 소재하는 중소도시가 전국 중소도 시 및 전국 시급도시에 비해 인구변화, 고령화, 재정력, 소 득, 일자리 등 측면에서 매우 열악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필연적으로 불균등 발전을 초래하는 자본 주의 공간발전의 결과로 이해되기도 하고, 때로는 최근 대 도시 또는 거대 도시지역만이 국가경제의 성장엔진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전통적인 시각을 통해 설명되기도 한 다. 또한 본 보고서에서는 그동안 지방중소도시가 정책적 관심을 받지 못했음을 지적하면서 그러한 중소도시의 쇠 퇴를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적 무관심과 전통적인 시각 이면에는 최근 중 소도시의 중요성 증대에 대한 인식부족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가경제성장에 있어 대도시의 역할도 중 요하지만, 최근 OECD 관련 연구에서 비(非)대도시지역, 특 히 중소도시의 경제성장 기여분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 고 있다. 한 연구의 추정에 따르면, 1995년~2007년 OECD 국가들의 경제성장 중 43%가 기존 선도적인 대도시지역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유래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기 존 대도시지역과 달리 지방의 성장거점으로서 중소도시의 잠재력에 대해 주목하게 한다. 특히 이제는 도시 성장에 있어 도시의 크기라는 요인도 작용하지만, 도시의 역사, 지리, 노동력과 기술, 제도적 맥락 등 다양한 요인들이 함 께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지역정책 측면에서도 점차 장소기반(place-based) 접근이 강조되고 있어, 중소 도시의 경우에도 개별 장소의 맥락에 기초한 차별적인 접 근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실현하려는 정책이 강조되고 있 다. 이렇듯 대도시지역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중소도시
도시 간 연계협력에 기초한 지방중소도시 발전방안 모색
이원호 | 성신여자대학교 지리학과 교수(wonholee@sungshin.ac.kr)
지방중소도시 활성화를 위한 유형별 발전방향 연구
A Classification and the Development Directions of the Small and Medium-sized Cities outside the Capital Region of Korea
변필성·김동근·차은혜·이효란 지음
103 의 장소적 맥락에서 경제성장 잠재력의 실현을 정책적으
로 강조하고 있는 현 시점에 비추어, 우리나라 지방중소도 시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본 보고서는 최신의 이론적 동향을 위한 실천적 연구로서 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함께 심화되고 있는 지역격차라는 위기 속에서 지방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유의미한 연구로 사료된다.
본 보고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현재 지방중소도시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기존 정책들이 초점을 둔 인구 증 가, 일자리 창출 등 내부 속성의 개선이 아니라 도시네트 워크 이론에 기초하여 다른 도시와의 관계적 속성을 활용 한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관계적 속성에 기초한 전략이란 “도시체계에서의 위상을 올리거 나, 해당 도시와 지리적으로 연결된 도시의 도시체계 내 위상을 제고시켜야 하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편익을 추구 하는” 전략으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지방중소도시의 활 성화 전략은 연계협력, 임계규모의 달성, 도시 간 공유재 로서 생산 추구, 이용되는 네트워크 유지·관리 등을 지향 하게 된다.
연구 분석에서 본 보고서의 장점은 지방중소도시의 관 계적 속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도시체계 전체에 대한 지배 력을 측정하기 위한 지배력 지수, 주변지역에 대한 도시의 상대적 중요도를 측정하는 중심성 및 영향력 지수, 도시가 다른 도시와 갖는 계층적 의존관계 분석을 위한 네트워크 제약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이 다. 그 결과 지방중소도시가 갖는 관계적 속성의 차별성을 파악하였고, 이를 통해 정책적으로 유의미한 지방중소도 시의 유형화 및 유형별 특성을 고찰하게 되었다. 분석결과 는 본 보고서가 내놓은 주장의 근간이 되는 바 인구, 일자 리 수, 재정력 등 일반적인 도시경쟁력 요인으로 이해되는 도시 내부속성이 도시체계 내 위상을 의미하는 도시의 관 계적 속성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본 보고서는 관계적 속성에 기초하여 지방중소
도시 또는 연계된 도시의 위상 제고와 그것을 위한 핵심 과제로서 다양한 연계협력을 위한 정책방향을 지방중소 도시의 유형 및 단계별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양한 스케일을 가진 도시(지역)의 성장잠재력에 주목 하면서 확대되는 이론적 지평과 연계되어 본 보고서는 광 범위하고 체계적인 새로운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지방중 소도시의 활성화 전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지 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향후 연구 과제를 남긴 것도 사 실이다. 무엇보다도 본 보고서가 주목하는 관계적 속성도 사실상 지방중소도시의 역사적 발전과정의 결과로 이해되 어야 하기에, 현 시점에서 관계적 속성을 분석하는 만큼이 나 지방중소도시의 관계적 속성이 갖는 발전과정, 즉 역 사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화 및 공간발전 과정 그리고 현재 저성장 기조로 대별되는 정 치경제적 변동 속에서 지방중소도시 전체의 거시적 변화 측면과 개별 도시의 미시적 변화 측면이 함께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적 시사점 및 제도개선 방향에서 보 다 더 구체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 제도와 정책 이 지방중소도시의 내부적 속성을 고려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본 보고서가 지방중소도시 활성화 에 활용될 수 있는 도시 관련 제반 정책과 제도를 모두 포 괄해서 분석했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지역행복생 활권 및 광역도시계획 등에 대해 본 보고서가 적시한 제도 적 한계는 적절하지만, 더 나아가 어떠한 개선방안이 있는 지를 검토하는 수준까지도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인 독자 의 기대일 것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지방중소도시 의 내부적 속성에 초점을 둔 활성화 전략에 활용될 수 있 는 다양한 도시 관련 정책과 시책의 장단점과 잠재력에 대 한 엄밀한 평가와 함께 제도적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