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피스트리 기법의 이론적 고찰
1). 타피스트리의 역사
타피스트리라는 용어는 원래 그리스어의 ‘타페스(Ταπηδ)’와 라틴어의 ‘타페티움(Tapetium)’
에서 유래한 말로서 「벽걸이 장식용 직물 또는 벽걸이나 덮개용으로 사용한 장식적인 디자 인과 그림을 짜 넣은 직물, 색이 다른 씨와 날로 짠 직물, 벽걸이와 가구 덮개로 쓰이는 질 감이 두꺼운 직물」등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나 18~19세기에 들어와서 그 정의는 좁혀져서 벽장식이나 커튼 또는 가구를 덮는 직물만을 의미 하게 되었다. 최고의 타피스트 리는 기원전 5000년경의 이집트 ‘파이움(Faiyum)’과 ‘바다리(Badari)’에서 발견되었다. 일반 적으로 고대 타피스트리는 이집트 분묘에서 발견된 사실주의적 경향의 곱트(Copt)직물과 페루의 페루비안직물로, 특히 곱트직물은 기원전 30년부터 395년까지 최전성기를 이루었으 며 곱트란 용어는 640년경 아라비아인들이 이집트를 침입했을 때 이집트에 거주했던 주민들 을 곱트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1) 이 시기의 표현양식은 동물과 자연문 양, 기하학적인 형태, 인물, 종교적인 상징, 정물, 일상적인 생활을 표현하는 형식 등 매우 다양하다. 고대 타피스트리는 건축자재로 돌이 주재료로 사용되고 아시아에 비해 천정이 높 은 주거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런 환경에 따라 보온을 위주로 하는 실용적인 면에서 시작되었고 후기에는 교회나 수도원의 벽장식 역할을 하였다. 고딕 시대에는 로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유럽에서는 교회의 건축이 점점 웅대해지고 그에 따라 내부 공간을 장 식하기에 알맞은 타피스트리가 다량 요구되었다. 중세의 타피스트리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기능적인 쓰임새 보다 수도원 또는 부호들의 저택과 건물의 실내 장식에 많이 사용되었다.
근세에 들어 특히 르네상스 시기가 되면서 타피스트리가 왕족이나 귀족의 호화스런 주택의 장식품이 되어버리자 타피스트리는 귀족의 권력과 재산을 상징하는 수단이 되고 그 주체가 종교적인 것에서 폭을 넓혀 귀족의 우아하고 화려한 생활을 구가하는 것이 되었다. 산업혁 명 이후 기계로 짜여진 직물이 대량 생산되자 그 가치는 더욱 떨어져서 타피스트리가 회화 의 종속에서 벗어나 본질을 찾고 그것을 순수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절실히 요청되어지 게 되었다. 회화에 종속되었던 타피스트리의 위치를 독자적인 예술로 바로잡고자 했던 윌리 엄 모리스의 노력은 이후 프랑스의 쟝 뤼샤(Jean Lurcat), 독일의 바우하우스 등으로 연결되 어 현대 타피스트리를 출현시키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 1950년대 들어서면서 재료의 중요성 을 강조하면서 타피스트리의 질감이나 구조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고, 60년대에는 타피스 트리가 2차원적인 평면에서 벗어나 부조적이거나 3차원적인 형태를 띄게 되어 그 재료와 기 법도 다양해졌다.
1962년 쟝 뤼샤의 주장으로 타피스트리의 중흥을 위해 개최된 로잔느 국제 현대 타피스트리 비엔날레 (La Biennale Internationale de la Tapisserie Contemporaine de Lausanne)로 인 1) 임선양, 중세유럽의 타피스트리 직물 장식에 대한 연구:밀 플레르(Mille-fleurs) 양식을 중심으로, 한국디자인학회
p62-64. 1996/11
<그림 2> Weaving a Tapestry, Laya Brostoff, 1982, Interweave Press, p113
<그림 3> Carol K. Russell, The Tapestry Handbook, Lark Books, 1990, p23
<그림 4> Weaving a Tapestry, Laya Brostoff, 1982, Interweave Press, p113
해 전통적인 타피스트리의 개념을 순수 조형예술로 확고히 구축 시켰으며 다양한 재료와 기 법의 사용으로 섬유예술의 표현 영역을 더욱 확대시켜 예술성을 추구하는 현대 미술의 한 양식으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2)
2). 타피스트리 기법의 특수성
Tapestry는 가장 간단한 Loom으로 직조 할 수 있는 수직 기법이다. 간단한 경사를 잡아 줄 수 있는 사각 틀만으로도 가능하다. 전통적인 Tapestry는 평직의 직물로 weft-faced 조직의 평직이다. 아래 <그림1,2> 이는 weft(위사)가 warp(경사)을 완전히 덮은 형태로, 세로로 세 워진 실과 실(경사) 사이에 위사를 끼워 넣는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위의 <그림3,4>는 위사를 주로 실패나 나비모양의 실타래나 혹은 바늘에 끼워서 손으로 직 조하는 모습이다. Tapestry는 그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세계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널리 사 용되어 왔지만, 그 사용되어지는 직기나 기법은 지금까지도 크게 차이가 없다. 이러한 간단 한 기법을 기본으로 하여 “하나의 독립된 조형 예술로 발전하게 된 타피스트리는 다른 조형
2) 윤재호, 현대 한국 타피스트리의 표현 양식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논문,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p6-10, 2001.
<그림1> Nancy Harvey, Tapestry Weaving A comprehensive study Guide, Interewave Press, 1991, p8
분야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재료를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랫동안 실이 타피스트리 의 대표적이 재료로 쓰여 왔지만 다다이즘 이후 금속, 가죽, 종이, 비닐, 자연초 등의 다양한 재료들이 쓰여지고 있다.”3)
3). 타피스트리의 표현 방법과 특성
3.1. 표현대상
타피스트리 작업에선 일반적으로 회화성이 돋보이는 인물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과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자연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주로 보여지고 있다, 자연적 대상뿐만 아니라 극도로 단순화 되어진 형태로 시각전달이 가장 빠른 조형형태인 기하학적 형태를 대상으로 한 작품도 많이 보여 지는데 사각형, 원형, 직선과 곡선, 붓 터치 효과 등 이 주로 보여 지고 있다. 이는 순수회화에서 보여 지는 것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단지 회 화에 비해 타피스트리는 선이 좀 더 단순화 되어 표현되어짐으로서 섬세함이 떨어지는 반면 조직의 질감과 실의 혼합에 의한 색의 표현으로 미묘한 색감과 표면적 질감을 표현하는 특 징이 있다.
3.2.. 표현방법
타피스트리 작가들은 중세 유럽의 아틀리에서 고수되던 전통적 표현방법을 존중하며 이어왔 고 현대에 이르러 새로운 기법과 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예술적 시도와 표현을 통해 타피스 트리 작품의 표현영역 확대에 새로운 전통을 이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험되 어 새롭게 표현되어지고 있는 기법들을 보면 “풀로 붙이다”의 의미에서 유래된 기법으로 종이나 헝겊등을 다양한 형태로 잘라 표현하며 현대미술에서 새로운 양식으로 주목받게 된 꼴라쥬 기법이나 우연성을 바탕으로 한 물감의 번짐이나 우연한 표현효과를 이용하는 것으 로 그 형태가 계획적이기 보다는 우연성과 상징적 표현들이 주를 이루는 방법들로 그것들의 밑그림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인데 작가의 조형적 정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 표현 자 체가 상상력과 신비성을 갖추고 있어 작가들의 표현 욕구를 충족해 줄 때가 많아 다양한 작 품 활동에서 종종 응용되고 있다. 역시 타피스트리 작업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비구상화에 가까운 작품 표현 방법이 있다면 사진을 활용한 구상화적인 방법도 활용되는데 사진 기법을 이용하거나 사실적인 사진을 컴퓨터 작업화 하여 타피스트리에 적합하도록 단 순화 하여 제작하는 시각표현도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현대회화와 그 맥 을 같이하여 섬유예술분야에서 회화적 표현에 가장 적합한 표현기법으로 자리잡아왔다.
3) 홍성미, 소재개발을 위한 오뜨꾸띄르 의상 연구-타피스트리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의류직물학과, 2004, p58
3.3 작품 발상 및 밑그림 구성
타피스트리 작품에 있어 구체적인 밑그림 제작은 건물의 설계도를 그리는 것과도 같다. 다 른 작품들과는 달리 제작이 시작되면 스케치를 수정하거나 바꿀 방법이 없어 시작하기 전 작품에 대한 모든 계획이 구체적으로 준비되어진 뒤 제작을 시작해야한다. 전체적인 구성, 색상, 사용할 기법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사용할 실의 양이나 작품의 텍스춰를 나타낼 실의 특성에 따른 종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전개 방법은 일반 회화와 그 방 법이 같다. 단지 실로 표현되어지는 한계가 있어 표현되어지는 최소한의 선이나 점의 크기 가 일반 회화보다는 크다. 디테일한 표현은 제작 시간과 노력이 일반 회화보다도 더 많이 들고 힘들다는 점을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 일반 회화의 특성과 같이 구체적인 모티브를 결정하고 전체적인 비례를 맞춰 면을 구성하는 것은 동일하다. 색감의 결정과 배치도 유사 하나 타피스트리의 장점이며 특성은 바로 텍스춰다.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텍스춰의 표 현은 회화작품보다 작품의 깊이감과 생동감을 더해 준다. 따라서 색을 결정하는데 있어 표 현될 실의 염색과 실의 특성이 작품의 표현에 많은 영향을 준다. 전체적인 이미지 구성과 색이 정해지고 사용할 기법과 텍스춰가 결정되면 채색된 밑그림을 바탕으로 가장자리 선만 을 따내어 원하는 작품 사이즈만큼 확대하여 타피스트리 틀 뒤에 실로 부착하고 그 밑그림 을 바탕으로 짜나간다. 채색된 밑그림은 짜나가는 동안 타피스트리 틀의 위쪽에 부착하고 계획된 색감과 텍스춰의 위치를 확인하며 짜나간다. 이렇게 철저한 계획 하에 작품 제작이 진행되므로 제작이 시작되기 전 완성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중 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