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cation & Human Resource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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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교육 개방 왜 반대하는가?
박 경 양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 [email protected]
현 시점에서교육을개방한다는말의 의미
지금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교육개방을 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그른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교육개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WTO 내‘서비스부문 일반협정(GATS)’에 따르면 소위 교육개방은 국경간 공급, 해외소비, 상업적 주재, 자연인의 이동 등 4가지 형태(Mode) 로 구분된다.
국경간 공급(cross-border supply)이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원격교육 등 을 말하며, 해외소비(consumption abroad)는 우리나라 학생이 외국의 학교 로 자유롭게 유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또 상업적 주재 (commercial presence)란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들어와 영업을 하는 경우 를 말하며, 자연인의 이동(movement of natual persons)이란 외국인 교수, 교사 등 인력의 이동으로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우리나라 교육기관에서 가 르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우리가 교육개방을 한다고 할 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우리나라는 현재 교육개방이 전 혀 안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나라는 상당 분야의 교육개방이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외국유학의 자유로운 허용 을 의미하는 해외소비의 경우는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 제5조에 따라 중학교 이상을 졸업한 학생들은 외국의 교육기관으로부터 입학허가를 받기만 하면 자유롭게 유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또 흔히 교육개방의 전부로 이해하는 외국의 교육기관이 국내에 들어와 영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상업적 주재의 경우도 그렇다. 사립학교법의 규정 에 의하면 지금도 내국인과 동등한 조건, 즉 비영리법인으로 학교법인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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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교육시장 개방과 대응방안
립하고 이 학교법인이 교육기관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조 건만 충족된다면 얼마든지 외국인이나 외국의 교육기관 이 국내에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사립학교법 제21조에 따라 외국인이 기본재산액 의 1/2이상에 해당하는 재산을 출연한 학교법인인 경우 에는 이사 정수의 2/3 미만을 외국인으로 선임할 수 있 도록 하고 있다. 즉 상업적 주재의 경우에도 내국인과 동 등한 조건만 갖춘다면 언제든지 외국인일지라도 제한 없 이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교육기관에서 가르칠 수 있도 록 허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자연인의 이동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공무원법 제10조 2항에는‘대학은 교 육 또는 연구를 위하여 외국인을 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 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학의 경우는 외국인이 교원으로 임용되어 국내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 다. 다만 초중등학교의 경우는 교육공무원법 제6조와 초중등교육법 제21조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검정 수여하는 자격증을 받지 않은 자는 교사로 임용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국내에서 교사의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외국인이 국내의 초중고등학교의 정식교사로 임용 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초중등학교의 경우 도 각급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를 계약제로 임용하고 있 는 데서 보듯 정식교원만 아닐 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 르칠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니 다. 이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는 WTO내‘서비스부문 일 반협정’과 상관없이 우리의 상황과 실정에 따라 교육개 방이 상당한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상황 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교육개방을 한다는 말의 의미 는 이런 방법 외에 별도의 개방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교육개방을 말할 때 대부 분의 사람들이 이를 외국의 교육기관이 국내에 들어와
영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상업적 주재를 생각한다는 점 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교육개방은 외국의 교육기관 이 우리나라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되 교육을 통해 서 영리를 추구하는 것과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것을 말 하는 것이다.
교육개방을반대한다는말의의미와 그 이유
필자가 지금 상황에서의 교육개방은 우리 교육의 발 전을 위해서도 결코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필자가 교육개방을 반대한다는 말의 의미는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 된다.
첫째는 교육을 상품과 교역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반 대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을 상품과 교역의 대상으 로 보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교육을 상품이 나 교역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은 상품을 시장에서 팔고 사듯이 교육도 그렇게 하겠다는 의미이고 또 시장에서 상품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거래 과 정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인데 이와 같이 교육을 시장의 거래를 통하여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쯤으로 이 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생각할 경우 사립학교의 비율이 절반이 넘는 우리 교육현실에 서 사립학교가 이익을 목적으로 학교를 경영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게 되고 또 정부가 교육비의 상당부분을 보 조하는 것이 어려워 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을 상품과 교역의 대상으로 보는 것에 반 대하는 입장을 우리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2 월 6일 유럽연합국가들은 서비스부문 일반협정 협상에 서 교육, 문화, 보건 분야의 개방에 반대 의사를 밝혔고, 제3세계 나라들 대부분도 교육개방 협상에 회의적인 태 도를 보이며 양허안을 제출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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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에 작성된 교육부의‘OECD/US 교육시장 개방 관련 Forum 출장보고’에 의하면 미국의 대학 등 교육관련 기관은 교육을 무역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반대하고, WTO에 의하여 추진되고 있는 교육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 호 주를 제외하고는 상업적 주재에 의한 교육서비스 확대 에 대하여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국가는 별로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학생연합 대표는 교육 서비스의 무역 자유화에 대하여 학생들의 권익, 즉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 등을 고려하지 않고, 교육을 상 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반대했다고 보고하 고 있는 것에서 보듯 세계적인 추세인 것이다.
둘째는 외국인이 설립한 교육기관을 내국인이 설립한 학교와 차별하여 특혜를 주면서 외국의 교육기관을 유 치하려는 정부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지 적했듯이 교육개방의 핵심은 외국의 교육기관이 국내에 들어와 영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상업적 주재이다. 그런 데 문제는 지금도 외국인이나 외국의 교육기관이 내국 인과 동등한 조건만 갖춘다면 얼마든지 학교를 설립하 고 운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외국의 어떤 교육기관도 우리나라에 학교를 설립하지 않았고 앞으로 도 그럴 것이라는 데 있다. 다시 말하면 교육개방이 되 어 있는데 외국의 교육기관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개방 즉 외국의 교육기관이 국 내에 들어오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 을 충족시켜주어야 하는데 그 조건이 바로 학교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학교운영을 통하여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 라는 현재 학교를 영리추구의 수단으로 인식하지도 않 거니와 이익을 남길 수도 없고 설사 이익이 생긴다고 해 도 그 이익금을 법인 밖으로 유출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
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에 한하 여 이 모든 규제를 철폐하여 학교를 영리추구의 수단으 로 인정하고 학교운영을 통하여 이익이 남도록 수익성 을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명백한 내국인에 대한 차별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다.
세째로 교육개방이 우리교육의 황폐화와 교육 불평등 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를 반대한다 는 것이다. 현재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학교를 설립하 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영 리법인인 학교법인만이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교육을 통하여 수익사업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이 국내에 학교를 설립하도록 하기 위 해서는 이 두 가지 조건이 변경되어야 한다. 2002년 교 육인적자원부가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 으로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하려고 입법예 고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개정안에 담겨있는 핵심적인 내 용은 이렇다. 외국인이 국내에 학교를 설립하고자 할 경 우 설립기준을 완화해 주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학교를 운영하다가 폐교를 하게 될 경우 내국인이 설립한 학교 의 경우는 그 재산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기부하 도록 되어 있는데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의 경우는 설립 자가 그 재산을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내국인이 설 립한 학교의 경우는 학교나 법인운영과정에서 수익이 생길지라도 법인 밖으로 수익을 유출하는 것이 금지되 어 있으나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의 경우는 학교운영과 정에서 생긴 수익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명백하게 외국인이 설립 한 학교의 경우는 내국인이 설립한 학교에 비하여 특혜, 즉, 교육을 장삿속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정부가 이 익을 보장해 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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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교육시장 개방과 대응방안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가 교육장사를 통 하여 수익을 남길 수 있도록 보장해 주기 위해서는 지금 의 등록금으로는 턱도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등록금 의 대폭인상이 불가피 하다. 이럴 경우 내국인이 설립한 사립학교의 경우도 등록금 인상 또한 피할 길이 없을 것 이다. 이렇게 되면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축소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 교육의 불 평등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교육이 더욱 황폐해질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이렇다.
교육개방은 필연적으로 국내 사립학교로 하여금 영리추 구에 매달리도록 만들 것이 분명하다. 학교를 영리의 수 단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는 지금도 학교를 영리 수단으로 여기는 사학경영자들에 의해 온갖 형태의 사립 학교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는 현실에서 외국의 교육기관 에게 학교를 통한 이익추구를 보장하게 될 경우, 국내 사 립학교들은 외국의 교육기관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에 대해 이는 명백한 내국인에 대한‘역차별’이라고 주장하 며‘형평성 보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정부는 이 요구를 거절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립학교들은 온통 학교를 이용한 영리추구에 몰두할 것이고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교육비 중에서 상당금액이 학교경영자의 이익금으로 나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육비 부담액에 비 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질의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이다. 더구나 고등학교의 절반 이상, 대학교의 90% 가까 이를 사립학교가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사 립학교들 모두가 영리추구에 몰두하게 될 경우 우리 교 육의 미래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
교육개방론자들의주장에대한반론
교육개방론자들은 종종 교육개방을‘교육경쟁력 제 고’를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주장하고 있다. 교육개방 불가피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교육개방을 통하여 선진 국의 우수 교육기관들이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선진학 문기법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수한 인적자원이 만들 어질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외국의 유수한 대학이 나 교육기관이 자국 내에서도 이익을 목적으로 학교를 경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외국에 이들 유 수한 대학들이 이익을 목적으로 학교를 설립한 예가 없다는 점에서 보듯 교육을 통하여 영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교육개방을 하면 외국의 우수한 교육기관들이 국내에 들어 올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에 불과한 것이다.
또 교육개방론자들은 교육개방을 하면 현재 만연하 고 있는 조기유학을 통한 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기 때 문에 국가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외국교육기관들이 국내 교육시장을 잠식하게 되면 교육적 경비의 과다 해외유출을 통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며, 특히 국내에 들어온 외국대학들이 국내 교 육과정을 해외유학을 위한 어학준비단계로 삼거나 수 업연한 중 일부는 본교에 진학시키는 시스템을 채택 할 경우에는 외국유학이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국내 교육기관 해외진출이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미흡할 경우 국제수지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 에서 보듯 이 또한 교육개방을 위한 이유가 될 수 없 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