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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신국토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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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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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신국토구상의 주요 내용과 반성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2004년 1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등 3대 지역발전 특별법의 제정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참여정부의 ‘신국토구상’을 발표하였다. 이 구상은 참여정부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 국토구조의 골격을 제시한 것으로서, 여기에서는 혁신형 국토 구축, 다핵형 국토 건설, 네트워크형 국토 형성, 지속가능형 국토 관리, 글로벌형 국토 경영 등 다섯 가지가 기본 방향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기본 방향에 따라 참여정부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국가산업단지의 혁신 클러스터화, 국토통합적 사회간접자본 건설, 도농연계형 지역발전, 친환경적 국토개발, 다수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대외 지향적 국 토활용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지역에 대한 투자가 크게 확대되 어 성장과 고용이 증가하였고, 지역불균형이 시정되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신국토구상’에 따라 추진한 지역정책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첫째,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간재편 정책과 혁신도시 개발 정책을 적극적으 로 추진하여 과도한 지역불평등을 개선하는 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재 생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 과제로 하는 지속가능발전에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둘째, 지역고용 확대와 주민소득을 증진하기 위해 지역산업을 육성하는 데는 심 혈을 기울였지만 교육, 복지, 의료, 문화, 환경 등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지 못했다.

다시 쓰는 ‘신국토구상’

성경륭

한림대학교 교수,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email protected]) 국토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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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신국토구상의 비전: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국토정책’

이런 취약점과 한계를 감안할 때, 새 정부 국토정책의 비전은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국토정책’으 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비전은 과거의 국토정책이 국토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명분으로 도시개발, 토지개발, SOC개발, 산업단지개발 등 온갖 종류의 ‘개발’에 치중했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현 시기에 한국사회가 이처럼 개발 위주의 국토정 책에서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새로운 국토정책으로 전면적 전환을 해야 하는 이유는 국토를 개발하면 국 토의 가치가 자동적으로 증가한다고 보았던 과거의 개발연대와 달리 이제 지구온난화가 심화된 글로벌 경제시대에 접어들어 개발 위주의 정책이 엄청난 화 석연료의 사용을 필요로 하고 생태계를 손상시키며, 그 결과 기후변화 심화, 농업기반 붕괴, 건강 악화 등

수많은 문제를 초래하여 우리의 삶과 인류문명의 기반 자체를 불가역적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토를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개발주의적 국토정책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국토를 국민의 생존과 미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인식하여 후손과 인류사회를 위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신국토구상의 4대 정책과제

그러면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국토정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포용적 국토와 지속가능한 국 토의 토대 위에 혁신적 국토와 개방적 국토를 건설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1. 포용적 국토

‘포용적 국토’는 전국 어느 곳에 살더라도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고 동등한 수준의 공공서비스를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국토정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포용적 국토와 지속가능한

국토의 토대 위에 혁신적 국토와

개방적 국토를 건설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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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하도록 하는 정책 기조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는 국민들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 도시와 중소도시, 도시와 농촌 어느 곳에 살든지 고용 기회는 물론 교육, 복지, 의료, 문화 등 핵 심적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지역적 차별 없이 동등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정책을 ‘공간정 의’(territorial justice)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젊은 사람들의 이탈로 고 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농촌지역에 대해서는 적극적 우대 조치를 통해 공공서비스의 불균 형을 해소하는 정책도 시행해야 할 것이다.

포용적 국토의 정책 기조는 경제 여건이 어려운 낙후지역의 국민들을 포용하는 ‘사람의 포용’을 넘어 사람들의 생존과 지속적 행복을 근원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자연의 포용’을 지향해야 할 것이 다. 자연에 대한 과도한 개발로 말미암아 지구온난화와 자원고갈, 생물종 멸종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자연의 복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 지속가능한 국토

‘포용적 국토’가 사람을 살리는 정책 기조라면, ‘지속가능한 국토’는 자연을 살리는 정책 기조라고 볼 수 있다. 현 시기에 지속가능한 국토의 기조가 중요한 이유는 산업혁명 이후 현재까지 화석연 료 에너지가 과도하게 사용되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직전과 비교하여 최소 1C°에서 최대 1.5C°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향후 예상되는 심각한 문제는 화석연료 사용에 중대한 변화가 없이 평상시와 같은 비율(BAU)로 늘어날 경우, 2100년경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최대 4.8C°까지 상 승하고 해수면이 최대 82cm까지 상승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극심한 가뭄과 태풍 등 극단적 기 후변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인간의 생존환경이 붕괴할 가능성 또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 환,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와 액티브 하우스(active house)의 원리를 적용한 주택 · 건축물 의 개량 및 신축,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의 전환, 전기를 생산하는 주택과 전기자동 차의 결합, 유기농 생산의 확대와 근거리 농업의 진흥, 선형경제(linear economy)에서 순환경제 (circular economy)로의 전환과 같은 미래 과제에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3. 혁신적 국토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심화는 향후 한국사회와 세계사회에 중대한 제약 조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의 제약에 순응하는 동시에 그 제약의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정책과 국토정책을 다양하게 결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국토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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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회사가 더 많은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도록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전국 곳곳에 전기충전 소를 확대 설치하는 정책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체계로 빠르게 전환해 나간다는 기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도시 전체를 스마트 도시와 연계하여 에너지 자립도시 또는 지속가능 도시로 전환하는 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앞으로 새롭게 조성될 신도시는 반드시 그런 개념으로 건설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운송,

주택, 도시,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기술혁신 과 벤처창업이 이루어지도록 국토정책과 산업정책의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고, 동시에 이 둘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나가면 지속가능발전의 관점에서 새로운 혁신클러스터가 지역 곳곳에서 조성되고 에너지, 운 송, 건축, 도시설계 등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신산업 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콘드라티에프

(Kondratiev) 5차 하강 주기에 빠져 있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6차 상 승 주기로 진입할 수 있는 기술적 · 산업적 원동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속가 능발전을 향한 새로운 투자와 고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여러 지역이 ‘혁신적 국토’의 새로운 틀 속에서 분산적 · 자립적 발전의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4. 개방적 국토

한국은 지리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도 있고 정치군사적 갈등에 휘말릴 수도 있는 매우 특 이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정치적 통합성과 경제적 개방성을 잘 결합할 경우 큰 번영을 이룰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쇠락할 수도 있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런 점 을 고려하여 우리의 잠재력을 잘 살리기 위해 한국은 한반도, 동북아, 유라시아, 세계와 연결되는 개방적 교통망과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개방적 정보망, 나아가 다양한 개방적 교류 · 협 력망을 잘 구축하여 지리적 위치와 관련되는 이점을 최대화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구온난화의 심화, 화석연료를 비롯한 지하자원의 공급 감소, 생물종 멸종 등과 같은 지

2017년의 균형발전정책은 2004년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 현재의 필요와 미래의 필요 사이의 균형발전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설계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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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적 · 문명적 차원의 거대 문제가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사회도 강력한 태풍과 극심한 가뭄 등과 같은 기후재난, 식수 부족, 식량 부족, 전염병 확산 등과 같은 갖가지 자연재난 에 시달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2030년대 중반을 전후하여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빙하 가 모두 녹아내리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과 같은 인구대국으로부터 생존을 위해 자국을 탈출하는 난민 대열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도로, 철도, 항만 등과 같은 각종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상하수도, 농지, 저수지, 대피시설 등에 대한 재난 대비체계를 철저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개방적 국토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되 사람의 이동과 기후재난과 관련된 난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선택적 개방’

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기후 난민들의 선택적 수용을 위한 시설 구축, 국 내 치안관리, 사회서비스 체계 정비, 사회갈등 해소, 국경관리 등 많은 준비가 지금부터 이루어져 야 할 것이다.

2004년에 쓰인 신국토구상은 주로 전국 각 지역의 국토개발과 경제성장에 초점을 두고 지역 의 투자 · 고용 · 주민소득을 증진하고자 하는 목표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2017년에 새롭게 써야 할 신국토구상은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정책 기조하에 포용적 국토와 지속가능한 국토를 건설하 여 국민의 삶의 안전과 지속적 번영을 증진하는 목표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2004년의 신국토구상이 잘 사는 지역과 못 사는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했다면, 2017년의 균형발전정책은 2004년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 현재의 필요와 미래의 필요 사이의 균형발전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설계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토시론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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