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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 '화학공학' 편집장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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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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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곤

전남대학교 응용화학부, [email protected]

편집장 임기가 끝난 후 소감 을 적어주라는 부탁을 꽤 오래 전에 받았습니다. 마감 날짜까 지 통보받았지만 원고를 부탁 받을 때만 해도 정말 임기가 끝 나는 건지 실감나지 않았습니 다. 4년 동안 편집장으로서 일하면서 ‘화학공학’의 편 집 일이 제 생활의 일부인 듯한 착각을 느끼며 지냈기 때문입니다. 매 호 발간될 때마다 채택된 논문이 부족 하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불평이나 사건이 터지 곤 하여 그냥 지나가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적정한 수준을 넘어 상당히 ‘집중’해야 하는 상태였나 봅니다.

이런 저를 보고 생물화공 분야 편집위원이었던 박정 극 교수는 ‘편집(編輯)’을 오래하다 보니 ‘편집증(偏 執症)’에 걸렸다고 놀리곤 했었습니다. ‘화학공학’ 편 집장을 맡기 전에도 우리 학회의 영문지 편집위원을 4 년 동안 맡고 있었기에, 8년여의 긴 세월을 우리 학회 의 학술지 편집과 함께 지냈습니다. 너무 오래 편집 일에 관여해서 끝나면 허전할 거라는 농담도 듣곤 했 습니다.

그렇지만 편집장이 끝나고 나니 아주 홀가분합니다.

편집 여건이 조금은 좋아진 상태에서 인계할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줄어들기만 하던 논문 투고 건수도 2006년에 조금 늘어났고, 인계 다음을 위해 준비한 특 집도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더욱이 공정시스템 분야 편집위원인 이의수 교수가 신임 편집진에 계속 참여 하므로 업무 인계도 편하게 되었습니다. 활동적이고 능력이 탁월한 강용 교수가 편집장을 맡아, ‘화학공학’

의 역동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마음을 가볍 게 합니다. 이 글조차 쓰지 않아도 된다면 더 좋겠다 는 게으른 마음에 모든 걸 맡기고 싶을 정도로 긴장이 풀어졌습니다.

4년 전 당시 학회 부회장이시던 인하대학교 정성택 교수께서 ‘화학공학’ 편집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하실 때 정말 난감했습니다. 능력에 넘치는 벅찬 짐을 지고 살다 보니 잘 하는 일도 없이 피곤하기만 한 상황에 서, 편집장 일을 맡아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습니 다. ‘편집장’을 학회의 꽃이라고 좋게 본다고 하지만, 학술지 편집의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 다. 분야에 관계없이 우리말 학술지가 겪는 어려움을 잘 알기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랜 전통과 권 위를 자랑하는 ‘대한화학회지’의 변천을 지켜보면서 우리말 학술지의 미래를 걱정하던 때였기에, 편집장 직을 제대로 수행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우리말 학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어도, 우리말 학술지가 반드시 있어야 하느냐는 문제를 지 금처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말 학술지를 지켜야 한다는 소신도 지금처럼 강하지 못 했습니다. 이보다는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 되는 게 아 닌가 하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자신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보람 있는 일인지 의문이 많았습니다. 서면 투 표를 거쳐 편집장이 된 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내 능 력의 한계를 들어 고사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 와 반성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떠남에 대한 글을 쓰는 지금도 능력이 뛰어난 다른 분이 맡았다면 ‘화학공학’

학술지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에 있을 수 있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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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생각에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편집장으로 일을 시작한 첫 해는 상당히 바빴습니 다. 밀려 있는 논문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편집위원들 을 열심히 독려했습니다. 편집 분야를 세분화하여 전 문성을 강화하고, 저도 한 몫을 맡아 같이 노력하면서, 새로운 편집 체제를 구축하려고 애썼습니다. 논문을 투고한 회원으로부터 심사 결과에 대한 반론은 있어 도, 처리 과정에 대해서는 서운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자는 게 모든 편집위원들의 한 마음이었습니다. 그 러나 노력에 관계없이 몇 년이 지난 논문이 갑자기 튀 어 나오고, 편집진의 무성의를 질타하는 편지가 날아 오고, 심사 결과를 반박하는 항의를 받으면서 성의와 노력만으로도 모든 회원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술 지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투고되는 논문 수가 빠르게 줄고 있어 매우 불안했습니다. 인계받기 전부터도 이미 줄어들고 있 었지만, 임기 첫해인 2003년에는 전년에 비해 투고 논 문 수가 아주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애국심(?)에 호소 해서 ‘화학공학’에 논문을 투고해주라고 회원들께 부 탁할까 생각하기도 했고, 화학공학과 규모가 큰 대학 을 방문하여 투고를 부탁할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투고하는 분들이 필요로 하고 회원들이 인정 해주는 좋은 학술지가 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투고를 강권하지 않으면서도 학술지를 정상적으로 운 영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치중했습니다. 관심을 가져 주시는 분들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단 신 형태의 짧은 논문을 주로 게재하는 학술지로 전환 을 심각히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전문성이 강한 특정 분야의 논문을 모아 발간하는 특집 형태의 학술지로 체제 자체를 바꾸는 방안도 의논했습니다. 회원들의 정 년이나 수상 등 특별한 행사와 관련된 논문집 발간으 로 ‘화학공학’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려는 시도를 검토 하기도 했습니다. 원로교수의 정년 기념 총설이나 새로

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기고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시도는 많았지만 독창성이나 시의성 등 제한으로 정년 기념 논문집만 구체화되었습니다. 문세기 교수 님과 김우식 교수님의 제자들께서 논문을 많이 투고 해주셔서 투고 논문 수에 대한 걱정을 잠시 덜 수 있 었습니다. 그러나 정년 기념 논문집이 끝난 후에는 논 문 투고가 더 줄어들었습니다. 2004년 후반부터는 호 당 게재 논문을 20편에서 15편으로 줄이고, 년 6회 발 간을 4회 발간으로 줄이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회장을 비롯한 학회 임원들과 부문위원장 등 학회 중진 여러분께 ‘화학공학’의 사정 을 알리고 관심과 투고를 부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총회와 평의원회에 참석하여 이런 사정을 말씀드렸습 니다. 제 부탁이 얼마나 절실했던지 저를 만나면 요즈 음에는 논문이 많이 들어오느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로 노력했지만 투고되는 논문 수는 늘어 나지 않았습니다. 2005년부터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호당 게재 논문을 15편으로 규모 자체를 줄였습니다.

이와 함께 부문위원회의 협조 하에 특집 발간을 추진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6년에는 생물화공부문위원회와 촉매부문위원회의 협조로 특 집호를 두 호 발간할 수 있었습니다. 2007년에는 공정 시스템부문위원회의 참여로 첫 호를 특집으로 준비하 였습니다. 줄기만 했던 투고 논문 수도 2006년에는 특 집호 발간 덕분에 전년에 비해 15% 정도 늘어났습니 다. 특집호의 앞뒤에 논문이 걸린 분들에게는 채택 후 인쇄까지 기간이 늘어나 미안하긴 했지만, 편집 여건 이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마음을 놓을 정도는 아니지 만, 현상 유지 단계에서 발전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 도록 조금은 나아진 상태에서 편집장을 넘길 수 있어 대단히 기쁩니다.

국제화의 흐름이 필연이라는데 동의하더라도 우리 말 학술지의 발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견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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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화학 분야 학술지조 차 영어로 발간되는 예를 들면서 우리말 학술지의 폐 간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논문집 대신 특정 분야의 깊이 있는 해설 지로 ‘화학공학’의 성격을 바꾸어보라고 권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SCI에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의 논문은 질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낮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 는 우리나라 여건을 무시하지 말라는 충고도 받았습 니다. SCI에 등재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우리말 학술 지는 어느 시점에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 망을 듣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화학공학’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지만, 회원에게 논문을 투고하는 ‘희생 (?)’을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부담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을 때는 편집장으로서 매우 괴로웠습니다. 과거의 흔적 에 얽매여서‘우리 것’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으로 버 려야 할 유산을 붙잡고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자 괴감이 참 어려운 짐이었습니다. 국제 학술지에 논문 을 투고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서, ‘화학공학’을 유지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분에게는 서운함을 넘어 분 노까지도 느끼곤 했습니다.

이러한 부담은 편집장 임기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많이 옅어졌습니다. 우리말 학술지에 대한 단순한 애 착이나 집착 때문에 마음 졸이며 애쓰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는 신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우리말 학술지 의 발간에 대한 나름대로 의미를 정립할 수 있었기 때 문입니다. 목소리가 작아서 또 평가에서 손해를 보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을 뿐 우리말 학술지의 의의 를 공감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편집장 퇴 임사에 적절한 내용인지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하는 주제라 고 생각하여 우리말 학술지의 의의에 대한 제 의견을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세계화가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온 세계가 바로 하 나가 되는 것처럼 또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처럼 주장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용질이 아주 조금만 녹 아 있는 무한 희석 상태처럼 각 성분이 각자의 특이성 을 대부분 잃어버리고 용해된 상태로만 존재한다고 전제하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모두가 균일하게 녹아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 다. 그보다는 고체 덩어리와 마이쎌도 같이 섞여 있는 불균일한 과포화 상태에 가깝습니다. 얼핏 보면 큰 집 단 안에 모두 낱개로 용해되어 있는 듯하지만, 자기들 끼리 모여 어우러져 있기도 하고 일정한 방법으로 배 열된 고체 결정도 같이 섞여 있습니다. 힘 있는 집단 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한 국제화로 비슷해져가는 것 처럼 보여도, 나름대로 특색을 지닌 크고 작은 집단들 이 불균일하게 섞여 있습니다. 과포화 용액에서 핵심 이 생성되고 이들이 결정으로 자리기도 하듯이 모두 하나가 될 듯하지만, 불균일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리 라는 게 제 전망입니다. 이러한 여건에서는 억지로 하 나로 만들려하기보다 서로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사는 게 합리적입니다. 개인과 집단의 나름대로 성격 을 존중하면서 평화롭게 사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은 길 입니다. 긴 세월동안 쌓아온 나름대로의 언어, 생활 습 관, 제도의 다양성이 획일화로 인한 재난으로부터 인 류를 구할 가장 바람직한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효율 을 앞세운 일방주의보다 우리말을 지키고 우리말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방법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철 지난 국수주의자의 고집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에 기 여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외국어로만 연구 결과를 발표하다 보니 우 리말 용어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학회에서는 정성들여 우리말 술어집을 만들었지만, 쓰지 않아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논문에 쓰지 않다보니 다듬어지 지도 않고 새로운 용어를 만들 필요도 느끼지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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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어느 수준에 이른 분들은 영어로 이야기하든 일본 어로 이야기하든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겠지만, 우리 다음 세대를 이어갈 학문의 후속 세대는 우리말답지 않은 이상한 용어 때문에 화학공학이 싫어지고, 우리 말 어법에 맞지 않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번역 때문에 화학공학 공부를 포기하는지도 모릅니다. ‘화학공학’

에 투고된 논문 중에는 토씨만 우리말이고 비커와 벤 젠조차도 영어로 쓴 논문이 있었습니다. 이제 화학공 학을 배우고 싶어도 알아들을 수 없어서, 이해해보려 고 해도 감이 잡히지 않아 우리 후속 세대는 손을 들 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탓이라고 나무랄 수도 있겠지만, 말부터 어법부터 우 리말답지 않아 익숙해지기 어려운 화학공학은 학생들 로부터 일반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물학적 자식에 대해서는 맹목적으로 집착하면서도, 정신적인 이음 세대에 대한 관심이 놀랄 만큼 낮은 지 식인들의 이중성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화학공학’을 편집하면서 가장 마음 아픈 일은 학문 의 후속 세대에게 본보기로 내세울만한 우리말 논문 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리만의 사고체계가 담겨있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면서도 학문적 성과를 제대로 소개하고 있어 논문을 쓸 때 참고하라 고 보여줄 만한 우리말 논문이 드물다는 점입니다. 학 문적 발전과 우리 산업계에 대한 기여까지 아우르는 중견 연구자의 우리말 논문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입 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원생들이 논문은 반드시 외국 어로 써야 하고 외국어로 쓴 논문이라야 진짜 논문이 라는 어이없는 편견에 젖어듭니다. 우리말의 존엄성 은 당나라의 도움을 받아 삼국이 통일되었을 때 상실 되었다고 쓴 글을 어느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당나라 유학생들이 실권을 장악하면서 당나라 글을 읽을 수 있고 당나라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 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강점당했을 때는 일본

말로, 이제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위세 아래 영어 로 말의 종류는 바뀌었지만, 외국말이 우리말을 짓누 르고 있는 점은 그대로입니다. ‘소젖’을 주문하면 무 슨 말이냐고 묻고, ‘우유(牛乳)’를 주문하면 가루로 탄 800원짜리가, ‘밀크(milk)’를 주문하면 1,000원짜 리 병우유가 나오는 다방을 예로 들었습니다. 외래문화 를 빌려서 자신들의 우월성을 강조하다가 스스로가 자 라온 토양을 망쳐버리는 지식인의 잘못을 꼬집고 있습 니다. 어설픈 외국어 실력을 과시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우리의 학문 토양을 병들게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바꾸어보려고 편집위원들 과 뜻을 모아 ‘화학공학 논문작성법’ 책자를 만들었습 니다. 소박하지만 알찬 보람으로 기억합니다. 잘못 쓴 다고 나무라기보다 어떻게 써야 한다고 가르쳐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시간과 예산의 제약으로 아주 조 그만 지침서로 끝나 아쉽지만, 도움이 되었다는 대학 원생들의 감사에 선배로서 할 일을 했다는 착각(?)으 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첫걸음 정도지만, 미국 화학회의 ‘Style Guide’에 버금갈 수준의 알찬 책자로 발전해가길 기대합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공통일 수 있는 자연과학과 달 리 공학은 우리나라 산업 현장과 직접 관련되어 있습 니다. 외국에서는 관심 없는 연구 결과도 우리나라 산 업 현장에서는 쓸모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우 리나라의 산업에 필요한 연구 결과를 우리나라 연구 자와 기술자에게 전달하는데 굳이 외국어를 써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말로 쓰면 우리 민족의 독특한 사고 체계 탓에 더 정확하고 빠르게 뜻이나 의미가 전 달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릇에 담긴 착상을 바탕으로 공학 분야에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성과가 얻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 두면서 쓰는 글이 길어지면 실수하기 쉽습니 다. 자칫하면 자랑이 될 수도 있고, 변명이 될 수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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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발간이 중단되는 일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고 간결하게 쓰고 싶었 습니다. 그러나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없이는

‘화학공학’의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 고 싶어 그간 사정을 보고하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불 편하다고 포기해버려도 되는 일이 아니라 이 땅에 사 는 우리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화학공학의 후속 세 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 우리말 학술지의 발간은 반드시 이어져야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특히 편집장 직을 수행하면서 한국화학공학회 이사 등 불편하게 해드린 여러분께 미안하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습니다. 학회의 핵심 인물인 이사들이 ‘화학 공학’에 논문을 투고하지 않는 점이 무척 서운했습니 다. 학회에서 필요하다고 발간하는 학술지를 학회를 이끄는 분들이 외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 각했습니다. 어느 이사회에선가 “관심도 없고 학문적 가치가 없어 이사들이 투고하지 않으려면 ‘화학공학’

을 폐간하라”고 이야기 드렸던 일을 편집에서 손을 떼 면서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보수도 없는 학회 임원 으로서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지나친 이야기가 될 수 도 있지만, 영예와 의무는 같이 주어진다는 점이, 자란 토양에 대한 감사와 존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점이 우리 학회에서 보편화된 상식이기를 바라는 뜻 이었던 점 양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편집장으로 일하는 동안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하며 이야기를 마치려 합니다. 학회 임원과 회원 모두의 성원, 투고해주시고 심사해주시며 참여해주시 던 여러분의 노력이 없었다면 ‘화학공학’이 계속 발간 될 수 없었으리라는 점에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같이 수고했던 남기석, 노경호, 박정 극, 박종문, 박대원, 양승만, 이의수, 이철위 편집위원, 편집 실무를 맡아 수고했던 김순주씨, 한결같은 마음 으로 뒷받침해준 강미혜 실장, 논문의 전자접수 시스 템 도입을 지원해주신 양대륙 교수, 논문 작성법 원고 를 읽어주신 문향숙 선생님 등 여러분의 도움을 고마 워합니다. 서운한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해주셨던 분 들의 용기와 관심, 답답한 사정을 말씀드렸을 때 이해 해주신 아량도 고마웠습니다. 회장과 부회장으로 학 회 일을 맡으면서 ‘화학공학’에 관심을 가지시고 논문 을 투고해주셨던 문상흡 교수와 정석진 교수의 따뜻 한 배려를 지금도 고맙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 집장인 강용 교수와 편집위원 여러분의 수고가 결실 을 맺어 ‘화학공학’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하면서 떠 나는 사람의 말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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