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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하조와 최정례의 동물시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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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치유적 상상력의 구현 -

2)박연성**

목 차

Ⅰ. 들어가며

Ⅱ.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

Ⅲ. 조이 하조의 경우: 말, 사슴, 토끼, 검정 새, 거미

Ⅳ. 최정례의 경우: 말, 사슴, 토끼, 고슴도치, 용

Ⅴ. 나오며

<국문초록>

본 논문은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의 치유 기능에 주목하여 조이 하조와 최정례의 동물시를 분석하고 비교하였다. 조이 하조와 최정례는 사회적 맥락이나 개인적 삶의 과정에서 발생한 아픔과 상처가 있었는데 시쓰기를 통해 치유를 경험한 유사성이 있기에 비교가 가능하다. 그들의 시 세계는 현실과 비현실이 혼재하고, 과거와 현재 가 동시에 존재하며, 사람이 동․식물로 변형하게 되는 등 상상력이 거침없이 작동하 고 있다. 바슐라르의 현상학적 상상력에 의한 문학 연구는 이러한 시적인 이미지를 창조하고 체험할 적에 시인의 의식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조이 하조와 최정례 는 여러 동물 이미지가 등장하는 시를 쓰는 과정에서 상처받은 상황이나 답답한 현실에 대한 출구를 발견하게 된다. 시인의 상상력 속에서 홀연히 떠오르는 동물 이미지는 시인의 의식 속에 존재하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힘으로 작동한다.

조이 하조에게 상상력을 통한 시 쓰기는 서구의 침탈로 야기된 북미 인디언의

* 이 논문은 2016년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 2016S1A5B5A07919312). 동일제목으로 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가을정기학술대회(2018 년 11월)에서 발표하였고, 본 논문은 발표한 글을 보완․발전시킨 것이다.

** 전남대학교 영미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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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소외된 현실에 대한 출구로 작용한다. <그녀에게는 말이 몇 필 있었다>에 서 말의 이미지는 모래, 바닷물, 붉은 절벽과 관련을 가지는 동시에 북미 원주민 군상의 경험이 투영되어있다. <사슴 춤꾼>에서 등장하는 술집의 춤꾼은 원주민 신 화 속의 사슴 춤꾼의 이미지로 승화되면서 술집에 군집한 원주민을 황홀한 세계로 안내한다. <신화의 책>에서 토끼는 전쟁판과 같은 현대 사회의 공포에 직면할 적에 이에 대처하는 방법으로서의 트릭스터 역할을 한다. <검은 새의 신화>에서 시인은 워싱턴 D. C라는 대도시의 삭막한 풍경 속으로 과거의 신화 속의 검은 새, 흰 사슴 과 말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소환한다. <적으로부터 돌아오기>에서 거미망의 이미지 는 상호연관성과 상생이라는 대안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최정례의 동물시 속에서 상상력은 유산자/무산자, 여성/남성이라는 이항 대립 에서 약한 편, 즉 가난하고 성차별을 당하는 편에게 자존감과 존재의 의미를 부여 한다. 현실적 공간과 비현실적 공간이 겹쳐지거나 교차하기도 하고, 사람이 동물 로 혹은 식물로 변형하는 자유로운 상상력의 세계 속에서 계층적 울분이 해소되고 차별받는 여성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는 여지를 활짝 열어준다. <네 다리로 걸어 간 말>은 약자의 입장에서 쓴 천관녀와 김유신의 이야기이며 역사의 재해석이라 고 할 수 있다. <꽃 핀 저쪽>, <사슴 구경>,<사슴이 장대에 올라>에서 사슴은 꿈이 성취된 상태에 대한 행복한 이미지이다. <토끼>에는 사람 같은 토끼, 토끼 같은 사람이 꿈이 전개되면서, 토끼와 인간은 동급에 가깝게 되며 답답한 일상적 현실 에 균열을 내고 있다. 한편 배신한 옛 애인은 <고슴도치와 헬리콥터>에서 고슴도 치로 변형되며, 옛 연인에게 받은 실연의 상처를 심리적으로 극복하게 한다. <개 천은 용의 홈타운>에서 시인은 용이 날개도 없이 하늘을 날게 하는 힘은 개천에게 있다고 해석함으로서 용과 개천의 힘의 관계를 전복시키고 있다.

조이 하조와 최정례에 대한 기존 연구는 두 시인의 시에서 ‘과거와 기억’의 중요 성을 부각시키는데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치유적인 상상력이 ‘기억’과 버금가 는 핵심적인 동력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시인이 시의 전면에 내세 우는 동물의 종류는 조금 달랐다. 같은 동물을 다루는 경우에도 각각의 문화적 차 이를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일성이 있으니 동물시를 창작하는 과정이 두 시 인에게 치유의 과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제어 : 조이 하조, 최정례, 바슐라르, 동물시, 변형, 몽상, 현상학, 치유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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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며

조이 하조(Joy Harjo, 1951~ )는 오클라호마 출신의 미 원주민 혼혈인 시인으로 미국 원주민 문예부흥의 제 2세대에 속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음 악가, 공연 예술가 등 다재다능한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는 예술인이다. 한 편 최정례(1955~ )는 1990년 뺷현대시학뺸을 통해 등단한 이래 뺷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뺸, 뺷햇빛 속의 호랑이뺸를 비롯한 7권의 시집을 출간한 중견시인 이다. 조이 하조와 최정례는 사회적 맥락이나 개인적 삶의 과정에서 발생한 아픔과 상처가 있었는데 시편을 쓰는 과정을 통해 치유를 경험한 유사성이 있는 시인들이어서 비교가 가능하다. 두 시인에 대한 선도 연구는 그들의 시 속에서 과거와 기억의 중요성을 지적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북 미 원주민의 후예로서 경험이 담긴 하조의 시 세계를 포스트 콜로니얼 문 학의 관점에서 읽거나, 생태 문학의 관점에서 읽는 것이 일반적이다.1) 한편 최정례의 시는 기억과 트라우마라는 각도에서 조명되어 왔는데, 최현식은 가난, 성차별, 옛 애인에 대한 기억과 배신감 등 최정례 시의 최대 관심사가

“기억과 시간”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2)

하조는 원주민이 겪었던 살해, 트라우마, 강제이주와 동화 등을 기억한 다. 하조는 <포스트 콜로니얼 이야기>의 해설에서 20세기 후반의 풍경은 자신의 친척(북미 인디언)의 시체로 흩뿌려져 있음을 지적한다. 몇 백년 전 에는 북미대륙 인구의 100 퍼센트가 인디언이었는데, 이제 0.5 퍼센트로 말 살되었음에 주목한다. 하조는 더 나아가 폭력이란 이 땅(북아메리카)의 역 사에서 만연한 주제임을 지적한다. 현 세계 역시 신식민지적 상태의 연속이

1) 윤희수, 「조이 하조의 시에 나타난 생태주의적 성찰에 관한 연구」, ꡔ새한 영어영문학ꡕ 46.2, 2004, 85~102면 참조.

정은귀, 「소멸의 역사를 딛고 말하기, 국가 다시 만들기-동시대 아메리카 인디언 시 읽기의 문제들」, ꡔ현대영미시연구ꡕ 18.1, 2012, 101~125면 참조.

2) 최현식, 「시간의 주름과 존재의 착색」, 최정례, 뺷레바논 감정뺸, 문학과 지성사, 2006, 124~1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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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현실 세계는 백인들의 힘을 쥐고 있는 세상인 것이다. 하조는 가장 최신 의 시집 뺷거룩한 존재를 위한 갈등의 해소뺸(Conflict Resolution for Holy

Beings)에서 "나는 하나의 국가를 상실한 후에서야 비로서 탄생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중이다“3)라고 고백하고 있다. 한편 최정례의 경우에서도 영 문 시선집 뺷순간들뺸(Instances) 후기에서 약소민족으로서 겪은 문화적 트 라우마에 대하여 지적하고 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은 50년대 한국전쟁, 분단, 가난의 기억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 요즘 나는 TV를 통해서 가난한 나라의 땅에 폭탄이 터지는 것을 주시한다. 이 장면은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나 역시 미군들이 기 차 선로를 지나면서 던져주던 캔디, 초콜릿, 껌 등을 먹으면서 자랐다. 우리 가난 한 사람들은 부자들의 친절함 뒤에 감추어진 오만을 보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나는 내 나라가 작고, 그 역사상 고통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사랑한다. 상처를 기억한다는 것은 상처를 회복하고자 하는 계기가 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막고자 하는 노력이다. 4)

한국전쟁 직후의 가난과 피폐 속에서 자랐던 유년시절을 기억하면서 최 정례는 상처를 기억하는 것이 상처를 막을 수 있는 길임을 주장하고 있다.

약한 민족의 한을 경험한 것 또한 슬픔과 상처가 시 창작의 길에 나서게 된 동기라고 하는 것이 두 시인을 비교할 수 있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 본 논문은 그들의 시에서 상상력 속에 구현된 이미지, 특히 동물시 속에 나타 난 이미지나 스토리 속에는 상처를 극복하고 넘어서게 하는 치유력이 있음 을 주시하고자 한다. 하조의 시에는 말, 곰, 사슴, 나비, 독수리, 토끼, 까마 귀 등이, 최정례에는 말, 사슴, 까마귀, 토끼, 캥거루, 고양이, 호랑이, 물고 기, 도미 등 다양한 동물이 출몰하고 있다. 하조는 그녀의 회고록에서 ”나는

3) Joy Harjo, Conflict Resolution for Holy Beings (New York : Norton, 2015), p.7.

4) Jeongrye Choi, Instances : Selected Poems, (Anderson : Parlor Press, 2011), pp.138-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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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뱀, 뿔도마뱀, 개구리, 딱정벌레 등과 놀았다“5)라고 쓰고 있고, 원주민 의 삶과 생활방식은 자연친화적인 것이어서 동물은 일찍부터 그녀의 삶 속 에 들어와 있었다.

Ⅱ.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에 있어서 상상력이란 실재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힘이다. 그의 상상력 이론은 드라마틱한 곡절이 담긴 세 가지 단계를 거쳐서 발전하였다. 먼저 이성에 버금가는 능력으로서의 상상력의 발견, 다음으로는 물질성에 근거한 네 가지 원소 - 물, 불, 공기, 흙- 이미지 이론의 정립, 마지막으로 상상력의 현상학이 그것이다. 소르본느 대학에서 과학철학을 가르쳤던

바슐라르는 원래 상상력을 신뢰하기는커녕 상상력이야말로 객관적인 인 식을 저해하는 파기되어야할 그 무엇으로 보았다. 그는 객관적인 인식을 저 해하는 주된 요인은 상상력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연구의 주된 목적 은 객관적 인식의 형성을 방해하는 인식론적인 장애물인 이미지를 추방하 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설은 연구 도중에 오류임이 드러났다. 바슐 라르는 인간의 삶에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고,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서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때부 터 그의 생각은 180도 달라져서 이미지와 상상력에 대하여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바슐라르는 ‘상상력의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누구보다 도 먼저 체험하기에 이르게 된다. 뺷불의 정신분석뺸의 결론에 이르러 바슐라 르는 상상력의 힘을 찬양하게 된다. 불 이미지에 이어 바슐라르는 물, 공기, 흙의 이미지를 차례차례로 탐사한다. 그는 모든 이미지들을 물, 불, 공기, 흙의 4 가지 원소라는 기준에 의해 분류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바슐라르는

5) Joy Harjo, Crazy Brave, (London : Norton, 2012),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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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들도 이 4 원소들 중의 하나의 원소와 보다 친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시인은 자신이 특별히 애호하는 원소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작품 속에 무의식 중에 반영되어 나온다는 것 이다. 기존의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에 근거한 문학 비평 연구는 물, 불, 공기, 흙이라는 4 원소가 어떻게 시의 이미지로 존재하는 가를 추적하는 것 이 주종을 이루었다. 다시 말해 바슐라르 상상력을 통한 문학비평방법은 특 정 시인이 물질적 4원소인 불, 물, 공기, 대지를 꿈꾸고 지각하는 방식을 추 적하는 것이었다.6)

바슐라르의 물질적 상상력에 관한 이론은 1957년에 뺷공간의 시학뺸에 이 르러‘상상력의 현상학’ 연구로 발전하였다. 바슐라르는 인간의 상상 활동 과정 중‘상상하는 주체의 의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즉 의식의 문제 라는 눈으로 이미지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상상력의 현상학이란 결국 시적 이미지를 창조하고 체험할 때 생겨나는 이 의식의 문제를 연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뺷공간의 시학뺸은 이미지의 현상학의 깊은 정신적인 효과와 우 리들의 독서 체험의 영혼적인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그 감동의 체험을 바 슐라르는 혼의 울림이라고 칭한다.

반향은 세계 안에서의 우리들의 삶의 여러 상이한 측면으로 흩어지는 반면, 울림은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들 자신의 존재의 심화에 이르게 한다. 반향 속에 서 우리들이 시를 듣는다면, 울림 속에서는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의 시를 말한 다. 그때에 시는 우리들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울림은 말하자면 존재의 전환 을 이룩한다. … 시 작품은 그것의 표면적인 풍요로움으로써 우리들 내면의 심 층을 되일깨워 주는 듯이 여겨진다. 한 시작 품의 심리적인 작용을 드러내기 위 해서는 그러므로 현상학적 분석의 두 축을 따라서, 정신의 표면적인 풍요로움과 영혼의 깊이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7)

6) 참조) 성창규, 「땅에 대한 상상력. 바슐라르의 몽상으로 히니와 이재무의 시 읽기」, 뺷동서 비교문학저널뺸, 22, 2010, 61~90면; 강옥선, 「“물에 젖은 해안” : 블레이크의 시에 나타난 물의 이미지」, 뺷문학과 종교뺸 21.2, 2016, 29~4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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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의 전개과정을 이성에 버금가는 능력 으로서의 상상력의 발견, 4원소에 기반한 이미지 이론의 정립, 상상력의 현 상학 이론으로의 귀결이라는 세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본 논문의 연구 방법론은 바슐라르 상상력 이론의 전개과정 중의 마지막 단계인 상상력의 현상학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심리학자 셀린(J. Serlin)은 바슐라르의 상 상력 이론의 치유 기능에 주목하여 “힐링은 그저 기억의 회복과 그것의 총 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의) 창조적 과정 자체와 함께 하는 것”8)이라고 말한다. 셀린의 지적대로 정신분석학에서 치유란 무의식의 세 계 아래에 침잠한 트라우마의 기억을 의식의 표면에 부상시킴에 의해서 이 루어진다. 그러나 바슐라르의 상상력을 통한 치유란 ‘몽상 속에서 자유롭게 이미지를 떠올리는 인간의 상상력’에 달려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치완과 김윤재는 “바슐라르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상상력의 철학에서 인문학적 치 유의 기능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9)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바, 필자는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상상력에 관한 이론을 개진한 문인으로 바슐라르 외에도 영미시인 중에 는 코울리지(S. T. Coleridge)와 스티븐즈(Wallace Stevens)가 대표적이다.

스티븐스는 실재와 상상력의 관계에 대해 궁구하고 시 창작에 자신의 이론 을 반영하였다. 한편 코울리지는 상상력과 공상을 구분했고, 상상력을 다시 1차와 2차로 구분했다. 코울리지의 제 1 상상력은 어떤 대상이나 세계를 인 식하는 기본적인 자각 능력이고 제 2 상상력은 재창조하기 위해 이미 지각 하는 것을 녹이고 확산하고 또 흩뿌리는 능력이다. 코울리지의 상상력은 정 신활동의 종합하는 능력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조이 하조와 최정례의 동물

7) 가스통 바슐라르, 곽광수 옮김, 뺷공간의 시학뺸, 동문선, 1957, 51면.

8) J. Serlin, "The Relevance of Bachelard's Dynamic Imagination for Movement Art Psychotherapy," The Arts in Psychotherapy 19, 1992, p.191; 박치완․김윤재, 뺷공간의 시학과 무욕의 상상력뺸, Huebooks, 2017, 191면에서 재인용.

9) 박치완, 김윤재, 뺷공간의 시학과 무욕의 상상력뺸, Huebooks, 2017, 37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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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속의 상상력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한편 스티븐즈는 상상력 을 신이 부재하는 세계 속에서의 대안으로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본 논 문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한 시 쓰기를 통한 상처의 치유’라는 테마를 다루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조이 하조와 최정례의 동물시의 경우 현실과 비현실이 혼재하고10)시간도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며 사람이 동식물로 변형하게 되는 등11)의 시적 내용을 바슐라르의 상상력의 개념으로 설명할 적에 명료하게 풀리는 지점이 존재한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앞으로 논하게 될 두 시인의 상처와 트라우마, 동물시 속 의 이미지, 그리고 치유적 상상력의 작동과정을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조이 하조 최정례

상처․트라우마 북미 원주민에 대한 차별과 소외, 가난 가난, 성차별, 배신감, 지리한 일상으로 인한 고통 동물시에 나타나는

이미지

말, 사슴, 토끼, 검정새, 거미 (북미 원주민 문화에 익숙한 동물)

말, 사슴, 토끼, 고슴도치, 용 (한국 문화에 익숙한 동물) 치유적 상상력의

작동 과정 변형, 환상, 전복 변형, 환상, 전복

Ⅱ. 조이 하조의 경우 : 말, 사슴, 토끼, 검정 새, 거미

조이 하조의 시에 나타난 동물에 대한 상상력은 북미 인디언의 삶과 사 상에 근거한 것이다. 조이 하조의 시에 나비, 말, 사슴, 곰, 까마귀, 토끼 등 은 인간과 품격에 있어서 차이가 없다. 말(馬)은 하조에게서 미국사에서 주 변부화되고 상처 입은 인디언의 상징이다. 무명의 시인 하조의 초기 시들이 권위있는 출판사를 통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계기가 바로 ‘말’에 관한

10) 오형엽, 「꿈 이야기와 복화술 : 최정례 시의 형식」, 뺷서정시학뺸 23(2), 137면 참조.

11) 박연성, 「경계의 변형과 화해: 북미 원주민 신앙」, 뺷현대 영미시 연구뺸 19(2), 2013, 4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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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시편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조는 말이란 캐릭터 속에 자신이 경험했던 모든 북미 인디언들의 자화상을 담는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포함시키면서 공포를 극복해 나간다. 하조는 혼혈이라는 인종차 별, 미혼모라는 여성차별, 가난이라는 계급차별의 삼중고를 경험했던 시인 이다. 과거의 불행했던 삶과 결별하고 공포를 극복하고 용기를 회복하는 과 정이 뺷그녀에게는 말 몇 필이 있었다뺸 (She Had Some Horses)의 주요한 줄거리를 이룬다. 동일제목의 시 <그녀에게는 말이 몇 필 있었다>는 반복 적인 구조를 통해서 구조적인 병행에 근거한 부족의 기도문 형식을 빌어 반복조로 시작한다.

그녀에게는 모래의 몸이었던 말이 있었네 그녀에게는 바다물의 피부였던 말이 있었네 그녀에게는 하늘의 푸른 대기였던 말이 있었네 그녀에게는 털과 이를 가진 말이 있었네 그녀에게는 진흙이고 부서지던 말이 있었네 그녀에게는 붉은 절벽이었던 말이 있었네

She had some horses.

She had horses who were bodies of sand.

She had horses who were maps drawn of blood.

She had horses who were skins of ocean water.

She had horses who were the blue air of sky.

She had horses who were fur and teeth.

She had horses who were clay and would break.

She had horses who were splintered red cliff.12)

이 부분에서 말이란 통상 네 발 달린 갈기털이 달린 일반적인 말이 아님

12) Joy Harjo, She Had Some Horses (New York : Thunder's Mouth Press, 2006),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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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알 수 있다. 시인은 말에게 우주의 속성, 즉 바닷물의 피부, 하늘의 푸른 대기, 털과 이, 진흙과 붉은 절벽 등의 속성을 부여한다. ‘그녀’가 자연의 속 성을 가진 말들을 ‘가졌다’고 하는 것은 그녀의 존재가 단 일개인이 아니라 우주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함의한다. 시의 후반부에서 시인은 말에게 많이 웃는다든지, 나쁘게 행동한다든지, 기차에 돌을 던진다든지, 면도날을 핥는 다든지 하는 등의 인간의 속성을 부여하는데, 이러한 인간군상의 모델이 되 고 있는 사람들은 하조가 평소 알고 지내는 북미 원주민 지인들이었다. 말 들은 ‘두려움’을 가졌고, 그 ‘두려움’으로 인하여 침묵하고 마비된 채 지내지 만, 한편으로는 파괴 뿐 아니라 부활을 기다리기도 한다. 하조는 모이어와 의 인터뷰에서 말의 양면성에 대해서 “나는 말을 누구에게나 자신의 내면 에 존재하는 개성의 상이한 양상으로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말하자면 말 떼를 가졌다. 그들은 양면적일 수 있고, 그러한 양면성은 나의 일부이다”13) 라고 밝히고 있다. 하조는 말이란 캐릭터 속에 우주와 인간의 속성을 담으 며 자신의 트라우마에 함몰되지 않고 이를 극복할 힘을 얻는다.

하조의 중기 시집 뺷미친 사랑과 전쟁 속에뺸(In Mad Love and War)에 수록된 「사슴 춤꾼」(“Deer Dancer”)은 피폐한 현실 속에서 상상력이 어떻게 인간에게 살아갈 힘을 부여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시라고 할 수 있다.

하조는 사회 경제적으로 평균 이하의 삶을 어렵게 영위하는 현실의 스트리퍼 를 북미 신화 속의 캐릭터인 사슴 여인으로 재현하고 있다. 북미 신화에서 사슴 여인은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거나 사슴으로 나타나며, 다산과 사랑과 관련된 정령이다. 유익한 정령이지만 때로는 바람둥이들을 유혹하여 죽음으 로 이끌기도 한다. 시의 배경은 술에 찌들은 원주민들, 산탄총 클럽 멤버(“the club of shotgun”), 칼에 입은 상처가 있는 사람(“knife wound”), 문화 독약의 폐해를 입은 사람들(“poison by culture”)등이 모여 있는 주점이다. 여기에 사슴 춤꾼 여인이 나타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녀는 바에 들어박혀 술만

13) Joy Harjo, The Spiral of Memory, Ed. Laura Coltelli (Ann Arbor : U of Michigan p.1996), pp.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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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고 허랑방탕하게 지내는 폐인 헨리 잭의 생활 패턴을 바꾸게 한다. 사슴 춤꾼의 춤을 본 헨리 잭은 집에 돌아가 시인에게 진 빚을 갚기까지 한다.

바에 모인 사람 중에서 혹자는 토틸라 술 속에서 비전을 보고, 혹자는 여인의 얼굴 속에서 비전을 보기도 한다. 이렇게 댄서는 그 바에 군집해있는 모든 사람에게 모종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녀는 꿈꾸는 시간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신화였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아는 향연의 약속은 오고 있는 중이었다. 사슴은 우리를 발견하기 위해서 저주의 매듭을 풀고 건너왔다. 그녀는 구부정하지 않았고 우리들 또한 그러했다.

음악은 멈추었다. 이야기도 멈추었다. 나는 거기에 없었다. 나는 그녀를 하이힐에 테이프를 붙이고 얼룩진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아니라 흰 새벽에 우리의 꿈 속으로 입장한 사슴으로 보았다. 소나무를 향해 안개를 날숨으로 뱉는 사슴. 아기 사슴에게 고기의 축복을 주는 사슴. 우리 곁을 결코 떠난 적이 없는 조상들로 여겼다.

She was the myth slipped down through dreamtime. The promise of feast we all knew was coming. The deer who crossed through knots of a curse to find us. She was no slouch, and neither were we, watching.

The music ended. And so does the story. I wasn’t there. But I imagined her like this, not a stained red dress with tape on her heels but the deer who entered our dream in white dawn, breathed mist into pine trees, her fawn a blessing of meat, the ancestors who never left.14)

사슴춤꾼은 현실적으로는 스트리퍼에 불과하지만 상상력 속에서 사슴춤 꾼으로 둔갑하며 시인과 바에 군집한 사람들의 의식 속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칙칙한 술집이라는 현실 공간과 신화 속 사슴 여인이 사는 상상력의 공간은 자연스럽게 융화된다. 아름다운 사슴 춤꾼의 이미지는 시

14) Joy Harjo, In Mad Love and War, (CT : Wesleyan UP, 1990),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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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 의식 속에 실재하면서 치유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말, 사슴과 더불어 코요테, 까마귀, 토끼와 같은 트릭스터 동물은 하조가 즐겨다루는 소재이다. 트릭스터는 유럽의 전설이나 동화에서 단지 코믹한 인물로 별로 중요하지 않는 역할을 담당하며, 속임수를 쓰고 평범한 규율과 전통적인 행동을 지키지 않는다. 북미 트릭스터 설화속에서 트릭스터는 동 물, 신, 사람, 돌 등 거의 모든 형태로 등장해 이야기의 중심 역할을 담당한 다. 토끼는 여러 편의 시에서 나타나는 바 <은총>(“Grace”)에서 하조는

“코요테처럼, 토끼처럼, 우리는 공포를 담아두지 못했고 … 우리는 웃음으 로 그 도시를 삼켜버려야 했다”라고 쓰고 있으며, <태고의 기억>(“Original Memory”)에서 “수 천 년을 통하여 웃는 토끼”를 등장시키고 있고, <신화 의 책>(“The Book of Myths”)에서는 맨해튼의 섬에 울고 웃는 토끼를 소 개하고 있다.

헌터대학 바깥 도로에서 폭동이 일어난

세상 속으로 그의 위험한 속임수의 가방을 흔들면서 울며 우는 토끼를 보았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던가.

I did not tell you when I saw Rabbit sobbing and laughing as he shook his dangerous bag of tricks

into the mutiny world on that street outside Hunter.15)

이 시에서 하조가 있는 곳은 헌터대학 앞의 거리이며, 실제로 그 거리에 토끼가 불쑥 뛰어간 것은 아니다. 토끼는 시인의 상상력 속에 소환된 원주 민의 곁을 늘 지키는 트릭스터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폭동이라는 사 회의 어두운 현실 상황에 직면하여 공포에 매몰되지 않고 트릭스터와 더불 어 웃어넘기며, 공포를 이겨내는 힘을 얻게 된다.

15) Joy Harjo, In Mad Love and War (Middletown CT : Wesleyan UP, 1990), p.50.

(13)

<검은 새의 신화>(“The Myth of Blackbird")에서 시의 배경은 워싱턴 D. C. 이다.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대도시의 풍경에 원주민의 의식 속에서 신성한 동물인 검은 새, 흰 사슴, 말의 이미지가 섞인다. 검은 새는 한국에서는 죽음이나 질병과 관련된 흉조로서 인식되지만 인디언에게 검은 새는 깊은 지혜와 관련된 길조이다. 검은 새는 인디언 선조의 과거, 아직 식민화되기 이전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았던 시절을 매개해 주는 존재이다.

정의란 상상력이 흐느끼며 울고 있는 사랑하는 나라에서 익히 아는 이야기이다. 신성한 산은 잠들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유리 홀 속의 방을 마침내 발견하고 문을 닫았을 적에 나는

까만 새의 노랑색으로 가장자리가 둘린 주홍빛 깃털이 견딜 수 없이 아름다웠다.

이것은 우리가 함께 나신이 된 세계이다. 그 안에 흰 사슴이 우아한 사냥꾼의 지혜와 교차한다. 말은 아침별을 향해서

굴러 달려간다. 기억이란 항상 종이 위의 글 이상이며 폭력적인 역사 혹은 유년시절의 도적에 의해서

깨어질 수 없다. 우리는 검은 새와 검은 새의 기억 사이의 신비의 고리 안에서 분리될 수 없다.

Justice is a story by heart in the beloved country where imagination weeps. The sacred mountains only appear to be asleep. When we fi- nally found the room in the hall of mirrors and shut the door I could no longer bear the beauty of scarlet licked with yellow on the wings of blackbirds.

This is the world in which we undressed together. Within it white deer intersect with the wisdom of the hunter of grace. Horses wheel toward the morning star. Memory was always more than paper and cannot be broken by violent history or stolen by thieves of child-

(14)

hood. We cannot be separated in the loop of mystery between blackbirds and the memory of blackbirds.16)

시인이 보는 “날개 위의 노랑으로 두른 주홍빛 깃털이 견딜 수 없이 아름다 운” 검은 새는 상상력 속에서 소환한 것이다. 검은 새 즉 까마귀의 종류 중에 는 양쪽 깃털 끝이 노랑색, 주홍색인 새가 있다. 그 까마귀를 상상 속에 소환함 으로써 시인의 의식은 신비감과 행복감에 젖어든다. 새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하여 신산한 삶을 이겨내는 힘을 얻게 되는 시의 화자는 하조의 초기시에서 출현하는 노니 데이라잇(Noni Daylight)처럼 “신화적 세계와 오늘의 세계를 가로지르는”(“crossing between mythic and nowaday worlds”)17)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미는 한국 문화에서 부정적인 이미지의 동물이지만 북미 원주민 문화에서는 토끼, 까마귀처럼 트릭스터와 관련된 긍정적인 이미지 의 동물이다. 북미 인디언 신화에서 거미는 북두칠성의 탄생과 관련된 전설 에 나온다. 북두칠성은 별로 변신한 일곱 명의 사람이고 거미줄을 타고 낙 원으로 올라간다. 한편 호피 인디언의 세계 창조 신화 속에서 거미 할머니 는 끊임없이 거미망을 자아내면서 이 세상을 창조한다. 거미망은 만물의 상 호연관성에 대한 탁월한 은유가 되기도 한다. 하조의 장시 <적으로부터 돌 아오기>의 한 파트인 거미에 관한 시는 이러한 신화를 배경으로 깔고 있다.

거미는 우리를 안전하게 은하수로 데려가기 위하여 우리 적의 질척질척한 저주를 원료로 하여 끈끈한 패턴을 잣는 법을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가 진보의 뒷전에 남겨지듯이 우리 집을 뒤에 남겨두어야만 한다.

16) Joy Harjo, The Woman Who Fell From the Sky, (New York : Norton, 1994), p.28.

17) Holmes Kristine, “This Woman Can Cross Any Line” : Feminist Tricksters in the Works of Nora Naranjo-Morse and Joy Harjo, Studies in American Indian Literature.

7.1, 1995, p.54.

(15)

우리는 그대들의 진보의 방식이 필요치 않아.

다른 방식이 있어,

가장 고가의 입찰자에게 팔기 위해서

거미줄을 잣는 게 아니거든, 이라고 거미는 말하면서 계속 잣고 생각하고

이야기 속에 우리들을 포함시킨다.

Spider shows us how to weave

a sticky pattern from the muddy curses of our enemy to get us safely to the Milky way,

We had to leave our homes behind us, just as we were left behind by progress.

There are other versions, says Spider who does not consider making webs to sell to the highest bidder

but keeps weaving and thinking and including us in the story.18)

인용된 시에서 우리는 ‘원주민’을, 그대는 ‘백인’을 지칭한다. 백인들의 생 활 방식은 진보를 이념으로 삼고, 이윤을 목적으로 삼는다. 한편 거미는 북 미 원주민의 생활 방식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모든 존재와 더불어 은하수까 지 안전하게 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거미줄 잣기란 서구 합리주의의 직선적 인 진보를 지향하는 역사관이 아니라, 만물의 상호연결과 반향을 보여주는 웹(web) 모형의 사고방식인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여러 동물 외에 하조의 시에는 나비, 곰, 코요테, 벌새 (hummingbird)등을 소재로 한 시편들이 있으니, 그 시편 속에는 다양한 양상 의 자유로운 변형의 모티브가 제시되고 있다. 친구의 남편이 죽어서 나비가 되기고 하고("The Dawn Appears with Butterflies"), 유명한 재즈 음악가가

18) Joy Harjo, A Map to the Next World (New York, Norton, 2000), p.71.

(16)

죽어서 달 속의 곰이 되기도 한다("The Place the Musician became a Bear").

해슬타인(Patricia Haseltine)은“하조에게는 변형하는-자아로의 입장이 재빠 르다 ―가슴 안에 황무지가 있기에”19)라고 말한. 가난, 미혼모, 혼혈인이라는 중고의 차별을 경험했던 하조에게는 상상력을 통한 시쓰기를 하지 않고는 현실을 헤쳐나가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조는 「포스트콜로니얼 이야기」("A Postcolonial Tale”)에서 상상력이 가진 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상상하는 것은 어떤 살아있는 것처럼 칭찬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이러한 찬미의 증거이다.

우리가 웃을 때, 우리는 파괴될 수 없다 … …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우리와 더불어 상상할 적에 총을 내려놓았다.

우리는 가슴과 태양의 빛나는 연결을 상상한다.

우리는 모든 이를 위한 식탁을 상상한다.

우리는 태양을 상상한다.

The imagining needs praise as does any living thing.

We are evidences of this praise.

When we laugh, we are indestructible.…

Our children put down their guns when we do to imagine with us.

We imagine the shining link between the heart and sun.

We imagine tables food for everyone.

We imagine suns.20)

19) Patiricia Haseline, “Becoming Bear : Transposing the Animal Other in N. Scott Momaday and Joy Harjo.” Concentric : Literary and Cultural Studies 32.1, 2006, p.101.

20) Joy Harjo, How We Became Human (New York : Norton, 2002), p.105.

(17)

이처럼 하조는 상상력을 통해서 사람들은 폭력을 멈추고, 힘과 유머와 생 명력이 넘치는 세상을 복원할 수 있다고 본다. 상상력을 통하여 시를 쓰는 일이 그의 일이기에, 하조는 자신의 역할을 개인적인 것에 환원하지 않고 정치적 변화를 불러들일 수 있는 사회적인 것으로 확장시킨다.

Ⅲ. 최정례의 경우 : 말, 사슴, 토끼, 고슴도치, 용

조이 하조와 최정례의 시에서 공통적인 동물은 말, 사슴, 그리고 토끼이 고 하조의 시에만 나오는 새는 검정새와 거미, 그리고 최정례의 시에만 나 오는 동물은 고슴도치와 용이다. 이러한 차이는 문화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최정례의 <네 다리로 걸어간 말>은 약자의 입장에서 재해석 한 천관녀와 김유신의 이야기이다. 천관녀는 신라 진평왕 시대의 김유신(金 庾信)이 화랑 시절에 정을 두고 있던 기생이다. ≪원사(怨詞)≫라는 향가 의 저자이기도 하다. 화랑도 시절의 김유신이 한때 그녀에게 정신이 팔리며 수련을 게을리하자 어머니 만명부인의 꾸지람을 들은 후 다시는 천관녀를 접하지 않으리라고 맹세하던 어느 날 밤, 김유신이 술을 마시고 취기에 말 을 타고 귀가하였는데, 말은 예전 습관처럼 천관녀의 집 앞에서 걸음을 멈 추자 김유신은 자신이 탄 말의 목을 검으로 베었다. 이러한 기존의 설화를 시인은 역사가 기억하는 영웅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연애담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는 기생 천관녀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천관녀는 양반/기생, 남성/여 성의 이항 대립에서 계층이나 젠더의 구분에서 약자에 속한다.

여자는 걸어나가 말고삐를 잡으며 갈기를 쓰다듬고, 말은 말뚝에 습관처럼 매어지고, 마당의 풀들은 기꺼이 말굽 에 짓이겨지리라. 그러나 그런 일 일어나지 않았다. 목 잘 린 말이 뒤돌아서 목 없이 네 다리로 걸어갈 때, 이파리마 다 귀를 가진 것들이 백장의 귀를 뒤집을 때, 여기서 시간

(18)

은 잠깐 정지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은 멈춰주지 않았다.

말굽 소리, 풀잎 쓰러지며 뿌리에서 뿌리로 전해지던 소 리, 벌판 끝까지 달려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했으나, 그런 일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자여, 천관녀여, 내일을 믿지마, 내일은 기다리는 동안 네 삶은 멀리 가버릴 거야, 그러 나 그런 말들 나뭇잎들이 대신 수런거려주지도 않았다.

<네 다리로 걸어간 말> 부분 (뺷개천은 용의 홈타운뺸)

역사는 왕과 귀족 혹은 양반과 관료의 입장에서 서술된다. 김유신이 신라의 귀족으로서 정분을 끊고 삼국통일의 영웅이 된 이야기에 주목한다. 시인은 목 없이 네 다리로 걸어간 말이 걸어가는 모습을 독자의 눈 앞에 비몽인 듯 사몽인 듯 서술함으로써 한 맺힌 천관녀의 심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역사 가 기록하지 않은 부분을 시인은 상상력을 통하여 독자의 눈 앞에 보이듯 기록하여 ‘침묵화된’ 목소리를 대변한다. 상처가 된 무의식 속에 파묻힌 과거 를 기억 속에 끄집어들여 발언하면서 치유되는 것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적 치유일 것이다. <네 다리로 걸어간 말>은 바슐라르의 현상학적 상상력을 통한 치유와는 일견 아무 관련이 없는 동물시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감각적 이미지를 담은 구절 ― ‘말굽 소리, 풀잎 쓰러지며 뿌리에서 뿌리로 전해지던 소리,’ 혹은 ‘벌판 끝까지 달려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했으나’와 같은 이미지는 시인이 말이 되어보는 상상력을 통하지 않으면 끌어들일 수 없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역사 속에서 목소리가 없이 억압되어 버린 존재를 위해 발언함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실연당하여 상처 입은 여인을 위무한다.

최정례의 시 속의 사슴은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로 인하여 사랑받는 동물 로 제시된다. <꽃 핀 저쪽>에서 등장하는 사슴은 시인이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 보고 싶은 아름다운 대상이다.

(19)

가끔은

나무 뒤에서 사슴이 튀어나오더군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영

튀어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그래도 한 번쯤은 튀어나오지 않겠어요

사슴이 튀어나와 어리둥절했고 그 순간

나도 사슴의 뿔을 뒤집어쓰고 있었다구요 무거운 줄은 몰랐어요

정말로 그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꽃 핀 저쪽> 전문 (뺷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뺸)

시인은 “사슴이 튀어나오”길 바랐지만 “그러나 영/튀어나오지 않으면 어 쩌나” 하는 두려움을 가진다. 숲 길을 걸으면서 사슴 혹은 노루와 같은 아 름다운 동물이 튀어나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순간에 착안한 것이다. 사슴이란 시인이 간절히 보고 싶은 대상이거 나 성취하고 싶은 꿈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실패한 경험 때문에 영 사슴을 못 만날까 걱정에 잠기는 것이다. 그러나 사슴을 욕망하는 순간 사슴이 튀어나왔고, 그 때 시의 화자도 사슴의 뿔을 뒤집어쓰고 있게 된다.

최정례의 <사슴구경에서>도 이러한 초현실적인 정경이 계속되고 있다. 이 시에서 사람이 사슴으로, 그리고 사슴이 식물로 변한다.

그 말이 끝나자 머리에선 뿔이 돋았다

(20)

나뭇가지처럼

그 말이 끝나자 귀 뒤에서 불이 켜지고 싹이 돋았다 어디선가 종이 울리고

두 손이 엎드려 앞다리가 되었다

<사슴 구경> 일부 (뺷붉은 밭뺸)

<사슴이 장대에 올라>에서 사슴은 인간처럼 줄을 타고 놀기도 하고 해 금을 연주하는 등 한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로 자유자재로 변신을 하는 양 상을 보인다.

빨래줄에 빨래가 날고 사슴도 줄을 타고 함께 뛰었지 그때만 해도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켜는 걸 들었지

복사꽃 뜬 냇물이 알을 낳던 시절이었지

알이 말을 낳고 말이 또 알을 낳고 그때만 해도

왕은 알에서 나왔지 왕도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켜는 걸 들었지

듣다가 장대에 올라 함께 울었지

<사슴이 장대에 올라> 일부 (뺷붉은 밭뺸) 시는 왕에서 알이 나온 과거의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상식적으 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시인의 자유로운 상상력 속에서 표현

(21)

된 환상의 세계는 다른 세계를 꿈꾸는 자유와 답답한 현실 세계의 출구가 되어 준다. 마치 뺷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뺸에서의 변형의 환타지가 욕망 추구 에 대한 상상적 해결 방식의 하나이듯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켜는 사슴의 이미지가 의식 속에 존재하게 되고, 그 존재는 행복과 치유를 가져오는 것 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몽상하는 존재의 작업이고, 동시에 시인의 시적 몽 상의 작업이라는 바슐라르의 주장을 일련의 사슴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정례의 <토끼>에는 사람 같은 토끼, 토끼 같은 사람이 출현한다. 시인 의 꿈 속에서 토끼와 인간은 동급에 가깝다. 꿈의 세계는 현실의 정형성에 서 벗어나는데, 현실에 균열을 내는 환타지 문학의 통쾌함이 들어있다. 사 람들이 자기를 토끼라고 지칭하자, 화자는 이에 놀라지 않고 “토끼라면 입 모양 쯤은 토끼처럼 생겨야지”라고 응답하는 여유를 보인다. 시의 마지막 연의 꿈에서 깨어난 공간은 황량한 방안인데, 꿈은 삭막한 현실 세계에 파 장을 준다. 꿈에서 깬 시인은 자신이 얼룩무늬를 뒤집어쓰고 방을 통과했다 고 해석하는 것이다.

깨어나 거울을 보고 입을 오물거려보았다 이상한 동물이 내게로 온 것이 아니라 얼룩무늬를 뒤집어쓰고 그 시간을 이 황량한 방 안을

내가 급히 지나가고 있는 거겠지

<토끼> 일부 (뺷레바논 감정뺸)

함돈균은 뺷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뺸의 해설에서 최정례 시인의 표정의 이면에 개인적 상처와 불행의 기억을 거론하면서, 그 중에 하나가

‘옛 애인’에 대한 기억을 포함시키고 있다(122). <고슴도치와 헬리콥터>에 서 옛 애인은 고슴도치로 형상화된다.

(22)

내 주먹만 한 몸집의 그가 콩알 같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내 키 높이에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잠시 가만히 마주 서 있었다

내가 먼저 눈길을 피했다

그는 네발로 기어야 하는 포유류였고 다친 고슴도치였고

나는 두발로 걷는 가시털을 두려워하는

몸이 불어가는 포유류 호모사피엔스 여자였다.

<고슴도치와 헬리콥터> 일부 (뺷개천은 용의 홈타운뺸)

여기서 ‘나’에게 종종 상처를 주는 모습으로 출현했던 ‘그’는 다친 죽어가 는 고슴도치로 나온다. 이러한 상상력 속에서 과거에 무시당한 자존심을 정 반대의 상황을 설정하여 해소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를 묘사하는 언어는

‘상처,’ ‘비칠거리며,’ ‘콩알같은 눈’ 과 같이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은 언어들 이다. 반면 나를 묘사하는 언어는 ‘내려다보았다,’ ‘호모사피엔스 여자’로서 고슴도치에 비하여 우월한 영장의 느낌이 들어있다. 물론 이러한 만남이 화 해로 이어지지 않는다. 만지면 그 가시에 찔릴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어있 어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두 존재 위에서 붕붕대며 날아다니는 헬리콥 터의 높이만큼 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설정을 통해서 시인은 한 때 자신 을 무시했던 옛 연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고슴도치와 헬 리콥터>에서 자아의 모습이 커져 보이는 것을 한 때 나를 무시했던 존재가 더 이상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전은 「개천은 용의 홈타운」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용은 날개가 없지만 난다.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고, 개천이 용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날개도 없이 날게 하는 힘은 개천에 있다. 개천은 뿌리치고 가버린 용이 섭섭하다? 사무치게 그립다? 에이, 개천은 아무 생각이 없어, 개천

(23)

은 그냥 그 자리에서 뒤척이고 있을 뿐이야.

<개천은 용의 홈타운> 일부 (뺷개천은 용의 홈타운뺸)

<개천은 용의 홈타운>은 개천과 승천한 용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는 시이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기원은 소소하나 후손은 크게 성공 한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시인은 개천의 입장, 이 시에서 뒤집어 말한다면 시의 후반부 나오는 4대 해악에 해당하는 약자의 입장에서 용과 개천의 관계 를 재해석하고 있다. 해충은 사라지고 참새와 용의 대립이 민중과 권력자의 대립으로 전환된다. 최정례는 이 시가 수록된 시집으로 미당문학상을 받을 때 수상 소감 중 “단조로운 일상은 언제고 믿는 도끼가 되어 우리 발등을 찍겠지만 시는 우리의 익숙한 시선을 바꿔 세계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21)고 말하였다. 개천의 입장과 생각과 힘에 대해서 우리를 사유케 함으로써 그 변화의 역할의 한 부분을 수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Ⅴ. 나오며

본 논문은 바슐라르의 상상력 이론이 함의하는 치유력이라는 관점에서 조이 하조와 최정례의 시를 분석하였다. 조이 하조에게 있어서 상상력은 서 구의 침탈로 야기된 북미 인디언의 가난과 소외된 현실에 대한 출구로 작 용한다. 말, 사슴, 토끼, 검정새 그리고 거미를 소재로 한 일련의 시편 속에 는 환타지 같은 이미지와 정황이 전개된다. 합리적 판단으로는 황당무계한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들리나, 동물의 이미지는 인간의 의식 속에 존재하면 서 치유력을 시인과 독자에게 부여한다. 하조의 <그녀에게는 말이 몇 필 있었다>에서 말의 이미지는 모래, 바닷물, 붉은 절벽과의 관련을 가지는 동

21) 신준봉, 정아람, “최정례 시인은 노벨 문학상을 시․소설 상금이 같은데… 너스레,” 뺷중 앙일보뺸, 2015년 12월 4일.

(24)

시에 여인으로서의 혹은 북미 인디언으로서의 종합적인 삶의 경험이 투영 되어있다. <사슴 춤꾼>에서 사슴 춤꾼은 신화 속의 사슴의 이미지와 중복 되면서 술집에 군집한 패잔병과도 같은 인디언 원주민을 황홀경으로 안내 한다. 하조의 시에서 토끼는 전쟁판과 같은 현대 사회의 공포에 직면할 적 에 이에 대처하는 방법으로서의 트릭스터이다. <검은 새의 신화>에서 시 인은 워싱턴 D. C.라는 대도시 속으로 아름다운 검은 새와 흰 사슴과 말의 이미지를 소환함으로써 식민화되기 이전의 과거의 평화로웠던 시절을 현 재로 소환한다. <적으로부터 돌아오기>에서 거미망의 이미지는 상호연관 성과 상생이라는 대안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최정례의 동물시에서 전개되는 상상력은 가난과 성차별이라는 유산자/무 산자, 여성/남성이라는 이항 대립에서 힘이 없고 약한 편의 입장에서 전개되 고 있다. 조이 하조의 시에는 땅, 언어, 자존심을 빼앗긴 원주민들의 울분과 상처가 들어있음에 비해서 최정례의 시에는 계층적 울분 혹은 차별받는 여성 으로서의 상처가 들어있다. 이러한 상처는 변형과 전복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치유되고 재해석된다. <네 다리로 걸어간 말>에서는 역사적 광경의 재해석을 통한 치유, <꽃 핀 저쪽>, <사슴 구경>, <사슴이 장대에 올라>에 서는 아름다운 사슴의 이미지를 통한 두려움의 극복과 치유, <토끼>에서는 사람 같은 토끼, 토끼 같은 사람이 출현하는 꿈 속에서 지리한 현실에 균열내 기를 통한 치유, <고슴도치와 헬리콥터>에서는 고슴도치로 변형된 옛 연인 의 이미지를 통한 무시당한 자존심의 치유, <개천은 용의 홈타운>에서는 용을 압도하는 개천의 이미지를 통한 치유 등이 그것이다.

두 시인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분방한 상상력을 통한 동물시를 쓰는 과정 은 시인에게 답답한 현실에서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시인이 시의 전면에 내세우는 동물의 종류는 조금 달랐다. 같은 동물을 다 루는 경우에도 각각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일성이 있 으니 동물시를 창작하는 과정이 두 시인에게 치유의 과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 논문을 통해 우리는 두 시인의 시에서 상상력은 두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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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기억’이라는 제재와 쌍벽을 이루는 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들의 동물시의 세계는 신산한 현 세계를 돌파해 나갈 수 있는 빛나는 이미 지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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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Comparative Study on the Animal Poems of Joy Harjo and Jeong-rye Choi

- Regarding the Actualization of Therapeutic Imagination -

22)Park, Yeon-seong*

This study aims to compare the animal poems of Joy Harjo(1961~ ) and Jeong-rye Choi(1963~ ) from the perspective of Bachelard's therapeutic imagination. The process of writing animal poems has acted as a journey of healing pain and trauma that poets have experienced on individual or in the socio/political dimension. Imagination is an active power of human consciousness when the poets create their poetic works. Through therapeutic imagination, poets recover the energy and vision to face their difficult and often suffocating everyday lives. Former studies on Harjo and Choi have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memory of traumatic past, which is inarguable.

But the equal amount of attention should be paid to the role of imagination in their poems, especially poems on animals where poets' imagination exerts freely.

Harjo's "She Had Some Horses" are symbols for first nation people who underwent fear of mass extinction, but through Harjo’s wild imagination horses could cross any borderline and thereby overcome the fear. The image of deer in Harjo’s“Deer Dancer”displays the lovely image that the myth of the deer carries; thereby the deer dancer revitalized those who have retreated to the bar. Rabbits in Harjo's poems are tricksters; through their tricks and laughters, Harjo and native people forget the trauma and fear and become to face the world in recovered courage. We can extend a similar interpretation to“The Myth of Blackbirds” where a breathtaking image of blackbirds elevated the spirit of the narrator. A spider in Harjo's poem

* Chonnam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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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part of Native American myth. The web weaved by a spider conveys ecological thoughts - all beings are interconnected.

Choi's "The Horse who walked with Four Legs”is interpreting the oppressed woman's position from the view point of a beheaded horse. In the poems on a deer, the image of deer is transforming into diverse creatures. Some of Choi's rabbit poems are mixing her dream and reality, which guides the poets and readers into a fantasy world. Meanwhile the image of a hedgehog who once was a former beloved heals the wounded heart of the speaker through a reversed position. Choi subversed the traditional reading of a dragon in "The Brook is Hometown of a Dragon.”In that way the poetic imagination reflected on animal poems is therapeutic, resulting in reviving energy to break through the fixed world both to the author and readers.

The process of writing animal poems has been acted as the journey of healing pain and trauma that Harjo and Choi have experienced on an individual or socio/political dimension.

Key Words : Joy Harjo, Jeong-rye Choi, Bachelard, animal poems, transformation, reverie, phenomenology, therapeutic imagination

<필자소개>

이름 : 박연성

소속 :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전자우편 : magnoliania@hanmail.net

논문투고일 : 2018년 12월 31일 심사완료일 : 2019년 02월 10일 게재확정일 : 2019년 02월 14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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