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출 처 보도일자
[SW강국 이렇게] ④"베컴의 프리킥,
혁신의 대표사례" 이데일리 2013. 07. 24. (수)
김정한 고등과학원 교수 인터뷰
"단순히 SW 교육보다 생각하는 능력부터 키워야", "단기간 승부보단 장기전으로 생각해야 SW 육성"
“혁신이요? 데이비드 베컴의 ‘프리킥’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베컴이 등장하기 이전엔 프리킥으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죠. 하지만 베컴이 등장하고 나서부터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습 니다. 생각을 바꾸는 게 바로 혁신입니다.”
김정한 고등과학원 교수(51)는 혁신의 정의를 이렇게 표현했다. 김 교수는 한때 AT&T 벨 연구소 연구원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SR)의 유일한 한국인 연구원으로 일했던 인물. 그는 MS 연구소 재직 당시 제품을 만드는 일에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수학적 지식을 토대로 11년간 기본적인 연구를 담당했다. 빌 게이 츠 MS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인 관심 때문인지 MS연구소 재직 당시 수학전공자의 수는 꽤 많은 편이었 다.
이달 초 기자와 만난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SW) 강국이 되기 위해선 어린시절 교육부터 바뀌어 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유능한 인재를 초빙해 오거나 해외 사례를 배워오는 등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 을 강구하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더 급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김 교수는 대학 강의실에서의 황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어느 날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 이 왜 나쁘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는데, 마침내 한 학생이 “주입식 교육이 나쁘다는 것도 주 입돼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SW, 특히 OS를 만드는 건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능력이 없다면 혁신 적인 SW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죠. 국산 OS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구글에 종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방법은 뭘까.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초등학 생을 대상으로 한 SW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초등학생들이 일찌감치 영어를 배우는 것처럼, 컴퓨터 언어를 가르쳐 현 정부가 끝나는 5년 뒤의 중·고등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컴퓨터 언어를 잘 사용하는 학생들이 되 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표한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SW를 교육하는 게 효과는 있을 것”이라 면서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칠 것인지,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를 우선 생각하고 커리큘럼을 만들어본 뒤에 적합한 연령대를 찾아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W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하드웨어(HW)부터 생각해선 안된다”고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을 사회가 받아들여줄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혁신과 창 의력을 가진 사람은 많은 경우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어디까지 우리가 그 사람을 용 인해줄 수 있는지가 혁신의 관건이겠죠. 계속 2등을 하겠다면 혁신과 창의력을 포기하고 계속해서 조직력으 로 나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