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iental Characteristics of Humor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 지순임/ 147147147147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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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순 임 지 순 임지 순 임 지 순 임^****

1)

목차

머리말 .

Ⅰ

해학의 의미 .

Ⅱ

풍속화에서 볼 수 있는 해학 .

Ⅲ

선비들의 풍류적 해학 1.

서민들의 생활풍속적 해학 2.

한량들을 향한 풍자적 해학 3.

해학성의 정리 .

Ⅳ 맺는말 .

Ⅴ

머리말머리말머리말 머리말 ...

.

ⅠⅠ

ⅠⅠ

우리나라의 회화는 긴 역사를 통해 다양한 양상으로 변모하면서 발전을 이루어왔다 그. 중에서도 인간의 생활상과 풍속을 묘사한 풍속화는 우리나라의 설화 전설 민요 등의 가사, , 내용에서 보여 주었던 것과 유사한 해학적인 웃음과 따스하고 인정어린 마음의 여유에서 흘러나오는 해학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많다.

이러한 해학성은 낙천적이고 소박한 한국 고유의 우리민족성에도 부합되는 웃음의 미 학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인간에게 있어 행복한 웃음은 인생의 궁극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즐거움을 찾기 위한 한 방편으로 우리 풍속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풍속화,

상명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

* , .

이 논문은 학년도 상명대학교 학술연구 조성비에 의한 것임

**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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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가지고 해학성에 대해 연구해 본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본래 해학은 골계 희극미 유형 속에 가장 고급한 차원의 미의 범주이다 이러한 해학적( ) . 성격을 띤 우리 풍속화의 미에 관한 연구과제는 미학의 학문적 연구가 반세기 남짓한 역사 를 지닌 우리이기에 이제는 어느 정도의 체계를 갖추어 정리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본 논문에서는 우선 해학이라는 용어의 확실한 의미를 고찰해 본 후 그 의미와 부합되는 풍속화 작품들을 선별하여 연구해 보려고 한다.

풍속화 작품의 선별은 문인사대부들의 여유로운 풍류를 풍속화로 그린 풍류적 성격의 해 학을 표현한 것과 서민들의 일상생활 풍습과 생업적인 것 오락적인 것을 소재로 인간적인 소박한 멋이 풍겨지는 해학으로 표현한 것 그리고 한량이나 기생이 주제가 되어 공격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았지만 여인의 춘의적인 것을 소재로 한량들을 향한 풍자적 성격으로 표 현한 풍속화로 나누어 고찰해 보고 우리풍속화가 보여준 해학적 성격에는 어떤 의미가 있, 는지 고찰해 보려고 한다.

해학의 의미 해학의 의미해학의 의미 해학의 의미 ...

.

ⅡⅡ

ⅡⅡ

해학은 익살스러우면서 풍자적인 것으로 사전적 정의¹⁾를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무한한 포용력과 초월성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복잡하고 종합적인 감정으로 관조된 감각의 차이, , 에서 얻어지는 감정의 모습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해학은 심리. 주의 미학의 입장에 있는 폴켈트(J. Volkelt)가 다원적 방법에 의해 미적 범주를 분류한 내 용 중 주관적 골계(The comic)²⁾를 기지(Wit)³⁾,풍자(Satire)⁴⁾,반어(Irony)⁵⁾,기분 해학, ,

1) 권영필, 『한국미학시론』,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1994, pp97~98.

새국어사전 ,동아출판사, 1989, p1714.

『 』

2) 골계는 남을 웃기기 위한 재미있고 우스운 말 또는 몸짓 정도의 익살로 웃음을 수반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객관적 골계는 대상의 형체 행위 혹은 성격에 따라 주로 나타나며 주관적 골계는. , , 작가의 대상에 대한 인식의 태도와 방법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다.

3) 기지는 우스운 말의 일종으로 간주되면서 지적 요소가 강한 골계미의 유형이다.

4) 풍자는 라틴어‘satur'에서 연유된 말로 사회의 부조리 불합리 악습 등과 개인의 어리석은 행동, , 위선 결핍 등을 지적하여 조소함으로써 일종의 골계적 효과를 나타내게 하는 표현 방식이다, . 5) 반어는 희랍어 에이로네이아‘ Aironeia'에서 온 말로 은폐를 의미 한다 반어는 해학만큼 우월적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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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Humor)⁶⁾로 분류한 가운데 소개하고 있는 미적 범주이다.⁷⁾

동양에서도 오늘날 해학이 명확한 별개의 관념을 가지고 사용하게 된 경로를 살펴보면 해학의 개념은 서양의 폴켈트와 마찬가지로 골계에서부터 출발되었다.

골계는 원래 중국의 어휘이니 만큼 그 출처부터 보면 골계는 말 잘하는 능변(能 )의 뜻 으로 말의 변술이 뛰어나 쉽게 어려운 문제도 풀고 공교롭게 시비를 잘 가리는 오늘날의 기 지의 뜻으로 사용되었었다 또한 골계는 배해. ( )와도 같다⁸⁾고 하였으니 배해나 해학은 모두 말로 서로 희롱하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어서 과거 중국인들은 골계와 해학의 사용 에 있어 개념상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여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본의 오의초( )에도 비해“ ( )는 골계이다.”.⁹⁾라고 되어 있어 해학과 골계 의 용어사용이 모호하게 혼용되어 사용했음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문집을 통해 골계와 해학의 용례로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서“ ”¹⁰⁾를 비롯하여 몇 가지 찾아 볼 수 있다.

그 예문으로 박동량의 기재사초‘ (寄 )’¹¹⁾의 하권 임진잡사( )에 보면 서애

타성이 없고 풍자만큼 예리한 공격성이 없는 것으로 본질상 해학과 풍자의 중간적 존재라 할 수 있다.

부드러운 반어는 해학에 가까울 것이며 신랄한 반어는 풍자와 동일시된다, .

6) 유머는 어원적으로는 라틴어의 후모오르‘ Humor'에서 파생되었으며 본래는 혈액 담즙 수분을 가, , , 리키는 말로 사람의 기질을 구별하는데 사용하였다.

7) 『미학예술학사전』,미진사, 1989, p270.

8) 記滑稽 ,滑稽- . .滑亂 .稽同 . . . .能亂同 .

. 突 滑稽. . .

.讀 滑稽. 器 . . . 口 . 窮竭. 滑稽 . .

. . .

滑稽 大

. 滑稽滑稽滑稽滑稽 . 滑讀 . 稽 計. 滑 .其 計 . 見. .

9) , . 歌 .答 . 滑稽 (滑 /稽 ) 記滑稽 考 .

. . . .

滑稽 器 口 窮竭 滑稽

10) 佳老 居 剛 , 滑稽 -居 居 . .乃 談 滑稽

.. < >.. . 道 < >

, - < > . .

訥 老 南 東國滑稽 官 劇談

. . . . < >

皆 可 滑稽 廣記

. .

記 今 豈 東

, - < > . . . < >

居 姜 滑稽 滑稽 滑亂 亂 同

11) 東 ,寄 , . . 同 亂 . .東 . .

. ....

江 江江

江 多談 . 經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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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등이 평양에 있으면서 나라의 운명이 조석에 달려있는 것을 탄식하였을 ( ), ( 江)

때 송강이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하여 침울함에 빠져있던 좌중의 분위기를 명랑하게 하였다, 는 그들의 일화가 있다 그 책머리에 송강 선 해학. ( )이라고 기재되어있다.

해학( )의 한자용어도 같은 뜻으로 회해( ), 배해( ), 희학( ), 비해( )로 기록되어있고 기제사초(寄 )의 기록으로 보아도 우리나라에서는 벌써 유머개념을 찾 아 근사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동양의 해학에 관한 이론에서는 골계와 해학의 언어에 있어 그 개념의 차이가 명백하지 못한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같은 뜻으로 해석하여 사용하기도 하 고 또한 골계는 능변의 뜻으로 배해와 같다고 하여 배해와 해학을 언어의 유희개념으로 해, 석하며 사용하였음을 알수있다.

이중에서도 우리나라는 박동량의 기제사초(‘寄 )에서 보는 바 와같이 해학을 서양 의 유머 개념에 부합되는 뜻으로 사용되어 온 것을 발견할 수 있어 다행한 일이다.¹²⁾

이후에는 서양의 유머(Humor)가 유입되면서 우리에게 인식되는 해학( )이 보통 골계 가 아닌 서양의 기분(Gute Stimmung;좋은 기분 의 뜻으로 변화되어 해학의 본래 의미에) , 그 대상과 교감한다는 의미 즉 감정이 이입 되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정 있는 골계로 이해, 되었다 기존의 해학과 동의어로 사용되던 보통 골계라 하면 사람의 무지와 불합리 또는 생. 각이 어긋났을 때나 동작을 통해 웃는 것이며 남을 웃기게 하기위해 멋지게 하는 말과 행동 같은 성질을 말하는 것이다.¹³⁾ 이때부터 우리나라는 해학을 유정골계( 滑稽)의 일종으 로서 유머의 개념으로 정리하고 보통골계와는 구분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해학의 세계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요소도 가지고 있지만 그 민족의 풍토적 특수 성에 따라 상이성을 갖는다.

동양의 해학을 서양 유머와 비교해 보면 서양의 유머는 사람의 몸과 연관되어 드러나며, 얼굴의 표정이나 몸짓 즉 말을 할 때 몸짓으로 많이 드러나지만 동양의 해학, , ( )은 한 자어에 두 글자 모두 언( )변이 있어서인지 말이 우선되면서 해학의 내용도 결국 말로서,

12) 신윤상,『한국의 유머』,영진사, 1983, p.27.

13) 앞의 책,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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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해학과 서양유머의 본. 질은 모두 웃음인 것이 그 특징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기쁠 때에는 웃고 슬프면 우는 것이 공통적이지만 동양, 의 그것은 기쁨과 슬픔의 양극에 있으면서도 기쁨과 슬픔이 극에 달하면 반대 현상이 나타 날 수 도 있다 예를 들면 새가 운다는 말은 인간이 보았을 때 웃는다는 말도 되므로 울음. 과 웃음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양의 해학은 악의가 끼어 있지 않은 인정 그대로의 발로이거나 아니면 인생을 우열(

한 것의 연속으로 보고 초연한 태도를 취하거나 은근하게 나타나 미소를 머금게 하는 반 )

면에 서양의 것은 어디엔가 계략적인 데가 있어서 비꼬고 찌르는 맛이 있는 것이 동양과, 다르다 다시 말해서 현실을 관용으로써 비꼬는 아이러니와 익살이 동양의 해학이라면 서. , 양의 유머는 현실에 대해서 적극적인 폭로이며 익살이나 아이러니와는 질적으로 다른 강력 한 비판적 형태로서 풍자성을 지니고 있다. ¹⁴⁾

이것은 서구인이 상당히 지적이고 동적인 반면 동양인은 다분히 온정적이고 정적이기 때 문이다 동서 문화의 근본성격을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서구의 문화정신은 자유. , ‘ ’ 의 발현에 그 특색을 가진 대신 동양에서는 자연에 기초를 두었고 서구의 근대문명이 과, ‘ ’ , 학적인 인간의 지식으로 발달했다면 동양에서는 오히려 인간의 지혜를 가지고 문명을 키‘ ’ , ‘ ’ 워나갔다 임어당. ( 堂)은 그의〈동양의 해학 이라는 강연에서 최고의 해학이란 사려〉 “ 깊은 웃음을 자아내는 것 이라고 하면서 석가여래의 미소야말로 최고의 해학이 드러난 불” 상작품이라는 논지를 폈다.

지난70년 서울P. E. N.대회에서 한국 대표 이은상은 해학의 동양적 특성이란 제목의‘ ’ 특별강연에서 동서양의 해학을 비교해 가며 해학과 멋의 결합을 모색한 바 있다 그의 동, . <

양의 해학은 자연과 지혜에서 그리고 서양의 해학은 자유와 지식에서 각각 출발점을 달리, 했다고 볼 적에 하나는 심리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논리적으로 다뤄야한다 는, >

주장은 해학에 철학적 근거를 부여하고자 한 시도로서 동양적 혹은 한국적 풍자와 해학은, ( ) 부드러운 것으로서 억센 것을 제어한다는 속성을 잘 드러내 준다고 하였다.¹⁵⁾ 우리는 자연

14) 김은진 신문잡지공익광고에 나타난 한국의 해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 」, 홍익대학교 석사학 위논문, 1992, p12.

15) 양승미 동서 문학의 해학,「 」,국제P. E. N.한국본부, 1970, pp224-225.

Lee Eu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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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여유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여유 가운데에서 해학과 풍자를 능히 주고받으며 불구. 속하여 달관의 경지를 찾아낸다 이 경지는 평상적인 습속과 예절 그리고 생사마저 초탈한. , 상태이다 그리고 그 초탈의 경지에서 우리는 마음껏 멋을 즐긴다 멋 속에는 반드시 해학. . 과 풍자가 깃들기 마련이다.

이와 같이 동양의 해학 이론은 서양의 해학이론과 서로 다른 면이 있다.

즉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적 제도의 구조적 분위기에 따라 감 정의 폭도 달라져 해학적 성격도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해학은 사회적 분위기가 어떠한 색채를 띠느냐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는데 대체 로 태평성대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해학적 웃음은 해학(humor),기지(wit)의 형태로 나타나 고 억압과 통제의 시대에는 풍자, (satire),반어(irony)의 형태를 보인다 즉 세상이 부조리하. 고 약점이 많이 보여 변화개혁을 요구하는 시기는 풍자와 반어가 성행하게 된다 실제 이. 러한 해학의 속성은 일차적으로 웃음이지만 이 같은 웃음은 내용적으로 비극적인 엄숙성을 내포하고 있음으로 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일시적인 조롱이나 냉소가 아니라 부정적 현 상에 대한 교정과 개혁의 의지를 담고 있다.¹⁶⁾

이와 같이 드러나는 해학은 예술 문화적인 장르에서 인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어 시 원하게 해주기도하며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답답한 심정을 웃음으로 풀어내 주기도하는, ,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작가 황순원은 한국의 해학은 예술의식에 의해 만들어 졌다고 하기보. “ 다 직접 생활에서 솟아나왔다는 데에 그 특성이 있다 고 고백했다 이처럼 우리의 해학은” . 우리 민족이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민족의 속성으로 대부분 생활에서 직접 출발했기 때 문에 구체성을 띤다.¹⁷⁾ 우리민족 정서에 맞는 해학성은 기존의 사회적 틀 내에서 그것을 긍정하면서 한편 이를 잠시나마 초극할 수 있는 정신적인 자유를 발견하여 은유적으로 드, 러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인간의 공통적인 약점을 관대하게 감싸주고 건강한 삶의 질서. 를 되찾게 해주는 삶의 긍정적 역할을 하게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¹⁸⁾

결국 해학은 사람을 놀리는 것 같은 골계도 아니고 웃은 후 괴로움을 느끼는 냉소적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을 중용의 이지적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회심의 감미로운 미소를.

Congress, Seoul.1970, PP.136-141.

16) 健 ,『 의 』,성균관대출판부, 1986, p.4.

17) 김지원 해학과 풍자의 문학,『 』,문장사, 1983, p18.

18) 한국문화교류연구회 한국해학의 현대적 변용,『 』, 시공사, 1998,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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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시키는 묘미의 극치인 것이다.

해학과 풍자는 서로 다른 이질적 개념이면서도 실제상으로는 문학적 표현의 활력소로서 거의 항상 공존하는 요소들이다 이것들은 어떠한 상황이나 특성에서 나타나게 되는 문학적. 인 표현과 주장에 의해서 예술작품의 실재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해 줄 뿐만 아니 라 우리 자신들의 무지함과 부조리를 스스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아량과 공명심, (共 )을 회복하도록 기여해 준다.

따라서 해학과 풍자는 그 속에 민족의 개성이나 사회성이 충분히 들어가 있어야 한다 민. 족 공동의 소유물로 전이될 때 비로소 해학과 풍자는 민족성 혹은 전통성을 띠고 다양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믿어진다.

그러므로 인간의 정신생활에 있어서 해학은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며 삶의 고통과 어려, 운 문제들이 많은 세상에서도 해학은 멋이 가득하고 여유 있게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건전한 생활상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어느 시대 어느. , 국가를 막론하고 예술의 한 부분으로 해학과 풍자의 요소가 깃들어 있는 내용들이 존재하 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학은 인간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단계 승화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이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가들이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기도 하다.¹⁹⁾

이제까지 볼 수 있었던 우리의 해학도 각 시대마다 너무나 다양한 사상과 연계되었을 뿐 아니라 내용도 단편적인 것이 많았음을 알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인간생활과 직접 연결, 되는 것으로 우리풍속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풍속화에 잘 드러나 있다.

풍속화란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풍속을 그린 그림으로 옛적부터 사회에서 행하여 온‘ 의 식 주 그 밖의 모든 생활에 관한 습관 또는 세상의 세태 풍기를 뜻하는 것으로서 인간, , , , , 이 집단을 이루어 공동생활을 영위하면서부터 생겨난 것이다.’²⁰⁾

풍속화의 유형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궁중의 각종행사나 문인들의 계회 그 밖에 기록적, 성격을 띤 공식적인 중요한 그림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조선, 후기의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린 풍속화 같은 유형의 풍속화 소위 서민들의 일상생활 풍속, 이나 양반들의 시정사( ) 그리고 여색이 풍겨지는 춘의도( 圖)와 같은 유형을 일

19) 김지원 해학과 풍자의 문학,『 』,문장사, 1983, p.19.

20) 안휘준 한국회화의 전통,『 』,문예출판사, 1988,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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컫는다.²¹⁾ 특히 조선 후기의 풍속화는 성리학의 반발로 발생한 실학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 았다 실학사상은 실학자들의 가치관과 조형관 그리고 우리 민족의 미의식에까지 작용하여. 당시의 풍속화 표현에도 영향을 주어 풍속화 작품에 드러낸 해학적 정서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그리하여 조선후기에 대두된 실학사상 속에서 싹튼 속화들은 단순한 풍속화라기보다는 서민들의 생활 풍습과 의식 형태 등을 실제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낸 새로운 예술 양 식이 형성된 한국적 현실주의의 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²²⁾

그러므로 이 시기부터 풍속화는 우리민족 정서를 현실감 있게 잘 드러내주는 한국적 미 의 산실이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문화가 국난과 가난과 답답함을 극복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작품에 표현된 해학적인 웃음의 문화와 예술의 힘이 있었기 때 문이며,²³⁾ 또 하나는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해학이 생활저변에 깔리게 된 것인데 이것은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일어났던 무수한 경험들을 사상적 정체성으로 지탱, 해 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조선후기 풍속화에 내재된 해학성은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 드러났으며 모순, 과 부정의 현실 속에서도 매우 관용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랑과 인정을 담은 생활의 표출적 성격을 가지고 드러났으며 이미 이 해학성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질을 향상시, 켜줄 수 있는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었다.²⁴⁾

조선후기 풍속화가 현실적이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해학성을 드러내며 표현 할 수 있었던 것은18세기의 실학이 요구하던 민족주의적이고 자의식적인 사상이 당시 풍 속화에 인간중심적인 삶을 진실하게 드러내는 정신과 일치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당. 시 화원이나 문인 사대부들이 사대주의 사상에 젖어 무비판적으로 중국풍의 그림만을 답습, 하고 있을 때 우리의 정체성을 자각한 화가들은 중국의 관념적인 세계로부터 일탈하여 우, 리의 자연과 생활현실에 입각한 예술을 창출했던 것이다.

우리 미술이 역사적으로는 한국에서 해학적 특성을 지닌 예술작품들이 많이 창작되어 왔 지만 우리의 미의식을 연구하는 역사적 과정에서 비추어 볼 때 주관적 골계의 최고 형식,

21) 이동주 우리나라의 옛 그림,『 』,박영사, 1975, pp194~198.

22) 심영옥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적 미감연구,「 」, 2003 p.41.

23) 김대성,『문화유산에 담긴 한국의 미소』, 대한교과서, p.5.

24) 심영옥 앞의 논문,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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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해학²⁵⁾이 잘 드러난 작품들을 미학적으로 연구 한 것은 근대이후에 와서야 찾아 볼 수 있다.

고유섭은 우리미술의 해학적 특성을 적요한 유머를 통한 어른 같은 아이의 성격으로‘ ’ ‘ ’ 규정하였고 조요한은, 『한국조형미의 성격』맺는말에서 한국의 조형예술은 형식면에서 조화통일이라는 전통적인 형식을 좀 더 세련되게 발전시키고 내용면에서는 기왕에 이룩

‘ ’ ,

된 확대미를 좀 더 심화시키고 또 기왕의 해학미를 좀 더 적극적 차원에서 발전시켜 세‘ ’ , ‘ ’ 계사적 공헌을 해야 할 것으로 결론을 내렸었다.²⁶⁾

우리의 미술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해학적인 아름다움은 좋은 전통적 아름다움이므로 심 도 있는 계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오늘의 예술창조에서도 적극적으로 예술, 내용에 작용시켜 문화적 성취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예술작품 속에 표현된 해학은 일반적으로 익살스러우면서도 풍자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지만 미의 범주 내에서는 골계의 여러 형태 가운데 가장 높은 미적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 여러 가지 예술의 내용적 개념들이 융합 함축되어있어 희극미의 차원을 높이는 미학적 의 미를 지니고 있다.

풍속화에서 볼 수 있는 해학 풍속화에서 볼 수 있는 해학풍속화에서 볼 수 있는 해학 풍속화에서 볼 수 있는 해학 ...

.

ⅢⅢ

ⅢⅢ

우리의 풍속화는 세기 중반 고구려 초기 고분인 동수묘4 (冬 )의 행렬도< >, <마구도>, 주방도 의 고분벽화를 비롯하여 중기와 후기에 걸쳐 쌍영총 무영총 등의 부부도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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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씨름도 등 묘주의 생전 생활의 갖가지 모습들이 그려져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

다 이후 백제 신라 통일신라는 실제 작품이 남아있지 않아 실상을 알기 어렵다 고려시대. , , . 에 접어들어서도 이와 같은 사정은 마찬가지어서 풍속화 뿐 아니라 회화 전반에 그 유례가 드물어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다만 당시 풍속화의 편린이나마 고려도경. (高 圖經)이 있어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다.²⁷⁾

25) 백기수 미학,『 』, 서울대출판부, 1993, pp.98~99.

26) 조요한 예술철학,『 』,미술문화, 2003, p.238.

27) 1124년 서긍( 兢)이 집필한 기록자료 서긍은 송나라 사람으로 고려에 왔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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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이르러 솔직 담백한 서민의 숨결이 느껴지면서 현실감각이 뛰어난 본격적, 인 풍속화가 크게 발전하였을 뿐 아니라 한국회화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시대가 되었다, .

조선후기의 화가 단원(壇 ) 김홍도 혜원, ( ) 신윤복 긍재, (兢 )김득신 등은 한국풍 속화에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작가들이다.

그밖에도 문인화가인 관아재(觀 ) 조영석과 오원( ) 장승업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도 의미 있는 풍속화 작품을 찾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발전한 풍속화는 조선 후기 문예부흥기 시절 윤두서 조영석 등에 의해 발전을, 거듭하고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등 대 풍속 화가를 중심으로 그 절정에 이르면서 하나의, , 3 확고한 회화 장르로 자리 잡았으며 또한 이들 풍속화 작품들은 실학사상의 영향을 확실히, 받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그려 놓은 진실한 그림들이 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림이 우리 생활 속으로 또 생활 주변으로 가깝게 다가왔고 어. 려운 환경 속에서도 친근감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따뜻한 웃음 익살스러움과 해학 인간본, , 성에 대한 긍정과 더불어 밝은 모습의 해학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풍속화들이 그려졌던 것이다 본 논문에서 우리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을 고찰해보는 내용으로서는 그 속성으. 로 보아 가장 접근되는 개념이라 생각되는 풍류와 소박한 삶 속에서 찾은 웃음 한량과 기, 생들의 생활을 풍자하는 춘의도등의 작품을 통해 접근해 보고자한다.

선비들의 풍류적 해학 선비들의 풍류적 해학 선비들의 풍류적 해학 선비들의 풍류적 해학 1.1.

1.1.

풍류란 보통과 모양이 다르고 화려하고 고상한 상태를 말하는데 그 개념은 놀이와 예술 이 혼합되어 복합적인 양상이 되었을 때 온전히 그 의미가 드러나게 된다.²⁸⁾

그리하여 이러한 풍류에는 멋과 여유 자연을 사랑하며 유장하게 노는 일면도 강하게 내, 포되어 있다.

문인 사대부들의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풍류적 해학은 일반 서민들의 해학과는 구별되 는 차별성이 보인다 우선 풍속화로서 계회도. < (契 圖)>만 보아도 당시의 사회경제사적 측면에서 본 서민들의 계( )契라기보다는 풍류를 즐기고 친목을 도모하는 데 목적을 두었 던 지배층 문인들의 계회(契 )였기에 생활상이 근본적으로 달랐음을 엿볼 수 있다 당시.

28) 신은경 풍류 동아시아미학의 근원,『 ( ) ,』 보고사, 2003, p.82.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 지순임/ 157157157157

의 문인 사대부들의 일상생활과 그들의 취미활동 등을 풍류적으로 묘사한 그림들은 강세황 의 송도기행화첩 에 있는 영통동구도 와 중인화가 강희언 의 (1713~1791) ≪ ≫ < > (1710-1764)

담졸화첩(淡 ) 에

≪ ≫ 있는 시음< ( )>, <휘호( 사예 등이 있어 사대부들의 아취를 느낄 )>, < ( )>

수 있는 작품이 있고 아집( )과 기행(紀 )에 관한 풍 속화로는 김홍도(1745-1816)의 <행여풍속도(

와 서원아집도 등이 있어 선비들의 유 )> < ( )>

圖 圖

유자적하는 여가생활과 그들의 일상생활을 잘 읽을 수 있게 표현하였다.²⁹⁾

전형적인 선비화가가 그린 윤두서(1668-1715)의 짚신<

삼기 와> 조영석(1686~1761)의 <말징박기>, 정선 의 독서여가 김홍도의 포의 풍류 와 강 (1676-1759) < >, < >

희언의 사인사예< ( )>가 대표적이다.

윤두서( 斗 )는 전형적인 선비화가로 풍속적인 그림 도 잘 그렸는데, <짚신삼기 그림 에서 보는 바와 같이>( 1)

큰 나무가 비스듬히 솟아올라 가지들을 드리워 반원을 이루고 이것들이 형성한 반원형의, 공간에 주인공인 짚신 삼는 인물을 배치한 점이나 근경의 바위들이 보여 주는 흑백의 묘사 가 절파화풍의 특징을 강하게 띠고 있고 그림의 주제는 풍속화의 일면을 뚜렷이 지니고 있, 는 작품이다 이처럼 윤두서는 풍속화를 다룸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산수배경 특히 절파풍. , 의 산수배경을 중시했던 것이 사실이나 짚신 삼는 주인공의 의복처리에는 예리한 ( )

관찰력과 정확한 묘사를 중시했던 윤두서 특유의 뛰어난 묘사력이 엿보이고 필선 하나하나 가 한결같이 유연하면서도氣가 깃들어 있다 이렇게 이루어진 화면에는 산수와 인간이 합. 일되어 물아일치( ), 천인무간( 間)의 경지를 보이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형상 으로써 표현하고자 하는 일면을 가지고 있다 즉 이익과 명리에 찌든 속세를 떠나 사심 없. , 는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한 사대부들의 풍속화에 나타난 표현을 보면 자연을 관조하여 자 연과 합일하고자 하는 도가의 이상인 은거( 居)하는 즐거움을 나타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산수 인물화에서 풍속화로 갓 전환한 작품으로 전원의 즐거움을 잘 표현하였으므로

29) 심영옥 앞의 논문, , p.46.

그림1 윤두서 짚신삼기< >

, 32.4*21.1cm, 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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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미학 예술학 연구· 20

윤두서의 선비적 아취인 풍류를 흠씬 맛 볼 수 있다.

정선의 독서여가< (讀 暇)>(그림 는2) 《경교명승첩(京郊 ) 》상권 맨 앞에 장첩 된 그림이다 글을 읽다 잠시 툇마루에 비스듬히.

앉아서 휴식하는 모습인데 한 손에 산수가 그려진, 접는 부채를 든 채 마당에 놓인 화분들을 바라보 고 있는 노년의 선비의 모습이다 정선 자신일지도. 모를 이 선비의 등 뒤에는 서재의 내부 모습이 보이고 책들이 쌓여 있는 서가 연대가 올라가는, 관폭도(觀 圖)가 붙어 있는 열려진 서가의 내문, 꽃모양이 장식된 문고리를 가진 열려진 문과 그 사이에 내다보이는 나이든 향나무 방바닥에 깔린, 대자리의 무늬와 툇마루의 목리( ), 마루 밑의 예쁜 가죽신 한 켤레 밖에 놓인 아름다운 화분들, 이 함께 어울려 대단히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다 깊이감 있는 사선구도와 사실적인 묘사도 뛰어.

나지만 특히 시적인 운치와 분위기가 돋보인다.³⁰⁾ 정선은 선비들이 독서하는 여가에 잠 시 더위를 시키며 한가로운 생각에 잠겨 은일( )하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시원한 화면 앞과 옆 공간으로 잘 처리하였다 동양회화에 있어서 공간은 그 안에 모든 것에 대한 풍. 부한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비 가식적인 풍요로움으로부터 실체인 모든 것이 나 오기도 하고 다시 그 속으로 들어가 숨어버리기도 한다 화면 여백에서 해학정신이 나오. 자면 여백에다 정신적인 의미와 어떤 권위나 권능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선비‘ ’ . 들의 풍류로서 해학이란 큰 웃음을 자아내는 익살보다 관조의 미로 세속을 떠나 정화된 마음에서 세외( )의 이치를 깨달은 희열이라고 할 수 있다.

강희언은 운과( 科)에 급제한 중인화가로 서민들의 생활상보다는 선비들의 격조 높은 행위들에 관심을 두었고 표현은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이며 운치있게 함으로써 뛰어난 독자, 적 세계를 드러냈다 강세황과의 친분은 물론 손아래의 김홍도와 시회. ( )를 가질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선비나 중인층의 생활상을 담은 개인 소장의.

30) 안휘준 한국회화의 전통,『 』,문예출판사, 1988, pp.341-342.

그림2 정선 <독서여가> 淡 , 24.1*17cm, 澗 館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성 연구 지순임/ 159159159159

사인삼경도첩( 景圖 ) 이 있다 이의 사인삼경. ( 景)은 한복차림의 선비들이

《 》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활을 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그중 사인사예, , < ( )>(그림 는 세

3) 선비가 활쏘기로 기량을 겨루는 장면이다 노송아래의 단 위에서 활시위. 를 당기고 있는 모습 화살 통에서 화살, 을 꺼내는 모습 활줄을 거는 모습 등 각, 자의 개성적인 동작을 통해 인물화법은 어색하지만 동작묘사는 솔직하다 소나무. 가지가 드리운 공간에 주인공들을 삼각 형으로 배치한 점이나 산수배경을 중시 한 점에서 전통성을 엿보게 하지만 인물, 들의 묘사 소나무의 형태 배경의 여인, , 들의 모습 등에서 조선 후기 특유의 화풍 이 드러나고 있다 활 쏘는 장면 뒤로는. 개울이 흐르고 멀리 빨래하는 세 아낙의 모습이 보인다 빨래터의 정경은 김홍도.

의 풍속화에서도 같은 소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주목된다.

김홍도의 <포의풍류( 그림 에는 사방 )>( 4)

건을 쓴 선비가 방안에 앉 아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이는 현감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의 자신의 심회와 삶의 자세를 나타낸 일종의 자전 적 성격을 띤 그림이다 도. 포차림에 사방관을 쓰고 비 파를 타고 있는 그의 모습

은 고아(古 )한 선비의 해 ^{그림4 김홍도 <포의풍류>} 淡 , 27.9*37cm

그림3 강희언 <사인사예> 淡 , 26*21cm, 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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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풍도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그 주위에 배열된 문방사우를 비롯하여 서첩과 파초 불. , 로초 검 표주박 등은 그가 평상시에 누리던 문인 취향의 단면과 더불어 선도, , ( 道)에도 심 취했던 그의 풍류 생활의 면모를 엿보여 준다 화면의 왼편 상단에는 한일월. ( )하며 자적하는 자기의 심의를 흙벽에 아름다운 창을 내고 이 몸 다 할 때까지 선비로 묻혀 시가“ 나 읊조리며 살리라”³¹⁾라는 글귀로 요약해 놓았는데 이는 벼슬에 대한 욕심 없이 소박한 집에서 시를 읊으며 살겠다는 내용이다.³²⁾ 필치는 부드럽고 여유있는 오십대 전반의 모습 이다.

배경 없이 각종의 기물들을 짜임새 있게 포치한 구성력이 보인다 또한 굵고 가는 필선과. 곧고 파동 치는 필세를 섞은 붓 놀림이 보인다 그런데 이 작품을 보면 깨끗한 인물의 모습. 과 여유 있는 필치인데도 불구하고 무언가 세상사에 대한 체념이 엿보인다 이는 관직을 지. 내면서 사대부적 의식을 키워도 보았지만 현실에서 화원이라는 신분적 제약이 큰 벽이라는, 것을 느낀 김홍도 내면의 심정이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풍속화에서 선비적 풍류로서의 해학적 미감이란 서민들의 현실적인 생활과는 다른 선비 들이 은거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는 것이어서 관조적이며 정신적 육체적인 안일을, 추구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것은 전원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여유로운 멋과.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결국 선비들의 풍류적인 성격을 띤 해학은 익살이나 풍자적인 것보다는 자연을 관조하고 자신의 미적 취미를 고양시킬 수 있는 정화된 마음으로의 멋스러움에서 즐거움을 찾는 해 학적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서민들의 생활풍속적 해학 서민들의 생활풍속적 해학 서민들의 생활풍속적 해학 서민들의 생활풍속적 해학 2.2.

2.2.

풍속은 그 고장의 생활습관이나 풍습을 일컫는 것이기에 인간 생활 자체이기도 하다 이. 생활 풍속을 유형별로 구분해 보면 씨름도 장기놀이 같은 취미 오락적인 풍속화가 있는, , 가 하면 빨래터 우물가 점심 주막 노상피안 편자박기 등 세속의 평범한 일상생활의 풍, , , , , 속화도 있고 교육적인 내용의 서당 그림감상 등도 있으며 생업의 이모저모를 그린 대장, , ,

31) 김홍도, , 기창토벽 종신포의 숙영기중.

32) 진준현 단원김홍도 연구,『 』,일지사, 1999, pp.4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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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고기잡이 벼타작 같은 직업적인 내용의 풍속화가 있다, , .

김홍도의 풍속화는 자연 속에서 서민의 삶을 표현한 사경적( 景 )인 것과 기록화적 성 격의 계회도(契 圖)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원풍속화첩 은 대부분 일반 백성들의≫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 등 생활상을 관찰하여 풍속화가 지녀야 할 시대성 기록성 사실성을, , 살린 것은 물론 그 위에 창의성과 해학성을 곁들여 속되게 느껴지기 쉬운 풍속화를 예술적 세계로 승화시켰다.³³⁾

씨름도 그림 속의 등장인물들은 한눈에 볼 수

< >( 5)

있게 배치되어 있는데 씨름꾼의 자세는 상반된 표정을, 보여 주기 위해 절묘하게 배치했다 중앙 하단의 뒷모. 습을 보이는 인물이 눈에 띠는데 오히려 그 보이지 않, 는 부분이 궁금하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만약 아래쪽. 의 인물들 모두가 이런 포즈였다면 답답했을 것이다.

머리를 땋아 내린 이 아이의 시선이 이끄는 곳은 씨름 판과 거리가 있다 엿장수로 이어진 시선은 다시 화면. 밖으로 이어진다 이런 딴청이 그림을 유머러스하게 한. 다 전체적으로는 내려다보이는 시점을 취했다 원형의. . 구도를 이룸으로써 씨름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나 모두 대등한 위치에 두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에게 각각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부여하. 여 구경하는 사람들이 승부를 가리는 긴장 속에서 입을 열어 큰 웃음을 짓는 다양한 인물 동작들을 자연스럽게 화면에 아우르고 있다.³⁴⁾ 그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한 화가의 예리 한 눈이 보이고 대상을 사랑한 화가의 따뜻한 가슴이 보인다 그러니 선은 투박하나 건실, . 하고 아름답다기보다 질박한 것이다 이 씨름은 시끌벅적한 서민들의 삶을 간략하고 생, . ‘ ’ 동감 있는 필치로 잘 드러냈고 일견 단순한 필치로 쉽게 그린 듯이 보이나 사실은 보는 사, 람의 눈길까지도 생각하면서 그린 치밀한 작품이다. ³⁵⁾ 분위기를 한층 더 심화시켜 주어 아무런 부담감 없이 웃을 수 있는 소박한 해학의 영역을 제공한다.³⁶⁾

33) 김원룡안휘준 저 신판 한국미술사,『 』, 서울대학교출판부, 1996, p.297.

Andreas Eckardt, History of Art

,

34) Evelyn McCune,

The Arts of Korea

35) 안휘준 한국풍속화의 발달,「 」 『, 한국회화의 전통』, p.352

그림5 김홍도 <씨름> 淡 ,

27×22.7cm 國 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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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미학 예술학 연구· 20

빨래터 그림 는 당시 남녀칠세부동석 같은 엄한 규율이 지배하는 유교사회에서 여

< >( 6) ‘ ’

인들이 개울가에 나와 허벅지까지 드러내며 빨래하 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재미있는 것은 바위 뒤에 숨. 어 앉아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훔쳐보는 갓을 쓴 사 내의 모습 생생하다 특히 투박하고 각진 윤곽선의. 바위표현 짧은 부벽준과 수묵훈염 등이 전기 산수화, 의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참 모 습들을 예리한 관찰과 묘사력으로 생활에 대한 깊은 공감을 낼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이상에서 고찰해본 내용과 같이 단원의 풍속화첩은 종이 위에 그것도 배경을 생략하고 간략하고 힘찬, 필치로 서민생활의 생생한 모습들을 소박하게 스물다 섯 점의 작품에 유감없이 담아내었다.

화면의 구도가 세련되어 있고 필선들은 다소 투박해 보이나 힘있고 간결하다 그리고 인. 물로 묘사된 서민의 표정엔 하나같이 구김새가 없다.³⁷⁾ “단원풍속화첩 의 미덕은 사람만” 을 주제로 하여 화면 가득 채워 한국인의 구수한 맛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점이다. ³⁸⁾

교육적인 내용으로는 우선 작품 서당 그림 부터 살펴보면 이 그림은 화면 한가운데< >( 7) 를 비워놓고 훈장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둘러앉은 학동들만 그려 넣은 원형구도로 몇 가지 의 소도구만을 실감나게 표현한 그림이다 그 소도구는 이미 책의 내용을 다 알고 있어 교. 사용 지도서가 꼭 필요 없는 훈장의 텅 빈 탁자 열린 뚜껑이 비스듬히 걸쳐진 필묵함과 받, 침 그 용도가 짐작되는 회초리 여기저기 펼쳐진 책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중앙집중식 원, , . 형구도는 공간감을 살리기에 효과적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서당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진. 도를 따르지 못한 학업부진아로 곧 매를 얻어맞게 될 아동이므로 벌써 울려고 하는 모습이 다 아이들도 책을 슬그머니 밀어서 보여주려는 아이 입을 가리고 정답을 알려주는 훈장. , 쪽의 아이 그런 모양이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잔뜩 머금은 상투 튼 아이 웃음을 참지 못해, , 이미 웃고 있어 몸이 흔들리도록 옷이 구불구불하게 표현된 맨 아래 더벅머리 꼬마아이 이,

36) 진준현 단원 김홍도 연구,『 』,일지사,1992 p.394.

37) 조요한 한국미의 조명,『 』,열화당, 2002. 347p.

38) 박영대 우리 그림 백가지,『 』,현암사, p.257.

그림6 김홍도 <빨래터> 淡 ,

28×24cm 國 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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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황을 은근히 다 알고 있는 훈장도 웃음을 참느라 몸이 약간 흔들리고 있는 모습 이 재미있다.

생업적인 내용으로는〈벼타작 그림〉( 8) 에서 볼 수 있듯이 서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회화의 주제로 승화시켜 표현 했다는 점은 회

화적 의미가 크다 아름다운 것만을 의도적으로 그리. 려 했던 종래 회화에서 볼 수 없는 거칠고 투박한 선 의 묘사는 그림의 해학적 가치를 더욱 고취 시키는 도 구로서 시원하게 사용되었다 이 작품은 벼를 타작하. 고 있는 농사꾼들의 옷매무새가 걷어 올려진 채로 그, 리고 웃통을 벗고 있거나 잘 여미지 못한 채로 표현되 어 있어 사실에 입각한 관찰이 결과를 사실적으로 표 현한 것이다 볏단을 타작하는 사람 묶어 나르는 사람. , , 비로 써는 사람 등 각자가 일률적이지 않게 업무분담, 이 잘 이루어진 당시 서민의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으며 이들은 고된 일을 하면서도 표정엔 즐거움이 완연하다 이 미, . 소는 억지의 웃음이나 과장된 미소가 아니라 그림 전체와 잘 어우러지는 절로 흥에 겨, , 워 자아내는 즐거움의 웃음이다 오른쪽 상단에는 유유자적하게 담배를 물고 누워 있는. 갓 쓴 양반의 모습이 있는데 벼타작을 하는 농민,

들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방인이면서도 그림 전체 의 분위기와 어울리며 중요한 구도를 형성한다.

이 양반의 모습은 종래의 권위주의의 양반의 모 습이 아니라 삐뚤어지게 쓴 갓 가지런하지 못하, 게 벗어놓은 고무신 팔을 궤고 비스듬히 누운 자, 유스러운 자세 그 옆의 술잔을 엎어놓은 술병과, 함께 서민과 별 다를 바 없는 인간적인 면모의, 양반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소품, 처리와 함께 김홍도의 높은 회화성을 잘 보여준 다 이렇듯 무관계한 것으로 생각되는 대상을 의.

그림7 김홍도 <서당> 淡 , 27×22.7cm 國

館

그림8 김홍도 〈벼타작〉 淡 ,

27×22.7cm 國 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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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미학 예술학 연구· 20

외적인 면에서 연결시키면서 교묘하게 표현하는 해학적 표현은 김홍도 작품의 특색이며, 당시 풍속화의 독특한 해학적 수법이었다 이 작품의 양반은 이러한 면에서 타작하는 농. 민들의 종속적 요소로 취급되고 있으며 주제를 해학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³⁹⁾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상생활의 풍속을 그린 풍속화들은 공격적이고 비판적이거 나 신랄한 사회 풍자적인 요소보다는 당시 현실에 애정을 가진 순진한 인간애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히려 은근한 즐거움의 표현으로 되어 휴머니즘적 요소를 지니고 있고, 서민들의 절박한 정취를 순화시켜 정감있게 하는 소박한 해학적 특징이 있다 일상생활을. 대상으로 한 경우 장면 속의 인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표정과 자세를 과장 또는, 생략하거나 장면의 설정도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연출하여 그림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성도 느끼게 해준다.

한량들을 향한 풍자적 해학 한량들을 향한 풍자적 해학 한량들을 향한 풍자적 해학 한량들을 향한 풍자적 해학 3.

3.

3.

3.

풍자는 넌지시 결점을 책하며 빈정대는 의미이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나타난 풍속. 화에는 공격적인 비판이 아니라 에로틱한 분위기에서 기생들과 노니는 선비들의 소박 한 비판이나 세태풍자의 해학성이 보일 뿐 이다.

예를 들면 우선 월하정인, < ( )>

그림 은 달빛 아래 정든 남녀 간의 은밀한 ( 9)

사랑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린 그림이다 흐. 릿한 눈썹 모양의 달이 비추고 있는 깊은 밤 담 모퉁이에 한 쌍의 연인이 밀회하는 장면이다 깊은 밤에 남의 눈을 피해 만나야 할. 관계를 정감있게 표현했다 이러한 그림들은 한량과 기녀의 애정관계를 해학적으로 풀면서.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것 이다.⁴⁰⁾ 이 때문에 신윤복의 풍속화들은 춘의 또는 에로틱한 내

39) 심영옥 앞의 논문, , p.48.

40) 최순우,「이조회화에 나타난 에로티시즘」『, 공간』3권 호3 , pp.47-53.

그림9 신윤복, < >, , 28.2×35.6cm,

澗 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