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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피크타임 차별 요금제로 절전을 유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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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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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올 여름철 전력 대란 조짐이 현재화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서 냉방용 전력수요가 많이 늘어남에 따라 예비전력이 전력수급 비상조치의 첫 단 계인 400만㎾(관심) 아래로 떨어졌다. 여러 언론 보도에 의하면, 혹서기도 아닌 초 여름에 접어든 지난 6월 7일 최대 전력공급능력은 6,679만㎾였지만 오후 1시 35분 최대 전력수요가 6,350만㎾에 달해 예비전력이 329만㎾까지 낮아진 것이다. 특히 순간 최저 예비전력은 당일 오후 2시 42분에 기록한 316만㎾(예비율 4.9%)였다고 한다. 더구나 이 예비전력 중 200만㎾는 전날 수요예측에 따라 기업을 상대로 절전 수요관리를 통해 확보한 것이라니, 실제 예비전력은 110만~120만㎾대로 위험 수준 인 ‘경계’ 단계였다. 그러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8월 중순에는 지난해 9월 15일처 럼 ‘블랙아웃(전국 동시정전)’ 가능성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비록 여름철 전력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하지만, 연평균으로 보면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다만 여름과 겨울 피크타임에만 부족한 것이다. 비록 장기적으로는 전 력수요의 지속적 상승 추이를 고려해서 새로운 발전소 건설 등 공급능력을 확대해 야 하겠지만, 현재 전력부족 위기 상황은 공급을 증대시켜 해결하기보다는 피크타 임 수요를 감소시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전력 생산은 저장할 수 없어 봄 가을 전력 비수기에는 유휴생산시설이 되어 낭비된다.

전력부족위기 위기 상황은 수요를 감소시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

정부가 선호하는 피크타임 전력수요 감축 방법은 캠페인, 즉 국민 모두가 자발적 으로 절전운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7일 여름철 전력수 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단체 공동 절전캠페인 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 아울 러 냉방온도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백화점 호텔 등 대형건물 478곳은 실내온 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내온 도 26도는 예비전력이 500만㎾ 아래로 떨어진 지난 5월 29일의 한낮 기온 수준이 다. 업체마다 냉방수요가 달라서 규제의 실효성이 의문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투

일일 피크타임 차별 요금제로 절전을 유도하자

손정식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명예교수

20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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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하고 있는 휴양지 관광호텔에서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업체는 많 을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관광호텔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강력하 게 단속해서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관광을 기피하게 하면, 전기절약에는 도움 이 되겠지만 국가경제에 유익할 것인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바람직한 대안은 전기요금의 현실화, 즉 상향조정이다. 가격만큼 강력한 절 약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이를 주저하는 것은 몰라서가가 아니라 물가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이 아무리 비싸지더라도 부자들은 절약하지 않고 펑펑 사용할 텐데, 빈곤계층은 기본 생활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사용마저 부담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전기처럼 생활 에 필요한 재화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적어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만큼은 소비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 즉 정의롭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러므로 전기요금을 상향 조정할 때, 누진구조를 세밀화해서 빈곤계층의 기초 전기사용 부 담을 제한 할 필요는 있다.

정치적 이유로 가격 상향조정이 단기적으로 어렵더라도 한 번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외부효과 이론에 근거한 전기요금정책이다. 외부효과 이론에 의하면 긍정적 외부효과를 일으키는 소비는 보조금을 지급해서 더 많이 소비하게 하고, 부정적 외 부효과를 일으키는 소비는 세금을 부과해서 더 적게 소비하게 하는 것으로 적정 (optimal) 소비를 유도해서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시킨다. 여름철 전력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려서 블랙아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별 소비자가 전기를 사용하 면 할수록 블랙아웃을 발생시킬 위험을 더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킨다. 반 면 전기를 절약하면 할수록 블랙아웃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긍정적 외부효과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전력소비의 외부효과가 큰 계절에는 전기를 추가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세금을 부과해서 전기 사용을 줄이게 하고, 전기를 절약해서 사용하 는 소비자에게는 보조금을 지급해서 더욱 전기를 절약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전력시 장의 효율성 제고에 이바지한다.

일일 피크타임별 차별요금제 도입 제안

한국전력은 여름철 전력 성수기인 7월과 8월의 전기요금을 다른 계절보다 비싸게 책정해서 성수기 전력수요를 줄이려하고 있다. 이를 보다 정교화해서 매일매일 피 크타임 전기절약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추가 전기사용에는 마이너스 보조금, 즉 페널티 요금을 적용하는 요금 차별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비록 8월 한 달 동안 같은 전기를 절약한다고 해도 낮 피크타임에 절약하는 것과 한밤중 전력이 남아돌 아가는 시간에 절약하는 것 사이에는 외부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낮 피크타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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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절약하면 전력네트워크에 부하를 줄이는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킨다. 아 울러 무더운 낮 피크타임에 절약하는 사용자, 예컨대 가정은 냉방기 가동을 중지하 거나 냉방온도를 높이는 등 상대적으로 큰 기회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에 상응하는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면 전기절약 유인을 강화시킬 것이다.

반대로 낮 피크타임 대에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전력네트워크에 과부하를 더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초래한다. 아울러 이 때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상대적으로 큰 효용을 얻는다. 그러므로 그에 상응한 높은 대가(비용)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전 력의 효율적 사용에 이바지한다.

다행히 한국전력은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의 도입으로 각 가정이나 기업의 하루 시간대별 전력사용량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한 달의 전력요금을 산정할 때, 매일매일 시간대별 예비전력비율과 각 사용자의 절약 또는 추가 사용량 을 대비시켜 예비전력이 낮았던 시간대에 절약 또는 추가 사용 전기량에 비례해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페널티 요금을 부과하면 효율적 전력사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요금차별제는 전력사용 요금을 깎아주거나 추가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월별 요 금청구서를 고지할 때 피크타임 시간대별 전기절약량과 보조금 또는 추가 사용량과 페널티 요금을 알려주면 피크타임 절전에 보다 적극적인 국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 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용량을 기준으로 개별 사용자의 피크타임 전기 절약 또는 추가 사용량을 측정할 것인지는 실증분석을 통해 결정하겠지만, 가능하면 피크타임 에 전력네트워크에 걸리는 전기부하가 최소화하도록 정해야 할 것이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