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 업 과 인 력 개 발 92
Krivet 광장
21세기 직업인상
자격증 최다보유로 기네스 오른 교사 1)
- 전문학교 출신, 실기교사 한계 넘어 -
소병량(서울독산고등학교 교사)
“자격증은 자신의 삶을 살찌워 주는 신의 손이다. 왜 냐하면 자격증이야말로 객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서울 독산고등학교에 재직중인 소병량 교사는 자격 증 46개를 보유하여 자격증 최다 보유 한국 기네스북에 등록된 사람이다.
전자, 전기, 기계 승강기, 방송설비, 자동차 정비, 건 축, 토목, 배관, 보일러, 부동산 등을 포함해 최근에는 교 통사고감정사, 경비지도사를 취득해 기네스 보유 개수에 2개 추가된 총 48개에 이르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그가 직접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은
“명문대학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능력향상을 위해 힘써 객관적으로 사회의 인정을 받아야지만 어려운 세상에
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그것은 곧 자격증 취득에 있 다”는 말이다.
학력콤플렉스 벗기위해 48개 취득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하나를 취득하기에도 어려운 자격증을 무려 48개나 보유하게 된 배경은 남달랐다.
학력중심 사회의 벽에 부딪혀 수없이 절망하면서 자신 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발버둥쳤던 그의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사실 그는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교사가 아니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구두 닦기, 지하수도 설치공, 과일운반 등으로 근근히 생활
1)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공모한 능력중심사회 구현 수범 사례에서 개인 수범 사례 우수상으로 선정되었다.
Vocation & Human Resource Development 93
하던 서민에 불과했다.
19세의 나이로는 견디기 힘든 매일 반복되는 고된 노 동과 의미 없는 생활에 대한 회의, 꿈이 없는 자신을 되 돌아보며 대학진학을 위해 10원짜리 동전 하나라도 생 기면 들고 은행에 찾아가기를 1년여, 드디어 차곡 차곡 목돈이 모였고 인천의 대헌공업전문학교 전기과에 입학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졸업후에도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파사 운영이 고작이었다.
“그나마 자본금도 없이 가게를 임대할 수 있었던 것 은 나의 기술을 보고 집주인이 주변사람들에게 홍보해 줘서 전파사를 창업할 수 있었던 것이다”며“비록 동네 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파사 일에 불과했지만 기술이 란 역시 한번 배우면 영원히 내 것이 된다는 것과 그 기 술은 어느 누구도 도둑질 해 갈수 없는 커다란 자산이라 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떳떳한 교사로 교단에 서기 위해
신문에 난 교사모집 광고를 통해 그는 당시 정교사 자 격증이 아닌 실기교사 자격증만을 소지했지만 서울 구로 구에 위치한 공업학교 기술교사로 임용되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본격적인 자격증 취득에 대한 열망을 갖게 됐다.
“한 가지를 가르치기 위해 열 가지를 연구하는 열정 으로 교단에 섰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준교사, 정교사 자 격증을 가지고 당당하게 교사에 서 있는 동료교사들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심이 언제나 자신을 괴롭혔다”며
“오로지 나도 정교사로서 당당하게 교단에 서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그는 대학 3학년 편입에 도전, 중도에 학업을 중단한 직장인들을 위한 개방대학에 입학했다. 낮에는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밤에는 야간대학생으로서의 생
활이 시작된 것이다.
아침 8시 30분에 학교로 출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하 고 학교에 도착하는 7시부터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넘는 고된 생활이 었다.
밤늦게 집에 도착하면 수업준비를 해야했고 학교공부 를 해야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구로동과 공릉동을 오가는 차안이 고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4년제 대학 졸업장만 손에 쥐면 자신의 초라 함이나 열등감 따위는 완전히 털어낼 줄 알았던 학사학 위 취득은 고등학교 교사로서 정교사 자격증 조차 없는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완전히 지워주지 못했다.
또 다시 그는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배움 의 힘든 여정을 시작했다. 2년 6개월의 교육과정을 마 치고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정교사 자격증을 받던 날, 석사모를 쓰고 당당하게 서 있는 자신에 대한 기쁨은 그 동안의 설움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을 만큼의 크기 였다고 한다.
명문대출신 아닌 소외감 극복
그렇게도 열망하던 정교사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또 하 나의 장벽이 그를 가로막고 있었다. 명문대 출신 교사들 만의 모임에서 오는 소외감, 명문대 출신 교사가 아니라 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 학교였다.
그는 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하는 공채 시험에 응시하 여 공주직업훈련원 공장자동화과 교사로 새로운 교직생 활을 시작했다.
직업훈련 교사는 자격증 취득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당시 37세의 나이에 기능장 자격증에 도전한 것이다.
계속되는 실패로 2년여의 세월이 지나갔지만 끝내 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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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장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순회고사에 도전 하여 서울직업학교로 옮기게 됐다.
이 곳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기능교육을 받아 사회 에 진출하고자 하는 인문계고등학생들을 위탁받아 교육 하는 학교였기 때문에 학생들과 자격증 취득을 위해 더 욱 매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는 교사가 아니라 과제를 같이 풀어가는 교사로 언제나 작업복 차림에, 손에는 책과 작 업공구가 들려 있었고 이어 자격증의 숫자도 해마다 늘 어났다.
자격증 취득에 따른 어려움도 컸다. 한 과목 시험에 4~5번 재도전은 기본이었고 실습에 따른 재료비와 책 값 부담, 주변에서의 핀잔도 참아내야 했다.
“대한민국에서 최다자격증 보유자가 되어 학생들에 게 자랑스러운 교사로 남고 싶었다”며“나이든 교사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젊은 너희들은 더욱 쉽게 이 룰 수 있는 일이라는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고 그때의 심정을 털어놨다.
사회교육 활동에 주력할 터
지금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순위고사를 통해 서울 독산고등학교 기술교사로 재직중인 그는‘한국의 맥가이버’‘별난 인생’‘앞서가는 사람들’등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유명인사가 됐다. 또한 2001년 서울시교육 청이 선정한 신지식인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명문대 졸업장을 가졌다면 끊임없는 도전을 하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그는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있게 한 최초의 동기는 부족한 자 신에 대한 콤플렉스였지만, 이제는 나를 이끌어 가는 것 은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 이다”며“사실 자신에겐 교사자격증과 운전면허증만이 필요한 자격증이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한 도전을 통해 가정의 가장으로서, 학교의 교사로서, 나 자신으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21세기를 여는 자격증’, ‘여성들에게 유 리한 창업 자격증’등 다양한 사회교육 공개강의를 통해 그 동안 그를 괴롭혀 오던 학력 콤플렉스를 후련하게 털 어 버렸던 자신의 경험담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자 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 이 보 영 주간 교육기자)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공모한 능력중심사회 구현 수범 사례집1,2 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