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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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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 백용식교수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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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강의내용 1. 작가소개 2. 작품소개 3. 줄거리 소개 4. 제목

5. 장르

6. 시공간과 환경 7. 인물

8. 인물관계와 갈등 9. 사건과 슈제트

10. 새로운 연극으로서의 <바냐 아저씨>

11. 작가의 의도,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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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안톤 체홉

(1898 Osip B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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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1. 작가소개

- 체호프(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러시아 작가( 1860. 1. 29-1904. 7.

14/15) 러시아 타간로그 출생

- 러시아극작가이자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이자 선구자. 19세기 후반 러 시아의 대표적 산문작가.

- 체호프의 아버지: 농노 출신, 식료품 잡화상. 가난했고, 신앙심이 깊고 엄격

- 타간로크의 중등학교(10년)에 입학.

- 아버지 파산 후 식구들 모스크바 이주. 마지막 3년은 가정교사로 벌어 서 학업.

- 1879년 가을 체호프는 모스크바의 식구들과 합류.

- 의과대학 입학, 1884년 의사자격을 얻고 졸업. 가정의 경제를 책임짐.

- 가장으로서 신문·잡지에 기고 혹은 유머 잡지의 일화 작가로서 <체혼 테>란 필명으로 작품 활동, 유명세를 탐.

- 1888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대초원〉을 발표하여 본격적 창작활동.

- 이 작품을 시작으로 1888년부터 1904년 사망할 때까지 수많은 신문·

잡지와 선집에 단편을 기고.

- 1888년 체호프는 처음으로 진지한 내용을 다룬 단편소설에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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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그러나 유머는 여전히 항상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음.

- 1880년대 후반 예술의 목적에 대해서 무척 고민. 비평가들, 그가 뚜렷 한 정치적·사회적 관점을 갖고 있지 않으며 작품에 어떤 방향성을 부여 하지도 못했다는 이유로 비난하기 시작.

- 체홉: 비정치적이고 특정 철학에 구속받지도 않으며 추상적인 허세를 불편해함. 비평가들의 비난에 괴로워함.

- 1890년 초 그는 혼자서 머나먼 섬 사할린 섬으로 사회학적 조사를 하 러 출발.

- 사할린은 차르 체제하의 유형지로 악명 높은 섬.

- 체홉은 드레퓌스를 옹호, 그러나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것은 아님.

- 정치에서나 예술에서나 중요한 것은 자유라고 생각.

- 의사이자 의료 행정관으로서 1891~92년의 대기근 구제사업 참여.

- 모스크바에서 80㎞ 떨어진 멜리호보 마을에 영지 구입.

- 멜리호보 시기: 단편소설에 관한 한 가장 창조적인 시기.

- 〈갈매기〉(1896)는 멜리호보 시기에 쓴 유일한 희곡. 1896년 10월 17 일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 혹평 받음. 2년 뒤 신설 모스크바 예술극장 에서 재 공연. 성공을 거두어 극작가로서 자질을 재정립.

- 1897년 3월 결핵으로 인한 각혈. 멜리호보의 영지를 팔아 크림 반도의

해변 휴양지 얄타에 별장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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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자신의 연극에 출연한 여배우 올가 크니퍼와 사랑에 빠져 결국 1901 년 결혼(아마도 그의 유일한 사랑)

- 얄타 시기에 단편소설 창작을 감소, 희곡에 중점. 마지막 희곡 작품인

〈세 자매〉(1901)와 〈벚꽃 동산〉(1904) 집필.

- <벚꽃 동산>: 러시아 지주 계층을 신랄하게 묘사한 작품.

-1904년: 폐결핵으로 사망(44세) 2. 작품소개

- <바냐 아저씨>는 1889년의 <숲의 수호신>을 개작한 것으로 1897년 최초 출간.

- 출간 직후 지방극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연(1897년, Ростов-на-Дону에 서 최초 공연)

-1899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공연된 <바냐아저씨>에 대한 고리끼 의 평

“<바냐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공연을 보고 여편네처럼 울었답니다. 신경이 예 민한 인간도 아닌데 말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대단한 작품입니다. <바냐 아저씨>는 완전히 새로운 연극 예술이며, 대중의 비어있는 머리를 후려치는 망 치입니다. <바냐>의 마지막 막에서 의시가 기나긴 사이 뒤에 아프리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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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더위에 대하여 말할 때 당신의 재능 앞에서 황홀해져서, 인간에 대한 두려움 때 문에,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삶 때문에 전율했습니다.”

- 1899년 모스크바의 말리 극장(소극장)이 공연 제안, 체홉도 동의.

- 같은 해 4월 연극·문학위원회 페테르부르크 분회는 원고수정 요구. 체 홉 불복.

-체홉은 <바냐 아저씨>의 원고를 모스크바 예술극장(네미로비치 단첸 코)에 넘김. 1899년 10월 26일 초연. 성공

3. 줄거리 소개 1막

어느 흐린 초가을. 바냐 아저씨와 소냐가 경영하는 시골 영지에 퇴직교 수 부부(세레브랴코프와 엘레나)가 오고부터 기존의 생활습관과 방식 그리고 하루의 일과가 모두 바뀌였다. 식사시간도 교수 부부의 리듬에 맞춰 변하였고, 집안 사람들은 온종일 신경통에 시달리는 교수의 짜증 을 받아주라,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교수부부가 오기 전에는 자신들의 일에 충실했던 바냐, 소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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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의사 아스트로프도 자신들의 일에 흥미를 잃고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바냐와 아스트로프는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교수부부를 비난하면서도, 교수 부인은 아름다운 엘레나을 연모한다. 바냐는 자신 의 일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엘레나의 주변을 맴돌고, 아스토로프도 하루 가 멀다하고 지주의 집을 드나든다. 선량하고 순진한 소냐도 들떠 있다.

그녀는 부쩍 방문이 잦아진 의사 아스트로프를 짝사랑하여, 마음을 표 현할 기회를 노리지만, 그의 엘레나만을 동경할 뿐이다.

2막

밤. 통풍 혹은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교수는 늙음을 한탄하면서 젊은 아 내인 엘레나를 불신하는 말로 그녀를 학대한다. 퇴직교수로서 노년의 무력감으로 절망하여 교수(세레브랴코프)는 점점 자기중심적이고 동시 에 이기적으로 변하고, 그는 모든 사람들을 원망하고 비난하고, 다른 가 족들을 그를 간호하면서도 피로와 스트레스로 고통을 당한다. 집안 분 위기는 질식할 것만 같은 상태로 변한다. 인생을 낭비했다고 생각하는 바냐는 엘레나에 대한 사랑에서 구원과 도피처를 찾는 듯하다. 그는 엘 레나에게 구애하지만, 그녀는 바냐를 무시하고, 나아가 시골 영지에서 의 생활을 못 견뎌 한다.

소냐는 의사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것이 못생긴 얼굴 때문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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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믿고는 깊은 절망감에 빠진다. 괴로워하던 소냐는 새 엄마인 엘레나에 게 도움을 요청하고, 둘 사이의 서먹서먹한 관계는 다소 해소되는듯하 게 보이기도 한다.

3막

교수가 무엇인가 발표하기 위해 가족들을 응접실로 불러 모은다. 엘레 나는 소냐의 고민을 듣고, 그녀를 대신하여 의사 아스트로프가 소냐를 사랑하는지를 알아 주겠다고 약속한다. 엘레나는 아스트로프가 소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더 이상 영지에 오지말라고그에게 부탁하 지만, 아스트로프는 오히려 알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아스트로프는 엘레나를 포옹하고 그녀에게 밀회를 약속할 것을 강요한다. 그 순간, 엘 레나에게 줄 꽃다발을 들고 들어오던 바냐가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한다. 놀란 엘레나는 속히 영지에서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소 냐도 엘레나에게서 실망스런 답변을 듣고 낙담한다.

퇴직 교수는 자신이 세상일은 잘 모른다고 하면서도, 영지를 팔아 재산

을 정리하고, 그 돈의 일부는 증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돈으로는 핀란드

에 별장을 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가족들에게 묻

는다. 그러나 바냐는 매형인 교수를 위해 젊음을 바쳐서 영지를 일구고

지켜온 자신의 헌신을 무시하는 교수를 비난한다. 광분한 바냐는 교수

에게 총을 발사하지만, 다행이 총은 빗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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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4막

교수부부는 영지를 떠날 준비를 한다. 의사 아스트로프는 마지막으로 엘레나에게 마지막에게 구애를 하고, 엘레나도 흔들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둘은 헤어진다. 바냐는 자살할 목적으로 아스트로프의 몰 핀을 훔치지만, 소냐의 부탁으로 몰핀을 아스트로프에게 돌려 준다. 바 냐와 교수는 작별 직전 화해를 하고, 바냐는 예전과 같은 액수의 돈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한다. 아스트로프는 떠나지만 영지가 따뜻하고 편안 하다는 말을 전한다. 모두가 떠나고 남은 바냐와 소냐는 예전을 일상으 로 돌아간다. 소냐는 열심히 살면 훗날 슬픔이 끝나고 평안의 축복을 받 게 될 것이라고 바냐 아저씨에게 말한다.

4. 제목

- Дядя Ваня

- 바냐는 소냐의 외삼촌인 ‘이반 페트로비치 보이니쓰키’를 의미함.

- 바냐는 ‘이반’의 애칭. 성서의 ‘요한’에서 유래한 것이며, 영어로는

‘John'이다.

- 작품 중 바냐의 모친(마리야 바실리예브나 보이니쓰카야)이 바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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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잔’이라 부르는 것은 러시아어의 이반과 영어의 잔이 동일한 어원을 갖 고 있기 때문.

- 바냐 아저씨 혹은 바냐 외삼촌은 소냐와의 관계에서 본 인척관계를 말한다.

- 바냐와 소냐가 작품 속에서 ‘압도적인 중심’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

- 그러나 영지에서의 역할과 결말의 주제를 담고 있는 대사를 생각할 때 바냐와 소냐가 작품의 중심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 제목의 기능 즉 작품의 내용 암시, 작가의 의도 암시, 독자에 대한 영 향력(흥미유발)을 생각할 때 “바냐 아저씨”라는 제목은 기능에서 약하다 고 할 수 있음.

-바냐의 삶과 고뇌가 작품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작가의 암시로 해석할 수 있음.

5. 장르

- 농촌에서 취재한 4막극(Сцены из деревенской жизни в четырёх действиях)

- 직역하면 ‘4막으로 된 시골 삶(생활)로부터의 장면들’이다.

- 장르규정에서 “삶(생활)”이라는 개념이 의미심장함.

- 작가 스스로 이 작품이 삶 혹은 생활의 몇몇 장면임을 명백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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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즉 극적인 사건 보다는 인물들의 ‘삶/생활’이 작품을 통해 묘사되고 있 음을 의식하고 있음.

-“삶(생활)극”이라는 평가

6. 시공간과 환경

- 시간: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불분명.

- 1889년에 <숲의 수호신>이 발표되고, 이 작품을 개작하여 1897년 발 표한 것이 <바냐 아저씨>라는 사실을 볼 때, 1889년 이전이 작품의 시 간이 될 것임.

- 대략 19세기 중반 이후이자 1889년 이전이라 추측할 수 있음.

- 계절과 1년 중의 시기는 명확하게 제시됨. 3막에서 “벌써 9월이야.”라 는 엘레나 안드레예브나의 대사가 나온다. 9월 초, 늦여름과 초가을 쯤 되는 시기.

- 공간: 바냐와 소냐가 경영하는 시골의 영지 저택

- 극의 모든 진행은 영지의 대저택을 벗어나지 않음.(테라스, 식당, 객실, 침실 겸 사무실)

- 대저택: “큰 방이 스물여섯 개나 있는데다가,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서

당최 사람들을 찾을 수가 없어요.”(세레브랴코프,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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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환경: 인물들이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는 곳.

- 도시와 시골의 이항대립이 인물들과 공간의 관계 속에서 드러남.

- 도시인인 세레브랴코프 교수와 부인 엘레나는 농촌사람들(바냐, 소냐, 아스트로프 등)과 갈등과 대립 관계를 형성함.

-인물들의 말과 행위 그리고 변화를 자극하는 요소가 됨.

7.1 바냐(이반 페트로비치 보이니츠키)

- 소냐의 외삼촌이고, 세레브랴코프 교수의 처남이다. 현재 47세.

-문학전공 교수인 매형을 존경했다.

“보이니쓰키: 25년 동안 나는 바로 이 어머니와 함께 두더지처럼 사면 벽 속에 앉아 있었어···. 우리의 모든 생각과 감정은 자네 한 사람에게 쏠려 있었지. 낮 에 우리는 자네에 대해서, 자세의 논문에 대해서 말했고, 자네를 자랑스러워했 으며, 경건한 마음으로 자네 이름을 불렀지. (3막:527)”

- 조카인 소냐와 함께 평생(25년동안) 영지를 관리하며 교수를 경제적

으로 지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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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보이니쓰키: 25년 동안 나는 이 영지를 관리하고, 일하면서 양심적인 청지기로 서 자네에게 송금했어. 하지만 자넨 그동안 단 한 번도 내게 고맙다고 하지 않 았지. 젊을 때나 지금이나 계속해서 자네에게 1년에 500루블의 봉급을 받았을 뿐이야. 하찮은 돈이지! 그런데도 자넨 단 1루블을 돌려줄 생각도 한 적이 없 어!”(3막:526)

- 희곡이 진행된 시기의 바냐는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고 절망하는 인물 이다.

- 그의 비판은 우선 자신이 존경했던 교수 세레브랴코프에게 집중된다.

특히 바냐는 교수의 문학전공교수로서의 삶과 업적을 부정한다. 그것은 동시에 교수의 학문에 열광했던 자신의 과거 삶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 이다.

“보이니쓰키:교수는 전과 다름없이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서재에 앉아 쓰고 있 어. 지혜를 다하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송시란 송시를 쓰고 또 쓰지만, 우리도 송시도 어디서 칭찬하는 소릴 들은 적이 없네란 것이야. 종이만 아까워! 차라리 자서전을 쓰는 게 나을 게야. 얼마나 멋진 주제냐 말이야! 퇴직 교수에 늙은 말 라깽이, 학식 있는 물고기라니까···.

<중략> 예술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인간이 꼬박 25년 동안 예술에 대해 읽고 쓰고 했다는 사실 말이야. 25년 동안 그자는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그리고 온갖 종류의 무의미한 것들에 대한 남의 생각을 되풀이해서 말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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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똑똑한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어리석은 인간들은 무관심한 것에 대해서 그자는 25년동안 읽고 쓰고 있다는 얘기야. 말하자면 25년 동안 그 자는 쓸데 없는 일을 해왔다는 거지. 그리고 동시에 자부심은 얼마나 대단한지!

불평은 또 얼마나 늘어놓는지! 은퇴했지만, 그자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전 혀 알려지지 않은 거라고. 그러니까 그는 25년 동안 남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 던 거야. 그런데 보라고. 거의 신이나 되는 것처럼 걸어가는 품새라니.(1막:478) 보이니쓰키: 못 해! (세레브랴코프의 길을 막아서면서) 잠깐, 아직 내 말 끝나지 않았어! 자넨 내 인생을 망쳤어! 난 산 게 아니야, 산 게 아니라고! 자네 때문에 난 인생의 가장 좋은 시기를 망치고 파멸시켰던 거야! 자넨 최악의 원수야!”

-바냐는 매제인 교수의 두 번째 부인 엘레나를 사랑한다.

“보이니쓰키:(혼자서) 10년 전에 그녀(엘레나)를 죽은 누이 집에서 만나곤 했지.

그때 그녀는 열일곱 살이었고, 난 서른일곱 살이었어. 어째서 그때 난 그녀를 사 랑하게 되지 않았을까, 왜 청혼하지 못했을까? 그건 정말이지 가능한 일이었는 데! 그랬으면 지금 그녀는 내 아내가 되었을 텐데···. 그래··· 지금쯤 우리 둘은 우렛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겠지. 그녀가 천둥소리에 놀라면, 나는 그녀를 안고서 속삭이겠지. “두려워하지 마. 내가 여기 있잖아.” 오오. 기막힌 생각이야. 얼마나 좋아. 웃음까지 아는군···. 하지만 맙소사.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뒤죽박죽이군···.

어째서 난 늙은 거야? 왜 그 여자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그녀의 수사 (修辭), 게으른 도덕, 세계의 파멸에 관한 말도 안 되는 게을러터진 생각. 모든 게 너무도 혐오스러워....”(2막:496-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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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인용에서 그의 사랑은 실패할 운명이다.

- 37세던 젊은 시절에 그는 17세의 엘레나를 알았으나 청혼하지 못했다.

한다.

- 바냐는 이제 47세가 되었고, 27세의 엘레나는 교수의 아내가 되었다.

그런데 교수는 바냐의 매형이다.

- 그리고 47세의 바냐의 눈에 엘레나는 매혹적이면서도 게으르고 나태 하고 혐오스럽다.

- 그리고 그의 고백에 엘레나는 무시하거나 나무라거나 핀잔으로 응한 다.

“보이니쓰키: 당신을 사랑하는데 어떻게 다른 눈길로 당신을 바라보겠어요? 당 신은 나의 행복이고 인생이며 청춘입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요. 그저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 목소리를 듣게 해주시면 됩니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조용히 하세요. 누가 듣겠어요!(1막:488)

보이니쓰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를 가리킨다.) 저 사람을 좀 봐.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군. 정말 사랑스러워! 정말!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온종일 같은 얘기만 하고 또 하는군요. 지겹기도 않으세 요!”(3막: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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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바냐는 교수를 위해 헌신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엘레나를 사랑 하는 현재의 삶에서도 후회와 절망을 겪는다.

“보이니쓰키: 오, 그래요! 저는 빛나는 개성의 소유자였지만, 저로 인해 누구도 빛나지는 않았습니다···. (사이) 나는 빛나는 개성의 소유자였습니다···. 독살스 럽게 비꼬시면 안 되죠! 지금 난 마흔 일곱 살입니다. 작년까지 나는 어머니처럼 스콜라 철학으로 두 눈을 흐리게 하려고 애썼지요. 진짜 삶을 보지 않으려고 말 입니다. 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만일 그걸 아신다면! 모든 걸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을 너무 어리석게 놓쳐버렸기 때문에 울분과 증오로 밤 에 잠을 이룰 수 없어요. 지금은 늙어서 그럴 수 없단 말입니다.!”(1막:482)

“보이니쓰키: 이제 비가 지나가면 자연의 모든 것은 원기를 되찾고 가볍게 숨을 쉴 테죠. 우레 비로도 나 혼자만이 원기를 회복하지 못합니다. 내 인생은 돌이킬 수 없이 상실되었다는 생각이 낮이고 밤이고 간에 집 귀신처럼 나를 질식시키 고 있어요. 과거는 없다. 그것은 하잘 것없는 것들에 어리석게 소모되었고, 현재 는 나의 어리석은 생각 때문에 겁이 납니다. 바로 그것이 나의 인생이고 사랑입 니다. 그것들을 어디로 보내야 합니까? 그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멍으로 떨어진 햇살처럼 나의 감정은 헛되어 죽어가고 있으며, 나 자신도 죽어가고 있 습니다···.”(2막: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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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인생 실패의 고백인 동시에 출구의 부재, 희망의 부재에 대한 고백이다.

이러한 심리적 상황으로부터 <바냐 아저씨>의 유명한 잠언이 등장하고, 그것은 바냐의 현재 심정을 가장 강렬하게 표현한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오늘 날씨가 좋네요···. 덥지도 않고···.

(사이)

보이니쓰키: 목 매기 좋은 날씨군···.”(1막:483)

-대화의 형식을 취했지만 바냐의 독백에 가깝다. 완전한 절망에 빠져있 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백이다.

7.2 아스트로프(미하일 르보비치 아스트로프) - 절망, 환멸, 자기비하 - 결과로서의 술

- 아스트로프는 30대 중반의 의사로 10년 이상 농촌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엘레나를 사랑하고, 소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이니쓰키 집안사 람들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 현재 그는 자신의 삶에 환멸, 절망하고, 자기비하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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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아스트로프: 그래···. 10년 동안에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어. 왜 그렇게 됐을까?

과로 때문이야, 유모.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서 있고, 휴식이라곤 알지 못하고, 밤에도 이불 아래 누워서 혹시 환자에게 끌려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니 말이 야. 우리가 알고 지낸 이후로 계속해서 내겐 단 하루도 한가한 날이 없었어. 어 떻게 늙지 않겠나? 게다가 삶 자체도 따분하고 어리석으며 추잡하고···. 이런 인생이 조여 대고 있으니. 주변에는 하나같이 괴짜들뿐이고, 예외 없이 모두 괴 짜들 밖에 없고. 그런 자들과 한 이삼 년 같이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괴짜가 되는 거야.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 (긴 콧수염을 비틀면서) 아니, 콧수염만 자랐구먼···. 어리석은 콧수염 같으니. 난 괴짜가 되고 말았어, 유모···.

우둔해지긴 했지만 아직 바보가 된 건 아니야. 하느님 덕분에 머리가 제자리에 붙어 있으니까. 하지만 웬일인지 감정은 무뎌졌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고, 마무도 사랑하지 않아···. 그래도 유모만큼은 사랑하고 있 어. (그녀의 머리에 키스한다.) 어릴 적에 내게도 당신 같은 유모가 있었지.

마리나: 그래, 뭐 좀 드시겠수?

아스트로프: 아니, 사순절 세 번째 주에 전염병이 도는 말리쓰코예 마을에 갔어

···. 발진티푸스였지···. 농가에는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더군···. 진창에 악취와 연기, 바닥에는 송아지가 환자들과 함께··· 게다가 새끼돼지들도 있고···. 온종 일 앉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도 못한 채 환자들한테 매달렸어. 그 러다가 집으로 왔는데 쉬게 해주질 않더군. 철도에서 역무원을 데려 왔더라고.

수술하려고 그자를 탁자 위에 눕혔는데. 그자는 클로로포름 냄새를 맡더니 갑자 기 죽어버리더군. 그런데 쓸ㄷ없이 나의 내부에서 감정이 눈을 떠서, 양심이 괴 로운 거야. 내가 고의로 그 사람을 죽인 것처럼 말이지···. 나는 앉아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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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두 눈을 감고 생각했지. 우리보다 100년이나 200년 뒤에 살게 될 사람들은 그들 을 위해 지금 길을 닦고 있는 우리를 좋은 말로 기억할까? 유모, 아마 기억하지 않겠지?”

- 시골의사로서 사는 자신의 삶에 대해 절망: 자신의 현재 상황(생활, 직 업, 심리적 상태 등)에 대한 종합적 고백.

- 삶 속에 즐거움의 부재

- 인격, 성격의 왜곡(괴짜에 둘러싸여 괴짜가 되어 버린 자신)- - 사랑의 불가능

- 열악한 환경과 과도한 의료업무 -최근 사망한 환자에 대한 죄책감.

- 자신의 삶에 대한 환멸, 절망, 희망의 부재 상태에서 아스트로프는 술 을 통해 위로를 찾는다.

“아스트로프: 뭐라고? 그래····. 고백하자면 난 속물이 되고 말았네. 보다시피 난 취했어. 대개 한 달에 한번은 흠뻑 취하도록 마셔. 그런 상태가 되면 극단적으로 후안무치하고 뻔뻔스러워져. 그때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리 어려운 수 술을 해도 기막히게 해내고, 미래에 대한 거창한 계획도 세운다네. 그땐 내 자신 이 괴짜라 여겨지지 않고, 내가 인류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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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엄청난! 그럴 때면 나 자신의 철학적인 체계가 생겨나고, 자네들 모두가 내게는 작은 곤충으로 보여····. 미새울로 말이지.”(2막:499)

- 술을 통해 존재의미, 미래에 대한 계획 그리고 타인에 대한 우월감을 느낀다.

-술은 절망적인 현실로부터의 도피이자 탈출이며, 존재의미를 확인하는 수단. 그러나 허위이고 자기기만이다.

- 아스트로프의 엘레나에 대한 사랑 불가능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 : -아스트로프에게 삶에 대한 절망은 사랑을 불가능하게 한다.

“아스트로프: 대체로 인생을 사랑합니다만, 우리의 인생, 러시아 시골에서 살아 가는 이런 속된 삶은 견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영혼의 모든 힘을 다해서 그것 을 경멸합니다. <중략> 나한테는 멀리서 반짝이는 등불이 없습니다. 나는 이미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람들을 사랑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요.”(2막:502)

-아스트로프의 딜레마는 사랑의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엘레나 에 대한 사랑(연모의 감)을 느낀다는 데 있다.

- 실제로 그는 엘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밀회의 약속을 받아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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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하지만 거절당한다.

- 그는 자신의 딜레마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아스트로프가 소냐에게 말한다.

“아스트로프: 됐습니다! 술이 깼습니다. 완전히 말짱하니까 이런 식으로 인생 마 지막 날까지 남을 겁니다.(시계를 본다.) 그러니까, 계속합시다. 내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이네 난 늦었다. 그걸 말하는 겁니다····. 늙었고, 일하다가 지쳐버렸고, 몹시 천박해졌고, 모든 감정이 무뎌져서 이제 사람들에게 애착을 느낄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 겁니다. 아직도 나를 사로잡는 게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입니다. 아름다움에는 무심하지 않아 요. 만일 저 엘레나 안드레예브나가 원한다면 그녀는 하루 만에 내 정신을 쏙 빼놓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사랑도 아니고, 애착도 아닙니다····.”

- 사랑과 아름다움을 구분하여 전자를 부정하고 후자를 인정한다.

- 그러나 그 아름다움의 대상이 엘레나임으로, 실제로 그는 엘레나에 대 한 사랑 혹은 그와 같은 감정을 갖고 있다.

- 즉 그는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 엘레나에 대한 돌발적 사랑고백도 이러한 모순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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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아스트로프의 특징 중 중요한 것은 러시에 숲에 대한 염려와 애착 - 러시아 문학사가 환경문제 혹은 환경시학에 관심을 보였다는 주장을 할 수 있게 하는 근거.

-현대에 더욱 주목을 받게 됨. 체홉의 통찰력이 엿보임.

“아스트로프: 이탄을 연료로 쓰고, 돌로 헛간을 지으면 되잖아. 뭐, 필요하다면 숲을 벌목할 수도 있어. 하지만 무엇 때문에 숲을 파괴하려는 거지? 러시아의 숲은 도끼 때문에 찢겨지고, 엄청난 수의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요. 길짐승과 날 짐승의 집은 황폐화되고, 하천은 말라가고 있고, 기막힌 풍경은 돌이킬 수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게으른 인간이 몸을 숙여 땅에서 땔감을 주워 올릴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에게) 그렇지 않습니 까, 부인? 이렇게 아름다운 걸 난로에서 태워버리고, 창조할 수 없는 것을 파괴 하는 것은 무분별한 야만인이나 하는 짓이에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증가시키 려고 인간은 이성과 창조력을 부여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간은 창조가 아닐라, 파괴만을 일삼아 왔습니다. 숲은 점점 더 줄어들고, 강은 말라가고, 야 생동물은 사라지고, 기후는 망가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날이 대지는 점점 더 빈곤하고 추해지고 있는 겁니다. (보이니쓰키에게) 자넨 나를 빈정거리는 눈으 로 바라보고, 내가 하는 모든 말은 자네한텐 대수롭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리 고 사실 이것은 별난 짓을 수도 있어. 그러나 벌목으로부터 내가 구한 농부들의 숲을 지나갈 때나, 혹은 내 두 손으로 심은 어린 숲이 사각사각 하는 소리를 내 는 걸 들을 때문 기호도 어느 정도 내 수중에 있으며, 또 천 년 후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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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행복해진다면, 나도 거기에 다소 기여했을 것이란 사실을 의식하게 되지. 자작 나무를 심고, 나중에 그것이 푸르러져서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볼 때면, 내 영혼은 자긍심으로 충만해지곤 해. 그래서 나는···· (쟁반에 보드카 잔을 가져온 일꾼을 보고 나서) 하지만···· (마신다) 가야겠어. 아마 이 모든 게 결국은 별난 짓이겠지.

안녕히 계세요! (집 쪽으로 걸어간다.)”(1막:486)

- 아스트로프는 사랑과 애착은 자신에게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그의 숲에 대한 태도는 사랑과 애착이 아닐 수 없다.

- 환멸과 절망으로 가득한 그의 대사 중에서 유일하게 긍정의 의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다.(자작나무를 심고, 나중에 그것이 푸르러져서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볼 때면, 내 영혼은 자긍심으로 충만해지곤 해.)

-황폐화되는 러시아의 숲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표현.

- 소냐가 엘레나에게 아스트로프의 숲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한다.

“소냐: 아니에요, 이건 정말 재미있어요. 미하일 리보비치는 해마다 새로운 숲을 가꾸세요. 그래서 이미 동메달과 상장도 받으셨어요. 선생님은 오래된 숲이 파 괴되지 않도록 보살피고 계세요. 여러분이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면 완전히 동의하실 겁니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술은 대지를 장식하고, 인간으로 하여 금 아름다움을 이해하돌록 가르치고, 인간에게 위대한 감정을 불어 넣는다는 거 예요. 숲은 혹독한 기후를 완화시켜요. 기후가 온화한 나라에서는 자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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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투쟁하느라 기운을 더 적게 소모하죠. 그 결과 사람들이 더 온화하고 부드럽답 니다. 그곳 사람들은 아름답고, 유연하며, 쉽게 자극을 받고, 말도 고상하며, 움 직임은 우아합니다. 그들에게서는 학문과 예술이 융성하고, 철학은 음울하지 않 으며,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도 우아한 고상함으로 가득차 있고요....(1막:484-485)

-소냐에 의해 서정적으로 표현된 아스트로프 나아가 체홉의 환경시학이 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19세기 말 러시아의 문학적 성찰.

7.3 세레브랴코프(알렉산드르 블라디미로비치 세레브랴코프) -보이니쓰키에 의한 교수 성격화

“보이니쓰키:<중략> 이 물고기(교수)가 첫 번째 아내의 영지에 살고 있어. 어쩔 도리 없어서 살고 있다고. 왜냐하면 도시에서 살 돈이 없기 때문이야. 끝도 없이 자기의 불행을 한탄하고 있어. 사실 따지고 보면 정말로 행복한 사람인데 말이 야.(신경질적으로) 얼마나 행복한 인간인지, 생각해보게! 비천한 불목하니의 아 들이자 신학생이 학위와 교수 자리를 얻어서, 고위직에 오르고 원로원 의원의 사위 기타 등등이 되었잖아. 하지만 바로 그것은 알아야 해. 예술에 대해서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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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알지 못하는 인간이 꼬박 25년 동안 예술에 대해 읽고 쓰고 했다는 사실 말이야.

(1막:478)

- 바냐가 비난조로 말하고 있지만, 가난한 집에서 성장하여 자신의 능력 으로 교수의 지위에 오르고 사회적 명성을 쌓았다.

- 현재 은퇴하여 도시에 살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첫 번째 부인의 영지(소냐 소유로 되어 있고, .바냐와 함께 관리함)에서 얹혀살고 있다.

-교수는 지난 25년간 문학학을 연구하였다.

- 현재의 교수: 병(통풍 혹은 류마티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생한 다.

“세레브랴코프: 당신한텐 제일 역겨울 테지. (엘레나 안드레예브나가 물러나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는다.) 물론 당신이 맞아. 나도 어리석지 않아서 알고 있다 니까. 당신은 젊고 건강하며 아름답게 살고 싶을 거야. 하지만 난 늙은이이고 거 의 송장 같아. 왜? 정말 내가 모르고 있을까? 그래, 지금껏 내가 살아 있다는 건 물론 어리석은 짓이야.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줘. 얼마 안 있어 당신들 모두를 해 방시켜 줄 테니까. 얼마 동안은 그래도 근근히 살아야 해.”(2막:490)

- 노년의 무기력과 병고에 대한 절망과 불만이 젊은 아내 엘레나에 대

한 정신적 학대의 형태로 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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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이러한 병자이자 노인인 교수의 가학적 언행은 자신을 도와주는 모든 사람에게로 향한다. 약자의 횡포.

“세레브랴코프: 이상한 일이야. 이반 페트로비치나 늙은 천치 마리야 바실리예 브나가 말하기 시작하면 아무렇지도 않고 모두가 귀를 기울이는데, 내가 한 마 디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느끼기 시작하지 말이야. 목소리마저 역겨 운 모양이야. 그래, 내가 역겹고 이기주의자고 폭군이라고 해두자. 그런데 정말 로 늙어서까지 이기주의에 대한 약간의 권리도 없단 말이야? 정말이지 그럴 자 격이 없냐고? 묻겠어. 정말이지 평온한 노년의 권리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권리가 내겐 없는 거냐고?”(2막:491)

“세레브랴코프: 평생 학문을 위해 일했고, 서재와 강의실, 존경할 만한 동료들과 함께 했는데, 느닷없이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이런 무덤 속에 갇혀서 날이면 날마다 속된 인간들을 보고, 하잘 것 없는 얘기나 듣고 있다니까···. 난 살고 싶 고 성공을 사랑하며 명성과 소음을 좋아해. 그런데 여기는 마치 유배지 같아. 매 순간 지난날을 동경하고,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지켜보며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 다니··· 견딜 수 없어! 정말이지! 여기서는 누구 한 사람 내가 늙었다는 걸 용서 하려고 하지 않는다니까!” (2막:491-492)

- 노인이자 환자의 자격지심, 피해의식, 소외감, 열등감 나아가 젊음과 건강에 대한 질투가 교수 심리와 언행의 기저에 자리 잡고 있음.

- 이러한 심리적 상태는 타인들에 대한 교수의 우월감과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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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예전에는 타인들에 비해 우월했는데, 나이 들어 병든 지금은 그 우월감 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들에게 의존하면서도 그들을 경멸하고, 동시에 그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자신과 자신의 처지를 한탄함.

- 교수의 영지매각 계획과 현실적 문제에 대한 무능: 교수는 영지를 매 각하여 자신의 생계비를 마련하고 핀란드에 아내와 거처할 별장을 구입 하려 한다.

“세레브랴코프: ... 여러분을 오시라고 한 것은 여러분의 도움과 충고를 청하고 자 함이며, 그리고 여러분의 한결같은 사랑을 알고 있기에 그것을 얻으리라 희 망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학문하는 인간이고 실생활에 어두워서 언제나 실제적 인 삶을 몰랐습니다. 달통한 분들의 지시 없이는 해나갈 수가 없기에 자네, 이반 페트로비치, 그리고 당신, 일리야 일리치, 당신들과 어머님께 부탁하는 겁니다.

<중략> 저는 병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관련된 재산 문제를 정리할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습니다. <중략> 자세한 것은 제외하고 요점만 말씀 드리겠습니 다. 우리 영지는 평균 2퍼센트 이상의 수입을 얻지 못합니다. 영지를 팔 것을 제 안합니다. 영지 판매 대금을 유가증권으로 바꾸면 4내지 5퍼센트의 수입을 얻 게 됩니다. 그래서 제 생각으로는 몇 천 루블의 잉여금도 생길 것이므로, 그 돈 으로 핀란드에 키지 않은 별장을 살 수 있을 겁니다.”(3막:52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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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자신을 실생활에 어둡고 실제적인 삶을 모른다고 하면서도 자기중심 적인 사고를 한다. 영지매각은 바냐와 소냐를 비롯한 타인들의 입장과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편의만을 생각한 단견임.

- 동시에 현실적 나약함은 그를 장애 앞에서는 쉽게 포기함.

“어째서 자네가 흥분하는지 모르겠군. 내 기획이 이상적이라고 말하지 않았네.

만일 모든 사람들이 부적절하다고 한다면, 고집부리지 않을 걸세.”(3막:525)

-마치 다수의 의견을 청취하는 태도가 공정해 보이지만, 그의 판단력의 취약성과 성격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그는 애초에 그런 제안을 하지 않 았어야 했다.

- 이런 무능과 나약함 뒤에는 타인들에 대한 우월감과 자신에 대한 자 부심 그리고 존중 받지 못하는 밀려난 세대의 분노가 있음.

“ 이반 페트로비치나 늙은 천치 마리야 바실리예브나가 말하기 시작하면 아무 렇지도 않고 모두가 귀를 기울이는데, 내가 한 마디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불행 하다고 느끼기 시작하지 말이야.”(2막:491)”

-자신을 존중하는 장모를 ‘천치 마리야 바실리예브나’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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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1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이런 정신적 우월감은 설교의 형태로 나타난다. 자기 스스로도 하지 않고 혹은 하지 못하는 것을 타인들에게 설교한다.

“그러나 작별인사로 이 늙은이가 한 가지만 지적하도록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 다. 여러분,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을 해야 한다니까요!”(4막:541)

-극에서 무위의 삶을 사는 인물은 교수와 그의 부인이다. 그는 자신에게 할 말을 자신에게 하지 않고, 다른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한다.

-행위가 없는 인간, 우월감을 가진 사람의 공허한 설교/요구라 할 수 있 다.

7.4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 27세, 배우, 음악학원 졸업, 나이든 교수인 세레브랴코프와 결혼, 농촌 의 남성들(바냐, 아스트로프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엘레나가 결혼의 이유를 소냐에게 말한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자, 그만 됐어···. (운다) 이상한 사람이야. 나도 울고 말 았잖아! (사이) 잇속을 챙기려고 네 아버지와 결혼했다는 이유 때문에 넌 내게

참조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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