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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우리나라 가뭄 발생의 상관성에 대한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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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49 No 7. 2016.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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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술기사

Water for Future

기후변화와 우리나라 가뭄 발생의 상관성에 대한 재고

“기후변화로 인하여 홍수와 가뭄 등의 자연재해 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 계적인 가뭄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발간된 한 가 뭄관련 정책보고서 서론 중 한 문장이다 (김연주 등, 2014). 가뭄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해 왔다는 사실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오래전부터 가뭄은 식 량안보 및 수자원 확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국 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 할 정도였고 가뭄 대응 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역사기록부터 최 근의 분석 보고서, 관측자료 까지 넘쳐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 는 대기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고려한다면 (IPCC, 2014) 우리가 앞으로 겪을 가뭄의 빈도와 규모는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 역시 훨씬 중요해 질 것이라는 점도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말 기후변화가 가뭄 발생을 증가시키 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전역

을 강타한 가뭄은 분명 이례적인 것이었고 홍수보 다 가뭄에 의한 피해가 최근 언론에 더 자주 노출 되고 있다는 느낌은 필자도 지우기는 어렵다. 그 렇지만 이러한 현상이 기후변화의 영향이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정의를 먼저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 반적으로 기후변화는 기후를 나타내는 물리적 특 성(온도, 강수량 등)의 평균이나 변동성이 장기간 (통상적으로 10년 이상) 동안 보이는 변화로 정 의 된다 (IPCC, 2007). 따라서 가뭄발생과 기후 변화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는 관측이나 기후모형 (GCM; General Circulation Model)에서 얻어진 가뭄지수의 장기적 변동성을 분석하는 경우가 통 상적이다. 대표적인 연구로 IPCC 4차 보고서에서 파머가뭄지수(PDSI; Palmer Drought Severity Index)로 전지구적 가뭄 발생의 특성을 분석한 Sheffield and Wood(2008)가 있다.

Sheffield and Wood(2008)는 다수의 GCM에 서 얻어진 PDSI의 장기변동성을 분석하여 지역 별로 편차는 있지만 2100년까지 전지구적으로 가 뭄의 발생 빈도 및 면적이 상당히 가파르게 증가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분석결과는 2012 년 동일 저자들이 Nature에 게재한 논문에서 번 복 된다(Sheffield et al., 2012). 논문의 제목

“Little change in global drought over the past 60 years”에서 알 수 있듯이 가뭄 발생이 증가하 김 대 하 ●●●

APEC 기후센터 선임연구원 d.kim@apcc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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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내용으로 가뭄발생과 기후변화의 상관성에 대한 새로운 시 각을 요구하는 연구결과로 당시 조명 받았다. 이 연구는 단순히 PDSI를 계산할 때 쓰는 잠재증발 산량 산정방법을 Thornthwaite 경험공식에서 물 리적 방법인 Penman-Monteith 방법으로 바꿔 계산했을 때의 전지구적 변화를 나타냈을 뿐이다.

Penman-Monteith 방법으로 계산된 잠재증발산 량은 Thornthwaite 공식으로 계산된 수치보다 일 반적으로 작았으며 강수 손실이 줄어들었기 때문 에 이전에 계산된 가뭄의 크기는 과대산정 되었다 는 것이다. 자신들의 기존 연구결과와 상반되는 결과를 훨씬 영향력이 큰 저널에 게재했다는 사실 이 필자를 조금은 놀라게 했었는데 우리나라는 두 연구 모두에서 비교적 느리게 가뭄 발생이 증가하 는 지역으로 분류가 된다.

Sheffield et al.(2012)과 동일한 방법으로 관측 자료와 최신 GCM을 이용해 전 지구적 가뭄분석을 수행한 연구로 Dai(2013)가 있는데 이 연구에서도 우리나라는 비교적 느리게 가뭄 발생이 증가하는 지역으로 분류가 된다. 재미있는 점은 Dai(2013) 와 Sheffield et al.(2012) 두 연구의 방법론은 같 았지만 Dai(2013)에서는 전지구적으로 가뭄 발생 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문 제는 이후 Trenberth et al.(2014)에서 두 연구의 저자들이 모두 모여 논의가 되는데 사용된 자료와 PDSI 구조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약간 은 식상한 결말로 이어지기는 한다. 두 연구의 결 과를 종합하여 Trenberth et al.(2014)에서 내린 전지구적 가뭄에 대한 진단은 지구온난화가 가뭄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닐 수 있지만 가뭄을 더 빠르고 강하게 진행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 결론에서 필자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던 부분은 지구온난화가 가뭄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었고 이에 대한 문헌을 좀 더 조사해 보았다.

가뭄의 특성 및 원인 분석에 관한 문헌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역시 미국이었는데 결론부터 말 하자면 미국에서도 기후변화와 가뭄 발생의 관계 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미대륙에 서 발생했던 주요 가뭄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은 Folger and Cody (2014)에 잘 요약되어 있는데 이 보고서에서는 미대륙의 가뭄은 엘니뇨(ENSO;

El-Ninõ Southern Oscillation)와는 밀접하게 관련 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La-Ninã 일 때 주로 큰 가 뭄이 발생했었다) 기후변화가 가뭄 발생에 영향 을 미친다고 결론내리기는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ENSO의 주기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다면 분명 가뭄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 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술한 두 연구 Sheffield et al.(2012)과 Dai(2013)에서 미대륙은 대체적으로 PDSI가 점점 증가하는 지역(가뭄 발생이 감소하 는 지역)으로 분류가 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의 영향 에 의해 가뭄 발생이 증가되고 있을까? 우리나 라는 가뭄 발생이 느리게 증가하는 지역으로 분 류된다고 이미 전술하였다. 하지만 앞의 연구들 은 PDSI에 의존한 결과를 제시한 것이다. PDSI 가 신뢰도 높은 가뭄지수로 여겨지고 있지만 가 뭄을 정의하는 지수는 PDSI만이 아니다. 만약 표 준강수지수(SPI; Standardized Precipitation Index)로 가뭄을 정의한다면 우리나라는 가뭄 발 생이 증가하는 지역이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GCM과 관측 모두에서 추세 상 증가하 고 있기 때문이다. 앞의 연구들에서 가뭄 발생특 성은 Mann-Kendall Test로 산정된 평균추세 의 음의 방향성으로 평가되었고 같은 방법을 강 수량만으로 가뭄을 정의하는 SPI에 적용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양의 추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 다. 잠재증발산량을 함께 고려하는 표준 강수-증 발산지수(SPEI; Standardized Precipitation- Evapotranspiration Index)를 이용한다면 어떨 까? 그림 1은 기상청 종관관측소 60개소의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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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우리나라 가뭄 발생의 상관성에 대한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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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부터 2015년까지 강수량, 기온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6개월 SPI와 SPEI의 평균추 세를 나타낸다(공간해상도 3km). 6개월 SPI에서 통계적으로 유효하게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지 역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 경상북도 일부지역 뿐 이고 잠재증발산량을 고려한 SPEI의 경우에도 경 상남북도 일부지역에서 더 감소추세가 발견되기 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뭄 발생이 증가할 것이라 고 결론내리기는 쉽지 않다. 많은 지역에서 SPI와 SPEI가 증가 추세를 보였고 감소 추세가 있다 하 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지역이 다수이 다. 다시 말해 장기 가뭄지수 시계열에서 우리나 라의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음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기후변 화에 의해 증가하고 있는 가뭄의 실체는 무엇일 까? 필자는 우리가 기상의 경년 변화와 기후변화 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지 않아 발생한 오해라 생각한다. 필자가 느끼기에도 우리 나라의 가뭄이 분명 잦아진 것 같다. 그러나 그 원 인이 기후변화(혹은 지구온난화)인지는 다른 차원 의 문제이다.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 지구복 사에너지가 대기에 더 갇히게 되고 높아진 에너지 상태가 수문순환을 가속화하는 것은 합리적인 과 학적 추론이다. 하지만 그 영향은 매우 장기적이 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지역에서 짧은 기간 동안에 나타나는 경년변화와의 관계를 확인 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림 1. Trends of 6-month SPI and SPEI during 1974-2015 in South Korea. Black dots indicate pixels with statistically significant negative trends at 95% confidence 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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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필자에게 우리가 가뭄에 대한 대비를 해 야 하는지 질문을 한다면 필자는 당연하다고 대답 할 것이다. 가뭄에 영향을 주는 ENSO와 같은 자 연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우리 나라 가뭄 발생을 증가시키느냐고 묻는다면 필자 의 대답은 “아직 단정할 수 없다”이다. 가뭄은 분

명 우리가 충분히 대비해야 하는 재해이다. 그렇 지만 기후변화가 그 발생에 영향을 주는지는 우리 가 풀어야할 문제인 것이지 대비를 강화하기 위한 대전제가 아직은 아닌 것이다. 세상엔 정말 그럴 법하지만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 니다.

김연주, 박혜선, 정상묵 (2014), 가뭄재난 관리를 위한 용수공급 피해 분석 및 대응 연 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책보고서 2014-13. 117p.

Dai, A. (2013), Increasing drought under global warming in observations and models. Nature Clim. Change 3, 52-58.

Folger, P., Cody, B. A. (2014), Drought in the United States: Causes and Current Understanding.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 7-5700, R43407, available at http://www.crs.gov.

IPCC (2014), Climate Change 2014: Synthesis Report.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s I, II, and III to the Fifth Assessment Report on the Intergove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Core Writing Team, R.K. Pachauri and L.A. Meyer (eds.)]. IPCC, Geneva, Switzerland, 151p.

IPCC (2007), Climate Change 2007: Synthesis Report.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s I, II and III to the Four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Core Writing Team, Pachauri, R.K and Reisinger, A.(eds.)]. IPCC, Geneva, Switzerland, 104p.

Sheffield, J., Wood, E.F. (2008), Projected changes in drought occurrence under future global warming from multi-model, multi-scenario, IPCC AR4 simulations. Clim. Dynam. 31, 79-105.

Sheffield, J., Wood, E.F., Roderick, M.L. (2012), Little change in global drought over the past 60 years. Nature 491, 435-438.

Trenberth, K.E., Dai, A., van der Schrier, G., Jones, P.D., Barichivich J.B., Briffa, K.R., Sheffield, J. (2014), Global warming and changes in drought.

Nature Clim. Change 4, 17-22.

참고문헌

수치

그림 1.    Trends  of  6-month  SPI  and  SPEI  during  1974-2015  in  South  Korea.  Black  dots  indicate  pixels  with  statistically significant negative trends at 95% confidence level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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