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1차 생산자들
서효원 (shwonkw@rda.go.kr ) 018-211-3548
1. Salix polaris (북극버들)
이 식물은 북극 스발바드의 대표적인 육상 고등식물로 북극지역 여름에 해당하는 6월에서 8월 사이 지표층에 잎을 피워 광합성을 한다. 뿌리뿐만 아니라 줄기도 땅속에서 자라는 식물로 여름철 자상부로 자라 나온 잎과 어린 줄기는 순록의 먹이가 되며, 겨울철에도 지하부의 겨울눈을 포함한 여린 줄기는 순록과 같은 1차 소비자의 중요한 먹이 구실을 한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투둑투둑’ 경쾌한 순록의 풀 뜯는 소리는 이 식물의 줄기를 끊어먹는 소리이다. 7월말 북극 툰드라 지역은 눈이 아닌 백색의 솜털로 덮이기도 하는데 북극버들의 종자가 바람에 날려 퍼지는 광경이다. 이 때쯤 비로서 북극의 여름은 마무리가 시작된다.
2. Silene acaulis (북극장구채)
이 식물은 카네이션이나 안개초와 같이 석죽과에 해당하는 식물이지만 북극지역에 서는 전혀 다른 생육특성을 보인다. 혹독한 추위에 견디기 위해 한 개체의 뿌리에서 수백에서 수천개의 가지를 뻗어 아주 치밀하게 지상부를 형성한다. 완전하게 형성된 지상부를 보면 흡사 무덤의 봉분이 연상될 정도로 반구형의 모양을 이룬다. 이 처럼 치밀하게 형성된 지상부는 추위에 견딜 수 있는 능력 뿐 만아니라 순록과 같은 초식
동물에 의한 피해도 막아주어 개체 생존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 식물은 개화특성 도 아주 재미있는데 반구의 남쪽면에서 먼저 꽃을 피우고 나중에 북쪽면에서 개화가 이루어지지 때문에 나침반식물(compass plant)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이 식물이 개 화하는 시기는 백야가 이어지는 기간인데 어떻게 방위를 감지하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3. Dryas octopetala (북극담자리꽃나무)
북극 툰드라 지역 중 특히 건조하고 척박한 지역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식물 이다. 벼랑 끝이나 풍화된 암석의 퇴적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우리나라의 백두산지역에 자라는 담자리꽃나무와 같은 종의 아종이다. 여덟 장의 꽃잎으 로 이루어진 노랑색의 이 꽃은 해바라기처럼 항상 태양을 바라보며 꽃의 방향 이 바뀌는 향일성(heliotropism)을 보이는데, 이처럼 아름답고 재미있는 꽃이다.
겨울에도 상록성 잎을 유지하므로 우연히 발견된 이 식물로 인해 허기진 순록 들은 살아있는 신선한 잎을 맛볼 수 있으리라.
4. Oxyria digyna (북극신나물)
마디풀과에 속하는 이 식물은 신 선하고 여린 어린잎을 식용으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북극 식물 중에 하나이다. 북극지역에 분포하는 다 른 식물들과는 달리 잎이 유난히 부 드럽고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 식물의 잎은 신맛이 나는데 알고
보니 옛날 북극지역에 살던 주민들의 중요한 비타민 C의 급원으로 이용 됐던 식물이었단다. 신선한 채소를 맛보기 어려웠던 과거 극지방 사람들 의 생존에 아주 중요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 식물은 어쩌면 순록이나 다른 초식동물들보다도 이 지역 사람들의 생존에 더 유용했으리라 생각 된다.
5. Saxifraga oppositifolia (북극자주범의귀)
북극지방에는 많은 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그 중에 범의귀속에 속하는 식물 이 특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 종은 가장 큰 군락을 이루는 식물로 확인된다.
갈색 이끼로 덮인 눈이 녹은 북극 툰드라의 삭막해 보이는 초여름을 붉게 물들 이며, 북극 들꽃의 향연의 서곡을 연출하는 식물이다. 살아 있지 않은 듯 보이 는 이 식물의 줄기에서 피는 작지만 아름다운 이 꽃을 보면 자연에 대한 숙연 함과 끈질긴 생명력에 경탄을 금 할 수 없다.
6. Saxifraga cespitosa (덤불범의귀)
북극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Saxifraga 속 식물의 일종으로 북극자주범의귀(가 칭)와 더불어 Svalvard지역의 대표적인 식물에 속한다. 이 식물 역시 북극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작은 가지들이 뭉쳐나는 특성을 보인다. 비록 같은 종 이지만 토양조건에 따라 잎의 색깔이 붉게 변하는 것들도 확인된다.
7. Pedicularis dasyantha (털송이풀)
이 식물은 해안가 암석 위 건조한 지역에서 가끔 발견되는 식물이다. 북극지역에 분포하는 쌍자엽 식물 중 개체의 크기가 특별히 큰 종 으로 잎과 줄기에 솜털을 많이 내어 찬바람과 추위에 견딜 수 있도록 진화된 것으로 판단된 다. 크기가 크고 꽃도 일찍 피는 것으로 보아 생육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뿌리가 매우 굵게 발달하는 것은 그 만큼 광 합성 효율이 높고 영양분 축적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쉽게 눈에 띠지 않는 식물이라 발 견하는 기쁨이 매우 크다.
8. Draba alpina (멧노랑드라바)
이 식물은 배추과에 속하는 식물로 비교적 건조한 북극 지역과 고산지역에 자라는 식물이다. Draba 속 식물은 분류가 매우 까다로운 종으로 스발바드 지 역에 다양한 종이 혼재하여 분포하지만 식물 군락 내에서는 우점도가 매우 낮 은 것으로 확인된다. 노란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모여서 피는 예쁜 꽃이다.
9. Cassiope tetragona (북극흰종덤불)
목본식물로 스피츠베르겐 지역에 고루 분포하며 건조한 지역에서 뿌리를 길게
내어 자란다. Tetragona라는 종명은 잎이 나는 모양을 종단해서 보면 각진 형태 의 4줄로 나타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종모양의 흰색 꽃이 이쁘게 핀다.
10. Silene uralensis (북극풍선장구채)
석죽과에 속하는 이 식물은 10cm 남짓으로 작게 자라지만 흡사 모양이 풍선처럼 보인다. 빙하 퇴적 지역 건조하고 척박한 자갈 밭에서 관찰되는 데 꽃 모양이 특이하고 재미있다. 꽃바침이 변해서 마치 풍선같은 모양 이루는데 이는 종자가 맺고 성숙하 는 동안 차가운 북극의 바람을 막아 보온의 역할과 자가수분에 유리하도록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
** 이상 식물들의 명칭은 동일 속 식물들에 공통적으로 사 용되는 명칭을 적용했거나 영문 명칭 등을 참고하여 임시 로 붙인 이름으로 아직 문헌으로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