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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력구성 사례를 통한 새로운 일의 교육적 의미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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雇 傭 職 業 能 力 開 發 硏 究 17卷(2), 2014. 8, pp. 119~151

ⓒ 韓 國 職 業 能 力 開 發 院

다양한 경력구성 사례를 통한 새로운 일의 교육적 의미탐구

이덕현*․김수지**․염동식***․양윤****․장원섭*****

이 연구는 다양한 범주의 경력전환 사례를 통해 새로운 일의 교육적 방향을 모색 하고자 하였다. 이에 질적 사례 연구의 접근을 통해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경 력적 측면, 사회적 측면, 심리적 측면, 일의 교육적 측면에서 논의하였다.

연구 결과, 이들은 주어진 맥락과 자신의 요구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협상 하며,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경력을 재구성해가고 있었다. 특히 현대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양상으로 기존 경력관과 새로운 경력관의 과도기적 공존, 그리고 고용불안 및 사회문화적 구조와 자기 주도적 경력태도 사이에서 진동하는 개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자유로운 자기표현 및 능동적 변화를 통해 창의적 으로 맞춤형 진로를 구성해가는 양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진로교육의 문제를 논의하고 새로운 일의 교육을 위한 시사 점을 제시하였다.

- 주제어 : 경력 전환, 다중 경력, 일의 교육, 평생교육, 진로교육

투고일: 2014년 04월 30일, 심사일: 05월 29일, 게재확정일: 07월 08일

* 제1저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박사과정([email protected])

** 제2저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박사과정([email protected])

*** 제3저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석사과정([email protected])

**** 제4저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석사과정([email protected])

***** 제5저자(교신저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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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일의 세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개인이 경력을 구성해가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경 제구조 및 노동시장 변화와 직업 및 직장 이동 가능성의 증대, 조직의 축소와 위계 구조 붕괴, 개인 삶의 질이 강조되는 맥락 등은 전통적 방식에 비해 보다 유동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경력구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장원섭, 2011). 경력전환 역시 평생직장 및 평생직업 개념의 약화와 함께 보다 일반적인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잦은 직장 및 직업의 이동은 현대 일의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특성으로 인식되고 있다(남춘호, 2005). 잡 노마드로 대표되는 개념은 한 직장이나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일에 따라 경계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유동성을 보여준다(Englisch, 2001).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이미 일상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로교육 및 경력개 발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한상근 외, 2009;

Fenwick, 2012). 학교교육 단계부터 단선적 진로 형태의 인식이 자리잡고 있으며, 과 정적 논의보다는 경력선택 결과와 관련한 정태적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김 흥국, 2000).

이와 관련한 연구들 역시 대부분 고용 및 인력개발을 위한 공급적 관점에서 거시적인 접근으로 이루어져 왔기에, 경력구성 방식의 변화에 대한 풍부한 설명은 제공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새로운 경력 패러다임을 반영하려는 시도들도 대부분 한정적 변수와 개념 들을 기초로 이루어져 왔기에(김시진․김정원, 2010; 박희동․박민생, 2012; 오창 환․정철영, 2012; 황애영․탁진국, 2011) 구체적인 경력구성 맥락에 대한 이해는 제 공하기 어려웠다.

이에 이 연구는 변화한 일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배우며 경력을 구성해 가는지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일의 교육적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특히 일의 세계의 다양한 변화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경력전환 사례들을 통해 이를 경력적 측면, 사회적 측면, 심리적 측면, 일의 교육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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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경력패러다임의 변화와 경력전환

1. 경력 패러다임의 변화

기술의 발달, 경제구조 및 노동시장 변화와 직업 및 직장 이동 가능성의 증대, 조직 구 조의 변화, 개인 삶의 질이 강조되는 맥락 등은 기존 경력에 대한 관점을 크게 변화시키 고 있다(장원섭, 2011). 즉 점차 안정적인 임금 근로에 기반을 둔 경력은 희미해지고, 고용형태는 다양해지고 있으며, 고정된 직무 대신 일련의 프로젝트들로 구성된 유연하고 비연속적인 일의 방식은 증가하고 있다(Young & Valach, 2000). 더불어 일과 관련한 개인의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는데, 일과 삶의 조화를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 며, 이직에 대한 개방성 역시 보편화 되고 있다(남춘호, 2005). 경력성공에 대한 인식에 서도 심리적 성공에 보다 큰 비중을 두는, 주관적 경력이 강조되고 있다(김흥국, 2000).

이러한 변화를 포착하고자 학자들은 프로틴 경력, 무경계 경력, 다중경력 등의 개념화를 시도해왔는데, 이러한 개념들은 광의의 측면에서 경력을 정의하고 있으며, 경력구성 양 상을 보다 유동적이며, 주관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Hall, 1976; Greenhaus, 1987; Arthur et al., 1989).

먼저, Hall(1996)이 변화무쌍한 현대경력의 모습을 설명하기 위해 개념화한 ‘프로틴 경력’은 환경변화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가 가능한 경력을 의미한다. 프로틴 경력은 조 직이 아닌 개인에 의해 자기 주도적으로 관리되며, 평생에 걸친 다양한 경험들로 구성된 다. 따라서 경력의 양상은 주관적인 가치가 부여된 형태로 나타나며, 여기서 자유와 성장 이 핵심가치가 된다(Briscoe & Hall, 2006). Arthur(1994)는 사회와 조직적 변화에 영향으로 나타나는 틀에 매이지 않은 경력의 양상을 ‘무경계 경력’으로 개념화했다. 그는 무경계 경력을 한 명의 고용주에 얽매이지 않고, 조직의 틀 밖에서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계층적 조직체계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경력의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개인 이 사적인 이유로 경력기회를 포기할 수 있으며, 경력선택은 상황적 또는 구조적인 제약 보다 경력주체에 의해 전적으로 관리되는 점을 들었다. 다중경력은 프로틴 경력과 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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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경력의 개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하고 통합하여 설정한 경력개념이다. 이진규․ 최종인(1998)은 다중경력 개념을 시간, 공간, 학습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정의한다.

시간 측면에서는 평생 하나의 경력주기로부터 여러 개의 경력 관련 수명주기로 정의되며, 공간 측면에서는 회사 내에서 통용되는 경력으로부터 범 산업적으로 적용되는 경력 개념 을 의미한다. 학습 측면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경력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학습 하는 것을 의미한다.

2. 경력전환

변화하는 경력구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경력전환이다. 다양하 고 잦은 경력적 이동은 현대 일의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특성으로 인식되고 있다(남춘 호, 2005). ‘잡 노마드’로 대표되는 개념은 한 직장이나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일에 따라 경계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역동성을 보여주며(Englisch, 2001), ‘프리에이전트’는 조직을 벗어나 자기 삶을 스스로 관리하고, 의지대로 일하며 여가를 즐기기 원하는 현대 인의 경력관을 반영하고 있다(Pink, 2002).

하지만 여전히 경력전환에 대한 인식과 논의는 한정적인 특성을 보인다. 경력전환은 주로 평생직장의 기대가 무너지는 맥락에서 수동적 역할변화나 직무이동과 관련하여 한 정적으로 정의되어 왔기 때문이다(Louis, 1980). 국내에서 역시 외환위기 이후 실업이 사회적으로 두드러지며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져온 배경이 있다(손유미․김찬훈 2010).

경력전환과 관련한 용어도 직업전환, 직무전환, 경력변경, 진로수정 등 협소하고 한정된 의미로 활용되어 왔다.

이에 경력전환에 대한 보다 확장적 관점의 논의가 필요하다. 이미 직무와 조직, 직업 과 경력적 경계가 불분명하고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현대사회에서 경력전환은 매우 포 괄적이고 다변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Boud & Hager, 2012). 즉 경력전환은 선형적이고 발달적 궤적에서만 논의되기 보다는 유동적인 시간과 공간, 정체성의 차원 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변화하는 일의 세계 및 일의 특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Fenwick, 2012).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경력전환’을 광의의 경력적 변화, 즉 다중경력 및 다양한 프 로젝트 성 업무의 수행, 학습과 일의 확장을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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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행연구

각 분야에서 경력에 대한 연구는 연구주제와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경력과 관련된 국내 연구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흐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데(오인수․서용원․신강현, 2004), 먼저 심리학 분야에서는 주로 경력과 관련한 개인 의 인구통계학적 측면, 태도, 특성과 그 요인에 대한 규명과 효과성에 주목해왔으며, 개 인적인 차원에 주목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김은상, 2002; 이기학, 2001; 임범식․탁진국, 2002; 장은미, 1995; 탁진국, 2004) 경영학 분야에서는, 주 로 조직적 구조 및 제도의 측면에 초점을 둔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김성국․김태은, 1999; 김흥국, 2003), 성인교육학 분야에서는 생애발달 단계에 따른 심리학적 특성 및 학습 욕구와 이에 따른 교육적 개입을 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박홍희, 2009;

진성미, 2009).

경력전환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 연구들은 스포츠, 예술 분야 및 제대군인 등의 전직제도 차원에서 많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들의 직업적 특성에 따라 효 과적인 전직을 도우려는 개입적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다(박광진․이강헌, 2011; 손유 미․김찬훈, 2010; 양안나, 2010; 이용재, 2011; 임안나, 2007). 비서직과 관련한 연 구들 역시 대부분 이러한 맥락에서 효과적인 전직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수연, 박순용(2012)은 대기업 정규직 여성비서들을 중심으로 경력전환의 과정과 이들 이 경험한 어려움 및 갈등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개 인의 노력과 더불어 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경력관리 지원이 있어야 함을 시사하였다. 김 연정․나승일(2013)은 기업 중견 비서를 중심으로 경력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전환학습 경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이직의 본질적 의미와 이 과정에서의 전환학습 단계 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 역시 이직 의도나 이직행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한 탐색 또는 경력 장애 등의 변인들을 탐색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경력전환의 맥락과 의미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사회적, 조직적 변화와 개인적 변화를 포괄 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연구가 필요하며, 경력구성 주체의 경험과 경력전환 과정 자체 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해 역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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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선정

이 연구는 경력전환 사례를 통해 변화한 경력구성의 실제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새로 운 일의 교육적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변화한 일의 세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의미 있고 특수한 사례를 선정하고자 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의 선정 과정에서 의 도적 표본 추출 전략 중 기준 표본추출전략을 사용하였다. 기준 표본추출전략이란 연구 자가 각 사례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일정 기준을 세우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연구 참 여자를 선정하는 방법이다(Miles & Huberman, 1994). 이 연구에서는 전체 일 경험 이 5년 이상이며, 광의의 경력전환을 통해 두 개 이상의 직업 및 직장을 경험한 대상을 기준으로 하였다. 또한 전통적이고 단선적인 경력이 아니라, 직업 세계의 다양한 변화상 을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경력 전환 경험을 가진 대상 15명을 예비 선정하 였다. 이중 사전 면담 및 조사를 통해 충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된 13명의 연구 참여자를 최종 선정하였다. 연구 초기에는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기준을 통해 참여자 를 선정하고자 하였지만, 예비조사 결과, 각 사례에서 전환경험이 뚜렷한 기준으로 구분 되기 어려우며, 오히려 이러한 ‘경계의 모호성’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판단 하에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선정된 연구 참여자들의 대략적인 특성은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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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경력 연령 현재 일 주요 경력전환 사항

C(남) 15년 50대 초반 영화평론가 신문기자 → 음반 기획 및 제작자 → 주류 회사(신규사업) → 영화평론가 K(남) 12년 30대 초반 프로게임

감독 프로게이머 → 게임 해설자 → 게임 제작자

→ 게임 방송기업(마케팅) → 게임 감독 G(남) 18년 50대 초반 영화사업가 국내 대기업(해외 영업) → IT 기업(기획)

→ 벤처 기업 운영자 → 영화 관련 사업가 S(남) 12년 30대 후반 헤드헌터 IT 엔지니어 → 무역 회사 → 헤드헌터

E(여) 8년 30대 초반 스포츠웨어 디자이너

국내 중소기업(스포츠웨어 디자인) → 국내 대기업(패션 브랜드 런칭) → 외국계

기업(아웃도어패션 디자인) N(남) 20년 40대 중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뮤지션+방송인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P(남) 6년 30대 초반 뮤지션 외국계 기업(회계) → 뮤지션 J(여) 15년 30대 후반 동시통역사 국내 대기업 → 동시 통역가 W(여) 6년 30대 초반 영어강사 외국계 기업(비서) → 영어 강사

H(여) 10년 30대 중반 케이크 케이터링사업가

기간제 교사 → 교육출판기업(인사, 총무)

→ 케이터링(블로그)

M(남) 6년 30대 중반 연구원 국내 대기업(연구) +의류회사 운영자 → +어플리케이션 사업가

I(남) 8년 30대 초반 작곡가, 지휘자 종합음악학원 운영자 + 클래식 작곡가 → +음악제작자(뮤지컬, 영화음악 등) +합창지휘자 +웹사업가 +자원봉사자

Z(여) 20년 30대 후반 어린이 영어강사

피아니스트 → 국내 대기업(총무) → 음악학원 강사 → 어린이 영어강사

+자원봉사자

<표 1> 연구 참여자 특성

* ‘→’ 표시는 직장 및 직업의 이동을 의미하며 ‘+’ 표시는 겸업을 의미함.

2. 연구방법 및 과정

이 연구는 사례 연구적 접근을 통해 연구 참여자들의 다양한 경력 전환 경험이 어떤 의 미를 가지는지 분석하고, 변화한 경력의 의미와 일의 교육적 시사점을 해석하고자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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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를 위해 심층면담을 수행하였으며, 지면면담 및 전화면담을 통해 자료를 보충하였 다. 면담은 각 참여자에게 연구에 대한 소개 및 연구 참여 동의서를 받는 과정을 통해 2013년 11월에 시작하였다. 연구주제와 관련한 사례의 적절성 및 의미를 판단하여 총 13명과의 면담이 2014년 2월까지 4개월간 이루어졌다. 면담은 주로 연구 참여자의 사무 실이나 자택 등 면담에 집중할 수 있는 곳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반구조화된 방식의 면담 이 진행되었으며, 관련 질문 외에도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일에 대한 경험과 의미를 자유 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자들은 13명의 사례에 대해 모두 숙지하였으며, 분 석회의를 통해 면담 자료 및 면담노트를 수시로 검토하고, 주제를 코딩화하는 작업을 거쳤 다. 자료의 분석은 전체와 범주의 관점, 내용과 틀의 관점 사이를 가로지르며 이루어졌으 며, 이 과정에서 문헌에 근거한 관점의 틀을 응용하기도 하였다. 의미 있는 주제어를 찾기 위한 작업이 진행된 후, 각 부분의 관계성과 맥락을 고려하며 심층적 해석을 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또한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문헌, 다큐멘터리 자료, 인터넷 자료 등을 폭넓게 참고하였으며, 한정적이지만 참여자의 일터 및 성과물을 관찰함으로써 면담의 맥락을 이해하는 계기로 삼았다. 분석 및 해석한 내용에 대해서도 연구회의 및 동 료들의 검토를 받는 과정을 거쳤다.

Ⅳ. 연구결과

1. 참여자들의 일 경험 이야기

이 연구의 참여자들은 전통적이고 단선적인 경력이 아니라, 직업 세계의 다양한 변화 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경력 전환 경험을 가진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하 지만 동시에 이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대상들이며, 직종 및 직무, 일 형태 측면에서 경력전환, 복수직업, 국가적 경계를 넘나드는 경력 등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연구결과에 제시될 내용 및 전체 연구의 이해를 위해 면담 내용을 바탕으로 4개의 사 례를 이야기로 재구성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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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지속된 진로 진동과 새롭게 꿈꾸는 제3의 길(뮤지션 P의 사례)

어려서부터 P의 꿈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섬세하고 예민한 정서를 가지고 있던 P는 보수적이고 확고한 교육관을 가졌던 아버지와의 진로갈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 다. 이때 음악을 듣는 것이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길이었고, 우연한 계기에 클래 식 음악과 연주에 빠져들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진학을 앞두고 음악에 대한 꿈은 잠시 접 어야 했고,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다. 진학 후에도 전공분 야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P는 고전음악 동아리 활동에 몰입하게 되었고, 피아노 바에 서 수차례 공연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군 제대 이후 다시 방황은 시작되었고, 암 투병을 시작하신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다시 회계학을 공부하기로 한다.

이 시기, 미국 회사의 회계부서에서 인턴경험을 하기도 하였는데, 여기서 생긴 수입은 다 시 화성악 과외를 받거나 음악공연을 보는데 투자하였다. 귀국 후, 일본계 회사에서 회계 와 외환 관리업무를 하였으나 음악과 자아실현에 대한 열망은 지속되었고 결국 회사원의 신분으로 첫 음반을 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밀려나오는 똑같은 표정 의 사람들을 보며, 유난히 삶의 무게가 느껴졌는데, ‘나도 저들과 같을까?’, ‘의미 없는 회사 일이 나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겠구나.’ 라는 자괴감이 들어 그날로 사표를 제출 한다. 이후 프로 뮤지션의 삶을 시작하며, 사설 학원과 지인들을 통해 음반제작과정과 사운드 엔지니어링, 재즈, 음악 비즈니스 등과 관련한 학습을 점진적으로 해 나갔다. 음 반 작업은 별다른 자원 없이도 집에서 혼자 할 수 있으며, 음반을 출시하지도 않았던 중 국의 인터넷 음원 순위에 자신의 곡이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할 정도로 세상은 많이 변 화했다. P는 현재 3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는 뮤지션 뿐 아니라 사업가 로서 음악 제작자의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토록 고민하며 진동해왔던 진로가 새롭게 통 합되는 순간을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나. 변화는 성공과 다른 말이지만, 진정성만 있다면(영화사업가 G의 사례)

G는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다. 하지만 전공에 흥미가 없었던 그는 독일어 수업 시간에는 주로 잠을 잤고, 독일어 기초도 익히지 못한 채 졸업을 하고는 남들처럼 ‘평범 한’ 회사(타이어 회사)에 취직하였다. 하지만 독문과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에서는 독일 지사로 발령을 내렸고, 독일에서 해외 영업을 6년 이상 지속하게 된다. 이렇게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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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적응기간이 주어졌는데, 이때 MBA 과정을 시작하였다. 하지 만 캠퍼스에서 젊은 기운의 학생들을 보고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전 타이어 사업에 싫증을 내고 있던 터에 바로 IT 회사로 이직하였다. 이때는 IT 사업 이 부상하고 있을 무렵이었으며, 이 분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현 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관련 지식을 배워갔다. 이렇게 IT 분야에서 8년 차가 되었을 때, 우연한 계기로 해외출장을 가게 되며 영화산업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또 다른 경력 전환점이 된다. 이후로 영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아졌으며, 퇴사 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영화촬영지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기에 이른다. 현재 G는 이것과 관련한 영 화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전혀 다른 길들에 무모하게 도전해왔지만, 후회는 없었 고 일에서도 늘 ‘재미’가 중요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 및 진로와 관련해 서는 자신이 선택한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지 반드시 학교에서 형식적인 직업교 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후배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분명 변화는 성공과 다른 말이며, 극심한 불안과 긴장은 당연히 따르지만, 진정성과 열의만 있다면 누구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주문 제작하기(케이크 제작자 H의 사례)

H는 어려서부터 별다른 꿈은 없었지만 사범대를 졸업하며, 국어교사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교사의 길은 매우 경쟁이 극심하여, 잇따라 임용고시에 실패하면서 계약 직 교사로 2년, 학원 교사로 1년의 일 경험을 하였다. 이후에는 고용의 불안정성과 흥미 등의 문제 때문에 교육 관련 기업의 사무직으로 전환하여 일하게 된다. 처음에는 안정성 과 흥미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인사 및 총무업무를 병행하며 업무부담 은 늘어만 갔고, 되풀이되고 발전이 없는 일에 입사 2년 차 정도에는 모든 흥미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입사 3년 차에는 육아휴직을 받게 된다.

휴직 기간에는 잠시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하였고 그동안 취미로 공부했던 베이킹을 다시 시작하면서, 자신이 만든 케이크와 쿠키 등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이후 블로그 의 회원 수는 점차 늘어갔고, 자신의 포스팅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상상하며, 복직 후에도 이를 병행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의 지방이전과 맞물려 많은 고민 끝에 결국 퇴 사를 결심하고, 전문적으로 베이킹을 시작한다. H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웨딩케이크나 기념일 케이크 등 주문식 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아이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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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하는 베이킹 교실도 한 달에 한 번 진행하고 있다. H는 그동안 창의적이고, 보람을 느 낄 수 있으며, 가족적 가치를 ‘함께 가져갈 수 있는 길‘ 을 모색해왔다. 이 일은 유기농 재 료 및 친환경 콘셉트로 사회적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창의적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으며, 육아와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일이기에 매우 만족스럽다. H는 현재도 많은 프 랜차이즈 제과점에 대응하여 고객의 구체적인 주문에 따른 케이크를 만들고 있으며, 고 객의 추억과 이야기, 콘셉트 등을 적용하여 차별화된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라. ‘투잡’ 사이의 줄타기와 즐거운 탈선의 경험(연구원 M의 사례)

M은 석사과정을 마친 후, 대기업의 공학 분야 연구원으로 입사하였지만, 현재까지 회 사 밖에서 ‘몰래’ 몇 개의 다른 일을 병행해왔다. 먼저, 미술 전공자인 친형과 함께 디자 인부터 생산, 판매까지 아우르는 옷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가정의 경제적 문제 때문이었으며, ‘월급쟁이’로서는 도저히 그 당시의 난국을 피할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진행하며 회사에서 느낄 수 없던 흥미도 느꼈으나, 경험 부족으로 이 사업은 크게 실패하였다. 이후에는 최근까지 군대 동기와 함께 개발도상국 아동을 돕기 위한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사업을 해왔다. 점점 회사에서는 하고 싶 은 연구와 하는 일의 ‘gap’이 커졌는데, 회사 밖에서 하는 사업은 그 돌파구가 되어 주었 다. 이렇게 일을 병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현재 회사는 자신을 원하는 미래로 데려 다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함이 컸으며, 일터에서의 9시간이 그리 기쁘거나 내면적 만 족을 주지 못했기에 ‘탈선’의 경험이 즐거웠다. 예전에는 대기업 연구원이라고 하면 어깨 에 힘이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현재는 선배연구원들도 수제 맥주집을 차리고 싶다고 이 야기할 만큼 내면의 즐거움을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느낀다.

2. 주제 도출

다음 제시한 표는 참여자들과의 면담과 일지 등에서 생성한 포괄적이고 다양한 자료들 을 더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해 하위주제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Fenwick (2012)의 접근에 따라 크게 심리적, 사회적, 경력적 측면에서 이를 살펴보았으며, 일의 교육적 측 면에서 도출된 내용을 추가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러한 틀은 경력전환을 다각도에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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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볼 수 있게 함으로써 균형 잡힌 논의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Fenwick은 경력전 환 연구가 주로 심리학적, 사회학적, 경력 연구 등의 전통에서 이루어져 왔는데, 각각의 접근은 기여와 한계점을 모두 갖기에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개인 적이고 심리적인 진로의 측면, 사회적인 맥락과 변화, 경력적 개념들과 요소들을 모두 포 괄할 수 있는 확장된 접근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4가지 측면에 서 하위주제를 생성하고, 각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가. 경력적 측면

1) 평생을 더듬어 탐구해가는 진로 2) 경력전환의 재정의

3) 경력적 창발성과 창의성 나. 일의

교육적 측면

1) 무형식적, 비정형적 일의 교육으로 2) 경력 메타역량으로

다. 사회적 측면

1) 안정적 직장이란 없다?

2) 직무 멸종? (프로젝트화와 놋워킹)

3) 아마추어의 시대? (자유로운 표현 욕구의 발산과 그 가능성) 라. 심리적

측면

1) 경력 성공의 지표는 없다

2) 고용안정과 자기실현 사이의 줄타기 3) 능동적 변신

<표 2> 하위주제

가. 경력적 측면

1) 평생을 더듬어 탐구해가는 진로

13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수행한 결과, 경력적 측면에서 가장 공통적인 부분 은 진로에 대한 탐구와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삶의 질과 일의 만족감 을 높이기 위해 계속하여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며 탐구하고 있었고, 이러한 에너지는 ‘새 로운 변화의 지점’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측면뿐 아니라 가속화되는 사회적 변화도 더는 이들을 한곳에 머물 러 있게 하지는 않았다. 고용불안뿐만 아니라 조직의 수명이 짧아지고 변화가 가속되며 개인들은 일터에서 안정보다는 불안과 성찰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으며, 변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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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에 대한 압박도 느끼고 있었다. 이는 김문조(2006)의 논의대로 과거의 ‘성장-학습- 취업-퇴직’이라는 순차적인 과정보다는 오히려 복선적이고 통합적인 형태의 경력구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참여자들 대부분이 역동적인 경력변화를 경험해왔으며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혹은 어린 시절부터 계획해온 내용은 아니었다. 일을 경험하며, 또한 삶에서의 자 연스러운 경험들을 통해 현재의 일과 자신의 오랜 요구를 대질시키기도 하고, 그 요구를 변화시키기도 하며,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길로 접어든 경우도 많았다. G의 경 우, 우연한 기회에 베트남에 가서 업무협조를 하다가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영화사업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고, K의 경우도 마케팅 팀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다가 계 획에 없던 프로게임 감독으로 전향하게 되었다. H와 E의 경우, 외부적인 상황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였지만,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길을 탐색해가고 있었다.

갑자기 타이어 회사 다니니 재미없다, 또 그 당시에 IT 버블이 생기기 직전인데, IT 쪽이... 자 꾸 그런 생각을 했고, 그냥 젊은 기운에... 뭐 IT 쪽으로 가자, 그 때 옮겼어요. 저 같은 경우가 좀... 스스로 잘 모르겠는데, 좀 오래 하면 좀 재미없어지고,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 하고, 새로운 것 하면 또 처음에는 재미있다가, 어느 정도 하면 또 염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있나 봐요... 전환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답답한 삶을 사는 게 맞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 보자. 그래서 충동적으 로 결정하게 되고 행동으로 먼저 옮기고... (G)

...몇 개 길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시기였죠. 사실 고민이야 늘 있어왔던 거고. 새삼 새 로울 건 없었는데, 그 계기들이 오죠. 저 같은 경우는 계약기간이 끝난다,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한 다, 부서가 없어진다, 아니면 애기가 생겼다... 그러면 그 고민이 텐션을 타는 거죠. 사실 그때가 잠깐 힘들지, 결정하고 움직이면, 그때부턴 마음이 왠지 날아갈 것 같고. 음... 내가 뭔가 내 인생 을 결정한 것만 같은 느낌. 사실 어느 정도 수입만 끊이지 않는다면 그 걱정만 없다면 다들 그러겠 죠. 회사에 남아 있고 싶어 있는 사람은 반도 안 되니까... 결국 요즘 시대에는 다들 ‘평생 고민하 며’, ‘피곤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H)

이외에도 K, S의 경우 G와 같이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요구를 즉시적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선택한 예이며, W와 P 등의 경우, 자신의 꿈과 전혀 관계없는 다른 길로 접어들 다 그 열망을 다시 펼칠 수 있는 제3의 길을 찾아 회귀한 예이다. S는 자신의 이직을 위 해 접촉하던 헤드헌터 회사에서 헤드헌터직 제의를 받기도 하였다.

이들은 각기 다른 맥락에 있었지만 계속하여 다른 요구와 상황 사이에서 협상하고 새 로운 길을 모색해가야만 하는 ‘피곤한’ 길을 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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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진로는 즉시적, 역동적으로 재구성되고 있었으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지속적 으로 적응해가는 양상에 가까웠다. 이에 이들은 순차적 경로 및 단계보다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요구와 사회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끊임없이 조절해가야 하는 변화 가운데 놓 여 있었다.

2) 경력전환의 재정의

이러한 내용을 통해 기존 경력전환에 대한 개념 역시 기존 연구와는 다른 개념으로 나 타났다. 물론 과거에도 경력전환 사례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경력전환의 내용과 질적 측면에서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경력전환이란 현재 우리 사 회에서 살아가며 흔히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건이었으며, 기존 연구들에서 언급했던

‘충격’의 경험을 이들에게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제 경력전환이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세상이고, 주변에서도 한 회사에 오래 있는 것이 능 력 없게 느껴질 정도니까 뭔가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아. 상황이 상황이니까 옮겨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그것에 대한 큰 부담이나 미안함 같은 것은 사실 많이 없지. 이 바닥이 워낙 변수가 많고 이 직도 잦고 하니까. 솔직히 피곤하지. 지금 다시 라인을 옮기거나 해도 평생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게 없는 직종이니까. 언제 다시 옮길지 알 수가 없지. (E)

경력전환의 범위 역시 지금까지 대부분 한정적으로 정의되어왔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경력적 전환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며 그 경계를 쉽게 한정 지을 수 없는 예들도 많았다.

먼저 I의 경우, 모든 작곡가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제작하는 것은 아니기에 영화음 악, 합창 음악, 클래식, 대중음악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점차 경력을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웹을 통한 음악관련 사업, 지휘, 봉사 프로젝트 운영 등은 작곡과는 매우 다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뚜렷한 경계를 찾기는 어렵다. 이러한 경력은 프 로젝트 단위로 축적되어 생긴 것이며 전환의 계기를 찾기는 어렵다. 그저 ‘하다 보니’로 설명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을 ‘프로젝트 단위’로 상황에 따라 해나가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이 그때의 직업적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전환 과 확장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C의 경우에도 영화 평론가로서의 정체성은 오랜 기간 유지해왔지만, 본업보다는 다른 일에 더 몰입하고 다양한 전환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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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왔다.

또 한 범주로 변화무쌍한 경력전환의 예를 살펴볼 수 있다. H, G, P, W, N, S 등 많 은 경우에서 기존 경력과는 매우 관련이 적은 일로 전환한 사례들이었다. 회사원에서 케 이터링 케이크 사업으로, IT 회사에서 영화 사업으로, 회계사에서 뮤지션으로 전환할 만 큼 기반이 없는 경력전환이 이루어졌으며, 주도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

외부상황에 의해 경력전환을 이루게 된 예도 기존의 사례와는 다른 사회적 복잡성이 개 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의 경우, 전례 없는 변화와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패션사 업에서 트렌드에 따른 불안정한 경제적 기반과 경쟁적 시장, TF팀과 프로젝트성 일의 증 대, 그리고 고용의 불안정성, 외국 디자이너들과의 협조와 잦은 출장 등에 적응하며 살아가 고 있었다. 이는 현대 많은 조직의 복잡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스포츠웨어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살리며 양질의 경험 및 직무환경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헤드헌터와 만나고 조직의 상황을 예민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H의 경우에도 회사의 위치 이전, 계약 만료 등의 상황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가고 있었다.

3) 경력적 창의성

특히 연구 참여자들의 사례가 기존의 관점에서 설명되기 어려웠던 부분은 경력적 창의 성의 측면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요구를 실현하게 해 줄 수 있는 통로를 이미 존 재하는 답안이나 선택지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양상(customizing)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경제적인 안정성은 참여자들 모두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었지 만, 자기실현과 자기만족, 자신만의 가치추구는 이와 못지않은 비중으로 중요하게 이야 기되고 있었다. 이에 이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 자신이 깊은 성찰 없이 선택한 직업 및 조직과 갈등을 빚게 되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창의적으로, 구체 화한 형태로 만들어내는 양상을 보였다.

대단한 건 아니고요. (웃음) 그냥 하나하나 내가 원하는 요소들을 더했더니 여기까지 온 거죠.

그동안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런데 지 금은 우리 딸도 교육적으로 같이 할 수 있고, 엄마가 있으니까 말도 빨리 늘고, 베이킹은 내가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시도해볼 수 있고, 무엇보다 돈벌이도 되니까요. 가장 좋은 건 시간을 비교적 맘대로 쓸 수 있는 거죠... 또 하나 있어요. 블로그하고 이웃들에게 나누고 위로받고 칭찬받고...

이러면서 좀 힐링이 되었어요. 그동안은 일이라는 게 나에겐 ‘상처’가 되었는데...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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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직업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향토사 가이드 같은 게 그런 거죠. 시간제 보육 컨설턴 트, 청소년 지도사, 경영 지도사 이런 것은 몇 년 전 만에도 크게 유명한 직업들은 아니었어요. 그 런데 이런 직업들은 내가 헤드헌터로 관련 하고 있지는 않아요. 꿈 설계사... 그런 건 제가 좀 해보 고 싶네요. (S)

H의 경우, 육아라는 가족적 가치와 삶의 여유로움,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베이 킹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직업적 제빵사가 아니라 자신의 창의성과 사업적 마인드, 블로 거로서의 경험, 가치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주문식 케이크 사업을 구상했다. N의 경우, SNS, 디지털 기술을 통한 참여와 소통을 예술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종합 예술 기획자 로 활동하고 있다. S의 경우도 꿈을 컨설팅 하는 일을 계획하고 있으며, P의 경우 자신 의 오랜 꿈과 안정성, 가족의 요구 등 다양한 요구 속에서 종합적 음반 사업을 병행하는 뮤지션을 구상했다. C의 경우도 영화 평론가를 하며 아쉬웠던 인디 영화에 대한 실질적 지원, 후배 양성 등을 위해 영화 관련 종합사업, 즉 재원과 작품을 연결하는 중개자적 사 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전에 없었던 일들도 있고, 이미 존재했던 일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진로를 만들어가고 있 었다. 이들에게 진로결정은 열린 선택에 가까웠으며, 기존에 없었던 것이라면 만들어가 는 길을 택하는 양상을 보였다.

나. 일의 교육적 측면

1) 무형식적, 비정형적 일의 교육으로

이렇게 변화한 양상은 일의 교육에 대한 요구도 바꾸어 놓고 있었다. 이들은 N을 제외 하고 모두 대학교육을 받았으며, 필요에 따라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직업과 관련한 형식 교육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경력구성 과정에서 주로 형식적 측면보다는 형식 이 뚜렷하지 않은 프로젝트 및 사건들로부터 배우고 있었으며, 몸으로 부딪쳐 실제로 경 험하며 학습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자신의 요구와 가능성, 사회적 요 구를 조절해나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은 경력전환 과정에서도 특별히 형식화, 정형화된 교육을 받지 않거나 받지 못했 으며, 이러한 것에 대한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 현장에서 부딪치고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스스로 공부한 경험이 오히려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N의 경우, 카메라,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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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털 기기와 관련된 부분들에 대해 구글과 유튜브를 통해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최신 기 기와 정보, 구체적인 내용은 이미 출판물이나 강의라는 매개체로 전달되기 위해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분야에 대한 강좌나 교육기관 자체가 없는 상 황이며, 자신이 필요한 내용만 공부하기에 형식교육은 부피가 크다고 이야기한다. 더불 어 자신이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면 이러한 사업이나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을 펼 치기 어려웠을 것이라 주장했다. H의 경우에도 베이킹 학원을 통해 자격을 따고 공부했 지만 실제로 사업에 필요한 내용은 간헐적으로 열리는 유명한 쉐프의 베이킹 체험, 박람 회, 블로그 및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얻었다고 이야기 한다. G의 경우, 학교 교육보다 는 직접 부딪치고 체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직업교육이었으며, K는 프로게이머 1세대로 선례가 없어 정규적인 교육을 받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별한 교육이란 없고 그냥 스스로 찾아보고 일하는 현장에서 배운 것 같아요. 독일어를 전공하 고 IT 쪽으로 전환하고 영화를 하게 되고... 나는 교육이 필요 없다고 보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변화는 항상 고통이 따르고 그 변화가 곧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 전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봐요.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본인이 노력만 한다면 지식은 갖춰진다 고 봐요. 나도 지금 영화 공부 많이 하고 있어요, 책도 많이 보고 영화도 많이 보고... 국외에서 영 화 나오면 그걸 어떻게 찍었을까 분석도 해보고... (G)

이 바닥(프로게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학습의 개념이 약해요. 왜냐하 면, 충분한 학습의 기회가 없어요. 학습이라든지, 선례가 없었으니 이런 것을 생각하여 접근한 적 은 없었죠. 그나마 매뉴얼 등 정도는 있었는데 저희가 지침으로 삼을 만한 정도는 없었죠. 뭐 예를 들어, 코치들이 어떻게 해야 된다는 지침도 없으니 무작정 경험을 통해 시작을 할 수밖에 없어요.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각 팀 마다, 다 처음 시작하는 거죠. (K)

물론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진로교육 및 진로 성찰에 대한 충분한 수 준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점, 초기 경력 단계에서 성숙한 진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 였다는 점 등을 통해 경력전환이 한 번쯤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의 세계에서 직면한 빠른 변화와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들, 우연한 경험과 일에 대한 새로운 욕구는 이들을 완전히 다른 길로 접어들게 하는 역동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더불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형식교육은 물론 중요한 부분이지만, 개인에 따른 다양한 요구, 변화무쌍한 경력, 변화한 일의 구조 등을 지원하기에는 부족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참여자들은 즉시적이고 비정형적이며 무형식적인 교육경험들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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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력 메타역량으로

연구 참여자들은 현재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변화에 적응 할 수 있는 적응력,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믿음, 끝까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실현하고 탐색할 수 있는 끈기와 인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기본기 등에 대해 공통적인 의견을 밝혔다. 음악, 패션 등의 전 문 영역을 제외하고는 협소한 의미의 직업역량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남춘호 (2005)는 이에 대해 예측할 수 없고 수시로 적응해나가야 하는 현대 경력의 시대에는

‘경력 메타역량’이 강조된다고 언급했다. 스스로 경력을 구축하고 새로운 직업 세계에 적 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정체성과 적응력과 같은 메타역량은 필수적이며, 이는 학습방법을 학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변화된 일의 조건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자아상을 형성해 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단기적인 기 초 역량을 습득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P의 경우, 음악분야에서도 형식적 교육은 거의 받지 않고 독학으로 현재에 이를 수 있 었다. 이들은 오히려 협소한 직업역량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그 일을 선택하고자 할 때, 열정과 노력을 통해 점차 배워가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N 과 G의 경우, 이러한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였으며, 학교에서 받아온 단순하고 획일적인 진로교육 및 직업교육에 대해 비판하였다. P와 H의 경우 요즘 많은 직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역량이 더 중요 하다고 이야기했으며, C의 경우, 넓게 아는 것,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평생 직업의 시대가 아니라는 점에 공 감하며 평생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구체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살아 갈 수 있는 삶의 태도와 적응력, 긍정적 마인드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라고 하고 싶어요... 지금은 누구나 마음먹으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 이 어느 정도는 갖춰져 있다고 생각해요. 더 중요한 건 열정과 유연한 사고... 결국에는 전통적인 직업적 가치관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봐요. 주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 는가의 사고방식, 너무 보수적인 직업적인 가치관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 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교육이라든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다고 봐 요. 이런 가치관에서 벗어나면 큰일 난다고만 생각하니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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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상상력 훈련을 좀 하라... 그게 진짜로 중요한 거고... 저도 일하면서 그것이 가장 부족 했었어요. 상상력 훈련, 적어도 지금 하는 일 하기 전까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어떻게 보면 백지에서 그림을 그리는 거거든요. 500평 평지에 아무것도 없고. 제 그림에 따라 거기에 건물들이 설 거거든요. 저는 의식적으로 지금 그 상상을 하고 있거든요, 수시로. 그게 일에 크게 도움이 돼 요. 저는 정말 일을 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이 뭐고,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고 뭐 이런 것 모르거든 요. 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열심히 하게 되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데가 너무 많거든요, 특히 요즘... (G)

이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은 기존 훈련 중심적 직업교육과 일을 위한 교육에 치중된 단 기적 진로교육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며, 오히려 변화하는 환경에서 건강하고 새로운 자 아상을 형성해 갈 수 있는 장기적 생애 역량에 가까웠다.

다. 사회적 측면

1) 안정적 직장이란 없다?

참여자들은 안정적 직장이란 없다는 공통적인 언급을 하였다. 소위 ‘철밥통’의 시대는 끝났으며, 모든 곳에서 변화는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이러한 변화를 실제로 경험해왔기에 어떠한 변화든 ‘당연히’ 자신에게 다가올 사건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었 다. E의 경우, 회사의 구조조정과 민감한 트렌드 변화 및 경쟁적 시장 상황을 빈번하게 겪어왔다. 특히 두 번째 회사의 경우, 중국에 매입되어 업무상황과 대상 집단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경험해왔다. C의 경우, 자신이 초기에 뛰어든 IT 사업이 사양세가 되어가 는 것을 경험했다. H는 회사의 확장과 변화에 따라 지방 및 해외 이전하는 내용을 지켜 보았으며, K는 프로게임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시기부터 우연한 기회에 게임을 시작하여 그 게임이 사양세에 접어들고, 새로운 게임의 감독이 되기까지 게임 산업의 가파른 변천 사를 경험했다. J 역시 통역 가능 인력이 많아짐에 따라 통역 분야 역시 전문화, 세분되 며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며, S는 헤드헌터로 일하며 이러한 변화를 몸 으로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저는 아시다시피 피아노를 전공 수석으로 대학에 입학해서 한동안은 잘 나갔어요. 그런데 팔하 고 어깨 마비로 연주가 어려워지고, 아빠가 그렇게 되실 줄은(사업실패) 아무도 몰랐겠죠... 전공 을 심리학으로 바꿔서 또래들보다 늦게 졸업하고, 그래도 떳떳하게 회사에 입사해서 3년 동안 총무 부서에서 일도 잘했어요. 했는데, 회사가 외국계 기업에 매각되고 구조조정을 맞을 줄은 (허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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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또 아무도 몰랐겠죠. 요즘은 몰라요. 저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철밥통’의 시대는 갔구나... 계속 고민해야 되는구나. 전문적인 걸 하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든... 그냥 그렇게 살 아서는 안 되는구나. (Z)

Z 역시 개인적인 상황과 회사의 상황이 지속해서 변하며 경력도 함께 재구성되는 양상 을 보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이들은 현재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성찰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언제 변 화가 닥쳐올지 모른다는 전제를 가지고 일하고 있었다.

2) 직무 멸종?: 프로젝트화와 놋워킹

이들이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한 일의 구조와 형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들은 때에 따라 전통적으로 자신의 직무를 맡아서 수행하기도 하였지만,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것이 매우 보편적이었다. 또한, 다양한 필요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 며 서로의 요구를 충족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와 관련하여 Ekstedt(2009)는 변화한 일의 세계의 대표적 특성 중 하나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일, 즉 프로젝트화 (projectification)와 우발적인 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는 조직 대 조직 의 일 뿐 아니라 개인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고 이야기했다. Engestrom & Sannino (2010)의 경우, 상시적이고 안정적이며 조직적인 활동의 개념이 아닌 필요에 의해 언제 든 맺었다 푸는 매듭의 형태를 유동적 활동을 ‘놋워킹(knotworking)’이라는 개념으로 이야기하였다. 연구결과는 이러한 개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E를 통해 패션 업계에서는 주로 이러한 방식의 일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 다. 라인의 콘셉트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해외 디자이너 들과 프로젝트 단위 계약을 통해 함께 일한다. 모든 일이 연계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고 경력을 쌓아간다. 면접에서도, 포트폴리오를 통해 어떤 프로젝 트를 수행하였는지, 몇 개의 라인을 만들어 보았는지 등의 질문을 받게 된다.

가끔 어린 후배들이 ‘지금 이 회사에 들어가면, 혹은 이 일을 하면 이것이 경력이 될까요?’ 라고 묻는데 대답하기 힘들다기보다는... 난감할 때가 있지. 그래서 ‘너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 네가 거 기서 뭘 배울 수 있을지를 생각해봐. 그게 경력이 되는 거야’ 이런 식으로 대답하는데, 우리 직종에 서는 어디서 몇 년을 있었는지가 척도가 될 수도 있지만, 어디서 무슨 라인을 몇 개 정도 해보았고, 누구와 일했고, 어떤 내용으로 그걸 했는지,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한 것 같아.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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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나 뮤지션의 경우, 이러한 측면이 더욱 강조되는데, J의 사례, H의 사례, I의 사례, P의 사례에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P의 경우 앨범 콘셉트에 따라 필요한 악기와 연주자, 가수 등이 달라지고, 즉시적으로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프로젝트팀을 구 성할 수밖에 없다. G의 경우, 베트남 영화기반 세트장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영화 사업 으로 전환하게 되었으며, K를 포함하여 조직에 속해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다른 조 직과 즉시적 협력을 하거나 프로젝트 단위의 일을 많이 하게 됨을 볼 수 있었다.

3) 아마추어의 시대?: 자유로운 표현 욕구의 발산과 그 가능성

이들이 특별한 자격이나 형식적 과정 없이 경력전환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것 을 뒷받침하는 사회문화적 기반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경력전환에 서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들이 진입 장벽을 크게 느끼지 않았던 것 은 그만큼 아마추어의 세계가 이면에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자유로운 표현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지고 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 들은 상호적으로 자신만의 경로를 기획하고 구성할 수 있었다.

P나 H의 경우도 전공이 아닌 취미로 하던 일이 직업이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P의 경우, 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이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었으 며, 회계 업무를 하는 회사원이 음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의 발달과 성숙한 아마추어 문화 덕분이었다. 인터넷의 많은 블로그에는 혼자 음반 내기 방법 등이 포스팅되어 있으며, 누구나 쉽게 집에서 음반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이야 기하고 있는데, 최근 다른 분야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P 는 음반을 출시하지도 않았던 중국의 음원 순위에 자신의 곡이 올라가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신기해했는데, 아마추어도 자신의 표현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고 이를 전 세계 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무대가 일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저 같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고... 자신이 가진 욕구를 표현하려고 하는 하나의 문화적인 부분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그런 욕구를 표현하고자 하는 방법도 다양해졌고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죠. (P)

H의 경우에도 스스로 베이킹을 하며 자신만의 콘셉트를 이해시키거나 홍보하기 어려 웠지만, 블로그를 통해 익명의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특별한 공간적 기반 없이 사업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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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할 수 있었다. C의 경우에도 익명 기고자로 영화평론을 시작하였으며, E의 경우에도 특별한 경험은 없었지만, 퇴근 후 영어강사로 일하였다. E는 인터넷 자료들을 검색하거 나 많은 영어회화 교재들을 분석하며 차별적인 자신만의 커리큘럼을 만들어 냈다. N의 경우에도 SNS나 디지털 산업이 발전하기 전에는 가능할 수 없었던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사회문화적 기반을 통해 이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경력전환을 결정하 고 실행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라. 심리적 측면

1) 경력 성공의 지표는 없다

이들은 공통으로 매우 주관적인 경력관을 가지고 있었다. 초기경력에서는 주변의 권유 와 시선, 관점을 가지고 일의 세계에 진입한 경우도 많았지만 이후 일을 경험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자신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 고민하고 탐색하는 경 향을 보였다.

특히 P의 경우, 초기경력 구성에 아버지의 영향이 컸지만 이후 경력은 자신이 구성한 부분이 컸으며, 현재 자신의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C의 경우에도 경제적인 부분보 다는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많은 전환을 경험하였으며, 매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화 평론가로서의 일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참여자들의 경우도 현재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으며, 경력적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자 기만족이라고 언급했다.

주위에 사람들을 보면 직업에 귀천이 없어진 것 같아요. 실제로 선배 연구원들 중에 ‘수제 맥주 집이나 같이 해보자’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단지 돈이 목적이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사실 더 나아가서 더 이상 옛날에는 ‘대기업 연구원이다.’ 싶으면 어깨에 힘 들어갔는데 더 이상 그런 걸 로 인정 안 받겠다, 인정 안 해준다, 그런 의미라고 할 수 있겠죠. 하루하루 일터에서 9시간 소비하 는데 이 시간에 정말 기쁘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퇴근을 위한 그런 일터에서의 시 간이 아니라. 나도 돈보다 내면적 만족이 더 중요하다, 나의 기여도? 그런 느낌이 중요하다... 직접 적인 기쁨 같은 것? 그게 경력에서 중요해진 거죠. (M)

이러한 맥락에서, 이전 연구들의 ‘경력적 성공’이라는 개념과 의미 자체에 대해 재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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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경력에서 선택과 실행을 통해 점진적으로 나아가며 자연스 러운 삶 그대로를 살아가고 있었으며, 이들에게 위기가 오거나 변화가 찾아오기도 했지 만 이를 성공의 기준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이들에게 경력은 삶 그 자체였으며, 이를 객관적 혹은 주관적으로 비교 및 평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2) 고용안정과 자기실현 사이의 줄타기

앞에서 언급했듯 이들에게도 경제적 기반과 안정성은 필요했기에 조직이나 일이 자신 의 요구와 맞지 않을 경우, 극심한 내면적 갈등을 경험해왔다. 우리 사회에서 고용 문제 는 매우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러한 불안정성 역시 개인들에게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하 지만 자신의 요구, 자신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과 이것이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이에서 진동하고 고민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P의 경우 이러한 측면이 매우 잘 나타났는데, 자신이 하고 싶던 일과 자신이 해야 했 던 일 사이에서 갈등하던 P는 결국 프로 뮤지션으로 전향하였지만, 안정성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음악기획자로 전환하는 중이다. H 역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가르치는 일을 위해 계약직으로 일했으나 경제적 안정성, 정서적 안정성을 위해 교육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 하는 것을 선택하였고, 그 회사에서 가르치는 일보다는 다른 업무에 치중하게 되자 갈등 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베이킹을 취미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베이킹 방법을 포스팅하고 소통하며 가르침에 대한 보람도 느끼게 되고 자신이 만든 ‘작품’의 사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자 다시 이러한 방향으로 경력을 전 환하였다.

한동안 ‘줄타기’는 계속됐는데, 하루에도 열두 번씩, 회사에 가서는 블로그만 보다가 오늘 때려치 우자, 집에 가서 애기 얼굴 보면 그래, 2년만 더 벌자. 미치겠는 거죠. 남편한텐 얘기도 못 하고...

회사도 이전한다잖아. 사람이 얼마나 산다고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야지. 아냐. 우리 가족 위해서 는 아직 2년만 더 벌고 퇴직하자. 당장 그만두면 어떻게 살아... (H)

이처럼 참여자들에게도 고용의 안정성과 경제적 측면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이 들은 이것이 자신의 요구와 맞지 않을 경우, 두 가지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양상을 보였으 며, 결국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는 자활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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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능동적 변신

이들의 경력전환 경험은 특히 자발적 의사에 의한 것일 경우, 부적응이나 충격보다는 선택의 기쁨으로 다가왔으며, 경험이 없었던 일에서도 잘 적응하고 학습하며 능동적으로

‘변신’해가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여기에서는 선택과 열정의 요소가 이들의 새로운 정체 성 형성을 촉진했다는 것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H의 경우, 퇴사 이전에 고민과 갈등이 많았으나 오히려 퇴직 후에는 마음이 더 가벼워 진 것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한다. P의 경우에도 자신이 더 몰입하고 좋아했던 음악을 전 업으로 하게 되었을 때, 경제적 불안보다 기쁨이 더 컸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로 취미로 미국에서 쓴 곡을 바탕으로 앨범을 내기 시작했어요. 기분이 너무 좋았죠. 뿌듯하고 행복하고 내가 무엇인가 이루어 냈다는 마음에 성취감이 컸어요. 또 중요한 계기는 내가 작곡한 곡이 중국의 음원 사이트에 있는 것을 발견한 건데요. 댓글이, 청자들이 내 곡 을 듣고 어떠한 마음으로 작곡가가 이 곡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쓴 댓글이었어요. 보고 참 행복했죠.

그러고 나니 회사 업무에 치이면서도 다음에는 어떤 곡을 발표해 볼까? 이런 생각에 너무 설렜어 요. 그렇게 2번째 앨범을 내고 나니까. ‘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회사에서도 머리에는 자꾸 음악 생각만 들고. 한번 기쁨을 맛보고 나니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로서 내가 행복하지 않는 데 이것은 문 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하니 역시 음악이 었어요. (P)

내 삶에 변화가 필요하구나... 지금 이곳에서(이전 회사)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쳇바퀴 도는 이 회사에서 나는 없어져도 또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겠지. 이런 생각들이 주였기 때문에 사실 (경력전 환에) 어려움? 부적응? 이런 건 없었던 것 같고... 오히려 지금은 매일매일 손님들의 스토리에 맞 게 다른 케이크를 디자인하고 만들고 하다 보니, 설레고 재밌고 뿌듯하고, 난 이 사람들에게 감동 을 주는 특별한 사람이구나...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같은 데 들어갔으면, 매일 누가 디자인해놓은 같은 케이크만 같은 규격으로 만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죠. 어쩌다 보면 망치기도 하고, 재료값 이 더 나갈 때도 있지만, 블로그 통해서 사람들 반응해주는 것도 좋고. 요즘은 ‘아- 이게 나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H)

H의 경우, 오히려 이전 직장에서는 스스로 소외감을 느꼈지만, 새로운 일을 통해 자신 의 능력을 발견하고 진로를 구성해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G나 C의 경우에도 상황에 따 라 자유자재로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다양한 소통을 하며 나아가는 사례를 볼 수 있었고 I의 경우에도 이러한 측면이 나타났다. 이들은 이렇게 스스로 조건 지워진 환경과 끊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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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상하며 자신을 변화시켜가고 있었다. 또한, 능동적으로 변화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과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고 있었다.

Ⅴ. 일의 교육적 논의 및 제언

지금까지 다양한 경력전환 사례들을 통해 변화한 경력구성 양상을 살펴보았다. 경력 적, 일의 교육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 경력전환 사례들의 의미를 탐색하고 새로운 일의 교육적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경력적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연구 참여자들은 평생을 통해 더듬어 탐구해가는 진로의 새로운 양상을 보 여주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자신의 요구에 대응하여 능동적으로 탐색 하고 다양한 조건들과 협상하며 새로운 변화의 지점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또한, 경력 적 창의성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제3의 길을 모색해가고 있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력전환은 ‘해결하거나 관리해야 할 문제나 사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삶의 여정에서 누 구나 만나고 선택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Fenwick, 2012). 이는 경력 전환에 대한 기존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며, 이에 따른 일의 교육적 방향성 역시 달라져야 함을 시사한다. 이전 연구들 대부분에서는 경력전환과 관련하여 특이한 소수 사례를 소 개하거나, 고용불안, 조직 내 구조 변동, 탈숙련화 등을 포함한 경제적, 사회적 이슈 등 과 이를 관련지어 왔으며(김시진․김정원, 2010; 오창환․정철영, 2012; 이수연․박순 용, 2012; 이용재, 2011), 이러한 맥락에서 성공적인 경력전환을 도울 방법들을 고민해 왔다. 물론 외부 압력이 두드러지는 전환의 맥락에서는 이러한 개념들이 두드러질 수 있 으며, 개인차도 존재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경력전환에 대한 조망은 다양한 관점에서 확장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가 있다. 단일한 적성과 직업역량, 단선적 커리어 패스 와 일의 안정성 등의 논의가 보다 확장되어 변화, 불안정성, 다중성, 창의성 등 새로운 일의 세계 요소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또한, 일의 교육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한 일 과 경력구성의 양상은 교육에 대한 요구 역시 변화시키고 있었다.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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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이들은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신해가고 있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이들은 주로 무형식 적이며 비정형적인 학습양상을 보였다. 특히 새로운 직업과 직무, 변화하는 프로젝트와 협업 등에서 이들은 스스로 부딪쳐 학습해가는 양상을 보였으며, 형식적 교육의 부재나 큰 부피 때문에 이를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들은 경력 메 타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언제든 변화하고 적응하며 자신을 실현해갈 수 있는 ‘기 본기’에 대해 공통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는 앞으로 일의 교육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단기적 관점에서 협소한 직업역량을 분절적으로 다루기보다 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구성, 재구성해갈 수 있는 학습역량 에 대한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또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측면의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 요구와 경력관도 변화하고 있지만, 사회의 변화와 일의 세계 변화, 일의 방식과 사회문화적 변화 는 개인을 안정적인 위치에 두지 않는다(Boud & Hager, 2012). 먼저 안정성이 사라 진 일터와 경력에서 개인은 늘 ‘성찰적 상황’에 놓이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직 무 멸종으로 대표되는 일의 세계변화는 프로젝트화, 놋워킹 등과 같은 새로운 일의 방식 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은 즉시적 필요를 위해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협력해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기존 연구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 렵다. 더불어 이들이 자유롭게 경력을 전환하고 변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마추어로 서 표현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기술적, 사회문화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 이러한 변화의 방향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앞으로의 일의 교육에서는 변화한 일의 세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다양한 일의 상황 속에서 즉시적 으로 협력하고 협상해갈 수 있는 역량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측면의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더 이상 사회 적 경력 성공의 지표를 따르기보다는 개인의 만족을 추구하면서 고용안정과 자기실현 사 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되어가기’와 이미 되어 있는 자신을 탈 학습 하고 ‘재구성하기’의 과정을 통해 변화해가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자활력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지금까지 진로교육에서 정체성에 관한 논의는 주로 이미 형성된 자신을 ‘발견’

하는 것에 그쳤다. 물론 직업적성 검사, 성격유형 검사 등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타고난 소질, 특성 등을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연구결과에서 볼 수 있듯 정체성 형성 은 발견의 과정뿐 아니라 ‘재발견’과 ‘구성’, ‘재구성’의 과정 등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끊 임없이 탐색하고 선택하고 변화해가는 ‘되어감’의 과정이 곧 연구 참여자들의 경력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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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내용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단선적이고 정태적인 경력관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을 보 여주며, 기존 진로교육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들을 드러낸다. 이렇듯 경력 패러다임과 경 력구성의 실제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일의 교육에 대한 정체성을 모색해보 아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변화하는 일의 세계와 경제적, 구조적 환경을 살펴보아야 하는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다양하고 유동적이며, 창의적인 형태의 경력구성에 대한 새 로운 요구와 방향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메타역 량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 사회의 특수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경력패스와 진로문제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보다 다양한 관 점과 접근을 통해 경력구성 및 재구성에 대한 의미 있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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