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과 정신이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이 박탈당하고 있는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이 미 일어나고 있다. 티벳의 경우가 단적인 예다. 중국 중앙정부의 통제와 간섭으로 인해 티벳인의 삶은 뿌 리채 흔들리고 있다. 중앙정부는 필요한 목재를 조달하기 위해 티벳 산림을 무작위로 벌채하고, 농업 생 산력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 농약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티벳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렸다. 티벳인들의 생태적 공동체는 삶의 기반인 땅이 무너짐에 따라 물질적, 정신적‘가난’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이같은 티벳의 상황은 규모만 다를 뿐, 인도에서도 똑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 문화, 공동체가 공존해왔던 인도는 200여년 간 영국의 지배로 모든 생태적 환경과 삶이 파괴되고‘가난한 나라’인도를 만들었다.
물질산업 문명에 염증을 느끼던 서양인들이나 일부 동양인들이‘자아를 찾아서’인도로 떠난다. 그들 은 인도인들의 다양한 종교문화 생활을 접하게 된다. 거리에 널린 소들, 소들의 배설물을 모아 집 벽에 발 라 놓은 것들, 그 배설물이 음식을 조리하는 데 연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본다. 어떤 종교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지역에 가면 채식만을 한다든지, 술과 담배가 금지되었다든지, 손으로 밥을 먹고 손으로 용 변의 뒤처리를 하는 등의 낯선 생활습관들을 보게 된다. 갠지스 강물을 마시고 목욕하고 심지어 화장과 수장터로 이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 놀라움은 극에 달하기도 한다. 정신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탄 드라 경전에서 비롯된 성에 대한 표현물들을 보고 아연해 하고, 도심에 빼곡한 걸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사 기까지 치는 것을 보면서‘가난’과‘물질’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라고 혼란해 한다.
인도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다양한 천연자원, 기후, 종교, 민족, 문화 그리고 다양한 지역공동체가 공존해 있는 나라다. 영국의 지배 이후 인도의 생활문화 공동체가 파괴되고 산업자본주의 경제로 인해 생 활문화의 획일화가 가속화되어 갔다. 포크와 화장지를 이용하고, 님비나무로 양치하는 것이 아니라 칫솔 과 치약을 이용한다. 천연염색이 아닌 인조옷감을, 소똥 대신 휘발유나 가스를 쓴다. 원료를 빼앗기고 생 활 필수품들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농촌, 산림경제의 파탄으로 인해 그들은 도시로 나아가고 걸식하는 자가 되거나 범죄자가 된다. 생태적 삶의 해체는 자본주의 여느 나라처럼 80:20의 사회가 된 것이다. 인 도의 다양한 종교와 민족, 문화들의 공존이 파괴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과 자본주의에 의해 다양한 생 물의 종과 문화들이 파괴되어 가난을 생산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인도인들은 스스로를‘정신세계가 지배하는 신비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가난해 진 삶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 칩코운동처럼 여성들이 앞장서서 생태환경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다. 사회, 경제, 문화 전방위적으로‘다양성’을 지키고 복원하는 것만이 가장 인도인다운 삶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변현단|월간‘작은 것이 아름답다’편집위원 짧 은 글 긴 생 각
가장 인도인다운 삶,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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