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본청구영언 544-551
544.
春風杖策上蠶頭여漢陽形址를歷〃히둘러보니 / 仁王三角은虎踞龍盤으로北極을괴얏고 終南漢水金帶相連여久遠氣象이萬千歲之無彊이로다 / 君修德臣修政니禮儀東方이 堯之日月이오舜之乾坤이로다.
․春風杖策(춘풍장책) : 봄바람 부는 봄날에 말을 타고
․上蠶頭(상잠두) : 남산에 올랐다는 말로 정확하게는 남산야외음악당 지칭한다.
․漢陽形址(한양형지) : 한양의 형국 (풍수지리적인 모양새) ․仁王三角(인왕삼각) : 인왕산과 삼각산.
․虎踞龍盤(호거용반) : 地理說에 左靑龍, 右白虎라는 것으로 범이 걸터앉고, 龍으이 서 린 形.
․北極(북극)을 괴얏고 : 북극성(北極星)을 떠받드는 것, 둘러싸는 것, 즉 제왕(帝王)을 떠받드는 것이다.
․終南漢水(종남한수) 金帶相連(금대상련)여 : 남산과 한강물은 금띠를 두르고 흐른 다.
․久遠(구원) 氣象(기상) : 장구(長久)한 시일(時日)동안 나라를 누릴 모양.
․萬千歲之無彊(만천세지무강) : 만년, 천년까지도 한이 없다.
․君修德(군수덕)臣修政(신수정)니 : 임금은 왕덕(王德)을 닦고, 신하(臣下)는 정사 (政事)를 닦음.
․堯之日月(요지일월)이오 舜之乾坤 (순지건곤)이로다 : 요 임금시대와 순 임금 시대의 태평한 세월이로다.
⇒봄바람이 부는 봄날에 말을 타고 남산에 올라서 한양의 형국을 또렷하게 둘러보니/ 인왕 산, 삼각산은 범이 웅크리고 앉은 형국이요, 용이 도사리고 있는 형국으로 북쪽을 둘러싸고 남산과 한강은 길게 금띠를 둘러 오랜 세월을 누려 온 기운이 만년 천년까지도 한이 없도 다. / 임금은 왕의 덕을 쌓고 신하는 정사에 힘을 다하니 의롭고 예의바른 동방 나라에 저 중국의 요임금, 순임금의 태평한 세월인가 하노라.
545.
白華山上〃頭에落〃長松휘여진柯枝우희부헝放氣殊常옹도라지 / 길쥭넙쥭어틀머틀 믜뭉슈로거라말고님의연장이그러코라쟈 / 眞實로그러곳쟉시면벗고굴물진들셩이 므 슴가싀리
․白華山(백화산)上〃頭(상상두)에落〃長松(낙락장송) : 흰 꽃들이 산 위에 피어있고 산봉 우리에는 높고 긴 소나무가 있다.
․부헝 : 부엉이.
․우회 : 위에
․옹도라지 : 나무의 뼈, 옹두리
나뭇가지에 병이 들거나 벌레가 파여 결이 맺혀 불퉁해진 부분.
․어틀머틀 : 우툴두툴(문체의 거죽이나 바닥이 굵고 고르지 못하게 부풀어 오른 모양) ․믜뭉슈로거라말고 : 뭉글뭉글(말랑말랑하고 매끄러워 붙잡기 어려운)하지말고 ․연장 : 임(男子)의 생식기(生殖器).
․그러코라쟈 : 그렇게 된다면.
․쟉시면 : 할 것 같으면
․셩이므슴가싀리 : 무슨 성가샐 일이 있겠는가.
⇒흰 꽃들이 산 위에 피어있고 산봉우리에는 높고 긴 소나무가 축축 늘어진 가지 위에서 부 엉이 방귀 뀐 수상한 옹도라지야. / 길죽 넓적하고 우툴두툴하고 뭉글뭉글하지 말아라. 님 의 연장이 그리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 진실로 그렇게 된다면 헐벗고 굶주린들 무슨 성가실 일이 있으리.
546.
石崇의累鉅萬財와杜牧之의橘滿車風采라도 / 밤일을저긔제연장零星면자리만자리 라긔무서시貴소냐 / 貧寒코風渡ㅣ埋沒지라도제거시무즑여내것과如合符節곳면 긔내님인가노라 .
․石崇(석숭)의 累鉅萬財(루거만재) : 석숭은 중국 사람으로 당시 중국에서 제일 가는 큰 부자였다고 한다. 累鉅萬財라 하면 거대하게 쌓은 만석 재물을 가진 뜻으로 쓰 인다.
․杜牧之(두목지)의 橘滿車風采(귤만차풍채) : 杜牧이 술에 취하여 양주(楊州)땅을 지나 갈 때 기생들이 그 풍채에 반하여 귤을 던졌는데 그것이 수레에 가득 찼다는 고사.
․零星(영성) : 작고 왜소하다. 탐탁하지 않은 것, 어울리지 않은 것 ․자리만자리라 : 할 일 없이 꿈만 꾸고 잔다.
․貧寒코風渡ㅣ埋沒지라도 : 가난하면서 풍도가 묻혀서 보잘 것이 없다 할지라도 ․무즑여 : 무직하여
․如合符節(여합부절) : 너의 것이 나와 딱 들어맞는다.
⇒ 옛날 중국의 석숭같은 큰 부자나 두목과 같은 용모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밤일을 할 적 에 제 연장이 엉성하고 왜소하면 할 일 없이 꿈만 꾸고 자리니 그 무엇이 귀하다고 할 수 있는가 / 비록 가난하면서 풍도가 묻혀서 보잘 것이 없다 할지라도 제 것이 무직하 여 내 것과 꼭 들어 맞다면 그것이 내 님인가 하노라.
547.
개를여라믄이나기르되요개치얄믜오랴 / 뮈온님오며리를홰홰치며락리락 반 겨셔내고고온님오며뒷발을버동버동므르락나으락캉캉즈져셔도라가게다 / 쉰밥이 그릇그릇난들너머길줄이.이시랴
․여라믄 : 열 이상.
․얄믜오랴 : 얄밉겠는가 ․홰홰치며 : 툭툭치며.
․락리락 : 올리 뛰락 내리 뛰락
․므르락 나으락 : 뒤로 쫓아갔다가 앞으로 달려 왔다가.
⇒ 개를 열 이상이나 기르되 요 개 같이 얄밉겠는가 / 미운 님 오면은 꼬리를 툭툭 치며 뛰 어 내리고 뛰어 반겨서 내닫고, 고운 님 오면은 뒷발을 버둥버둥 대며 뒤로 쫓아갔다가 앞으로 달려 왔다가 캉캉 짖어서 돌아가게 한다 / 쉰 밥이 그릇 그릇 난들 너 먹일 줄이 있으랴.
548.
귓도리져귓도리에엿부다져귓도리 / 어인귓도리지달새밤의긴소릐쟈른소릐節節이슬 픈소릐제혼자우러네어紗窓여왼을드리도오고야 / 두어라제비록微物이나無人洞房 에내알리저인가노라.
․귓도리 : 귀뚜라미.
․어인 귓도리 : 어찌된 귀뚜라미이기에
․節節이 : 마디마디
․쟈른 소릐 : 짧은 소리의 옛말.
․우러네어 : 끊임없이 우는 것
․여왼 : 풋잠, 깊이 들지 못한 잠
․드리도 : 살뜰히도.
․無人洞房(무인동방) : 임이 없어 외로이 있는 적적한 여인의 방.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어여쁘다 저 귀뚜라미 / 어찌 된 귀뚜라미이기에 지는 달 새는 밤 에 긴 소리, 짧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 소리로 제 혼자 울어대어 사창에서 설친 잠을 살뜰 히도 깨우는구나. / 두어라 제 비록 미물이나 독수공방하는 내 뜻을 알만한 이는 저 귀 뚜라미인가 하노라.
549.
가슴에궁글둥시러케고왼기를눈길게너슷너슷와 / 그궁게그너코두놈이두긋마조 자바이리로훌근져리로훌젹훌근훌젹저긔나남즉대되그는아모로나견듸려니와 / 아 마도님외오살라면그그리못리라.
․궁글 둥시러케 : 구멍을 둥그스름하게.
․왼 기 : 왼쪽으로 꼰 새끼.
․눈길게 : 새끼의 코를 말함.
새끼를 꼴 때 코를 길게 만드는 것.
․너슷너슷: 느리게, 느슷느슷
․마조자바 : 마주 잡아
․나남즉 대되 : 내남없이, 나나 남이나 모두
․아모로나 : 어떻게나
․님 외오 살라면 : 님을 여의고 살라면.
⇒ 가슴에 구멍을 둥그스름하게 뚫고 왼 새끼를 꼴 때 코를 길게 느슷느슷 꼬아/ 그 구멍에 그 새끼를 넣고 두 놈이 두 끝을 마주잡고 이리로 훌근 저리로 훌적 훌근 훌적 할 적에 는 나나 남이나 모두 그것은 아무쪼록 견디어 내겠으나 / 아마도 님을 여의고 살라면 그 것은 그리 못하리라.
550.
얼골조코다라온년아밋졍조차不貞년아 / 엇더어린놈을黃昏에期約고거즛바다 자고가란말이입으로마도와나 / 두어라娼條冶葉이本無定主고蕩子之探春好花情이彼 我의一般이라허믈줄이시랴.
․ 다라온 : 마음가짐이 더러운.
․밋졍 : 나쁜 행실.
․거즛바다 : 거짓으로 소곤대며.
․입으로 차마 도와나 : 입으로 차마 되어서 나오느냐.
․娼條冶葉(창조야엽)이 本無定主(본무정주)고 : 창녀는 본래 주인이 없다는 뜻.
․蕩子之探春好花情(탕자지탐춘호화정) : 방탕한 사내가 봄에 꽃을 찾아 즐기는 정.
남자가 미색(美色)을 찾는 정.
⇒ 얼굴은 고운데 마음가짐이 더러운 년아 행실조차 부정한 년아 / 어떠한 어린놈과 해질 무렵을 약속하고 거짓으로 소곤대며 자고 가란 말이 입으로 차마 되어 나오느냐. / 두어 라 창녀 즉, 기생이야 본래 정해놓은 주인이 없거늘 방탕한 사내가 봄날에 꽃을 찾아 즐 기는 정은 너나 나나 서로가 반반이니 허물이 될 것이 있으랴. (결국은 너나 나나 마찬 가지이다.)
551.
개야미불개야미등부러진불개야미압발에疔腫나고뒷발에죵귀난불개야미 / 廣陵재너 머드러가람의허리를르무러추혀들고北海를건너닷말이이셔이다 / 님아님아온놈이온말을
여도님이짐쟉쇼셔.
․개야미 : 개미
․등 부러진 : 허리가 부러진.
․疔腫(정종) : 종기. 부스럼.
․ : 기본형은 암. 억새가 우거진.
․가람 : 범, 호랑이 ․르무러 : 가로 물어.
․추혀들고 : 추켜들고.
․온 놈이 : 모든 사람들이.
․온 말을 : 여러 가지, 백가지 말을.
⇒개미야 불개미야 허리가 부러진 불개미야 앞발과 뒷발에 종기난 불개미야 / 광릉에 억새 가 우거진 고개 넘어들어 범의 허리를 가로로 물어서 추켜들고 북쪽 바다를 건넜다는 말이 있소이다. / 님아 님아 모든 사람이 여러 가지 말을 하여도 님이 깊이깊이 헤아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