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현황과 보완방향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현황과 보완방향
이 종 광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 서론
근래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최대의 화두는
‘상생’과‘공정’이다. 이전에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경쟁’과‘효율’에 밀려 뒷전 에 머물러 있던 형상이었다. 1980년대 이후 레 이건과 대처가 주도한 신자유의주가 대세가 되 자 경쟁과 효율이 가지는 힘을 당할 용어는 없 었다. 어떤 제도든 반경쟁 또는 비효율의 색이 덧칠되는 순간 설득력과 정당성이 약화되었다.
지나간 유행도 사이클이 되면 다시 유행한다 고 했던가. 어느 순간 상생과 공정이 공적영역 에서 그리고 기업을 위주로 하는 사적영역의 제 도와 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 다. 경쟁과 효율이 중요하지만 상생과 공정 역 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아무래도 상생과 공정이 새롭게 조명된 데는 아직 후유증이 가시 지 않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불황 과 양극화가 계기가 되었다. 소수의 선도적인 대기업과 부요한 상위계층만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나라를 선진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이 사실이다.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생을 통한 중소기업을 비롯한 사회 경제적 약자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에도 산업 전반을 규율하고 움직이
는 많은 제도들이 있는데, 이 제도들을 경쟁과 효율 또는 상생과 공정 어느 한편으로 나누기는 어렵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어느 쪽을 강조하는 가하는 정도의 방점은 찍을 수 있다. 상생과 공 정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제도를 꼽자면 하도급 대금 직접지급 제도를 들 수 있겠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는 법에서 정한 또 는 계약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발주자가 하수급인이 시공한 공사에 해당하는 하도급대 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수급인과 하 수급인간의 하도급계약에 의해서는 계약당사자 간에 권리의무를 발생시킬 뿐이고, 발주자와 하 수급인간의 직접적인 권리의무관계를 성립시키 는 것은 아니다.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른 원도 급계약과 하도급계약에 있어 각각의 권리와 의 무는 각 계약의 상대방에게만 적용될 뿐이다.
그런데 하도급대금직접지급은 계약적으로 무 관한 발주자와 하수급인간에 계약적 책임을 발 생시키는 예외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그렇다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어떤 점이 상생과 공정이라는 가치와 부합하는 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는 비상시에 작동 하는 장치이다. 즉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하수 급인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으면 건설공사가 진 행되지 않게 되어 3자 모두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기능을 한다. 건설
공사의 이해 당사자인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 인 3자이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는 이들 3자의 이익을 증진시키거나 손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먼저 공사대금의 흐름 단절로 인해 발생하는 건설공사 목적물 완성에 대한 방해를 제거함으 로써 발주자를 보호한다. 건설공사의 지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당사자는 발주자이다. 사 적자치원리의 존중과 사유재산권 보호라는 중 요한 가치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제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은 일 차적으로 건설공사 수행의 지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발주자의 재산권 즉 사용가치와 교환가 치의 보호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수급인의 자의적인 권력남용을 방지하 는 거래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하수급인의 기여 한 분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 여 분배의 공정성을 담보한다.
셋째, 수급인이 스스로 공사대금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발주자와 하수급인에게 자신 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한다.
범위를 계약시스템 밖으로 확장해 보면 경제 정책의 측면에서 가지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특히 금융위기 와 같은 통제 불가능한 쇼크에 의한 전방위적 경기침체 시기에는 펼쳐지는 확장적인 재정정 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하도급대금 직접지 급은 매우 효과적이다. 지난 경제위기 초에 정 부는 하도급대금지급 확인제도를 긴급히 시행 하기도 했는데, 이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과도 관련이 있다. 수급인의 경영상태의 변화, 유동
성 부족, 자금입출금 시기의 불일치 또는 고의 적 동기 등의 사유로 인해 하도급대금 미지급 또는 지체 가능성은 상존한다.
경제가 성장국면에 있을 때에도 건설공사의 하도급대금 지급과 관련한 불법행위가 발생하 는 우리나라의 거래관행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 은 경기하강기에는 보다 많은 불법행위가 일어 날 개연성이 높다. 이 때 이루어지는 하도급대 금 직접지급은 연쇄부도를 방지하고 현장근로 자 층에까지 신속하게 통화를 공급되고 소비를 확대하여 경기회복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이 러한 점에서 비상시기에 이루어지는 하도급대 금 직접지급제도는 국민경제와 상생의 관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주 요내용을 살펴보고, 하수급인의 입장에서 본 하 도급대금 직접지급 실태를 분석한 후, 하도급대 금 직접지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방 안을 살펴본다.
2.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요건 및 효과
1)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요건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의 실정법적 근거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하도급법 제14조, 국 가계약법 공사계약일반조건 제43조, 지방계약 법 공사계약일반조건 XI-2이다. 건설산업기본 법은 제35조에서 하도급대금직접지급제도를 규 정하고 있는데, 발주자의 판단에 따라 하수급인 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경우와 의무적으로
건설산업 하도급 실태와 상생발전 방안 모색
직접지급 해야 하는 경우로 구분하고 있다.
즉 하도급법이 강행규정만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발주자에게 재량을 부여하는 임의규정과 강행규정을 동시에 두고 있다. 반면 하도급법과 국가계약법 및 지방계약 법 공사계약일반조건은 법정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 발주자가 수급사업자가 시공한 분에 상 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의 무적으로 직접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 적으로 채권관계는 상대적 효력을 가지는 것으 로 절대적인 효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그 내용이 변경되거나 소멸될 수 있다.
그러나 정당하게 성립한 채권관계는 계약당 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또는 반하여 변동하지 않는다.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은 기존에 성립 한 채권관계를 변동시키는 효력을 발생한다. 하 도급대금직접지급제도는 건설생산의 계속성을 담보하는 한편 하도급거래의 공정성을 제고하 기 위한 정책적 결단에 의하여 도입된 것이지만 발주자의 임의적인 판단에 따른 남용을 방지하 기 위하여 요건과 절차를 법률로서 엄격하게 규 정하고 있다. <표 1>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구체적인 사유를 법령별로 정리한 것이다.
2)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효과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요건이 일단 성립하 면 발주자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 여야 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제2항. 하도 급법 제14조제1항, 국가계약법 공사계약일반조 건 제43조제1항, 지방계약법 공사계약일반조건
XI-2-가). 발주자의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의 무는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의무의 범위 안으 로 한정된다(하도급법 시행령 제4조제3항).
그러나 권리변동의 효력이 발생하더라도 직 접지급 사유 발생 전에 이루어진 강제집행 또는 보전집행의 효력을 배제하는 규정은 없으므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가 발생하기 전에 수 급인의 제3채권자가 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채권에 대하여 압류 또는 가압류 등으로 채권의 집행보전이 된 경우에는, 그 이후에 발생한 하 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사유에도 불구하고 그 집 행보전 된 채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대법원 2003.9.5 2001다64769 참고). 반면 직접지급 사유 발생 후에 이루어진 가압류 또는 압류 등 의 조치는 이미 소멸된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없으므로 발주자는 하도급대 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요건이 성립한 때 발 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는 그 범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건설산업기본법 제 35조제3항, 하도급법 제14조제2항). 그 범위란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말 한다. 따라서 발주자는 하도급대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한 후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 급해야 한다(하도급법 제14조제4항). 만약 발주 자가 하도급대금직접지급 의무를 위반하는 경 우에는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하도급법 제25조의3 제1항제4호).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확정된 경우 수급인 은 하수급인이 발주자로부터 하도급대금을 직 접 지급받기 위하여 기성부분의 확인 등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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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각 법령이 정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요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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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우에 지체 없이 이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 하여야 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제6항, 하 도급법 제14조제5항). 수급인이 발주자의 하도 급대금 직접지급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 니한 경우에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아 니한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하 도급법 제25조의3 제1항제5호).
3. 하수급인을 통해 본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 현황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관한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글에서 사 용하는 데이터는 지난 2009년 전문건설협회가 전문건설업체 1만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 사에서 회수된 1,305개의 표본을 처리한 결과 를 인용하였다. 데이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표의 구성과 배열을 조정하였고 해석은 새롭게 붙였다.
먼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요청하는 주체 인 하수급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문건설업 체들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가 발생하는 요건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관해 알아
보았다. 아래 <표 2>에서 보는 것과 같이 직접 지급 사유 발생 요건을 알고 있다는 비율이 39%, 일부 알고 있다는 비율이 38.7% 그리고 잘 모른다는 비율이 22.3%로 나타났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에 있어서 하수급인의 요청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수급인이 부도를 당하기 전부터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 수급인 에게 자금을 빌려준 제3채권자들이 자신의 채 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수급인이 받을 공사대금 에 법적 장치를 걸어두기 때문이다. 또 하수급 인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지급해 줄 것을 요청한 시점이 발주자가 공사대금을 수급 인에게 지급한 이후라면 발주자가 다시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하도 급대금 직접지급을 신청하는 시기는 하수급인 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실태조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문건 설업체 중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를 온전히 알고 있다는 비율이 고작 39.0%에 그치고 있다 는 것은, 실제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시점에 하도급대금 직접지 급을 요청할 수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이 많지 않 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 사유가 발생
〈표 2〉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 인지 여부
자료: 전문건설업 실태조사(대한전문건설협회, 2009), p.135.
직불사유 인지 정도 비율(%)
알고 있다 39.0
일부만 알고 있다 38.7
잘 모른다 22.3
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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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지만 직접지급을 요청하지 못한 사유에 관하 여 물어보았다. 그 결과 아래 표 3과 같이 수급 인 즉 원도급업체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 해서라는 응답이 56.3%, 수급인의 압력을 우려 해서라는 응답이 18.7%, 발주자의 직불 거절 가 능성 11.0%, 직불요건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 라는 응답이 9.4%였다.
하도급대금 직불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 중 수 급인과 관계를 고려한 즉, 수급인과 우호적 관 계 유지를 희망 또는 직불 이후의 압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비율의 합이 75.0%나 된다.
하수급인들은 자신이 하도급대금 직불을 신청 하게 되면 하도급을 주는 수급인과의 관계가 훼 손되어 앞으로 하도급공사를 수주하는데 큰 장 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급인들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요청하 는 하수급인의 행위를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에 대한 보복조치를 하는 관 행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수급인외에 발주 자의 거절에 대한 우려도 11%로 적지 않은 비중 을 차지하고 있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에 관한 법정요건이 성립하면 발주자는 당연히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되어있는데, 왜 하수급 인이 수급인이 아닌 발주자의 지급거절을 우려
하는 것일까?
하수급인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요청하기 까지는 수급인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등 하도급 을 받아야 경영이 가능한 중소건설업체로서 적 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하수급인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요청하더라 도 직불을 받지 못한다면 하수급인으로서는 수 급인과의 관계도 악화되고 공사대금도 받지 못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수급인이 발주자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기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하수급인이 직접 지급을 요청하는데 보다 소극적인 행태를 띠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하도급대금 직접지 급 사유가 발생하여 발주자에게 직불을 신청했 음에도 받지 못한 경우에 대한 조사결과를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아래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요청했으나 지급받지 못한 이유로 발주자가 행 정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거절한 경우의 비율 이 38.3나 된다. 그리고 발주자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응 답도 16.6%로 나타나 발주자 측 요인이 54.9%
에 이르고 있다.
통상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일어나는 상황
〈표 3〉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요청 기피 사유
자료: 전문건설업 실태조사(대한전문건설협회, 2009), p.137.
비율(%)
원도급 업체와 우호관계 유지 희망 56.3
원도급 업체의 압력 우려 18.7
발주자의 직불 거절 가능성 11.0
직불요건을 잘 모름 9.4
기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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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 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따 라서 발주자의 입장에서는 건설공사가 순조롭 게 진행되는 경우와 달리 복잡하고 번거로운 일 이 많은데다, 하나의 조건이 변경되면 연이어 여러 가지를 바꾸어야 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현상을 유지하고 변동의 크기를 줄이 려 하게 마련이다. 발주기관의 담당자들이 명시 적이지는 않더라도 이러한 분위기를 암시하는 언행을 하게 되면 하수급인 입장에서 강력하게 하도급대금 직불을 요청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발주자의 기피 로 인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받지 못했다는 응 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표 2>에서 하수급인들이 발주자 때 문에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요청하지 않는다 고 응답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만약 사실이 그렀
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왜냐하면 하 수급인이 수급인과의 관계 악화 극단적으로 거 래 단절까지 무릎 쓰고 하도급대금 직불을 요청 했음에도 불구하도 발주자의 이해부족 또는 편 의주의적인 행태로 인해 지급이 거절된다면 이 는 하수급인에게 매우 충격적인 경험이 될 것이 다. 하도급대금 직불도 받지 못하고 수급인과의 관계마저 악화되는 경험을 가진 하수급인이 다 음에 또 하도급대금 직불을 요청할 상황에 처한 다면 발주자에게 직불을 요청해야 할지 선뜻 결 정하기 어려울 것이 틀림없다.
아래 <표 5>는 실제로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 급받은 경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어본 것에 대 한 결과이다. 하도급대금을 직불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7.2%, 직불 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82.8%이다. 직불경험이 있는 업체의 비 율이 그리 높지 않은 주된 이유는 먼저 하도급 대금 직접지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
〈표 4〉직불 신청했으나 지급받지 못한 이유
자료: 전문건설업 실태조사(대한전문건설협회, 2009), p.138.
비율(%)
발주자가 기피 38.3
직불신청 전 발주자가 원도급업체 기성 지급 28.9
발주자가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 16.6
제3채권자의 압류 등 13.6
기타 2.7
〈표 5〉직불경험 여부
자료 : 전문건설업 실태조사(대한전문건설협회, 2009), p.136
직불경험 비율(%)
있다 17.2
없다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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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하수급들이 일정한 요건이 성립될 때에 도 수급인과의 관계를 고려하거나 발주자의 기 피로 직불 받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직불신 청을 하지 않는데도 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아래 <표 6>은 하도급대금을 발주자로부터 직접 받은 적이 있는 업체가 수주한 하도급공사 의 평균 건수와 그 중에서 하도급대금을 직불 받은 적이 있는 공사의 평균 건수를 알아보았 다. 공공부문에서 발주한 건설공사를 하도급 받 은 공사는 평균 6.3건이며, 그 중에서 하도급대 금을 직불 받은 공사는 평균 2.5건이다. 민간부 문의 건설공사에서 하도급 받은 공사는 평균은 8.3건, 1.2건이다. 공공부문 건설공사에서 비롯 된 하도급공사의 건수가 민간부문보다 상대적 으로 적지만 하도급대금을 직불 받은 적이 있는 하도급공사의 건수는 더 많다. 이를 통해 하도 급대금 직접지급은 공공부문에서 더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받은 경험 있 은 하수급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지만 공공 부문에서 나타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비율 이 39.9%로 상당히 높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것은 하수급인들이 공공부문의 하도급공사에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를 비교적 적극적으 로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공
공부문의 발주자들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에 관 한 법규에 순응적이기 때문일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보완방향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는 기존에 체결된 도급계약과 하도급계약의 변동을 초래하는 점 에서 남용될 성질의 것은 아니며, 사적자치와 재산권 침해의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확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하도급대금 직 접지급을 확대하는 경우 일단 그 대상은 발주자 가 국가 등 공공부문에 속하는 건설공사부터 시 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
최근 공공공사의 발주비중이 높아졌지만 통 상 국가 등이 발주하는 공공공사는 금액기준으 로 전체 건설공사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그렇 지만 공공공사의 계약관행이 가지는 상징성이 있으며, 공공발주자는 제도관리 능력이 우수하 고 규범에 대한 준수의지가 있어 파급효과가 크 다. 특히 건설투자의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직접 재정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국가 등 공 공부문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우선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여기서는 전면적이고 극단적인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확대방안을 주장하기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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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하도급대금을 직접지급 받은 하도급공사 비중
자료: 전문건설업 실태조사(대한전문건설협회, 2009), p.137.
하도급 건수(A) 직불건수(B) B/A 비율(%)
공공 6.3 2.5 39.9
민간 8.3 1.2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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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현행 제도를 보완하거나 법령 간 불일치를 정비해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원활하게 이 루어지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직접지급을 전제로 하는 건설공사 발주권한 부여
지난 해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한 경제위기를 맞아 경기 변동을 완화하고 침체국면에서 벗어나는 데 가 장 중요한 정책수단은 총수요 확대정책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총수요를 확대하는 데 있 어서 주요 수출국인 미국, 유럽, 중국이 동반 침 체를 겪고 민간투자의 활력이 상실되는 상황에 서 수출과 투자에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재정 확대와 소비활성화를 통해 총수요를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것이다.
재정정책은 한편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 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소비를 활성화 시켜 민간투자가 가능한 기반을 형성한다. 재정 투자 중 상당 부분이 건설투자에 집중되어 있 다. 건설투자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재정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대금이 생산경로에 따라 잘 흘러가야 한다. 그런데 경기하강기에는 건설 공사의 수급인도 악의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하도급대금을 원활하게 지급 하지 못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생산주체의 기 여에 따른 분배가 잘 되지 않는다면 소기의 정 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는 이러한 측면에 서 유용한 정책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즉 재 정투자로 공급되는 유동성이 수급인, 하수급인
을 거쳐 건설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원활한 흐름 을 유지하여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변동의 주기가 짧아지 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향후를 대 비하여 미리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즉 IMF 외환위기나 이번과 같은 국가적인 비상상 황에서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자기 관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의 경우 하도급대금 직 접지급을 전제로 건설공사를 발주할 수 있는 근 거를 마련해 둘 필요성이 있다. 정부투자의 효 과 증대는 물론 비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에 막대한 행정력이 하도급대금이 제대로 잘 지급되는지를 감독하 는 데 투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5 조 제1항 제3호에 국가 등이 직접지급을 전제로 건설공사를 발주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경우 국가계약법령 에도 이와 관련된 규정을 신설해야 할 것이다.
경제정책적 수단으로서 공공공사에 우선 적용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는 했으나 이를 반드시 공 공공사에 한정할 필요는 없으며 민간발주 건설 공사의 경우에도 확대하는 방안도 당연히 고려 할 수 있을 것이다.
2) 하도급대금 1회 지체 시 직접지급 의무화
건설산업기본법과 하도급법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사유로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의 지급 을 2회 이상 지체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건설 산업기본법 제35조제2항제2호, 하도급법 제14 조제1항제3호). 이 경우 발주자는 하도급대금을
건설산업 하도급 실태와 상생발전 방안 모색
직접 지급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한편 건설산업기본법은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정부투자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에 있어서 는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1회만 지체하더라도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는 것 으로 규정하고 있다(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제1 항제3호가목). 이 경우 발주자가 당연히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은 아니며 하수급인 보 호 필요성에 대한 발주자의 인정이 있어야 한 다.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하도급대금지급 확인제도는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런데 수급인의 하도급대금 지급과 관련된 위법행위는 암암리에 이루어지며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를 방지하기 위 한 보다 강화된 규제가 필요하다. 특히 국가 등 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에서 이루어지는 관행은 민간 발주공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공공 발주자가 하도급지급에 관한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은 우리나라 전반의 문화 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따 라서 국가 등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있어서는 수급인의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1회라도 지체하 면 발주자에게 직접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
3) 어음지급 시 직접지급 의무화
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제1항은 수급인이 하 도급대금을 지급함에 있어 현금을 결재수단으 로 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다른 예외를 정하 고 있지는 않다. 하도급법 제13조제5항은 수급 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수급인이
발주자로부터 지급받은 현금비율 미만으로 지 급하지 말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금 이 외의 수단으로 하도급대금의 지급이 가능한 것 으로 오해될 소지가 없지 않으나, 그 본래의 취 지는 수급인이 현금으로 받은 경우에는 하도급 대금도 현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이 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공사대금 전액을 현금으 로 결재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투 자기관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은 공사대 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받기 때문에 하도급대 금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 등의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수급 인 중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 바, 이는 건설산업기본법과 하도급법의 관 련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또한 어음을 지 급받은 하수급인은 어음의 만기일까지 보유하 고 있다가 환가할 정도의 여유가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로 할인해야 한 다. 더욱이 어음할인조차 되지 않아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수급인이 변제능력이 없는 경우 도 있다.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한 수급인은 위 법을 했다는 죄의식이 없으며 어음을 받고 곤란 한 입장에 처한 하수급인도 법적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심리가 조성된다. 그러나 전액 현금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국가 등이 발주한 건설공 사에서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 한 경우는 하도급대금 미지급과 달리 취급할 사 유가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수급인이 어음으로 하도급대금을 지 급하는 경우를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로 추 가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즉 공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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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현황과 보완방향
약일반조건 제43조제1항에 하도급대금 직접지 급의 사유로 어음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경우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4) 발주자 및 수급인에 대한 제재규정 정비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 요건이 성립한 경우 발주자는 하도급대금을 직접지급 하여야 한다.
그리고 수급인은 직접 지급해야 할 하도급대금 의 확인 등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발주자가 직접지급에 대한 지식의 부 족, 절차상의 번거로움이나 수급인과의 관계를 중시하여 하수급인에게 여전히 수급인에게 공 사대금을 지급하거나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지체하는 경우가 있다. 수급인 또한 하도급대금 의 지급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도급법은 이 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의 무를 위반한 발주자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수급인에 대 하여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 고 있으며, 수급인에 (하도급법 제25조의3제1항 제4호 및 제5호).
그런데 하도급법이 하도급대금의 지급에 관 한 의무를 위반한 발주자와 수급인에 대하여 제 재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건설 산업기본법은 아무런 제재규정을 두고 있지 않 다. 따라서 건설산업기본법에도 발주자와 수급 인을 제재하는 규정을 신설할 필요성이 있다.
하도급법은 시공·제조·수리 및 용역에 걸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하도급에 관한 일반법이 다. 따라서 건설공사에서 직접지급에 필요한 의 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발주자 및 수급인에 대 한 제재가 가능할 것이나, 법의 적용범위가 넓 을 경우 규제의 실효성과 집행의 피로도가 떨어 진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에 관한 일반법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즉 건설산업에 관하여 다 른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설산업기본법을 적용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 4조). 건설산업기본법이 건설공사와 관련된 이 해당사자인 발주자·수급인 및 하수급인을 포 괄적으로 규율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도급대금 의 직접지급에 관한 제재에 관한 규정을 건설산 업기본법에도 두는 것이 행위자들에 대한 규범 력을 높이고 집행력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일 것 이다. 한편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정부투자기 관과 같이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의 경우 국가계약법령은 발주자에 대한 제재규정을 두 고 있지 않은 바, 공공발주자에 대하여는 의무 를 특히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5. 맺음말
앞에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주요내 용, 현황 그리고 보완방안을 살펴보았다. 하도 급대금 직접지급 제도가 상생의 정신에 부합하 는 제도로 성격을 규정하기는 했으나, 하도급대 금 직접지급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하수급인은 선호하고 수급인은 거부반응을 보이게 마련이 다. 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은 하수급인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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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조정하는 권력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수급 인들이 하도급대금 지급을 반대하는 주요한 논 리 중의 하나도 바로 이것이다. 효율적인 하도 급관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특정 한 시기에 하도급대금에 대한 통제권을 놓는다 고 해서 수급인의 하수급인 통제권이 완전히 사 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하수급 인을 낙점하는 권한은 여전히 수급인의 몫으로 남아있다. 수급인의 입장만 고려해서 하도급대 금 직접지급 제도를 반자본주의적인 제도로 매 도할 수도 없다. 아무래도 이해관계자들 간의 상생에 있어서는 강자가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 는 것이 미덕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하수급인의 입장만 고려해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무한히 확대할 수 없다.
공동의 이익 또는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규율은 강자의 본질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양보를 얻어내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 이다.
유의할 점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와 관 련해서는 건설공사의 최종 향유자인 발주자의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공사와 관 련된 계약관계에 한정해서 보자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는 사실상 발주 자 보호에 가장 큰 방점이 찍혀있다. 발주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시공을 담당하는 수급인과 하 수급인이 자신의 입장만 강력하게 내세우기는 어렵다. 또 범위를 확장하자면 최근의 금융위기 로 촉발된 경제위기와 같은 비상시기에 경기변 동을 완화하고 침체국면에서 벗어나는 데 하도 급대금 직접지급제도를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선택한 정부의 판단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렇게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면 하도급대금 직불 제도는 발주자, 수급인 그리고 하수급인 나아가 국민의 공생을 도모하는 방안이 되는 것이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가 하수급인의 권리 구제나 발주자 보호 차원을 넘어 유용한 국민경 제를 살리는 경제정책의 수단이 되고 궁극적으 로 발주자, 대기업 그리고 중소기업의 상생을 구현하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상생 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양보와 일맥상통한다 는 점을 인식하게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