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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한 한국남성의 결혼생활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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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한 한국남성의 결혼생활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이영희*

요약_본 연구는 국제결혼 한국남성의 결혼생활 경험을 파악하기 위한 질적 사례연 구로서 국제결혼한 한국남성 4인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하였다. 결혼생활 경험에 대한 분석 결과 주요 내용으로 ‘유일한 결혼의 출구, ‘눈치 보기’, ‘기질에 눌림’, ‘울 타리 치기’, ‘터전 만들기’ 등의 개념들이 도출되었으며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다문화부부를 위한 결혼교육, 다문화정책의 대상자 확대, 다문화 관련 서비스에 대 한 일괄 점검, 다문화 교육관련 강사의 역량강화 등을 제언하였다.

주요어_국제결혼한 한국남성, 질적 연구, 결혼생활 경험

1. 서론

국제이주기구 통계자료(IOM, 2010)에 의하면 약 2억 1400만 여 명이 국경을 넘어 이주를 하고 있고 이주의 속도는 점점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 다. 이로 인해 세계 많은 나라들은 자국만의 독특한 전통과 관습을 고수하기 보다 다양한 이주민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수용하며 문화의 경계선을 허물 고 있으며 이주는 빠른 속도로 보편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단일민족을 강조 하던 우리나라 역시 변화의 흐름에 합류하여 다양한 인종과 문화 유입을 경험 하며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 즉 ‘다문화 사회’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현재 (2011년 1월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는 전체 인구의 약 2.5%인 126만 5000 여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정부는 2006년 이후 ‘외국인 정책 기본방향 및 그 추 진체계’ 및 ‘결혼이민자가족의 사회통합지원정책’의 발표를 통해 다문화사회로

* 대신대 겸임교수, 사회복지학, yh708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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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걸음걸이를 재촉하고 있다.

다문화사회란 일반적으로 구성원 상호간에 인종이나 민족의 다양성을 인정 하고 그들이 속해있는 국가의 이익이나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다 하는 사회를 지칭하며 그 형성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외부요인에 의해 타인종 타문화가 유입되는 형태이며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다양한 인종과 문 화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는 형태이다(김남국, 2005). 우리나라는 새로운 국 제환경 속에서 사회적·경제적 필요에 의해 외국인을 받아들인 전자의 경우에 해당이 되며 대표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그룹과 국제결혼으로 유입된 이주 여 성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국제결혼으로 유입된 이주여성의 경우 는 1990년 중반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농촌청년 장가보내 기 운동’이 촉발요인이 되어 중국(교포 포함)이나 동남아시아로부터 기하급수 적으로 유입되었고 이로 인해 한국사회에서 인식하는 다문화의 의미는 국제결 혼을 통해 형성된 다문화가정이라는 의식이 주를 이룬다.

통계청 자료(2009)에 의한 외국인과의 혼인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총 혼인 건수(309,759건)의 10.8%인 33,300건이 국제결혼이며 이는 2000년 국제결혼비 율 3.4%에 비교하면 10년 동안 약 3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다. 그러나 국제 결혼은 혼인건수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이혼건수도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역시 절실한 실정이다. 2002년 총 이혼건수의 1.2%(1,744건)에 불과하던 국제결혼의 이혼건수는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나타 내더니 2009년에는 8배나 증가하여 총 이혼건수의 9.4%(11,692건)를 차지하여 국제결혼으로 인한 파경은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

대부분 국제결혼의 이혼은 배우자의 폭력이나 폭언, 외도, 성격차이 등을 이 유로 헤어지는 일반적인 이혼의 원인과 별 반 차이가 없으나 일부가 인간의 생 명을 경시하며 종결되는 범죄수준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 이다. 범죄수준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이유는 한국남성배우자들이 여성결혼이 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인 법률적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혼인관계 의 파기나 위협을 가하고, 여성결혼이민자가 남편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남편 의 폭력이나 정신이상 증상으로 고통을 받아 자살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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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폭력으로 사망한 베트남여성 후안마이사건’1, ‘베트남여성 쩐탄란 투신사 건’2, ‘베트남여성 뚜엣 자살시도사건’3, ‘캄보디아여성 초흐흔 릉엥의 남편 살 해 사건’4, ‘보험금을 노려 한국인 남편이 아내인 캄보디아여성을 화재로 위장·

살해한 사건’5, ‘정신병력자인 남편에 의해 살해된 베트남여성 탓티황옥 사건’6,

‘한국인 남편을 살해한 중국여성 사건’7, ‘출산한 베트남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8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단순히 여성결혼이민자 개인 의 삶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와 형제, 결혼당사자국의 국민들 에게도 가슴 아픈 상처가 되고 국외에서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실추되 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결혼중개기관이 내 건 현수막9 사진 등을 게재하며 한 국의 수준 낮은 인권실태를 강력히 비난한 미국무부 인신매매 보고서나, 인신 매매적 성향이 강하다며 두 차례나 한국과의 국제결혼을 중단한 캄보디아10의 대처 등이 대표적인 예(이영희, 2010)이다.

최근 여성결혼이민자11와 관련한 사건들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여성가 족부 주관 하에 8개 관계기관 대책회의12를 열어 ‘국제결혼 건전화와 결혼이민 자 인권보호 강화대책’을 마련 발표하였다. 국제결혼 중개업체에 대한 단속 강

1  ’07년 5월에 발생,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주여성의 실상을 처음으로 알게 됨.

2  ’08년 2월에 발생, 결혼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투신함.

3  ’08년 8월에 발생, 정신질환으로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하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음독자살을 시 도함.

4  ’09년 2월에 발생. 남편의 폭력이 원인임.

5  ’10년 3월에 발생,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후 경찰 조사에 의해 남편이 범인임이 확인됨.

6  ’10년 7월에 발생, 한국에 온지 8일 만에 변을 당함.

7  ’10년 10월 발생, 남편의 욕설과 폭력을 견디다 못해 60여 군데나 찔러 살해함.

8  ’11년 5월 발생, 이혼하자는 아내를 찔러 죽임.

9  ‘베트남 신부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가 적힌 현수막 사진.

10  ’08년 4월 캄보디아정부는 인신매매적 성격의 국제결혼 개선을 위해 한국과 국제결혼 중단을 선언, 12월에 재개함. ’09년 9월 캄보디아인 브로커가 1명의 한국남성에게 25명의 캄보디아여성과의 맞선 을 주선하다 발각된 사건으로 캄보디아 정부는 ’10년 3월 한국인 남성과의 결혼등록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보냄. 4월 다시 재개함.

11  본 연구에서는 국제적 용례에 따라 결혼이민자라는 용어를 사용(보건복지부 실태조사, 2005)하고자 하며 그 대상이 여성이므로 여성결혼이민자로 통일하여 사용하고자 함(이영희, 2010 재인용).

12  2010년 7월 베트남여성 탓티황옥 사건으로 여성가족부가 국무총리실, 외교통상부, 행정안전부, 법무 부, 교육과학기술부, 경찰청, 사회통합위원회 등 8개 관계기관과 대책회의(8월 20일)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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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인권보호 강화, 정부차원에서의 개입인 한국인 배우자 의 출국 전 소양교육 의무화 및 결혼사증 발급 심사기준 강화, 국제결혼 상대 국과의 협력 강화 방안 등이 주 내용이다. 정부는 국제결혼으로 성립된 다문화 가정13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여성결혼이민자나 결혼중개기관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책적 접근들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결혼과 관련 해 발생한 전자의 사건들은 결혼중개업체의 심사강화나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인권보호만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결혼의 주체자이자 배 우자인 국제결혼을 선택한 한국남성들의 내면적 욕구를 기초로 한 정책적 접 근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의 주체자이기도 하 지만 다문화정책의 대상에는 다소 밀려나 있는 국제결혼 한국남성을 대상으로 결혼생활에 대한 경험을 분석하고자하며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한국남성들에게 필요한 사회복지적 개입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2. 이론적 고찰

1) 연구동향

국제결혼과 관련한 연구의 대상은 주로 여성결혼이민자를 다룬 것이 많다.

왜냐하면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적응해 나가는 것이 결 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며, 새로운 사회에 편입하려는 이민자들의 문 화적 적응과정이 그들의 고유한 사회문화와 새로운 사회문화 사이의 충돌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와 심리적 상처를 야기할 수 있음(Ben-David & Lavee, 1994) 이 실제의 사례로도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인 헌신과 인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 공동의 노력과 변

13  본 연구에서의 다문화가정 및 다문화정책은 한국남성과 결혼한 가정으로 제한하여 사용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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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없이는 안정된 형태로 유지되어 가는 것이 불가능함을 인식한 일부 연구자 들은 다양한 연구방법으로 국제결혼 한국남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 다. 국제결혼 한국남성을 대상으로 한 양적연구로 장온정(2007)은 국제결혼 한국남성의 결혼적응을 다루면서 그들이 갖는 생각과 태도가 결혼적응에 미 치는 영향을 조사하였고, 이수환(2009)은 국제결혼 한국남성들의 가치관과 결 혼만족도와의 관계성을, 정한나(2009)는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한국남성의 결 혼만족도를 조사하였다. 김우현(2010)은 국제결혼한 한국인 남편을 대상으로 부부 적응문제를 다루었고 김순녀(2010)는 국제결혼 한국남성이 가진 낙관성 이 결혼생활 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였다. 질적연구로 채옥희·홍 달아기(2008)는 국제결혼 한국남성이 남편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조사하 였고, 이근무·김진숙(2009)은 국제결혼 한국남성에 대한 생애사 연구를, 이영 희(2010)는 국제결혼 한국남성들의 결혼적응과정을 분석하였다. 이 외 김민경 (2009)은 한국남성이 국제결혼을 통한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상 과 같이 국제결혼 한국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수적으로도 그리 많지도 않 으며 내용면에서도 결혼적응이나 갈등 등의 제한적인 부분만 다루고 있어 국 제결혼으로 파생된 사회문제들을 풀어나가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여성결혼 이민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그들의 배우자인 국제결혼 한국남성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도 지속적일 필요성이 있다. 서비스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에 대한 연구가 많아져 연구내용들이 풍부해질 때 국제결혼과 관련된 다양한 문 제들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바람직한 서비스도 제안할 수 있는 내실 있는 이론적 기반이 다 져지는 것이다.

2) 국제결혼 남성화 현상

한국사회에서의 국제결혼은 1945년 해방 이후에 한반도에 주둔하게 된 미 군과 한국여성 사이에 미군기지촌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후 1980년대에는 통일교가 국제결혼을 교단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사회저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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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확대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노동시장의 국제화와 이주노동자의 유입으 로 국내에 자연스럽게 국제결혼이 증가(박재규, 2006)하게 되었으며 그 양상은 1990년 이후 ‘국제결혼 남성화’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는 한국사회에서의 국제결혼의 주체가 한국여성이 일반적인 형태였던 것에서 자연스럽게 한국남 성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결혼 남성화’ 현상의 요인은 외부요인과 내부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외부요인으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요인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경제적 세계 화에 따른 불평등한 경제구조가 한국사회에 작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선 진국과 저개발국간의 경제격차가 심화되면서 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의 이 주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특히 자본과 노동기술 등의 자원이 없는 빈곤한 여성 들에게는 국제결혼이 합법적인 이주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기회 (안소정·정재숙, 2007: 174)가 되어 국내결혼시장에서 소외된 한국남성에게 작 용되었던 것이다. 둘째, 한국사회의 내부요인인 구조적인 배경으로 볼 수 있 다. 산업화로 인해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 고, 특히 결혼에 대한 여성들의 가치관 등이 변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조건을 갖추지 못한 한국남성들은 국내결혼보다 비교적 조건이 쉽고 선택의 결정권이 주어지는 국제결혼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저출산으로 지역 존립에 위 기를 느낀 지방정부의 의도적인 국제결혼 추진 전략(유혜미, 2008)도 국제결혼 의 남성화에 상당히 일조하였음을 알 수 있다. 국경과 지리적 경계가 불분명해 지고 있는 세계화, 자유화의 흐름에 국제사회에서 국제결혼을 통한 ‘이주의 여 성화 현상’이 가속화 되는 동안 한국사회에서는 한국여성과 외국인남성 형태의 국제결혼에서 한국남성과 외국인여성과의 결합체인 ‘국제결혼 남성화’현상이 부각되고 있었던 것이다.

국제결혼으로 형성된 다문화가정의 수는 다문화정책형성에 영향을 줄 만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 러나 동일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며 생활하는 국내결혼 부부와 달리 국제결 혼 부부들은 상이한 문화와의 충돌이나 언어공유가 되지 않는 소통의 어려움 등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여 때로는 자살이나 살인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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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하여 대외적으로 국가적 이미지를 손상할 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는 국제 결혼의 부정적 시각을 양산하고 꿈과 설레임으로 시작되었던 개개인의 삶마저 피폐하게 만든다. 요즘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는 일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죽음은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는 여 성결혼이민자뿐만 아니라 국제결혼 한국남성에게도 치명적인 상처가 된다. 정 상인으로서, 남자로서 인정받고 싶었던 자신의 인간적 가치가 범죄에 가까운 몇 몇 사건으로 인해 평가 절하되고 자신의 생활터전인 지역사회에서조차 이 방인으로 취급당하는 일들이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결혼과 관련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 그 원인을 개개 인의 성격적 결함뿐만 아니라 부부 상호작용의 관계, 사회적 편견과 같은 환경 적인 부분에서 찾아보려는 노력과 함께, 다문화 가정의 주체자이면서 다문화 정책의 중심에서 다소 소외된 국제결혼 한국남성들의 욕구에 대해서도 파악하 는 것이 중요하다.

3. 연구방법

1) 질적 사례연구

본 연구에서는 국제결혼 한국남성들의 욕구에 대해 파악하고자 질적 사례연 구를 수행하였다. 질적 사례연구는 하나의 보기, 현상 혹은 사회적 단위에 대 한 철저하고 총체적인 서술과 분석으로(Merriam, 1988) 어떻게, 혹은 왜라는 의문이 제기될 때 연구자가 상황이나 사건을 통제할 수 없을 때 그리고 연구의 초점이 실생활의 맥락과 관련된 현재 현상일 때 선호되는 방법이다(Yin, 2003).

특히 실험이나 사회조사와 대조되는 방법으로 소수 또는 단일 사례에 대해 상 당히 깊이 있게 탐구를 하여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연구할 수 있으며 또 한 전체적인 맥락에서 사례에 대한 경험적 지식을 얻을 수 있으므로(Go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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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mersley & Foster, 2000) 질적 사례연구방법이 본 연구에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사례연구(Case study)는 방법론이 아니라 연구해야 할 것(즉, 경계를 가진 체 계 내의 사례)에 대한 선택(Stake, 2005)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탐구 전략(Denzin & Lincoln, 2005), 방법론(Merriam, 1988), 포괄적인 연구 전략 (Yin, 2003)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질적연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연 구참여자의 경험과 인식세계를 여과 없이 이해하고 전달하는 데 있다(이기영, 2002).

본 연구는 양적연구를 위한 자료수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질적 사례연 구방법을 적용하게 되었다. 자료 수집을 위해 연구자가 경북소재의 7개 다문 화관련 기관에 자료수집 협조를 청하였으나 관계자들이 직업상 비밀보장의 의 무로 연구참여 대상자들의 정보제공이나 직접적인 연결을 꺼려해 대상자 모색 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다문화 방문교육사와의 가정방문을 통해 자료수집 을 시도해보았지만 단답형의 질문에만 응답하거나 빈 응답지가 많아 결과 분 석에 충분한 자료를 얻어내지 못하였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고려해 질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게 되었다.

2) 연구참여자의 선정

본 연구에서는 의도적 표집방법14을 사용하였고 결혼한 지 3년 이상인 국제 결혼 한국남성 4인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 선정을 위해 연구 자는 먼저 경북지역 G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부부 적응 프로 그램을 진행하였고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참여를 승낙한 프로그램 참여자 3인과 다문화가족모임을 통하여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 인 1인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14  연구 중인 현상에 대해 가장 적절한 자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모든 사건, 장소, 사람 등을 의도적으 로 추출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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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수집 및 한계

(1) 자료수집

본 연구자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연구참여자와의 1:1면담과 집 단 면담 그리고 참여관찰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참여자와의 면담은 주로 연구참여자가 원하는 저녁 시간에 이루어졌으며 횟수는 평균 3회 이상, 회기당 2~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면접내용은 녹음 후 필사하는 과정을 거쳤 으며, 이 과정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참여자들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들을 수 있고, 비기록으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해 주며 참여자들의 경험을 비 교 분석하는데 용이한 장점이 있다. 면담 진행은 주로 연구참여자의 흐름에 따 르기는 했으나 결혼 이전에 느꼈던 결혼에 대한 생각, 결혼선택의 동기, 결혼 생활에서 부딪힌 어려움과 불안, 갈등해소 방법, 서비스 참여경험 및 국제결혼 관련 사건에 대한 본인의 의견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2) 자료수집의 한계

자료수집의 한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국제결혼 한국남성의 태도에 대한 부분이며 둘째는 불규칙적인 면담일자의 변경이었다. 태도에 관한 부분에서 참여자들은 주로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인 태도가 강한 국제결혼 한국 남성의 특성(김오남, 2006; 윤형숙, 2004)이 면담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경 우가 많았다. 다문화가정과 관련한 경험이나 정책적인 제언부분에는 적극적인 자세였으나 부부나 가족 간의 갈등을 묻는 사적인 영역의 질문에 대해서는 침 묵을 지키거나 말을 아끼려고 하여 그들의 경험들을 끄집어내기가 쉽지 않았 다. 불규칙적인 면담일자의 변경에서 참여자들은 근무시간의 불규칙성으로(출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면담 일정이 자주 변경되었 고, 이로 인해 연구참여의 욕구가 처음보다 약해지거나 면담초기에 형성된 분 위기를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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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한 자료들은 단순화와 한계설정을 최소화하고 현상의 복 잡성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파악하려는 입장으로 발견을 중시하며(이용숙·김 영천, 1998), 일련의 질서, 체계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Marshall & Ross- man, 1989)이라 할 수 있는 질적 분석이 시도되었다. 분석의 과정은 기본적인 질적분석방법 중의 하나인 주제별 약호화, 분류방법을 우선적으로 시도하여 반복되는 주제와 사례들을 추출하였고, 연구자의 주관적 가치가 개입되지 않 도록 수집된 자료에 몰입하고자 하였다. 추출된 주제들과 사례들을 계속 읽으 며 생각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도출된 의미의 진정성을 찾고자 하였 다.

5) 연구의 윤리적 이슈

연구유형에 관계없이 질적 연구자들은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동안 많은 윤리적 문제에 직면한다. Lispon(1994)은 고지된 동의 절차, 속임수 또는 은밀한 활동들, 참여자 및 동료들에 참여자들에 대한 비밀보장, 연구 참 여가 갖는 이점, 참여자에게 사회적 규범을 넘어설 것에 대한 요구 등 다섯 가 지로 윤리적 이슈를 분류하였는데(조홍식 외, 2010: 200 재인용), 연구자는 연 구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 및 동의, 의사 철회 표현에 대한 방법 의 설명과 연구 참여에 대한 위험성 공지, 자료입력 및 필사본 작성 시 익명 사용 등의 조 치를 취함으로써 윤리적 이슈을 따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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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들의 일반적 정보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참여자들은 국제결혼기간이 3년 이상 된 한국남성들 이다. 이들의 결혼기간은 평균 4년 정도이며 연령은 41~52세까지이며 평균 46 세이다. 연구참여자의 배우자 국적은 모두 베트남이었으며 배우자의 연령은 26~29세로 평균 27세였으며 연구참여자들과의 나이 차이는 평균 19세로 조사 되었다. 학력은 사례 1, 3, 4는 고졸이었고 사례 2의 학력은 전문대졸이었다. 배 우자의 학력은 모두 중학교 졸업정도의 교육수준이었다. 연구참여자의 형제순 위는 모두 맏이였으나 사례 3은 독자였다. 결혼형태는 모두 초혼이었으며 직업 은 사례 1은 회사원(버섯회사), 사례 2는 회사원(보일러), 사례 3은 경비원, 사 례 4는 회사원(택배업)이였다. 이들은 주로 자녀가 둘 이상이었는데 사례 1은 11개월의 남아와 2살인 여아, 사례 2는 3살인 남아와 2살인 여아, 사례 3은 2살 인 여아, 사례 4는 5살과 3살짜리 남아 2명이었다. 사례별 특징으로는 사례 1의 부모가 모두 신체가 불편한 지체장애인으로 간호가 필요한 상태이며 사례 4는 여동생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표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정보

사례 나이 배우자 결혼

기간 형제 순위

결혼 형태

학력 정도

직업 직업

부모

동거 자녀 특징 연령 국적 학력

1 42 27 베트남 중졸 4 맏이 초혼 고졸 회사 1남 1녀

부모 (장애)

2 52 29 베트남 중졸 3 맏이 초혼 전문

대졸 회사 1남 1녀 3 50 27 베트남 중졸 5 독자 초혼 고졸 경비 1녀

4 41 26 베트남 중졸 4 맏이 초혼 고졸 회사 2남 동생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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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야기 전개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의 상담내용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하였으며 1 인칭 서술자 시점으로 서술하였다.

(1) 연구참여자 1

3남 1녀 중 맏이이며 4년째 버섯회사를 다니고 있다. 결혼 전에는 농사를 지 었으나 결혼할 때 직장인이어야 결혼이 쉽다고 하여 동네의 버섯회사에 취직을 하였다. 선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몸이 불편한 부모를 모시려고 하는 여성이 없어 결혼에 대한 생각은 일찍 포기를 하였다. 동네에 시집 온 필리핀 여성을 보고 친척들이 국제결혼을 권유하여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처음엔 불안한 마음이 많았지만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지인들의 충고가 힘이 되었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아내의 인상이 너무 순해서 내게 적격이라는 생 각을 하여 바로 결정을 했다. 살아보니 아내는 밝고 용감하다. 눈치껏 알아서 도 잘 한다. 그런데 화가 나면 잘 참지 못하고 말소리도 더 빨라진다. 아내가 화를 내면 나는 무조건 참는다. 화만 나면 베트남으로 간다고 하는 아내의 고 함소리가 스트레스고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해서도 참는다. 부모님 두 분이 모 두 장애인이다.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면서도 잘 해준다. 그런 아내를 보면 고 맙고 미안하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이면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고 시키는 대로 따르려고 한다. 혼자 사는 것도 아닌데 괜한 불란 일으키기도 싫고 싸우고 나 면 힘도 빠져서 내가 의욕이 없어진다. 나는 쉬는 날도 회사에 나가는 일이 많 다. 주문물량(버섯)이 많으면 나가야하는 게 당연하지만 초과 수당을 주기 때 문에 나는 대리 근무도 많이 한다. 부모님 장애수당이 나오기는 하지만 여섯 식구살기에는 빠듯하다. 가끔씩 처가에도 용돈을 보내야 하고 내년에는 아내 와 처가에도 다녀와야 하니까 돈을 모아야한다. 하루 하루가 빠듯하다. 그래 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좀 더 나은 직업을 찾아보려고 하긴 하는데 이 사문제도 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기술도 없어서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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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참여자 2

2남 3녀 중 맏이이며 보일러 회사에 다니고 있다. 결혼 전에는 건축 일을 했 는데 경기가 나빠져서 업종을 몇 번 바꾸었다. 한국여자하고 결혼하고 싶었 는데 형편이 좋지 않아서 포기를 했고 돈도 별로 안 들고 결혼조건도 별로 까 다롭지 않은 국제결혼을 선택했다. 나는 결혼이 중요했다기보다 남자니까 그 런 본능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다른 남자들도 그런 마음이 더 많았 을 거다. 살아보면 여자는 이 여자, 저 여자 다 거기서 거기니까 만리장성만 쌓 으면 다 살게 된다고 생각했다. 한국말 잘 못하는 게 불편한 점이 있어도 편한 점이 있다. 잔소리도 적고, 말도 짧다. 그런데 말을 배우면서 잔소리도 많고 말 도 길어졌다. 처음엔 얌전하더니 이젠 노모와도 부딪치고 자기감정을 자주 드 러낸다. 노모도 성격이 강하지만 아내도 보통은 넘는다. 서로가 이해하는 정도 가 다르니 충돌이 잦다(노모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인사하라고 하는데 아내는 같은 사람에게 몇 번씩 하라고 하니 못마땅해 한다. 노모도 버럭 화를 내고 짜 증내는 것이 문제지만 그런 순간적 충돌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아내도 문제다.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려 해도 한 번 화가 나면 풀릴 때까지 말 안하는 아내의 고집에 나도 지친다. 자주 다투니까 잠자리도 뜸해지고 서로가 어색하 다. 요즘에는 서로 말을 아낀다. 노모와 잘 지내면 나도 기분이 좋고 서로 사 이도 좋아질 텐데 아내는 그런 내 마음을 이해 못하니 답답하다. 아내는 3개월 동안 집을 나갔다 온 적이 있다. 그 때 심정으로는 이혼하려고도 했다. 그런데 아이 양육 문제도 있고 쉰 넘은 나이에 헤어지면 나도 좋은 게 없다. 알게 모르 게 손가락질 당하고, 외롭게 말년을 보내는 것보다 낫다. ‘악처라도 자식보다 낫다’는 속담에 수긍한다. 물론 찝찝하고 괘씸한 마음도 있지만 자라는 아이에 게는 엄마가 중요하고 나도 그리 잘 해 준 것이 없으니 참고 지내려고 한다. 속 이 자주 답답한 것을 보니 나도 화병이다.

(3) 연구참여자 3

나는 독자다. 그것도 삼대독자다. 결혼하기 전에 아버지와 같이 농사지으며 살았는데 내가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소천하셨다. 아버지 소원이 내가 장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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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라고 해서 결혼을 하려고 노력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 국제결혼을 지 인들이 권했을 때 펄쩍 뛰었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제결혼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대답은 같다. 아내와는 자주 다툰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고 이해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즉흥적이고 마음대로 해석한다. 무슨 일을 하더라 도 물어보고 의논하는 게 아니라 혼자서 생각하고 통보하는 식이다. 또 우리 나라 물정도 모르면서 물건을 마구 사고 알뜰하게 저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남편 말 보다는 자기나라 사람 말을 더 믿고 이웃집과 비교를 잘 해서 센터 모 임 같은 데도 안 나갔으면 좋겠다. 다툼이 생기면 말 할 데가 없다. 남자들 이 미지가 안 좋아서 다툼이 나면 사람들은 다(방문교육사, 동사무소 직원 등) 우 리(남성들)한테 탓을 돌린다. 입 있는 벙어리가 바로 우리(자기 자신)다. 가끔 씩 아내는 내 지갑에 손을 대고 시치미를 뚝 떼기도 하고 말만 하면 돈을 달라 고 한다. 내가 돈 찍는 기계도 아니고 요즘 경기도 어려운 데 답답하다. 그래서 돈 관리는 내가 한다. 돈을 맡겨 놓으면 하루도 못 산다. 가끔씩 자기나라 사 람들끼리 만나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도 없지만 같이 모여서 도망이라도 가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도 난다. 아이도 있고 내 나이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다시 결혼해서 산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국제결혼 한 남자가 이혼을 하면 여기 서도(거주지)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람 대접 받기는 어렵다. 그러니 사는 데 까지 사는 거다.

(4) 연구참여자 4

3남 1녀 중 장남이며 아버지와 함께 택배회사를 다닌다. 30대 초반부터 결혼 을 하려고 했지만 장애가 있는 동생과 아버지랑 함께 살아야 된다는 내 조건 을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도 한국여자랑 사는 것이 별로 행복해 보이지도 않아서 국제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나라를 잘 모르니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이런 식으로 지내다 보면 시간이 가고 부 부 정도 쌓이지 않겠나 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 처음엔 가족끼리 좌충우돌 부딪치는 것도 많았고, 소통이 안 되어서 답답해했다. 그러나 아내가 우리말을 잘 하지 못하고 이해를 못하니 오히려 편한 것도 있었고 싸울 일이 별로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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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는 아내에게 별 기대도 걸지 않고 이대로 욕심내지 않고 지내고 싶다. 그 런데 기름 값이 올라 택배도 옛날처럼 수입이 좋지 않은데 아이들에게 들어가 는 돈도 있고 자꾸 씀씀이가 많아져서 걱정이다. 다른 방도를 찾긴 찾아야 하 는데 지금으로서는 답이 없다. 마트에 가면 아내에게 사 주고 싶은 것도 있지 만 마음뿐이다. 아이들 옷도 지금은 얻어서 입히기도 하는 데 조금만 더 크면 그런 것도 부담이 된다. 아내는 우리 생활정도를 잘 모른다. 시간이 지나고, 우 리나라에 좀 더 익숙해지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 걱정이 된다. 배우는 욕심이 많 은 아내는 센터교육에 자주 간다. 나가서 무엇을 배우고 무슨 이야기들을 하 는지 궁금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가급적이면 같이 가려고 하는데 끝나는 시간 이 불규칙적이어서 쉽지 않다. 알마 전 시에서 ‘친정 보내주기’ 행사를 했는데 몰라서 신청을 못했다. 아내도 속상해 했고 나도 그랬다. 그런 정보는 우리가 알 수 있게 전달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직업교육 같은 것을 우리에게도 시켜 주면 좋겠다. 남자들이 잘 되어야 가정이 편한데 여자들만 자꾸 교육시키고 하 니 우리 설 자리가 점점 더 약해진다. 센터에서는 여자들만 힘들다고 하지 말 고 우리도 힘들다는 것을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3) 연구참여자들의 결혼생활 경험내용과 과정

(1) ‘유일한 결혼의 출구’

연구참여자들이 국제결혼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상이할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까다롭게 느껴지는 한국여성들의 결혼요구조 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이해를 하였고, 서류상으로 일정한 금액만 보유 하고 있으면 성사 가능한 국제결혼이 이들에겐 유일한 결혼의 출구가 되었다.

이들은 한국여성들이 원하는 경제적 능력이나 신체적 조건을 갖추지 못해서 (참여자 1, 2, 3, 4), 부모나 형제들을 부양해야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는 한국여성들을 만날 수 없어서(참여자 1, 4) 국제결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 황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들이 한국여성과의 맞선에서 거부당한 경험의 구술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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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님이 다 장애가 있습니더. 내가 맏이고 당연히 모셔야 하는데 선 본 여자들이 다 싫다캅디더.//물론 나도 그런 걸 요구하기는 그렇고. 그러이 결혼은 아예 못한다고 봤지예.” (사례 1).

“선을 좀 봤지요. 근데 여자들이 다 ‘노’해요. ‘돈 있나?’, ‘있으면 얼마가 있 노?’, ‘집 있나?’, ‘직장 있나?’, 무슨 직장이고? 이런 것만 물으니까 할 수 있는 대답이 없어요. 그런거 다 있으면 나도 저거 같은 여자들 하고 안하지.” (사례 2).

“내가 좀 작아요. 작은 고추가 맵다카니까 웃어요. 나는 여자들하고 선 봐 가 30분 넘겨본 적이 없어요. 비싼 커피값만 물어내고, 그 돈도 만만찮아요.”

(사례 3).

“동생이 좀 그래요(지적장애 3급으로 판정받음). 아버지는 ‘니가 니동생은 책 임져야 된다’카는데 아무도 올(시집 올) 사람이 없어요. 그렇다고 그런 말(동생 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말)을 대 놓고 할 수도 없고, 중매쟁이가 언듯 그런 말 비치면 아예 선 보러도 안온다 캐요. 내 보고 입 다물고 시치미 뚝 떼라 카는데 나는 양심상 그게 안돼요.” (사례 4).

한국여성과의 맞선이 번번이 실패로 끝나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던 참 여자들은 자연스럽게 국제결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먼 저 국제결혼한 부부들을 보면서(연구참여자 1), 어떤 이들은 지인들을 통해서 (연구참여자 2, 4), 어떤 이들은 지역을 순회하며 광고를 하는 결혼중개업자들 을 통해서(연구참여자 3)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데 국제결혼에 대한 이들의 호 기심을 자극했던 구술은 다음과 같다.

“동네 나가면 둘이 손잡고 잘 다녀요. 내가 보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어 요. 필리핀 여자들이 좀 수수해요. 좀 수줍음이 많다캐야 되나.” (사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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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흔이 넘어도 결혼을 못하니까 친구들이 자꾸 쑤셔요. “야! 돈만 있 으면 한단다. 그것도 한 천만원만 현금 있으면 되고, 카드도 된단다. 여자는 다 거서 거다. 차라리 살면 생판 다른 사람이 더 안 낫나.” (사례 2).

“노총각 명단을 쫙 뽑아가 다닙니더. 전화와가 자꾸 하라꼬, 다 되게 해 준 다고, 아무 걱정하지 마라꼬 전화가 자꾸 오이, 해보까? 그런 생각이 들지요.”

(사례 3).

‘야! 죽인다카더라. 사는 게 뭐 별거가. 어리제, 니 주제에 한국여자 만날라 카면 과부 만나야된다. 말 잘 듣제, 뭐가 뭔지도 모르제, 알 때 되머 다 아(애 기) 있고, 다 끝난 거지(여성들이 어찌할 수 없다는 의미). 그러이 해라’(국제결 혼하라는 의미).’ (사례 4).

연구참여자들은 국내에서는 이미 결혼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고 결 혼을 포기했다고도 하였지만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거나 주기적으로 신체에 생 리적인 반응이 올 때에는 결혼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졌다. 어떻게 해서라도 결 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는 그것이 국제결혼이든, 여자가 곰보든 째보든, 그것보다 더한 것이라도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일이 안되면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카잖아요. 곰보면 어떻고 째 보면 어떤교. 찌지고 뽁고 살면 다 똑같지.” (사례 2).

결국 이들은 욕구 충족도 가능하고 온전한 남성으로서 인정도 받을 수 있는 국제결혼이 고맙게 여겨졌다. 또한 여성들의 나이가 어리고 국제결혼의 조건이 국내결혼보다 까다롭지 않은 점, 결혼의 성사가 국내결혼과는 달리 여성이 아 닌 남성인 자신의 의사에 달려있다는 것에 연구참여자들의 귀는 더 솔깃해졌 다. 배우자 선택에 자신의 결정권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 국제결혼에서 국내결 혼의 실패로 억압되어 있던 가부장적 성향의 일부가 이들의 구술에서 확인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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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들은 국제결혼 과정에서 국내에서 여성들에게 남성으로서의 가지지 못했 던 권한과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우리나라 여자들하고 선 보는 거랑 생판 다릅니더. 우리나라 여자들하고 선 볼 때는 비위를 맞추려고 바짝 긴장해야 되는데 이거는(국제결혼) 아이라.

내가 턱 보고 ‘오케이’, ‘노’ 이카면 됩니더.//내 보고 도둑놈이라 카는데 그게 아이고 베트남은 25살이 넘으면 이미 노처녀라. 나이 든 사람을 찾을라 해도 거는 없어요.” (사례 1).

“수십 명의 여자를 내가 다 만나보고 다 결정하는데 기분 나쁠 거는 없죠.

오히려 좋지.//한국여자들보다도 다 여자들이 어려요. 선 볼 때 다 내 또래거 나, 어떨 때는 아 딸린 과부도 봤는데 뭐.//보고 맘에 들면 대기시켜 놨다가 비 교하매 결정하면 되요.” (사례 2).

“최종적으로 두 명이 남았는데 집사람을 내가 딱 찝었구마. 내가 ‘예스’카니 까 따라가 내 표정만 보고도 ‘아! 나를 좋다카는구나’ 그래 알고 지도 고개를 끄덕 끄덕 그리 삿지.//같은 값에 다홍치마지. 아무래도 남자는 다 그렇구마.

어린 여자들이 나 문 여자들보다 뭐가 나도 낫지.” (사례 3).

“일단 내가 좋다캐야 그게 먼저니까 기분은 뭐 좋죠. 맨날 여자들이 건방지 게 ‘되네, 안되네’ 그런 걸 보다가 조신하게 하는 게 백번 우리인테는 좋아요.”

(사례 4).

연구참여자들이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데에는 단순히 국내결혼보다 쉬워서 선택했던 부분도 있지만, 지금껏 연구참여자들의 뇌리에 박혀져 있던 한국 여 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도 일부 작용되었고 맞선을 본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수수한 차림의 모습과 온순해 보이는 태도에도 끌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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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좀 그런 게 있어요. 좀 치켜 주면 잘해요. 일단 첨에는 말을 좀 잘 들어요(여성들이 순종적임을 표현함). 모르니까 그런지 그냥 웃기만 하고, 내 가 하자는 데로 따라 해요.//아이고 한국여자들은 내 마음대로 했다가는 당장 매너가 있니 없니, 난리도 아입니다.” (사례 1).

“술집이나 그런데서 일 칠 때도 있는데… 말하기 좀 그러네. 근데 그런대(그 런 곳) 여자들은 좀 세요. 말도 세고, 또… 근데 베트남이나 필리핀 여자들은 좀 순수해요. 필리핀 여자들이 좀 더 나아요./ 띠엔(아내)이 첨에는 부드러웠어 요. 내가 하자는 대로 다 하고 내 말이라 카면 잘 들었어요. 한국여자들하고 비교가 안돼요.” (사례 2).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꼬. 남자가 말하면 좀 고분고분 듣고 그래야지.

우리나라 여자들은 택도 아인데, 지 주제는 모르고 눈만 높아가지고.” (사례 3).

“화장도 안하고 맨얼굴인데도 참 참했어요. 웃기만 웃고, 나는 돈도 별로 없 고, 좀 이런 동생도 있다고 했는데 통역사 말 듣고 알았다 카는 거 같더라꼬.

통역을 다 해 줘요. 거서. 우리나라 여자들 같으면 솔직히 안한다 카는데 여는 좋다 카더라고.” (사례 4).

결혼이라는 것이 하나의 구속이나 굴레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도 있지만 연구참여자들은 결혼을 통해서 자신의 위치가 가족 내에서, 집안 내 에서 인정이 되고 있음을, 또한 정상적인 가족이라는 범주 안에 스스로를 포함 시키며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조금씩 확대시킬 수 있었다. 연구참 여자들의 위치 인정과 사회적 관계망 확대와 관련된 구술은 아래와 같다.

“◯◯(배우자) 덕에 모임에 나가도 좀 당당해요. 키는 좀 작아도 이쁘잖아 요. 전에는 모임에 잘 나가는 편은 아니었는데(거의 다 결혼하고 아이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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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부부모임에는 참석을 하지 않았음) 지금은 뭐 시간만 되면 나갑니다. 안 나 갈 이유도 없잖아요.//행사(다문화)가 많아요. 다는 참석을 못해요 그런데 한 번씩 나가면 먼저 사람들이(행사 관련자) 아는 척도 해주고, 이 사람, 저 사람 인사도 시켜주고, 이름 정도는 아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례 1).

“뭐 젊은 아 하고 사니 기분이 어떻냐고 친구들이 슬쩍 묻기도 하는데, 내심 부러워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애. 늦게 한다고 다 나쁜 게 아이고 국제결혼 한다 고 다 여자들이 도망가고 그런 게 아이라. 잘하면 이 결혼도 좋아.//얼마 전에 는 도지사에게 편지가 왔어. 감사하다고. 뭐 아이도 낳고 기여를 하는 그런 점 도 우리는 있어.” (사례 2).

“집안 대소사에 갈 때 좀 당당해요. 내가 가정을 꾸리니까 함부로도 하지 않 는 것 같고.//당숙어른이 약간 존대어도 써 줍니다. ‘자네, 조카가 이거 하게’

뭐 이래 말합니다.//옛날에는 00아! 니는 뭐 하노? 이래 역정도 내고 했는데 결 혼하고 좀 달라졌다는 걸 내가 느껴요.” (사례 3).

“일단은 아버지가 좀 달라졌심더. 소리 버럭 버럭 지르고 하시더니 그게 싹 없어졌니더. 문중 모임에 아버지만 가시다가 요새는 제가 대신 갈 때도 있고//

남자는 결혼해야 어른 대우 받는다는 게 딱 맞습니더.” (사례 4).

(2) 눈치 보기

결혼초기에 여성보다 우위를 차지했다고 생각했던 결혼생활은 시간이 지나 면서 동등해지거나 오히려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들이 많아졌다. 한국 드라마 에 익숙해져 있던 배우자들이 드라마 속의 집이나 가구들을 생각하고 드라마 와 전혀 다른 연구참여자들의 주거구조에 당황해하며 화를 내기도 하였고, 화 가 나면 잠자리를 거부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자 연구참여자들은 배우자에 대 한 눈치 보기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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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인테 말 안하고 했던 것도 없고 속인 것도 없심더. 다 이야기했는데 속였다고 카이.//야들은 드라마하고 실제를 구별 못하는 가 봐요. 드라마는 드라만데, 차도 없다고, 나는 차 있다고 지인테 말 한적도 없는데, 지는 있다 고 생각했는 모양이라//결혼하는 이유가 뭡니까? 여자는 모르겠지만 남자는 그런 것도 많아요. 내가 00도 아닌 데 오지도 못 하게 하고. 지 신경질 나면 말 해도 들은 척도 안하고 손 만 대면 소리 지르고. 참 내.” (사례 1).

“뭐 촌집이 다 그렇지, 별 집있나. 저거도 보이 우리보다 한 20년은 늦더마 는, 아파트 같은데 가서 살자고//그런 날(부모와 언쟁이 생긴 날)이면 옆에도 못 갑니더. 일년 365일 중에 지 기분 좋은 날이 얼마 되노. 이 눈치 저 눈치 보 다보면 나도 몸이 안됩니더.”(사례 2).

“나도 남잔데 지가 싹싹해야 가고 싶지. 지도 자꾸 그라면 나는 방법이 없 나. 아무래도 남자는 여자보다 갈 데도 많고, 돈만 있으면 하룻밤 자는 거는 일도 아니잖아요. 하도 안하니까네 친구들이 내 보고 병원가라 캅니다.” (사례 3).

부모와 함께 생활을 하는 연구참여자의 경우, 배우자와 부모사이의 갈등마 저 떠안게 된다.며느리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소통의 문 제가 생기거나 며느리의 행동에 불만이 생길 때면 연구참여자를 화풀이 대상으 로 삼았고, 배우자 역시 시부모와의 갈등이나 생활상 불편함을 겪게 되면 배우 자인 연구참여자에게 화풀이를 하게 된다.

“엄마는 자(배우자)가 인사도 잘 안하고 입만 꾹 다문다고 카는데. 잘 못 알 아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 지도 적응이 잘 안되가 그럴 수도 있는데. 뭐 아무 래도 엄마가 좀 일방적이지 뭐, 그래도 지가 좀 양보하고 한 발 물러서면 되는 데 그게 안 되는가봐//지(배우자)는 그 성질을 내인데 다 퍼 붓지 뭐.//옛날에 는 얌전했는데 몇 년 살아보니까 한국여자들보다 더 겁나요. 제일 겁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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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걸핏하면 ‘나는 베트남 간다’ 그 소립니다. 뭘 믿고 그라는지 걸핏하면 그런 소리합니다.” (사례 1).

“엄마는 나이도 많고 또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잘 모르는 노친네 아인교. 좀 잔소리한다 싶으면 귀 닫고 예, 예 카면 되는데 꼭 따지고 들고 하이 엄만들 지고 싶겠는교. 그러이 맨날 싸우고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협박 안 당한 남자들이 있겠는교. 우리도 18번입니더. 뭐 좀 수가 틀리면 간다고 난린 데.” (사례 2).

“야들은 습관이라. 저거끼리 통해가 이래라 저래라 다한다고. 하나가 이래하 니까 통하더라 그카면 주욱 따라가 다 그란다고, 함 보소, 비슷한 거 많을끼 라.지 좀 수틀리머 나는 가마 있습니다. 귀 막는다고 봐야지, 속으로 내 혼자 딴 생각하고 그래뿌지머.” (사례 3).

“가만있으면 가만있다고 그라제. 자 편을 들면 아버지가 팔불출이라 카고 입다물고 있으라카제, 아버지편을 들면 자가 또 꿍해가 난리고. 부모에게 이 기면 상을 주나.//간다 소리는 하도 많이 들어가 인자는 그런 말 하면 내가 자 얼굴 보고 웃습니다. 지도 웃기는지 지가 말하고도 웃어요.” (사례 4).

눈치 보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참여자들은 국제결혼 관련 보도로도 피 해를 입었다. 국제결혼을 하는 남성 대부분이 신체가 불구이거나 기본적 생활 능력을 갖추지 못한, 또는 정신과 병력이나 알콜 중독의 병력을 가진, 한국에 서는 더 이상 온전한 사람으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어린 처녀와 사기결혼을 한다라고 보도된 일부 기사내용에도 상처를 받았고 이웃사람이나 사회적 인간 관계에서도 당당할 수 없는 죄의식의 감정들을 느끼기도 했다.

“국제결혼 관련 사건들이 보도되어 범인이 남편으로 나올 때는 기분이 언짢 지요. 보통 사람들은 살다가 죽이고 때리고 안 하는교. 근데 꼭 우리가 한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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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것처럼 똑 같은 사람인 것 처럼 하니까 괜히 집사람한테도 그렇고, 나가도 좀 그렇지요.” (사례 1).

“자꾸 그런 보도가 나오는 것도 문젭니더. 별 문제없이, 문제 있어도 꾹 참 고 사는 부부도 많은데 안 좋은 것만 내 나오니까 지도 우리를 믿겠는교. 내 일이 아닌 데도 내 일인 것처럼 어깨 힘이 죽 빠지지요. 당해보면 다 압니다.”

(사례 2).

“국제결혼, 다문화란 말만 나오면 무시할라 하는 데도 신경이 곤두씁니더.

나는 좋은 거든 나쁜 거든 채널 돌리뿜니더. 뭐 ‘정신병’ 이런 말이 나오면 내가 똑 정신병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는 아이가. 괜히 주눅듭니더.” (사례 3).

“나는 밖으로 많이 다니잖아요. 직업이 그러니까. 근데 주변에 별로 인식은 안 좋아요. 대한민국은 한참 걸릴겁니다. 피부색이 흰 것은 괜찮은데 검으면 좀 만만하게 보고 그라잖아요. 아사리 백인들은 아(여자)들 성 추행하고 그라 는데 3D는 거의 동남아 사람들이 다 하잖아요. 차라리 더 잘해줘야 하는데 우 리는 그게 아입니더.//내가 먼저 국제결혼했다는 소리는 안합니다. 안해도 아 는 사람은 아는데 구지 내가 했다고 말할거는 없는 거 같애요.” (사례 4).

연구참여자들은 지역사회에서 추진하는 다문화관련 행사를 안내받거나 초 대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이 경험들은 국제결혼으로 사회적 관계망이 확 대된다는 초기의 긍정적인 느낌을 반전시키는 촉진제가 되기도 하였으며, 이로 인해 국제결혼을 한 것이 오히려 동정의 대상이 된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잔치’라고 해서 갔더니 가니까 사진 찍느라고 정신이 없 어요. 악수 했는데도 또 하고. 막상 행사가 시작되면 가고 없어요. 저거 실적 쌓는데 우리를 이용한 거지 뭐.” (사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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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참석 해라캐서 회사 눈치보고 갔더니 불러놓고 저거 자랑만 실컷하 고, 시간 아깝구로//차리리 안 가는게 더 나았지 .” (사례 2).

“해 마다 초대장도 오고,.. 관심 안주는 것보다 좋지만 어떤 때는 비굴하다 는 생각도 쫌 들어요. 우리가 표가 얼만데,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거 우리도 다 아니까… 가기는 가지만 기분은 좀 망쳐요.” (사례 3).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데 갔다 오면 기분이 늘 찝집합니다.” (사례 4).

연구참여자들은 결혼 전에는 없었다던 탈모, 화병, 두통 증상이 결혼 후 나 타났음을 호소하였고 흡연양도 결혼 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했다. 이런 신체적 증상의 원인이 국제결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라는 생각이 많았고 배우자의 말이 나 행동이 유순해지면 증상도 완화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머리 뒤에 한 보이소, 탈모지예. 병원에 가이까네 내 보고 ‘스트레스가 많은 가 봅니다’카데예. 다 어린 아들하고 결혼한 사람들은 좋은 게 아이라 속 다 썩고 삽니더//신경 좀 안쓰고 그라면 (머리카락)나고 신경 좀 쓰고 그라면 또 확 도지고 그랍니더.” (사례 1).

“집 사람 목소리만 커지면 골이 아픕니다. 또 시작하는 거지. 말 해봤자 안 통하고 시간이 지나야 풀립니다. 입대면 내 머리만 빠개지지.//지가 잔소리 안 하고 그라면 내 머리도 안 아픕니다,” (사례 2).

“속병이 있습니다. 우리 회원들 중에 마누라 눈치 안보고 사는 남자 없심더.

걸핏하면 저거 나라에 간다카고 협박하는데 병 안생기면 그게 정상입니까. 돌 았지.” (사례 3).

“담배를 좀 많이 피웁니다. 일일이 다 대꾸하려고 하면 싸워야 되니까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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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화 났다 싶으면 살 나옵니다. 맞불 놔 봐야 좋은 게 뭐 있습니까. 내 가 해 주는 것도 그렇고, 술을 잘 못하니까 나는 담배를 좀 많이 피웁니다. 스 트레스 푸는 데 젤 좋심더.” (사례 4).

(3) 기질에 눌림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 생활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연구참여자들의 생각은 배우자들의 기질이 세고 목청 또한 커서 말로 다투는 것은 누가 봐도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고 했다. 베트남 여성들이 손재주가 뛰어나고 남편에겐 입에 혀 같이 논다는 정보를 들었지만 결혼 생활에서는 그런 경험보다 자기주장이 강 하고 겁이 없다는 기질을 발견했고 그 기질은 타고난 민족성이라 어쩔 수 없음 으로 받아들였다. 그에 대한 구술은 다음과 같다.

“원래 베트남이 여자들 세상이니까 여자들이 좀 세요. 그 나라는 남자는 가 만있고 여자들이 설치잖아요. 그러까네 여자들 기질이 강해요.//한번 시작 했 다카면 지 풀에 안 꺾이면 끝이 안나요. 중간에 내가 어설프게 한 마디 보탰다 가는 그때는 내가 작살나요.” (사례 1)

“성질나면 소리부터 커져요. 기차 블통 삶아 먹었나? 카잖아요. 쨍쨍거리면 아이고 듣기 싫어요, 우리 말이 안되니까 베트남 말로 뭐라 뭐라 카는데, 한번 겪어보면 우리 심정도 이해될겁니다.” (사례 2).

“한번 시작하면 사람을 뽁아 죽여요. 입 다무는 게 상책이요. 베트남 여자 들은 다 기가 세고 간이 커요. 겪어보면 다 알아요. 기질이 장난 아니에요.//베 트남 전쟁 때 그 큰 나라 미국하고도 싸워가 이긴 나라라 만만하게 보면 안되 요.” (사례 3).

(4) 울타리 치기

연구참여자들에게 결혼이란 잃어버린 남성성을 회복하는 수단이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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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들이 가진 강한 민족성과 먼 이국땅에 와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어린 배우자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자신보다 훨씬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 하게 된다. 배우자에 대한 능력을 인정하게 되자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경제 적 능력 및 지식적 능력의 부족함을 두려워하게 되고 배우자들의 외출이나 배 움에 관대해지기보다는 오히려 배우자들의 행동반경을 구속하게 되는 울타리 치기를 시작한다. 배우자를 인정하는 구술들은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은 얼마 안 걸린다고 해도 말(한국어)도 잘 못하고 지리도 모르는데 여 온 거보면 대단한 여자들이라. 남자인 나도 다른 나라 가라하면 덜컥 겁나는 데 겁이 없는 건지, 겁이 있어도 온 건지… 암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는 것도 빨라요. 말이 좀 더듬거려도 눈치도 빨라가 내 보다는 사실 훨씬 낫구마.” (사례 1).

“나이는 안(아이)데, 간은 어른이라. 지도 저거 부모 보고 싶을낀데 여서 정 착해가 살라카는 거 보머, 그런 거는 인정해야지요. 우리나라 여자들은 택도 없고, 좀 지나면(베트남 여성들이 한국어와 한국 상황에 익숙해지면) 우리나라 여자들은 베트남 여자들께 자 묵히지(경쟁 상대가 안된다는 의미). 함보이소, 내말이 맞습니더.” (사례 3).

“배워서 살림에 보탠다고 난립니더. 솜씨가 있어서 아~들 옷도 만들고 하는 것은 잘 해요. 한번 시작하면 오기가 있어서 그런지 끝을 봅니다.” (사례 4).

이런 인정함 속에 연구참여자들은 배우자가 한국어나 한국의 풍습 등을 익 히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반면에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배워 다른 가정이 나 남편과 비교하거나, 비교를 넘어 불평이나 불만이 되어 집을 나가거나 이혼 등을 요구하는 일들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마음들이 있었다. 배우자의 배움에 대한 참여자의 구술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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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러 오라고 하면 가기 싫다고 하지 않습니다. 갈라 캐요. 그라고 이것 저것 묻고, 더듬거려도 말을 할라 카고,//뭐 말은 배워가 나쁠 거는 없는 데, 이 집 저 집 이야기 듣고 와가 그라는 거는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사례 1).

“노모가 ‘가지 마라, 가가 좋은 것보다 나쁜 것 더 배운다’고 말립니다. 그래 도 ‘시엄마, 가야된다. 배워야 된다’고 갑니다. 안 태워줘도 거서(센터) 데리러 오기도 하고 버스타고 저거끼리(여성결혼이민자) 갑니다.//말 잘해가 좋은거 뭐 있는교. 너무 알면 고달퍼요.(남성들이)” (사례 2).

“내가 덜 똑똑하니까 집 사람이 배우면 좋지요. 근데 똑똑해가 집만 시끄러 우면 골치 아프잖아요. 다들 모디가 다니니까 말리지도 못해요.” (사례 3).

그러나 배우자들의 외출이나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이유는 이들의 막 연한 추측성이 아니라 실제의 사건이 기반되었다. 주변엔 집단으로 베트남 여 성들이 집을 나간 경우도 있었고, 믿고 돈을 맡겼다가 알거지가 된 사례도 있 었다.

“◯◯면에 여자들이 다 떼거지로 나가가 동네가 말도 아이라.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일도 있으이 자꾸 단속하게 되고, 나가는 것도 좀 못 나 가게 하는 거지.” (사례 1).

“저거 나라 사람끼리 다 통해가 모임에도 나가면 저거끼리 정보를 주고받고 다 해요. 말을 안해가 그렇지 집 나가면 어디로 가고, 우예 연락하고, 저거들끼 리는 다 알아요. 나는 그래가 여자들끼리 만나는 것도 별로고, 센터에서 자꾸 나오라카는 것도 별로 반갑지는 안해.” (사례 2).

“너무 알아가 탈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요새는 진짜 너무 알아가 탈이라요.

인터넷 다 되제. 24시간 텔리비 나오제. 엔간하면 스마트폰도 있제. 너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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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가 탈이라.//◯◯집에 가 마누라 이쁘다고 꼼작 못하디//결국 여자가 다 들고 튀잖아요.” (사례 4).

연구참여자들은 배우자들을 완전히 신뢰하고 살기가 어려운 듯 국적취득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고 사는 동안 동거인으로 법적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배우자와 부부로서의 동등한 입장이 되기보다는 힘의 영향력을 배우자에게 암묵적으로 행사하고 싶은 욕구가 잠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남자들이 살다가 아이다 싶으면 이혼하자고 했는데 요새는 안 그래요. 여자들이 귀화를 하면 이혼하자고 캅니다. 그래가 저거 나라 남자를 데리고 와가 결혼해가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도 많아요. 실제 그런 일이 있어 요.//그러이 돈 들어가매 구지 국적 줄 필요 없어요.” (사례 1).

“출입국에 가보세요, 가보면 희한한 일도 많아요. 물론 믿고 살아야 되지만 내 같은 경우도 집사람이 나갔다 온 경험도 있고, 만일 그 때 국적을 취득했으 면 아 있어도 집에 왔겠나 싶구마.//집 나가도 우리가 신고하면 자 들은 다 불 법체류자가 되요. 그런데 국적을 가지면 경찰서에 그냥 가출, 가출 신고해야 돼.” (사례 2).

“굳이 돈 들어가매 할 것 없어요. 사달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것 때문 에. 그거 해 주면 더 기고만장해가 겁날 게 없어지잖아요. 이혼할 때 위자료 문 제도 있어요. 개길 때까지 개기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잖아요.” (사례 3).

부부는 서로 소리를 지르며 싸우기도 하고, 더러는 남에게 하소연도 하면서 결혼생활에서 겪는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남편에게 화풀이를 하 고 사회적으로 약자로 인정받는 여성배우자와 달리 국제결혼 남성들은 배우자 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오해, 어려움들을 외부로 표출하기가 어려 웠다. 주변에서는 문제의 발단이 남성들의 이해력 부족이나 참을성 부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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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은 주위의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스스로 해 결하는 방법들을 선호하였다.

“싸우지도 못해요. 싸웠다하면 다들 ‘멀리서 와서 얼마나 힘드노, 힘든데 남 편이 참아줘야지 누가 참아주나’며 얘기는 들으려고도 안합니더.” (사례 1).

“누워서 침 뱉깁니다. 대화가 안되가, 자꾸 말 만 하면 꼬이고, 긴급을 요청 하면 여자는 폭력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그런 것만 확인하고, 남자면 말을 씹 는 경우가 많아요. 나도 집사람 집 나갔을 때 답답해가 전화했더니 내가 뭘 잘 못한 것처럼 물어 사서 내가 그냥 끊었어요.” (사례 2).

“하도 누구하고 비교하고 말도 생각 없이 옮기가 선배하고 싸우게 만들고, 방문교육사인테 말을 했더니 첫 마디가 뭔지 아는교?. ‘아저씨! 제발 아이 하 나 키운다고 생각하세요, 동생이라고 생각해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교’. 그카는 데 기가 막혀요. 안 살아보면 몰라요.” (사례 3).

부부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것은 가까운 다방이나 술집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이는 해가 지면 갈 곳이 별로 없는 지역 적인 특성과도 상관이 있었고, 자전거나 오트바이와 같은 간단한 교통수단만 으로도 이동이 가능한 거리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곳에서 적은 돈으로 스트 레스를 해소하기도 하고 삶에 대한 소통의 장소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소주 한 두병이면 기분도 좋고, 내 말을 잘 들어 주기도 하고//여는 좁아가 금방 소문나요. 밤되면 여는 절간이라. 어디를 가겠는교.” (사례 1).

“나는 술이 잘 안 받아요. 술 먹기는 좀 그라이 나는 다방에는 잘 가. 사는 이야기 듣고, 친구가 주인아인교. 어떤 때는 돈도 주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하 다보머 기분도 좀 풀리지.” (사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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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록 타고 가면 금방인데 뭐, 친구들하고 어울리면 당장 소문나고(그래 서 술집에 간다고 함), 친구들이 저거 집사람인테 ‘◯◯이 사는 거 좀 피곤한갑 더라’ 캐노머 당장 전화온다. 차라리 혼자가가 혼자 먹는 게 젤 편해요.” (사례 3).

(5) 터전 만들기

연구참여자들은 국제결혼을 선택할 때 다양한 갈등들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 은 했지만 실제 소통의 어려움과 사고의 차이는 단순한 언어전달의 어려움만 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하고 오해를 만들어 부부의 관계마저 흔들리 게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들은 결혼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았지만 결혼생활 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갈등과 충돌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아 고민하였고 이에 대한 방법을 찾고자 하였다. 이들은 물질적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부부의 관 계를 회복하거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에 관심이 있었고 다문화가정 의 주체자로서 소리를 내며 이들의 터전을 닦으려했다.

“똑똑한 사람들이 와서 교육을 하기는 해요. 다 교수고, 뭐고… 근데 학교 학생들 교육하는 것처럼 할 때는 답답해요. 책 읽는 걸 듣자고 우리가 가는 게 아니잖아요.” (사례 1).

“우리도 바쁜 시간 조개서 가는데 강의하는 사람들이 더 바빠요. 실제 강의 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겪는 고충이나 그런 것도 듣고 상담해 줘야 되는데 물 으면 잘 몰라요. 그라고 다음에 보면 한 대요. 나 참.” (사례 2).

“교육 해 주니까 고맙죠. 교육을 받으면 받았다 싶은 생각이 들어야 되는데 모르겠어요.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우리에 대해서 공부도 좀 하고 왔으면 좋겠 어요.” (사례 3).

“대부분 좋은 것도 많은데… 어떤 분은 와 가지고 우리가 막 때린다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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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여자들은 참지 말라고, 뭐 어디로 신고하라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데… 그거는 이혼할 때 하는 이야기지 잘 살아라고 하는 그런 거는 아이잖아 요. (사례 4).

이들은 배우자와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 배우자의 모국어를 배우려고 시도도 하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희망도 가지지만 일정한 도움을 주는 기관의 부재 에 아쉬움이 있었다.

“가르쳐주면 배워야 안되겠는교. 근데 시간이…. 먹고 살라카이 내 걸립니 다.” (사례 1).

“지도 우리말 배워가 뭘 하는데 나도 저거 나라 말 배워가 말하면 좋은데 그 기 혼자서는 어렵더라꼬.//우리도 베트남 말은 좀 배워야 안 되겠는교. 최소한 으로 기본적인 몇 마디는 주고 받을 수 있어야 되요.//아무래도 보는 시선이 좀 안 달라지겠는교. 배워가 남 준다 안카는교. 배워가 나도 베트남 통역? 이 런 것도 한번 해보면 어떤 공? 그런 생각도 했지요. 인자는 나이도 글코.” (사 례 2).

“옆집에 … 거 하고 한 번 시작해봤는데 삼일을 못 넘겼어요. 누가 딱 끌고 가야 되지 그냥은 어려워. 저거나라 말로 시불시불할 때 내가 딱 듣고 통역하 고 하면 좀 괘인케 안보겠는교, 친구들한테 내가 한 두 마디씩 하면 우~~캐 놓고도 따라합니더.” (사례 3).

‘신 짜오’, 인사 정도 몇 마디는 합니더. 장모님하고, 처재랑 한 두 마디하면, 하는데 해보이 그것도 괜찮아요. 아무래도 자신감도 좀 생기고 좀 그래요. 내 가 조금만 더 기반을 잡고, 우리 아~들이 좀 커면 나는 정리하고 베트남에 가 서 장사를 한 번 해보고 싶심더. 그랄라카면 지금부터 배워놔야 되는데.” (사 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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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참여자들은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문화관련 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서비스 신청방법, 실제 자신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성 행사 축소 등을 제의하는 등 다문화관련 서비스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였다.

“친정엄마 만들기는 1년에 한번 해요. 그런 돈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직접 주면 도움이 되겠구마는 여기 저기서 한번 하고 치울 행사를 말라꼬 자꾸 하 는교//좀 좋은 프로그램은 끼리 끼리 통하는 가 봐요. 했는 사람 또 주고 또 주고. 그라면 안되는데 그라데. (사례 1).

“제발 여자들 좀 참고 사는 거, 그런 프로그램 좀 했으면 좋겠구마. 맨~날 잘해주라 그런 말만 하지 말고 여자들도 좀 참고 남자인데도 좀 싹싹하게 그 래야 된다는 것도 좀 갈채주소.” (사례 2).

“돈을 몰라요. 개념이 없어요, 경제적인 개념 같은 거, 요새 재테크 그런 것 도 있잖아요, 돈은 없지만 그래도 그런 걸 자꾸 듣다보면 머리가 깨잖아요. 말 로는 고등학교 나왔다카는데 실제는 아이라요. 딱 겪어보이 중학교도 겨우 나 왔어.” (사례 3).

연구참여자들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무료 강의. 차비와 같은 경비나 무료 식 사, 연말연시에 제공받은 물질에 대해 감사하고 있었고 받은 것을 어떠한 형 태로든 지역사회에 나누어야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늘 받다 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요. 한 달에 한번은 안되도, 두 달이나 분기 별 한 번씩은 우리도 봉사를 하는 게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받기만 받는 게 아니란 것도 보여주고 또 봉사를 하다보면 집사람들도 배우고 느끼는 것이 안 있겠는교.” (사례 1).

“받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사람이지. 돈은 없으니까 좀 그런데 내가 잘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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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거는 해도 되지. 그라면 좋지.” (사례 2).

“나는 직장이 일정하지 않잖아요. 마치는 시간에 딱 마치는 게 잘 안돼요.

교대하다 보면 이야기도 하게 되고//우리가 고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정해 주면 좋겠어요, 회사나 시에서 날을 정해가 가자하면 다 도움이 되잖아요.”

(사례 3).

“양로원은 집사람이 싫어하는데 장애인 시설이나 아들 시설 같은 데는 우리 도 가가 하루 정도 그런 거는 안좋은교.” (사례 4).

5. 결론 및 제언

1) 결론

본 연구는 국제결혼한 한국남성의 결혼생활 경험을 살펴봄으로써 남편의 시 각에서 결혼생활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 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국내결혼이 여의치 않자 결혼의 출구로 국제결혼을 선택하게 되고 배우자와의 마찰과 갈등 속에서 눈치 보기를 하게 되고, 민족성 에 기반한 배우자들의 강한 기질에 당황하게 된다. 연구참여자들은 국제결혼 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가정에 좋지 않은 영향이 될까봐 울타리치기를 통해 방 어를 하려고 하며 다문화가정의 터전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연구참여자들이 겪는 결혼생활에서의 경험은 보통의 남녀가 만나서 느낄 수 있는 설레임과 기대, 갈등과 이해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일반부부들과 별 반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문화권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사람들과의 결합으로, 일상생활에서 부부가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어휘가 제한적이고 같 은 문화를 공유한 경험의 부족 등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의사를 전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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