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다자통상체제 강화를 기대하며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다자통상체제 강화를 기대하며"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40 _

나라경제 2013 January

지난 1995년 1월 다자통상체제인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다. 세계시장을 축구경기에 비유하면, 과거에는 자기 진영에서 상대편 선수에게 불리한 규칙을 적용하기 쉬웠다. 당연히 상대편 선수는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 웠다. 하지만 WTO 출범 이후 상황은 바뀌었다. 상대 팀 이나 자기 팀이나 동등하게 적용되는 룰이 강화된 것이 다. 이러한 다자통상체제의 강화는 분절화돼 있던 세계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세 계 전체에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줬다. 우리가 2년 연 속 무역규모 1조달러의 기록을 달성한 배경에는 이와 같 은 다자통상체제가 있었다.

‘DDA 협상타결 지연’, 다자통상체제의 후퇴라고 볼 순 없어 최근 국내 언론을 보면, 다자통상체제보다는 지역무 역협정 또는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보도를 자주 접 할 수 있다.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출범한 ‘도하개 발어젠더(DDA)’ 협상이 10년 이상 장기화되고, 협상타 지난해 우리나라는 무역규모 1조달러의

위업을 다시 한 번 달성했다. 2011년 세운 기록을 수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역규모에 있어 세계 8강에 진입한 것이다.

미국의 경기침체, 유로존의 경제위기가 진행 중이고,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달성한 실적이기에 더욱 값지다.

무역규모 1조달러라는 기록의 공신은 바로 기업이고, 묵묵히 일해 온 근로자다.

기술혁신과 경영개선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 구석구석을 개척하기 위해 밤낮을 잊은 우리 기업들이 주역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우리 수출의 33%, 고용의 87%를 책임지고 있다.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 준 것이다.

우리 경제의 미래는 이들에게 있다.

WTO issue

세 계 는 지 금

다자통상체제 강화를 기대하며

최석영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seokyoung.choi@gmail.com

(2)

41

결의 해법을 찾지 못해 정체돼 있는 탓이다. 다자통상체

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DDA 협상의 출구가 희미해 지자 각 국가들은 맞춤형 자유화를 하면서도 단기적 성 과를 얻을 수 있는 지역무역협정을 선호하게 됐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무역자유화의 인기가 떨어지 는 법이다. 반면, 보호무역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곤 한 다. 그러나 WTO라는 다자통상체제의 수호자가 있는 여 건에서는 극단적인 ‘무역전쟁’까지 빚어지진 않고 있다.

다자통상체제 규범의 한도 내에서 가능한 무역조치를 취 할 수 있어서다.

한편, DDA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해서 다자통 상체제가 후퇴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단견이다.

다자통상체제인 WTO는 세 가지 복합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즉 새로운 규범과 룰을 만들어가는 입법적 기능,

이미 합의된 규범을 이행·관리하는 행정적 기능 그리고 회원국 간 분쟁을 해결하는 사법적 기능이다. DDA 협상 은 입법적 기능에 해당한다. 회원국들의 WTO 협정 이행 을 모니터링·관리하는 행정적 기능과 약소국도 강대국 과 동등한 위치에서 분쟁해결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사 법적 기능은 계속 강화돼 왔다.

다자통상체제의 혜택은 지역무역협정과는 비교가 안 되는 규모다. 그 때문에 WTO 가입을 위해 10년 이상 가 입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다. 예를 들어 2011 년 12월에는 러시아가 18년 동안 줄다리기를 해 왔던 가 입협상을 타결했다. 중국도 15년간 가입협상을 진행한 후 2001년 WTO 가입에 성공했다. 가입협상 과정에서 WTO 규범과 조화되는 시스템의 도입을 위해 상당한 정 치적 비용을 지불했지만 다자통상체제 편입에 따른 혜 택이 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G2의 위 상으로 부상한 중국의 현재 모습은 2001년 WTO에 가 입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혜택에도 불 구하고 다자통상체제를 강화하는 DDA 협상이 표류하 는 것은 왜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혼 재돼 있다.

먼저, ‘경제적 자신감 부족’을 들 수 있다. 2008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는 세계경제를 위축시키는 방향 으로 파급돼 왔다. 유로존의 국가채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다. 이는 공공 분야 재정긴축과 민 간 분야의 소비·투자 위축을 낳았다. 또한 유로존을 넘 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영향을 주고 있 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이 있다. 전반적 경기침 체와 심각한 실업 상황에서 글로벌한 무역자유화를 주장 할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2013년의 세계 경제 정세도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둘째, 협상파트너 간 ‘신뢰 부족’을 들 수 있다. 우루 과이라운드 협상과정과 WTO 출범 후 DDA 협상과정은 외형적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정에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과 같은 신흥 개도국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DDA 협상과정에서는 이해관계가 보다 분절화·다극화

<세계는 지금>은 OECD·WTO 등 국제기구나 세계 각국에서 최근 다뤄지는 정책이슈와 동향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코너다. 글로벌 시대에 맞서 한국경제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다자통상체제의 혜택은 지역무역협정과는 비교가 안 되는 규모. 그 때문에 WTO 가입을 위해 10년 이상 가입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다. 2011년 12월에는 러시아가 18년 동안 줄다리기를 해 왔던 가입협상을 타결했다.

(3)

42 _

나라경제 2013 January

됨에 따라 ‘주고 받기’ 협상이 몇 배 이상 복잡해지고 이해 조정이 어려워졌다. 나아가 개도국과 최빈개도국(LDCs) 들은 WTO 출범 이후 커진 파이의 정당한 분배를 요구 하면서 DDA 협상과정에서 개발 이슈의 반영과 개도국 을 위한 ‘차별화된 특별대우(Special & Differentiated Treatment)’를 요구하고 있다. DDA 협상과정에서 쌓인 불만과 불신으로 인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원만한 타협 점을 찾기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동력 부족’을 들 수 있다. 전 세계 적으로 통상정책 추진을 뒷받침하는 동력이 지역무역협 정에 경도돼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2007년 6월 종 료된 ‘신속협상권한’을 갱신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도 조 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 무역대표부와 미 업계가 환태 평양무역협정(TPP)에 대부분의 동력을 투입하고 있다.

거대경제권인 EU는 대서양 건너 미국과의 FTA 추진카 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통상정책도 예외 는 아니다. 미국, EU와의 FTA 체결 이후 중국과의 FTA 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복수국 간 FTA 체결을 추진하 고 있다. 세계통상체제는 두 개의 바퀴로 가동되는 이륜 차다. 다자통상체제와 지역무역체제 간 균형 잡힌 동력 공급이 필요하다.

이해관계 복잡해져 ‘일괄타결’ 아닌 ‘소규모 타결’이 대안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인에 근본적 변화를 예상하기 는 어려운 상황임에 비춰 볼 때 2013년 내 DDA 협상이 획기적으로 진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낙관론일 것이다. DDA 협상이 진행 중인 비농산물 시장접근, 농 업, 무역원활화, 개발 이슈, 서비스, 규범(무역구제 분 야), 지식재산권, 무역과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보조를 맞춘 진전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이 제네바 내 일반적 인식이다. 개별 분야 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이 너무 나 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협상 분야 간 이익의 균형을 달 성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네바는 현실적 접근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든 분야를 수확하는 ‘일괄타결(single under taking)’보다는 현재 손에 잡힐 가능성이 있는 몇 개 분

야를 담아내는 ‘소규모 타결(small package)’ 진전방식 이 단기적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다. 이 바구니에 담을 후보군은 무역원활화, 일부 농업 이슈 및 개발 이슈 등 이다. 무역원활화는 국경 간 무역에 수반되는 통관절차 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기업들은 통관절차에서 발생하는 경제적·시간적 비용이 상당한 부담이라고 한 다. WTO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1년도 수출총액이 17조 달러다. 이 총액의 5%면 8,50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기업들이 무역원활화 협상에 관심이 높은 이유 이기도 하다.

제네바에서는 소규모 타결 추진 이외에도 정보통신 협정(ITA) 개정협상, 복수국 간(21개국) 서비스협정 협 상, 정부조달협상 가입협상 등이 병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3년에는 이런 분야의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제9차 WTO 통상 각료회의(MC-9)가 개최될 예정이다. DDA 협상에 있 어서는 중요한 계기다. 이 회의에서도 현재와 같이 선 진국과 개도국 간에 불신을 반복한다면 DDA 협상에 어 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질 것이다. 하지만 MC-9 이 전에 소규모 타결에서 가시적 성과가 있다면 이를 발판 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전체 DDA 협상에 온기를 불어넣 을 수 있을 것이다. 제네바 통상관료들은 벌써부터 머리 를 맞대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익을 지키는 동시에 개도 국과 선진국 간의 교량 역할을 하면서 협상 진전에 기여 할 것이다.

韓 무역, 다자통상체제 강화가 해답

2012년 우리나라는 무역규모 8강에 진입했다. 창업보 다 수성이 어렵다고들 한다. 우리 기업들이 절감하는 말 이다. 세계경제에서 우리의 위상을 한층 높이고 수성하 기 위해선 우리 선수들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이들 이 맘껏 기량을 발휘할 넓고 새로운 구장이 필요하다.

다자통상체제의 강화와 업그레이드가 그 답이다. 계사 년 2013년, 그 답을 이끌어내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해 본 다.

참조

관련 문서

그러나 이 얘기를, 어떤 사람이 멈춰버린 자기 시계를 내버렸다고 해서 그를 감옥에 집어넣을 수 있는 적절한 근거로 보기는 어 렵다.. 마찬가지로

그러나 동사는 완성차 기업들이 직접 요청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배터리 기업에서 더 나아가 완성차 기업들까지 고객사 다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동사 는 EV향

문답법을 사용 한 우언은 일반적으로 화자가 남들이 다 아는 질문을 함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직접 말하지 않고 청자 가 스스로 깨닫게 한다... 그러나 세

지자체가 필요로하고 관련된 기업이 필요로 하면 가 리지 않고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그러나 모든 사업들은 순서가 있다 욕심만 가지고 건물만 지 어놓으면

나는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들을 권리가 있다.. 나는 협상 중

그러나, 스마트폰은 수요가 늘지 않고

[r]

• 그러나 이 모든 질문은 인간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학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인간을 설명하고 있다.. • 그러나 이 모든 질문은 인간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