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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포용적 문화국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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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문화 그리고 국토계획

유엔(UN)은 2015년 말 총회에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를 통해 포용적이 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후 15년간 국제사회의 주요 책무이자 과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EU, OECD, WEF(세계경제포럼) 등의 국제기구에서도 신자유주의적 질서를 극복한 대안 으로 ‘포용성장’ 혹은 ‘포용경제’를 국제사회가 주요하게 다루어야 할 의제로 강조해왔다.

문화정책에 있어 ‘포용성(Inclusiveness)’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포용’을 전제한 문 화민주주의(Cultural Democracy), 문화다양성(Cultural Diversity), 문화권(Cultural Right)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 유엔 등 국제기구가 일관되게 지향해 온 문화정책의 핵심 가치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정책은 도시와 지역 등 전 국토 단위에 서 구체적으로 실현되므로, 포용과 문화 그리고 국토정책은 밀접하게 관련된 불가분의 관 계라고 할 수 있다.

문화와 포용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국가 혹은 지역발전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드 러나는 대표적인 예로, 2013년 유네스코(UNESCO)의 ‘문화와 발전 국제회의(Hangzhou International Congress, Culture: Key to Sustainable Development)’(중국 항저우)에 서 채택한 ‘항저우 선언(The Hangzhou Declaration: Placing Culture at the Heart of Sustainable Development Policies)’을 들 수 있다. 이 선언에는 ‘모든 발전정책과 프로 그램에 문화를 통합해야 한다’, ‘빈곤감소와 포용적 경제발전을 위해 문화를 지렛대로 활 용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발전과 관리를 위해 문화를 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등 ‘문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연계하는 9개 항의 권고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는 2016년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의 채택에 즈음하여 지속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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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순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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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발전에 있어 문화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정리한 보고서 「Culture: Urban · Future- Global Report on Culture for Sustainable Urban Development」를 발표한다. 이 보고 서는 ① 급속한 도시화의 시기에 문화는 빈곤감소와 회복의 수단, ② 세계화 시대에 사회 적 취약계층의 배제와 획일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공동체 문화 · 지역문화 · 문화유 산의 중요성, ③ 이민, 난민 등의 증가로 도시의 구성원이 다양화 · 이질화됨에 따라 문화

<표 2> 유네스코 ‘Culture: Urban·Future’의 주요 내용

분야 사람(People) 환경(Environment) 정책(Polices)

주제

•사람 중심의 도시

•포용적 도시

•평화적이고 관용적 사회

•창조・혁신적 도시

•휴먼스케일과 콤팩트시티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을 갖춘 그린시티

•포용적인 공공공간

•도시정체성 보호

•지속가능한 지역개발

•농촌-도시 간 연계 강화

•도시 거버넌스 개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에 재정투자

내용

도시의 활력 및 정체성 보호 강화

문화를 통한 도시사회의 포용성 추구

문화를 통한 도시발전의 창조성과 혁신 촉진

대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문화의 역할 강화

도시보전 실천으로부터 학습된 교훈으로 휴먼스케일, 복합용도 도시 육성

생동감 넘치는 건조・자연환경 촉진

문화를 통한 공공공간의 질 향상

문화기반 해법을 통한 도시 회복력 개선

• 도시계획의 핵심에 문화의 통합을 통한 도시재생 및 농촌-도시 연계

포용적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문화 구축

로컬 거버넌스에 공동체의 역할 을 강화하고, 문화를 통한 공동 체 참여 촉진

문화를 위한 혁신적이며 지속 가능한 재정모델 개발

자료: UNESCO 2016, 저자 재정리.

<표 1> 유네스코 ‘항저우 선언’(2013)의 주요 내용

구분 내용

문화와 발전에 관한 ‘항저우 선언’의

주요 권고사항

모든 발전 정책과 프로그램에 문화를 통합

평화와 화해의 촉진을 위해 문화와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를 동원 포용적 사회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 빈곤 감소와 포용적 경제발전을 위해 문화를 지렛대로 활용 환경적 지속가능성 증진에 문화를 기반으로 함

문화를 통해 재난으로부터 회복하고, 기후변화에 능동 대응함 미래 시대를 위해 문화를 가치 있게 하고, 보호하며 전승해야 함 지속가능한 도시발전과 관리를 위해 문화를 자원으로 적극 활용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기 위해 문화의 힘을 빌림 자료: UNESCO 2013.

특집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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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가치와 기능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다. 2016년에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개 최된 ‘주거와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한 유엔회의(The UN Conference on Housing and Sustainable Urban Development, 일명 해비타트 Ⅲ)’의 ‘신도시 의제(New Urban Agenda, 이하 NUA)’는 ‘문화’를 사람 중심의 포용적이고 활력이 넘치며 문화다양성이 보 장되는 도시를 위한 필수적인 기제로 다루고 있다. NUA에서 다룬 ‘문화’ 관련 이슈를 구 체적으로 살펴보면, 문화유산 보전, 도시환경의 획일화 방지, 문화와 도시정책 간 통합, 문화권리 존중, 공동체 참여, 도시역량 및 인적자본 강화, 문화/커뮤니케이션 자원 접근 성 제고, 이주민 권리 보호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종합하자면, 예술 창작활동이나 향유 등으로 문화가 협소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문화는 인간의 관습, 삶의 방식(Way of Life), 넓게는 인간의 존재 의미와 같은 보다 근원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다.1) 그리고 문화적 포용성(Cultural Inclusiveness)은 개인과 공동체의 사회 · 경제 · 문화적 지위(소득, 인종, 연령, 젠더 등) 혹은 지리적 특성 (중심-주변) 등에 상관없이 문화의 창조와 향유, 넓게는 삶의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는

1) 2013년에 제정된 「문화기본법」 제3조(정의)를 보면 ‘문화’를 ‘문화예술과 더불어 생활양식, 공동체적 삶의 방식, 가치체계, 전통 및 신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로 정의하고 있음.

<표 3> 해비타트 Ⅲ 신도시 의제(New Urban Agenda: NUA) 내 ‘문화’ 관련 조항

NUA 조항 주요 내용

37. 공공 (문화)공간의 확대 및 접근성 강화

•포용적이고 접근성 있으며 환경 친화적인 양질의 공공(문화)공간 확대

이를 통해 사회적 상호 작용 및 포용, 문화적 표현 및 다양한 사람과 문화 간 대화 촉진

38. 자연 및 문화유산의 활용

•도시와 인간정주에서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활용

문화기반시설 및 유적지, 박물관, 원주민 문화 및 언어, 전통적 지식 및 예술보호를 위해 노력

이 과정에서 도시지역의 재생 및 활성화, 사회적 참여와 시민권 행사에 있어 이들이 수행하는 역할 강조

40. 문화다양성 존중

도시 및 인간정주에서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해, 또한 사회통합, 문화 간 대화와 이해, 관용, 상호 존중, 양성평등, 혁신, 기업가 정신, 포용, 정체성과 안전,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점점 다양하고 다문화적으로 변모하는 사회에서 각 지역의 제도가 다원성과 평화적 공존을 증진하도록 노력

자료: U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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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노영순 2017). 이러한 이유로, 유엔을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는 문 화의 가치 인식과 문화적 포용성의 실천을 ‘지속가능한 국가 및 지역발전’의 필수요건으로 강조하면서 국토 및 도시계획과 관련 프로그램에 ‘문화’를 통합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권 고하고 있다.

국토종합계획은 향후 20년간의 국토 및 지역개발의 방향 그리고 국가발전의 비전을 제 시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계획 중 하나이다. 그간 국토종합계획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국 토정책은 물리적 도시환경의 효율적 관리, 인프라 및 서비스의 양적 확대, 기능 고도화 및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 왔으며 국민들의 의식과 생활방식, 공동체 및 지역사회의 정체 성과 문화다양성, 문화 · 여가활동 등에 대한 고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새롭게 수립될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국토의 미래상을 설 계하기 위하여 ‘문화’를 ‘문화예술’을 넘어 범분야적으로 접근(Cross-cutting Approach) 할 필요가 있으며, 계획의 중요 요소로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용적인 문화국토를 위한 제5차 국토종합계획의 과제

1. 국토종합계획 내 ‘문화’ 관련 정책목표 및 관련 지표 설정

현행 국토 및 도시 관련 법정계획은 공간구조 및 생활권 설정, 토지이용 및 개발, 토지수 급, 환경보전 및 관리, 기반시설 및 공원녹지 조성, 경관정비 등 대부분 물리적 환경의 조성과 관리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사회·문화자본(공동체성, 신뢰 등), 문화유산, 문 화 · 여가 관련 공공시설 및 서비스, 교육 및 정보접근성, 문화다양성 등 ‘문화’와 관련된 계획 지표와 관련 정책을 마련하여 국토종합계획에 반영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이들이 체 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토종합계획 수립 체계 내 전문 가와 정책 실행주체로 구성된 사회·문화분야 실무그룹(Working Group)을 설치 · 운영하 여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지표 설정과 정책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될 필요가 있다.

2. 국토종합계획 내 주요 의제에 대한 문화영향평가의 선별적 적용 검토

도시 및 지역개발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환경에 일정 정도 위해를 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나라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개발로 인한 부정적인 환경영향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 편, ‘예비타당성조사’로 경제성과 정책적 효용성을 진단함으로써 무분별한 개발을 제어해 왔다. 하지만 개발사업의 인문·사회·문화적 영향에 대한 진단과 대안 도출은 그 중요성에 특집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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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확산을 위해 각종 계획과 정책 수립 시 문화영향평가의 시행이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로 명시되어 있다(「문화기본법」 제5조 ④항).

따라서 국토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 전을 위하여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 이후 이를 토대로 제시되는 각종 지역 및 도시계획 에 대한 ‘문화영향평가’의 선별적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관 계 부처(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와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3)

3. 문화적 배제와 격차의 해소를 위한 조치 강구

포용적 문화국토의 기본 가치는 문화적 배제와 격차를 해소하고 계층, 지역에 상관없이 동등한 사회·문화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다문화 사회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지 역 간 문화격차 해소는 포용적 문화국토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2017년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18만 명이며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2만 800여 건에 이른다. 그리고 북한이탈주민 또한 매년 1~2천 명 이상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향후 20년 동안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되어 ‘다문화 사회의 본격화’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다문화 사회를 경험 중인 서구 주요 국가들의 주요 문화정책은 각기 다른 문화정체성을 가진 집단 간 상호 이해 증진과 타 문화에 대한 존중, 다양한 문화적 표현에 대한 포용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는 반드시 문화다양성 존 중과 문화적 대화(Cultural Dialogue) 촉진에 관한 정책과제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이전 계획과 마찬가지로 제5차 국토종합계획 역시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국토균형 발전을 중점과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워 라밸)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으므로,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는 문화·여 가 여건 및 서비스 격차 완화의 내용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8년 현재 전 국 문화기반시설 현황을 보면(<표 4> 참조),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간의 문화시 설 및 서비스 격차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2) 「문화기본법」 제5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④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계획과 정책을 수립할 때에 문화적 관 점에서 국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평가(이하 이 조에서 ‘문화영향평가’라 함)하여 문화적 가치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함.

3)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상호 협력을 통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일부에 대한 문화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있 으며, 2018년 한 해 동안 총 31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문화영향평가가 완료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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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문화 여가시설 및 서비스 공급의 최소기준 설정, 낙후지역 주민들의 문화 · 여가 활동 증진을 위한 시설 및 서비스 공급 방안, 특히 도서관, 생활 문화시설과 같은 문화 관 련 생활 SOC의 합리적 공급과 관리에 관한 내용 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담겨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노영순. 2017.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문화정책의 대응 방안. 서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체육관광부. 2018.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 세종: 문화체육관광부.

UN. 2017. Habitat Ⅲ- New Urban Agenda. 국토연구원 역. 세종: 국토연구원.

UNESCO. 2013. The Hangzhou Declaration: Placing culture at the heart of sustainable development policies. Paris:

UNESCO.

_____. 2016. Culture: urban-future, the global report on culture for sustainable urban development. Paris: UNESCO.

<표 4> 전국 문화기반시설 현황 (단위: 개)

구분 총계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문예회관 지방문화원 문화의 집 1개 시·도당 문화시설수 비율

2,749 100% 1,043 873 251 251 231 100 161 수도권

(서울, 경기, 인천) 1,013 36.8% 459 297 102 74 66 15 337 14개 시·도 1,736 63.2% 584 576 149 177 165 85 124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2018.

특집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바란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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