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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 증강에 따른 북한 핵전략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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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 증강에 따른 북한 핵전략의 분석

An Analysis on the Nuclear Strategy of North Korea with Strategic Weapons

박 휘 락 (Hwee-rhak Park)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ABSTRACT

This paper is written to assess the nuclear strategy of North Korea, which has nearly succeeded to have strategic nuclear weapons including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 (ICBM) and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s (SLBM). For this purpose, it introduces nuclear deterrence theories, evaluates the objective, risk and capabilities of North Korean nuclear strategy and assesses the strategic concepts that North Korea could select.

As a result, this paper found that North Korea was in the course of transitioning from a crdible minimal deterrence strategy to a minimal deterrence strategy due to its near success in the development of ICBMs and SLBMs. North Korea could apply the triangular second strike deterrence strategy, as well.

Regarding the nuclear posture theory of Vipin Naragn, North Korea seems to rely on the assured retaliation posture, but could use the asymmetrical escalation posture, too. Therefore, South Korea should strengthen its alliance with the US in order to make the most of the US nuclear capabilities and should reinforce its own deterrence and defense measures in order to defend from North Korea’s use of triangular second strike strategy.

Key words : Nuclear Deterrence Strategy, Nuclear Strategy, North Korea Nuclear Strategy, Minimal Deterrence, Triangular Deterrence, Asymmetrical Escalation

주 제 어 : 핵전략, 핵억제전략, 북한 핵전략, 최소억제, 삼각억제, 비대칭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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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 론

2018년 3월 6일 정의용 안보실장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용의”를 전 달한 후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번의 미북 정상회담(판문점 회동 제외)이 개최 되었으나 북한의 핵무기 폐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북한은 그 동안에 핵전력 증강을 지속하여 수십 개의 핵무기를 개발한 상태이고, 2020년 10월과 2021년 1월의 열병식을 통하여 그들의 대규모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소개함으로써 미 본토에 대한 핵미사일 공 격 가능성도 암시하였다. 북한은 전략적 수준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그만큼 전 략의 범위가 증대되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외교적 노력은 지속되어야 하지만, 국가안보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여 대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은 이제 전략적 수준의 사실상 핵 보유국인 북한이 어떤 핵전략으로 나올 것인가를 판단하고, 그에 맞는 한국의 대응방 향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이 미 본토 공격능력을 상당할 정도로 갖추었다는 것은 미 국이 유사시 한국을 대신하여 핵보복을 해주겠다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약속 이행을 어렵게 만들어 안보가 심각하게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미국 확장억제와 북한의 핵전력이 상호 작용하는 수준이 되어 미국의 확장억제 이행이 쉽 지 않아지고 있고, 앞으로 북한의 핵전력이 더욱 증강될 경우 확장억제의 이행은 더 욱 어려워질 수 있다. 북핵 위협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핵전략 을 살펴보고, 단독으로나 한미동맹 차원에서 한국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그들의 핵전략 명칭이나 개념을 공개한 것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에서 발전시킨 억제이론에 근거하여 북한의 가능한 핵전략을 추정해 왔다(함형필 2009; 박창권 2014; 최정민 2014; 김강녕 2017; 박휘락 2019; 이성훈 2019;

박휘락 2020). 그러나 핵강대국에게 적용되는 이론이라서 북한의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았다. 핵약소국들의 전략을 분석한 나랑(Vipin Narang)의 이론을 적용하여 재래식과 핵전력을 통합한 북한의 핵전략을 분석한 연구도 없지 않았지만 (김태현 2016, 1-36; 김재희·남궁영 2018, 79-111), ‘삼각억제(triangular deterrence)’나

‘신뢰적 최소억제(credible minimal(또는 minimum) deterrence)’와 같은 다양한 이론이 나 실제와의 결합이 미흡한 점이 있었다. 핵약소국의 핵무기 억제 및 사용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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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전된 이론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하여 북한의 핵전략을 분석할 필요가 있 고, 그러할 때 현실성이 높은 논의가 보장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본 논문에서는 북한이 현재까지 또는 가까운 미래에 증강할 핵전력의 사 용 방향을 분석하고, 한국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제2장에서는 북한과 같은 핵약소국이 사용할 수 있는 핵전략의 형태를 역사적 사례와 주요 학자들 의 견해를 통하여 정리하고, 제3장에서는 북한이 지금까지 핵능력을 증강해온 과정을 요약하며, 그것이 북한의 핵전략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제4장에서 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채택할 수 있는 핵전략의 형태를 분석하고자 한다.

Ⅱ. 핵약소국에 관한 핵전략 이론

기본적으로 억제전략은 응징적 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와 거부적 억제 (deterrence by denial)로 구분된다(Snyder 1961, 14-16). 미국이 주도한 탄도미사일방 어(Ballistic Missile Defense: BMD)가 직격파괴(直擊破壞, hit-to-kill; 공격해오는 상 대 미사일의 몸통을 직접 타격하여 파괴시키는 방법)라는 기술적 돌파(breakthrough) 에 성공함으로서 최근 거부적 억제도 일부 시행되고 있으나 응징적 억제를 대체할 수 준은 아니다. 또한 최초의 핵전략에서는 상대방의 도시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대 (對)가치전략(countervalue strategy)만 고려하였으나 핵전력이 발전함에 따라서 핵전 력을 포함한 상대국의 군대를 공격대상으로 하는 대(對)병력전략(counterforce strategy)도 추가되고 있다(Wagner 1991). 특히 핵약소국들은 핵강대국 위주로 발달 된 억제이론이나 핵전략을 참고하면서도 해당 국가의 상황에 부합되도록 창의성을 가 미하여 다양한 핵전략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 핵강대국의 핵전략과 확장억제

핵무기는 최초에는 미국,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독점하였고, 소련의 경우 그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핵전략은 미국의 주도로 발전되었다. 미국 은 핵미사일에 대한 유효한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대량보복전략(massive retaliation strategy)”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응징적 억제에 중점을 두었다. 즉 상대방의 ‘선공(先攻, the first strike)’을 받더라도 ‘반격(the second strike)’하여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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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를 끼치겠다는 위협으로 상대방의 핵공격을 억제한다는 개념이었다. 이것은 대가치전략으로서 적의 주요 도시가 보복의 대상이 되었다. 소련도 이러한 개념을 적 용함에 따라서 양국은 치열한 핵군비경쟁을 하게 되었고, 따라서 ‘공포의 균 형’(Edwards, 1986: 238) 또는 ‘미친(mad)’를 의미하는 ‘상호확증파괴전략(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으로 불렀듯이 위험한 핵군비경쟁을 지속하게 되었다 (Brennan 1971, 31).

이러한 비판을 의식하여 미소 양국은 쌍방 간 핵무기 감축을 논의하면서 다른 한편 으로는 핵무기의 추가적인 확산을 방지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들은 1969년부터 전략무 기감축회담(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을 시작하여 1972년 최초로 합의하였고,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을 1970년 발효시켰다. 그러 면서 ‘확장억제’라는 명칭으로 동맹국이 핵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대신 대규모 의 핵보복을 감행해주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이들의 핵무기 개발 동기를 없애고자 노력 하였다. 미국은 아직도 유럽에 170개 정도의 핵무기를 배치하여 동맹국들과 ‘핵공유 (nuclear sharing)’하는 등으로 확장억제의 이행태세를 유지하고 있다(Credi 2019, 2).

다만, 핵전쟁 연루는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확장억제의 실질적 이행은 당시 상황에 따라 재판단될 수밖에 없다(Tanter and Hayes 2011, 14-15).

응징적 억제나 확장억제는 상대방의 심리에 영향을 주기 위한 노력으로서 상대방이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 작동되기 어렵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1983년 미국의 레 이건(Ronald W. Reagan) 대통령은 ‘전략적 방어(strategic defense)’의 도입을 강조하 였고, 기술적 어려움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으나 2004년 부시(George W. Bush, 아 들) 대통령이 최초의 직격파괴 가능한 요격미사일을 개발하여 배치하기 시작하였다.

이후부터 미국은 본토와 해외주둔 및 우방국들을 방어할 수 있는 다양한 요격미사일 을 개발하여 배치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러한 요격미사일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초 음속 및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어 거부적 억제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2. 핵약소국의 핵전략

핵약소국의 경우 응징이나 거부를 위한 능력 모두가 부족하여 핵무기로 가능한 범 위 내에서 응징과 거부를 의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핵전력도 적극적으로 조합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응징과 ‘확전(擴戰, escalation)’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느 냐에 따라서 핵전략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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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응징 위주의 핵전략

핵약소국의 대표적인 응징 위주 억제전략은 ‘최소억제전략(minimal deterrence strategy)’이다. 이것은 미국이 “파리를 위하여 뉴욕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인 식 하에 프랑스가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는 논리로 창안한 것으로서, 소련이 핵무기로 선공하더라도, 프랑스가 소련의 몇 개 도시만 확실하게 파괴시킬 수 있는 보복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소련이 프랑스를 공격할 수 없다는 개념이었다(Bundy 1969, 11). 소 련의 입장에서는 프랑스가 초토화되는 것보다 자신의 도시 몇 개가 초토화되는 것이 더욱 큰 피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기는 워낙 위력이 커서 “단 한 번의 최초공격으로 상대 국가의 핵무기를 100% 파괴할 수 있다는 확실성이 없는 한” 선공 을 시도하는 것이 어렵고(김태현 2016, 10), 그렇다면 이 전략은 어느 정도 타당할 수 있다.

프랑스의 논리는 영국도 채택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인정받기 시작하여 이 제는 핵강대국 간에 적용되는 기존의 억제 논리는 ‘최대억제전략(maximum deterrence strategy)’이라고 말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적용하고 있는 억제를 위한 논 리는 ‘최소억제전략’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Nalebuff 1988, 416). 이들 국가는 이 전략 에 근거하여 200-300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Kristensen and Korda 2020), 그 대 부분을 상대의 선공에 취약하지 않은 SLBM 형태로 만들었고, 각각 4척 정도의 핵잠 수함(SSBN)에 탑재시켜 정비, 훈련, 사고가 있더라도 언제나 최소한 한 척은 대양에 항행하면서 보복 공격이 가능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약소국이 사용할 수 있는 응징 위주 억제전략의 또 다른 형태는 ‘삼각반격억제 (triangular second strike deterrence)’ 또는 줄여서 ‘삼각억제’라고 불린다. 이것은 핵 강대국의 핵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핵약소국의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서, 핵무기가 없 는 제3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핵강대국의 핵공격을 억제하겠다는 접근이고,

‘간접억제(indirect deterrence)’라고도 불린다. 이것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하카비 (Robert E. Harkavy) 교수가 창안하였는데, 핵강대국을 직접 공격할 능력(기술이나 거리)을 구비하지 못한 핵약소국이 자신과 인접하고 있는 핵강대국의 동맹 또는 우방 국을 인질로 삼아서 핵강대국의 공격을 억제하겠다는 주장이다(Harkavy 1998, 64). 냉 전시대에 이스라엘이 소련의 핵공격 시 주변 아랍국들에게 이러한 삼각억제를 구현하 겠다는 입장이었고, 1991년 걸프전쟁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의 공격에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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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한 이라크가 미국 대신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타격을 위협 및 실행하기도 했으 며, 걸프전쟁 이후에도 미군들은 이라크나 이란이 미국 대신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여 대비계획을 검토하였다고 한다(Harkavy 1998, 66-75).

삼각억제는 미국의 확장억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국가가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수만 있다면, 미국의 확장 억제 이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삼각억제는 확장 억제를 명분으로 어떤 지역의 위기에 개입하려는 미국에 대하여 군사적 ‘열세국 (underdog power)’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다(Harkavy 1998, 65). 삼각억제를 통하여 핵약소국은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거나 지역 내 미국 동맹국을 협박할 수 있고, 미국 이 체제전복 활동 등 공세적으로 나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Harkavy 1998, 65). 불 량국가(rogue state)는 필요하다면 어떤 비합리적인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각억제의 효과는 클 수 있다(Wesley 1999, 79).

나. 확전 위주의 핵전략

응징을 위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약소국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략은 ‘신뢰 적 최소억제(credible minimum (minimal) deterrence)’이다. 이것은 현재 인도와 파키 스탄이 적용하고 있는 핵전략으로서, 최소억제전략의 구현에 필요한 SSBN(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핵무기의 적극 사용 의지와 계획 을 과시함으로써 최소억제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이다(Kulkirni and Sinha 2011, 2; Chowdhury 2015, 4). 실제로 인도와 파키스탄은 150-160개 정도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지만(Kristensen and Korda 2020), 불가피할 경우 핵무기 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태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 전략은 최소억제만큼 광범위한 인정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Zahra 2012, 2-4), 유용성은 어느 정도 인정되고 있다.

다만,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국력의 차이로 인하여 인도와 파키스탄이 중점 을 두고 있는 바는 다소 다르다. 인도는 핵무기의 ‘선제 불사용(no-first use)’을 공언 하는 가운데, 필요시 즉각 핵보복이 가능하도록 지휘통제, 핵무기 저장소의 안전, 실 질적인 작전계획 수립, 훈련, 준비, 적극적인 연구 및 개발 노력을 강조 및 과시한다 (Kulkirni and Sinha 2011, 2). 반면에 파키스탄은 ‘선제 불사용’의 원칙을 공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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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하면서 재래식 공격을 비롯한 인도의 모든 공격에 대하여 필요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및 과시한다(Tasleem 2016). 파키스탄은 인도에 비해서 상대적인 약자이기 때문에 확전의 의지와 핵무기의 적극적 사용을 강조할 수밖에 없 는 셈이다. 인도는 대가치전략, 파키스탄은 대병력전략의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핵약소국의 핵전략은 나랑에 의하여 집중적으로 발전되었다. 나랑은 핵강대국 중심 으로 발전되어온 기존의 핵억제전략은 소규모 핵보유국에게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핵 능력의 수준 차이를 기준으로 ‘촉매태세(catalytic posture)’ ‘확증보복태세(assured retaliation posture)’ ‘비대칭 확전태세(asymmetric escalation posture)’의 세 가지로 핵무기 사용을 위한 태세를 구분하였다. 그에 의하면 촉매태세는 반격을 위한 타격능 력도 없고, 핵무기와 비핵무기의 통합적 사용을 위한 교리도 구비하지 못한 국가가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은 상황에서 핵강대국의 지원을 강요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 는 경우인데, 우방국인 핵강대국이 자신들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상대에 대하여 핵무 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확증보복태세는 핵공격을 받으며 반격하겠다는 태세 이고, 이를 위해서는 생존성이 높은 핵무기를 증강할 뿐만 아니라 핵능력을 적극적으 로 공개하게 된다. 비대칭 확전태세는 상대방의 재래식 전력이 우세할 경우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분쟁의 확전을 억제하거나 실제로 그렇 게 함으로써 패배하지 않겠다는 태세이다(Narang. 2014, 21-26). 나랑은 다음과 같은 표로 함축하여 이 세 가지를 구별하고 있다.

<표 1> 핵무기의 운용 태세

출처: Narang. 2014, 28.

<표 1>을 보면 다수의 국가들이 중복적으로 거론되어 있듯이 핵무기의 사용 형태 를 하나로만 지칭하기는 어렵다. 촉매태세는 과거에 이스라엘, 남아공, 파키스탄이 사

촉매태세 확증보복 태세 비대칭 확전태세 주요 구상 제3국의 지원 촉발 선공 허용 후 핵으로

보복 선제적 핵무기 사용

능력 소수의 핵무기 생존성높은

제2타격력 선제적 사용능력 투명도

수준 모호성 견지 능력은 공개, 배치는 불투명성 유지

능력과 배치 모두 공개

해당 사례

이스라엘(1967-1990) 남아공(1979-1991) 파키스탄(1986-1997)

중국(1964-현재) 인도(1967-현재) 이스라엘(1991-현재)

프랑스(1960-현재) 파키스탄(1998-현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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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였는데, 모두 미국의 개입을 강요하기 위한 용도였고, 확증보복태세는 중국, 인도, 이스라엘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방법인데, 핵무기의 생존성을 중요시하고, 특히 능력 을 공개하면서도 배치 등에 관해서는 비밀로 유지한다. 중국의 경우는 핵능력을 지속 적으로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핵탑재가 가능한 다양한 중거리 및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하고 있어서 확증보복은 물론이고, 비대칭 확전태세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비해서 국제적 규범이나 핵공멸의 참상 등에 구속받는 정도가 낮다고 봐야 하는데, 북한도 유사한 인식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 현재 비대칭 확전태세를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는 파키스탄으로서, 핵능력과 태세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뿐만 아니라 선제 불사용도 약속하지 않고 있다.

3. 북한 적용 시 쟁점사항

핵약소국의 억제이론에서 강조되고 있는 사항은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과의 결합이 고, 최초부터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나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류의 공 멸이라는 최악의 상황보다는 자신의 생존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신 뢰적 최소억제나 비대칭 확전태세는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남겨둬서 패배하는 것 보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각억제는 핵강대국의 보복을 단념시키기 위하여 주변에 있는 해당 핵강대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핵무기 로 공격할 수 있다는 논리로서, 이 정도로 처절해져야 핵전쟁에서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엄중함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상호 공멸이 두렵다거나 인류애나 동족애 가 우선할 수 있다는 인식은 핵전략의 현실과는 다르다.

핵강대국도 그러하지만 핵약소국의 핵전략 형태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핵능력의 수준이다.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이 대규모 핵전력을 구비하는 국가는 최대 억제전략을 추구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는 최소억제전략을 선택한다. 최소억제 전략도 구현하기 어려운 국가들은 핵약소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신뢰 적 최소억제전략이나 비대칭 확전태세를 지향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삼 각억제라도 추구하게 된다. 핵무기 보유만으로도 억제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존재 적 억제(existential deterrence)”(Trachtenberg 1985, 139; Rajagopalan 1999, 1122-1124), 유사시 신속한 핵무기 개발 잠재력만으로도 억제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휴식 억제(recessed deterrence)” 또는 “비무기화 억제(non-weaponized deterrence)”

의 개념도 있다(Kampani 1998, 13-14). 따라서 핵약소국과 대치하고 있는 비핵국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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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에서 상대방의 핵전략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핵능력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평가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한반도의 경우에는 남북한 이외에 미국이 ‘확장억제’를 약속하여 남한에게 핵 억제력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전략은 미국 확장억제와 북한 핵전략의 균 형 정도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고, 북한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어떻게 약화 또는 무력 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핵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동시에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ICBM과 SLBM을 개발해온 것이다. 최근 북한 의 ICBM과 SLBM의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게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자 할 경우 북한은 미 본토의 어느 도시에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한국은 미 확장억제와 북한 핵전력의 상호관계가 어떻게 변 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상화작용의 형태에 따라 북핵에 대한 대응태세를 적절하게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Ⅲ. 북한의 핵능력 증강 실태 평가

1. 김일성에서 김정일까지

1993년 유엔 산하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은 핵확산 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핵무기 개발 의도를 노출하고 말았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작은 6.25전쟁 직후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1955년 3월에 핵무기 개 발을 위한 연구소를 설치하였고, 1956년에는 핵기술을 습득을 위하여 과학자들을 소 련에 보내었으며, 1959년에는 소련과 협정을 체결하여 관련 기술을 공식적으로 도입 하였고, 1963년에는 소련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하여 1965년부터 이를 가동하 였다. 이를 기초로 북한은 자체적인 핵관련 기술을 향상시켜 1980년 7월 영변지역에 5MWe 용량의 원자로 건설을 시작하여 1986년 완공함으로써 핵연료를 확보할 수 있 게 되었다(구본학 2015, 3). 1985년 12월에 NPT에 가입하였으나 이것은 소련으로부터 핵무기 제조 관련 기술을 전수받기 위한 용도였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6.25전쟁의 연장선에 있고, 기본적인 제조능력은 1980년대에 구비한 상태였다.

이 당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국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이기도 했지만 ‘핵우산’으로 표현되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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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워낙 확고하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심지어 1958년경부터 1991년까지 한국에 전 술핵무기를 배치하여 1970-80년대에는 야포와 미사일 등으로 투발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핵무기가 660-686기에 이르기도 했다(장철운 2015, 479). 북한은 한편으로는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라는 개념을 통하여 미국의 핵우산과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 서(전성훈 2019, 208), 다른 한편으로는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것이다. 이 당시 한반도 의 핵균형은 미국 확장억제의 압도적 우위였다고 할 것이다.

1991년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되어 있던 핵무기를 모두 반출하고, 12월 18일 한국 정부가 ‘한반도 핵부재 선언’을 발표하였지만(유웅조 2016, 3),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지속되었다. 1993년 핵무기 개발의 의도가 국제사회에 노출되었지만, 북한은 카터 (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을 중재자로 활용하여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 (Geneva Agreement)’를 맺음으로써 핵무기 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다. 2002년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이 폭로되어 미국과의 합의가 붕괴되자 미국, 러시아, 중 국, 일본, 한국, 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Six Party Talks)이 시작되어 북한의 핵무 기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통하여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의 이행을 지체시키면서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여 2006년 10 월 9일 제1차 지하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실시하여 TNT 4kt 위력의 핵폭발장치 시험에 성공하여 자신감을 갖게 되기도 했다(Klingner 2011, 3).

그러나 한반도의 핵균형은 여전히 미 확장억제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2. 김정은 등장 이후

2011년 12월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된 김정은은 아버지보 다 더욱 집중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북한은 1년여만인 2013년 2 월 13일 제3차 핵실험을 통하여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였다. 당시 북한은 “소형화·경량 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였는데, 그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었다고 발표하였고, 한 국의 국방부는 TNT 6-7㏏의 위력으로 평가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한반도의 핵균형도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북한은 원자폭탄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수소폭탄 개발까지 추진하였다. 그 결과 2016년 1월 6일 제4차 핵실험, 2016년 9월 9일 제5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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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6차 핵실험을 통하여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하였다. 당시 위력에 대해서는 다양 한 평가 있었지만(한국, 미국, 일본의 정부는 각각 50kt, 120kt, 160kt 정도로 평가), 미 국의 북핵 추적단체인 ‘38 North’에서는 그 위력을 훨씬 큰 108-250kt으로 정리하였다 (Zagurek 2017). 이로써 북한은 미국과 유사하게 1개 핵무기로 1개의 대형도시를 초 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북한은 핵실험과 함께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연장하는 데도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하 였다. 북한은 2017년 5월 14일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하여 대형 출력의 미사일 엔진 을 과시하였고,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더욱 개량한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실시하 는 등 2016년에는 22회의 미사일 시험발사, 2017년에는 17회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 시하여 그 성능을 향상시켰다(주인석 2019, 81). 특히 11월 29일 ‘화성-15형’ 시험발사 를 통하여 북한은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잠재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하였고,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수개월만 더 노력하면 ICBM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였다(Department of Defense 2018, 11). 또한 북한은 SLBM의 개발에도 노력하여 2014년 10월 육상에서 첫 번째 시험발사를 실시한 데 이 어 2016년 4월 23일과 8월 24일 해상에서의 시험발사에도 성공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게 되었고, 한반도에서의 핵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과시하게 되었다.

3. 비핵화 협상 기간

2018년 2월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선수단과 고위인사들을 파견하였다. 이를 계기로 남한의 사절단이 2018년 3월 5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난 후 “비핵화 용의”

를 확인하고, 그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주제로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번의 미 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 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였다. 미국의 과학자연맹(FAS)에서는 2020년 4월 현재 1년 전에 비해 10개가 증대되었다면서 북한의 핵보유량을 35발로 평가하였다(FAS 2000).

심지어 미국 랜드연구소의 한국 전문가인 베넷(Bruce Bennett) 박사는 2020년 10월 현재 북한이 50-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300개를 목표로 계 속 증산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이재우 2020). FAS에 의하면 파키스탄 160개, 인도 150개, 이스라엘 9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북한은 그들에 조금 못 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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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수준이고, 중국(320개), 프랑스(290개), 영국(195개)의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2019년부터 2020년 전반기까지 북한판 이스칸데르 (Iskander) 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총 17차례에 걸쳐 실시 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능력을 개선하였다(유용원 2019, 5). 동시에 미국 공격을 위한 ICBM과 SLBM도 지속적으로 개량하여 2020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는 다탄두 운반능력을 구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ICBM과 ‘북극성-4형’이라는 새로 운 SLBM을 공개하기도 했다. 2021년 1월의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형’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직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미 본토 공격을 격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도 개발하여 2019년 7월 23일에는 북한 스 스로 SLBM 수직발사관 3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3,000톤급의 잠수함 건조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고(유용원 2019, A1), 4,000-5,000t급의 신형 잠수함도 건 조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강성휘·신규진·박민우 2020, A1). 북한이 SLBM을 장 착한 잠수함인 SSB(submarine + ballistic)나 SSBN(submarine + ballistic + nuclear powered)을 확보하게 되면 최소억제 전략을 채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확 장억제를 역(逆)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미국 확장억제와 북한의 핵 전력이 상호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른 셈이다.

4. 북한 핵전략에 대한 영향

핵무기 균형 차원에서 한반도를 분석해보면 냉전시대에는 미국의 ‘핵우산’ 공약은 물론이고, 전술핵무기까지 한국에 배치하고 있는 상황인 데 비하여 북한은 핵무기 자 체를 보유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미국 확장억제 즉 한미 양국의 절대적인 우세였다.

그러나 북한의 집요한 핵무기 증강으로 지금은 미국과 북한이 상호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변화되었다. 북한에게 가용한 핵전략의 선택지가 증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세적 형태를 채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이 체제유지 등 자신의 생존만을 방어 할 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면 ICBM과 SLBM까지 추진하여 미 본토 공격을 위협 할 필요는 없다. 핵무기 개발 이후 북한은 “조국통일대전”이라는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단숨에 남조선 전 지역과 제주도까지 타고 앉는 벼락같은 속전속결전”을 강조하였고(김열수 2020, 60), 2021년 1월의 노동당 대회엣허는 남북통일을 앞당기겠 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공격적 핵전략으로의 변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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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무리 많은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세계 최강의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핵전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북한이 자신의 초토화를 각오하면서 미 본토 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미국도 확장억제를 이행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북한을 초토화해봐야 미국이 얻는 이익은 그다지 없지만 미국의 어느 도시가 북한의 자살적 핵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그 피해는 너무나 클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확장억제 이 행을 포기하게 되면 핵보유국인 북한과 비핵보유국 남한 간 1:1 상황이 조성되고, 그 렇게 되면 비핵국가인 한국은 핵보유국인 북한의 상대가 될 수가 없다(Morgenthau 1985, 141).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북한 체제의 일사불란함과 불안성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국 민들의 희생이나 국제사회의 비난을 개의하지 않은 채 핵무기 사용을 결심할 수 있 고, 그렇게 되면 군대도 명령을 이용할 것이다. 북한은 “핵전략의 미숙함, 핵기술 고도 화의 부족, 오판, 민족주의와 감정에 기반한 핵무기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 경쟁국가 와의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한 경보시간의 제한, 정치적 불안정성” 등 핵문턱을 낮추는 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고, 따라서 핵무기 사용의 가능성도 다른 어느 국가보다 높다 (김태현 2016, 6). 핵무기에 대한 적극적 사용을 포함하는 공세적 전략의 실행 가능성 이 크고, 이에 대한 적극적 논의와 대비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Ⅳ. 북한이 채택 가능한 핵전략 분석

파키스탄이나 인도와 달리 북한은 그들의 핵전략에 관한 어떤 내용도 공개하고 있 지 않다. 또한 북한에 관한 자료의 수집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누구도 북 한의 핵전략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하기 어렵고, 북한이 공개하더라도 진실인지 판 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제3장에서 평가한 북한의 핵능력을 감안하여 제2장에서 제 시한 핵약소국이 채택 가능한 핵전략, 즉 응징 위주의 핵전략과 확전 위주의 핵전략 중에서 북한이 채택 가능한 것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가안보는 최악의 상 황까지 상정하여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은 북한이 채택 가능한 최선의 전략에 근거하여 대비태세를 구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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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응징 위주의 핵전략 가. 최소억제 전략

남한은 핵무기가 없기 때문에 북한이 남한에 대한 핵전략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상황이 도래하면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하거나 실제 투하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핵전략의 기본적인 방향은 미국이 확장억제와 같은 동맹공약을 이행하여 한국을 지원해주지 않도록 미국 본토나 해외기지를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박창권 2014, 177). 즉 북한은 ‘최소억제전략’ 개념에 근거하여 미국의 확장억제 또는 핵우산을 역으로 억제하려는 의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 다(박휘락 2020, 60).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던 맥매스터(H. R.

McMaster) 장군은 그의 회고록에서 “미국은 한국의 안보를 자신의 영토에 대한 핵 재앙보다 더욱 중요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McMaster 2020, 375).

제3장에서 평가하였듯이 북한은 현재 최소억제 전략 구현에 필요한 상당한 능력을 구비하게 되었다.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미 본토 공 격의 잠재력을 과시하였고, SLBM도 꾸준히 개발해왔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탑재할 수 있는 3,000톤, 4,0000-5,000톤 규모의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최근의 두차례 열병 식을 통하여 신형 ICBM과 신형 SLBM들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이 구비하고 있는 탄 도미사일방어체제(BMD)가 북한의 ICBM을 요격할 수 있지만(이것도 100% 장담할 수는 없다), SLBM은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북한이 SLBM을 장착한 잠수 함, 즉 SSB나 SSBN을 태평양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미국의 서해안 도시들은 북한의 핵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SLBM은 아직 작전배치되지도 않았고, 배치되어도 대한해협과 일본의 좁은 해협을 통과해야 하며, 한국, 미국, 일본의 대(對)잠수함 작전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태평양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잠수함 운영의 경험이 있는 군인들이 잠항한 잠수함을 찾는 것을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비유하고 있듯이(이인 균 2014, 158; 최양선 2016, 2). 대잠수함 작전은 쉽지 않다. 실제로 1982년 4월 포클랜 드에서 영국 해군이 5척의 핵추진 잠수함, 1척의 디젤 잠수함, 다수의 대잠전 수상함 과 헬기를 동원한 후 200발 이상의 대잠무기를 사용하였지만 아르헨티나의 디젤 잠수 함 1척을 탐지 및 격침시키지 못했다(이인균 2014, 168). 대한해협에서의 대잠수함 작 전을 위해서는 지형을 잘 아는 한일 간의 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것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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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되지 않고 있고, 동해는 수심이 깊으면서 한류와 난류가 교차할 뿐만 아니라 물 소용돌이도 있어서 음파탐지기의 오작동이 잦아서 “잠수함의 천국”으로도 불리기도 한다(전경웅 2019). 북한이 어떤 창의적 방법을 사용하여 태평양으로 진출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편도(片道) 자살임무를 부여받은 북한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 태평양으 로 진출하여 미국의 서해안을 핵미사일로 공격할 가능성은 낮게 볼 수 없다.

미국 본토 공격을 위한 ICBM과 SLBM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북한은 어느 정도의 최소억제가 가능하다. 한국 내 최대 미군기지인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는 휴 전선으로부터 100km를 조금 상회하는 거리라서 북한은 단거리 핵미사일로 이 기지를 쉽게 공격할 수 있고, 미군 밀집지역인 일본 오키나와는 평양에서 1,500km, 미군의 영 토인 괌은 3,400km, 알래스카는 6,000km, 하와이는 7,600km로서 모두 북한의 중거리 및 ‘화성’ 계열 장거리 미사일의 사정거리 내이다. 비록 미 본토 공격보다 충격이 작 고, 캠프 험프리스 이외에는 미국의 SM-3나 사드(THAAD) 요격미사일이 방어해줄 수 있지만, 완전한 방어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위 협도 미국을 난감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김정은과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하여 핵무기 폐기 를 시도한 것이나 북한이 수소폭탄과 ‘화성-15형’을 과시한 2017년 11월 이후부터 미 국이 군사적 옵션을 강조하지 않은 것은 최소억제에 근접한 북한의 핵능력이 이미 미 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시키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국가안보는 안전여유(safety margin)까지 고려하여 만전을 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미 본토공 격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북핵 정책을 입안 및 시행할 수 없다. 북한의 ICBM이 나 SLBM 능력이 향상되는 만큼 북한 최소억제전략의 위력은 커질 것이고, 미국에 대하여 북한이 갖는 레버리지도 커질 것이다.

나. 삼각억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겠다고 할 경우 북한은 남한을 공격하겠다면서 미국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게 된다는 삼각억제는 핵무기 개발 이전에도 북한에게 가용했던 방안이 다. 북한은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대규모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2,500-5,000 톤의 다양한 화학무기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의 생물학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 문이다(국방부 2019, 26). 당연히 핵무기 증강으로 북한의 이러한 삼각억제는 더욱 강 력해졌고, 이제는 일본에 대한 공격으로도 위협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이 한국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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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당할 막대한 피해를 의식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북한에 대한 핵공격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실제로 미군은 북한에 대하여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위험으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북 한의 핵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신동훈 2018, 151). 1994년 클린턴 행정부에서 영변 핵시설을 정밀타격하는 방안이 제기되었지만 결국 시행하지 못한 이유에 관해서 도 실무차원에서 이를 기획했던 카터(Asheton Carter, 2015-2017 미 국방장관) 당시 미 국방차관보는 북한이 남한을 보복공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사상을 우 려했기 때문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Carter 1999, 128). 1998년 미국이 1994년 제네바 핵합의에 근거하여 북한을 사찰하겠다고 주장하자 북한은 이를 거부하면서 강행할 경 우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도 있다 (Wesley 1999, 77).

미 본토 공격보다 남한이나 일본에 대한 공격이 더욱 용이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 로 북한은 남북한 간에 긴장관계가 고조될 때마다 서울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 였고,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직후인 2013년 3월 6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하여 “정밀 핵 타격”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으며, 2017년 8월과 2020년 6월에도 “서울 불바다”라는 말로 위협한 적이 있다(이정은 2020). 북한의 입장 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을 핵인질로 삼는 것”은 매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위험이 적 은 방안일 수 있다(김태현 2016, 23). 특히 한국은 북한과 인접하여 미사일방어가 어 렵고, 전반적인 북핵 억제 및 방어태세가 미흡하여 한국을 이용한 북한의 삼각억제 효과는 클 수 있다.

2. 확전 위주의 핵전략 가. 신뢰적 최소억제

기본적으로 북한이 적용해온 신뢰적 최소억제의 방향은 최소억제전략의 이행을 위 한 역량이 부족한 것을 의지의 과시로 보완한다는 방식이었다. 미 본토 공격 능력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하였음에도 북한은 2017년 5월 14일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한 후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 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섣불리 건드린다면 사상 최대의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김명성 2017, A1). 2017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더욱 개량된 ‘화성-14형’을 발사한 후에도 유 사한 경고 발언을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비난하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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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9월 21일 김정은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 면서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라고 노골적으 로 위협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가들도 북한의 현 억제전략을 ‘신뢰적 최소 억제’로 구분하고 있다(문순보 2019, 12-15).

파키스탄과 유사하게 북한도 핵무기 선제 불사용의 원칙을 공언하고 있지는 않다.

2013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후인 4월 1일 제정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에서 “적대적인 핵보유국”과 그에 야합하는 비핵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 의지를 제시하고 있고(권태영 외 2014, 192), 2018년 신년사에서도 김정 은은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리익을 침해”할 경우 핵무기를 사 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즉 북한이 핵무기를 불가피한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 비대칭 확전

나랑이 제시한 촉매, 확증보복, 비대칭 확전의 세가지 태세를 적용할 경우 현재로서 그 중에서 북한에게 가장 가까운 것은 ‘확증보복’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핵무기 공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생존성을 강화 하기 위하여 핵무기의 숫자를 계속 증대시키고 있고, 산간지역에 분산하여 배치하고 있으며, 생존성과 보복성이 높은 SLBM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핵실험 이나 미사일 시험발사의 성공 여부나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보복능력을 과시하여 억제 태세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선제 불사용의 원칙을 분명하게 천명한 것은 아니지만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의해서만 사용할 것이라면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 증보복태세라고 평가받고 있다(김재희·남궁영 2018, 100).

그러나 이제 북한은 상당한 핵전력을 구비한 상태라서 수세에서 벗어나 공세로 전 환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비대칭 확전전략을 사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최근 선제적 사용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김재희·남궁영 2018, 100). 핵무기의 적극적 사용태세를 과 시함으로써 평시에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출하거나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 고, 극단적으로는 1950년에 실패한 남한에 대한 무력 적화통일을 완성하고자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핵무기의 실전배치를 확대함은 물론, 그의 운 용 및 관리 권한 중 일부를 군 지휘관에게 위임하는 등의 조치도 강구하게 될 것이다 (이상규 2020, 128). 만약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이행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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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북한은 확증보복 자체가 불필요하여 남한에 대한 비대칭 확전전략을 더욱 강화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한국 또는 일본을 대상으로 ‘핵인질 위협→제한적 핵 공격’을 가하거나” 미국을 상대로 직접 공격을 가할 수 있다(김태현 2016, 29).

3. 종합 평가

현재 북한이 채택하고 있는 핵전략의 기본적인 방향은 미국의 확장억제 또는 핵우 산을 역으로 억제하는 최소억제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수소폭탄을 개 발한 상태에서 ICBM과 SLBM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도 북한이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평가하기도 한다. 남한에 대한 삼각억제는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은 응징 위주의 핵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고, 그 능력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북한이 확전 위주 핵전략을 노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 은 비핵국가이고, 주한미군의 규모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며, 미국의 확장억제를 차단 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전력 으로 보면 신뢰적 최소억제나 비대칭 확전태세는 마음만 먹으면 구현할 수 있다. 따 라서 남북관계가 나빠지거나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적극적인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고 자 할 경우 북한은 확전 위주의 핵전략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 의 긴장과 전쟁 발발의 가능성은 삽시간에 상승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북한이나 북한의 지도자는 통상적인 국가나 국가지도자에 비해서 합리성 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기 때문에 핵무기를 선제적으로나 비합리적으로, 또는 예측 불가능한 방법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나 미국이 합리성에 근거한 분석을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 결과를 갖게 되었다고 하더라도(홍 우택 2017, 110) 누구도 그것을 확신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은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 여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핵능력이나 전략에 대한 북한의 의도적인 모호성 (ambuiguity)도 한국과 미국의 대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Wesley 1999, 76).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 강화 및 향상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이 대비해야 할 최악의 상황 범주는 점점 확대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전력이 강화될수록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의 범위는 넓어진다는 점 에서 한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핵전력 증강을 차단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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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있다. 어차피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였기 때문에 증산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 면서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이다. 핵무기가 많아지면 미국 등이 선제타격을 가 하더라도 생존하여 반격할 가능성이 커지고, 비대칭 확전전략을 더욱 다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채택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도 북한에 대한 과감한 군사작 전을 계획 또는 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ICBM이나 SLBM과 같은 전 략적 수단을 완성하여 확실한 최소억제 역량을 구비할 경우 한미동맹이 제대로 기능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북한이 이것을 완성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노력 에 전략적인 비중을 두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북한이 비대칭 확전태세를 추구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모색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6.25전쟁 때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모색하였고, 양국은 그에 동의하였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는 동안에 시진핑 주석과 네 번, 러시아 의 푸틴 대통령과 한번 만났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러한 시도의 가능성과 중국과 러 시아의 북한 지원 가능성은 낮지 않다. 북한 단독으로 확전을 시도한다면 미국이 충 분히 통제할 수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하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 면 미국은 더욱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확전전략 사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한국이 채택할 수 있는 대안은 한미동맹 강화밖 에 없다. 북한이 확전을 추구할 경우 더욱 강력하게 보복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확전 우위(escalation dominance)”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하는데(박창권 2014, 191), 이것은 미국의 핵전력이 지원해줘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을 예방하거 나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한미동맹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 연 루의 위험, 한국의 가치의 유동성, 중국 및 러시아와의 확전 가능성, 국내여론 등을 고려해보면 한국을 위한 확장억제 이행의 필요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박휘 락 2020, 56-58),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더욱 체계적이고 집중적일 필 요가 있다.

북핵에 대비한 기본적인 방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거나 남한이 핵무기를 개발 하여 남북한 간 핵균형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핵무기 개발은 국제적인 방지체제나 미 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실현이 쉽지 않다. 이러한 차원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한국은 미국에게 유럽의 나토와 같은 ‘핵공유(nuclear sharing)를 요구할 필요도 있다.

한반도 또는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미국의 핵무기가 전진배치될 경우 한반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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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균형은 또다시 한미 양국의 압도적 우위로 복귀하게 될 것이고, 북한의 최소억제 효과도 매우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강화된 상태라서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북한이 미사일로 파괴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일 본이나 괌에 배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함께 검토하고, 그 이전에 ‘W76-2’라는 소형 미 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잠수함을 한국이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이제는 미 확장억제와 북한 핵전략 간의 균형 여부에 머물지 말고, 한 반도 자체에서의 직접적인 핵균형을 보장함으로써 북한의 전략적 선택지를 줄이는 방 향으로 접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Ⅴ. 결론

한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된 상태이 다. 수소폭탄을 포함한 수십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미사일에 그것을 탑재하여 공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CBM과 SLBM을 거의 완성하여 전략적 수준 의 핵능력을 구비하게 되었다. 휴전상태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남한은 북핵으로부 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출발점은 북한 의 핵전략을 있는 그대로 파악 및 인식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의도는 정확하게 파 악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언제 변화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북한이 보유한 능력으로 시행 가능한 핵전략을 파악하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핵약소국이 선택할 수 있는 형태의 응징 위주 핵전략 대부분을 구현할 수 있다. 북한은 ICBM과 SLBM을 완성함으로써 최소억제의 구현에 다가가고 있고, 현재도 서태평양상의 미군기지와 미국 영토를 공격할 수 있어 어느 정도의 최소억제 전략을 구현할 수 있다. 남한이나 일본을 인질로 하는 삼각억제의 경우에도 생화학 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다수의 핵무기를 추가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 위력이 더욱 커 졌다. 1994년 미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검토하다가 남한에 대한 북한 의 대규모 재래식 공격을 우려하여 이를 포기하였듯이, 북한이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 하여 대량살상을 야기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택방안은 무척 제 한받지 않을 수 없다.

억제보다는 직접적 사용을 염두에 둔 확전 위주 핵전략의 경우, 북한은 신뢰적 최 소억제전략 구현 능력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은 파키스탄처럼 그 의지를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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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강조하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나랑이 주장한 촉매, 확 증보복, 비대칭 확전의 태세 중에서도 확증보복의 태세가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북한이 신뢰적 최소억제 또는 비대칭 확전전 략을 단기간에 강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남북관계가 악화되거나 미국이 군사 적 옵션으로 위협할 경우 북한은 핵무기 위협 또는 사용을 통하여 확전시키다가 어느 순간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핵 상태에서 핵보유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는 없다는 차원에서 한국에게 한미동맹 강화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는 없다. 미국의 최강 핵전력을 통하여 더욱 강한 보복위 협을 가할 때 북한은 응징 위주의 핵전략은 물론이고, 확전 위주의 핵전략 구현을 자 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은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 또는 그 주변에 배치하여 공유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등 미국의 확장억제 이행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고, 한미동맹 강화에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한국은 자체적인 억제 및 방어태세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삼각 억제전략을 채택할 경우 무기력한 남한이 북한의 인질이 되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 다. 또한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으로 인하여 미국의 확장억제가 불안 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 및 사용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냉정하게 검토하고, 각 시나리오별로 최대한의 방어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자체적인 북핵 억제 및 방어 대책을 강구하는 가운데 미흡한 부분은 한 미연합방위태세로 보강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한국 정부와 한국군에게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한 것보다 더욱 중요한 과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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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접수: 2020 11. 25. / 수정 접수: 2020. 12. 28. / 게재확정: 2021.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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