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 탐색 *2)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 탐색 *2)"

Copied!
24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2006, Vol. 24, No. 2, pp. 111~134.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 탐색 * 2)

김 대 현

(부 산 대 학 교)

요 약 ≫

본 연구에서는 Clandinin과 Connelly가 제안한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이론적 기반과 문제점을 살 펴보고, 그 존재론적, 인식론적 타당성의 토대를 찾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 하여 그들의 저서와 논문 및 관련 문헌들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밝혀진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내러티브 탐구는 삼차원적인 내러 티브 탐구 공간의 기본틀에 의하여 연구를 진행하며, 변화하는 실재, 인식의 불확정성, 실제적 지식 의 우위 등을 기본 가정으로 하고 있다. 둘째,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경험의 상호작용의 원리를 인간 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제한하며, 장소의 개념이 명확하지 못하고, 시간성을 계속성의 원리로만 설 명하는 데 문제점이 있다. 셋째, 내러티브 탐구의 인식론적 존재론적 타당성의 기반은 신체성에 바탕 을 둔 체험주의와 이와 관련된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어: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 상황(situation), 시간성(temporality), 체험주의(experientialism)

I. 서 론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는 인간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그들에 대한 이 해를 근본적인 목적으로 한다. 인간의 성장이 사회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고, 인간의 이해와 사회의 이해를 분리할 수 없지만, 교육 연구는 사회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에 일차적인 목 적을 둔다.

교육 연구의 대상이 되는 인간의 삶은 시대와 사회의 흐름 속에서 퇴락과 성장을 거듭하 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나는 삶의 풍부함은 어떤 정의 나 사실에 관한 진술이나 추상적인 명제보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재현되거나 드러낼 수 있다

* 본 논문은 2005학년도 본교 학술연구지원금을 받아 수행되었음.

(2)

(Carter, 1993).

내러티브 탐구는 삶의 풍부함을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모색하는 연구 의 방법이다. Clandinin과 Connelly(1999, 2000)는 이러한 연구 방법을 체계화하고 적용함으로 써 그 교육적 가치를 보여 주고 있다.

그들의 연구 방법은 교사의 전문성 개발에 관한 연구(Conle, 2000, 2001; Yusishen, 2004) 와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에 관한 연구(Mattice, 2002; Ross, 2002; Chan, 2004; Kim, 2005;

Mitchell, 2005), 다문화와 교사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Ming Fang He, 2002; Phillion, 2002a, 2002b, 2002c; Wang, 2006) 등과 같이 교육과정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소개(염지숙, 2003b)를 시작으로 학생들의 학습과 발달 에 관한 내러티브 사례(염지숙, 2003a; 고미경‧이연섭‧염지숙, 2004; 이현정, 2004)와 교사의 교육과정 경험, 전문적 지식의 발달에 관한 내러티브 탐구(김대현‧박경미, 2003; 이혁규‧심영 택‧이경화, 2003; 권미숙, 2004; 소경희, 2004; 김혜선, 2005) 등이 이어지고 있다.

상기한 연구의 동향과 성과를 살펴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소개 (Clandinin과 Connelly 본인은 저서와 논문을 통하여 자신이 창안한 연구 방법을 소개하였으 며, 염지숙은 이러한 연구 방법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하였다)와 그것을 교육 문제나 사 태에 적용한 연구(상기한 연구물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달리,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이론적 기반과 쟁점을 살펴보고, 주관주의나 객관주의의 어느 입장을 취하지 않고도 방법의 타당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근원을 찾아보려고 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틀을 삼차원적인 탐구 공간(three dimensional narrative inquiry space)으로 제안하고 있는데, 연구자는 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 중에서 경험의 상호작용의 원리(interaction)와 장소(place), 계속성의 원리(continuity)와 시간성 (temporality) 등의 개념을 분석하여 검토하고,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타당성의 근원을 Johnson의 체험주의와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에서 찾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첫째, 내러티브 탐구의 개념과 이론적 기반을 살 펴보고, 둘째 이론적 기반에 놓인 쟁점을 검토하며, 셋째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타당성의 근 본적 기반을 밝혀보려고 한다.

본 연구는 순수하게 문헌 연구를 통하여 이루어졌으며, Clandinin과 Connelly가 2000년에 출간한 저서인 「내러티브 탐구: 질적 연구에서의 경험과 이야기(Narrative inquriy: Experience and story in qualitative research)」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책은 내러티브 탐구 방법론 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것으로 내러티브 방법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도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가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소개한 저서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 서 그 속에 들어있는 개념들의 해석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실지로 Clandinin과 Connelly

(3)

(1999)의 다른 저작과 그들의 제자(Ming, 2002; Phillion, 2002a, 2002b, 2002c) 들이 발표한 논 문에 따르면, 본서에 제시된 개념들이 폭넓게 해석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러한 한계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분석의 대상이 된 저서가 내러티브 방법을 가장 체계적으로 소개하며 따라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서라는 점에서,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문제점들을 찾 고 그것을 명확히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Ⅱ. 내러티브 탐구의 개념과 이론적 기반

1. 내러티브 탐구의 개념

교육은 사람과 환경(인적/물적, 사회적/자연적, 실제적/인위적)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므 로, 교육에 대한 연구는 사람이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하는 경험을 주제로 삼게 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경험을 교육연구의 출발점이며 근거점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이야기의 형식을 취하게 된다. 이야기의 형식이란 화자, 등장인물, 시간, 장소, 일어난 사건, 청자 등의 요소들이 줄거리를 갖추며 짜 임새있는 모습을 띄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 있으면서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때도 경험은 이 야기의 형식을 필요로 한다. 경험이 이야기의 형식을 갖지 않으면 파편적인 기억으로 남게 될 뿐 의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지 못한다.

내러티브 탐구는 경험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경험을 이해하고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making meaning of experience)을 목표로 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내러티브 탐구 를 경험에 대하여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였다.

내러티브 탐구의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내러티브 탐구와 관련된 용어로서 경험, 이야기, 내러티브의 개념을 분명히 하고, 이들 개념간의 관계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내러티브는 사람이 살아온, 살아내는, 살아갈 이야기로 서 경험을 이해하는 방식이며, 이때 경험의 의미는 Dewey의 경험이론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 다. 그들은 Dewey의 경험 이론을 바탕으로 경험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첫째, 경험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일어난다. 따라서 경험은 개인적이며 동 시에 사회적인 속성을 지닌다. 개인의 행위와 의식은 개인의 내부적 욕구만으로 생기지 않 으며 사회 환경의 통제만으로 발생하지도 않는다.

둘째, 경험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계속성의 성질을 지닌다. 현재의 경험은 과 거 경험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고 미래에 하게 될 경험의 기반이 된다.

셋째, 경험은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장소(place)이면서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간

(4)

(situation)에서 일어난다.

다음으로 이야기(story)는 어떤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나 사건에 대하여 말로 기술한 것을 의미한다. 이야기는 어떤 사람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이나 사건에 대한 특정한 이야기와 그 사람의 인생 전반에 걸치는 삶의 이야기(a life story)로 구별할 수 있다.

내러티브 탐구에서 연구자는 이야기를 ‘찾고 듣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 내러티브 탐구 자는 현장 텍스트를 만들 때 이야기들(storeies)을 노트에 옮길 뿐 아니라 내러티브 표현들 (narrative expressions)에 해당하는 행동, 행위, 사건들을 기록한다. 따라서 내러티브 탐구에서 탐구의 대상은 삶의 이야기이며, 이는 특정한 이야기와 내러티브 표현들을 포함하는 현장 텍스트를 통하여 얻어진다.

마지막으로 내러티브(narrative)는 다음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내러티브의 사전적 정의는

‘사건의 전말이나 경험담 등을 정리한 이야기나 정리하여 이야기 형식으로 나타내는’이라는 뜻을 지닌다. 예를 들어 ‘a narrative(story) one's personal experience'는 개인적 경험에 대한 narrative이며, 이 때 narrative 대신에 story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교육과 관련된 삶 을 이야기 형식으로(storied accounts of educational lives) 작성한다‘와 ’경험을 내러티브 방식 으로 구성한다(the construction of narrative of experience)‘에서 이야기 형식과 내러티브 방식에 도 의미에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내러티브 탐구에서 내러티브(narrative)’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서 단순히 이야기 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a life story)를 의미한다. 또한 내러티브는 단순히 이야기 형식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를 통하여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삶을 바꾸는 과정까지를 포함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내러티브를 연구의 대상(phenomena)이며 연구의 방법(method) 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내러티브 탐구에서 연구 대상으로서의 narrative는 이야기를 하는 사 람이나 듣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a life story)를 말하며, 연구 방법으로서의 내 러티브는 삶을 이야기로 구성하고(living a life story), 이 이야기를 말하고(telling a story), 그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깨달음(reflection by self and collaboration)을 얻게 되어 고쳐 말하고 (retelling a life story), 깨달은 삶을 살아가면서 이야기로 구성해가는(reliving a life story) 순환 적 진보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상에서 논의한 경험, 이야기, 내러티브의 관계를 도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5)

깨 달 은 삶 을 다 시 살 아 가 기 ( r e l i v i n g )

이 야 기 를 말 하 기 ( t e l l i n g a l i f e

s t o r y ) 삶 을 이 야 기 로

구 성 하 기 ( l i v i n g a l i f e

s t o r y )

삶 의 이 야 기 ( a l i f e s t o r y )

이 야 기 하 는 과 정 에 서 의 깨 달 음

( r e f l e c t i o n b y s e l f a n d c o l l a b o r a t i o n 고 쳐 말 하 기

( r e t e l l i n g a l i f e s t o r y )

[그림 1] 내러티브 개념도

2. 삼차원적인 탐구 공간(three dimensional narrative inquiry space)

Clandinin과 Connelly는 내러티브 탐구의 기본 틀로서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 공간이라 는 은유를 제시하고 있다. 삼차원적 내러티브 탐구 공간은 내러티브 탐구자(연구자와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구성하는 상호작용, 시간성, 장소 등을 드러낸다. 삼차원 공간 속에서의 탐 구 방식으로 내러티브 탐구는 ‘탐색(search)’의 의미 이상을 나타내는 ‘다시 탐색한다 (re-search)’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문제를 정하고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탐구를 부단히 계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차원적 공간은 각각의 차원을 여행이라는 비유를 통하여 방향(direction)을 나타내는데, 안으로(inward), 바깥으로(outward), 뒤로(backward), 앞으로(forward)를 가리킨다. 경험의 상호작 용은 안과 바깥의 방향과 관련이 되며, 경험의 계속성은 뒤와 앞의 방향과 관계가 있다. 안 쪽 방향은 경험이 일어나는 개인 내부의 조건 즉 느낌, 희망, 미학적 반응, 도덕적 성향 등 을 가리키며, 바깥 방향은 경험 발생의 외부 조건인 환경을 가리킨다. 뒤쪽 방향은 현재 경 험의 바탕이 되는 과거 경험을 살펴보는 것이며, 앞의 방향은 현재 경험의 기반 위에서 앞 으로 다가올 경험을 예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러티브 탐구는 경험을 이러한 삼차원적인 탐구공간 속에서 탐색하는 연구이다. 즉 연 구자(연구자와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상호작용, 시간성, 장소의 삼차원에 위치시키고, 안, 밖, 뒤, 앞의 네 가지 방향에서 경험을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6)

3. 내러티브 탐구, 대서사 탐구, 형식주의 탐구

내러티브 탐구의 기반은 변화, 불확정성, 시간성이다. 여기서 변화란 사람의 삶이 변화하 며 삶이 이루어지는 시간적 환경, 공간적 환경, 타인들로 구성된 사회적 환경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삶과 삶의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됨에 따라 세상에서 겪는 경험 에 대한 설명과 해석 또한 임시적이고 확정될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사람들이 세상을 살 아가면서 겪는 경험은 특정한 시간대에 있는 일회적인 사건에 대한 경험이 아니라 그와 관 련된 과거의 경험과 미래에 하게 될 경험의 기반이 되므로 경험은 시간성을 갖게 된다.

반면 대서사 탐구(grand social narrative of inquiry)에서는 경험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는 점에서 내러티브 탐구와 공통점이 있지만, 실재, 실재에 대한 인식, 이론과 실제와의 관 계 등에 대한 기본 가정에 차이가 있다. 대서사 탐구에서의 기본 가정은 불변, 확실성, 무시 간성이다. 대서사 탐구는 사람의 삶을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거나(in a context-free way), 영 향을 미치는 환경을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변인들로 분석함으로써 사람의 삶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한다. 즉 대서사 탐구는 연구의 초점을 변화하는 삶과 변화하는 삶의 환경 에 두기보다는 변화하지 않는 삶이나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한 단면 속에 존재하는 삶의 보 편적 사례(the universal case)에 둔다. 또한 대서사 탐구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겪는 경험을 인 과적 관계로 설명하는 데, 인과율은 변화하지 않는 고정된 존재들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전 제로 한다. 이러한 세계관을 밑바탕으로 할 때, 확실한 앎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대서사 탐구에서는 사람들이 보는 사물이나 사건은 늘 그 자리에서 있거나 일어나는 시간과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무시간성의 특징을 지니게 된다.

Clandinin과 Conelly(2000)는 대서사 탐구의 인식론적 기반을 환원주의로 본다. 환원주의 (reductionism)는 전체는 복잡하여 알기 어려우므로 이를 작은 단위로 분절하여 그 구조를 분 석하고 그 다음에 작은 단위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밝혀서 마침내 전체를 알아가고자 하는 연구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원주의는 분석과 종합의 과정을 밟아가면 전체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인식의 토대를 확실성에 두고 있다. 또한 환원주의는 분석과 종합의 대상이 되는 세계가 특정한 시점에서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 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과 그에 따른 변화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실 재와 연관되는 객관주의적 인식론을 받아들인다.

환원주의, 확실성, 객관적 인식론에서는 인간의 경험을 경시하지는 않으나 경험이 진리를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마음과 몸, 이론과 실제를 분리하여 마음 중 심의 그리고 이론 중심의 인식론을 채택하게 된다. 이 관점은 인식이 몸에 바탕을 두고 있 다는 점을 무시하거나 실제는 이론적 지식의 적용만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 서 환원주의적 탐구방식은 몸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경험의 의미를 무시하고 실제적 삶을 구

(7)

성하는 실제적 지식의 가치를 경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반면에, 형식주의(formalism) 탐구방식은 사물이나 사건, 사람이나 사람의 경험을 있는 그 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이론적 틀(theoretical framework)에 의거하여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람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을 때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식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인종, 계급, 성별 등의 이론적 범주로서 파악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형식주의 탐구방식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도 이론적 틀이 다르면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 에 상대주의 인식론으로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대주의 인식론에서는 어느 설명이나 해석이 타당한지를 구분짓는 잣대가 없기 때문에, Bernstein(1987)은 이를 극단적인 복수주의(wild plualism)이라고 불렀다.

이상에서 제시한 내러티브 탐구와 대서사 탐구와 형식주의 탐구의 인간과 세계(실재), 실 재에 대한 인식, 이론과 실제의 관계 등에 대한 기본 가정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표 1> 내러티브 탐구와 대서사 탐구와 형식주의 탐구의 비교

비교준거 탐구방식 내러티브 탐구 대서사 탐구 형식주의 탐구

인간과 세계(실재) 변화 불변 변화

실재에 대한 인식 불확정 확정(환원주의/객관주의) 불확정(상대주의)

이론과 실제의 관계 실제적 지식의 우위 이론적 지식의 우위 이론적 지식의 우위

Ⅲ.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의 쟁점

1. 경험의 상호작용 원리와 장소(place)의 관계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내러티브 탐구의 기본 틀을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 공간 이라는 은유로 표현하였다.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 공간은 Dewey의 경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는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 공간이라는 은유 속에 드러난 경험의 상호작용 원리와 장소의 의 미를 살펴보고 그들의 관계를 검토한 다음, 이러한 은유 속에 포함된 문제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삼차원적 내러티브 탐구 공간의 구성 요소로 제시한 경험의 상호작용의 원리와 장소의 개념은 아래와 같다.

1) 경험의 상호작용 원리는, 경험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일어나며, 따라서

(8)

경험은 개인적이며 동시에 사회적인 속성을 지닌다(Clandinin & Connelly, 2000: 32, 50).

2) 장소(place/situation)는 환경의 일부로서 탐구활동이 전개되는 특정하고 구체적이고 물 리적이거나(physical) 위치와 상태를 표현하는(topological) 영역을 가리킨다(Clandinin &

Connelly, 2000: 51).

이 절에서는 첫째 Clandinin과 Connelly가 제시한 상호작용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 고, 둘째, 장소의 개념을 검토하여 문제가 없는 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삼차원 적 탐구 공간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Dewey의 자연주의 경험이론을 기반으로 검토하고자 한 다.

먼저, Dewey(1938a)는 인간유기체의 내적인 조건과 환경이라는 객관적인 조건의 상호작 용(interaction)으로 경험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의 상호작용의 원리라고 하였다. 이 때, 상호작 용의 두 요소 중에서 인간유기체의 내적 조건이란 그 개인의 필요, 욕망, 목적, 능력 등을 말하며, 환경이라는 외적 조건은 개인이 속한 바로 그 때 그의 환경을 구성하는 것(다른 사 람, 대상, 실험자료, 과거나 상상 속에 있는 것) 등을 가리킨다.

또한 엄밀하게 말하자면 상호작용의 원리에서 상호작용이란 인간유기체와 환경이 각기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inter-action)이 아니라, 그들이 독립성을 잃고 전체적 연관 속에서 상호 영향을 미치는 전체적-상호작용(trans-action)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Bernstein(정순복 역, 1995)에 따르면 Dewey는 상호작용과 전체적 상호작용을 구별하지 않 고 같은 뜻으로 사용하여 왔으나 Bentley의 도움을 받아 뒤늦게 이들을 구분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경험의 상호작용의 원리는 다음과 같이 정정된다.

경험이라는 것은 언제나 그 개인과 그 당시에 그의 환경을 구성하는 것과의 전체적 상 호작용(transaction)으로 생긴다(Dewey, 1938a: 41).

Clandinin과 Connelly는 상호작용의 원리를 Dewey의 경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하 였다. 그런데 Dewey의 경험이론에서 상호작용 원리는 인간유기체와 환경의 전체적 상호작용 을 가리키므로 Clandinin과 Connelly가 제시한 상호작용의 원리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상호작용을 인간과 사회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환경을 구성하는 많은 요인들을 경시한 것같은 인상을 준다.

물론, Clandinin과 Connelly의 다른 저작(1999)과 그들의 제자(Ming, 2002; Phillion, 2002a, 2002b, 20002c)들이 발표한 저작들을 보면, 내러티브 방법은 환경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그 들이 즐겨 사용한 전경(landscape)은 사람, 사물, 장소, 시간 등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용어로 서 내러티브 탐구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은유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

(9)

도 불구하고 연구자가 경험의 상호작용 원리를 인간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제한하고 있다 고 한 것은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저서 곳곳(2000: 32, 50 등)에서 그와 같은 점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1).

다음으로, Clandinin과 Connelly는 경험(탐구활동)이 일어나는 물리적이고 위상적인 영역을 장소 때로는 상황(situation)으로 규정하였다. 그들이 장소와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일단 장소(space)라는 용어는 물리적 공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경험 이나 탐구를 의미있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그들이 가끔 ‘( )’에 넣어서 제 시한 상황이라는 개념은 경험의 생성이나 탐구와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그 용어가 지시하는 의미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라는 개념은 해석상의 혼란이 매우 심한 것으로(김재만, 1980)로 개념 규정이 쉽지 않다고 한다. Dewey(1938a)는 인간유기체와 환경이 전체적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상황이라고 부르는 것이 형성된다고 하였다. Dewey는 상황과 대상(object)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상황이라는 것은 어떤 하나의 대상이나 사건 또는 대상들이나 사건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대상이나 사건들을 경험하고 그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하나의 전체 맥락 (a contextual whole) 속에서 그렇게 한다. 우리는 이것을 ‘상황’이라고 부른다(Dewey, 1938b: 66).

김무길(2004)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위 물상(surrounding), 환경(environment), 상황을 다음 과 같이 구별한다.

주위 물상은 유기체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사물이며(가리키며), 이러한 주위 물상이 유 기체와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될 때 환경이 된다. 또한 환경은 유기체로서의 인간이 참으로 마음을 쓰고 사고하는 대상이 될 때 하나의 상황으로 바뀌는 것이다(김무길, 2004: 6)

김무길이 주위 물상과 환경과 상황을 이와 같이 구분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환경이 상황으로 바뀐다는 그의 논리는 상황이 유기체와 연관 속에 있지만 여전히 독립적인 존재라 는 인식을 갖게 하는 문제점이 있다. Dewey(1938a)는 상황이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세상 속에서 산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하면 일련의 상황 속에서 산다는 것을 의 미한다. 상황 속에(in) 산다는 말은 동전이 주머니 속에(in) 페인트가 통 속에(in) 있다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이 말은 상황은 개인(유기체)와 대상과 다른 사람들(환경)과의 상호작용(전체적-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과 상호작용이라는 개 념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Dewey, 1938a: 41).

(10)

위의 말은 유기체와 상황의 관계가 동전과 주머니, 페인트와 통이라는 공간적으로 존재 하는 것들간에 성립하는 위치 관계와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Tiles(1988: 66) 역시 “Dewey가 말하는 상황이란 유기체와 그 환경 사이에 일어나는 전체적 상호작용에 포함되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논리와 주장을 종합할 때, 인간유기체와 환경이 전체적-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상황이라는 것이 만들어지며, 동시에 상황 속에서 인간유기체와 환경이 전체적-상호작용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상황이라는 용어보다는 물리적인 위치를 나타 내는 특성이 강한 장소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 것은 문제의 소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자 는 유기체와 환경의 전체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장면을 의미하는 ‘상황’이라는 표현이 더욱 적합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들(1999)의 다른 저작과 제자들(Ming, 2002; Phillion, 2002a, 2002b, 2002c)의 저작을 살펴보면, Clandinin과 Connelly가 장소를 물리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의미로 한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라는 용어 대신에 장소라는 용어 를 자주 사용함으로써 탐구 공간에 대한 이해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2.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와 시간성의 관계

여기서는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 공간이라는 은유 속에 드러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 와 시간성의 의미를 살펴보고 그들의 관계를 검토한 다음, 이러한 은유 속에 포함된 문제점 을 찾아보고자 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삼차원적 내러티브 탐구 공간의 구성 요소로 제시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와 시간성의 개념은 아래와 같다.

1) Dewey에 따르면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는 경험은 (과거의) 다른 경험으로부터 성장하 며, (미래의) 후속 경험을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Clandinin & Connelly, 2000: 2).

2) 시간성은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 공간에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Clandinin & Connelly, 2000: 50).

이 절에서는 첫째 Clandinin과 Connelly가 제시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는 내러티브 탐구 의 과정에서 탐구자가 지켜야 할 행위의 준칙이라는 점을 제안하고, 둘째, 내러티브 탐구에 서 시간성은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에 관련된 시간성과 Heidegger가 말하는 시간성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밝히고 있듯이,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는 Dewey에게 있 어서 교육적 경험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Dewey는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를 다음과

(11)

같이 깔끔하게 요약하였다.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는 모든 경험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취하며 다음 에 오는 경험의 질을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Dewey, 1938a: 27)

김재만(1980)은 이러한 경험의 계속적 원리를 우리의 경험이 생장하고 있다는 말로 대체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경험이 계속된다는 것은 곧 앞의 경험이 뒤에 오는 경험의 도구가 되 어 보다 고차적인 새로운 경험을 가능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Dewey가 교육적 경험과 비교육적 경험을 구별하는 잣대로서 경험의 계속성 의 원리를 제시한 것은 현재의 경험이 경험하는 당사자의 전체적 성장을 가져오는 미래의 경험 기회를 제공할 때에 교육적 경험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험의 계속적 원리에서 시간성(시간을 나타내는 시점들-현재, 과거, 미래-의 관계)은 현재의 경험은 과거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하게 되며, 미래에 하게 될 경험의 중요 한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경험이 활용되며, 현재의 경 험이 미래의 경험에 영향을 주지만, 미래의 경험(정확한 표현은 미래에 하게 될 경험)이 현 재의 경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에 나타난 시간성은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연속 적인 관계이며,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하면서 경험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따라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는 내러티브 탐구에서 연구자와 연구참 여자가 함께 연구(탐구)의 과정에서 따라야 할 행동 준칙으로 생각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내러티브 탐구를 ‘탐색(search)’의 의미 이상을 의미하는 ‘다 시 탐색한다(re-search)'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였다. 이 말은 탐구의 과정이 부단히 계속된다 는 의미로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에게 있어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가 적용된다는 것을 뜻한 다.

그러나 시간성에는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에서 설명할 수 없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고 볼 수 있다. 바로 Heidegge가 말하는 시간성의 개념이다.

Heidegger(1962)는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존재(현존재: Dasein)는 시간적인 존재이며 현존 재로부터 존재로의 초월과 개방은 현존재의 시간성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하면서 시간성을 연구의 주제로 삼았다. 현존재의 존재로서의 초월과 개방은 현존재가 세계 내 존재(in-der- welt-sein)이며 실존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드러난다.

현존재가 세계 내 존재라고 할 때 '내 존재(das In-Sein)'에서 ‘내’는 ‘옷이 옷장 안에 있 다’, ‘옷장이 집 안에 있다’의 경우처럼 공간적으로 존재하는 두 개의 존재자 사이의 공간적 인 포함관계를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라 친숙한 세계 속에 거주하면서 현존재가 세계와 맺고

(12)

있는 관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이남인, 2004: 202, Heidegger, 1962: 79-80).

또한 현존재가 실존한다는 것은 현존재의 본질이 실존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존재는 그냥 그저 있지 않고 언제나 딴 것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Heidegger, 1962: 33).

인간은 가능성으로 존재하며, 자신의 실존 및 세계를 가능성을 향하여 기투할 수 있는 존재자이다. 실존성이란 앞서 주어진 피투성(세계 내 존재의 기존성)을 넘어서서 가능성을 향해 자신을 기투할 수 있는 능력(실존)을 말한다(이남인, 2004: 205-206). Heidegger는 현존재 의 세계 내 존재와 실존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기술하였다.

현존재의 실존의 전체적인 구조는 “(세계에서 만나는 존재자들) 곁에 있음으로서의 (세 계) 속에 있으면서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로 표현할 수 있다(이남인, 2004: 218에서 재인용)

Heidegger는 세계 내 존재인 현존재와 내세계적인(innerweltliche) 존재자를 구별한다. 내세 계적 존재자란 바로 일상적인 의미에서 시간 안의 (유한한 존재자) 존재자이지만 세계 내 존재인 현존재는 단지 시간 안의 존재가 아니라 시간 자체가 그것으로부터 기원하는 근원적 인 시간성 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존재자를 가리킨다.

시간 안의 존재자는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하고 시간적 흐름이 과거-현재-미래로 이어 지는 자연적이고 통속적인 시간 양식을 받아들이며 사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실존적 존재 와 관련된 근원적인 시간성은 시간은 기재(더 이상 현재가 아닌 것: 과거), 마주함(현재), 도 래(아직 현재가 아닌 것: 미래)라는 세 가지 시간 계기의 통일체(세 시간 단계가 상호분리할 수 없는 전체)로 파악된다.

현존재는 존재를 이해하면서 존재하는 것이며 이는 기재하고 마주하면서 도래함이라는 시간을 통해서 드러난다. 현존재는 자신의 고유한 가능성으로 다다른다고 하는 의미에서 도래적이면서 이미 그때 그때마다 던져져 있는 것으로 있기 때문에 기재하는 것이며 또한 동시에 환경 세계적으로 현존하는 것을 만나고 있는 것이므로 마주함으로써 현재하는 것 이다(Heidegger, 1962: 415-418). 이러한 기재하고 마주하면서 도래하는 인간 현존재의 실존은 바로 ‘ 으로의 초월’이며 개방성이고 이것이 현존재의 존재 의미라는 것이다(최소인, 1999:

400-401)

이와 같이, Heidegger에 있어서 시간성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세 가지 시간 계기의 통일 체로서, 현재 속에서 이들 시간 계기들이 끝없이 유입, 합성, 분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절에서는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Dewey의 계속성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시간성 의 문제를 설명하고 있음을 문제삼고 있다. 연구자는 Dewey의 계속성의 원리에 기반을 둔 시간성의 개념으로 내러티브 탐구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3)

Dewey의 시간성은 시간의 연속적 흐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과거, 현재, 미래를 세 가지 시간 계기의 통일체를 나타내기에는 부적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Clandinin과 Connelly(1999)와 그들의 제자들(Ming, 2002; Phillion, 2002a, 2002b, 2002c)이 사용한 내러티브 방법의 적용 사례를 살펴보면, 시간성의 의미는 오히려 후자에 가 깝다고 할 수 있다. 연구자는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그들의 저서(Narrative Inquiry:

Experience and Story in Qualitative Research)에서 Dewey의 계속성의 원리에 의거하여 시간성 을 설명하는 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Ⅳ.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타당성의 기반

Clandinin과 Connelly(2000: 3)는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 중 하나를 Johnson(1987) 의 체험주의(experientialism)에서 찾고 있다. 비록 Clandinin과 Connelly가 체험주의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글 곳곳에서는 이러한 흔적이 진하게 나타난다. 그들은 내러티브 탐구의 과정이 환원주의나 형식주의로 빠지지 않도록 경계를 특히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탐구의 과정에서 깨어 있을 것(wakefulness)’을 주문하고 있다.

여기서는 첫째, 내러티브 탐구의 과정에서 경계의 대상으로 간주된 환원주의, 형식주의, 유아주의가 Clandinin과 Connelly의 저서에서 어떻게 언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둘째, 내러 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으로서 체험주의의 성격을 검토하며, 셋째, 내러티브 탐구가 체험주 의를 수용하고, 객관주의, 상대주의, 주관주의를 경계한 것은 탐구의 과정에서 객관적인 요 소, 상대주의적 요소, 주관주의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제시한다. 이러한 공존은 내러티브 탐구가 공적이고 상호주관 적인 인식의 근거로서 신체성에 바탕을 둔 체험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과, 이러한 체 험주의는 다시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밝히려고 한다.

1. 환원주의, 형식주의, 유아(唯我)주의

먼저,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제시한 환원주의는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선 환원주의에서 환(還)은 ‘돌려보내다’, ‘복귀하다’는 뜻이며, 원(元)은 ‘으뜸’, ‘근본’을 의 미하므로, 환원이란 ‘근본적인 것으로 복귀하다’는 뜻을 지닌다.

Clandinin과 Connelly에 따르면, 환원주의는 내러티브 탐구와 달리 대서사 탐구 방식의 이 론적 기반이 된다. 그들이 말하는 대서사(grand narratives)에서 ‘대’를 의미하는 grand는 사물 을 보는 유일한 방식,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타당한 방식을 가리킨다(Clandinin

(14)

& Connelly, 2000: 22). 대서사 탐구가 단 하나의 타당한 방식이라는 것은 근본적인 것은 하 나이며 그것으로 복귀한다는 환원주의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또한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는 단 하나의 방식이 있다는 것(환원주의)은 신적인 존재만 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Johnson(1987)이 말하는 신의 관점(God's-eye-view)과 결부되어, 인간의 주관적인 특성에 의하여 진리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객관주의(objectivism)로 이어진다.

인간에게 있어서 신적 관점은 이성(도구적 이성)에 의하여 가능하므로 도구적 이성을 강조하 는 기술적 합리주의(technical rationalism)로 최종적으로 연관이 된다. 기술적 합리주의는 실천 의 문제는 구체적이고 독특한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확립된 이론이나 기술로 해결 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Clandinin과 Connelly(2000: 35-38)의 환원주의에 대한 견해를 종합하면, 대서사 탐구 방식 은 환원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환원주의는 Johnson이 말한 신적 관점과 객관주의, 도구 적 이성을 강조하는 기술적 합리주의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러티브 탐구가 환원주의로 전락할 위험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경험, 기억, 현장, 사건, 사물의 질적 풍부함(미묘함, 특이함...)이 몇 가지 규칙으로 환원된다(Clandinin & Connelly, 2000: 36).

행위는 내러티브를 나타내는 기호를 가리킨다. 기호의 해석이 다양하듯이 행위는 당사 자의 내러티브 역사에 바탕을 두고 해석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접적 증거로 간주된 다.… 마찬가지로 현장 텍스트는 기억 자체가 아니라 기억의 변형물로서 기억을 나타내는 표식(signpost)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일어난 그대로의 기억으로 간주하면 환원주의에 빠 지게 된다(Clandinin & Connelly, 2000: 30, 142의 내용을 뜻을 살려 의역함).

기억이란 일찍이 일어났던 사건과 당시의 느낌을 마치 정확하게 있었던 것처럼 기술하 지만, 사실은 우리의 경험이 계속되는 동안에 선택되고 만들어지고 다시 말해지는 것이다.

기억을 맹신하고 현장 텍스트를 경시하면 기억 속에 있었던 일들이 마치 검증을 거친 사실 들처럼 수용되어 환원주의의 오류가 연구텍스트에 나타난다((Clandinin & Connelly, 2000:

141).

현장 텍스트에 이야기를 쓰고 사건을 기록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과 환경을 조건으로 허 구의 이야기로 꾸민(fiction화) 것이다. 실제로 있었던 사실은 텍스트에서 독자와 저자 모 두에게 허구의 이야기로 꾸며질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다. (사실과 허구의 구별에 집착하 는 것도 환원주의에 빠진 것이다: 연구자의 해석) (Clandinin & Connelly, 2000:

179-180).

연구 텍스트를 작성할 때 일반화를 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하여 경험의 내러티브들에서 공통적인 주제를 찾고자 한다면(환원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Clandinin & Connelly, 2000: 141)

(15)

이상과 같이, Clandinin과 Connelly는 연구자의 경험, 참여연구자의 경험, 그들의 공동 경 험의 질적 특성을 무시하고 그것 모두를 몇 가지의 규칙을 내세워 설명하고자 하거나 기억 과 기억의 구성, 사실과 허구 등을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내세워 구별하려고 할 때, 그리 고 현장 텍스트와 연구 텍스트에서 내러티브적 풍부함을 살리기보다는 그것들을 소수의 공 통적인 주제로 묶어내려고 할 때 환원주의적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본다.

Clandinin과 Connelly가 환원주의에 기반을 둔 대서사 탐구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그에 해당하는 풍부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에 비하여 형식주의 탐구 방식 에 대해서는 비교적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형식주의 탐구 방식의 성격과 논리적 기반에 대해서는 Ⅱ장에서 이미 다루었으므로 여기 서는 Clandinin과 Connelly가 그것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형식주의는 연구를 이론으로 시작하고, (내러티브 탐구는 살아온 이야기와 말한 이야기 속에서 표현된 경험으로 시작한다)(Clandinin & Connelly, 2000: 40).

(형식주의 탐구에서는) 연구 텍스트를 작성할 때 일반화를 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하여 이론적 틀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한다(Clandinin & Connelly, 2000: 43)

형식주의 탐구에서 인간은 하나의 아이디어, 하나의 이론, 하나의 사회범주 같은 한 가 지 형식을 갖춘 사례로 간주된다. 형식주의 탐구에서 인간을 범주화할 때 흔하게 사용되는 용어들은 문화, 인종, 계급, 성별, 권력 등이다(Clandinin & Connelly, 2000: 43)

형식주의 탐구 방식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도 이론적 틀이 다르면 다르게 인식되기 때 문에 상대주의 인식론으로 빠지게 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 85)는 “상대주의는 모든 것은 사건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을 지니며 각각은 모두 타당하다는 견해를 말한다”고 하였 다. 그들은 내러티브 탐구가 형식주의 탐구가 안고 있는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하였다.

유아주의(solipsism)는 나만이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세계와 세계 안의 모든 것들은 감각 지각을 통해서 나에게 알려지는 까닭에, 나는 이 지각들 밖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것 을 증명하기 위하여 나의 지각을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곽강제 역, 1982: 141). 즉 유아 주의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것에 대한 나의 지각에 불과하다고 본다.

Clandinin과 Connelly는 내러티브 탐구가 유아주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내 러티브 탐구는 자서전적 성향이 강하며(Clandinin & Connelly, 2000: 121), 현장 텍스트나 연 구 텍스트에 연구자나 연구참여자가 ‘나’라는 주어로 등장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Clandinin

& Connelly, 2000: 122-123)

그러나 유아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 현장 텍스트나 연구 텍스트의 작성에 있어서 연

(16)

구자의 주관적 입장만(researcher's voice/signature) 부각될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런 점에서 Clandinin과 Connelly(2000: 181)가 자기중심주의(narcissism)나 유아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연구 자들이 스스로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내러티브 탐구에서 환원주의, 형식주의, 유아주의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므로, 탐구자는 이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2. 체험주의와 자연주의적 경험이론

체험주의(experientialism)는 전통적으로 철학적 논의에서 경시되거나 무시되어 온 신체의 역할에 새로운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인간의 이성과 이해에 관해 보다 포괄적이고 적절한 해 명을 시도하는 것이다.

체험주의의 핵심적인 주장은 인간은 신체화된 사회적 존재이며, 인간의 전 경험은 기본 적으로 우리의 신체적 경험으로부터 발생하는 신체화된 상상적 구조(embodied imaginative structure)에 근거하고 또 그것에 의해 제약된다는 관점이다(노양진, 1995: 344-348)

Johnson(1987)은 이러한 상상적 구조를 심상도식(image schema)과 그것들의 은유적 투사 (metaphorical projection)라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심상도식은 우리의 신체적 체험으로부터 직 접 발생하므로 개념화에 앞서 있어서 전인지적(preconceptual)이고 비명제적인(nonpropositional) 특성을 갖는다. 은유적 투사는 심상도식적 차원의 경험을 추상적 차원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중심적 기재(노양진, 1995: 364-366)로서, 추상적인 개념들은 모두 은유적으로 형성된다. 예를 들면, 사랑, 자유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가르치는 방식을 보면, 구체적인 경 험들을 알려지지 않은 어떤 것에 은유적으로 투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노양진, 2001:

48)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Clandinin과 Connelly는 내러티브 탐구 방식의 형성에 영향을 준 인물로 Johnson(Johnson, 1987; Lakoff & Johnson, 1980)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들의 체험 주의 이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저서에서 환원주의와 객관주의에 대 한 비판 내용은 체험주의 입장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체험주의는 내러티브 탐구 방식의 주 요한 이론적 기저로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Clandinin과 Connelly(2000)가 내러티브 탐구에서 환원주의(객관주의)나 형식주의(상대주 의), 유아주의(주관주의)의 유혹에 넘어갈 것을 경계하고 체험주의 입장을 고수한 것은 내러 티브 탐구의 '상대주의적이면서 객관성을 지닌 성격'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볼 수 있다.

객관주의는 내러티브 탐구 방식이 상대주의 입장에 서 있거나 주관주의의 성격이 강하다 고 비난을 한다. 이에 대하여 Clandinin과 Connelly(2000: 86, 149-150)는 내러티브 탐구는 단 순히 상대주의(mere relativism)의 입장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논박하며, 특히 텍

(17)

스트에서 ‘나’라는 일인칭을 많이 사용한다 하더라도 감정에 이끌리는(empathetic feeling) 유 아주의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에, 상대주의는 내러티브 탐구가 객관주의를 고수한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하여 내러 티브 탐구는 사물이나 사건을 그것이 놓여 있거나 전개되는 맥락 위에서 해석을 기반으로 하는 탐구라는 점에서 객관주의와는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장 기록을 다시 읽는 것은 다른 사람 이야기의 진실 여부를 알기 위해서보다는 새로 운 연구 주제로 인하여 기존에 일어났던 일을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서이다(Clandini &

Connelly, 2000: 85)

자료(data)와 현장 텍스트(field text)는 다르다. 텍스트는 자료와 달리 발견되는 것이 아 니라 현장 경험을 재현하기 위하여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에 의하여 창조되는 것이다 (Clandinin & Connelly, 2000: 92)

현장 텍스트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의 선택적 관심과 배제에 의하여 작성된다. 구조화 된 인터뷰의 기록 결과도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맥락 속에서 해석의 과정 을 거친 것이다. 해석적이란 연구자와 연구참여자 그리고 그들의 관계에 의한 해석의 과정 을 거친다는 것을 말하며, 맥락적이라는 것은 인터뷰의 상황 자체가 특수하고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Clandinin & Connelly, 2000: 94).

이와 같이, 내러티브 탐구는 상대주의와 객관주의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내러티브 탐구 과정에서 상대주의와 객관주의는 연구자를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혹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연구자가 연구 과정과 결과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실증주의적 강박관념과 눈에 보이 지 않는 연구 관행의 압력에 의하여 스스로 상대주의나 객관주의 전통을 선택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Clandinin과 Connelly(2000: 21, 34)가 연구자들은 끊임없이 환원주의와 형식주의의 경계(boundaries) 위에 놓이게 된다고 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면 내러티브 탐구의 방법론적 타당성은 어디에서 확보할 수 있는가? 내러티브 탐구 의 방법론적 타당성은 체험주의에 그 근거를 두고 있으며, 체험주의는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과 연계되었다는 것이 연구자가 취하는 입장이다.

체험주의는 인식의 근거를 인간의 신체에 둠으로써 신체가 갖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통하여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은유적 투사는 그 시대와 사 회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개인이나 집단간에 차이가 드러나는 ‘상대성’을 갖게 된다. 내러티브 탐구가 그 안에 객관주의적인 요소와 상대주의적 요소를 공존시키는 포괄적 인 탐구 방식이라는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러한 체험주의는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과 연관이 있다. Dewey의 자연주의적

(18)

경험이론은 인간유기체와 환경의 전체적-상호작용으로 경험이 일어나며 인식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인간유기체와 환경을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고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본다. 즉, 인 간과 자연을 인식의 주체와 인식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이원론적 관점을 거부하고 인간과 자 연이 하나의 전체라는 틀 속에서 기능하는 단위로 봄으로써 인식의 자연적 기초를 강조한다 (김대현, 2003: 100). 이러한 자연적 기초는 다음과 같은 글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Dewey가 몸의 활동을 통한 마음의 발현을 마치 도토리가 자라 떡갈나무가 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몸을 모든 경험의 뿌리로 받아들이고 있다(노양진, 2001: 44에서 재인용)

결론적으로 내러티브 탐구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탐구의 기반은 체험주의에 있으며, 체험 주의는 Dewey의 자연주의적 인식론과 연계됨으로써 상대주의와 객관주의의 입장을 뿌리치 면서도 탐구와 탐구 결과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인식의 근거를 체험에 두게 되면 사회적 의미가 가리워지는 문제가 있으며, Dewey의 자연주의적 체험이론도 이러한 위험이 처할 가능성이 있다. Clandinin과 Connelly가 그들의 이론적 기반이 되는 체험 이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이유가 이러한 이유 때 문일는지 모른다.

이 절에서는 주관주의, 객관주의, 상대주의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연구방법의 타당성을 어 떻게 확보하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었다. 연구자는 체험주의와 보다 근본적으로는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에서 그 바탕을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절은 Clandinin과 Connelly (2000)가 이 문제를 매우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 기술하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관련 근거를 찾아서 해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Ⅴ.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내러티브 탐구 방법의 이론적 기반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존재론적, 인 식론적 타당성의 토대를 찾아보려고 하였다. 이를 위하여, 내러티브 탐구의 개념과 이론적 기반을 살펴보고, 이론적 기반에 놓인 쟁점을 검토하며, 내러티브 탐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의 근원적인 토대를 밝히려고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제안한 Clandinin과 Connelly(2000)의 저서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밝혀진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내러티브 탐구는 인간의 경험을 이해하고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연구 방식으로

(19)

서, 삼차원적인 내러티브 탐구의 기본 틀에 의하여 연구를 진행한다. 내러티브 탐구는 환원 주의 에 바탕을 두고 있는 대서사 탐구나 형식주의 탐구 방식과는 실재, 실재에 대한 인식, 이론과 실제의 관계 등에 관한 기본 가정을 달리한다.

둘째, Clandinin과 Connelly는 경험의 상호작용의 원리에서 환경보다는 사회를 강조하였으 며, 상황보다는 장소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Clandinin과 Connelly가 제시한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는 내러티브 탐구자가 지켜야 할 행위의 준칙이라는 점을 밝히고, 내러티브 탐구에서 시간성은 경험의 계속성의 원리에 관련된 시간성과 Heidegger가 말하는 시간성의 두 가지 의미가 있으며, 후자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셋째, 내러티브 탐구가 체험주의를 수용하고, 객관주의, 상대주의, 주관주의를 경계한 것 은 탐구의 과정과 결과 제시에서 객관적인 요소, 상대주의적 요소, 주관주의적 요소를 배제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이러한 포용성은 내러티브 탐구가 신체성에 바탕을 둔 체험주의와 이와 관련된 Dewey의 자연주의적 경험이론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의 이론적 기반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내재된 쟁점의 성격을 검토하여 해명하고, 그 방법론적 타당성의 근원을 찾아 밝힘으로써, 내러티브 탐구 방법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적용의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특히, 내러 티브 탐구자는 연구 문제의 인식에서 최종 보고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객관주의, 상대주의, 주관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데도 강조점이 있다.

내러티브 탐구는 연구의 과정이 연구자를 인격적․지적 성장을 도와주고 연구의 결과가 독자를 계몽시키는 기능을 지닌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큰 연구 방법이다. 특히, Clandinin과 Connelly(2000: 85, 121-123, 184)의 말처럼, 내러티브 탐구는 연구자의 지속적인 반성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본질과 사명을 각성하게 하는 힘이 있으며, 연 구의 결과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와 중요성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사회적 책임감을 깨닫게 하는 강력한 기운이 있다.

이와 같이, 내러티브 탐구는 학생과 교육자 그리고 교육연구자의 경험과 그 속에 내재된 의미를 드러내주고, 그들 각자가 맡은 개인적 사회적 역할과 사명감을 각성시켜 주는 특성 때문에, 교육과정 분야에서 의미있는 연구 방법의 하나로서 적용의 대상과 범위와 빈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와 관련된 연구도 더욱 깊이를 더해가야 할 것이다.

(20)

후 주

1) 본 논문의 심사위원 중의 한 분이 환경은 인간을 둘러싼 객관적인 조건이라는 점에서 Clandinin 과 Connelly가 타자와의 관계성과 상황의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사회라는 표현을 쓴 것이 아닌가 라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충분히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고 그것이 더욱 타당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21)

참 고 문 헌

곽강제 역(1982). 철학의 의미. 서울: 학문사.

권미숙(2004). 초등학교 초임교사의 초기 6개월간의 교직 적응 과정 연구: 내러티브적 접근.

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고미경‧이연섭‧염지숙(2004). “착한 아이 되어 가기 과정의 의미”. 유아교육연구, 24(5), 337-359.

김대현‧박경미(2003).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교사의 내러티브 탐구”. 교육과정 연구, 21(2), 23-49.

김대현(2003). “교육비평의 성격과 그 인식론적 기반”. 교육사상연구, 13, 89-106.

김무길(2004). “듀이의 상황 개념과 교육”. 교육철학, 32, 1-26.

김영천(2006). 질적 연구방법론Ⅰ. 서울: 문음사.

김재만(1980). 듀이 철학. 서울: 배영사.

김혜선(2005). “내러티브 탐구를 통한 유치원 초임교사들의 교직 생활 이해: 네 교사의 교직 첫 해 이야기”. 한국교원교육연구, 22(2), 277-305.

노양진(1995). “체험주의의 철학적 전개”. 범한철학, 10(1), 341-376.

노양진(2001). “몸의 철학적 담론”. 용봉논총, 30, 259-276.

소경희(2004). “교사양성 교육과정에 있어서 내러티브 탐구의 함의”. 교육학연구, 42(4), 189-211.

염지숙(2003a). “유아교육실습: 예비 교사들의 경험이야기”. 한국교사교육, 20(2), 223-248.

염지숙(2003b). “교육 연구에서 내러티브 탐구의 개념, 절차 그리고 딜레마”. 교육인류학 연 구, 6(1), 119-140.

이남인(2004). 현상학과 해석학.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이혁규‧심영택‧이경화(2003). “초등 예비 교사의 실습 체험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교육인류 학연구, 6(1), 141-196.

이현정(2004).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서 본 초등학생 예비 가장의 생활 경험에 나타난 심리 탐색. 석사학위논문. 서울여자대학교.

정순복 역(1995). 죤 듀이 철학 입문. 서울: 예전사.

최소인(1999). “해석학의 역사와 전망”. 해석학 연구, 6(1), 364-424.

Bernstein, R. J.(1987). The varieties of pluralism. American Journal of Education, 95, 508-525.

Carter, K.(1993). Teachers' knowledge and learning to teach. In W. R. Houston(Ed.), Handbook of research on teacher education(pp. 291-310). New York: Macmillan.

(22)

Chan, P. W.(2004). Early childhood education reform: A narrative study of teachers' responses.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Toronto.

Clandinin, D. J. & Connelly, F. M.(1999). Shaping a professional identity: Stories of educational practice. New York: Teachers College Press.

Clandinin, D. J. & Connelly, F. M.(2000). Narrative inquiry: Experience and story in qualitative research. San Francisco: Jossey-Bass Publishers.

Conle, C.(2000). Narrative inquiry: Research tool and medium for professional development(ERIC EJ612267).

Conle, C.(2001). The rationality of narrative inquiry in research and professional development.

European Journal of Teacher Education, 24(1), 21-33.

Dewey, J.(1938a). Experience and education. New York: The Macmillan Company.

Dewey, J.(1938b). Logic: The theory of inquiry. New York: Henry Holt and Co.

Dewey, J. & Bentley, A. F.(1949). Knowing and the known. Boston: The Beacon Press.

Heidegger, M.(1962). Being and time. Macquarrie & Robinson(trans). New York: Harper & Row, Publishers.

Johnson, M.(1987). The body in the mind: The bodily basis of meaning, imagination, and reason.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Kim, J. H.(2005). A narrative inquiry into the lives of at-risk students in an alternative high school: The experienced curriculum and the hidden curriculum.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Arizona State University.

Lakoff, G. & Johnson, M.(1980). Metaphors we live by. Chicago: The University of Chucago.

Mattice, V. M.(2002). I am, therefore, we are: A narrative inquiry into the stories of experience of three women teachers of Balochistan and the northern areas of Pakistan.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Toronto.

Ming F. H.(2002). A Narrative inquiry of cross-cultural lives: Lives in the Canada. Journal of Curriculum Studies, 34(3). 323-342.

Mitchell, M. T.(2005). Transforming teaching within a preservice constructivist mathematics content course: A narrative inquiry.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Capella University.

Phillion, J.(2002a). Narrative multiculturalism. Journal of Curriculum Studies, 34(3), 265-279.

Phillion, J.(2002b). Classroom stories of multicultural teaching and learning. Journal of Curriculum Studies, 34(3), 281-300.

Phillion, J.(2002c). Becoming a narrative inquirer in a multicultural landscape. Journal of Curriculum Studies, 34(5), 535-556.

(23)

Ross, V. D.(2002). Living an elementary school curriculum: Rethinking reform through a narrative classroom inquiry with a teacher and her students into the learning of mathematics. Life lessons from Bay Street Community School.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Toronto.

Tiles, J. E.(1988). Dewey. New York: Routlege.

Wang, N.(2006). Teacher motivation: A narrative inquiry into two EFL/ESL teachers' cross-cultural teaching experiences. M.A., University of Toronto.

Yusishen, G. N.(2004). A narrative inquiry into teacher spirit. Unpublished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Alberta.

∙논문접수 : 2006년 5월 1일 / 수정본 접수 : 2006년 6월 11일 / 게재 승인 : 2006년 6월 16일

∙김대현 : 부산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을 수료하고 학사, 석사,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 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이론과 내러티브 연구 방법에 관심 을 가지고 있다. 이메일 주소: dnkim@pusan.ac.kr

(24)

ABSTRACT

The Study on the Epistemological and Ontological Background of Narrative Inquiry

Dae-hyun Kim (Professor, Pusan National Universit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epistemological and ontological background of narrative inquiry and to examine its problems. To achieve this purpose, three research questions were asked: 1) What are the characteristics and the theoretical background of narrative inquiry? 2) What kinds of problems are there in the epistemological and ontological background of narrative inquiry? 3) What is the foundation to warrant the validity of narrative inquiry as a research method?

The Method of this study was to review and analyze the related literature. The main resources consisted in Clandinin and Connelly's books and articles on narrative inquiry.

And the others' books and articles that were related to narrative inquiry were analyzed, too.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be summarized as follows.

First, narrative inquirers research with the research framework, the three-dimensional narrative inquiry space, based on change, uncertainty, and temporality of reality.

Second, the principle of interaction of experience were restricted to the interaction of person and society rather than transaction between individual and environment. The concept of space(situation) needed to be get some clarification more. And, the principle of continuity of experience was insufficient in explaining the concept of temporality.

Third, it was identified that Dewey's naturalistic epistemology and its related theory, experientialism were the foundation to warrant the validity of narrative inquiry as a research method.

참조

관련 문서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esent the background, necessity and purpose of the study in Chapter 1, and the second part of the theoretical study is related to th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vocabulary learning strategies and vocabulary ability of Korean middle school student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leisure activities of secondary school students with mental retardation during the summer break and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relative effects of self-management intervention and direct instruction intervention on the mone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impact of social capital and positive psychology capital on the will of start-up according to experienc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parents' perceptions on the current status, effects and satisfaction of personal assistant service for student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Korean EFL middle school students and teachers' perceptions about learning and teaching English punctuation a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situation of online classes due to the COVID-19 situation, and to find out the actual situation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