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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자연환경영역

공장이 가동되면서 주민들은 마을의 소류지 및 당시 식수로 사용하던 지하수 등 ‘물의 오염’을 심각하게 체감하고 불안해했다. 공장 아래쪽에 위치한 소류지인 장점지는 함라산 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물이 모이는 곳으로 이전에는 주민들이 수영을 할 정도로 깨끗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양한 물고기 및 갑각류가 서식하고 있어서 낚시도 했으며, 주민들은 물고기 나 우렁이를 잡아서 식용하거나 일부는 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이 저수지의 물은 마을 수로 로 연결되어 있어 농업용수로도 이용되었다. 그러나 공장이 가동되면서 처리되지 않은 폐수 가 무단으로 방류되었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공장에서 마을회관 옆을 지나는 수로까지 검 은 물(폐수)이 바로 흘러내려왔다. 주민들 중에는 비 온 후 폐수가 섞인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했다가 농작물이 고사하여 한 해 농사를 망친 경우도 있다.

앞에서도 간략하게 언급했듯이 이러한 ‘물의 오염’(폐수)과 관련하여 주민들이 가장 많이

83) 주민 C(50대, 여), 면접일자: 2018.11.16.

84) 주민 P(50대, 여), 면접일자: 2018.10.1.

제4장 사회모델의 적용: 익산장점마을 사례연구 ∣ 59

기억한 사건은 두 번의 ‘장점지 물고기 떼죽음(2010년 9월, 2016년 9월)’이다. 주민들은 두 사건의 원인으로 공장에서 무단으로 방류된 폐수를 지목했다. 2016년 9월, 비료공장(금 강농산)과 저수지 사이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의 자녀가 마을과 지역 언론에 알리면서 이슈화되었다.85) 그러나 공장에서는 “(폐수 방류에 대해) 농사에 쓰이는 비료이고 행정당국 에 허가를 맡은 비료인데 폐기물로 취급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항변하였다. 그리고

“인근 농가에서 밭에다가 소 분뇨를 뿌려 놓았던 것이 비가 오면서 저수지로 유입될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폐수 방류를 인정하지 않았고, 익산시가 수행한 수질 성분 검사에 서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86) 장점마을 주민들은 조사결과에 만족할 수 없었지 만, 저수지의 물고기 떼죽음 사건은 암으로 인한 생명 및 건강피해와 함께 지역시민단체 및 전문가, 정당 등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물고기 집단폐사 사건은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이용하던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공 장이 가동된 후부터 일부 주민들이 물(지하수)에서 냄새가 나거나 기름띠가 보이고, 담아 둔 물에서 이끼가 끼는 현상을 목격하면서 지하수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이에 식수로 이용하기 전에 반드시 물을 끓이거나 생수를 구입하는 가정이 늘어났다. 2008년부 터 일부 자부담 조건으로 상수도를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상수도를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상수도를 신청했어. 우리 애들이 (환경이) 이런데 어떻게 지하 수를 먹냐고 정수기도 처음으로 놓고, (집안) 텃밭에 물도 상수도로 주라고 했다니 까.”87)

“우리 어머니랑 아버지가 아프니까, 가능하면 밖을 안 나가고요. …(중략)… 내가 먹는 거라 세차만 지하수로 하고, 저기 보이죠? 그 텃밭은 호수를 길게 빼서 (상수도 로) 물을 줘서 먹고 있어요. 한번 이상하다고 생각하니까 못 쓰겠더라고요. …(중 략)… 물 값이 많이 나와도 (상수도)써야죠.”88)

85) 문명균(2016.9.22), “함라 농업용 저수지 수질오염. 주민 원인 규명 촉구”, 검색일: 2020.7.30.

86) 문명균(2016.9.22), “함라 농업용 저수지 수질오염. 주민 원인 규명 촉구”, 검색일: 2020.7.30.

87) 주민 L(50대, 여), 면접일자: 2018.10.1.

88) 주민 C(70대, 여), 면접일자: 2018.11.16.

60 ∣ 피해자 삶의 복원을 위한 환경오염피해의 사회모델 개발: 오염공동체 사례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체감하는 심각한 환경변화는 물의 오염이었지만 일부 마을주민들은 마을 숲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고 구술했다. 마을 주변 숲과 들에 다양한 야생동물(토끼, 꿩, 각종 조류 등)이 서식했으며 숲속에서 자연산 식용버섯도 많이 자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료공장이 가동되면서 자신들의 목격하던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으며, 숲에 서 고양이나 새의 사체 등을 보았다는 주민도 있었다. 그리고 식용버섯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버지가…(중략)…공장 뒤쪽 산으로 항상 버섯을 따러 다녔어요. 거기 죽은 나무 들도 많고 하니까 버섯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언젠가 부터는 산에 안 가더라고요.

산에 올라가면 독버섯만 있고, 따다가 숨이 컥컥 막혀서 다시 돌아왔다고 하더라고 요.”89)

나. 생명 및 건강영역

비료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일상적으로 주민들에게 가장 심각한 신체적 고통을 준 것은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악취였다.90) 당시 공장은 거의 24시간 가동되었는 데, 굴뚝에서 매연과 함께 극심한 악취가 함께 뿜어져 나왔으며, 비가 오기 전이나 해질녘, 밤중, 새벽에 더욱 심각했다고 한다.91) 매연과 악취는 호흡곤란, 극심한 두통, 구역질, 울렁거 림, 속 쓰림,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피부가려움증 등을 유발했으며, 야외 작업 중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호소하면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간 주민도 있었다고 한다.

“연기가 막 나오면 목이 켁켁 하고 냄새도 고약해서, 숨도 못 쉴 정도로 기분이 안 좋았어. 심하면 메슥거리기도 울렁거리기도. 암튼 고약했다니깐.”92)

89) 주민 K(50대, 남), 면접일자: 2018.10.30.

90) 환경부가 주민건강영향조사의 일환을 실시한 악취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설문 응답자 (49명)의 86%가 2017년 공장이 폐쇄되기 이전 악취문제가 ‘매우 심각했다’에 답변했다. 그리고 1년에 몇 번 정도 악취를 감지했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20회 이상’에 86%가 응답하였다. 또한 악취의 강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견디기 어려운 강렬한 냄새로서 호흡이 정지될 것 같이 느껴지는 정도의 상태’ 67%,

‘아주 강한 냄새, 예를 들어 여름철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는 심한 정도의 상태’ 14%,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정도의 강한 냄새’ 4%로, 응답자의 85%가 강한 냄새를 감지했다고 응답하였다(환경안정건강연구소, 2018, pp.434-436).

91) 금강농산의 대기배출시설 설치 신고서에 따르면 공장은 하루 24시간, 월 20일, 연 240일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시사IN, 2020, p.30).

제4장 사회모델의 적용: 익산장점마을 사례연구 ∣ 61

“손녀가 오면 (아무 문제없다가 마을에 오면) 비염 때문에 숨을 못 쉬지. 차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집 밖으로 나오라고도 못 했지. …(중략)…우리 사위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냄새 난다고 그냥 가기도 했어.”93)

“우리는 아저씨가 새벽에 3~4시쯤 화목보일러에 나무를 넣어야 해서 항상 새벽 마다 깨서 공장 쪽을 보면 별도 보이지 않고 시커먼 연기가 나서, 숨을 못 쉴 정도라 고 하면서 나무만 넣고 바로바로 들어왔어.”94)

“우리 밭(집 뒤 텃밭)이 여기, 공장 연기가 바로 왔거든. 바로 여기서 내가 고추를 따다가 넘어간 적이 있어. 구급차 불러서 응급실 가서 살았지.”95)

특히 주민 대다수가 고통을 받은 것은 두통과 피부질환이었으며, 피부질환은 가려움증과 홍반을 동반했다.

주민L(70대, 여) 피부 질환 흉터 주민C(80대, 남) 피부암 관련 흉터 주민K(20대, 남) 피부질환 자료: 김미숙(2018), ‘장점마을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부질환’(사진).

<그림 4-3>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부질환 사진

장점마을 주민들이 받은 가장 치명적인 피해는 생명 및 건강피해로 ‘암’의 형태로 나타났 다. 암으로 인한 사망과 건강악화는 ‘돌이킬 수 없는 가장 심각한 피해’라고 할 수 있다.

92) 주민 C(80대, 남), 면접일자: 2019.3.16.

93) 주민 S(70대, 여), 면접일자: 2018.12.5.

94) 주민 L(70대, 여), 면접일자: 2018.12.5.

95) 주민 J(70대, 여), 면접일자: 2018.11.16.

62 ∣ 피해자 삶의 복원을 위한 환경오염피해의 사회모델 개발: 오염공동체 사례를 중심으로

환경부의 주민건강역학조사에 따르면 암을 유발한 원인물질로 유기질 비료 생산공정에서 불법적으로 사용된 ‘연초박’(燃草粕)이다.96) 연초박은 담배를 만들고 남은 폐기물로 담배 잎 찌꺼기라고 할 수 있다. 금강농산은 고가의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연초박을 고온 가열하여 사용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담배특이나트로사민’ (Tobacco-specific nitrosamines, 이하, ‘TSNAs’)이 다량 배출되었고, 이것이 주민들의 암 발병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97)

2018년 7월 5일 기준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 15명, 암 관련 투병자 11명으로 암으로 인한 생명 및 건강피해자는 총 26명이다.98) 이후 진행된 현지조사에서 투병자 중 1명이 더 사망했으며 3명의 암 환자가 새롭게 추가되어, 2020년 9월 기준으로 보면 사망자 16명, (살아 있는) 암 환자가 13명에 이른다는 점을 확인했다. 2018년 7월 기준으로 발병한 암의 종류, 연령, 사망, 발병연도 등을 확인해 보면 아래 표와 같다.99) 아래 표를 보면 다양한 암이 발병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위암(6명), 폐암(5명), 피부암(4명)이 높게 나타났다. 성별 분포를 보면 사망자는 남성(9명)이 여성(6명)보다 약간 높게 나왔으며, 연령 분포에 있어서는 70대의 사망자(11명)의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또한 발병시기를 보면 2004년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사망시기는 상대적으로 2013년(4명), 2014년(4명)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96) 연초박은 담배를 의미하는 ‘연초’(燃草)와 술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하는 ‘박’(粕)을 결합한 한자어로 담배를 만들고 남은 담배 잎 찌꺼기를 가리킨다. 간단하게 말해 담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연소하는 과정에서 담배에서와 같은 다량의 발암물질을 배출하게 된다.

97) 환경안전건강연구소(2018), p.620.

98)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 1명(간암)은 공장이 가동되기 이전인 1998년에 발병하였지만 사망시점은 2004년 이다. 즉 2001년 이후 암 발병으로 진단을 받고 사망한 이는 14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의

98) 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 1명(간암)은 공장이 가동되기 이전인 1998년에 발병하였지만 사망시점은 2004년 이다. 즉 2001년 이후 암 발병으로 진단을 받고 사망한 이는 14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