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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거시경제학 관점에 의한 해석

문서에서 정책실패와 국제금융위기 (페이지 129-144)

<부록>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

여기에서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을 현대 ‘화폐-거시 경제학’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한다. 물론 경기변동이론의 주요 부 문만을 다룰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서 서술한 내용의 전부를 다 시 서술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서는 Garrison(1996, 2004) 을 이용하여 경기변동을 설명하고자 한다.70)

Garrison(1996)은 자발적인 저축이 초래하는 호황을 ‘저축이 유도한 확장(savings-induced expansion)’으로 단순한 화폐공급 증가 또는 신용 증가에 의해 유도된 확장을 ‘신용이 유도한 확장 (credit-induced expansion)’으로 명명하여 구분하고 있다. 그의 구 분을 그림을 이용하여 설명한다. 물론 이 그림은 오스트리아학 파의 경기변동이론의 요점만을 현대적인 화폐-거시경제 총량 개 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부도 1>은 저축이 유도한 확장, <부도 2>는 신용이 유도한 확장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두 그림에 공통되는 것을 한꺼번에 설명한다. 두 그림 모두에서 수평축은 대부가능자금(loanable fund)을, 수직축은 이자율을 나타낸다. 대부가능자금에 대한 수 요와 공급은 대부시장의 균형을 가져온다. 이때 시장의 균형을 가져오는 이자율은 i이고 소득에서 저축된 액수와 투자목적으로 빌려오는 액수는 A이다. 물론 최초의 균형점은 정부의 간섭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자율 i는 저축과 투자를 일치시키는 자 연이자율이다.

70) 라스바드와 게리슨은 경기변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 다 . 두 연 구자 의 차 이에 대 해서 는 전용 덕(2009b)을 참 조

<부도 1> 저축이 유도한 확장 <부도 2> 신용이 유도한 확장

자료: Garrison(1996), p.113에서 인용 자료: Garrison(1996), p.113에서 인용

이제 <부도 1>에서 개인들의 시간선호가 ‘자발적으로’ 낮아져 서 저축의 증가, 즉 대부자금의 공급이 증가한다고 하자. 공급 곡선은 S에서 S'으로 이동한다. 개인들의 시간선호가 낮아진다 는 것은 더 미래지향적이 된다는 것, 즉 예전보다 사람들이 현 재 소비보다는 미래 소비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자 금의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균형이자율은 i에서 i'으로 하락한 다. 이러한 이자율 하락은 기업가로 하여금 과거에는 이윤이 나 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던 투자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자율이 하락함에 따라 저축과 투자가 AB만큼 증가한다. 저축이 유도한 이자율의 하락은 현재의 소비보다는 투자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증가는 경제의 생산 능력(productive capacity)을 증가시키고 진정한 경제성장을 초래한 다. 요컨대 시간선호의 하락에 의한 저축의 증가가 초래하는 붐 은 지속가능한 것이다.

<부도 2>는 중앙은행에 의한 신용팽창의 영향을 보여준다. 대부자금 공급곡선은 S에서 ‘S+M’으로 이동한다. M이 중앙 은행이 경제에 주입한 신용의 양이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예전 보다 더 절약적이 되었다거나 미래지향적이 되었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설명의 편의 상 저축의 순증(net increase)은 없다고 가정한다. 시장균형 이자 율은 i에서 i'으로 하락하고 그에 따라 기업가들은 AB만큼 투자 를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자율의 하락은 진정한 저축을 AC만큼 감소하게 만든다. 인위적인 이자율 하락은 저축의 하락, 즉 소 비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았다. 생산요소의 소유자들은 투자의 증가로 인한 소득의 증가를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주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시간선호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용 팽창은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낮게 만들고 저축과 투자를 분리 하게 만든다. 새로운 저축이 없는 상태에서 은행이 대부이자율 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인위적인 붐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인위 적으로 만들어진 붐은 본질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 문에 필연적으로 버스트가 뒤따른다. 그 결과 투자는 낮아진 저 축 수준으로 다시 낮아진다. 투자와 저축의 차이, 즉 CB가 저축 의 뒷받침이 없는 투자로서 과오투자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서 이자율은 투자의 총량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배분의 시제 간 패턴을 결정한다. 저축의 증가는 미래의 소 비를 가까운 미래에서 먼 미래로 이전하게 만든다. 저축이 유도 한 이자율 하락은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더 큰 자본에 투자하도 록 유도하고 저차재보다는 고차재에 투자하도록 유도한다. 소비

의 시제 간 선호의 변화에 맞춰 생산물을 가까운 미래(near future) 에서 먼 미래(remote future)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자본구조 내에 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화폐공급의 증가도 앞에서 설명한 자본의 이동을 유도한다. 그러나 신용 확장이 유도한 이자율 하락은 시제 간 투자패턴과 시제 간 소비 선호의 불일치를 초래한다. 시간선호, 즉 저축 선 호(savings preferences)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기업가들이 생산 물을 가까운 미래에서 먼 미래로 이동시킨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제 노동자, 토지소유자 등과 같은 생산요소들의 소비패 턴과 기업가들의 생산결정은 충돌한다. 저축과 소비패턴의 시제 간 불일치는 종국적으로는 버스트를 유발한다. 여기에서 버스트 는 지속불가능한 붐을 자동조정하는 과정이다.

이제 Garrison(2004)을 이용하여 좀 더 정밀한 경기변동 과정 을 설명하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미제스와 하이에크의 차이를 간략히 언급하기로 한다.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의 발 전에 있어서 주요한 분석적인 디딤돌은 하이에키언 삼각형 (Hayekian triangle)이다.71) <부도 3>에서 왼쪽 상단의 그림은 하 이에키언 삼각형을 보여준다. 이 삼각형은 이자율의 변화가 자 원의 시제 간 배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하여 고안된 것 이다. 하이에키언 삼각형의 밑변은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 생산 과정을 보여준다. 그림의 왼쪽은 철광석과 같은 광업을, 오른쪽 은 도소매업을, 중간과정은 각종 부품제조와 제조업을 나타낸 71) Garrison(2004)에 의하면, 하이에키언 삼각형은 하이에크가 1931년 런던 경제 학부(London S chool of Economics)의 강 의에서 사용 했다고 한다.

다. 분업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생산시간이 길어지면 생산단계 의 수, 그림에서는 막대기의 수가 증가한다. 그림의 수직축은 각 생산단계에서의 생산물의 크기를 보여준다. 생산과정의 오른 쪽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추가되고 최종단계는 최종소비재로 서의 생산물이다. 하이에키언 삼각형은 경제 내의 소비 가능한 생산물(consumable output)과 그 생산물이 만들어지게 되는 생산 과정에 있어서 시간 차원 간의 관계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 다. 이 관계는 시제 간 선호의 변화에 따라 변할 수 있을 뿐 아 니라 중앙은행의 화폐공급의 증가에 의해서도 변화가 유도될 수 있다.

저축이 유도한 이자율 하락은 기업가로 하여금 생산과정의 초기단계(early-stage)에 투자하도록 이끈다. 이때 자원이 후기단 계(late-stage)에서 초기단계로 이동하게 되는 데, 그런 이동은 최 종소비 수요의 감소로 인한 효과에 의해 더욱 강화된다. 자본이 재배치되는 동안에는 최종단계의 막대의 길이는 짧아지고 생산 과정의 길이는 길어진다. 초기단계의 막대의 길이는 길어지거나 새로운 막대가 추가된다. 투자 증가의 궁극적인 효과는 조만간 생산과정에 따라 소비 가능 생산물을 증가하게 만든다. 시장은 현재의 소비수요 감소와 이자율 하락에 직면한 기업가로 하여 금 그런 변화된 시제 간 선호(intertemporal preferences)와 일치하 게 투자결정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에 의해 유도 된 화폐공급의 증가는 시제 간 선호와 일치하지 않는 자본의 배 분을 초래함으로써 문제를 야기한다.

화폐공급의 증가 또는 신용팽창에 의해 유도된 투자의 증가

에 따라 노동자들을 포함한 생산요소의 소유자들은 소득이 늘 어나게 된다. 그러나 이자율의 인위적인 하락은 요소 소유자들 로 하여금 신용팽창이 있기 이전의 소비 수준보다 더 높은 소비 를 하도록 유도한다. 통화정책에 의해 유도된 이자율 하락과 연 계하여 소비가 증가하는 것을 미제스는 과소비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이미 앞에서 지적했다.

<부도 3>에서 오른쪽 상단은 생산가능성곡선(production possibility frontiers, PPF), 오른쪽 하단은 대부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보여준 다. A는 정부의 간섭이 없는 경우에 대부자금시장을 청산하는 시장이자율에서의 저축과 투자가 동일해지는 상태를 보여준다. E가 A에 상응하는 PPF상에서의 점으로서 완전고용 상태에 있 는 경제를 나타낸다. 화폐공급을 증가시키면 어떤 일이 일어나 는가? 대부자금은 S에서 S'으로 이동하고 이자율은 ieg에서 i'으 로 하락하게 된다. 그 결과 저축자는 B에서 저축하고 투자자는 C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가 저축보다 많아진다. 저축이 감 소한 상태인 B는 PPF에서는 소비가 증가한 F로 나타난다. 투자 의 증가는 PPF에서는 소비가 감소한 G로 나타난다. 그러나 일 시적인 안착점은 F와 G가 만나는 지점인 H를 향하여 나아가게 되는데 실제로는 화살표처럼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 것은 Strigl(2000)의 설명에 의하면 현존하는 자본을 “사용은 많이 하고 유지와 관리는 낮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 쪽에서는 오버타임(overtime)등과 같은 방법으로 노동을 과다하게 사용함으로써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리고 하이에키언 삼각형에서는 초기단계의 생산에는 과오투자

가, 후기단계의 생산에는 과소비가 일어난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원은 양방향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자원은 중간단계의 생산에서 이동한 것이다. 이것은 하이에키언 삼각형에서 이중왜 곡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고, Cochran(2001)은 그것을 생산구조들 의 결투(dueling production structures)라고 명명했다.

<부도 3> 신용팽창의 동학

자 료: Garrison( 2004), p.338에서 인용

<부도 4>는 경기변동의 변화과정을 자세히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수평 방향의 화살이 오른쪽으로 향하는 것은 과잉투 자를 의미하고 왼쪽으로 향하는 것은 청산을 의미한다. 수직 방 향의 화살이 위로 향하면 과소비를 의미하고, 아래로 향하면 강 요된 저축을 의미한다. 1번에서는 과잉투자와 과소비가 동시에

진행된다. PPF를 약간 상회하는 지점에서 중간단계의 생산구조

로부터 초기단계로 자원이 계속적으로 이동하여 과잉투자가 일 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이동은 중간단계에서 소비 가능한 재화

의 물량을 감소하게 만든다. 2번에서는 과소비는 극대에 달하지 만 과잉투자는 여전히 계속된다. 왜냐하면 1번에서 재화의 물량 이 감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번에서 소비 가능한 재화의 공급이 본격적으로 감소하고 진행 중인 투자는 절정에 도달한 다. 소비자는 이전 단계의 과소비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 는 일을 강요받는다. 소위 하이에크가 말하는 강요된 저축 (forced saving)이 발생한다. 이때 강요된 저축은 미제스의 과소비 와 조상이 같은 것이다.72) 자금 수요자 간의 경쟁으로 이자율은 상승하고 그 결과 붐은 주춤거리기 시작한다. 소비자는 과소비 로 인한 압박을 받는다. 4번에서 과잉투자는 절정에 달한다. 5 번에서 여전히 소비자는 소비의 절약을 압박당하는 국면이고 기업 쪽에서는 청산이 시작된다. 이제 자원은 초기단계에서 후기단계로 이동한다. 6번, 7번, 8번은 2차적인침체(secondary depression)또는 2차적인 디플레이션(secondary deflation)이라 부르 는 국면으로 이미 이 단계는 PPF가 이전보다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이다. 이때는 소비와 투자가 계속적으로 감소하는 단계이 다. 이 국면은 침체가 침체를 낳는 상황이다. 비관주의 전망이 상황을 더 나쁜 방향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국제 지폐제도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국제 지폐제도에서 미국과 같이 국제 지폐 발행국인가, 한국처 럼 국제 지폐 피발행국인가에 따라 PPF의 움직임은 영향을 받 을 것이다. 더 정확히 국제 지폐 발행국과 피발행국이 얼마나

72) Ga rrison(2004), p.347 참 조

많은 양의 경상수지 적자와 흑자를 부담하느냐에 따라 PPF는 그 만큼 이동할 것이다. 이 점은 <부도 3>과 <부도 4>의 문제 점이라고 여겨진다.73)

<부도 4> 숫자로 본 붐과 버스트

자료 : Garrison( 2004) , p.340 인용

여기에서 두 가지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금까 지의 설명은 순수한 저축이 없는 상태, 즉 성장이 없는 상태를 가정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순수한 저축과 그에 따른 성 장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 경우에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투자의 일부는 진정한 저축에 나온 것으로 PPF는 그만큼 바깥 쪽으로 이동할 것이고 소비의 감소는 소비의 증가율이 감소한 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자원배분의 잘못으로 인한 실질적인 73) 이 점 에 대 한 자세 한 설명 은 전 용덕 (2009b) 참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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