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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출산과 일-가족 생애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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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지속되고 있으며, 그 원인 중의 하나로 일-가족 균형 관련 사회적 환경 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는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취업률도 상승 추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8 년 기준 여성 취업률은 50.9%로 2000년의 47.0%에 비해 3.9%포인트 증가하였다. 그러나 성별 취업률 격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남성의 2018년 취업률은 70.8%로 남녀 취업률 격차는 19.9%포인트에 이른다 (통계청, 2019e).

여성의 연령대별 취업률을 보면 여전히 경력 단절로 인한 M자형 패턴 이 관측된다. 〔그림 5-1〕에서 볼 수 있듯이 2000년 대비 2018년의 25~34세 연령대의 여성 취업률이 크게 상승했지만, 출산과 함께 양육에 대한 요구가 집중되는 35~44세 연령대에서는 두 시점 간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또한 출산-양육이 집중적 으로 이루어지는 25~44세 연령대에서 성별 취업률 격차가 확대되는 모 습이 관측되지만(2018년 기준), 우리나라에 비해 출산-양육 기간의 성별 격차가 심화된 방식으로 나타나지는 않음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일-가족 균형 정책은 인구구조의 고령화는 물론 향후 한국 사회 가 직면할 급격한 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다. 급격한 인구 감소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 인 적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 여성의 높은 교육 수 준을 고려할 때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일-가족 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 으면 여성 인적자원의 저활용, 더 나아가 인적자원의 유휴화를 초래함으 로써 향후 급격히 전개될 인구변동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림 5-1〕 성별 및 연령별 취업률: 한국(2000년, 2018년), OECD(2018년)

15-19 20-24 25-29 30-34 35-39 40-44 45-49 50-54 55-59 60-64 65+

employment rate(%)

15-19 20-24 25-29 30-34 35-39 40-44 45-49 50-54 55-59 60-64 65+

employment rate(%)

OECD Countries

2018_Female 2018_Male

자료: 통계청. (2019e).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도자료. http://kostat.go.kr/portal/korea/

kor_nw/1/1/index.board?bmode=read&aSeq=375629에서 2019. 10. 22. 인출(보도자 료의 수치를 그래프로 전환) 및 OECD. (2019). Employment database. https://stats.

oecd.org/Index.aspx?QueryId=64196에서 2019. 11. 28. 인출(OECD 통계 수치를 그래 프로 전환).

는 여성가족패널조사(KLoWF: Korean Longitudinal Survey of Women

& Families 원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8)를 분석하여 혼인-출산 과 일-가족 생애 과정의 전개 양상을 탐색적으로 살펴본다.35)

현재까지 생애 사건들의 전형적 패턴을 확인하는 작업을 주도하는 기 법이 배열분석(sequence analysis)인데, 본 연구 또한 배열분석을 활용 하여 일-가족 생애 과정과 관련한 사항들을 살펴본다. 앞의 제3장과 제4 장에서 진행한 분석(예컨대, 생존분석) 또한 생애 과정(life course)에 대 한 분석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기본적으로 혼인이나 출산을 확률적 과정의 실 현(realization of stochastic processes)으로 이해하는 반면 이 장에서 사용하는 배열분석은 확률적 모형을 통해 생애 사건들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생애 사건들의 전형적인 패턴(유형)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차이가 있다(Willekens, 2014). 다만, 배열분석이 일-가족 영역 간의 연 관성(association)을 기술하는 데 유용한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두 영역 간의 인과성(causality) 기제를 밝히는 작업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 유 의할 필요가 있다.

분석 순서와 관련하여, 우선, 관측 기간(제1차~제6차)에 걸친 남편과 아내의 전반적인 노동시장 이력을 살펴본 후 혼인-출산 경험과 부부의 노 동시장(일자리) 이력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를 기술적으로 살펴본다.

부부(남편-아내)의 노동시장 이력 분석과 관련해서는 상태 분포(state distribution), 상태 빈도(state frequency), 상태 간 전이확률(state transition probability) 등 배열 자료(sequence data)의 기술적 분석 에 빈번히 사용되는 기법들을 활용한다. 무엇보다도 배열 자료의 복잡한

35) 참고로, 여성가족패널조사에서 남성(남편)의 정보가 제공되지만 이는 배우자(아내)에 의 해 제공되는 정보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여성(아내)이 제공하는 남성(남 편) 관련 정보에서 일정 수준의 편의(bias)가 존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성을 고려하여 정보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접근을 중점적으로 활용한 다.36)

다음으로 부부의 일-가족 생애 과정의 전개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남 편과 아내의 일(취업 상태)-가족(자녀 수) 영역의 생애 배열에 기초하여 군집분석(cluster analysis), 배열불일치분석(sequence discrepancy analysis), 배열회귀나무분석(sequence regression tree analysis)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일-가족 균형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남 편과 아내의 가사노동 분담 상황을 간략히 살펴보고 그 함의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