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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기혼 여성의 임신-출산 현황과 특징

본 절에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기혼 여성의 임신-출산 현황과 특징을 살펴본다. 한국 사회에서 출산이 대체로 혼인을 전제로 함을 고려하여 임신-출산의 현황 과 특징 분석은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분석에 따라, 이혼과 사 별 상태를 포함한 전체 기혼 여성 대신, 유배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분 석이 이루어지기도 한다(예컨대, 향후 추가 출산 계획 분석 부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전국 출산력 조사 자료를 수집한 역사가 오래 되었지만, 최근까지도 조사 자료에 대한 기초분석을 넘어서 임신-출산의 세부적인 현황과 특징에 대한 ‘인구학적’ 분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물론 전국 출산력 조사가 인구학적 이슈들을 넘어 보건·복 지 분야의 다양한 사항들을 망라하는 광범위한 조사로 확대된 점도 고려 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00년대 초반 이후 초저출산 현상이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신-출산 패턴에서 유의미한 사회경제 적 변이가 관측될 개연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김태헌 외, 2006) 또한 이러한 상황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기혼 여성의 임신-출산 행위에 대한 이해 의 수준을 높이고자 임신-출산 행위를 하나의 동질적인 행위 혹은 사건으 로 처리하는 대신 하위 유형으로 구분하는 방식을 취한다. 더 구체적으로 이 절에서는 기혼 여성의 임신-출산 행위를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계획한 (planned) 임신-출산과 계획하지 않은(unplanned) 임신-출산의 역할 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을 진행한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출산에 대한 분석은 출산력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원하지 않은 임신-출산의 예방 그리고 출산 여부와 그 시

기에 대한 자기 결정권(the right to self-determination) 강화 측면에 and& Lindberg, 2015).

이에 따라 임신-출산의 계획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출산 행동 분석

가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최근까지도 개념적으로 그리고 방법론적으로 논 쟁의 대상이 되었다(Population Council, 2015; Santelli et al., 2003, p. 94).

일반적으로 사회조사에서 ‘계획한 임신’은 임신하기 전 혹은 임신 시점 에서의 의도(의향)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전통적으로 인구학적 논의에서는 계획하지 않은(의도하지 않은) 임신은 두 가지 유형의 임신을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원하지 않은 임신(unwanted pregnancy) 과 원하지 않은 시기(때)의 임신(mistimed pregnancy)이 바로 그것이 다. 전자가 출산을 전혀 원하지 않거나 혹은 향후 추가적인 출산을 원하 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임신(number failure)을 지칭하는 반면 후자 는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는 임신을 원하지만 (임신이 이루어진) 해당 시 점에서는 원하지 않은 임신(timing failure)을 지칭한다(Musick, England, Edgington, & Kangas, 2009, p. 546; Population Council, 2015, p. 1; Santelli et al., 2003, p. 94).

일반적인 인구학적 논의가 계획한 임신-출산과 계획하지 않은 임신-출 산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만, 한편으로는 임신을 계획한 임신과 계획 하지 않은 임신으로 이분화하는 작업이 잠재적으로 연속적 개념으로서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 또한 제기된 바 있다(Bachrach and Newcomer, 1999). 계획한 임신과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대신 임신의 ‘계획성’을 연속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논 의가 있는 한편 임신-출산의 계획성이 단일 차원이 아닌 다차원적 개념이 라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예컨대, 임신을 계획하는 것(intendedness)이 인지적 측면과 연관되는 반면, 임신을 원하는 것(wantedness)은 정서적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임신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한다(Santelli et al., 2003, p. 94). 전자는 피임 실천 여부에 따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지만, 후자의 경 우 의도한 임신과 계획한 임신의 구분은 다소 모호하다.

측면, 더 구체적으로 임신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과 연관된다는 비판이 여기에 해당한다(Population Council, 2015, p. 2).

임신-출산의 계획성을 둘러싼 이러한 다양한 논의를 염두에 두고 이 연구에서는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의 설문에 기초하여 분석을 진행한 다. 2018년 출산력 조사에서는 임신의 계획성을 임신 당시 해당 임신을 원하였는지 원하지 않았는지를 통해 이분법적으로 측정하였다. 결과적으 로 기존 인구학적 연구들에서 논의된 원하지 않은 시기(때)의(mistimed) 임신에 대해 조사 대상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응답했는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가 ‘원한’ 임신과

‘원하지 않은’ 임신만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 과소 보고될 개연성이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임신-출산의 계획성 개념 측정상의 한계를 고려한 상태에서 본 연구에서는 임신 당시

‘원한’ 임신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출산을 계획한 출산으로, ‘원하지 않 은’ 임신으로 인한 출산을 계획하지 않은 출산으로 정의하고 분석을 진 행한다.14)

우선, 본격적으로 분석하기에 앞서 아래에서는 2018년 전국 출산력 조 사에서 조사된(보고된) 전체 임신 이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참고로 아래에 제시된 자료에는 전국 출산력 조사의 기혼 여성 표본에 포함된 미 혼모의 임신 이력 또한 모두 포함되어 있다(N=11,207명).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에서 파악된 임신 이력 건수는 총 2만 4264건이며, 이 중에 서 조사 당시 임신 중인 사례가 325건이다.

14)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임신이 아니라 출생(live birth)이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의 경우 인공임신중절을 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임신은 출생에 비해 응답상의 오류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임신-출산의 계획성과 관련된 연구들이 ‘임신’ 대신 ‘출생’

에 초점을 두는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Guzzo & Hayford, 2011, p. 1496).

조사 시점 기준으로 임신이 종결된 2만 3939건을 기초로 주요 임신 관 련 사항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전체 임신 이력에서 계획하지 않은 임신의 비율은 16% 정도로 나타난다. 조사 대상자들의 임신 이력을 시기 별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최근으로 올수록 계획하지 않은 임신의 구성 비가 낮아지는 패턴이 관측된다. 물론 이는 조사 시점 기준으로 확정된 분석 대상자들의 임신 이력을 시기별로 나열한 것으로서 각 연도의 15~49세 여성 전체의 임신 계획 여부에 따른 분류는 아니다. 특히 2018 년 자료의 경우 대부분의 임신이 조사 시점 기준으로 종결되지 않은(임신 중) 상태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표 3-1〉 2018년 출산력 조사 기혼 여성(15~49세)의 임신(종결) 이력 임신연도

계획한 임신 계획하지 않은 임신 전체 임신

규모(건수) 비율(%) 규모(건수) 비율(%) 규모(건수) 비율(%)

~1999년 3,865 78.48 1,060 21.52 4,925 100.00

2000년 798 82.95 164 17.05 962 100.00

2001년 717 81.29 165 18.71 882 100.00

2002년 728 81.98 160 18.02 888 100.00

2003년 787 81.89 174 18.11 961 100.00

2004년 744 83.88 143 16.12 887 100.00

2005년 854 84.98 151 15.02 1,005 100.00 2006년 888 84.09 168 15.91 1,056 100.00 2007년 987 86.50 154 13.50 1,141 100.00 2008년 919 84.86 164 15.14 1,083 100.00 2009년 975 84.64 177 15.36 1,152 100.00 2010년 1,082 85.53 183 14.47 1,265 100.00 2011년 1,083 87.06 161 12.94 1,244 100.00 2012년 1,049 87.93 144 12.07 1,193 100.00 2013년 1,034 86.09 167 13.91 1,201 100.00 2014년 1,055 88.14 142 11.86 1,197 100.00 2015년 984 88.49 128 11.51 1,112 100.00

2016년 834 87.42 120 12.58 954 100.00

2017년 671 87.83 93 12.17 764 100.00

2018년 44 65.67 23 34.33 67 100.00

합계 20,098 83.96 3,841 16.04 23,939 100.00 주: 2018년은 전국 출산력 조사가 이루어진 연도로 조사 대상자들(15~49세 기혼 여성)에 대한

결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임신 중 제외 등).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원자료 분석.

〈표 3-2〉는 임신이 종결된 2만 3939건의 임신 방법과 임신 결과를 보

나타난다. 경제적 곤란으로 인한 인공임신중절의 비율은 3% 미만 수준 이다.

계획한 임신과 달리 계획하지 않은 임신의 경우 임신부 건강이나 자궁 외 임신 그리고 태아 이상으로 인한 인공임신중절의 비율은 14% 수준이 다. 반면 원하는 수의 자녀를 출산하여 더 이상 출산을 원하지 않는 비율 이 대략 25% 수준으로 나타난다. 터울 조절 목적의 인공임신중절의 비율 은 12.36%이다.

더 이상 출산을 원하지 않거나 터울 조절로 인한 인공임신중절은 기본 적으로 피임 실패(contraception failure)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혼 전 임신으로 인한 인공임신중절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피임 실패로 인한 인공임신중절이 전체 계획하지 않은 임신에 기초한 인공임신중절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보고 된 전체 인공임신중절의 80% 이상이 ‘계획하지 않은’ 임신에 기초함을 고려할 때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피임 실패의 문제가 인공임신중절 문제 와 밀접히 연관되는 이슈임을 시사한다.

한편, 계획한 임신에 비해 계획하지 않은 임신에서는 경제적 곤란으로 인한 인공임신중절의 비율이 17.62%로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살펴볼 수 있다. 반면 임신의 계획 여부와 무관하게 태아 성별에 따른 인공임신중절 의 구성비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물론 인공임신중절의 보고 (발생) 수준 그리고 인공임신중절을 한 이유는 모두 응답자의 자기 보고 에 기초한 정보이기에 측정상의 오류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표 3-2〉 2018년 출산력 조사 기혼 여성(15~49세)의 임신 이력: 임신 방법 및 결과

합계 23,537 402 19,282 30 9 2,962 1,656 주: 2018년은 출산력 조사가 이루어진 시기로 조사 대상자들(15~49세 기혼 여성)에 대한 완결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원자료 분석.

〈표 3-3〉 임신의 계획성에 따른 임신 결과 및 인공임신중절 이유

합계 20,098 100.00 3,841 100.00

인공

합계 305 100.00 1,351 100.00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원자료 분석.

앞에서는 전체 임신 이력을 ‘임신’의 계획 여부에 따라 살펴보았는데, 아래에서는 출생(live birth)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살펴본다. 특히 본 연구는 출생을 단일의 사건으로 정의하는 대신 하위 유형으로 구분한 후 인구사회학적 변수들과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

앞에서는 전체 임신 이력을 ‘임신’의 계획 여부에 따라 살펴보았는데, 아래에서는 출생(live birth)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살펴본다. 특히 본 연구는 출생을 단일의 사건으로 정의하는 대신 하위 유형으로 구분한 후 인구사회학적 변수들과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