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국가에 의해 야기된 독일사회주의통일당 독재의 불법을 형법적인 관점에서 처리하는 작업은 이미 독일민주공화국의 말기에 시작되었다
.
10) 시민과 언론의 압력 때문에 최초의 자유선거가 실시되기 이전에 이미 호네커와 크렌츠가 물러난 후 권력 을이양 받은 정부는 독일민주공화국의 정치상층부와 과거 정권의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절차를 개시하였다.
이 절차들은1990
년3
월18
일 자유선거 이후에도 계속되었 고 확대되었다.
이 절차들은 주로 부정선거와 권한남용 및 부패를 내용으로 한 것이 었다.
통일독일에서는 독일사회주의통일당의 독재 기간에 범해진 국가에 의한 범죄들에 대한 형사소추 활동이
1990
년10
월에 이미 체계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이런 형사소 추 작업은 많은 경우 형사절차가 개시되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하였다.
독일사회주10) 독일민주공화국의 마지막 해에 이루어진 청산작업에 대해서는 Bock, Vergangenheitspolitik im Systemwechsel, 2000 참조.
의통일당의 후속 정당인 민주사회주의당이 독일민주공화국 범죄자를 대상으로 하여 제출한 일반사면안은 연방의회에서 부결되었다
.
11)1) “
두 열쇠 해법”
독일사회주의통일당 정권 하에서 범해진 불법의 가벌성과 관련된 법적 테두리는 통일조약에 확정되어 있었다
.
통일조약 제315
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행위시에 효력 이 있는 법이 적용될 수 있었다.
물론 그 적용 가능한 법은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변경되지 않아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형법 제2
조에 따라 경한 법이 적용되어 야만 한다.
따라서 독일민주공화국 형법을 독일연방공화국 형법전으로 대체하는 것은 행위 종료시와 판결시 사이에 국내법의 변경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독일민주공화국 불법의 가벌성 문제는 독일연방공화국 형법전에 규정된 이른바“
가장 유리한 법 적용 원칙”
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것은 실무에서 법원이 일차적으로 어떤 행위가 독일민주공화국 법에 의할 때 가벌적이었는지 여부를 심사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독일연방공화국 형법에 따라서도 가벌적인지 여 부를 심사해야만 했다.
오로지 이렇게 두 법률 모두에 따라 가벌적인 경우,
즉 독일민 주공화국(
구동독)
의 법뿐만 아니라 독일연방공화국(
구서독)
의 법에 따라서도 가벌적 인 경우에만 형사처벌이 허용되었고,
이 경우에도 단지 경한 법에 따른 형사처벌만 허용되었다(“
두 열쇠 해법”, Zwei-Schlüssel-Ansatz).
이론적으로 볼 때 매우 명확한 법적 해결이었던 이 방식은 실무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였다
.
특히 아래에서 대표적 사례로서 다루게 될“
베를린장벽 발포사건”
절차에서 독일민주공화국의 법을 적용할 때에도 이 행위들이 가벌적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12) 그 핵심에는 독일민주공화국 군인에 대한 유죄판결이 소급효금 지원칙에 반하는 것인지의 문제가 놓여 있었다.
물론 독일민주공화국도 고의 살인을 형사처벌하였다.
그러나 탈출하려는 자에 대한 살인은 그 살인이 공화국탈출을 막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던 경우에는 언제나 정당화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독일민주공11) Schaefgen, in: Werle, 2006, 15면, 16면 참조. 일반사면에 관한 논의는 아래 바) 1) 참조. 12) 이에 관해 자세히는 Rummler, Die Gewalttaten an der deutsch-deutschen Grenze vor
Gericht, 2000 참조. 또한 Marxen/Werle, Die strafrechtliche Aufarbeitung von DDR- Unrecht: eine Bilanz, 1999, 8면 이하; Vest, Gerechtigkeit für Humanitätsverbrechen?, 2006, 7면 이하 참조.
화국 국경법 제
27
조 제2
항에 따르면 총기류 무기의 사용은“
사정을 고려할 때 중죄로 평가되는 범죄의 실행이 바로 임박한 경우에 그 실행을 저지하거나 그 실행된 중죄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때는 정당화되었다.
“
공화국탈출”
은 독일민주공화국 형법전 제213
조에 따르면 언제나 중죄이었기 때문 에,
13) 총기를 사용하여 독일민주공화국 국경법 제27
조 제5
항이 규정한“
범행”
을 막는 경우에는 단지“
해당되는 사람의 생명을 가능한 한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할”
뿐이었 다.
결과적으로 독일민주공화국 실무에서 이 규정은 다음과 같은 분명한 의미를 가졌 다: “
어느 누구도 국경을 넘을 수 없다.”
바로 이것이 최고의 효력을 갖는 요구였다.
14)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국경 통과를 막으려는 목적은 독일민주공화국 법의 테두리 안에서 비례성원칙을 심사할 때 전제되어 있었다.
비례성이란 먼저 경고하는 것을 의미했다.
경고가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경우에는 탈주하려는 자가 더 이상 탈주할 능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것이 실현 불가능한 경우 결국 살인도 최후수단으 로서 허용되었다.
탈주하려던 자를 총살했다고 해서 독일민주공화국에서 형사절차가 진행되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관할 국가기관에 의해 표창장,
훈장,
금전보상,
포상 휴가와 승진 등을 포함한 포상들을 통하여 크게 인정을 받았다.
15)이 점을 고려하면 언뜻 보기에는 이 문제와 관련된 상황이 분명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
독일민주공화국 국내법에 따를 때 합법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국경탈주를 저 지하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투입한 살인은 허용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범주 안에서는 독일민주공화국 법률이 살인에 대한 허가증을 발부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일민주공화국 법을 그 역사적 의미에서 이해한다면, (
국경)
발포사살은 일반적인 경우에 국내법적으로“
합법적”
이었다.
이런 관점을 기소된 국경수비대원들과 그 변호인들도 주장하였다
.
국경수비대원들 은 탈주자들에게 총을 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총을 쏠 때 그들이 죽을13) Vormbaum, Das Strafrecht der DDR, 2015, 420면 이하, 517면 이하 참조.
14) Werle, Neue Juristische Wochenschrift 2001, 3001, 3004면 참조. 연방대법원은 BGHSt 39, 1, 11면은 결론적으로 동독에서는 “탈주가 성공하는 것보다 탈주시도자들이 죽는 것이 더 낫 다”는 표어가 타당했고 지적한다.
15) Marxen/Werle, Die strafrechtliche Aufarbeitung von DDR-Unrecht: eine Bilanz, 1999, 11면; Werle, Neue Juristische Wochenschrift 2001, 3001, 3004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감수하였음을 인정하였다
.
물론 그들은 이것이 독일민주 공화국 법에 따르면 허용된 것이었다는 점,
심지어 의무를 특별히 잘 이행하는 것으로 높게 평가되었다는 점까지 원용하였다.
변호인들은 그 행위가 행위 시점에 효력이 있던 독일민주공화국 법에 따를 때 금지되지 않았던 것이므로,
총살을 이유로 유죄판 결을 하는 것은 소급효금지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였다.
2)
구동독법률의 인권친화적 해석・적용16)통일독일의 사법기관은 많은 결정들에서 이러한 관점을 따르지 않았으며
,
이때 두 가지 논증 방식이 이용되었다.
아래에서는 이 논증의 핵심 부분을 재구성하기로 한다.
법원은 한편으로는 독일민주공화국 법을 인권친화적으로 해석하였고,
다른 한 편으로는“
라드부르흐 공식”
과 국제법을 원용하였다.
결과적으로 연방대법원은 국경수비대원들이 독일민주공화국의 법
(
도)
위반하였으 며,
따라서 유죄판결을 내리는 데에 어떠한 장애도 없다는 관점을 취하였다.
17) 연방대 법원의 결론,
즉 국경수비대원들이 독일민주공화국 법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다.
그렇지만 독일연방공화국 사법기관이 독일민주공화국 법이 법실무 를 통해 실제로 드러난 모습과 같이 독일민주공화국 법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연방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제기하였다:
독일민주 공화국 법,
특히 국경법이 인권을 고려할 때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었는가?
또는 다르게 해석되었어야만 하는가?
달리 말하자면,
인권의 정신으로 충만한 법관이라면 어떻게 독일민주공화국 법률의 문언을 해석했을 것인가?
그런 인권친화적 법관은 국경에서의 살인을 이미 독일민주공화국에서 위법하고 가벌적인 행위라고 선언할 수 있었을 것인가?
연방대법원은 이런 식으로 독일민주공화국 국경법에 대한 인권친화적 해석이 요청 되는 것으로 보았다
.
독일민주공화국 헌법도 생명의 보호와 비례성원칙을 승인하였다 는 것이다.
즉 구동독 헌법에 비추어 볼 때 국경법은 제한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비무장 탈주시도자를 살인의 고의로 사격해서는 안 된다.
18) 독일민주공화국의 법에 따를 때도 인권친화적16) Werle, Neue Juristische Wochenschrift 2001, 3001, 3004면 참조. 17) BGHSt 41, 101면 이하 참조.
으로 해석하면 국경에서 실행된 발포사살은 위법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올바로 이19) 이런 판결의 논증과정에 대한 요약으로는 Rummler, Die Gewalttaten an der deutsch-deutschen Grenze, 2000, 330면 이하 및 인용된 문헌 참조. 또한 Marxen/Werle, Die strafrechtliche Krenz/Deutschland). 이 판결은 Neue Juristische Wochenschrift 2001, 3035면 이하에 수록되
“
인권친화적 해석”
은 독재 이후에 가벌성을 근거 짓기 위해 허용되는 방법으로서 명시적으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반인권적 법률을 인권친화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볼 때 의문의 여지가 존재한다
.
이는 독재의 핵심,
즉 인권적대적인“
합법성”
이 제거되도록 해석된 다는 점이다.
독일민주공화국의 법은 인권보호를 위한 제한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의 수단으로서 구상되었다.
기본권이 독일민주화국에서는 국가의 침해에 대한 방어 수단그러나 반인권적 법률을 인권친화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볼 때 의문의 여지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