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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연구기관이 되길

문서에서 국토연구원 30 년사 (페이지 82-85)

권 원 용

전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시립대 교수 (재직 1979. 2. 1~1989.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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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개발연구부를 이끌고 초대 기획실장을 지냈다. 이리저리 쫓겨 다니지 않는 멋진 자체청사와 품위 있는 지금의 근무환경이 부럽다. 무엇보다 연구주제가 정교해지고 더욱 세련된 각론으로 구체화되었다. 1988년 노조 탄생 이후 보고서에 연구책임자를 당당히 드러내는 것은 속표지 말 미에 연구진을 소개하던 관행에 비추어 진일보한 혁신감(?)으로 눈길을 끈다.

급변하는 한국사회에서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일은 무모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저 출산·고령화시대를 거쳐 2050년경 전국인구가 절대감소로 돌아선다는 예측은 상당히 신 빙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까지 양적 성장 패러다임에 기초한 국토 관련 연구의‘프레임’에 대한 총체적인 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우선, 분권화와 민영화의 큰 흐름에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한다. 중앙정부가 쥐락펴락하던 개발연 대식의 관변계획은 이제 수명이 끝났다. 초국적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경제와 민간부문의 전면 적 비대화는 정부의 시장개입을 왜소화시키는 까닭이다. 민간연구소는 기업의 이윤추구에 봉사 하며 시의성 포착과 기동력이 뛰어나다. 긴 호흡으로 중립성을 지키는 일은 연구원의 존립가치 와 직결되는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둘째는 국토정책의‘메모리’기능을 토대로 하여 명실상부한 국제적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이 전문관료제(technocracy)의 정착을 막고 있 다. 당연히 업무숙지도는 떨어지고 정책의 태동과 추진도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에 견주 어 연구원은 정책수립의 배경부터 사후적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아카이브’역할을 수 행하게 된다. 2050년까지 세계인구는 100억 명에 이르며 금년부터 66억 명의 절반이 도시지역 에 거주하게 된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도시화의 경험은 제3세계가 본받고 싶은 대상이다. 후발 국에 필요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다인종·다문화시대에 걸맞는 범지구적 네트워 크를 형성해야 한다. 이른바‘신도시 건설의 한류’를 적극 지원하고 계획전문 두뇌집단으로서 자 문역할을 활발히 전개하는 세계적인 국토정책의‘허브’연구기관이 되어야 한다.

셋째로, 지속적인‘국토의 지능화’분야가 연구의 프런티어가 되어야 한다. u-Ecocity가 구축하 는 첨단 정보인프라는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

개별 건축물과 도시시설에 고유한 ID가 부여된다. 이와 함께 국토계획은 첨단IT와 융합되면서 그 범위가 전자적 공간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고차원 GIS로 말미암아 경관, 지하매설물, 환경, 방재, 교통안전 등을 한눈에 파악하는 국토관리가 가능해진다. SF 같은 환상이지만 두뇌 입력 영 상정보(imagineering)의 도움으로 주민참여와 집단의사결정은 광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앞으로 30년, 미래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하지만 오래오래 살면서 국토연구원의 화려한 변신과 눈부신 행보를 기대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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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은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산업단지, 도로, 철도, 댐, 항만 등의 인프라와 도시개발 등 국토의 개발과 보전에 관련 된 계획과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가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판단된다.

197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초창기에 국토의 장기적 개발을 위한 청사진이라 할 수 있 는 국토종합개발계획을 국토연구원이 수립하여 그 당시 경제개발의 청사진인 경제개발 5개 년 계획과 쌍벽을 이루는 국가의 핵심적인 계획이 되었다. 그후 매 10년마다 국토종합개발 계획을 국토연구원에서 수립하여 국토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그동안 국토연구원에 서 연구된 수많은 연구들이 정부정책이나 계획으로 채택되거나 국토계획이나 도시계획의 학문적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국토연구원에서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인력들이 학계나 다른 연구기관으로 자리를 옮 겨 많은 활약을 하는 등 국토 및 도시계획분야에서 리더로 역할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우 리나라 국토 및 도시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규모와 연구능력과 업적으로 볼 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앞서가는 연구기관이라 할 수 있다.

국토연구원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난 30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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