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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아우르는 국토전문가 양성해야

문서에서 국토연구원 30 년사 (페이지 76-79)

김 정 호

전 국토연구원 부원장(재임 1999. 10. 6~200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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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한 얘기를 하는 이유는 국토연구원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국토전문가의 배출이었 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국토연구원은 시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과 환 경을 조성해 주었고, 그 결과 많은 전문가를 배출했으며 이들은 각계 각층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토연구원이 전문 연구원으로 성공한 배경에는 역대 원장님들의 노고 가 컸다고 생각된다. 그분들이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한 분야에서 연구방향을 제시해 주 었고, 연구원들은 적절한 연구과제를 선정,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능한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었다. 나도 이분들의 신뢰와 도움이 없었다면 새로 운 연구 분야를 계속해서 개척해 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면서 살고 있다. 세계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경제나 비즈니스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등 각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정보화 또한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전파하 고 있다. 지식과 정보혁신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IT, BT, NT, ET 등이 성장동력 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며, 최근에는 이들을 융복합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예 고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또한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저출산, 여성의 사회진출, 그 리고 외국인 인력의 급속한 증가는 우리 사회의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복 지의 중요성이, 다른 한편으로는 더불어 살아야 하는 관용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 다른 심 각한 문제는 기후변화다. 지구온난화는 이제 전 지구적인 문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우리 모두 에게 주어진 대명제인 것이다. 에너지에 대한 생각도, 삶의 질에 대한 개념도, 모두 변해야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30년간 국토연구원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이러한 일련의 변화를 미리 예견하여 긍정적인 변화는 적극 수용하고 부정적인 변화는 가급적 배제할 수 있도 록 공간정책을 구상하여 정부가 액션을 취하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여기에서 항상 문제되는 것 이 효율과 형평의 조화다. 선진화를 위해서는 효율이 전제되어야 하고,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형평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효율도 궁극적으로는 형평을 위한 수단이기 때 문이다. 두 개념 간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된다.

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득과 삶의 질에 있어 양극화 문제도 공간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이에 대 한 해결책도 제시해야 한다. 진정한 사회통합은 계층 간, 지역 간 고루 잘살게 됨으로써 가능해진 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러한 지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해야 한다.

세 번째는 국토환경을 보전하는 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고도성장을 이룩했지만 그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 환경이 많이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도시와 국토는 건강하지 못하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 부존자원 없이도 지식과 정보 그리고 유능한 인적자원만으로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관광, 비즈니스 서비스, 통신, 전기전자 그리고 금융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한다면 선진화는 조기에 이룰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국토공간을 유지해야 한다. 작금의 에너지 과소비적인 국토전략과 도시구조는 과감하게 시정되어야 하고 국토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이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국토분야의 전문가를 배출하는 일이다. 향후 30년간에는 과거 어 느 때보다도 높은 식견과 소명의식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도시, 주택, 환경, 문화, 에너 지 등 특정분야를 세부적으로 다루는 전문가는 물론, 각 분야별로 흩어져 있는 지식과 정보를 유 기적으로 종합, 융합해 보다 차원 높은 제언을 할 수 있는 전문가도 필요하다. 30년 후에도 국토 연구원이 배출한 많은 인재들이 지역과 국가, 나아가서는 지구촌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을 믿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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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이한다. 30년이면 한 세대가 완성되고 새로운 세대가 시작되는 기간이다. 국토연구원은 그동안 국가 및 사회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설립 초기 에는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을 뒷받침하는 공간 및 물적 시설의 효율적 공급 전략을 마련하는 데 치중해 왔으나, 1980년대 이후에는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초래된 국토자원 훼손과 환 경오염 및 지역불균형과 같은 부작용을 치유하는 연구에 앞장서 왔다. 국토환경 복원과 균형 발전 없이는 국가발전 잠재력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 최근에는 도시와 지역 혁신을 통한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의 마련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그동안 공간계획분야의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으로서 학문의 발전과 전문직 육 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국토연구원이 배출한 수많은 고급두뇌와 전문 인력들이 학계와 전문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성과는 조직 구성원들의 열정과 헌신적 노력의 산물이다. 본인은 23년간 국토연구원 조직구성원의 하나였음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 각해 왔다. 전문분야 최고의 지식과 경륜을 갖춘 수많은 선배 및 동학들과의 만남은 큰 행운 이었다. 요즘도 종종“우리 국토연구원”이란 말이 무의식 중에 튀어나와 주변의 눈총을 받 기도 한다. 따뜻한 인간관계와 구성원의 발전을 중시하는 국토연구원만의 조직문화와 전통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0년 후에도 국가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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