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원가절감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ReSEAT 전문연구위원 진영훈
동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주행 중인 자동차를 제동력에 의해 정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다. 흔히 막 나가는 사람을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비유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 까 생각한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유압 브레이크, 에어 브레이크, 그리고 전자 브레이크로 구분한다. 유압 브레이크는 승 용차와 소형 버스 및 트럭에 주로 장착되고, 에어 브레이크는 대 형 버스나 트럭에, 그리고 전자 브레이크는 공작기계에 주로 사용 된다.
브레이크 라이닝은 브레이크 종류에 관계없이 모든 제동시스템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소모품이다. 드럼, 디스크와의 마찰에 의해 기계적 회전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시켜 제동력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 라이닝은 브레이크슈에 접착 되거나 리벳으로 고정된다. 라이닝은 일정기간 사용하면 교체가 필요한 소모성 부품으로, 관련 시장이 매우 방대하다. 집이나 회사 주변에서 수없이 많은 자동차 정비업소의 간판에 ‘배터리/브레이크 교환’이라는 문구가 명시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브레이크 라이닝을 생산하고, 열경화성 수지 접착제를 도포해 시판·
수출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어느 날, 모든 부서가 원가절감을 위한 사내 캠페인을 시작했다. 생산부서에서는 접착제 국 산화를 목표로 원가절감을 추진하였다. 그 동안 열 경화 접착 공정에서 사용해 오던 접착제는 일본 제품으로 비교적 고가에 속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접착제가 개발되어 판매 중이었다. 거두절미하고,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수입 접착제를 국산으로 바꾸는 게 효과적이었다.
저렴한 국산 접착제를 이용해 브레이크 샘플에 시험을 진행했다.
브레이크슈와 클램프를 사용하여 고정시키고, 열처리로에서 열 경화 접착 후 전단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기존의 수입 접착제와 동일한 수준의 결과가 나와 만족할 수 있었다. 국산 접착제를 사용하는 원가 절감 시도에 대성공을 거두고, 모든 브레이크 라이닝에 국산 접착제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생산팀장은 대규모 원가절감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상까지 받았다.
합리적인 원가절감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41
일본에서 수입된 접착제의 경화시간은 15분이었는데, 한국에서는
합리적인 원가절감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43 강도는 100% 합격이었다.
원가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발과정부터 생산과정 까지 철저한 품질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무턱대고 일부분에 대한 원가절감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전체 생산 공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는 어찌 보면 기본적이고 단순한 원칙이다.
그리고 변경된 사양이 있다면, 반드시 문서화하여 관련 규정에 기록 해야 한다.
브레이크 부품은 자동차를 멈추게 하는 최대의 보안부품으로 엄격한 품질관리가 최우선이다. 만일 사태가 더 악화되었다면, 회사가 도산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처음 원가절감을 추진할 때, 내수 용만이 아닌 수출용까지 감안해 미국 현지의 생산조건도 고려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대부분 생산업체에서는 ‘생산성 향상, 불량 감소 그리고 원가절감’이 공통적으로 추진되는 목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는 ‘원가절감’만을 외치는 건 너무 구태의연한 구호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 앞에 ‘합리적’이라는 문구를 삽입 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할 때이다. 단순히 눈앞의 고객과 수요만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다 넓은 시계를 확보 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자세만이 글로벌 경제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
기업에서 부품을 개발하여 납품하기까지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