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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협력이 가져다준 선물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06-121)

ReSEAT 전문연구위원 박장식

년도는 일본의 경기가 좋아서 대학을 졸업하면 회 사 다섯 곳 정도를 골라두고 선택해서 취업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당시 내가 졸업한 일본공업대학에서는 많은 회사들 이 탐내는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 시기 일본은 취업이 나 사업을 할 때 관련 분야의 유명인사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성사 될 가능성이 높은 관습이 있었다. 특히 졸업생의 경우 지도 교수 의 추천을 받으면 어느 회사든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일본공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지도 교수의 추천을 받아 첫 직장에 들어갔다. 내가 취직한 회사는 직원이 약 천 여명에 달하는 진공장비 제조회사였다. 이 회사는 각 분야의 장치를 개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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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에 대해 스퍼트가 된 타깃의 무게 비율을 의미한다. 캐소드는 타깃의 하부에 자석이 장착 되어 플라즈마를 발생하는 스퍼트 장치의 핵심 부품으로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침 내가 속한 사업부에서는 길이 400mm 정도의 짧은 캐소드를 개발해 성능을 향상 시키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길이의 두 배를 족히 뛰어넘는 1m 이상의 고효율 캐소드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장장 1년 간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사업부와 재료연구소 직원 10명이 참여했다. 각자 기술 검토 및 실험 추진, 현장의 공정 및 성능 확인, 중국 공장으로 파견 되는 등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내가 맡은 분야는 기술 분야 책임자로, 추진 방향과 실험 및 결과 검토에 대한 업무를 담당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팀원이 모여 진행 상황과 앞으로 계획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사업부장, 연구소장, 부장, 과장 등 여러 직급이 참여했다.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는데, 직급이나 나이를 앞세우지 않고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경청하고 이해하는 편한 분위기로 진행돼 깜짝 놀란 적도 있다. 각자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고, 조언을 들으며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움닫기의 장이었다.

회의에서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는 계속해서 개발에 몰두 했다. 어떻게 해야 타깃의 사용 효율을 25%에서 4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단 말인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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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했기 때문에 자석을 접착 시키고 배열을 완성하는 기간만 꼬박

열정과 협력이 가져다준 선물 107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던 가장 큰 힘은 회사 에서 배운 많은 기술과 동료들하고 나눈 진심어린 격려와 우정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중국으로 보냈던 캐소드 테스트에 문제가 있었을 때도 개발 첫 단계부터 동료들과 원리에 기초해 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연구원들도 열정과 협력을 다한다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잘하도록 서툰 것을 메워주는 사람들”

ReSEAT 전문연구위원 조 만

는 독일과 일본의 원자력연구소에서 각각 18개월과 12개 월을 보냈다. 그 소중한 시간 중에서 인상 깊었던 일을 소 개하려고 한다. 내가 속해 있던 그룹은 독일에서는 20명, 일본에 서는 10명 정도로 다양한 전공을 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 은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가 되면 항상 티타임을 가졌다. 출근 길에 속도위반으로 교통 범칙금을 냈다느니, 아이가 유치원에 안 가겠다고 떼를 써서 부부가 같이 울었다느니 하는 시시콜콜한 일상 적인 이야기로 티타임은 시작된다. 그러다가 누군가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데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구체적인 고민거리를 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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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기간에 3편의 학술발표와 추천핵자료생산 그리고 일본원자력

“잘하도록 서툰 것을 매워주는 사람들” 111

나타났을 때 우리는 모두 감격했다. 증발하는 물 분자의 에너지와 핵

“잘하도록 서툰 것을 매워주는 사람들” 113

측정 자료가 보여주는 원자핵 내의 중성자 준위와 이들의 준위 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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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다른 프로젝트 연구자들 그리고 학계가 채워주었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다듬어질 수 있었다. 내가 독일과 일본의 연구실에서 느꼈던 효율적인 협력 시스템이 한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던 것. 말 그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어주는 동시에 자신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던 것이다.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독일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의 성공 DNA가 우리 연구사회에도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든든해졌다. 우리도 이제 3대 원전 수출국이 된 이 시점에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의 단점을 보듬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체를 위하여 원로과학자가 걸어야 하는길 117

중소기업체를 위하여

문서에서 R&D 성공실패사례 에세이 (페이지 106-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