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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형 공원 설계의 분석

문서에서 국토연구 (페이지 72-80)

Core, Value-added, Opportunistic 스타일의 적용 가능성

III. 한국 대형 공원 설계의 분석

70 국토연구 제76권(2013. 3)

경험의 수준을 숭고의 경험으로 확장시켰다. 대형 공 원 설계에서의 미학적 실험은 기존의 공원이 제공하 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과 미를 인도하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예상된다.

설계 쟁점에 따른 한국 대형 공원 설계의 비판적 분석 71 무를 생각하는 날, 환경 조형물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

을 제안하였고, 특별히 부지 북서측에 위치한 성수중 학교 건물을 활용하여 열린 시민 학교를 운영하고자 하였다. 열린 시민 학교는 공원의 시설물을 생태˙환 경˙역사˙문화 관련 시민단체들의 교육 공간으로 활 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공원 활동을 도출하기 위해 다수의 출품작 이 대상지의 환경적 조건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단위 공간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조경설계서안의

‘서울숲’은 교육과 문화, 생태 탐방, 스포츠, 휴식과 산 책 등의 카테고리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고 그 공간에 다양한 종류의 활동 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도화종합기술공사의 ‘공생의 고리’ 는 습지 생태의 숲, 재생의 숲, 열린 참여의 숲, 자연 생태의 숲, 물의 정 원, 에너지의 숲이라는 여섯 가지 테마 공간을 제시하 고 여기에서 단위 공간을 더 세분화하여 나누었다. 서 인조경의 ‘O2 Centre’는 각 단위 공간을 12개의 테마 숲으로 나누었고, 각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계절별 주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시하였다.

전반적으로 뚝섬 숲(안) 조성 현상공모의 출품작들 은 참여의 전략과 공간의 다양화 전략을 다수 제시하였 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그 내용이 선언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한계로 나타난다. 일례로 서 인조경의 ‘O2 Centre’, 우대기술단의 ‘New Tech Forest’

와 동심원의 ‘서울숲’ 마스터플랜에 제시된 단위 공간 의 수는 각각 46개, 49개, 51개이며, ‘공생의 고리’의 경 우는 64개나 되는데, 이들 공간에서 예상되는 활동의 범주는 피크닉, 생태 학습, 산책, 운동 등으로 매우 일 반적이면서 동시에 한정적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설계가 다층적인 활동의 공존과 혼합, 그리 고 때때로 발생할 수 있는 이질적 활동 집단 간의 갈등 을 예측하기보다는 물리적인 공간의 세분화에 집중하 였다고 평가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 국제 설계공모는 뚝섬 숲(안) 조성 현상공모와 마찬가지로 공공성의 가 치 보장을 위해 다양한 유형의 문화적 활동기반을 요 구했다. 더불어 도시민이 공원을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효율적으로 구축할 것을 요구했 다. 이에 따라 다수의 설계안은 문화˙예술˙역사˙

교육 등 다양한 종류의 단위 공간이 통합적으로 배치 되는 전략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용자들이 그곳에 쉽 게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했다. 예를 들어, 1등 안인 노선주 등의 ‘Ancient Futures’는 도시 공간과 면 하고 있는 대상지의 북쪽과 서쪽 가장자리에 소공원, 광장, 마켓, 아트센터, 커뮤니티센터 등을 연속적으로 배치했고(<그림 2> 참조), 2등 안인 김종규의 ‘Long Views’ 또한 도시와의 연결성이 우수한 96번 국도와 남쪽 제방도로에 인공의 플랫폼을 더해 다양한 성격 의 단위 공간을 연속적으로 배치했다(<그림 3> 참조).

그림 1 _ ‘서울숲’(동심원)의 참여 다이어그램

그림 2 _ ‘Ancient Futures’의 도시와 인접한 면을 중심으로 구축한 프로그램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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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등 안인 민현준의 ‘Carved Park’는 대상지의 기존 경관과 구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보행 로와 활동 공간만을 음각의 형식으로 개발하였고, 이 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을 발생시키는 단위 공간을 보 행의 각 결절점에 제안함으로써 파편화된 구조를 보 였다. 그러나 파편화된 단위 공간은 도시와 공원을 가 로지르는 보행로를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이 역시 연속적이고 쉬운 접근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설계는 단위 공간의 성격을 다양화하는 것에 서 나아가 단위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것에 집중했다. 접근의 용이함은 시민들의 공 원 참여를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간 프로그 램의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설 계 과정에서 이용자 계층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설계 방식을 취하 였다는 한계를 지닌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역시 다양한 문화적 욕구 와 공공성이 존중되는 공원 설계를 목표로 단위 공간 및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세분화 전략을 제시하고, 공 원의 조성˙운영˙관리에 적극적 참여를 도모하는 프 로그램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대형 공원 설계에서 다층적인 공공성을 구축하기 위한 설계 개념이 ‘다양 화’와 ‘참여’로 공식화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용산공원 설계안들은 이들 프로그램에 수

익을 발생시키는 전략을 더하기도 했다. ‘Yongsan Park for New Public Relevance’(신화컨설팅+서안알 앤디디자인 외)의 공원 운영 프로그램인 ‘Friends of Yongsan Park’를 통해 공원 운영에 요구되는 비용 을 개인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소비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Yongsan Park Towards Park Society’(조경설계서안+M.A.R.U. 외)는 자율적인 이 용이 가능한 1,061개의 건물과 단위 공간을 시민들에 게 임대하는 ‘소셜 렌트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소셜 렌트 프로그램’은 누구든지 용산공원 내의 공간을 이 용하고 싶다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빌려 쓸 수 있도 록 한다. 이러한 전략은 대형 공원을 조성하고 관리하 는 데 필요한 대규모의 투자 비용을 공원 스스로 자족 하고, 또 개개인의 시민 혹은 단체를 투자에 참여시킴 으로써 공간에 대한 주체의식을 높이고자 함이다. 그 러나 시장의 논리가 공원에 개입됨으로 인해 대형 공 원은 오히려 공공 공간의 불평등한 사유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공공성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 에서 한계를 지닌다.

2. 도시와 생태계의 통합을 위한 설계 전략

뚝섬 숲(안) 조성 현상공모는 공원 녹지가 부족한 서울 시 동북부 지역에 자연 친화적인 대규모의 녹지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숲’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를 구체화하고자 했다. 따라서 설계 지침은 시설물보 다는 식재 위주의 설계를 요구하였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식재 수종의 선정을 요청하였다.

다수의 설계안은 설계 지침에서 제시된 바에 따라 ‘숲’

의 속성을 공간에 도입하였다. 여기에는 숲의 외적 특 성보다는 숲의 생태적 특성인 작동성과 자기조직성 등이 반영되었다. 일례로 동심원의 ‘서울숲’ 은 숲 구 조의 가변성과 대상지의 생물종 다양성을 분석하여,

‘생명의 숲’ 다이어그램을 통해 이러한 생태적 특성을 그림 3 _ ‘Long Views’의 96번 국도를 중심으로

조성된 인공 플랫폼

artifial platfoum/road#96 shoped felld/new paths existing paths

inhabitation on activity slope and road 96

설계 쟁점에 따른 한국 대형 공원 설계의 비판적 분석 73 고려한 공간의 구조와 형태를 보여주었다. 또한 인접

한 아차산, 남산, 응봉산의 식생 구조를 모델로 삼아 자 연스러운 천이를 유도할 수 있는 숲의 구조와 맥락을 구축하였다. ‘공생의 고리’는 야생 동물의 서식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생태 통로 네트워크를 설명하였다. ‘O2 Centre’는 최소한의 이용만을 허용하는 핵심 녹지 공 간에 천이, 성장, 순환, 서식의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 함으로써 도시에 산소를 공급하는 거점 녹지를 구성 하고자 했다.

이러한 설계는 보다 작동적(operational) 생태를 공 원 안에 통합시키고자 하는 대형 공원 설계의 생태적 목표를 반영한다. 기존의 생태적 설계가 곡선, 부드러 운 질감 등으로 대표되는 자연의 시각적 특성을 강조 해왔다면, 이들 설계는 생태학의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보다 작동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그러나 각각의 전략은 2000년의 다운스뷰 파크 등 서구의 설계 공모에서 도출된 방법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의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이상민.

2006: 134). 일례로 야생 동식물 서식 환경 및 종 다양 성을 설명하는 동심원 설계안의 다이어그램은 다운스 뷰 파크 설계공모의 ‘Emergent Ecologies’(James Corner + Sten Alen)에서 표현한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를 띠 고 있다(<그림 4> 참조).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은 신도시의 거 점 녹지 공간으로서 ‘경관과 환경의 거점’, ‘친환경’,

‘녹색 심장’, ‘자연 생성소’ 등의 생태적 개념을 설계의 기본 원칙과 비전으로 삼았다. 이는 총 2단계의 설계 공모 지침을 통해 구체화되는데, 1단계 설계 지침에서 는 전월산˙원수봉의 주변 녹지 체계와 경관, 금강˙

제천의 하천 및 습지 구역, 중앙에 펼쳐진 대규모 평야 등 해당 부지의 환경적 조건이 설계의 주요 기반으로 제시되었다. 2단계 설계 지침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과 자생적인 운영 방안, 생태적 공간에서의 교육 및 휴 식 프로그램 도입 방안, 대상지 내외부의 경관 자원 활

용 및 연계 방안, 토지의 절˙성토와 하천의 선형 변경 을 최소화하는 방안, 호안 정비 및 활용 방안 등의 구체 화를 제시하였다.

이처럼 친환경 도시의 비전과 풍부한 생태적 환경 조건을 바탕으로 중앙녹지공간 설계 출품작들은 생태 적 설계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였다. 당선 작 ‘Ancient Futures’는 대상지의 풍부한 생태적˙환 경적 조건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개념으로 ‘공존’을 논 한다. 중앙녹지공간은 도시와 자연, 인간과 자연의 공 존뿐만 아니라 파편화되어 있는 대상지 내외부의 생 태적 환경의 공존을 추구한다. 따라서 관개 수로에 변 화를 주고 금강의 둑을 제거하여 대평야와 강의 관계 성을 증폭시키는 것을 주요한 설계 전략으로 삼았다.

둑이 제거되면 강은 평야로 자연스럽게 넘친다. 대평 야의 논은 웅덩이의 형태부터 건답의 형태로 다채롭게

그림 4 _ ‘서울숲’(위)과‘Emergent Ecologies’(아래) 다이어그램의 유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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