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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사업 (공공차원 또는 피해자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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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

9. 추모 사업 (공공차원 또는 피해자 차원)

원하지 않는다.

10. 3~9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피해자의 평가

없다.

인천 송도 축구클럽 통학차량 교통사고 사망사건 11. 피해자의 현재 상황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면서 가장 괴로운 것은 축구클럽의 운영형태가 정상적이지 않 다는 것을 파악하고도 시정조치를 하지 못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자책감이었다. 사고가 있기 바로 일주일 전에 분명 통학차량을 이용하여 하원해야 할 아이가 귀가하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축구클럽 내 차량배치 담당자와 운전자 간의 소통오류로 아이가 학원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차량배치 담당자와 통화한 지 20여분 후 에 아이를 태우고 온 사람이 바로 일주일 후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였다. 당시 운전자는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 했고, 아이를 나에게 인계하면서 말로 설명하는 대신 전화기를 내밀었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계속 뇌리에 박혀있 다. 운전자는 축구코치였고 아이와 나에게 미안해하기보다,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전화기 너머에 있는 존재와 연 결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고 전혀 신뢰할 수 없는 태도였다. 차량배치 담당자는 연신 죄송하다며 자기가 제대로 전달을 못했다고 사과를 했고, 나는 속으로 오늘까지만 보내겠노라 마음먹었다.

하원 직후 같이 탄 엘리베이터에서 아들은 양쪽 신발 끈이 풀린 풋살화를 신고 있었다. 분명 신발주머니에 따로 풋살화를 챙겨갔었고, 실내 풋살장에서만 신는 신발이었는데 얼마나 급하게 아이를 태워 왔으면 신발도 갈아 신 기지 않고 이 모양으로 왔을까 생각하며 더욱 분개했고, 나는 아내에게 매우 화를 내며 다시는 보내지 말자고 말했 다. 하지만 아내는 축구클럽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초등학교 같은 반 아이들로 구성해서 한 반을 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중간에 아들만 빠지게 되면 아이들끼리 친해질 기회를 놓친다며 나를 설득했고 ‘언젠가 한 번 만 더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그만두리라’고 마음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뒤 일어난 그 사고 때문에 우리 부부는 아이와 영영 이별하는 고통을 겪었다. 엉망진창으로 운영되는 축구클럽에 아이를 보낸 나 자신이 가 장 원망스러웠고, 같은 슬픔으로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같이 죽자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며 지냈다.

한동안 온전치 못한 정신상태로 이 사건의 책임자와 구조적인 문제를 찾기 위해 매달렸고, 이 기간 동안 아이의 흔 적이 있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척 집에서 생활하며 매일 밤을 자책하며 잠들고, 그 다음날은 탓할 곳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며 지냈다. 다만, 집안 어르신들과 친구들 그리고 언론사 중에서도 진심으로 우리 이야기를 공감해 주는 분들 덕분에 근근이 버텨냈던 것 같다. 2019년 5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이후 정치하는엄마들에 도 움을 요청했고, 우리와 같은 처지에 놓인 어린이 교통사고 유가족들을 만나며 위로를 받을 수 있었고, 아이의 죽 음이 꼭 내 탓만은 아니라는 위안을 가질 수 있었다. 시민단체와 언론과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내 아이가 겪은 사고는 ‘언젠가는, 누군가는, 당했을 사고’였다는 것을 받아들였을 때 아이가 꿈에 나타나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품에 안겼고 그 순간이 꿈인 줄 알면서도 행복하고도 또 행복했다. 아이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내게 달려와 안겼고, 다시는 자신과 같은 아이가 없도록 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지만 내가 살아갈 수 있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들의 연대와 공감을 통해 여러 언론사와 인터뷰도 했고, 국민청원도 20만 명을 넘기고 여 러 국회의원들이 태호·유찬이법을 발의했고 법 개정에 이렀다.

12. 피해자로서 가장 힘들었거나 현재 힘든 점

개정된 법에도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에 늘 불안하고, 아무리 법 개정이 되어도 법전에만 잠들어 있을 뿐 행정부가 이를 제대로 실행할지 늘 걱정이다. 태호·유찬이법이 다른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는 여전히 우리 어른들의 몫이 크다. 얼마 전 인천 신광초교 앞 스쿨존 내 횡단보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평소 화물차 통행이 빈번한 곳에서 일어난 것을 보면 역시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였다는 걸 깨닫 게 된다. 노란 어린이 통학버스만 봐도 운전을 못할 정도로 분노조절이 안되어 힘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그 감정이 문득 다시 돌아올 때마다 두렵다.

13. 현재의 과제

태호·유찬이법으로 축구클럽, 농구교실, 리틀야구교실 등을 ‘체육교습업’으로 묶어 기존 체육시설업에 포함 시키 고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을 하게끔 법이 개정되었다.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시 설도 아동복지시설, 청소년수련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을 추가하여 기존 6종에서 18종으로 늘렸다. 기존 어린이 통학버스에 운영원칙에 동승보호자의 안전교육과 안전운행기록을 작성·보관·제출하는 등의 안전의무를 더욱 강 화하고, 법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관리단속이 경찰 소관인데 태호·유찬이법의 영향을 받는 다수 이해집단(학원협회 등)의 민원과 로비로 실제 단속과 처벌이 얼마나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기존 승합차에 노란색 차량도색과 발판 등 일정 시설과 장비만 갖추면 부여되는, 요식행위와도 같은 현재의 어린 이 통학버스 등록제도로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에 역부족이다. 수십만 km를 운행한 노후차량이 법적 으로 아무런 제재 없이 어린이 통학버스로 운행되고 있고, 사고 발생 시 낮은 차체 강성으로 어린이를 보호하기 어 렵고, 2점식 벨트는 아동뿐 아니라 성인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데 학원·어린이집·유치원 운영자와 승합차 제조 업체의 반발로 지금 이순간도 어린이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영유아, 아동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1) 어린이통학버스에 2점식 벨트가 아닌 3점식, 5점식 벨트 도입 2) 노후차량 반납 및 폐차

3) 어린이통학버스 등록제가 아닌 제작부터 차체 강성을 기준을 충족해야 주는 인증제 도입

인천 송도 축구클럽 통학차량 교통사고 사망사건

4) 어린이통학버스 전자 안전교육이 아닌 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 면허증 제도 도입 5) 어린이통학버스 사고 발생 시 운전자뿐만 아니라 시설 운영자도 연대책임 6) 안전한 교통문화 안착을 위해 지속적인 정부 주도 캠페인

7) 경찰 수시·일제 단속을 통한 어린이통학버스 운영자 경각심 제고(단속에 걸린 곳 대상 불시단속 시행)

14. 정부 및 국회에 대한 요구 사항

1) 정부

떨어지는 출생률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탁상행정만 하지 말고, 어린이들과 부모에게 직접 물어보기 바란다. 아동 인권을 최우선으로 삼아 생명존중을 기반으로 모든 행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교육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여 성가족부가 아동청소년 관련 업무를 나누어 갖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 남 일인 듯 미루다 보니 정작 어린이를 위하 는 나라는 없는 셈과 같다. 분산되어 있는 아동청소년 업무를 한 곳에 모아서 ‘어린이’라는 존재를 가장 최우선에 두는 행정부처가 존재해야 한다.

‘출산장려금’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어린이가 아닌 어른에게 돈을 쥐어 주는 식의 현 기조로는 출생률은 더욱 떨어 질 것이라 장담한다. 어린이를 어른에 종속된 존재가 아닌 한 사람의 국민으로 보고, 아동인권을 0순위에 두는 국 정철학을 세우지 않고서는 아이들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자 입장에서 불법을 저질러도 단 속에 걸리지 않고, 운 없이 단속에 걸려도 과태료나 벌금을 물고 영업하는 것이 더 이득인 지금의 상태를 방치하는 정부와 정치권이 더 문제다. 국가가 범법행위를 조장하는 것과 다음이 없다. 돈벌이에 급급하여 무고한 생명을 희 생시키는 범죄에 대해서는 무거운 처벌이 필수다.

청년들의 희망직업으로 공무원이 상위권에 오른지 오래다.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꿈의 직장’에 있는 당신들은 정 작 부처 간 떠넘기기, 부처 칸막이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언제까지 ‘공무원 마인드’라는 비아냥 속에 갇혀 살 것인가? 정부는 4차 산업이니 빅데이터니 AI니 도입이니 말만 하지 말고, 그동안 정부 부처에 쏟아진 민원과 정책제안들 가운데 ‘아동, 어린이’ 키워드로 검색부터 해보라. 해결책을 이미 손에 쥐고 있으면서 실행에 옮기지 않다가, 사건이 날 때마다 ‘정부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또다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2) 국회

① 지역이기주의 조장하고 이에 편승해서 권력을 바르게 쓰지 못하는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고 하니 학원협회, 어린이집협회, 유치원협회부터 현대기아차와 같은 재벌대기업까지 극렬히 반대했고 국회의 원들을 찾아 다녔다. 자기 지역구의 학원, 어린이집, 유치원 원장들이 법 개정을 반대해 달라고 요구하면 아동의 생명안전은 뒷전이 되고, 소수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정당한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어 진다. 비례대표제도의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② 국회의원 증원을 400명까지 늘려서 실제 일하는 의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내가 만난 국회의원은 300명 중에 10명도 안 되지만, 정말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일할 사람을 더 늘려야 한다.

③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국민소환제를 시행해서 일 안하고, 나쁜 짓 하고, 면책권을 남용하는 의원들을 정리해고 해야 한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구실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왜 본인들의 권리는 조금도 내려놓지 않 는가? 국회에서 네 편 내 편으로 편 가르며 싸우는 동안 아이들은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있다.

15.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바라는 점)

태호·유찬이법이 발의됐을 때는 자연히 법이 통과되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법안이 발 의되었다고 다 통과되고 시행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노오력’이 부족해서 우리가 이런 처지가 아닙니다. 자살률 세계 1위인 나라에서 언제까지 ‘나’를 탓하며 살아야 합니까? 결국에는 정치입니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 게 정치 참여가 아닙니다. 정권에 따라 여야의 순서만 바뀔 뿐 그 구성원들은 몇 십 년째 똑같 습니다. 정치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데 그치지 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정치하는’ 사회이길 바랍니다.

16. 비슷한 피해나 참사를 당한 새로운 피해자에 대한 조언

없습니다. 나도 죽을 것 같은데 무슨 조언을 하겠습니까.

17. 주요 일자별 사건 일지

2019년

05. 15. 19:58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교차로에서 축구클럽 통학차량이 신호위반 및 과속으로 정상신호로 주행 중이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 발생. 축구클럽 통학차량에 탑승 중이던 아동 2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아동 3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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