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절 고찰 - 산촌주민의 야생동물 피해 보상방안 연구

응답자들의 사회경제적인 특성을 분석했을 때 산촌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연령이 높아 노령연금으로 인한 이전소득의 비율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으며,지리적으로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농 작물의 자가소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또한 고로쇠수액과 고사리 등의 임 산물의 경우에는 자가소비하기 보다는 주로 판매를 하고 있어 이 지역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지리산이 반달가슴곰 특별보호지역으로 지정되 면서 규제가 더욱 엄격해져서 멧돼지를 포획하지 못하게 되었다.이로 인해 멧돼지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였고,멧돼지로 인한 피해를 정 부의 야생동물 보호 정책의 부정적인 결과라고 인식하고 있었다.이들은 반달가슴곰을 보호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갖지 않는 반면에 반달가 슴곰 보호를 위해 멧돼지를 포획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았다.

이들은 피해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 농작물 경작을 포기하고 업종을 바꾸거나 농업을 부업으로 하거나 야생동물이 좋아하지 않는 작목으로 전환을 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유지하고 있다.이에 현재는 멧돼지가 좋

아하는 감자나 고구마,옥수수 등의 식량작물들과 고라니가 좋아하는 배 추,상추,무 등의 채소 경작은 많이 없고,녹차나 매실로의 전환이 많이 일어난 상태이다.그러나 시장 접근성이 떨어져 농작물의 자가 소비율이 매우 중요한 산촌 경제에서 자가 소비율이 높은 감자,고구마,옥수수 등 의 경작을 포기할 정도로 멧돼지 피해는 산촌 주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안전한 산촌 생활을 위해 서라도 멧돼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특히 혼자 사는 여성 노인들과 어린 자녀를 둔 주민들의 경우에는 멧돼지 출몰로 인해 산촌에 거주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하였다.

따라서 보호지역 인근에 살고 있는 산촌 주민들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로부터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는 대책을 마련 해야 한다.이 연구는 앞에서의 분석결과와 『야생동물 피해예방시설 설 치비용 지원 및 피해보상 기준‧방법 등에 관한 세부규정』을 바탕으로 야생동물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및 임산물의 피해액을 산정할 때,법적인 근거를 토대로 피해면적과 피해율,면적당 소득액 자료를 이 용하여 산정하였다.그 결과,가구당 평균 121만원,경작면적당(평당)평 균 166원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자료⁷⁾에 따르면, 구례군의 농가 수는 3,893가구로 구례군 전체 농가가 멧돼지와 고라니로 부터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고 가정하면 총 471억 53만원의 보상금이 필 요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또한 국토교통부의 지적통계⁸⁾에 따르면, 구례군의 전(田)과 임야의 면적이 각각 18,994,961㎡(5,745,976평), 341,562,663㎡(103,322,706평)로 전체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고 가정하면 총 181억 540만원의 보상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여기서 산촌 주 민들이 대부분 밭농사를 짓는다는 것을 전제로 답(畓)은 포함시키지 않 았다.앞서 설명하였듯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보상금의 경우에는 시군 등의 지자체에서 예산을 마련하여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2015년 구례군 7)국가통계포털.『2014년 행정구역별 농가』 자료.(http://kosis.kr/statisticsLis t/statisticsList_01List.jsp?vwcd=MT_ZTITLE&parentId=A#SubCont)

의 총 예산이 2억 3880만원⁹⁾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의 전체를 보상해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물론 여기서 추정 된 금액은 피해액의 100%를 보상해준다고 했을 때 필요한 예산이며,임 야의 일부는 국유림 또는 보호지역이므로 경작할 수 없어 그 값이 과대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야생동물 피해예방시설 설치비용 지원 및 피해보상 기준‧방법 등에 관한 세부규정』에 따르면 산정된 피해액의 80% 이내로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액의 몇 %를 보상한도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예산이 달라질 것이다.그러나 현 재는 “예산 범위 내에서”보상한다는 규정 조항에 따라 한정된 예산 내 에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니 실제로 보상받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 분이다.실제로 <부록 3>의 구례군 야생동물 피해 보상금 지급현황 자 료에 따르면,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56건의 피해신고에 대하 여 4300여 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였다.심지어 2013년에는 예산이 확 보되지 않아 3건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보상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따라 서 야생동물에 관한 정책과 법률을 관리하고 있는 환경부 차원에서도 예 산을 마련하여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농작물 및 임산물의 피해액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피해액을 산정 하고 그 피해가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만약,야 생동물 피해라고 신고하면 조건 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예방 노력을 하지 않고 보상만을 바라는 사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 다.하지만 노령화된 산촌 실정을 고려하면,피해 당사자가 피해 신고를 해서 보상을 받는 것이 복잡하고 절차가 까다롭다.또한 우선 지급대상 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명확한 피해보상 심의 기준도 없다.구례 군 조례¹⁰⁾에 따르면,현재 야생동물 피해보상은 “농외소득이 해당 농가 소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구례군에 주소를 두지 않는 농업인 및 농업인의 작물,타 법령에 의해 피해농작물의 보조 및 지원을 받은 경우,경작이 금지된 지역에서 농작물을 재배한 경우”에는 피해를 보상 9)구례군 홈페이지.『2015년도 세입‧세출 예산서』.(http://www.gurye.go.kr/k r/public_info/03/001/index06.jsp)

10)구례군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등 피해보상금 지급 조례(2015.10.30.개정)

하지 않고 있다.이것은 농업이 주된 소득원이 아닌 사람에게 혜택이 돌 아가거나 특정인이 중복 수혜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으로 보인 다.그러나 노령층의 경우에는 나이가 많아 투입할 수 있는 노동력이 제 한적이기 때문에 농사면적이 작고,자가 소비를 위한 경작이 많아 농업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또한 노령연금으로 인한 이전소득의 비율 이 높기 때문에 농외소득이 농가소득의 80% 이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러나 산촌 주민들에게 자가소비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을 감 안하면,산촌에 거주하는 노령층들이 체감하는 농작물 피해액은 측정된 산정액보다 높은 데도 불구하고 법적 근거에 따르면 피해보상을 받기는 어려운 구조이다.이처럼 야생동물 피해 보상 사업의 경우 한정된 예산 내에서 보상이 꼭 필요한 대상의 우선순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 요할 것으로 보이며,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 및 임산물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지불하는 비용 역시 야생동물 피해 보상액에 포함시켜야 한다.분석 결 과,한 가구가 야생동물 피해 예방시설 설치를 위해 지불한 비용은 연평 균 평당 452원으로 추정되었으며,가구당 지불의사금액은 총 경작면적을 기준으로 평당 4,373원,농작물 경작면적을 기준으로 평당 5,904원으로 추정되었다.구례군의 전과 임야의 면적을 이용하면,총 경작면적을 기준 으로 총 4769억 5735만원,농작물 경작면적을 기준으로 총 339억 2424만 원의 지불의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만약 산촌 주민들이 야생동물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실제로 이 만큼의 비용을 투자했다 면,이는 야생동물이 존재함으로써 추가적인 생산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해줘야 하는 비용이다.한편,다른 시각에서 예방 시설 설치를 위한 지불의사금액은 산촌 주민들이 농작물과 임산물에 부 여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만약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과 임산물 전체에 피해를 입었다면 손실을 입게 되는 가치이기도 하다.이러한 농작물의 가치는 산촌 주민들에게 시장 가치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는 즐거움과 자 가 노동력에 대한 대가,자가 소비의 가치까지 포함하고 있다.따라서 현 재 농작물 소득액 자료를 이용하여 보상금을 산정하는 것은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으며,주민들이 농작물에 부여하는 가치만큼을 보상해주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일 수 있다.

실제로 응답자들이 야생동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불하고 있는 비 용과 지불의사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둘 다 자가 소 비율이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이 결과는 면적당 소득액 자료를 이 용하여 피해액을 산정했던 방식은 실제 피해에 대한 가치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이다.산촌은 지리적으로 시장과 접근 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까지의 이동 시간과 노력,구매 비용의 절감 등을 위해 산촌 주민들의 자가 소비율이 높을수록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한 비용을 투자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판단된다.또한 농작물을 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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