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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절 가족복지

가족복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좀 더 궁극적이고도 추상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빈곤은 생활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박탈 (deprivation)을 유발하며, 그 결과 가족의 복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커진다. 수급 가구의 박탈과 가족복지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반가구와의 비교가 필요하지만, 본 연구의 조사상의 한계로 일반가구와의 비교는 불가능하 다. 그 대안으로서 본 연구에서는 수급가구, 중도탈락가구, 그리고 신청탈락가 구의 가족복지의 상태를 비교분석하였다. 가족복지는 크게 의식주, 가족의 정서 적 지지, 가족의 신체적 수발 및 양육, 자녀교육, 가족 내 문제의 측면으로 나 누어서 측정되었다.

먼저, 의식(衣食)의 측면에서는 중도탈락가구의 평균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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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 수급가구와 신청탈락가구는 비슷한 점수를 보여주었다. 의복에 있어서는 중도탈락가구 3.08, 신청탈락가구 2.96, 수급가구 2.91의 순이었으며, 영양을 갖 춘 식사의 경우 중도탈락가구 2.95, 신청탈락가구 2.89, 수급가구 2.81의 순서였 다. 또한, 이러한 평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앞에서 가구총소득이 최저생계비를 초과하는 가구의 비율이 중도탈락가 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 급가구의 약 38%, 신청탈락가구의 약 36%가 의복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하고 있으며, 수급가구와 신청탈락가구의 40% 이상 그리고 중도탈락가구의 35% 정 도는 영양이 결핍되지 않을 정도의 식사를 갖춰 먹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 다. 즉, 경제성장과 더불어 절대적 박탈의 문제는 거의 해결되었다는 일반적 생 각과는 달리 여전히 저소득 빈곤계층의 상당수가 절대적 박탈을 겪고 있는 것 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개입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가족의 정서적지지 측면은 가족간 커뮤니케이션, 가족 상호간의 관심 도, 가족문제의 해결노력 등으로 측정되었다. 세 항목 모두 3점 이상으로 보통 이상의 정서적 지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의식주라는 물질적 생활측면보다 높은 것이었다. 또한, 세 항목 모두 수급가구‧중도탈락가구‧신청탈락가구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가족의 신체적 수발과 양육에 관한 문항은 아동과 노인에 대한 적절한 보육 및 보호, 질병시 적절한 치료, 불편한 가족원에 대하 케어 등의 항목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항목들은 의식주와 같은 직접적이고 물질적인 측면과 정서 적 지지와 같은 심리적이고 비물질적 측면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보건의료재(保健醫療財)는 욕구재이며 필수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 는 한편, 가족의 보호와 보육은 비물질적 서비스라 볼 수 있다. 아동이나 노인 에 대한 보육과 보호는 중도탈락가구 3.31, 수급가구 3.19, 신청탈락가구 3.14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20~30% 내외의 가구는 아동이나 노인에 대해 적절한 보육이나 보호가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아픈 가족원이 있을 경우 적절한 치료에 대해 서는 수급가구 3.36, 중도탈락 3.31, 신청탈락 3.25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이 또

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수급가구의 경우 대부분의 항목에서 중도탈락가구에 비해 점수가 낮게 나타났으나 의료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중도탈락가구나 신청탈락가구에 비해 수급가구는 의료보호의 혜택을 받기 때문에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 으로 높은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교육의 측면에서 공교육 및 사교육과 가정에서의 교육지도에 있어 평 균점수는 중도탈락가구, 수급가구, 신청탈락가구의 순이었으며 이러한 가구유형 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청탈락가구의 66.7%, 수급가구의 62.0%, 그리고 중도탈락가구의 42.6%가 미성년 자녀에게 적절한 사 교육과 공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교육은 ‘기회의 평등’

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핵심적 요소이며 ‘빈곤의 세대간 이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빈곤‧차상위가구의 자녀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세대보다 자식세대는 교육을 통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중도탈락가구 73.7%, 수급가구 69.3%, 신청탈락가구 65.5%에 이르며, 평 균은 각각 3.75, 3.63, 3.6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세 대의 저학력에 비해 자식세대의 상대적인 고학력화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하겠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체 가구와의 상대적인 비교의 측면에서 보면 저소득가구의 교육현실은 매우 뒤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은 빈곤탈피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수단이라는 점에서 빈곤‧차 상위가구 자녀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은 중요한 정책과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문제되는 가족구성원의 존재에 대해서는 가정폭력, 알코올문제, 자녀가출문제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먼저, 신청탈락가구에서는 가정폭력의 문 제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반면, 수급가구의 경우 3.9%, 중도탈락가구의 경우 3.5%가 가정폭력이 심각한 것으로(그렇다 이상) 나타났으며, 또한 이러한 차이 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문제가 있는 가구원이 있는 가구(그렇다 이상)는 중도탈락가구가 8.9%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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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40〉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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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41〉 가족복지점수와 소득 및 가구유형 간의 상관관계 분석(회귀분석)1)

B 표준편차 Beta t값 2)

상수 50.786 14.416 3.523***

수급유무 -.285 .375 -.037 -.761

지역 8.727E-02 .025 .179 3.471***

가구원수 .103 .259 .018 .398

가구주성별 2.364 .629 .160 3.759***

가구주연령 2.148E-04 .004 .002 .056

가구주학력 .909 .247 .151 3.684***

취업상태 2.354E-02 .021 .048 1.140

소득 1.519E-02 .005 .126 2.971***

재산 1.884E-04 .000 .077 1.790*

부채 -3.342E-05 .000 -.104 -2.250**

주: 1) 종속변수: 가족복지점수 2) *: p<0.1 **: p<0.05 ***: p<0.01 3) R2 = 0.101, F = 6.282 (p < .001)

가족복지 점수에서의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본 연구에 서는 가족복지의 각 항목의 단순합산점수를 종속변수로 하고, 수급유무, 지역, 가구원수, 가구주성별, 가구주연령, 가구주학력, 취업상태, 소득, 재산, 부채를 독립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때, 한 항목이라도 무응답이나 비 해당인 가구는 모두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 대해 응답한 가구만을 대상으로 하 여 분석하였다.

분석의 결과 <표 5-4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역, 가구주성별, 가구주학력과 소득은 0.01의 유의수준에서도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으며, 부채는 0.05의 유 의도 수준에서, 그리고 재산은 0.1의 유의수준에서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다.

즉, 농어촌일수록, 여성가구주가구일수록, 가구주의 학력이 높을수록, 소득과 재 산이 많을수록, 그리고 부채가 적을수록 가족의 복지수준이 높을 확률이 크다.

반면, 수급연령, 가구소득, 가구주연령, 취업상태 등은 가족복지의 수준에 영향 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특히 수급가구와 신청탈락가구의 경우 의식(衣食)을 비롯한 물질적

욕구에서 여전히 박탈의 수준에 있는 가구가 많으며,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 족 간의 정서적 지지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으로 인한 미 래세대의 탈빈곤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내 폭력문 제 등의 문제발생은 수급가구보다는 중도탈락가구와 신청탈락가구에서 더욱 심 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가구에 대한 사회복지적 개입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