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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절 성희롱의 발생원인에 관한 제이론

성희롱의 발생원인에 관한 이론들 중 비교적 자주 인용되고 있는 Tangri와 그 일파(1982)의 모델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자연・생리적 모델(natural・biological model)

자연・생리적 모델은 남성의 강한 성욕구와 남성들이 여성에게 느끼는 성적 매력이 성희롱 발생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 모델의 기본가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남성의 성욕구가 여성에 비해 강하며, 남성에게는 여성에 대해 성 적으로 공격적이 되도록 하는 생물학적인 속성이 있다고 본다. 둘째, 남성과 여성은 자연적으로 서로에게 끌리게 되며, 남녀가 작업장에서 성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그런 것을 좋아한다고 본다. 이 모델에서는 성희롱이 좋은 것 이 라고는 보지 않지만, 성차별로 인한 성희롱을 부정한다.

이 모델에 의하면 성희롱의 피해자는 가해자와 연령, 인종, 직위가 비슷한 사람일 것이며, 가해자는 성적 욕구가 강한 연령층, 미혼 등이 될 것이다(한국 형사정책연구원, 1999: 39-40).

이 모델은 성희롱이 인간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행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성희롱에 대한 해결책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즉 성희롱은 개인적이고 무해하며 상대방에게 그다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성희롱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으며 사회문제를 축소시키고 있다 (공미혜, 1995: 116).

이 모델의 가정이 개념적으로 흥미로워 상당한 관심을 끌었지만, 이론으로 서의 합당함을 인정받을 만한 충분한 경험적・실험적인 증거의 결여로 인하여 구미 학계에서 성희롱의 발생원인을 설명하는 모델로서 적합성을 잃어가고 있 다. 하지만 우리 나라 직장 여성들의 성희롱 경험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유 효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한 연구결과 밝혀졌다.

신성자(1993; 1997)에 의하면 신체적 매력 정도가 성희롱 발생과 유관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신체적 매력 정도와 이성 친구 또는 애인 유무와 관련이 깊고, 이성 친구 또는 애인 유무가 성희롱 발생과 유의하게 상관이 있다는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성희롱의 발생원인에 대한 자연・생리적 모델(natural・biologi-cal model)의 관점이 한국 사회에서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음을 재확인 할 수 있다. 이는 자연・생리적 모델의 부적합성을 주장하는 구미 여권론자의 주장 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 조직모델(organizational model)

이 모델은 남녀간에 직장에서의 위계구조(hierachical structure)로 인한 남성

과 여성간에 직장에서 힘의 불평등이 성희롱의 발생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남 성 지배와 여성 종속이라는 성적 위계(sexual hierachy)가 직장 조직에서도 뚜 렷이 제도화된 사실을 지적하고, 이런 조직환경은 남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힘을 부여하고 있어서 남성들이 종속적 위치에 있는 여성들에게 쉽게 성적으 로 접근하며 성적으로 착취할 수 있게끔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델은 Nieva와 Gutek의 구조모델 (structural model), Crull의 힘에 의한 지배 관점 (over power perspective), 그리고 Terstra와 Baker의 학습/ 동 기관점에서 본 힘의 역동적 접근 (Power dynamic approach of the learning/

motivation perspective)에서 소개한 개념들과 비록 약간의 어의론적 차이가 있지만 개념상 유사하게 이해할 수 있다(신성자, 1993: 95; 1997: 211-212).

이 모델은 제도가 성희롱이 가능한 기회구조를 제공한다고 본다. 직장 조직 은 수직적 위계가 있으므로 상급자는 조직내에서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 하여 하급직원에게 성적인 만족을 위한 행동을 강요할 수 있다고 본다. 조직 내의 권력차이 뿐만 아니라 성비, 직장의 규범 등도 성희롱을 설명하는 요인 이 된다고 본다. 이 모델에 의하면, 조직에서 힘이 없고, 직급이나 소득이 낮 은 사람 등이 주로 피해자가 될 것이며, 가해자는 피해자 보다 권력이 있거나 피해자에게 강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동료가 될 것이다.

이 모델은 성희롱의 가능성이 많은 직장일수록 매우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 고 있으며, 시간외의 근무를 요구하고, 성 비율이 한쪽으로 치우친 특성을 가 지고 있다고 지적한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9: 40-41).

이 모델은 직장내 성희롱을 직장에서의 성차별(sexual discrimination)문제로 규정하고 직장내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녀고용평등이 우선되어 야 함을 주장하는 성희롱 연구의 개척이론가인 MacKinnon을 비롯한 많은 여 권이론가들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신성자, 1997: 211-212).

3. 사회・문화적 모델(social・cultural model)

이 모델은 성희롱을 사회전역의 가부장체계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하나의 현상이라 간주한다. 남성과 여성이 상호 작용하는 문화적 유형뿐만 아니라 경 제적 그리고 정치적 우월성에 의해 남성 지배가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는 남성은 공격적・지배적으로, 여성은 수동적이고 순응적으로 특성 짓는다. 따라서 성역할이 지극히 잘 구분 된 남성은 여성을 지배하기 위해 성성(sexuality)과 공격성(aggression)을 함께 병합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더 많이 가질 것이다. 이는 남성성(masculinity)을 더욱 확고히 하는 행위로 이해될 수 있다. 성희롱은 바로 이런 남성의 공격 적・지배적, 여성의 수동적・복종적 상호작용의 연속선상(cotinuum)에서 이해 될 수 있다.

이 모델은 Nieva와 Gutek의 성역할 모델 (sex-role model)과 집단내 집단 간 비교 모델 (intergroup model), Crull의 성역할 사회화 관점 (sex-role socialization perspective), Terstra와 Baker의 학습/ 조건 관점에서의 성역할 사회화 접근 (sex-role socialization approach from the learning/ conditioning perspective)과 유사한 개념이다(신성자, 1993: 95, 1997: 212)

4. 성역할 누출 모델(sex role spill-over model)

이 모델의 기본 가설은 사람들이 성정체감 (gender identity)을 일역할 (work role)보다 근본적으로 훨씬 먼저 인지한다는 것이다. 성(gender)은 사람 들의 인지과정에 어떤 요인들보다 강력하게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에 성 역할(sex role)이 일터에서의 일역할(work role)에 흘러들어 오게 되고, 그 결 과 직장에서 성희롱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신성자, 1993: 96, 1997: 212).

성역할 누출 모델이 일어나게 되는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 째, 누구에게나 성역할 정체감이 일역할 정체감보다 더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고, 둘째, 여성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전형적인 여성 역 할에 더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며, 셋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최근에 이 루어졌기 때문에 남성은 여성을 직장동료가 아니라 여성(배우자, 어머니, 딸, 연인)으로 대할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본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9:

42-43 재인용).

5. 역할모델접근(role model approach)

특정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기대되는 행동일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일역할 과 성에 기초해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행위인 성역할이 직장에서 혼돈 될 때 성희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성역할 누출 모델 이나 역할모델접근 은 모두 성희롱을 직장에서는 부적절하고 부당한 성에 근거한 역할기대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설명하고 있다(신성자, 1993: 96).

제 3 장 성희롱의 역사와 현황